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23화 〉속임수와 폭로 (123/148)



〈 123화 〉속임수와 폭로

우리가 향한 곳은 실바텍투라였다. 근처에서 땅에 내려오니, 마왕은 기절해 있었다.

용이 불평했다. "이 자식. 내 발에 구토를 했어."

용은 투덜거리며 근처 시냇물에 발을 씻었다.

티리스가 물었다. "서방님. 이 놈은 왜 데리고 오신 거죠?"

"생각해보니, 이 놈은 마왕이라 반드시 죽여야 하잖아? 그러니 내 손으로 죽여야지. 그 육체와 함께."

"그렇네요. 반드시 확실히 죽여야 하니, 우리 손으로 죽여야 하죠."

마르티나, 페트리아도 고개를 끄덕였다.

마르티나가 물었다. "여기는 실바텍투라. 그럼 스텔라에게 갈 건가요?"

"거기가 아니면 어디겠어."

"그런데 왜 이렇게 멀리 내리신 거죠?"

"엘렉트라를 보니, 수족 엘프와 인간 엘프 사이에 내전이 벌어질 것 같아. 그 것을 말려야지."

마르티나가 마법의 눈으로 살펴보았다. "이상해요. 방어벽이 그대로입니다."

나는 내 머리 속의 생각이 맞아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마왕, 아니 세레스의 어깨를 잡고 나를 바라보게 하였다.
"이봐! 너 정말 마왕이 맞냐?"

"무슨 말이죠? 저는 마왕이 맞아요."

"네가 마왕이라는 것을 누가 알려준 거지?"

"그... 그건..."

"웬투스와 다이애나인가? 마왕의 몸을 하고 있던 웬투스가 너에게 알려줬나? 다이애나가 그런 기억을 네 머리에 심어준 거야?"

세레스는 혼란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세레스를 놓고 화가 치밀어 발로 땅을 두드렸다. 정말 열 받았다.
"이런 빌어먹을! 옥산드라, 다이애나, 웬투스. 이 빌어먹을 놈들!"

세 명이 혼란스러운 얼굴로 내 옆에 왔다. "서방님 뭐가 어떻게 된 거죠?"

"웬투스. 용은 어디 갔지?"

둘러보니 용이 보이지 않았다.

마르티나가 마법의 눈으로 살펴보았다.
"용이 실바텍투라로 날아가고 있어요. 그런데 방어벽이... 앗! 방어벽을 그대로 통과했어요. 어떻게 된 거죠?"

나는 세레스를 바라보았다. "이봐, 마왕. 아니 세레스. 아니 웬투스인가? 아니야. 넌 마왕이 아니야."

3명이 모두 놀랐다.

티리스가 물었다. "마왕이 아니라고요? 그럼 세레스는?"

"티리스. 너는 용의 영혼을 알아볼 수 있지? 세레스의 몸 안에 있는 영혼이 웬투스, 마왕인 거야?"

티리스가 세레스에게 다가가 그 몸에 손을 대었다.
"이건... 아니에요. 이 몸 속의 영혼은 용이에요."

페트리아가 말했다. "어떻게 된 거죠? 이 몸 안에 있는 영혼은 마왕이 아닌가요?"

내 예감이 맞았다. 혹시나 해서 세레스를 데려왔는데, 그래야 했었다.

"말하자면, 마왕과 옥산드라, 다이애나는 용의 영혼을 다이애나의 태아에 집어넣은 거야. 그리고 용의 육체는 마왕이 지배하고."

"어떻게 그럴 수 있죠?"

"간단해. 용은 기억력이 없어 금방 망각하지. 이 용은 자기가 용이었다는 기억조차 잊어버린 거야. 그리고 웬투스와 다이애나는 세레스에게 자신이 과거에 마왕이었다는 기억을 심어준 거지. 날조된 기억을."

"왜 그런 거죠?"

마르티나가 말했다. "용의 육체를 영원히 지배하기 위해서인가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티리스가 마르티나에게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지?"

"용의 육체를 지배하기 위해, 용의 영혼을 분리할 필요가 있어. 용의 영혼이 마음만 먹으면 육체를 지배할 수 있지.
그러니 용의 영혼이 자신이 용이었다는 기억을 없애고, 새로이 태어나게 한 거야. 그리고 다시는 용의 육체를 넘보지 않도록, 과거에 세레스가 마왕이라는 잘못된 기억을 심어주었던 것이지."

나는 갑자기 무언가 머리 속에 스쳐 지나갔다. "티리스, 다이애나의 육체는 어떻게 되었지?"

티리스가 주머니에서 석관을 꺼냈는데, 그 안이 비어있었다.

"이럴 수가... 다이애나는 어떻게 된 거죠?"

"우리가 한 눈 파는 사이에, 용의 육체 안에 있는 마왕이 다이애나의 육체를 가져 간 거지."

페트리아가 물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죠? 나는 하나도 모르겠어요."

"처음 옥산드라와 다이애나는 마왕을 만났고, 합의를 했던 거야. 남은 엘프들을 살려주기로, 그 조건으로 마왕은 용을 요구했지.
두 엘프는 용을 마왕에게 넘기며, 그 육체와 영혼을 분리했어. 그리고...
마왕은 용의 육체와 영혼을 영원히 분할시킬 방법으로 다이애나를 임신시킨 거야. 그리고 용의 영혼을 그 태아에 강제로 집어넣고 다시 태어나게 만든 거지.
그리고 마왕과 다이애나는 둘이 이 곳을 떠났고, 옥산드라는 죽은 것으로 하며 세상을 등진 거야."

"왜 그렇게 한 거지?"

"나도 잘 모르겠어. 왜 두 엘프와 마왕은 이렇게 번거롭게 한 건지."

나는 실바텍투라를 바라보았다. "모든 것은 다이애나가 말해줄 거야."

우리 모두는 실바텍투라를 바라보았다.

우리는 그 길로 수족 엘프들이 있는 마을로 갔다. 그 마을에 엘렉트라가 있었다.

엘렉트라는 우리에게 달려왔다. "어떻게 된 거죠? 방어벽이 그대로입니다."

나는 허탈하게 웃었다. "우리가 속았어. 완벽히..."

엘렉트라는 우리를 바라보았다.
"이제 어떻게 하실 거죠?"

"날 속인 대가를 치루게 해야지. 철저히."

엘렉트라가 우리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엘렉트라의 뒤로 엘프들이 모였는데, 그들은 세레스를 바라보았다.
"저 엘프는 인간 쪽이군. 어떻게 여기에 온 거지?"

티리스가 말했다. "소개드리지요. 이름은 세레스. 12명의 하이엘프 생존자 중 다이애나의 딸입니다."

"다이애나라면... 12 엘프 중 한명으로, 마왕과의 싸움에서 죽은 2명 중 하나인가?"

아무래도 옥산드라와 다이애나는 마왕과의 싸움에서 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모양이다.

"죽지 않고 살아서 세레스를 낳았습니다. 세레스는 마왕의 딸이죠."

티리스의 말에 모두가 웅성거렸다.

"그리고 이 싸움에 중요한 열쇠입니다."

모두의 시선이 세레스에게 쏠렸다.

나는 큰 목소리로 말했다.
"자초지종은 나중에 이야기하고, 이제 저희는 저 방어벽을 부수고, 엘프들을 속박하는 말도 안되는 제도를 없앨 겁니다.
이제부터 여러분들은 더 이상 인간과 수족으로 나뉘어 박해 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저를 따르시겠습니까?"

모두 웅성거렸다.

엘렉트라가 나섰다.
"우리가 당신을 믿을 수 있는 것은 저 방어벽이 없어지는 것을 보고 난 이후입니다."

뒤에 있는 엘프들이 동의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저를 따라오시지요."

우리를 따라 수족 엘프들이 모여 방어벽 앞으로 모였다. 방어벽 뒤에서 인간 엘프들이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티리스가 말했다. "서방님. 정말 하실 건가요?"

"날 속인 그 년놈들. 절대 용서 못해. 그리고..."

나는 뒤에 있는 세레스를 보았다. "세레스를 내 부인으로 삼으려면 반드시 해야 해."

마르티나가 웃으며, 세레스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축하해. 이제 넌 죽지 않아도 돼. 서방님의 부인이 되어 오래 살게 될 거야."

세레스의 얼굴이 밝아졌다. "정말요?"

"그렇기 때문에 네 힘이 필요해."

나는 세레스의 몸에 손을 대고 마력을 주입했다. 세레스의 몸의 검은 멍이 줄어드는 것이 보였다.

세레스는 자신의 몸에 멍이 많이 없어진 것을 보고 신기한 표정이었다.

"이 싸움을 위해 잠시 젊어지게 만든 거야. 그리고 내 부인이 되면 넌 다시 젊어질 수 있어.
어때? 내 부인이 되겠어?"

"오면서 티리스에게 들었어요. 당신은 용들을 부인으로 삼았다고. 그럼 저도 그렇게 되어야 겠죠? 대신 조건이 있어요."

"뭐지?"

"새로운 인생은 새로운 육체죠. 저는 젊고 새로운 몸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티리스가 세레스의 어깨에 손을 짚고 말했다. "가능해. 서방님의 부인이 되면 새로운 몸으로 바뀌어지니까."

"그럼 당신의 부인이 되겠어요."

둘러보니, 마르티나와 페트리아도 동의의 시선을 보냈다.

나는 세레스의 손을 잡고 방어벽으로 걸어갔다.

"세레스. 이 벽은 네 힘으로 만든 거야. 그러니 네가 없앨 수 있어."

"어떻게 해야죠?"

"방어벽에 손을 대고 생각해봐. 네가 만든 거니까."

세레스는 방어벽에 손을 대고 눈을 감았다. 그러자 서서히 방어벽의 빛이 흐려졌다.

그러자 안에 있는 인간 엘프들이 당황했다.

우리 앞에 스텔라와 9명의 하이엘프들이 달려왔다.
"멈추세요. 당신들은 지금 우리 엘프들에게 무슨 일을 하려는 거죠?"

"지금까지 우리와 엘프들을 속인 마왕과 배신자 엘프들을 단죄하려 합니다."

스텔라 뒤의 한 하이엘프가 말했다.
"지금 용께서 우리에게 돌아오셨습니다. 용께서는 우리에게 당신들을 막아 달라 부탁하셨습니다. 도대체 당신들은 왜 용을 죽이려하는 거죠? 당신들도 마왕처럼 우리를 멸망 시킬 건가요?"

"필요하다면."

내 강한 눈빛에 엘프들이 움찔했다.

스텔라가 나섰다. "왜 용을 죽이려 하는 거죠?"

"당신들에게 온 용은 가짜니까. 원래 마왕이었으니까요."

"거짓말입니다."
엘프들 사이에서 한 명의 여성 엘프가 걸어나왔다. 그녀는 다이애나였다.

세레스가 외쳤다. "어머니. 깨어나신 건가요?"

다이애나가 말했다.
"저들은 용을 죽이려는 자들입니다. 과거 마왕이 용을 죽이려 해서, 저는 용과 함께 피해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들은 우리를 쫓아왔고, 우리는 도망쳐 여기까지 온 겁니다.
부탁드립니다. 우리를 보호해 주십시오."

다이애나 옆의 엘프들은 그녀 주위로 모여 뭉치는 분위기였고, 방어벽 밖의 수족 엘프들은 동요했다.

"그럼 묻겠습니다. 당신들의 방어벽 밖의 엘프들은 어떻게 하죠? 이들도 당신들과 같은 엘프가 아닌가요? 이런 식으로 안에 있는 당신들만 보호한다면, 밖에 있는 이들은 어떻게 되는 거죠?"

안의 엘프들의 얼굴이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방어벽 밖의 엘프들은 죽으라는 겁니까?"

안의 엘프 중 하나가 외쳤다. "저런 더러운 종족들이 어떻게 되던 우리가 알 바 아니다."

그러자 수족 엘프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스텔라님. 당신의 생각도 같은 가요?"

스텔라가 고개를 돌렸다. "장로 회의의 결정입니다. 저는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한가지 말씀드리지요. 마왕이 방어벽을 부수지 못한 이유는 용과 12명의 하이엘프들 때문입니다. 그 중 1명, 저 다이애나의 더러운 음행으로 인해 방어벽이 약해져 부서졌죠.
지금 당신들이 믿는 이 방어벽이 그 때만큼 강할까요?"

나는 마력을 담아 방어벽을 주먹으로 때렸고, 방어벽 전체가 흔들렸다.

"완전하지 않은 이런 방어벽을 믿고 우리에게 반기를 들 건가요?"

"우리는 용을 지킬 겁니다."

세레스가 내 옆으로 걸어 나왔다. "내가 그 용입니다."

세레스는 엘프들을 둘러보았다.
"방금 방어벽에 손을 대자, 많은 것이 생각났어요. 저는 당신들과 함께 이 방어벽을 만들고 유지하며 편하게 살았죠. 하지만 두 사람의 행동으로 방어벽이 약해지고, 저는 12명과 함께 이 곳을 탈출했습니다. 그리고 영문도 모른 채 이 몸에 갇혀 살았지요."

엘프들은 못 믿는 얼굴들이었다. 실제 인간 엘프의 몸을 가진 이가 하는 말을 믿을 리 없으니까.

스텔라가 말했다. "당신이 용이라는 증거가 뭐지요?"

"내 손으로 이 방어벽을 없애드리지요."

세레스가 방어벽에 손을 대자, 빛이 흐려지더니 유리 깨지는 소리와 함께 방어벽이 사라졌다. 엘프들은 당황해 웅성거렸다.

"내가 만든 방어벽이니, 내 손으로 없앨 수 있죠."

"어떻게..."

"스텔라. 당신은 알고 있죠? 400년 전에 당신이 찾아왔던 것을 기억해요. 당신은 어머니, 저기 당신 옆에 있는 사람을 보고, 너 때문에 엘프들이 죽었다고 비난하셨죠."

"혹시 너는... 다이애나의 딸..."

"맞아요. 저는 세레스. 저 다이애나의 몸에서 태어난 하프입니다."

세레스는 다이애나를 노려보았다.
"저기 제 어머니가 마왕과 함께 저를 만들었죠. 저는 마왕의 딸이면서 저기 하이엘프 다이애나의 딸입니다."

엘프들이 웅성거렸다.

인간 엘프 한명이 외쳤다. "어떻게 그 것을 믿으라는 거냐?"

세레스가 손을 들고 마력을 뿜어내자, 다시 방어벽이 만들어졌다.

"보셨나요? 이 방어벽은 내가 만들고 내가 없애는 겁니다. 이 방어벽을 강화시키는 것이 12명의 엘프들의 사명이었죠. 그녀들은 처녀성을 지킬 의무가 있었지만, 그 의무를 저버린 것이 저의 어머니 다이애나입니다."

모두의 시선이 다이애나에게 몰렸다.

"스텔라님. 잘 아시죠? 내가 태어난 것을 보고, 스텔라님께서는 어머니에게 추궁했고, 확인했죠. 어머니께서 음탕한 일을 통해 12명의 사명을 저버렸고, 방어벽이 약해졌다는 것을 확인하셨죠. 아닌가요?"

모두의 시선이 스텔라에게 쏠렸고, 스텔라는 고개를 숙였다.

나는 세레스 앞으로 나섰다.
"나는 며칠 전 700년 전에 죽었다고 알려진 옥산드라를 만났습니다."

엘프들이 놀라서 웅성거렸다.

"방어벽이 약해진 원인. 그 것은 저기 다이애나의 책임만이 아니라, 자신의 책임도 있다 했죠. 그 둘의 사랑 때문에 12명의 기도가 깨어져서 방어벽이 약해진 것이었습니다."

한 명의 엘프가 외쳤다. "그 것을 어떻게 믿느냐?"

"저기 다이애나가 진실을 다 알고 있죠. 아닌가요?"

모두의 시선이 다이애나에게 쏠렸다.

다이애나는 당황해 뒷걸음질 쳤다. 도망치려는데, 뒤에 있던 엘프들이 다이애나를 잡았다.

"말해! 다이애나. 저 사람 말이 사실이야?"
"네가 옥산드라님과 그런 사이였다고? 그래서 우리의 기도가 약해진 거야?"
"네가 옥산드라님과 사이가 좋은 것을 알고 있었어. 그런데 그런 사이었던 거야? 여자끼리?"

스텔라가 외쳤다. "잠깐! 다이애나는 마왕과의 사이에서 세레스를 낳았어요. 그런데 여기에 왜 옥산드라님이 나오는 거죠?"

"옥산드라, 다이애나, 그리고 마왕이 용을 두고 더러운 거래를 했죠. 용의 영혼을 몸에서 빼내어 마왕과 다이애나의 아이에게 집어넣고, 마왕과 다이애나는 다른 곳으로 가서 살기로. 아닌가요?"

모두의 시선이 다이애나에게 쏠렸고, 다이애나는 고개를 숙였다. 긍정의 표시였다.

"마왕은 용의 힘이 필요했고, 그 방법으로 다이애나는 마왕의 아이를 낳은 겁니다. 용의 영혼을 봉인하기 위해.
그리고 마왕 자신이 그 용의 육체를 이용하기 위해, 영혼이 용의 육체로 들어가 움직인 거죠. 그러니 지금 용의 몸 안에 있는 영혼은 마왕입니다.
아닌가요, 다이애나."

다이애나가 고개를 숙인 채 움직이지 않았다.

한 하이엘프가 다이애나의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말해봐. 다이애나. 저 말이 사실이야? 거짓말이지? 거짓말이라고 말해줘."

다이애나는 아무 말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 모습에 모든 엘프들이 놀라 아무 말 못했다.

스텔라가 다이애나 앞으로 걸어 나갔다. "말해줘. 모든 진실을. 네 동생으로서 모든 것을 알아야 겠어."

다이애나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 사람 말이 사실이야. 난... 옥산드라를 사랑해서... 그 일로 방어벽이 약해졌어. 하지만 우리 둘 다 그렇게 될 줄 몰랐어. 단지 우리는..."

"당신들은 용을 미워했죠."

내 말에 모든 엘프들의 시선이 쏠렸다. 그리고 다이애나에게 옮겨갔다.

"당신들은 용에 의지하는 엘프 사회를 싫어했습니다. 용을 미워해서 엘프들에게서 쫓아내고자 했고. 그래서 당신들은 방어벽을 약화시키게 되었죠. 아닌가요?"

다이애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일로 인해 엘프들이 방어벽 없이, 용 없이 살 방법을 찾기를 바랬지만, 엘프들은 끝내 자신들의 방법을 버리지 않았죠. 마왕이 공격하니, 앉아서 죽을 만큼 무기력했습니다.
당신들은 그런 엘프들을 깨울 방법으로 방어벽을 없애려 했는데, 오히려 엘프의 전멸을 불러왔죠.
그 후에 다이애나, 당신은 절망에 빠져 도망치고 싶어 했습니다.
그 때 마왕이 왔고, 마왕도 자신의 책임에서 도망치기를 원했죠. 그래서 당신들 둘은 도망 친 거죠?"

다이애나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긍정의 표시였다.

"그렇게 비겁한 당신을 옥산드라는 끝까지 사랑했습니다. 자신을 숨기고 살 만큼, 알려질까 두려워 스스로 목숨을 버릴 만큼."

다이애나가 놀라서 나를 바라보았다. "옥산드라가 죽었나요?"

"끝까지 진실을 감추려고, 거짓말하고. 알려질까 두려워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다이애나는 땅으로 무너져 내렸다. "옥산드라가... 옥산드라가... 으아아악!"
다이애나는 머리를 잡고 비명을 질렀다.

그 모습을 우리와 엘프들은 슬프게 바라보았다.

"매섭고 두려운 현실에서 도망친 당신들 둘은, 행복했나요?"

다이애나는 울면서 말했다.
"우우... 행복할 수 있었을 까요? 우리는 끝까지 엘프를 죽인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했어요. 나도... 그도...
그는 엘프를 멸족시킨 형의 고통을 그대로 이어받았죠. 그래서 속죄의 의미로 우리에게 죽으러 왔어요."

"옥산드라는 삶의 이유를 잃은 당신을 살리기 위해, 마왕과 이어지게 만들었군요."

다이애나는 울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마르티나가 말했다.
"그럼 행복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키고, 옥산드라를 희생시키고. 그러면서 이렇게 우는 것은 뭐죠?"

"남을 희생시켜 얻은 행복은... 그 행복을 누릴 수 없어요.... 아무리 기쁘고,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나는 이렇게 행복하면 안된다며... 그 행복을 누릴 때마다 죽은 이들의 얼굴이 떠올라서... 행복이 있어도 누리지.. 우아앙!"
다이애나는 울부짖었다.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당신이 해야할 일은 하나입니다. 용을 제자리로 돌려주십시오. 원래 용의 영혼과 육체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도록."

갑자기 우리를 공격해오는 마법이 있어, 나는 나와 내 부인들을 방어할 방어벽을 만들었다. 바람의 칼날이 내 방어벽을 때렸다.

다이애나 옆에 한 인간이 내려왔다. 마왕의 갑옷을 입고. 그렇다면 이 자는 마왕, 웬투스였다.

"마왕... 드디어 나오는 군. 기다리기 힘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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