소설리스트

〈 116화 〉알리진을 향해 (116/148)



〈 116화 〉알리진을 향해

2일을 걸으니, 시야에 보일 정도의 거리에서 오크들이 우리를 경계하고 있었다. 그들은 크게 당황한 것처럼 보였다.

에릭이 먼저 나서 그들에게 다가갔고, 대화를 했다.
아무래도 그들의 설득해 실패한 것처럼 보였다. 한 오크가 내 부인들을 가리키며 큰 소리를 냈다. 분위기가 험악해 보였다.

나는 그들에게 다가갔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다쓰 베이더. 오크분들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어 먼 이 곳을 찾아왔습니다."

내가 몸을 굽히자, 그들의 경계가 약간 풀어졌다.

"저는 여러분들과 싸움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경계하지 마십시오."

한 오크가 내 부인들을 돌도끼로 가리켰다. "저런 괴물들과 함께 있는 너희를 믿으라는 거냐?"

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제가 그 괴물들의 주인입니다. 저들은 제 명령에 따르지요. 만약 그 무기로 나를 내려치는 순간, 저들은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그 오크가 황급히 무기를 내렸고, 다른 오크들도 무기를 몸 뒤로 숨겼다.

"우리를 믿지 못하시겠다면, 해를 피할 적당한 장소를 알려주십시오. 그리고 우리의 의문에 답을 줄 수 있는 분을 모셔 오시면, 그 곳에서 만나보겠습니다."

"무... 무엇을 알고 싶나?"

"용에 대해서입니다."

"오래 전에 사라진 용을 우리가 어떻게 안다고 하는 거냐?"

"오크들에게 전해지는 용에 대한 전설을 듣고 싶습니다."

오크들이 생각에 잠겼다.

"그런 일이라면, 우리 마을에 오래사신 분이 몇 분 계신다. 우리가 물어보고 답을 가져오겠다."

"제가 가서 듣고 오면 안되겠습니까?"

"안된다. 저 괴물들을 어떻게 믿으라는 거냐? 게다가 주인이 없는 괴물들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일이다."

맞는 말이었다. 내가 없다면 고삐 풀린 미친 말들이 날뛸 거라 생각될 테니까.

"그럼 이 곳에 몇 분을 모셔올 수 있나요? 그럼 안되겠습니까?"

오크들이 서로 상의를 했다. "좋다. 대신 너희는 이 곳을 떠나면 안된다."

에릭이 말했다. "이봐요. 여기에서 노숙하기에 좋지 않습니다. 물이 가깝고 평평한 곳이어야 해요."

오크들이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한 오크가 손으로 동남쪽을 가리켰다. "저기로 조금 걸으면 웅덩이가 있다, 그 곳이라면 야영을 하기 좋을 지역이다."

다음날 새벽에 한 오크가 나를 불렀다.
나와 에릭, 엘렉트라는 그 오크의 인도로 내 부인들과 500m 이상 떨어진 곳에서 몇 명의 오크들과 만났다.

그 가운데에 많이 늙어 보이는 여성 오크가 있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용을 찾는 인간 다쓰 베이더입니다."

내가 먼저 인사하자, 오크들의 경계가 풀렸다.

그 여성 오크가 말했다. "용을 찾는다 하는데, 우리도 용이 어디 있는지 모릅니다."

"용의 행방에 대해 내려오는 이야기나 전설이 없는지요."

그녀는 한숨을 쉬고 말을 이었다.
"용이 사라진 것은 우리들에게도 재앙이었습니다.
용이 사라지자, 주변에 있던 여러 종족들이 서로 싸우고, 결국 외부의 세력인 인간들을 싸움에 끌여들여 서로가 공멸했지요.
인간의 번성은 전적으로 우리들 탓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인간들을 싫어하는 것을 이해해 주시지요."

"이해합니다."

"저도 저의 할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인간이 지금 살고 있는 곳. 그 곳은 용의 둥지였습니다. 모든 종족들은 매년 그에게 공물을 바치며 서로 화목하게 살았지요.
그런데 700년 전에 한 인간이 나타나 용과 싸웠고, 용은 사라졌습니다."

"사... 사라져요? 죽은 것이 아니고?"

"할아버지의 말로는 갑자기 용이 사라졌습니다.
직접 그 둥지에 가봤는데, 싸운 흔적은 있는데, 죽은 시체나 뼈가 없었다고 해요. 게다가 불 마법을 사용한 흔적이 없는데, 시체를 태웠다는 것은 말도 안되지요.
그래서 한동안 우리는 용이 그 인간에게서 도망쳐 다시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뭔가 이해되지 않는 것이었다.

"그 용과 싸웠다는 인간은 어떻게 되었지요?"

"몇 년 후, 북쪽에 자신의 나라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그 나라, 알리진이 건재하지요. 엘프를 부인으로 삼아서, 그 부인이었던 엘프는 지금도 살아있다고 합니다.
그의 후손들이 대대로 그 나라를 통치하고 있겠지요."

뭔가 큰 힌트를 얻은 기분이었다.

"그럼 그 인간은 죽었나요?"

"인간이 그렇게 오래 살 수 없지요. 용이 사라진 후 바로 세워진 나라니, 700년 가까이 된 오래된 나라입니다. 그 나라의 중심에 그의 부인이었던 하이엘프가 있지요. 크레아트릭스 다이애나는 지금도 살아서 그 나라를 지탱하고 있습니다."

"크레아트릭스 다이애나가 그 분의 이름인가요? 나라 이름이 알리진?"

그 오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에릭을 보았을 때,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처음 듣는 이야기 같았다.

"그런데 인간들은 왜 모르고 있지요?"

엘렉트라가 설명했다.
"숲과 강이 북쪽으로 가는 것을 막고 있어요. 가끔 두 지역을 통과하는 상인이 있지만, 거의 없다시피 하며 드물죠."

"어떻게 하면 갈 수 있지?"

엘렉트라는 고개를 가로로 흔들었다. 그녀가 갈 수 없는 곳이었다.

나는 오크들을 보자, 그들은 내 시선을 피했다. "저희를 그 곳으로 인도해 주시죠."

오크들은 뒷걸음질 쳤다.

"왜죠?"

"당신은 저 괴물들과 우리의 마을 가운데를 지나겠다는 건가요?"
그들은 허옇게 질린 얼굴로 나와 저 멀리 내 부인들을 보고 있었다.

나는 그들 앞에 몸을 굽혔다. "부탁드립니다."

내가 몸을 올려 보니, 그들은 절대 허락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뇌물이었다.

나는 주머니에서 마석을 꺼내어 건냈다. 내가 부인들과 한번하면 얻을 수 있는 마석을 10개나 쥐어주었다.
오크들은 그 마석을 들고 고민에 빠진 듯 했다.

"우리를 통과하게 해 주시면, 30개를 더 드리지요."

오크들 중 가장 건장한 하나가 내 앞으로 섰다. "100개라면 생각해 보지."

"50개."

"80개."

"좋습니다. 60개. 더 이상은 안됩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전부입니다."

에릭이 오크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고, 그 오크도 에릭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지금 20개를 더 주고, 숲을 빠져나갈 때 30개를 더 주면 된다."

나는 주머니에서 20개를 더 꺼내어 그에게 쥐어주었다.

"대신 너희는 마을 사람들과 만나거나 이야기 해서는 안된다. 나와 몇 명의 오크들이 너희를 북쪽으로 인도해 주겠다."

"좋습니다."

에릭이 나섰다. "저는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제 일은 끝난 것 같군요."

나는 엘렉트라를 바라보았다. "엘렉트라도 돌아가."

엘렉트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여기서 있어라. 너희들이 갈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준비가 끝나면 너희를 데리러 오겠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행여나 말해두지만, 약속을 어기면 나는 저들을 말리지 않을 겁니다."

오크들이 움찔 했다.
"그... 그럴 리 없다. 오크들은 약속을 반드시 지킨다."

오크들은 황급히 우리를 두고 도망쳤다.

에릭과 엘렉트라가 인사했다. "우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나는 웃으며 주머니에서 금덩어리를 꺼내어 엘렉트라에게 주었다. "이것은 수고비."

엘렉트라가 손에 든 금을 보고 놀랐다. "이건 너무 많은데요?"

"그만큼 네가 고생했고, 에릭의 몫도 있어."

엘렉트라가 나를 보고 웃었다.

나는 주머니에서 상자 하나를 꺼내었다. 안에 태양전지와 태블릿pc와 함께, 많은 현대 지식을 저장시켜 두었다. 리나에게 유용할 것 같았다.

"이게 뭐죠?"

"리나에게 주는 선물이야. 내가 줬다고 하면 잘 알 거야."

"감사합니다. 꼭 전해드리지요."

에릭과 엘렉트라는 우리를 두고 돌아갔다.

이후 10일 동안, 나는 부인들과 수련을 하고 밤에 지불한 마석을 보충하기 위해 그 일에 힘썼다. 부인들은 집요한 나에게 질렸는지, 낮에 한동안 나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 특히 페트리아는.

티리스는 오히려 그런 나를 좋아했다. 그동안 못해본 것이 많아 더욱 나에게 졸라댔다.
마르티나는 제니스와 달리 그런 일을 좋아했다.
페트리아는 즐기는 편이라도 밝히지 않았고, 처음에 내숭이 많았지만 한꺼풀 벗기면 제일 적극적이었다.

낮 동안의 수련에서 나는 페트리아에게 마왕의 전투 기술을 전수 받았다. 페트리아는 자기도 사용하지 못하는 기술을 내가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을 보고 질투의 시선을 보냈지만, 내가 가르쳐주자 더 고마워했다. 그런 페트리아를 위해 한번 가르쳐 주는 일에 밤시중을 제시했고, 그날 밤 페트리아는 더욱 적극적이 되었다.

페트리아의 기술은 거의가 전위전사 전문 기술로 나에게 잘 맞았다.

티리스는 나와 수련하며 중력을 통한 고속 이동과 마력탄의 제어 기술이 더욱 발전했다. 특히 마력탄을 뭉쳐 타격을 하는 방법과 몸 주위를 돌리며 방어에 응용하는 기술을 개발해 더욱 강해졌다.

마르티나는 리나에게 배운 채찍의 기술이 더욱 세련되어졌다. 리나의 기술 중에 하나의 채찍으로 10개의 마법 채찍 줄을 만드는 기술이 있는데, 마르티나는 그 것을 더욱 발전시켜 마법 방어벽을 형성하거나, 마력 화살로 날리는 경지까지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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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후, 기다림에 지쳐 다음날 오크의 마을로 공격해 들어가기로 결정했던 날 밤에 오크들이 찾아왔다.

"왜 이렇게 늦으신 거죠?"

"미안하군. 늪의 수위가 낮아서 올라가길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늦었어. 올해는 비가 적어서 말야."

오크의 숲으로 들어가니 그 말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우리는 배를 타고 물이 가득한 늪지를 통과하는데, 3일 전에도 그 곳은 뻘과 진창이었다고 했다.

오크가 만든 카누에 가운데에 우리가 앉고 세명의 오크 중 하나가 맨 앞에, 둘이 맨 뒤에 서서 장대로 카누를 움직였다.

이 숲으로 인간들이 북과 남으로 나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남과 북을 나누는 중앙의 산맥은 동서로 길게 뻗어있으면서 폭도 넓고, 높은 산이 많았다. 지금 우리가 가고 있는 수로가 그나마 편하게 숲을 통과할 수 있는 길이라 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둘러 가시죠? 북쪽이 아니라 서쪽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요?"

"물길이 이 곳 밖에 없다."

얼굴을 보니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았다.

반나절 이동하니, 오크의 마을 한 가운데를 통과하게 되었다.
오크의 마을은 늪 안의 큰 나무들 위에 판자로 연결한 집들이었다. 그들의 설명으로는 우기가 되면 집 바로 아래까지 물이 차오른다고 했다. 지금은 건기지만, 동쪽에서 내려온 물이 잠시 수로를 채우는 시기여서 카누를 통해 남북을 가로지를 수 있다고 했다.

밤이 가까워 오는데, 물길이 끊기고 카누에서 내렸다.

"오늘은 여기서 자고, 내일 저 산을 넘는다."

오크의 설명에 따라 우리는 그 부근에서 하루를 지냈다.

다음날이 되자, 오크들은 카누를 등에 지고 산을 올라가려 했다. 나는 카누를 주머니에 넣고 그들과 이동했다.

새벽에 출발한 우리는 산 3개를 넘어 다시 물길에 도착했다. 그 곳에서 하루를 쉬고, 다시 카누를 꺼내어 물길을 이동해 북쪽으로 올라갔다.

중간에 2일을 쉬고, 우리는 오후에 한 곳에 내렸다.
"이제 더 이상은 못 간다. 우리는 이대로 돌아가겠다."

"고맙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죠?"

오크들은 우리를 안내했고, 큰 폭포 정상에 다다랐다. 그들은 폭포 아래를 가리켰다. 절벽과 같이 높은 폭포 아래에는 푸른 벌판이 펼쳐져 있었다.

"저 곳이 북쪽 평원이다. 우리도 솔직히 알리진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 그 이후는 너희가 알아서 해라. 우리는 이만 가보겠다."

나는 3명을 바라보았다. "이제 어떻게 하지?"

3명이 웃었다. 그 웃음... 불길했다.

페트리아가 말했다. "우리는 날아서 내려갈게요. 서방님은 알아서 오세요."

그 말을 마치자마자, 세 명은 하늘을 날아올랐다.

나는 소리를 질렀다. "야! 나는 어떻게 하라고? 나를 데리고 가야지."

티리스가 외쳤다. "암벽 등반 잘 하세요."

마르티나도 나를 보며 웃으며 날아갔다.

나는 투덜대며, 허공 답보를 이용해 아래로 내려갔다. 폭포 아래에 내려가도 내리막 길이라, 나는 나무 위를 뛰어다니며 평지로 내려왔다. 세 사람은 물을 마시며 쉬고 있었다.

나도 티리스 옆으로 가서 물을 먹는데, 마르티나가 내 얼굴에 물을 끼얹었다.
"서방님. 수고 많으셨어요."

3명은 나를 보고 웃고 있었다. 솔직히 약이 올랐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제 여기서 쉬고 내일 다시 이동하지. 어때?"

나는 말을 마치자마자, 주머니에서 부품들을 꺼내어 집을 만들었다.

만들며 혼잣말을 했다. "방해꾼들도 없으니, 오늘 밤은 마음놓고 할 수 있겠어."

3명의 얼굴이 굳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집을 다 만들고, 나는 숲으로 들어가 사냥을 해서 토끼와 야생 염소를 잡아왔다.

티리스에게 손질을 맡기고 우선 마르티나의 손을 잡았다. "네가 제일 먼저야."

"엑! 저는 제일 나중 아니에요? 티리스가 제일 먼저잖아요."

"그럼 페트리아와 3P를 해볼까?"

페트리아가 뒷걸음 쳤다.

"남편의 명령이야. 두 사람이 동시에 나를 모셔야 해."

남편의 명령에 따라 두 사람은 싫은 표정을 하면 나를 따라서 집에 들어왔다. 티리스가 식사준비를 다 끝내기까지 두 사람은 정말로 나에게 크게 당했다.

그날 밤. 티리스를 시작으로 3사람은 항복을 외치기까지 나와 같이했다.
다음날 3사람은 나를 보며 질린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해서 오크에게 지불한 마석을 모두 보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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