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6화 〉클레어의 폭주(1)
축제가 지나고, 다시 공부의 시즌이 돌아왔다. 기말고사를 앞두고 우리는 바빠졌다.
그런데 우리들 중에 클레어가 제일 한가했다. 대학에 다니는 나와 7명의 부인들은 공부로, 세레스는 각성을 위한 훈련으로 바쁜데, 클레어는 각성을 마쳤고 웬만한 마법도 쓸 수 있어 더 이상 가르칠 것이 없었다. 모두 바쁜 와중에 클레어만 한가했다.
나는 그런 클레어를 위해 한가지 과제를 던졌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익숙해지는 것. 클레어는 가끔씩 손을 흔들며 스마트폰에 열중했다. 아무래도 손가락이 견뎌내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 와중에서 나는 세레스와 많은 시간을 보냈다. 엘프은 세레스는 무언가 달랐다. 다른 부인들은 인간들이고, 하프 엘프였던 리나와는 정말로 다르다는 것이 분명했다.
내 부인이 되어 신체가 변해 귀가 작아지고, 현정의 손길로 가슴이 커졌다. 그래도 엘프 특유의 체질은 바꿀 수 없었다.
먼저 신체가 따뜻하지 않다. 그렇다고 차가운 것도 아니었다. 말하자면 청량감이랄까? 신선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언제나 처음 같은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세레스의 말로는 엘프는 치유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포옹을 해본 티리스도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엘프는 모두 채식주의자라고 알고 있는데, 세레스는 고기를 잘 먹었다. 그녀의 말로는 숲에서는 고기를 먹을 기회가 적기 때문이고, 엘프들은 돼지를 싫어한다고 했다. 그녀는 돼지 냄새만 맡아도, 구역질을 할 정도로 돼지를 싫어한다.
세레스는 양고기를 잘 먹었지만, 제일 좋아하는 고기는 비둘기 고기로, 그 대신에 닭고기를 잘 먹었다. 우리들은 아직 비둘기를 먹는다는 것은 피하고 싶었다.
여담으로 엘프들이 돼지를 싫어하는 이유는 돼지들이 싫어하는 냄새를 풍기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 냄새가 고기에서도 가득하다고 했다.
다른 부인들이 세레스에게 만족하는 점은 그녀가 나서기 싫어하고 얌전한 성격이기 때문이지만, 침대 위에서는 달라서 정말 적극적이었다.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는 말이 실감되었다. 여담으로 부인들 중에 적극적인 사람은 티리스, 현정, 세레스 순이다.
..............
지금 기말고사로 공부 중인데, 클레어가 내 옆에 앉아 불평했다. "서방님... 우리 놀아요."
"지금은 시험기간이야. 바빠."
"아앙~! 이미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하신 분이 왜 공부를 하죠? 게다가 모든 지식은 머리 속에 있잖아요."
"아는 것과 A를 받는 것은 틀린 일이야."
"싫어요. 심심해요. 놀아줘요."
"네가 포토샵으로 나와 네가 키스하는 장면을 만들어낸다면 생각해보지."
클레어가 일어섰다. "약속하신 거죠. 서방님?"
"그래."
클레어는 웃으며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다, 내게 화면을 보여줬다. 그 안에 나와 클레어가 키스하는 사진이 있었다.
"너... 언제..."
"책을 보면 할 수 있는 것을 내가 할 수 없을 리 없어요. 쉽던데요? 게다가 이 성의 마법진, 거의 파악이 되었어요."
"너, CAD까지..."
"책만 알면 되는 것인데 어려울 것 없어요."
우리가 강하다 머리가 좋다해도, 이 여자를 못 이길 것 같았다. 온지 한달 만에 현대 기기에 이토록 잘 적응할 수 있다니... 이 여자, 정말 천재다.
클레어가 내 옆에 앉아 어깨에 머리를 얹었다. "이제 어떻게 저와 놀아주실 거죠?"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뭐 공부야, 책을 머리 속에 넣어둔 시점에서 완료 되어서 더 공부할 이유가 없지만... 현정은 이런 반칙으로 공부하는 것이 못마땅해서, 우리에게 시험기간 동안은 공부에 전념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내가 남편으로 솔선수범해야 하는데...
"현정 때문이세요? 걱정 마세요. 내일 서방님은 시험이 없잖아요? 한나절 쉬어도 문제 될 것 없어요."
이 여자... 나의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거지?
"빨리 별궁으로 가요. 우리 단 둘이서."
아무래도 이 여자를 이길 수 없을 것 같은데... 이럴 때는 파르노의 도움이 필요한데...
클레어가 전화를 걸고 있었다.
"파르노님. 오늘 저녁 서방님을 빌릴게요. 시험이야 걱정할 필요 없잖아요. 그리고 제가 각성한 축하 파티도 뒤로 미루었잖아요? 그러니 오늘 좀 봐주세요."
내 머리 속에 파르노의 허락이 도착했다. 이 여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클레어가 전화를 끊고 일어서 내 팔을 잡아당겼다. "서방님. 어서요."
"대신 이번 시험이 끝나고 너에 대한 처분이 새로이 있을 거야. 각오하고 있어."
"그 때는 그 때 생각하죠. 오늘은 서방님을 독점하고 싶어요."
클레어의 성화에 못 이겨, 우리는 별궁에 도착했다. 그런데 그 곳에서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래도 별궁의 마당까지는 마력 방어가 되어 있어 비를 막아주었다. 그 마당에 욕탕이 있었다. 클레어는 그 욕탕을 마법을 써서 닦아내고 물을 채워 넣었다.
클레어는 내 허락을 받을 새도 없이 옷을 벗고 안에 들어가 나에게 손짓했다.
"서방님. 어서 오세요."
나는 웃으며 옷을 벗고 욕탕 안으로 들어갔다. 욕탕의 물은 따뜻했다.
"어때요? 물이 따뜻하죠?"
"뭐라 말할 것도 없이. 내 취향을 잘 아는데?"
"그거야 서방님께서는 같이 목욕하시는 것을 좋아했잖아요."
클레어는 일어서 내 앞으로 와서 등을 내 몸에 기대었다. "서방님께서는 이렇게 하는 것을 좋아하셨잖아요."
"모두를 좋아한 것은 아니야. 몇몇이었지."
"리타말인가요?"
"기억하는 것을 보니, 그 몸에도 들어갔었던 거야?"
"서방님께서 리타를 총애하는데, 모두가 의아해 했죠. 우리 기준으로는 그렇게 예쁜 아이가 아니었으니까요."
"솔직히 말해, 리타의 몸에 있는 마력 때문이야. 리타는 몸이 작아도 마력량이 커서, 나와의 아이라면 마력이 뛰어날 거라 생각했지. 실제로 그랬고."
클레어는 내 손을 잡고 자기의 가슴에 놓았다.
"서방님께서는 큰 것을 좋아하지 않으시잖아요. 그런데 왜 모두 큰 가슴을 좋아한다고 알고 있죠?"
"그 쪽과 이쪽의 나는 달랐으니까. 원래 파르노는 그렇게 크지 않았어. 그 때 나는 기준이 파르노였거든. 여기 와서는 마야로 달라졌지만."
"훗! 결국 본처가 누구였냐에 따라 달라지는 건가요?"
"그보다 내가 누구를 사랑하는 가에 따라 달라지는 거지."
"지금은 제니스죠?"
나는 몸이 움찔했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
"역시 서방님은 달라진 게 없네요. 거짓말하기 전에 몸이 떨리는 것. 변하지 않았어요. 역시 서방님은 다쓰 베이더네요."
"그 이름은 잊은 지 오래야."
"저는 잊지 않았어요."
클레어의 몸이 떨리고 있었다.
"어떻게 잊었다고 쉽게 말하시죠? 저에게는 서방님은 언제나 다쓰 베이더인데, 왜 지금은..."
"다쓰 베이더는 죽었으니까."
"죽지 않고 살아있어요."
"아니! 파샤 왕에게 도망쳐 여자를 안고 살아가는 다쓰 베이더는 죽었어. 이제 난 송재신이고 아나킨 스카이워커야."
클레어는 몸을 돌려 나를 노려보았다. 그녀의 눈에 눈물로 가득했다.
"내가 당신이 다쓰 베이더이기를 바라는데요?"
"그럼 나는 너를 버릴 수밖에 없어. 나는 다쓰 베이더를 버렸으니까."
나는 손으로 클레어의 뺨을 만졌다.
"네가 사랑하는 남자는 변했어. 그 때 나는 도망쳐 다니기만 했어. 파샤 왕, 야다, 내 아들. 심지에 너희에게서도 도망치고 있었지.
이제는 아니야. 나는 모든 것과 맞서 싸울 거야. 네가 나와 같이 싸울 자신이 없다면 이대로 그만 해도 좋아."
클레어는 자기의 얼굴을 만지는 내 손을 만졌다. "나는 그저 당신과 이런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만 있다면 좋아요."
"그 말은..."
"아프거나 죽거나, 나를 떠나거나... 다시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시간이 계속해서 길어졌으면 좋겠어요."
"나는 그럴 수 없어..."
"그럼 내가 그렇게 만들겠어요."
클레어의 눈빛이 강해졌다.
"당신을 힘들고 슬프게 만드는 것들. 내가 모두 부수고 없애버릴 거예요. 그저 당신은 나와 함께 이렇게 행복하기만 해줘요. 당신을 상처 입히고 괴롭게 만드는 모든 것을. 나는 없애버릴 거예요."
"그 것을 내가 바란다면?"
"그럼 나도 함께 하게 해줘요. 당신과 같이 고통받는다면... 뭐든지 할 수 있어요."
나는 다른 손으로 클레어의 뒷머리를 잡았다. "여기에 우리는 뭐하러 온 거지?"
클레어가 먼저 나를 덮쳤다.
..............
다음날 아침. 마왕성으로 돌아와 아침 식사에 참가하는데, 나를 보는 부인들의 시선이 싸늘했다. 그런 시선에도 클레어는 팔짱 낀 내 팔을 놓지 않았다.
파르노가 말했다. "내가 허락 한 거야."
현정이 빈정거렸다. "서방님께서 먼저 시험 기간에는 아무 일 없어야 한다고 한 것 아닌가?"
나는 그 때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었다. 할 말이 없었다.
세레스가 말했다. "그보다 클레어. 뭔가 이상해요."
"뭐가 이상하지?"
"분명 클레어는 다른 분들처럼 각성했다고 하는데, 다른 분들과 전혀 달라요."
"뭐가?"
"용의 마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요."
모두 놀라서 클레어를 자세히 바라보았다.
티리스가 말했다. "그래! 정말 이상해. 클레어가 각성했다면 몸에서 용의 마력이 분출되어야 하는데, 왜 클레어는 그렇지 않지?"
"페트리아! 클레어를 봐줘."
내 명령에 페트리아가 클레어에게 다가가 그 이마에 손을 얹었다.
"이 건... 설마... 그렇군. 그랬어."
"페트리아, 뭐지?"
페트리아가 등을 돌려 우리를 바라보았다. "클레어는 원래부터 인간의 육체가 없었어요. 용의 육체만 이 곳에 온 거죠."
모두 놀라서 페트리아와 클레어를 바라보았다.
현정이 말했다. "말도 안 돼. 내가 그 때 호수 바닥을 열고..."
"그 것은 클레어의 특기인 환영마법입니다."
모두 놀랐다.
클레어가 웃었다. "호호호... 페트리아는 속일 수 없네. 맞아요. 이 몸은 여러분들처럼 인간의 몸에 용이 융합된 것이 아니에요. 용의 몸이 인간의 몸으로 변화된 것이죠."
"그게 무슨 말이지?"
"말하자면, 말씀하신 현정은 원래 이 현정이라는 사람이 있었고, 그 안에 용의 영혼을 받아들인 후 하나가 된 거잖아? 그러니까 원래 있던 이 현정이라는 인간과 용이 하나로 합쳐진 거지. 몸도 영혼도.
하지만 나는 원래부터 이 몸이었고, 이 영혼이었어."
모두가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이었다.
"그럼 데보라는 뭐지?"
"인간이었죠. 그 쪽 세상의."
"그럼 데보라는 어떻게 된 거지?"
"그 쪽 세상에서 잘 살고 있을 거예요."
나는 조금, 아니 많이 화가 났다.
"그럼 넌 뭐지?"
"잘 아시잖아요. 클레어. 대지모 여신."
나는 화가 나서 마력을 내뿜었고, 모든 부인들이 두려워 떨며 한 곳으로 몰려들었다.
"장난치지 말고 확실히 말해! 넌 뭐야?"
클레어도 당황했다. "화내지 마세요. 그렇게 화내면 제가 어떻게 말 할 수..."
내 마력이 클레어의 배를 때렸다.
"더 이상 날 화나게 하지 말고 확실히 말해. 너는 뭐야?"
클레어가 무릎을 꿇고 벌벌 떨며 말했다.
"아.. 알 았어요. 저는 대지모 여신이었죠. 제 몸은 잠들어 있고, 영혼은 신전 안을 돌아다니며 신관들의 몸을 옮겨가며 행동했죠.
그리고 서방님께서 오셨고, 저는 신관들의 몸을 통해 서방님과 같이 즐거워했죠. 서방님이 떠난 뒤, 서방님을 찾아 헤메다 신을 만났어요."
"그 무책임한 놈?"
"네. 그 신은 저를 서방님께서 계신 세상으로 보내줬어요. 제 영혼과 육체를 모두. 그리고 서방님을 찾아 헤메다, 서방님 곁에 있는 여성의 몸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그건 데보라?"
클레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신은 나를 보내며, 서방님이 나를 알아봐야 한다고 했죠. 그런데 서방님 곁에 다른 용들이 있어 접근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그래서 데보라의 몸을 통해 나에게 접근한 거야?"
"서방님께서 먼저 저를 찾아내고, 부인으로 삼으셨잖아요."
그 말은 맞는 것 같다. 내가 데보라를 찾아갔고, 그녀를 부인으로 삼았으니.
"그리고 서방님을 독점하고 싶었는데, 그 신이 방법을 알려줬어요. 다른 용들을 원래 세상으로 보내면 된다고. 그렇지만 실패했죠."
"그래서 방법을 바꿔서 내 8번째 부인이 되려고 한 거야?"
클레어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다시 신에게 사정했고, 신은 나를 이 곳으로 보냈죠."
"그런데 너는 용의 모습이 아닌 인간의 모습이지?"
"용은 인간으로 변화할 수 있어요. 크기 차이도 크지 않잖아요?"
현정이 말했다. "무슨 소리야? 용은 20m가 넘고, 우리는 고작해야 1.5미터 정도잖아."
클레어가 모두를 이상하게 쳐다보았다. "모두들, 정말 몰라요?"
티리스가 나섰다. "무슨 소리지? 우리가 뭘 모른다는 거지?"
"물질은 마력과 치환돼요. 마력이 물질이 되고, 물질이 마력이 되고. 용의 큰 육체가 큰 마력으로 여러분들의 육체에 남아 있는 거죠."
모두 놀라서 아무 말 못했다.
클레어가 말했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용의 육체를 마력으로 바꾸어 몸에 저장해둔 거죠."
현정은 자신의 손을 보고 아무 말 못한 채 멍하니 있었다.
티리스가 찡그린 얼굴로 클레어에게 다가왔다. "넌 그럼 그런 것을 알고도 아무 말 안한 거야? 우리를 비웃으며?"
클레어가 당황했다. "그... 그게... 저도 여러분들이 모두 알고 계신 줄 알았어요. 그래서 저는..."
티리스가 클레어를 하늘로 띄우고 빙빙 돌렸다.
"티... 티리스. 이렇게 돌면 전... 우아악!"
클레어가 공중에서 돌려 비명을 질렀다.
땅에 떨어진 클레어가 땅을 기어가며 말했다. "모두... 아무 것...도 모르네... 그 것이... 아닌데..."
모두의 시선이 클레어에게 쏠렸고, 마야가 힐링을 쓰자 클레어는 일어섰다.
"우리가 뭘 모르는지, 진실은 무엇인지, 확실히 말해.“
잠시 클레어가 마력을 운영하는 것이 보였다.
"다시 처음 질문. 왜 너는 그대로 인 거지? 인간의 육체와 합쳐지지 않은 용의 육체 그대로?"
"용은 육체를 마음대로 변화시킬 수 있어요. 이처럼 인간의 모습으로 변할 수 있죠."
"용이 그런 마법을 쓸 수 있어?"
"그러니까 제가 신으로 군림할 수 있었죠. 어떤 때는 인간의 모습으로 용의 마법을 사용했으니까요."
티리스가 말했다. "잠깐! 우리 모두 그런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거야?"
"정말 몰라요?"
모두 모른다는 얼굴이었다.
클레어는 목걸이의 보석을 잡았다. "혹시 이런 목걸이를 하고 있지 않아요?"
"그게 뭐지?"
"신이 건 저주를 축소시키는 마도구죠."
"그런 것이 있어?"
클레어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클레어. 너는 그 것을 어떻게 구한 거지?"
"저보고 여신이 되어달라고 한 인간에게서 받았죠. 그 여자는 저에게 여신이 되어달라고 부탁했는데 저는 신의 저주 때문에 힘들다고 했고, 그녀는 몇 년 만에 이 목걸이를 주며 이 것이 있으면 저주가 약해진다고 했어요."
"결국 망각도 신의 저주라는 건가? 그럼 마왕은?"
"저는 마왕을 피하기 위해 여신이 된 거예요. 신은 저에게 자주 찾아와 마력을 가져갔죠. 저야 뭐... 불만이 없었죠."
파르노가 물었다. "그리고 너... 서방님께 안길 때 용의 육체 그대로였냐?"
"네. 지금처럼."
모두 놀라 클레어를 쳐다보았다.
"아나킨. 뭐 다른 것 없었어?"
"별로. 너희들과 다를 바 없었어."
클레어가 말했다. "여러분들도 모두 용의 육체예요. 용이 인간으로 변화된 모습이죠. 원한다면 마력을 용으로 변화시킬 수 있어요. 이렇게"
클레어가 용으로 변화하자, 크기가 20m로 커졌다. "어때요? 쉽죠?"
모두 클레어를 쳐다만 보았다.
클레어가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오자, 찢어진 옷이 몸에 걸쳐진 채로 속살이 그대로 보였다.
"이런... 옷을 생각 못했네."
페트리아가 물었다. "그럼 우리도 용으로 변할 수 있는 거야? 지금 너처럼?"
"물론이죠."
나는 박수를 쳤다. "자! 그럼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서. 왜 넌 용의 마력을 내뿜지 않는 거지?"
"인간으로 변했는데, 왜 용의 마력을 내뿜죠?"
모두 클레어를 바라만 보았다.
"인간으로 변하려면, 겉모습만 아니라 마력도 숨겨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제니스가 물었다. "어떻게 숨긴다는 거지?"
"그것도 생각나지 않는 건가? 신의 저주가 대단하네... 용의 마법을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다니..,"
모두 티리스를 바라보았다. "그럼 티리스는 왜 그렇게 용의 마법을 많이 알고 있는 거지?"
"그... 그거야 벽에 새겨놓고 잊지 않으려고 매일 보고 읽고 있었어."
마르티나가 말했다. "그런 글은 없었잖아?"
"그림 사이사이에 새겨 놓았어. 용으로 그림을 보다보면 마법이 생각이 나서..."
마르티나가 나를 보았다. "서방님. 태블릿으로 그림들을 저장해 놓았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 것을 보면 기억이 날지 몰라요."
나는 주머니에서 태블릿을 꺼내어 화면에 띄웠다. 마르티나가 받아서 티리스에게 가져가니, 티리스는 그 그림을 보며 중얼거렸다.
"이 그림에는... 워프 마법이 있어. 그리고... 이 그림에는 소환 마법..."
티리스는 그림을 넘겨보며 중얼거렸다. "그래. 이 거라면 마법을 쓸 수 있어. 용의 마법을."
현정이 외쳤다. "잠깐! 마야. 혹시 9시에 시험이 있는 것 아냐?"
마야가 놀랐다.
"모두들. 이쯤하고 빨리 시험에 들어갈 준비해. 시험이 끝나면 티리스는 이 태블릿을 가지고 마법을 정리하고. 그리고 나는 클레어의 목걸이를 조사하겠어."
모두 나에게 인사하고 워프 마법진에 뛰어들었다. 나, 클레어, 세레스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