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폭군 고종대왕 일대기-64화 (64/530)

< 10년 대계 >

"몸조리 잘하도록 하십시오, 폐하. 앞으로도 갈 길이 멉니다. 이런 곳에 발목을 잡힐 수는 없겠지요."

"그대야말로 몸조리 잘하도록 하시오. 뭐, 언제든 기회가 되면 찾아갈 테니 너무 걱정하지는 말고. 올해가 가기 전에는 다시 부르겠소."

부자는 가볍게 서로 안부를 주고받고서 헤어졌다. 그날로 이하응은 섭정직을 사직하고서 가택으로 돌아갔다. 섭정직이 비게 되면서 다시 대비가 수렴청정하게 되었으나, 이름뿐이었다. 그녀의 친가인 풍양 조씨 일가가 풍비박산이 난 와중, 대비가 수렴청정을 하기에는 그녀를 돌봐줄 기반도 그럴 기력도 없었다.

"그럼, 슬슬 손 좀 봐볼까. 그야 물론 통솔하기에는 하나로 합쳐 두는 게 편하지만, 그러기에는 권한이 너무 막강하지. 이번 기회에 보부청도 적당히 손을 좀 봐둬야겠군.

보자, 우선 크게 3개로 나누면 얼추 맞겠네."

이하응이 섭정직에서 물러난 것을 계기로 이형은 그가 제 수족처럼 다루던 보부청을 3개의 관청으로 나누었다. 조선익문사, 왕립중앙은행, 상공국의 3가지였다.

조선익문사는 국왕 직속으로서 대외적으로는 서류를 조선 팔도 각지에 나르는 일을 맡았으나 실상은 그동안 이하응이 보부청을 이용해 부리던 주먹패들을 모아둔 첩보 기관이었다. 물론 그들이 하는 일도 변한 것 없이 그대로 이어졌으며, 직책이나 조직체계 또한 그대로 이어졌다.

왕립중앙은행은 호조의 하위기관으로서 을축 토지개혁 기간 동안 지주들에게서 지증권을 받아 상평통보로 바꿔주는 역할을 맡았다. 내수사가 아니라 호조의 하위기관으로 편성한 까닭은 이하응의 권력을 어느 정도 견제해둘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장차 조선 경제의 척수가 되어줄 은행이 온전히 이하응의 손에 넘어간다면 이형으로서도 이하응을 제어하기 어려웠다.

마지막으로 상공국은 공조의 하위기관으로서 그동안 이하응의 수족으로서 움직여온 보부상들을 비롯하여 조선의 상공인 중 천거를 받아 상공업 중흥을 위하도록 하였다. 이들 중에는 일찌감치 낌새를 눈치채고서 가지고 있던 농지를 현금으로 바꾸고 상공업에 뛰어든 양반 지주들 또한 포함되었다. 이는 이형에게도 바람직하였다. 토지 자본의 공업 자본화는 초기 산업화와 자본주의의 태동에 필요 불가피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국왕 폐하 만세! 만세! 만세! 아이고, 이게 꿈이야 생시야? 허허허, 아픈 거 보니 생시인가벼! 만세! 만만세!"

"내 땅! 내 땅이라니, 꺼흐흐흑! 으흑, 으흐흑!"

"끄하핫! 정말로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야. 암, 그렇고말고! 내가 내 논을 갈면서 살게 된다니. 어디 생각이나 해보았겠는가!"

그 무렵 민간에서는 한창 토지분배가 이뤄졌다. 유상몰수 유상분배 원칙에 따라 앞으로 5년간은 소작이 강제되었지만, 평생을 소작농으로 살다 죽을 팔자라고 여기던 백성들에게는 고작 해봤자 5년이었다. 그들에게는 실상 공짜나 다름없었던 셈이다.

자연히 민간에서는 왕과 섭정공을 칭송하는 목소리가 커져만 갔다. 삼남도의 선비들이 떼죽음을 당하면서 민심이 흉흉해졌다고 하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유림에 한한 일이고 정작 백성들 사이에서 조정에 대한 지지는 하늘을 뚫을 듯했다.

이형이 일찍이 이하응에게 올해가 지나기 전에 다시 부를 것이라 말한 까닭은 이러한 민간의 지지를 예측하였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이들도, 본격적인 토지분배가 이뤄지기 시작한 다음에는 완전히 열성적인 지지층으로 변모하고 있었다.

물론 이는 익문사를 통하여 어느 정도 의도된 호응이었다. 징병제를 비롯한 군제 개혁안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를 묻어버리자면 토지개혁안을 열렬히 환영하는 백성들의 목소리가 제격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이하응의 판단은 그대로 들어맞아, 이하응이 잠시 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이형은 아무런 지장 없이 양대 개혁안을 무사히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그럼 폐하,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다녀오도록 하시오. 기다리리다. 뭐얼, 노서아인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좋소. 그들은 짐의 모습만 봐도 오줌을 지리며 도망칠 테니! 허허허!"

"…그렇게 믿고 있겠습니다."

조선으로부터의 유학생들을 받아들이기 위한 프랑스의 증기선이 인천항에 다다른 것은 그 무렵이었다. 이들은 단지 유학만이 아니라 영불미 3개국에 조선의 뜻을 전하고 다시금 친교를 다짐받는 우호 사절단의 역할 또한 겸하였다.

영의정 박규수가 사절단을 이끌 정사로 임명되었고, 안동 김씨의 역모 사태 이후 한동안 초야에 물러나 있던 김병학 김병국 형제가 각각 영국과 프랑스의 공사로서 임명되었다. 또한, 도승지에서 해임된 전 도승지 민치상이 미국 공사로 임명되어, 역모 사건 이후의 쇠락에서 벗어나 복권의 기회를 부여받게 되었다.

물론, 잘 풀리지 않을 경우 복권의 기회를 빙자한 단순 국외 추방이 될 가능성도 부정할 수는 없었다.

"그러니 잘 좀 부탁 드리겠소. 뭐,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오. 그저 미리견에 우리 조선이 앞으로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생각이고, 또 우리 조선에 투자하고자 하는 이들이 있다면 얼마든지 받아들이겠다고 거듭 강조해두는 일일 뿐이니까. 그럼, 활약을 기대하고 있겠소."

"물론입니다, 폐하. 이번에야말로 결코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습니다. 충성을 다하여 폐하를 모시겠습니다. 그러니 지켜봐 주십시오. 소신, 심신을 다하여 조선의 100년 대계를 위해 이 한 목숨 기꺼이 던지겠습니다!"

민치상은 절박한 어조로 이형에게 거듭 허리를 숙였다. 그가 이번 미국 대사 파견에 걸고 있는 각오를 보여주듯, 그는 그간 걸치고 있던 관복도 벗어버리고서 서역의 상인에게서 구한 양복을 차려 입고서 머리도 짧게 자르고 수염도 단정히 가다듬은 모습이었다.

거기에 사비로 구매한 손수건도 잘 접어 가슴팍에 주머니에 넣어두고 주머니에는 금으로 도금한 시계까지 슬그머니 넣고 있으니, 그야말로 신사가 따로 없었다.

그뿐이랴. 이형은 민치상이 거듭 허리를 굽힐 때마다 그가 남몰래 목에 걸고 있던 나무 묵주가 흔들리는 걸 옅 볼 수 있었다. 낯익은 목재 십자가가 자꾸 시야를 아른거렸다.

'듣자 하니 미국 공사로 파견 된다고 듣자마자 인천에서 장로회 선교사에게 세례를 받았다던가.'

이형은 남몰래 피식 웃었다. 여기까지 이형의 신뢰를 되찾으려고 애걸복걸 하는 모습을 보니 귀엽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형은 그리 쉽게 민치상을 용서해줄 생각은 없었다. 딱히 민치상이 미워서가 아니었다. 너무 가볍게 민치상을 용서해주었다가는 민치상처럼 결정적인 순간에 이형을 배신하는 이들이 속출할 것이 뻔했다.

'대표적으로 김병학과 김병국 저 두 놈. 솔직히 저 두 놈은 믿을 수가 없단 말이지.'

이형은 흘긋 각각 영국과 프랑스에 파견될 김병학 김병국 형제를 쏘아보았다. 그의 시선을 느낀 듯, 형제는 반사적으로 허리를 굽혀 예를 표했다. 그들 또한 민치상과 별반 다를 바 없이 머리를 자르고 양장을 차려 입은 모습이었다.

민치상이 먼저 이형의 총애를 얻기 위해 미국으로 떠나기 전 철두철미하게 준비를 하는 모습을 엿보고서 그를 그대로 따라한 것이다. 그들 또한 민치상보다는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할 수는 없는 입장이었으니 이는 필연적이었다.

하다못해 민치상은 김좌근과 직접적인 혈연적 연관은 없었지만 저 둘은 김좌근과 직접적인 혈족 관계이기까지 했다. 비록 이형이 앞으로 연좌죄는 없을 것이라 공표했어도 사람의 인식이라는 게 그리 쉽게 바뀔 수도 없었으니 만큼, 저들이 민치상 이상으로 조심하는 것도 이상할 것 없었다.

'뭐, 덕분에 유학생들도 줄줄이 머리를 잘라버렸지. 인솔자들 부터가 머리를 자르고 수염을 깎는데 저까짓 애송이들이 버틸 수 있을리가.'

이형은 수염을 자르고 머리를 깎은 모습이 낯선 듯 거듭 머리나 수염을 만지작 거리고 있는 유학생들에게 다시 시선을 돌렸다. 민치상과 함께 머리와 수염을 자르고 양장으로 갈아입은 박규수와는 다르게 그들 중 일부는 양장을 입고 있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들 이상으로 그대로 한복을 차려 입고 있는 이들이 더 많았다.

물론 기나긴 유학 생활 동안 계속하여 한복을 고집할 수도 없을테니 저들도 곧 양장으로 차려 입게 될 터였다.

유학생들의 경우 이형이 전적으로 박규수의 손에 맡겨둔 만큼 그와 인연이 있는 이들이 주를 이루었다. 김홍집을 대표로 한 성균관 생도 12명은 영국으로 떠나게 되었고, 어윤중을 대표로 한 지방 유생 28명은 프랑스로 떠나게 되었다.

'결국, 21세기를 기준으로 역사의 승리자라고 불릴만한 녀석들은 저 해적들이니까.'

이는 이형의 지시사항이기도 했다. 대외적으로는 조선은 친 프랑스 국가였으므로 프랑스를 중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지만, 이형에게 있어서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는 나라는 영국이었다. 룰 브리타니아와 그 뒤를 잇는 팍스 아메리카나까지, 결국 그가 기억하는 21세기에서 최종승리자는 영국을 시작으로 한 영미권이었으니 이는 필연이었다.

그 때문에 그는 박규수에게 일부러 따로 지시를 내려 성균관에서 공부하던 젊은 유생들은 따로 모아 영국으로 보내도록 지시하였다. 후일 그들을 중히 쓰기 위함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프랑스에서 유학하고 돌아올 이들을 소홀히 할 생각은 없었지만, 영국에서 유학하고 돌아올 이들은 아무래도 특별했다.

'어차피 러시아와 손잡는 길은 물 건너갔어. 그럼 영미의 개가 되는 수밖에. 일제 놈들은 헷가닥해서 사냥개가 주인을 물어버렸지만, 난 그런 실수는 안 할 거다. 누가 그랬던가? 미국과 영국을 적대한 나라들은 가난해지고 미국, 영국과 친해진 나라들은 모두 부유해졌다고. 우린 부유해질 거다.'

"그대들은 장차 이 나라 조선의 기둥이 될 귀중한 인재들이오. 몸조리 잘하도록 하시오. 내 무사히 돌아오기만 한다면 기꺼이 중히 써주겠소. 내 약속하리다."

"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반드시 무사히 돌아오겠습니다! 그러니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폐하! 반드시 이 나라 조선의 기둥이 되어 보이겠습니다!"

이형이 한 사람 한 사람 손을 마주 잡으며 사람 좋은 미소를 띠자, 이에 감격한 듯 김홍집을 위시한 성균관 생도들은 하나같이 눈물을 그렁그렁했다. 안 그래도 권위가 하늘을 찌르던 조선에서 청과의 사대교린을 청산한 어린 소년 왕이 무사히 돌아와 주기만 한다면 중히 써주겠다며 몸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주니, 그들로서는 감명을 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내 반드시 성공해서 돌아오리다! 무엇 하나 놓치지 않겠다. 저 색목인들이 가르치는 것 무엇 하나 까먹지 않고 기억하여 돌아오리라!'

김홍집과 성균관 생도들은 마음속으로 그렇게 결의했다. 왕에게 신임받고 있다는 걸 자각하게 되니 절로 의욕이 끓어올랐다. 비록 노서아인들과의 전쟁이 걱정되기는 했지만, 그들은 청과의 전쟁에서 영웅적인 승리를 거둔 소년 왕을 마음속 깊이 믿었다.

"그럼, 저들을 잘 부탁드리오."

"물론입니다, 폐하. 우리 프랑스 제국은 귀국 조선으로부터의 손님들을 무사히 돌려보낼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예정입니다. 안심하십시오."

프랑스 극동함대 소속 전함 게리에르에 탑승한 박규수의 사절단이 출발한 것은 막 봄이 와 들꽃이 피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사절단의 호위와 안내를 맡은 함장 올리비에의 절도있는 대답에 이형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이고서 인천항을 떠나 유럽으로 떠나는 사절단을 배웅했다.

만일 그들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설령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더라도 조선의 앞날은 참담하기만 했다.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는 없었다.

'하지만 믿는 수밖에.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건 저들이 무사히 돌아올 것이라 믿고 기다리는 것뿐이다. 나는 내가 할 일에 집중해야겠지.'

이형은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서 뒤돌아섰다. 당장 그가 신경 써야 하는 이들은 저들만이 아니었다. 그에게는 앞으로도 처리해야만 하는 일들이 산더미처럼 있었다.

쐐애액-.

"마, 맙소사! 저런 거대한 쇳덩어리가 어찌 저리도 빠르게 달릴 수 있단 말인가? 정말이지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군!"

"귀신이다. 귀신의 소행이야! 이건 귀신의 소행임이 틀림없네! 모두 도망치시게!"

"아니, 명색이 조선의 유자라는 사람이 괴력난신을 함부로 입에 담기는…쯧쯧!"

대표적으로는 단옷날 미국에 의뢰하였던 창춘-부산 국토 종단 철도 사업이 있었다. 박규수의 사절단이 유럽으로 떠난 지 보름이 조금 안 되었을 무렵, 미합중국 정부로부터 이 사업을 따낸 미국 펜실베이니아 철도회사의 대표단이 일본을 거쳐 조선 땅을 밟았다.

그들이 이번 사업에 가진 의욕을 대변하듯, 그들은 기선을 통하여 장차 조선 땅을 달리게 될 기관차와 그 기관차가 달릴 철로 100m 분량까지 3차례에 걸쳐 운반해 시범적으로 설치된 철로 위에서 기관차가 달리는 모습을 문무백관들이 보는 앞에서 시연해 보였다.

그 모습에 조정의 대신들이 혼비백산하였음은 물론이였다. 그들로서는 생전 들도 보도 못 한 거대한 철마가 굉음을 내며 철로를 달리는 모습에 경악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당황하지 않을 수 있었던 건 기차의 존재를 미리 알고서 미국에 국토횡단철도를 의뢰한 이형뿐이었다.

"흐음, 나쁘지 않구려. 그래서, 공사에는 얼마나 걸리겠소?"

"단지 철로를 뚫는 것뿐이라면 1년 안에도 충분합니다. 그러나 철로를 세우는 중 측량을 하거나 다리를 세우거나 하는 일들이 많을 테니, 짧아도 3년이 걸릴 것이고 길면 5년이 넘을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건 상관없소. 튼튼하게만 해주시오. 만일 이번 일을 성사시킨다면 앞으로도 모든 공사는 그대들에게 일임하리다. 그러니 재주껏 성의를 보여주시오."

"그야 물론입니다."

이형이 솜털처럼 자라기 시작한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하자, 대표단을 이끌던 펜실베이니아 철도회사의 간부가 급히 고개를 숙였다. 그의 옆에는 아직 정식으로 소개 받지 않은 젊은 색목인이 함께하고 있었다.

이형은 그가 이번에 제철소 사업을 맡게 된 인물이었다는 걸 기억해냈다. 조금은 의아한 일이었다. 이제 고작 서른에서 마흔 정도 되었을 인물이 대표를 맡다니 말이다.

'뭐, 일단 겉으로 보기에 함부로 거짓말을 할 놈은 아닌 듯하니까 첫 인상은 합격점인데…'

이형은 어딘가 묘한 기시감을 느꼈다. 이 색목인을 보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하응을 처음 만나게 되었을 때와 똑같은, 사진을 통해서만 보았던 인물을 실물로 보았을 무렵의 기시감이었다.

"참, 그러고 보니 소개가 아직이었구려. 반갑소. 짐이 조선 국왕 이형이오. 앞으로 잘 부탁드리리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카네기 제철의 사장 앤드루 카네기라고 합니다. 이번 조선 국토종단철도 사업에서 펜실베이니아 철도회사와 함께 중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장차 조선에도 질 좋은 철강들이 많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 들었습니다. 그에 관하여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만."

'내가 이럴 줄 알았지.'

이형은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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