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45화 〉미란의 이야기(3) (145/148)



〈 145화 〉미란의 이야기(3)

마왕성에 다시 오니, 미란은 또 다시 바뀐 광경에 너무 놀라 주위를 둘러보았다.

"따라와. 천벌이 무언지 보여 줄 테니까."

나와 현정은 미란을 데리고 중앙 회랑으로 갔다. 마왕성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려면 회랑의 스크린을 이용해야 하니까.

회랑에 들어가니, 부인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마야. 준비 됐어?"

"언제든지요. 그런 나쁜 놈들에게 한방 먹인다니, 흥분돼요."

"그럼 시작하지."

현정이 명함에 있는 주소로 스크린의 화면을 이동시켰고, 화면 밑에는 재래 시장이 보이고, 화면 가운데에 5층 건물이 보였다.
"여기인가?"

미란이 말했다. "맞아. 여기가 최만득의 건물이야. 최 만득이 여기 있나?"

마야가 말했다. "없어도 와야 할 거야."

마야가 손을 들자, 마왕성은 스크린에 비춰진 건물 바로 위로 이동했다.
"시작합니다."

마야의 호령과 함께 마왕성에서 큰 번개가 만들어져 만득의 건물을 공격했다. 그런데 피뢰침에 맞아 효과가 없는 것 같았다.

"역시 현대 과학은 대단하네요. 번개가 효과가 없다니. 그럼 이 것을 쓰죠."

마야가 마력을 주입하자, 마왕성에서 불이 붙여진 돌덩어리가 내려갔다. 그 돌덩어리들이 건물에 직격했고, 건물의 유리가 깨지며 불이 붙었다.

밑에 있던 사람들이 놀라서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나는 건물의 한 부분을 가리켰다. "여기가 피뢰침이야. 여기를 공격하면 번개가 통해."

마야는 그 부분을 정확히 공격했고, 피뢰침과 안테나, 전기선들이 모두 쓰러지고 끊어졌다.

건물에 불이 나자, 소방차가 오는 것이 보였다.

"이대로 불이 꺼지면 어떻게 하죠?"

티리스의 물음에 나는 조금 웃었다.
"불이 나도 중요한 것은 타지 않아. 현대 문명이 그렇거든. 티리스, 만약 집에 불이 나면 너는 어떻게 할 거지?"

티리스가 조금 고민했다. "그야... 우선 집에서 가장 중요한 물건을 가지고 밖으로 나오겠죠,"

미란이 무릎을 쳤다. "맞아. 그럼 만득은 건물에서..."

"그래. 최 만득은 건물에 불이 났다면 제일 먼저 중요한 것을 살펴볼 거야."

"차용 증서와 각서, 신체 포기 각서..."

"미란아. 만약 네가 내 부인이 된다 해도, 돈을 모두 갚는다 해도, 저 놈은 그 각서를 들고 언제든지 너희를 압박할 수 있어. 너희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같을 거야. 그럼 어떻게 해야지?"

"그런 것들을 모두 싸그리 불 질러 버려야죠."

"최 만득은 불이 날 가능성에 대비해, 그런 서류들을 금고에 보관해 두었을 거야. 건물에 불이 나고 무너져도 서류를 지켜줄 수 있을 만큼 단단한 것이겠지. 우리가 찾을 수 없을 만큼 꽁꽁 숨겨 두었을 거야."

"그럼 어떻게 하죠?"

"방금 티리스 말대로, 집에 불이 나면 제일 중요한 물건을 가지고 나오듯, 저 불이 꺼지면 제일 먼저 그 것들을 확인할 거야.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만득이 놈이 그 것을 확인할 때까지 기다리는 거야."

미란과 부인들이 나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즉시 출동한 소방차들로 건물의 불이 꺼졌다. 날이 밝자, 불 난 건물의 처참한 모습이 드러났다.

나, 미란, 현정, 제니스는 바로 옆 건물의 옥상에서 최만득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6시가 넘어서 최만득과 깡패들이 몰려오는 것을 보았다.

미란이 가운데 있는 늙은이를 가리켰다. "저 놈입니다. 저 놈이 최만득이에요."

멀리서 봐도 그 놈이 최만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만큼, 주위에 깡패들이 만득을 둘러싸며 보호하고 있었다. 만득은 화가 난 듯, 주위의 남자들에게 욕설과 폭행을 했다.

만득은 깡패들과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제니스, 저 놈들이 어디 가는지 보여?"

"네, 지금 저들은 지하로 내려가고 있어요. 만득이 벽 한쪽을... 앗! 벽이 열려요. 그리고...
만득이 종이 뭉치를 보고 안심하네요. 상당히 많은데요?"

미란이 제니스를 보고 말했다. "지금 저 안의 상황이 보여?"

현정이 말했다. "마법이야. 제니스의 투시 마법은 대단하거든."

제니스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만득이 다시 벽을 닫네요."

잠시 뒤, 만득이 깡패들과 함께 건물을 나왔다. 만득은 화가 난 듯 옆의 남자들의 다리를 걷어차거나 머리를 때리며 욕을 해댔다.

"이제 어떻게 하죠?"

"들어가서 가져 와야지."

우리 네 명은 불 탄 건물 가까이로 가는데, 지키던 깡패들은 우리를 보지 못했다. 제니스의 은폐 마법으로 우리를 보거나 느끼지 못하게 해서, 우리는 감시를 뚫고 지하로 내려갔다.

제니스가 한 벽을 가리켰다. "이 벽이에요."

미란이 벽을 두드렸지만, 아무 변화가 없었다. "어떻게 하죠? 어떻게 하면...."

나는 라이트 세이버를 빼들었다. "미란아. 비켜."

현정이 미란의 어깨를 잡고 벽에서 떨어지게 하자, 나는 빛의 칼로 벽을 잘랐다. 벽이 잘려나가자, 앞에 큰 금고가 보였다.

"제니스, 비밀 번호를 알아?"
제니스는 고개를 옆으로 흔들었다.

나는 라이트세이버의 칼날을 검게 만들어 금고의 벽면을 잘라냈다. 그러자 안이 보였다. 안은 좌우 3m, 길이가 2m가 넘는 넓은 공간이었고, 안에 서류들이 가득했다.

제니스가 한쪽에 쌓인 종이 뭉치들을 들어보니 돈다발들이었다.

"현정, 미란. 우선 서류를 챙겨, 그리고 제니스는 여기로 오는 놈들을 맡아줘."

"네?"

"금고에 충격이 갔으니, 만득에게 연락이 갈 거야. 위에 있는 깡패들이 몰려 올 테니, 제니스가 막아주고, 현정과 미란은 빨리 서류들을 챙겨서 주머니에 넣어."

제니스가 지하방으로 들어오는 문에 방어벽을 만들자, 밖에서 뛰어 들어오려던 깡패들이 못 들어오며 방어벽을 칼로 두드렸다.

그 사이 현정과 미란은 서류들을 챙겨 마법의 주머니에 넣었다.

"서방님. 모두 챙겼어요."

현정의 말에 제니스가 돈다발에 마법을 걸었다. "됐습니다."

"모두 날 잡아. 도망친다."

현정, 제니스, 미란이 내 몸에 밀착하자, 나는 즉시 워프 마법을 사용했다.

마왕성에 돌아온 나는 마야에게 외쳤다. "마야! 저 건물에 있는 기계들을 사용 못하게 했지?"

"네. 서방님 말씀대로 했습니다."

"잘 했어."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마르티나가 물었다. "왜 그러시는 거죠?"

"우리가 그 놈의 금고에 손을 대는 순간 경보가 울리고, 우리의 모습의 CCTV에 찍혔을 거야. 그 것으로 우리에게 법을 들이댈 수 있어. 그걸 방지하려는 거야."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클레어가 말했다. "최 만득이 달려오고 있어요."

지상을 비춰주는 스크린을 보니, 최만득이 차에서 뛰어내려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나는 어제 최 만득의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 누구냐?
전화기의 목소리는 최만득이 아니었다.

"어제 그 놈인데?"

- 지금 바쁘다. 나중에 통화하자.

"그보다 누가 금고의 서류를 가져갔을까?"

잠시 후 최만득의 목소리가 들렸다.
- 네 놈이냐?

"그러면 어떻게 할 거지?"

- 이러고도 무사할 줄 알아?

"그 전에 네 재산부터 챙겨야 하는 것 아냐?"

잠시 전화기에 아무 말이 없고, 이를 가는 소리가 들렸다.

- 좋다. 그 미란이라는 년의 빛을 없애주마. 그러니 훔쳐간 것을 내놔라.

"내가 뭘 훔쳐갔다고 그러지?"

- 네가 가져간 종이들. 이대로 내 놓으면 모두 없던 것으로 해주지.

"난 아무 것도 훔쳐간 것이 없는데?"

잠시 아무 말 없었다.

- 넌 무슨 일로 전화한 거지?

"내 여자의 빛을 없애 달라고 전화한 거야."

- 흥! 네 놈이 무슨 힘이 있어 그런 말 하는 거지?

"이제부터 네 놈 눈으로 똑똑히 봐두라고. 내 힘이 어떤지 말야."

나는 전화를 끊었다.

나는 제니스를 바라보았다. "시작해."

제니스는 고개를 끄덕였고, 마법을 실행했다.

잠시 후, 아래를 비추는 화면에서 건물 지하에서 연기가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미란이 물었다. "지금 뭐한 거지?"

제니스가 웃었다. "간단해. 저 놈 돈다발에 화염 마법을 걸어두었어. 여기서 발동시키면 돈 다발에 불이 붙을 거야."

현정이 말했다. "못해도 100억은 되는 것 같은데, 그 돈이 다 타면 저 만득이 놈이 어떻게 될까?"

잠시 후, 깡패들이 만득을 업고 나오는 것이 보였다. 잠시 후 앰블런스가 도착했고, 만득이 침대에 뉘여 차에 태워졌다.

현정이 웃었다. "저런, 저런. 충격에 기절했나봐?"

미란이 그 장면을 노려보았다. "이대로 반신불수가 되어버렸으면 좋겠어."

"그건 무리일 것 같아. 아무리 뇌출혈이라도 이렇게 빨리 병원에 가면 정상이 되거든."

미란은 주먹을 세게 쥐었다.

나는 주머니에서 현정과 미란이 챙긴 서류들을 꺼냈다. 너무 많아 꺼내는 데에도 시간이 걸렸다.

미란이 말했다.
"그나저나 대단하네요. 허공에 종이를 던지니, 이 곳에 들어가서 언제든지 꺼낼 수 있고. 정말 마법은 편리하네요."

"그보다는 현대 문명이 더 대단해. 마법으로 할 수 없는 일을 기계가 하는 것이 더 많거든."
마야의 말에 미란이 웃었다.

마르티나와 페트리아는 서류를 챙겼다.

"미란아. 이제 이 서류들을 주인에게 돌려줘야 해."

"주인이라면..."

"이 각서들의 주인. 만득에게 돈을 빌린 사람들. 이 서류들만 있으면, 더 이상 이 사람들은 만득에게 괴롭힘을 당하지 않아도 되잖아?"

미란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서류를 정리하던 페트리아가 외쳤다. "여기 미란의 서류가 있어요."

나는 그 서류 봉투를 받아들어 보니, 봉투에 ‘윤정수, 윤미란’이라고 써있었다.

나는 그 봉투를 들고 미란 앞에 섰다. "이제 너는 빛에서 자유야."

내가 서류 봉투를 내밀자 미란은 받아들었고, 안에 있는 서류들을 꺼내어 살펴보았다. 한 종이에 이르러 미란은 다리에 힘이 풀린 듯 땅에 쓰러졌다.
"이 것이... 지금까지 날... 이 것 때문에 내가..."

미란은 그 종이를 잡고 구기며 울었다.

나는 주머니에서 라이타를 꺼내어 미란에게 내밀었다. "태워버려."

눈물 가득한 눈을 소매로 닦고 미란은 라이타를 받아들어 종이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불타는 종이와 함께 봉투와 그 안의 종이들을 모두 태웠다.

"으앙. 우아앙!" 타오르는 종이를 보며 미란은 울부짖었다.

한참을 울다, 미란의 울음 소리가 줄어들자 파르노가 미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이제 서방님의 부인이 되어야지?"

미란은 일어서 내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고맙습니다. 저를 부인으로 맞이해주셔서..."

파르노가 손에 상처를 내고 미란에게 내밀었다. "이 피를 먹어. 그럼 서방님의 부인이 되는 거야."

미란은 눈물이 가득한 얼굴로 파르노의 손가락을 입에 물었다. 파르노는 미란의 입에서 손가락을 빼내어 그녀의 목 뒤에 마법진을 그렸다.

미란은 일어서 다시 내 앞에 무릎을 꿇고 말했다.
"이제부터 저의 사랑은 오직 서방님뿐입니다. 제가 이 사랑을 배신하는 순간, 내 몸이 수천조각으로 찢겨 땅 밑으로 떨어질 것을 맹세합니다."

클레어와 세레스에게 들었던 멘트, 미란이 내 부인이 된 증거였다.

나는 주위의 부인들을 둘러보았다. "오늘 수업이 없는 거야?"

제니스가 말했다. "저와 마르티나가 9시 수업인데, 그냥 넘겼어요."

"이제 모두 학교에 가야 하지 않아?"

파르노가 박수를 쳤다.
"자아. 이제 서방님은 미란에게 맡기고 우리는 학교에 가야 겠어. 그리고 클레어, 세레스. 서방님을 방해하지 마."

""알겠습니다.""

다른 부인들이 모두 떠나자, 방 안에 나와 미란이 남았다. 미란이 일어서자 나는 그녀의 손을 잡았고 미란은 각오한 듯 눈을 감고 있었다.

16세의 미란은 의지가 강하지만, 왠지 약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아직 현정의 손을 거치지 않아 내 타입이 아니었다.

그래도 처음이 중요해서 바로 안고 싶어졌다. 나는 미란을 안고 욕실로 워프했다.

저녁 식사 때까지 미란은 최선을 다해 나를 받아들였다.

여담으로 미란의 육체가 변해 처녀였다. 미야 때처럼 힐링으로 몇 번이고 처녀를 즐겼다.
그래도 미란은 아프다는 내색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저녁 식사 시간이 되어, 나는 미란과 함께 회랑으로 나갔다. 이날 저녁 식사에 참여한 사람은 클레어와 세레스뿐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이번 주는 추석으로 담당이 없기로 했잖아요. 모두 미란 때문에 늦게 들어오겠대요."

클레어가 불만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옆의 세레스도 불만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왜 그런 얼굴들이지?"

세레스가 말했다. "서방님. 뭔가 변한 것 모르시겠어요?"

세레스의 말을 듣고 주위를 둘러보니, 정말 많은 것이 변해있었다. 회색의 단색인 회랑 기둥들이 여러 가지 색으로 칠해져있고, 벽에는 여러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기둥 사이에 조각품들이 있었다. 그런데 이 분위기, 많이 익숙했다. 바로 클레어트릭스 신전과 비슷했다.

"클레어, 네 솜씨야?"

클레어가 내 팔에 팔짱을 끼고 안겼다. "맞아요. 저 잘했죠?"

"잘했어. 분위가 확 바뀌었어."

"말로만 칭찬하시면 안되는 것 알죠?"

"오늘 원해?"

"오늘 저 혼자만요."

나는 세레스를 바라보았다.

세레스는 웃으며 시선을 창밖으로 향했고, 우리는 마왕성 안의 중앙 정원에 나갔다. 그 곳은 열주 회랑처럼 나무들이 좌우로 줄지어 서 있는데, 나무들이 더욱 풍성해져 있고, 주변에 꽃들이 형형색색 피어 있었다.

"이건... 모두 세레스, 너의 솜씨?"

"나무와 꽃은 저의 특기입니다. 여기도 그렇지만, 제 자랑은 여기가 아닙니다."

"그럼 가 볼까?"

나는 세레스와 함께 둘이서만 워프했다. 세레스가 나를 데려간 곳은 마왕성 밖의 숲 속이었다. 그 곳은 아직 마물들이 손을 대지 않은 원시림 그대로였는데, 안 속 깊숙이는 나도 들어가 본 적이 없는 곳이었다.

세레스와 서 있는 그 곳은 가운데 맑은 호수가 있고, 나무들이 가지를 옆으로 뻗어 자연 그대로의 다리와 정자를 만들고 있었다. 그 가운데 서니, 발 아래 호수는 맑은 물과 물고기들이 있었고, 다리로 만든 정자는 위에 나무 잎으로 태양과 비를 가리고 있었다. 게다가 줄기들이 굽어져 자연스레 의자처럼 만들어진 것들이 13개 보였다.

"이건... 13개라면 나와 부인들?"

"네. 우리 모두 여기 모여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더욱 놀라운 것은 자연 정자 가운데에 나무 줄기가 휘어져 탁자가 만들어져 있는 것이었다. 탁자, 의자들 모두 사람 손이 전혀 가지 않고 자연 그대로 만들어져 있었다.

의자들 중 가장 큰 곳에 앉으니 주변에 나무들로 운치가 있었고 신선한 바람이 천천히 불고 있었다.

"바람까지 신경 쓴 거야?"

"물론이죠. 바람이 있어야. 기분이 좋아지고, 음식도 맛이 있어요."

세레스는 주변의 나무 가지에서 열매를 따서 나에게 내밀었다.
"우리 엘프들이 즐겨 먹는 마테리아 프라가입니다."

"어라? 이 나무는... 어디서 가져온 거지?"

"이 나무 씨앗은 엘프의 몸에서 나옵니다. 엘프는 언제든지 이 나무 씨앗을 만들 수 있습니다."

"혹시..."

“그 이상은 묻지 말아주세요."
세레스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럼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자란 거지? 게다가 이런 모양으로?"

"엘프는 자신의 몸에서 나온 프라가 나무를 마법으로 자라게 합니다."

"하이엘프만 가능한 거야?"

세레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것 말고 하이엘프의 능력이 더 있어?"

"마법만 있으면 나무를 마음대로 자라게 하거나 죽일 수 있습니다. 제 몸에서 나온 나무 씨앗들은 제가 마음대로 자라게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엘프는 숲을 마음대로 커지게 할 수 있는 거네?"

"네."

세레스가 하이엘프의 몸을 원했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마왕성에는 아직 쓰지 않는 땅이 많아. 그 곳에 나무를 자라게 할 수 있어?"

"얼마든지요."
세레스는 기쁨이 가득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세레스를 안았다. "우선 여기서 너와 사랑을 나누고 싶어."

"얼마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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