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29화 〉모녀의 재회 (129/148)



〈 129화 〉모녀의 재회

여름 방학 도중에 무책임한 놈은 나를 또 다시 소환 보냈다.

소환 10분 전부터 나는 더위를 피해 제니스, 마르티나와 함께 카페에서 빙수를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마르티나, 저번 소환에서 어땠지?"

"재미 있었어요. 또 가고 싶어요."

"고생이 많았는데 재미있었다고?"

"그동안 서방님께 많이 배웠잖아요."

제니스가 입을 삐죽였다. "갑자기 실력이 늘어 의아했는데, 소환에서 서방님께서 많이 가르쳐준 거네요."

"이번에 제니스도 따라갈래?"

"그러면 뭘 가르쳐 주실 거죠?"

"페트리아의 기술."

"페트리아라면... 혹시 마왕의 전투기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페트리아는 어릴 때부터 마왕 수업을 받았어. 내가 보니 거의가 근접전 위주의 전투 기술이야. 너에게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

"그렇다면 이 곳에서도 배울 수 있잖아요."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소환에 가면 내가 더 신경써서 알려줄 수 있어."

제니스가 망설이는 것 같았다.

"그리고 우리는 한번 그 쪽에 가야 해. 마력 회수를 위해서."

"그렇다면... 저도 같이 갈게요."

"알았어."

갑자기 무책임한 놈의 세상이 펼쳐졌다.

.........

이번엔 전에 3번이나 왔었던 마야와 마르티나의 세상이었다.

나는 이번 소환에 마야, 마르티나, 제니스와 함께 가기로 했다.

"여긴 어디죠? 서방님, 저를 소환에 데리고 오신 거예요?"

"서방님? 언니? 소환에 온 건가요?"

"서방님. 이번엔 저 인가요?"

제니스, 마르티나, 마야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제니스가 말했다. "설마 여기는..."

"맞아. 우리가 환생했던 세상. 우리들이 제다이를 건국한 세상. 마르티나와 마야가 있던 세상이야."

제니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네요. 이 곳이라면 제가 반드시 와야 해요. 그래도 대단하네요. 말을 꺼내자마자 오게 되었으니까요."

우리는 서로를 보며 웃었다.

마르티나가 제니스의 팔짱을 끼었다. "이번엔 언니와 함께 여행하는 거네?"

제니스와 마르티나는 눈을 마주치고 웃었다.

마야가 말했다. "그런데 이 곳에 왜 다시 오신 거죠?"

"신이 내게 주신 사명은 두 가지. 12명의 용을 내 부인으로 삼는 것과 용이 살던 곳에 마력 회수 장치를 만들어두는 것이야. 두 번째 사명 때문에 여기 다시 온 거야."

마야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나저나... 여긴 어디인지..."

제니스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위에 사람들의 흔적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앗! 바다가 보여요. 여기는 수족의 영역입니다."

수족의 영역이라면 아랑의 동쪽이었다. 우리가 가야 할 곳은 제다이 황궁과 테라티아 신전. 여기서 도보로 한달이 넘는 거리였다.

"우선 쉴 곳을 찾지. 소환에 온 직후라 우리 모두 피곤하니까."

제니스가 주위를 둘러보고, 적당한 곳을 찾아서 우리는 이동했다. 제니스가 인도한 곳은 물가가 가깝고 나무들이 많지 않은 곳이었다.

나는 주변을 살펴보고 일부러 그 곳보다 조금 더 올라가 휴식지를 만들었다.

식사 준비를 하며 제니스의 마음이 편치 않은 것 같았다. 나는 제니스가 지정한 장소를 거부하고 일부러 다른 곳에 진을 쳤다. 그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았다.

내가 조립식 주택을 만드는 동안, 세 사람은 식사 준비를 했다. 마르티나가 걸어서 물을 떠왔고, 제니스가 스프를, 마야가 고기 요리를 만들었다.

저녁을 먹으며 마르티나가 물었다. "서방님. 왜 여기로 온 거죠?"

제니스도 나를 노려보았다.

"방금 그 곳이 이 곳보다 더 좋아. 하지만 만의 하나를 생각해 이곳으로 옮긴 거야.
그 곳을 보니, 홍수 때 물이 불어난 흔적이 있어. 지금이 건기라면 문제 없지만, 우기라면 어쩔지 몰라서 이 곳에 온 거야."

제니스가 말했다.
"서방님은 너무 신중하시네요. 여기도 좋지만, 여기는 확 트인 공간이라 주변에서 불빛을 보고 우리를 노출 시킬 수 있어요."

나는 웃으며 창을 가리켰다. "밖을 내다봐."

마야가 창 밖을 보며 말했다. "여기, 결계가 있어요."

마르티나와 제니스가 놀라서 나를 바라보았다.

"서방님. 이 집은 결계로 방어되는 건가요?"

"그렇게 거창한 것은 아니고, 주변 곤충이나 동물들이 두려워 피하는 것과 안의 빛과 소리가 외부로 나가지 않는 정도야. 이 정도면 벌레나 야생 동물의 습격을 피하고, 밖에서 우리를 발견할 수 없어. 밖에서 보면 이 집은 바위 덩어리로 보일 테니까."

제니스가 물었다. "이건 어떻게 아신 거죠?"

"전에 소환 갔을 때, 마왕이 남긴 기록과 마법에 대한 책을 읽었지. 그 것으로 이 집 주위에 결계를 친 거야."

마야가 물었다. "그 외에 또 어떤 기술이 있죠?"

"마왕이 남긴 마법 기술은 페트리아의 것과 비슷하거나 더 수준이 낮아. 하지만 축성술, 건축술, 결계 형성과 파괴, 방어벽 형성 마법 등과 같은 것들은 내가 잘 알지 못하던 것들이야. 그 것들을 보니, 마왕성의 마법진을 해석할 수 있었어."

"대단하네요... 그런데 그 책을 어떻게 가지고 오신 거죠?"

나는 주머니에서 1.5m가 넘는 대검을 꺼내었다. 작은 칼과 같은 물건이 주머니에서 나오자 커지는 것을 보고 마야와 제니스는 놀랐다.

"그 것은 물건의 크기를 줄이고 늘리는 마법인가요?"

"무책임한 놈의 선물이야. 이렇게 크기를 줄여 마왕의 책들을 모두 가져왔어. 그런데 양이 별로야. 책은 많은데, 내용은 우리 책으로는 30권도 안 돼. 그래서 모두 머리 속에 넣었지."

제니스가 물었다. "지금도 가지고 계신 가요?"

나는 웃었다. "가지고 싶어?"

제니스가 고개를 힘차게 위아래로 흔들었다.

"알았어. 마왕성에 돌아가면 모두에게 공개할 게."

"제일 먼저 제가 볼 수 있게 해 주세요."

"그럴 줄 알았어."

제니스는 정말 기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 곳에서 오랫동안 머물 거야."

"왜요?"

"내가 이 곳에 남겨놓은 것이 있잖아?"

마르티나가 무릎을 쳤다. "맞아요. 하늘 섬."

"그래. 내가 하늘 섬을 호출했어. 며칠 기다리면 이 곳으로 날아 올 거야. 이후에 느긋하게 여행하는 거지."

3사람은 기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도보로 지상을 여행하는 것보다 쾌적할 것이다. 제니스가 가장 기뻐했다.

그 후 나는 제니스와 많은 시간을 보냈다. 제니스가 원하는 지식, 페트리아의 전투 기술을 전수해주기 위해서 제니스도 열심히 했다. 도중에 마야와 마르티나가 끼어들어 우리 4명이 같이 수련 했다.

마르티나에 비해 제니스는 이해가 빨라서 3일 정도에 페트리아의 기술을 모두 습득했다. 하지만 실전에 어떻게 쓸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아는 것과 사용하는 것은 다른 일이기 때문에.

10일 후, 하늘섬이 우리 머리 위로 날아왔고 우리는 그 안으로 워프했다.

마야가 말했다. "마왕성의 워프 마법이 이 하늘 섬에도 통하네요."

"마왕성과 이 것은 같은 것이니까."

마르티나가 물었다. "만약 마왕성과 이 것이 같이 있으면 어디로 갈 수 있죠?"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건... 아직 생각 못했어."

3사람은 황당하다는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하늘섬은 내가 떠날 때와 달라진 것이 없었다. 성과 집도 마물들의 청소로 깨끗하고, 밀과 보리, 말린 고기들이 가득했다.

마물들을 통해 시간을 물으니, 내가 떠난 때로부터 1년 3개월 지난 후였다.

나는 식사 시간에 부인들과 회의를 했다.
"그러니까 여기는 내가 환생하기 전으로부터 25년, 환생하고 여기를 떠난 때로부터 1년 3개월 지났어. 거의 시간 차가 없는 거지."

제니스가 말했다. "그럼 우리가 어떻게 나서야 하죠?"

"이 곳 사람들과 될 수 있으면 마주치지 않도록 해야지. 그렇게 하기 위해 이 하늘섬이 필요하고."

마르티나가 말했다. "저... 언니와 엄마를 만나볼 수 없나요?"

마르티나의 간절한 얼굴을 보고 나는 웃었다. "알았어. 먼저 쟈브로에 들려서 올가를 만나보지."

마르티나의 얼굴이 밝아졌다.

..........

20일 후, 우리가 도착한 곳은 쟈브로. 왕궁 위에서 우리는 아래를 내려 보았다.

밤이 되고, 우리는 지상으로 내려갔다. 내려간 곳은 올가의 침실.

갑자기 나타난 우리에 올가는 당황했다.

하지만 나를 보고 안심의 한숨을 쉬었다.
"갑자기 떠났다가 갑자기 나타나고, 이제는 아버지의 모습인가?"

"원래의 모습이죠. 그리고 이 모습으로 유리와 아이들 앞에 나타날 수 없으니까요."

올가가 미소를 지었다.

마르티나가 올가 앞으로 걸어가자, 두 사람의 얼굴에 눈물이 흘렀다.

마르티나는 올가에게 뛰어들었다. "엄마."

"마틴. 이렇게 널 보는 구나..."

두 사람은 서로 안고 울었다.

"이제 다른 사람의 모습이 아닌 진짜 네 모습으로 왔구나."

"엄마... 엄마..."

지켜보는 제니스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렀다.

울고 있는 딸을 안고, 올가가 나와 제니스를 보았다.
"제니스님이시군요."

제니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러분이 같이 오신 것을 보니, 대충 사정을 알겠네요. 마르티나도 아나킨의 부인이 된 건가요?"

제니스가 또 고개를 끄덕였다.

"할머니와 손녀를 동시에 부인으로 삼다니...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보기 좋은 일은 아니네요."

마야가 말했다. "마르티나가 먼저 원한 겁니다. 제니스도 어쩔 수 없이 허락했죠."

올가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에 다시 오신 이유가 뭐죠?"

"솔직히 여기에 올 이유는 없었습니다. 마르티나를 위해 여기에 잠시 온 겁니다."

내 말에 올가는 마르티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럼 지금 떠날 건가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가세요. 고마워요. 이렇게 마틴을 다시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그리고 한가지 부탁이 있어요."

"뭐죠?"

"제니스님과 마르티나가 아이를 낳으면, 되도록 양쪽이 이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주세요."

나는 웃으며 동의를 표했다. 나도 그런 것은 좋아 보이지 않으니까.

"제가 한가지 부탁을 드리면, 되도록 오래 살아주십시오. 만약 마르티나의 아이가 우리 세상에서 적응 못하면, 이 곳에서 살아야 할지 모릅니다. 그 때 올가님께서 힘이 되어주세요."

그 말에 제니스와 마야가 놀랐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이 곳과 전혀 다른 곳입니다. 그 곳에서 아이가 적응 못하면 이 곳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올가님께서 오래 살아주셔야 저희도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을 겁니다."

올가가 의지 가득한 얼굴로 나를 보았다. "알겠습니다. 그러지요."

"그럼 부탁드립니다."

마르티나와 올가는 마지막으로 포옹을 하고 내 옆으로 왔다. 우리는 하늘 섬으로 돌아왔다.

다음날 아침을 먹으며 마야가 물었다.

"서방님. 어제 한 말씀 진심이세요?"

나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니스와 마르티나가 나를 보자, 나는 무겁게 입을 열었다.
"내 아이들... 수아를 보면 왠지 불안해 자기 재능 때문에 힘들어 질지 몰라."

3명 모두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마르티나와 페트리아에게 말했듯이,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행복이야. 우리 아이들은 엄청난 마력과 힘을 가지고 태어나지. 그런데 그 힘이 오히려 불행으로 이끌 수 있어."

마야가 말했다. "그렇군요. 그렇게 강하다면, 세상이 그냥 놔둘 리 없죠."

"그리고 현대 세상을 사는데 그런 재능은 오히려 독이 될 거야."

내 말에 3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현대 사회가 어떤 지 잘 알고 있으니까.

"그리고 지금 우리가 있는 세상에 산다고 해도, 그런 힘과 재능은 오히려 불행을 불러올 수 있어. 실제로 그랬고."

마르티나가 말했다. "서방님이 말씀하신 과거에 낳았던 아들을 말하는 건가요?"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재능이 축복이라 말하고 있지만, 이용되면서 외롭게 살아야 해. 그 때 중요한 것이 사회적 권력이야."

제니스가 말했다. "그렇네요. 힘 있는 가문의 자녀라면 재능이 있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비천한 집안이라면 오히려 배척의 대상이 되죠."

"그래서 나는 앞으로 가는 세상에서 내 아이들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려고 해. 만약 그 아이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 못해서 이런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면, 적어도 권력자들에 이용당하지 않는 사회적 지위가 필요할 거야.
만약 그렇지 못하면 그 아이에게 내 피를 이어받은 것은 재앙일테니."

3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말해두지만, 내가 수아 외에 다른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은 너희들 때문이야. 너희들이 한국 사회에 완벽히 적응해서 그 아이가 한국인으로 살려고 할 때 너희들이 어머니로서 도와줄 수 있어야 해. 너희가 먼저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것이 필요해. 내 말 알겠지?"

3 사람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 앞으로 수련 이상으로 사회 적응에 힘써줘. 특히 PC나 스마트폰 같은 기계에 익숙해져야해. 알았지?"

모두 나를 의지에 찬 얼굴로 바라보았다.

마야가 물었다. "그런데, 아이에게 잘 살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시죠?"

"어제 올가에게 부탁했듯이 아이가 왔을 때 의지할 수 있는 연줄을 만드는 거야. 아니면 많은 돈이 필요하겠지? 그래서 많은 금과 보물이 필요하지. 그리고 장비도 필요하고."

제니스가 말했다. "그래서 몰래 마왕의 무기를 빼돌리신 거예요?"

나를 비롯해 모두 놀라서 제니스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알았냐 물으시는 거죠? 저는 마르티나에게 마왕의 남겨진 보물에 대해 들었어요. 저와 현정과 같이 싸웠던 그 마왕이 있던 지하였다죠?
그래서 예상했죠. 서방님은 마왕의 보물을 발견해 주머니로 옮겨놓으셨다고. 그 증거로 마력을 채우기 위해 우리를 괴롭히신 거죠?"

마야와 마르티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서방님! 그래서 우리와 그렇게..."

"방학이라 그러시는 줄 알았는데, 그러신 거예요?"

이럴 때는? 남편의 힘으로 억눌러야지...

나는 일어서 제니스의 손을 잡고 일으켰다.

제니스가 웃었다. "이러실 줄 알았어요. 제가 먼저 인가요?"

"너부터 시작해서 3명 모두 하늘로 날려 보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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쟈브로를 떠난지 10일 후, 우리는 바다 위를 지나고 있었다. 하늘섬으로 이동하면 좋은 것은 쾌적한 여행이고, 나쁜 것은 지상의 상황을 알 수 없는 것이다. 지금 유리와 샤한의 상태를 알고 싶지만, 우리의 목적은 그 것이 아니었다.

나는 그저 북쪽으로 하늘섬을 이동시켰다.

우리는 테라티아에 정지해서 아래로 내려갔다.

마야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기는... 혹시 벨에게 오신 건가요?"

"여기 왔으니 만나봐야지. 그리고 알아야 할 것이 있어."

내가 문을 두드리자, 어떤 중년 여성이 문을 열었다. "지금 손님이 많아서 진료를 볼 수 없습니다."

"우리는 사적인 이유로 벨을 만나러 왔습니다."

"지금은 진료 때문에 여유가 없습니다. 앞으로 1시간은 더 기다려야 합니다."

"그럼 안에서 기다릴 수 있는 가요?"

그 여성은 내 뒤의 세 사람을 훝어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새로운 고객 확보 차원으로 생각한 것 같았다.

우리는 안에 들어가 기다리기로 하고, 안에 들어가 차를 마시며 기다렸다.

손님들이 하나둘씩 나가고, 벨이 진료실을 나왔다. "저를 찾으셨나요?"

제니스가 일어섰다. "안녕 벨."

"호... 혹시 제니스? 어떻게... 1년 전에는 다른 사람이더니... 이번에는 옛모습 그대로..
그리고 마야님? 마르티나? 서방님도... 옛날 모습 그대로..
어떻게 된 거죠?"

"신이 내린 사명을 완수했으니, 환생체는 사라졌어.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간 거야."

벨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엔 무슨 일이죠?"

"이번엔 너에게 볼 일이 없고, 너에게 소개 받을 사람이 있어."

"누구죠?"

그 이름에 모두가 놀랐다.

벨은 안으로 들어가 잠시 후 나와 편지 봉투를 내밀었다.

"이 편지를 가지고 과거 마왕의 도시에 가세요. 거기에 살고 있어요. 지금 이름은 마가렛 스토너입니다. 스토너 상회는 바로 길 건너편에 있으니, 그 도시의 본점의 위치를 알려줄 거예요.
그리고..."

"네가 생각하는 문제는 없을 거야. 나와 헤어진 지 20년이 넘었는데, 이제와서 아무 일도 없을 거야."

벨은 안심한 표정을 지었다.

벨의 편지를 들고 우리는 과거 마왕의 도시로 향했다. 지금 이름은 테트라폴리스.

테트라폴리스의 위에서 땅으로 내려가서, 테라티아의 스토너 상회가 알려준 곳으로 갔다. 1층은 꽤 사람이 많은 상점이었고, 한쪽 편에 접수원이 있었다.

우리는 접수원에게 가서 벨이 준 편지를 내밀었고, 그녀는 그 편지를 읽고 얼굴이 달라졌다.
"저... 아직 마가렛님은..."

"지금 여기에 계시지 않으신 가요?"

"영주님과의 면담 때문에 며칠 걸리실 겁니다."

"영주님이시라면... 같이 사냥에 가신 겁니까?"

"네. 부부 동반입니다."

우리는 5일 후, 영주가 사냥에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스토너 상회로 갔다. 상회 안은 돌아온 주인과 안주인 때문에 분주했다.

내가 한 직원을 잡고 사정을 말하자, 그는 위에 알렸고 잠시 후 한 사람이 우리에게 뛰어왔다.
"저... 마가렛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우리가 안내를 받아 방에 들어가니, 크고 넓은 방에 한 중년 여성이 앉아있었다. 얼굴은 늙었지만, 귀여운 얼굴과 큰 가슴, 20년이 넘어도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엘리자였다.

"서방님? 마야님? 제니스와 마르티나... 여기에 왜 오신 거죠? 혹시..."

"걱정마. 널 데려갈 이유가 없어. 단지 도움이 필요해서야."

엘리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제니스가 미소를 띈 얼굴로 말했다. "여기서 잘 살고 있는데, 구태여 데려갈 이유가 없잖아. 벨도 그렇게 했어."

"벨을 만나셨어요?"

"배운 기술로 성형외과 의사로 성공했어."

제니스와 엘리자는 서로를 보며 웃었다.

"티리스는 잘 살고 있어요?"

마야가 대답했다. "물론. 우리들보다 서방님을 더 좋아해."

"그건 그렇고, 왜 다시 오신 거죠?"

나는 심각한 얼굴로 엘리자를 바라보았다. "여기 온 이유, 너는 알고 있지?"

엘리자는 심각한 얼굴로 나를 노려보았다. "저에게 마왕의 유산을 물으시는 건가요?"

제니스와 마야는 놀라서 나와 엘리자를 번갈아 보았다.

"그 마왕의 유산은 원래 용의 것이었어.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는 거야."

"제 대답을 잘 아시잖아요?"

"그럼 다시 마왕이 부활할텐데? 제일 먼저 이 테트라폴리스야."

"그 마왕은 서방님이신가요?"

나는 웃음으로 답했다.

엘리자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 곳에서 서방님을 막을 사람이 없고, 제가 알려주지 않으면 테트라폴리스가 쑥대밭이 되겠죠. 저에게 선택지가 없네요."

"물론."

"며칠 동안은 곤란해요. 영주님이 돌아온 지 얼마 안 되고, 왕궁의 경비가 느슨해지면 가능해요."

"알았어. 언제지?"

"다음달 2일에 여기로 와주세요."

제니스가 물었다. "왜 그날 이야?"

"그 곳은 달의 위치가 중요합니다. 그 날이어야 합니다."

"서방님의 힘이라면 은폐 결계를 부술 수 있어."

"저는 이제 상인. 괜한 소란은 피하고 싶습니다."

마야가 말했다. "너는 우리와 서방님의 힘을 잘 알지? 괜히 숨기거나 속이는 것이 있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제일 먼저 저희 스토너 상회부터 이 세계에서 지워버리겠죠."

마야는 웃으며 엘리자를 바라보았다.

"여러분들에 대해서는 제가 제일 잘 알아요. 저도 위험을 불러오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저를 믿고 기다려 주세요."

우리는 그대로 일어서 스토너 상회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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