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곰과 새끼 호랑이 >
전쟁을 암시하는 진중한 경고였다. 조선은 결코 러시아의 압력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했다. 단순한 허세가 아니었다. 장차 간도를 개발하고 영유하기 위해서라도, 이러한 의지의 표명은 필수적이었다.
전쟁이 두렵다고 해서 상대의 위협에 고개를 숙이고 충돌을 피하기만 한다면 그 끝은 패망뿐이라는 걸 이형은 알고 있었다. 결국, 국제외교라는 건 얕보이는 순간 끝이었다.
'오냐, 어디 죽어보자. 우리가 힘이 없지 가오가 없더냐. 나는 너희들과 싸울 생각이 추호도 없었지만, 먼저 싸움을 걸어온 건 너희들이렷다. 미친개에게 손을 물리면 너희들 불곰이라도 좀 아플 거다.'
한편 이형의 선언에 무라비요프 백작은 헛웃음을 흘렸다. 어린 소년 왕은 그 나름대로 각오를 갖추고서 통보한 것이었지만, 극동 러시아의 왕이나 다름없던 그에게 있어서는 하늘 무서운 줄 모르는 애송이의 객기에 불과했다.
'보아하니 또 영국 놈들이 이상한 바람을 불어넣었나 보군.'
무라비요프 백작은 흘깃 시선을 돌려 은근슬쩍 이 대화를 주워듣고 있던 영국과 프랑스 대표단을 향하여 바라보았다. 그가 예상했던 대로, 그들은 글자 그대로 희희낙락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처음부터 조선에서 강경하게 나올 것을 기대하여 조선에 지원을 퍼붓고 있었던 만큼, 조선의 왕이 직접 러시아 대표단을 앞에 두고서 강경한 언사를 쏟아내니 기뻐할 수밖에는 없었다.
참으로 매정한 자들이라고 무라비요프 백작은 내심 혀를 찼다. 저들도 어차피 동방의 소국 조선이 러시아를 상대로 제대로 된 싸움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하고 이렇게 등 떠미는 것 일리가 없었다. 눈 앞의 소년왕은 제 운명도 모른 채 자살행위나 다름 없는 길로 향하고 있었다.
모두 저들이 잘못된 길로 인도하였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영국과 프랑스의 지원을 받는다고 하지만 청나라조차 끝끝내 러시아의 위협에 무릎을 꿇었거늘, 이런 소국의 왕이 나서봐야 얼마나 버틸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앞섰다.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요구입니다. 러시아 제국은 청국의 우호국입니다. 우리 러시아 제국의 병사들은 청의 초대를 받아 아무르강을 넘게 되었으며, 청의 요청에 따라 극동 일대의 평화를 위하여 만주에 주둔하게 된 것입니다. 귀국 조선의 요청은 내정간섭으로, 러시아 제국은 결코 이에 굴하지 않을 것입니다."
"간도 일대는 향후 3년이면 우리 조선국의 영토가 될 것이오. 그리고 우리 조선국은 귀국 러시아를 만주에 초대한 적이 없소. 극동의 평화를 바란다면서 병사들을 앞세우는 건 대관절 무슨 작정이요? 우리 조선국에 대한 도발이요?"
"도발이라니 당치도 않습니다. 그리고, 먼저 병사들을 앞세운 것은 프랑스가 아닙니까. 조선국은 러시아 제국에 항의하기에 앞서 프랑스인들의 무분별한 확장에 먼저 항의해야 하지 않을는지요."
"프랑스인들은 우리 조선국에서 초대한 우리 조선국의 친구요. 그러나 그대들 러시아는 우리 조선국의 친구가 될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 버렸소.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구려. 우리 조선국은 후회할 생각이 없으니."
두 사람은 한 치도 물러나지 않고서 팽팽히 맞섰다. 양국의 대립은 자연히 조선과 청국의 왕실 혼을 축하하려고 온 각국의 대표들에게도 고스란히 감지되었다.
영국과 프랑스의 대표단은 웃었다. 조선에서 겁도 없이 러시아에 대드는 것이 바로 그들이 바라왔던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래, 그렇게 나와줘야지. 그래야 들인 노력이 아깝지 않다. 그리고 앞으로도 지원할 보람이 있지. 겁도 없이 물어뜯어라. 어차피 패하겠지만, 그 뒷일은 그럭저럭 책임져줄 테니.'
미국의 대표와 일본의 대표단은 얼굴이 창백해졌다. 조선이 청을 이겨보더니 러시아 무서운 줄도 모르고 감히 대든다고 생각한 탓이었다.
'이러다가 조선이 러시아의 손에 멸망하는 것은 아닌가?'
그것은 미국에 있어서도 일본에 있어서도 바람직한 사태가 아니었다. 미국과 러시아가 공조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건 미국이 북미대륙에서 여전히 얼씬거리는 영국을 성가셔해서이지 러시아가 미국의 우방국이었기 때문이 아니었다.
독립전쟁을 지원해준 이래, 오랜 우방국이었던 프랑스와 달리 러시아에게는 나쁜 감정도 없지만 좋은 감정도 없던 미국이었다. 러시아가 조선을 잡고 태평양으로 나오는 건 그들의 바람이 아니었다.
일본 또한 이는 마찬가지였다. 고려에서 시작된 대륙에서부터의 침공을 기억하던 그들이었다. 그때 고려는 몽골의 침략에 굴복하여 일본의 침공에 앞장섰다. 러시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조선의 모습은, 일본에 있어서 안 좋은 기억을 상기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그 반면 청의 대표단은 놀라움과 함께 수치심을 느꼈다. 청보다 아득히 작은 조선 같은 소국조차 대국 러시아에 맞서 당당히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데, 정작 대국이라는 청국은 러시아의 압력에 굴복하여 그들의 꼭두각시나 다름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도대체 우리들은 무엇을 하고 있단 말인가?'
그런 자각과 함께, 공친왕은 참을 수 없는 부끄러움에 몸을 떨었다. 이래서야 조선에서 청국의 천명이 다했다고 떠벌려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지금의 조선도 청과 다를 바 없이 어린 소년 군주의 치세지만, 조선의 소년 왕은 겁먹은 기색도 없이 당당히 러시아와 맞서고 있는데 청국의 소년 황제는 어머니의 치마폭에 가려있지 않던가.
공친왕은 이를 악물고 두 사람의 대화를 똑똑히 새겨듣기 위해 집중했다. 소년 왕과 백작의 말 한마디조차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다. 이날의 대화를 결코 놓치고 싶지는 않았다.
"후회라! 이거 참, 굉장히 당돌하신 분이시로군요. 좋습니다. 후일 귀국 조선에 후회할 수 있을 여유가 남아있기를 고대하겠습니다. 3년 후 만주에서 뵙지요."
"그거야말로 과인이 할 말이요. 뭐, 걱정은 마시오. 과인에게 포로를 괴롭히는 이상한 취미 같은 건 없으니. 그 잘난 미간에 총알 한 발로 시원하게 바람구멍을 뚫어주리다. 저승 가는 길에는 입 대신 미간으로 보드카를 마시면 될 것이오."
'이 하늘이 무서운 줄 모르는 애송이 놈이….'
'뭘 꼬나봐? 지금이라도 시원하게 바람구멍이라도 뚫어줄까? 내가 못할 것 같냐?'
이형의 도발이 점점 노골적으로 변해가자, 무라비요프 백작도 더는 참지 못하고 인상이 일그러졌다. 그런데도 이형은 기죽지 않고서 겁도 없이 히죽 웃으며 이를 드러내 보였다. 공부도 하다가 때려치우고, 평생을 술과 담배로 허송세월한 시궁창 인생으로 내세울 만한 것이라고는 깡다구밖에 없던 그였다.
이형은 먼저 무라비요프에게 오른손을 내밀었다. 악수를 청한 것이다. 무라비요프 백작으로서는 기가 찬 일이었다. 겁도 없이 있는 대로 도발을 퍼붓더니, 이제는 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먼저 악수를 청하다니.
'보통 애송이는 아니군.'
무라비요프 백작은 내심 그렇게 평가를 정정하고서, 그 손을 마주 잡았다.
다음에 만나게 된다면, 그때는 3년 후 만주벌판일 것이라고 짐작하면서 두 사람은 마주 잡은 두 손을 있는 힘껏 움켜쥐고서, 등을 돌렸다.
"전하, 어쩌자고 노국의 백작을 도발하셨습니까? 장차 노국에서 보복한다면 어쩌려고 그러신단 말씀입니까!"
곧이어 영의정 박규수가 허둥지둥 이형에게 달려왔다. 일찌감치 전쟁을 직감한 이하응과 달리, 그로서는 이형이 괜한 전쟁을 자초한 것으로 보였다.
이형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답했다.
"그럼 우리 조선도 보복하면 그만이지. 눈에는 눈, 이에는 이요. 먼저 시작한 건 저들이요. 그럼 불알이라도 물어뜯어 주는 수밖에."
이형의 천박한 발언에, 박규수는 질린 듯이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이형으로서는 더는 박규수에게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우라질 놈. 국민학교 6학년에게 힘자랑해서 즐겁더냐?'
마주 잡았던 오른손이 욱신거렸다. 시뻘건 손자국이 낙인처럼 새겨져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뼈가 뒤틀린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들 지경이었다.
이형은 고통에 눈살을 찌푸리고서 손을 세차게 털었다.
'조막만 한 애송이가 악력이 대단하군.'
한편 뒤돌아선 무라비요프는 조금 전 악수의 감회를 되씹고 있었다. 그의 오른손에는 소년 왕이 남긴 붉은 손자국이 선명히 남아있었다. 젊은 시절 터키인들과의 전쟁을 떠올린 무라비요프는 웃었다.
피가 끓는 듯했다.
* * *
"이건 무모한 일입니다."
무라비요프 백작이 떠나간 후.
잠시 휴식을 핑계로 회장을 빠져 나와 이형은 프랑스 군사고문단의 군 의무관에게서 손을 치료받았다. 의무관은 다행히도 뼈가 뒤틀리거나 골절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이형으로서는 유감인 일이었다. 차라리 골절처럼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이 위해를 당했다면 러시아를 열강들이 보는 앞에서 궁지를 몰 수 있었을 텐데, 어설프게 힘 조절 받은 탓에 그것이 물 건너갔기 때문이다.
그런 이형을 찾아온 루이 베르그송 대령은 창백하게 질린 얼굴이었다. 그 또한 조금 전 회장에서 이형과 무라비요프 백작이 주고받은 말을 고스란히 들었다.
"알고 있소."
이형은 심드렁하게 답했다. 그로서는 루이 대령이 왜 저렇게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는지조차 이해할 수 없었다. 결국, 조선을 여기까지 몰아붙인 건 영국만이 아니라 프랑스 또한 마찬가지인데 말이다.
'바라던 대로 러시아를 물어 뜯어줘도 난리면 나보고 어찌하라는 거야.'
"어차피 뜻하지 않게 대승을 거둬 만주에 진출하게 된 이상 각오한 일이오. 귀국 불란서와 영길리가 우리 조선을 도울 테고. 불란서는 유럽 최강이라고 하지 않았소? 그럼 충분하오."
물론 이형도 진심으로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할 수밖에는 없었다. 조선에게는 무엇보다 열강들의 지원이 필요했고, 지금 영국과 프랑스라는 유력 열강 2개국이 조선을 사실상 무상으로 지원하는 까닭은 조선이 러시아를 상대로 대립각을 세워주기를 기대하기 때문이었다.
그럼 조선은 계속하여 지원을 받기 위해서라도 억지로 러시아와 대립각을 세우는 수밖에 없었다. 설령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패한다고 해도 그를 통해 잃을 것보다 그를 대가로 영국이 제공해 줄 대가가 더 크던 상황이었다. 손익계산이 뒤틀렸다고 자조할지언정, 물러나는 것은 애초에 조선의 선택사항이 아니었다.
"아니요, 충분할 리가 없습니다. 상대는 그 러시아입니다. 제 조국 프랑스와 영국인들이 힘을 합치고서도 그들을 발칸에서 몰아내는데 3년이라는 시간과 20만의 죽음이 필요했습니다. 도대체 조선에서 어찌 그들과 맞선단 말입니까? 지금이라도 물리셔야 합니다."
"대령, 과인의 생각이 지나칠지도 모르겠으나 그대의 발언은 귀국 불란서의 뜻과 합치되는 것 같지 않소만."
이형이 지적하자, 그제야 루이 대령은 입을 다물었다. 분한 듯이 입술을 깨물고 있는 것은 덤이었다. 이형은 그제야 눈앞의 색목인이 단순히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이형 자신과 조선을 걱정하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러나 소용없는 일이라고 이형은 냉소했다.
결국, 조선의 국익과 프랑스의 국익이 상충하게 된다면, 루이 대령도 조선의 국익을 택할 리는 없었다.
"…훈련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3년, 3년이라고 들었습니다. 그 3년간 조선군을 극동의 강군으로 만들어 보이겠습니다."
그러니 루이 대령이 조선에 베풀 수 있는 최대의 호의는 이 정도였다. 프랑스의 군인으로서, 조선이 만일 러시아의 발목을 붙잡고 늘어져 주는 것이 프랑스에 있어서도 최선이라는 걸 자각하고 있는 루이 대령이었다.
차마 조선을 위하여 조국을 배신할 수 없었던 그는, 자신에게 허용된 선에서 가장 조선을 위하는 길을 택했다.
그리고 아주 가능성이 없는 길인 것도 아니었다. 그 또한 유럽의 러시아군과 극동의 러시아군은 근본적으로 양적인 면에서도 질적인 면에서도 모든 면에서 열세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어차피 본격적인 전쟁이 되기는 힘들다. 극동의 러시아군이라고 해봐야 고작 해봤자 모험자 무리고, 무법자 무리일 뿐이야. 물론 러시아인들도 그 나름대로 훈련을 했겠지만, 그래봤자 2선급 부대고 민병대 비스무리한 오합지졸들이다.
그럼 우리 프랑스 군이 장차 3년 간 심혈을 기울여 육성할 조선군이 저들에게 손도 쓰지 못하고 밀릴 까닭은 없다. 전쟁이 아니라 1회성으로 그칠 국경에서의 결전이 전부라면 러시아가 불의의 일격을 당할 가능성도 결코 작지 않아.'
열강의 군대가 강력한 것은 물론 화력과 훈련, 숙련도 등의 문제도 있겠지만 그 이상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평균 이상의 보급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보급에서의 이점은 전쟁이 길어지고 늘어질수록 그 효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장차 극동에서 조선과 러시아가 부딪힌다면 보급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차피 양국 모두 여력이 없어 단판으로 모든 승부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 설령 열강의 군대라 할지라도 패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뉴질랜드에서 마오리족들이 그러했고, 네팔에서 구르카족들이 그러했으며, 남아프리카의 줄루족이 그러했다. 그들은 비록 장기적인 전쟁에서는 열강에 굴복할 수 밖에 없었으나, 일시적인 전투에서는 몇차례고 열강의 군대를 상대로 승리한 바 있었다.
조선이 그들보다 못할 까닭은 어디에도 없었다. 루이는 러시아인들에게 조선을 통하여 극동에서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남겨주기로 다짐하였다.
'그러자면 가장 집중해야 할 것은 기병인가. 만주는 끝 모를 평지로 이루어진 벌판이라고 들었다. 그런 야지에서 기병들과 마주치면 죽음 뿐이다. 그래, 죽음 뿐이지. 그리고 그건 러시아인들도 마찬가지다.'
루이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띄웠다. 물론 그러자면 우수한 군마부터 준비해야 할 터였다. 못해도 기병 1개 대대를 채울 우수한 군마가 없다면 프랑스 제국이 자랑해 마지 않는 프랑스 창기병대의 위용도 조선 군에게 제대로 이식되기 힘들었다.
그러나 루이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가 지난 몇달 간 겪어보기로 조선 군은 그의 상상 이상으로 기병을 육성하는 데에 목숨을 걸어온 군대였다. 서류 상 존재하는 군마의 숫자만 10만이었고, 실질적으로 당장 동원 가능한 군마의 숫자도 자그마치 1만이라고 했다.
이만하면 기병 대대가 아니라 기병 여단이나 기병 사단의 편제 또한 꿈이 아니었다. 여기에 그가 프랑스로부터 강인하고 날쎈 종마들을 들여온다면, 조선 군 기병들은 지금까지 그가 훈련 시켜온 조선 군 병과들 중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줄 터였다.
루이 베르그송 대령은 조선 군을 극동 제일의 기병 강국으로 육성할 꿈에 부풀었다.
"좋소. 기대하지. 3년간 모든 지원을 몰아주겠소. 노서아군과 대등하게 맞서는 군대는 기대도 하지 않으니, 적어도 노서아 놈들 불알 정도는 확실하게 물어 뜯을 수 있게 교련 시키시오."
"물론입니다. 결코, 실망하게 해 드리지 않겠습니다."
이형의 천박한 언행에 루이는 크나큰 호감을 느꼈다. 유럽에서 입담이 걸쭉하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운 프랑스의 군인에게 소년왕의 천박한 언행은 사나이 다운 풍모를 느끼게 만들었다.
물론 이형에게 젖은 천 따위를 건네며 간호하던 궁인들과 의관들은 이 대화를 엿 듣고서 질겁을 했지만. 이형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루이 대령에게서 손등에 입맞춤을 받은 뒤 자리에서 일어나 회장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