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2화 〉고백
점심 식사를 하며, 가장 상석에 할아버지, 그 옆에 아버지, 마주보며 내가 앉았다.
할아버지가 술을 권했다.
"할아버지, 저 운전해야 해요."
아버지가 물었다. "앞에 있는 0리부? 너라면 좀 더 좋은 차를 살 줄 알았는데."
"나는 아직 학생이잖아."
"마야는 운전 못해?"
"할 줄 알아."
"그럼 마야에게 운전대 맡겨. 자 받아."
아버지가 술을 내밀었고 나는 받아마셨다.
몇 잔을 주고 받았는데, 나는 말짱했지만, 아버지는 취해서 몸이 흔들렸다.
"야. 송 재신! 임마. 내가 너... 고등학교 떨어졌을 때, 내가 얼마나 울었는지 알아?"
옆의 할아버지가 아버지를 말렸다. "오성아. 취했구나."
"아뇨. 아버지. 이 말은 해야 겠어요.
너 임마. 네가 공부를 좀 더 잘했으면... 재영이가 형이었으면 하는 생각을 내가 얼마나 한 줄 알아? 자식이... 고교 입시에 실패하고... 난 네가 실패한 인생을 살 것 같아, 얼마나 걱정 했는데."
그 말을 들으니, 가슴 속에서 무언가 끓어올랐다. 100년 넘게 살아남으며, 내 손으로 몇 천의 마물, 인간을 죽여왔다. 그 중에 마왕도 있었다.
순간 내가 처음 죽인 마물과 처음 죽인 사람이 생각났다. 내가 찌른 칼에 목을 찔려 피를 내뿜으며 죽어가던 원숭이 마물. 그 짐승은 죽을 때 내가 아닌 숲 속을 보고 있었다. 숲의 나무 그늘 아래, 떨고 있는 암컷 원숭이와 아기 원숭이들이 보였다. 그들은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내가 처음 죽인 사람. 전쟁 중에 내 파이어볼에 맞아 죽은 사람이 많았지만, 그 사람은 내가 칼로 베어서 내 눈앞에서 죽은 사람이었다. 그는 죽으며 여자의 이름을 불렀다. 포로를 통해 알게 된 것은 그는 애인의 이름을 부르며 죽었다.
한 생명의 죽음은 그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그 생명을 기억하는 주위 생명들의 슬픔이 시작되는 것이었다. 그늘 아래서 나를 보던 원숭이들, 그의 애인. 모두 나의 살생으로 슬픔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내 앞의 아버지는 고작 고교 입시 정도로 슬퍼하고 있었다.
한번 전쟁으로 수천수만이 죽는 것을 목격한 나에게, 이런 작은 일로 슬퍼하는 아버지는 너무 가벼워 보였다. 사람의 목숨이 지구보다 무겁다고 하지만, 세상의 여러 곳에서는 종이 한 장보다 가벼운 것이 사람의 목숨이다.
나는 그 것을 너무나 많이 보아왔다. 그런 나에게 고교 입시는 고작 하늘에 떠다니는 먼지보다 작고 가벼웠다.
순간 나는 결심했다. 아버지에게 더 큰 세상을 보여주기로.
"아빠. 서울에 가서 우리 집에 오실래요?"
"너희 집? 좋지. 아버지가 아들 집에 못 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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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식사 후에, 술에 취한 아버지를 부축해 차에 태우니 어머니가 운전하기로 했다.
"엄마. 우리 같이 갈 곳이 있어. 그러니 날 따라와."
"어디에?"
"따라오면 알아."
내가 조수석에 타자, 마야가 시동을 걸었다.
"정말 그러실 생각이세요? 저 두 분을 마왕성에..."
"아무래도 아빠, 엄마에게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줘야 하니까."
뒤에서 수아를 안고 있는 티리스가 말했다. "그래도 저 분들은..."
"만약 알았다 해도 어떻게 할 거지? 하늘에 떠 있는 섬? 마법? 하늘을 날아? 마왕? 누가 믿어 줄까?"
제니스와 티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전화를 걸었다. "현정아. 너는 마왕성에 있어? 또 누가 있어? 모두?"
나는 조금 생각했다.
"지금 내 부모님을 모시고 갈 거야. 모두 인사할 준비해."
전화기 너머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그래 알릴 거야. 그러니 준비하고 있어."
말이 많아지자 조금 짜증이 났다.
"남편의 명령이야. 이만 끊겠어."
제니스가 말했다. "현정이 말이 많네요."
"당연히 반대하겠지. 파르노도 그럴 거야. 하지만 알려야 해. 저 두사람에게 내가 누군지 알려야 해."
내가 앞을 바라보자, 마야가 차를 움직였다. 뒤에서 어머니가 우리 차를 따라 왔다.
한적한 곳에 가서 차를 세우고, 내가 내렸다.
어머니는 유리를 내렸다.
"왜 여기서 서는 거지?"
나는 말 없이 차에 손을 대고 마법을 사용했다.
눈을 뜨니 마왕성 안이었다.
어머니가 당황했다. "여기는 어디니? 어떻게 된 거지?"
"여기가 내 집이야. 마왕성."
"마왕성?"
아버지와 어머니는 차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보았다.
마야, 제니스, 티리스도 차에서 내렸고, 파르노, 현정, 페트리아, 마르티나, 클레어, 세레스도 그 옆으로 왔다.
나는 그녀들 앞에 서서 부모님을 바라보았다.
"아빠, 엄마. 내 부인들이에요."
파르노가 내 옆에 섰다. "제가 본처인 파르노입니다."
아버지는 파르노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너... 넌 재신의 반의... 너는 그 때 아니라고 했잖아. 그런데 본처?"
아버지는 술 취한 목소리와 몸짓이었다.
제니스가 아버지 앞으로 갔다. "아버님. 취하셨네요."
제니스의 손이 빛나며 마법을 사용하자, 아버지의 취기가 사라졌다.
"이건 뭐지?"
"술이 깨는 마법입니다."
"마법?"
"아빠, 엄마. 두 분에게는 내가 누군지 말해줄게. 나는 지금 부인이 10명, 앞으로 2명을 더 얻어 12명의 부인을 얻을 사람이야. 그리고 내 부인들은 모두 마왕. 한 세상의 마왕들이었어."
"마법? 마왕? 너 혹시 오타쿠야?"
나는 웃으며 두 사람의 손을 각각 잡고 워프했다. 성의 가장 높은 전망대에서 보니, 서울이 내려다 보였다.
"여기는 하늘 위에 떠 있는 성. 마왕성이야."
어머니는 아래를 내려다보고 땅에 주저앉았다. "여기는 정말 하늘..."
아버지는 믿기지 않는 것 같았다. "이거 뭐야? 입체 영상이야?"
부인들 몇 명이 따라왔고, 티리스가 웃으며 아버지의 손을 잡았다. "아버님. 꼭 잡고 계세요."
"뭘? 으악!"
티리스가 아버지의 손을 잡고 하늘로 튀어 올라갔다.
"뭐, 뭐야? 내려줘."
"알았습니다."
티리스가 손을 놓으니, 아버지가 떨어졌다. 그런데 땅에 닿기 전에 속도가 줄어 천천히 내려왔다. 중력마법이었다.
아버지는 땅에 주저앉아 티리스를 바라보았다. "너... 너 뭐야? 괴물이야?"
"괴물이 아니라 마왕입니다. 서방님의 모든 부인들인 우리 모두는 마왕이죠."
"마... 마왕?"
어머니가 물었다. "그럼 너희 모두는 마왕... 그럼 재신이는 뭐지?"
파르노가 말했다. "우리의 남편이신 신이시죠."
"시.... 신?"
"12명의 마왕을 부인으로 삼는 사람이 평범한 인간일 리 없잖아요?"
아버지가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너... 너도 이런 힘이 있어?"
나는 허공답보로 하늘을 올라갔다가 아래로 내려왔다.
나를 보고 두 사람은 아무 말 못한 채 떨고 있었다.
제니스가 말했다. "우리가 마왕이지만, 우리가 모두 덤벼도 서방님을 이기지 못해요. 그러니 서방님은 신이신 거죠."
"내.... 내 아들이 신... 내 며느리들이... 마왕.... 그럼 나..는?"
"평범한 인간이시죠. 서방님 같은 분이 둘이면 세상이 곤란하잖아요?"
현정이 두 사람에게 왔다. "송 이사님, 오랜 만이네요. 사모님. 처음 뵙겠습니다."
"너, 넌 이현정. 너도... 맞아. 현정이 네가 재신이의 부인 후보 중 하나라고 했어."
현정이 나를 바라보았다. "재신아, 아니 서방님. 부모님께 그렇게 말하신 거예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현정은 두 사람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저도 한국인이니, 두 분의 행동이 이해가 돼요. 저도 처음에 많이 당황했죠. 그런데 서방님의 부인이 되어 마법을 쓰고 큰 힘을 얻고, 정말 서방님의 부인이 된 것이 다행이라 생각해요."
"너... 너도 마... 마법을?"
"저도 서방님의 부인이고 마왕인 걸요."
현정은 어머니와 아버지를 일으켰다.
"받아드리기 힘드셔도 받아드리세요. 두 분의 아드님은 12명의 마왕을 부인으로 삼은 신이십니다. 이 세상 어느 누구보다 강하고 부자이시죠. 말하자면 명성학원 정도는 이 분에게 용돈 수준이세요."
"게... 게다가 부자? 어느 정도?"
"아파트 3층 이상의 금이 쌓여 있죠."
아버지는 다리가 휘청거려 땅에 넘어졌다.
어머니가 파르노를 바라보았다. "네가 본처라고 했지? 그럼 네가 정실부인?"
"우리는 그런 말을 쓰지 않아요. 지금 10명 중에 제가 가장 높은 사람입니다."
어머니가 한숨을 내쉬었다. "내 며느리가 10명.... 12명이라니..."
어머니는 모두를 둘러보았다. "그런데 모두 몇 살이지?"
파르노가 말했다. "저는 58세입니다, 환생에서의 나이를 빼면요."
어머니가 놀랐다.
제니스가 말했다. "저는 55세입니다."
마야가 말했다. "저는 65세입니다."
모두가 자기 본래 나이에 소환에 다녀온 시간을 더해서 말했다. 게다가 저쪽 세계의 시간과 이쪽의 시간이 맞지 않아, 지구의 나이로 다시 계산해 나이를 계산하고 있었다.
어머니가 세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 "지금 나를 놀리는 거니? 너희들은 30도 되어 보이지 않아. 그런데 뭐?"
마야가 말했다. "우리는 저쪽 세상의 마왕들이었습니다. 서방님이 저희를 이기시고 부인으로 삼아 이렇게 되었죠."
"마왕이라면 남자 아냐?"
엄마, 그런 성차별적 발언을...
"우린 모두 용이었어요. 우리에게 나이는 이 육체의 나이죠."
어머니는 혼란스러운 얼굴로 다른 사람들을 보았다.
"너... 티리스라고 했지? 너는 몇 살이지?"
"올해 17세입니다."
"거짓말. 16세에 어떻게 대학에..."
"서방님 덕분이죠."
"그럼 다른 사람들은?"
"전 페트리야. 올해 23세입니다."
"전 마르티나. 17세입니다."
"저는 재신이와 동갑이에요."
"클레어, 23세입니다. 이 육체의 나이로는."
"세레스. 813세입니다."
어머니는 주위를 보고 혼란스러운 얼굴로 아무 말 못했다.
"이건 꿈이야. 이것이 현실일 리 없어... 야. 송 재신. 이건 꿈이지?"
"엄마가 꿈이라는 것을 나는 100년 이상 경험했어."
"100년? 너 날 놀리는 거야. 20살인 네가 100년이 말이 돼?"
"난 120살이 넘었거든."
"너도 날 놀리는 거니?"
"다른 세상에서 보낸 시간은 이 쪽에서 1초도 흘러가지 않으니까. 내가 60년을 그 쪽에서 살았어도, 여기 돌아오니 그대로였어."
아버지와 어머니는 내 말이 믿어지지 않는 것 같았다.
"내가 두 사람을 여기에 데려온 것은 내가 누군지 알려주려는 거야. 나는 신에 필적할 힘을 가지고 있어. 그러니 그렇게 알고 있으라고."
아버지가 물었다. "한가지만 물어보자. 넌 어떻게 살 거지?"
"아직 생각 안해봤어."
"신이라는 놈이 이렇게 무책임한 거야?"
내 부인들도 나를 보는 표정이 싸늘했다.
"아빠. 내가 신이 된 것이 1년이 안되었어. 나도 적응이 필요해. 그리고 내 부인들도.
우선 내 상황이 파악 돼야 무엇이든 할 것 아냐? 말했듯이 3년 간의 계획은 세워놨어. 내년에 군대갈 것이고, 대학 졸업 때까지 뒷일을 미뤄둔 거야."
"그 이후에는 어떻게 할 건데?"
"그 일은 내 부인들에게 물어봐."
아버지는 내 부인들을 바라보았다. "뭘 물어봐야 하지?"
"내가 군대 간 이후에도 내 곁에 남아있을 건지 말야. 자기 세상으로 돌아갈 건지, 나의 부인으로 살 건지, 대한민국이나 다른 나라의 평범한 사람으로 살 건지, 선택하라는 거야."
"만약 남겠다면?"
"나는 남편으로서 의무를 다해야지."
"떠난 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거잖아."
내가 부인들을 보자, 부인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어쩔 수 없이 내 부인이 되었지만, 일부다처제가 말이 돼?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도 있잖아?
그래서 선택권을 주려는 거야. 만약 이런 생활이 싫다면 떠나보내고 싶어.
만약 내 곁에 남겠다면 나도 최선을 다해 부인으로 사랑해 줄 거야."
어머니가 물었다. "만약 아이를 낳으면 어떻게 하지?"
"그 것도 이 사람들의 자유야. 아이를 낳는다면, 그 아이에게도 최선을 다할 거야. 그래서 내가 마야와 혼인 신고를 안하고 내 부인들을 대학에 보낸 거야."
"그래. 대학. 왜 네 부인들을 대학에 보낸 거지? 마왕들이라면 여기에서만 살아도 되잖아."
"만약 아이를 낳으면? 현재 사회에 적응 못하면 어떻게 아이를 키우지? 만약 그 아이가 한국인이 되겠다며 했을 때, 가장 도움이 되어야 할 사람은 낳아준 엄마야. 그런데 엄마가 한국 사회에 적응 못하면 어떻게 도움이 되지?"
그 말에 아버지, 어머니, 다른 부인들의 얼굴이 굳어졌다.
"내가 수아를 보고 생각한 거야. 마야가 현대 생활에 잘 적응 못하면 수아가 한국인이 되는 것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내년에 당장 유치원에 보내야 하는데, 엄마가 저러면 수아가 어떻게 사회에 적응하지? 그래서 저 여자들을 대학에 보낸 거야."
내 부인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내년에 내가 군대 가서 없을 때, 그녀들에게 한국 사회에 적응할 시험을 주는 거야. 만약 적응에 실패하면 아이를 낳지 못하게 할 거야. 엄마도 아이도 불행해지면 안되니까."
아버지가 물었다. "만약 적응 못하면?"
"두가지 방법이 있어. 마왕성에 있으면서 적응에 시간을 주던지. 원하면 원래 세상에 돌려보내 주던지."
"지금 당장 돌려보낼 수도 있잖아?"
"그건 안 돼" 나는 고개를 돌렸다.
"왜?"
"내가 왜 부인이 12명이라고 했겠어? 내가 부인으로 삼아야 할 대상이 12명이야. 아직 9명이니, 3사람을 더 찾아야 해. 그 이후에 돌려보낼 수 있어."
"아직 네 일이 끝나지 않은 거니? 잠깐 방금 10명이라고 하지 않았어? 또 하나는 어디 있지?"
현정이 말했다. "추석이라 다른 곳에 갔습니다."
"그럼 당군간 이렇게 가는 거야? 10명의 부인을 데리고?"
나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니는 몸이 휘청했고, 아버지가 부축했다.
"이건 말도 안 돼... 내 며느리가 보통 사람은 아니다 생각했는데, 며느리가 12명에... 모두 마왕들... 그리고 내 아들은 신... 여보. 이건 꿈이지? 현실이 아니지?"
"나도 꿈이었으면 좋겠어. 이건 대체..."
나는 부모님의 손들을 잡았다. "아직 실감이 안되는 거야?"
내가 워프하자, 우리 앞에 성 밖의 별장이었다.
"여긴 또 어디지?"
나는 손가락으로 성을 가리켰다.
"저 곳이 방금 있던 나의 성. 여기는 성 밖. 여기서 과일과 채소를 키우고 양과 소를 키워 잡아 먹어."
내가 손가락을 튕기고 마음속으로 생각하자, 땅에 마물들이 생기고 과일을 들고 왔다.
나는 사과를 두 개 집어 하나씩 전해주었고, 부모님들은 떨리는 손으로 받았다.
"완전 무농약, 유기농으로 재배한 사과야. 그리고 무항생제 고기도 잔뜩 있어."
내 옆으로 부인들이 왔다.
"티리스. 오늘 저녁에 양고기 파티를 할까?"
티리스가 마물들을 바라보자, 마물들이 초원에 뛰노는 양 한 마리를 잡아왔다.
어머니는 그 마물 가까이에 가서 만져보았다. "이건. 인간이 아니잖아?"
"내 명령에 따르는 마물. 여기에 5만 개가 있어."
"이런 것이 5만이라고? 게다가 이 곳... 얼마나 넓은 거지?"
마야가 말했다. "저도 정확히는 잘 몰라도, 사방 2km는 안되는 것으로 알아요. 이 안에서 나오는 식량 만으로 천명이 일년을 먹을 수 있으니까요."
두 사람은 질려서 믿어지지 않는 표정이었다.
"우리 별궁으로 갈까?"
내 말에 마야가 어머니를, 파르노가 아버지의 팔을 잡았고, 우리는 모두 별궁으로 워프했다.
갑자기 바뀐 광경에 두 사람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여기는 또 어디지?"
"나의 별궁. 여기는 태평양 한 가운데."
나를 따라 집 밖으로 나가자, 정원 한 가운데에 연못 같은 목욕탕이 있고 새파란 바다가 보였다.
"여기는 한국이 아닌 거야?"
"말했잖아. 태평양 한가운데 열대 지역이야. 일년 내내 여름이라 휴양지로 제일이지. 가끔 내 부인들과 놀러 와."
"여기가 별장...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금방..."
"내 워프 마법이야."
우리는 다시 마왕성의 정원 별장으로 돌아왔다. 두 사람은 아무 말 못하고 질린 얼굴로 나를 바라보기만 했다.
"내가 아빠, 엄마에게 이런 것을 보여준 것은, 내가 누군지 알고 있으라 하는 거야. 아빠 아들은 신이고, 내 부인들은 모두 마왕들이야. 그렇게 알아둬."
"좋아. 백보 양보해서 네가 엄청난 존재이고 부인이 12명이라고 하자. 너는 어떻게 살 거지?"
"말했잖아. 군대 다녀오고 생각해 보겠다고."
"그 이후에 어떻게 할 거냐고?"
"이대로 힘을 숨기고 평범하게 살 수도 있고, 이 마왕성 안에서 유유자적 즐기며 살 수도 있고."
"수아는 어떻게 할 거지?"
그 말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부모는 자식에게 살아갈 방법을 알려주는 거라 생각해. 나는 수아에게 살아가는 방법을 보여주고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고 싶어. 그래서 부인들을 대학에 보낸 거야."
"무슨 선택?"
"방금 말했듯이 평범한 현대인으로 살지, 다른 세상에서 힘을 쓰며 살지."
"모두 실패하면?"
"여기 마왕성이 있잖아."
그 말에 내 부인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최악의 경우 이 마왕성에서 사는 선택도 있어. 하지만 그 것은 최후의 최후의 수단이야. 나는 내 아이들이 이 세상에 적응해 살았으면 해. 잘 성장해서 한 사람으로 떳떳하게 살아나가는 것이 내 바램이야."
두 사람은 말 없이 나를 바라보았다.
아버지가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아직 이해가 안된다. 내 머리로는 도저히 받아드릴 수 없어. 우선 우리가 정리 될 때까지 이대로 가자. 우선 우리는 네가 엄청난 사람이고, 네 부인이 현재 10명에 12명이 될 거라고만 알겠어. 그런 거지?"
"거기까지만 이해해도 좋아."
"우리를 빨리 돌려보내줘. 더 이상 이 곳에서 있다가는 미쳐버릴 것 같아."
나와 파르노는 웃으며 두 사람을 데리고 마왕성 안에 차를 세워둔 곳으로 워프했다.
"차에 타세요. 우리가 집 앞까지 모셔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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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파르노는 마법으로 부모님의 차와 함께 서울의 한적한 한 곳에 내려갔다. 주변을 보고 부모님들은 또 놀라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기서 집까지 10분이면 갈 수 있어요. 그리고 오늘 저에 대한 것. 비밀인 걸 아시죠?"
파르노가 말했다. "만약 이상한 소문이 퍼지면, 서방님이 말리셔도 제가 나설 겁니다."
파르노가 손에 마력을 주입해 불덩어리를 만들었고, 부모님은 그 것을 보고 겁에 질린 표정이었다.
"아... 알았어. 말해도 믿어줄 사람도 없고... 나만 미친 놈 되는 거니까..."
나와 파르노는 두 사람을 두고 마왕성에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