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우와 적 >
"조선국과의 동맹, 입니까."
"그렇소."
창덕궁 소요정.
마츠다이라 카타모리와 독대한 이형은 그런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사이고 타카모리가 초를 치는 통에 없었던 일이 될 뻔했지만, 그럴 수는 없는 것이었다. 당장 조선에게는 후방의 안정이 무엇보다 시급했다.
"어차피 조선국 혼자서는 서역의 오랑캐들과 맞설 수 없고, 일본국 또한 혼자서는 서역의 오랑캐들과 맞설 수 없을 것이오. 그러니, 힘을 합치자는 것이오. 바다는 일본국에서 방비하고, 대륙은 조선국에서 방비한다면 피차 수고를 덜지 않겠소?"
이형의 말에, 마츠다이라 카타모리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쇼군의 최측근이라고 할법한 그였으나, 이는 함부로 대답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다. 그러나, 분명히 흥미가 동하는 말임도 분명했다.
카타모리는 답하지 않고서, 조선의 왕이 건넨 녹차를 마시며 계속하여 그의 말을 경청했다. 이형 또한 아직 할 말이 남아있던 만큼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우리 조선국과 귀국 일본국은 모두 불란서의 우호국이기도 하오. 우리 두 나라가 힘을 합친다면, 저들에게도 나쁜 일은 아닐 테지. 대군 전하께도 잘 말씀드려주시오. 힘든 시대요. 지금은 무엇보다도 친구가 절실한 시대가 아니겠소? 오랜 우호국이었던 우리 두 나라라면 분명히 이 난세를 헤쳐나갈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오."
"실로 말씀대로일 것입니다. 조선국과 일본이 힘을 합친다면 그깟 서양 오랑캐들이 문제이겠습니까? 그렇지만, 이 일은 제 권한을 크게 벗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 자리에서 즉답을 드리기에는 여러모로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알고 있소. 과인 또한 당장 힘을 합치자는 것이 아니오. 그저 일본국에 돌아가게 된다면 무엇보다 빨리 대군 전하께 이 말을 전해주시오. 과인은 기꺼이 기다리리다."
'됐다!'
이형은 내심 쾌재를 불렀다. 카타모리의 태도에서 긍정의 뜻을 읽어낸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일단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어차피 그가 원하던 것도 당장 일본으로부터 군사적인 지지를 얻어내는 것이 아니라 일단 후방의 안전을 보장받는 것이었다.
조선이 먼저 손을 잡자고 제안한다면, 일본에서 정한론과 함께 한창 열을 올리고 있을 아시아주의자들 또한 열렬히 호응할 것이 틀림없었다. 아시아인들끼리 함께 힘을 합쳐 서양과 맞서자는 그들의 주장은, 후일 대동아공영권으로 왜곡되는 것과는 달리 아직은 흔하디흔한 피식민 지배국에서의 반제국주의 운동의 색채를 띠고 있었다.
이형의 이번 제안은 아시아주의자들과 함께 도쿠가와 가문에게 큰 힘을 실어줄 터였다.
'가능하다면 적어도 러시아와 담판이 나기 전까지는 서로 다투어주면 좋겠지만….'
역시나 그것까지 바라기에는 무리라는 걸 알고 있는 이형이었다. 어차피 지금의 조선으로서는 직접 일본에 개입하기에는 여러모로 무리가 많은 이상, 이런 식으로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다소 지나친 참견인지는 모르겠으나, 듣자 하니 아직 전하께서는 첩을 들이지 않으셨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일본국과 혼사를 맺으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정이대장군께서도 제게 은밀히 양국 간의 혼사를 논해보라고 하셨습니다."
"말은 고맙구려. 그러나 미안한 이야기지만 아직 과인으로서는 첩을 들일 생각이 없소. 아직 약관의 나이조차 되지 않은 어린 나이에 벌써부터 후궁을 들인다면 아무래도 뼈가 삭지 않겠소?"
"전하의 뜻이 정녕 그러시다면…."
마츠다이라 카타모리는 아쉽다는 듯이 입맛을 다셨다. 당장에 도쿠가와 가문의 권위를 세우자면 얼마 전 청과의 전쟁에서 승전하고 그 위신을 크게 드높인 조선 전주 이씨 왕조와의 혼인이 최선이라고 판단하고 있던 것이다.
그러나 이형으로서는 그들과 왕실혼을 맺을 생각일랑 없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굳이 측실을 둘 생각이 없었다.
'부인이 늘어봤자 잔소리만 늘테고, 그럼 그동안 못 피운 담배에 술에 온갖 부분에서 잔소리가 들어올텐데…그거 다 참고 사느니 차라리 혼자 살고 말지.'
지금도 술이나 담배 생각만 하면 손이 파르르 떨리던 이형이었다. 이형은 나이가 아직 어리다는 것이 이토록 서글픈 일이라는 걸 본의 아니게 또다시 경험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에게 술 담배를 가까이 하게 하지 않으려는 시위대장 허계를 보고 있자면 학창 시절 학생 주임이 절로 떠올랐다. 만약 그의 건강을 걱정한다면서 부인들까지 나서서 술 담배를 못하도록 가로막는다면 평생 독신으로 사는 것도 불사할 작정이었다.
그가 어서 빨리 어른이 되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있는 건 친정 때문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리고 어차피 두고두고 유럽 놈들이 미개하다고 왈가왈부할텐데, 그럴 바에야 장차 출산율 장려를 위해서라도 나부터가 모범을 보여 폐지 시켜야겠지.'
어차피 식민지라고는 없는 조선이었다. 인구가 어느 정도 불어나 내수 경제가 돌아가기 전까지는 필연적으로 수출 위주 경제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상, 괜히 서구 열강들에게 책 잡힐 만한 부분들은 적으면 적을 수록 좋았다.
자신들의 치부에는 한없이 관대하면서 유럽 바깥의 비 문명국들의 치부에는 한없이 고지식하던 서구 열강들이었다. 내정 간섭을 받을만한 여지는 줄이면 줄일 수록 좋았다.
"이번 만남은 참으로 인상 깊었소. 앞으로도 우리 조선국과 일본국이 변함없는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기대하겠소."
"이렇게 전하께서 일본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모습을 보여주시니 참으로 영광스러울 따름입니다. 이번 만남은 반드시 대군 전하께도 잘 전해드리겠습니다. 기대하셔도 좋을 것입니다."
그것을 끝으로 이형은 일단 카타모리와의 만남을 마무리 지었다. 못 다한 말들이 남아있었지만, 이 이상 질질 끈다면 다른 이들의 시선을 끌 공산이 컸다.
이형으로서는 그다지 내키지 않는 일이었다.
'그럼 슬슬 주인공이 나타날 때가 되었는데.'
이형은 문득 아직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두 나라의 존재를 떠올렸다. 이미 영불미일 4개국이 한양에 다다른 와중, 그들은 여전히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물론 그 이유는 뻔한 것이었다.
'만주에서 합류해서 남하하겠군. 우라질 놈들 같으니라고. 무력시위 한번 제대로 해볼 작정인가 보지? 지각이나 하지말라지, 퉷.'
이형은 빠듯하고 이를 갈았다. 물론 그 또한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러시아에 굴복하는 발상도 해보았지만, 지금의 러시아는 정말로 노골적으로 조선을 굴복시키려 나서고 있었다. 모두 극동도독부의 폭주로 시작된 일이었다.
그들의 직권남용으로 만주에서의 충돌이 예상보다 이르게 본격화되면서, 조선은 선택의 여지도 없이 그레이트 게임에 휘말려 버렸다.
'다른 놈들은 몰라도 극동도독부 놈들은 이 손으로 죽인다.'
이형은 또 한 번 허리춤에 권총을 만지작거렸다. 매일같이 흉흉한 소식만 들려오는 통에 인제 와서는 습관이 되어버린 손버릇이었다. 그러나 이럴 때 권총이라도 만지지 않으면 도통 가슴이 진정되지를 않았다.
러시아와 청의 사절단이 200여명의 러시아군과 함께 한양에 다다른 것은 단옷날 당일이었다.
* * *
한양에 도착한 청의 사절단은 마치 러시아 사절단의 포로와 같은 모습이었다. 사절단을 이끈 공친왕의 안색도 어둡기 그지없었으며, 그의 장녀이자 이번에 이형과 혼인을 올리게 된 고륜영수공주 또한 가마에 타 있던지라 모습을 볼 수는 없었으나 청의 병졸들이 아니라 러시아의 병졸들에 둘러싸여 호위를 받고 있었다. 포로라고 할지, 이쯤 되면 거의 전리품 취급이었다.
그 묘한 분위기는 청과 러시아의 사절단이 한양에 발을 디디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각국의 대표들과 조선의 문무백관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조선의 문무백관들은 생각지도 모습에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고, 열강의 대표들은 또 저질렀냐는 듯한 힐난하는 시선으로 러시아의 사절단을 쏘아보았다.
당연히 이형 또한 이를 모를 리가 없었다. 러시아의 병사들과 함께 한양에 발을 디딘 청의 사절단을 보고서 그 묘한 공기를 읽지 못할 리가 없었다.
'공친왕은 서태후와 정면 대립하던 정적 중 하나였지. 보아하니, 서태후 그 아줌마가 또 뭔가 사고를 쳤나 본데.'
이형은 공친왕이 김좌근의 시신을 인도받기 전까지 북경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며 봉천에 남았다는 소식을 머릿속으로 떠올렸다. 비록 역모에 참여한 것은 아니었으나 역적 김좌근과 같은 집안의 사람이라는 이유로 외부활동은 물론이고 궁내에서도 눈에 띄는 행동을 극단적으로 줄이고 있는 김병학, 김병국 형제가 조선에 돌아왔을 무렵 전해준 첩보였다.
그렇다면 러시아 사절단과 공친왕의 사절단이 함께 한양까지 왔다는 것은 우연에 우연이 겹쳐서 도중에 마주친 것이 아니라면 봉천에서 그대로 사로잡혀 한양까지 끌려왔거나 아니면 한양으로 오던 중 러시아 사절단의 습격을 받아 사로잡혔다는 의미였다.
어느 쪽이건 상식적인 일은 아니었다. 만주족의 정신적 수도인 봉천에 총칼을 앞세운 러시아인들이 진입하는 광경도, 엄연히 청의 영토일 심요 지역에서 러시아 사절단의 습격을 받는 광경도 그러했다.
그러나 그것은 현실이 되었다. 그것은 즉 러시아에서도 꽤 적극적으로 일을 꾸미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이형은 허리춤에 권총을 만지작거렸다.
"조선에 당도한 것을 환영하오. 이번 전쟁은 과인에게도 본의는 아니었소. 모두 역적 김좌근 그 작자의 소행이지. 그러나 오늘날 이렇게 다시금 청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으니, 참으로 하늘이 도우심이 틀림없소.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외다."
이형은 있는 힘껏 만면 가득히 미소를 띠며 먼 길을 찾아온 손님을 맞았다.
팔자에도 없는 왕 노릇을 시작한 지도 어언 2년째. 다른 재주는 익히지 못하였어도 말 타는 재주와 억지로 웃는 재주만큼은 익히게 된 이형이었다. 물론 정치판에 구르고 구른 늙은 요괴들이 본다면 귀엽다고 비웃을 미숙한 미소였지만, 어차피 이형은 겉으로는 아직 13살 어린애에 불과했다. 그런 미숙함도 아직은 허용될 수 있는 나이였다.
하지만 정작 이형의 환영을 받은 청의 사절단은 어딘가 찌들은 듯한 모습들이었다. 하나 같이 피로에 찌든 모습에, 의욕도 보이지 않았다. 어딘가 모르게 세상만사 모든 걸 포기한 사람들 같다고 이형은 생각했다.
"…환영에 감사드립니다. 다이칭 구룬을 대표하여 극악무도한 역적 김좌근을 토벌하고 다시금 우호 관계로 돌아올 수 있도록 결단을 내리신 전하의 친절에 감사드리는 바입니다."
잠시 말없이 침묵하던 공친왕은 간신히 입을 떼서는 그렇게 말하였다. 봉천에서 한양까지 오는 길에 서태후의 권세를 빌려 그를 전리품처럼 취급하던 러시아인들에게 시달릴 대로 시달린 공친왕이었다.
평소의 패기와 총기는 피로와 마음고생으로 흩어져 버렸고, 지금 이 자리에 남아있는 건 이제 갓 12살이 된 어린 딸아이를 오늘 처음 만난 애송이에게 시집 보내야 하는 못난 아버지뿐이었다.
이형은 그 모습에 남몰래 혀를 찼다. 공친왕에게 서태후와 맞설 기력이 거의 남지 않았음을 깨달은 것이다.
'아마도 그 원인은 저놈들일 텐데….'
이형은 흘끗 시선을 돌려 러시아 사절단 쪽을 바라보았다. 사절단을 이끌던 것은 현 러시아 제국의 국무위원이자 전임 동시베리아 총독 무라비요프 백작이었다. 영국령 인도의 부왕을 보낸 영국과 인도차이나 총독을 파견한 프랑스 제국에 비교하여도 크게 꿀린다고 할 수 없는 인사였다.
젊은 시절 차르의 총애를 받아 30대라는 파격적인 나이에 동시베리아 총독에 부임하여 미지의 영역이던 동시베리아 일대를 탐험하고 러시아령 프리모리예, 조선명 연해주를 개척하는 등 무수한 공적을 쌓고, 이제는 국무위원으로 진출하여 더는 제국의 변방인 극동에 남아있을 필요가 없음에도 굳이 그의 사병이나 다름없는 코사크 기병 군단을 이끌고 만주로 남하하여 끝내는 청에게서 만주주둔을 승낙받은 전설적인 인물.
그것이 무라비요프 아무르스키 백작이었다. 극동 러시아는 그의 왕국이나 다름없었고,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차르는 총애하는 변경 백작의 전횡을 용납했다. 그렇기에, 이번 일의 모든 원흉도 그일 수밖에는 없었다.
'네놈이 허튼짓만 저질러 주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느긋하게 근대화에 시동 걸 수 있었을 텐데…!'
이형은 이를 갈았다. 이형의 적대적인 시선을 눈치챈 듯, 무라비요프 백작 또한 이형을 바라보며 싱긋하고 미소지어 보였다. 38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차르의 총애를 받아 동시베리아 총독으로 부임하던 적과 달리, 지금의 그는 극동에서 산전수전을 겪으며 연륜과 권위를 축적한 56세의 중년이었다. 고작 13살짜리 극동의 소국 조선의 국왕 따위, 그에게는 경계할 상대조차 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무라비요프 백작은 미처 이형이 환영의 인사를 건네기도 전에 한 발짝 성큼 앞으로 디뎠다. 그에 놀란 호위무사들이 앞으로 나서기보다 빠르게, 무라비요프 백작은 꾸벅하고 가볍게 허리를 굽혀 예를 표했다.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참으로 영광입니다. 러시아 제국 축하사절단 대표 겸 국무위원 니콜라이 무라비요프 아무르스키 백작이라고 합니다. 극동 러시아를 위하여, 귀국 조선과는 우호적인 관계를 수립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차르께서 교시하신 바이기도 합니다.
우리 러시아 제국은 대국입니다. 유럽 최강이라고 자부하지요. 요즈음 우리 러시아의 적들이 괜한 말을 떠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 듣고 있습니다. 전하께서는 부디 현명한 판단을 내려 편을 잘못 고르지 않으시기를 고대하고 있겠습니다.
전하께서 현명하신 선택을 내리시지 않으신다면 우리 러시아에게도 작은 불행이오, 조선인들에게는 크나큰 불행일테니 말입니다."
통역은 러시아인 역관이 만주어로 번역하고, 다시 조선의 역관이 그 만주어를 조선어로 번역하는 이중 통역의 형태를 띠었다. 그만큼 통역은 더디기 그지없었고, 의미전달 또한 느렸다. 그러나 이형은 러시아어를 모르고서도 충분히 무라비요프 백작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 수 있었다.
'어쭈, 아주 그냥 꿇으라고 대놓고 말하지? 이놈이 진짜로 조선을 우습게 아는데.'
이형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가 처음 이명복이 되던 날 러시아와의 협력을 바랐던 것은 조선에서 먼저 러시아에 손을 건네는 형태의 협력이었다. 그것은 비록 상하 위계는 있어도 조선이 러시아의 괴뢰국 처지가 아니라 우호적인 동맹국으로서 남기를 바랐기 때문이었다.
또는 설령 조선이 러시아의 괴뢰국으로 전락하더라도, 주권만큼은 남기기 위해서였다. 아무튼, 나라만 망하지 않는다면, 그 뒤는 어떻게든 활로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 탓이었다.
그러나 지금 무라비요프 백작을 비롯한 극동 러시아가 그에게 요구하는 것은 달랐다. 이건 우호적인 관계가 아니라 아예 조선을 식민지로 삼으려고 윽박지르는 것에 가까웠다. 극동 러시아의 협박에 굴복하여 식민지가 되던가, 아니면 러시아와 맞서 싸우다 죽거나 하라는 폭압적인 태도였다.
이는 이형이 바라던 것이 전혀 아니었다.
'정말로 생각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군.'
이형은 깊이 한숨을 내쉬었다가, 다시 들이쉬면서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리고 무라비요프 백작과 눈을 똑바로 마주하면서, 똑똑히 말해두었다.
"이번 봉천조약을 계기로, 간도 일대는 명실상부하게 우리 조선국의 영토가 되었소. 귀국 러시아 제국이 청국의 초대를 받아 만주로 들어왔다고 하나, 장차 3년 후에는 만주의 절반은 우리 조선의 것이라는 뜻이오. 그리고 우리 조선국은 귀국 러시아 제국을 초대한 적이 없소.
당장 귀국의 병사들을 물리도록 하시오. 그렇지 않는다면 힘으로 물러나게 해드리겠소. 자비를 구걸하고 싶다면 지금 뿐이오.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를 기대하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