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폭군 고종대왕 일대기-65화 (65/530)

<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 >

"그럼, 그대가 이번에 포항 제철소를 세우고자 하는 이로구려. 맞소?"

이형은 장소를 옮겨 창덕궁 부용정에서 앤드루 카네기를 맞이하였다. 아직 상인들을 천시하는 경향이 남아있는 문무백관들은 이를 언짢아했지만, 이형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비록 아직은 그리 대단할 것 없는 인물이었지만, 눈앞의 사내가 미국 역사에서 얼마나 큰 족적을 남겼는지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도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 미국인이 아니라고 해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튼, 그는 인류 역사상 가장 성공한 기업가 중 하나이니까.

'뭐, 아직은 새파란 신흥 사업가에 지나지 않지만….'

지금의 카네기는 아직 30대 중반의 나이로 이제 막 펜실베이니아 철도회사를 나와 그의 회사를 가지게 된 신흥 자본가에 지나지 않았다. 이형은 카네기가 이번 철도 수주에서 승리한 것이 남북전쟁에서 연방군의 수발을 들며 정부 내에 연줄을 만들어 두었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만약 전쟁 중에 정부와의 연줄을 만들어 두지 않았다면 신생 자본가인 카네기가 이번 입찰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없었다.

그러나 그 이유야 어쨌건 간에 카네기는 이곳 조선에 있었다. 이건 카네기로서도 의심할 여지 없이 모험이었다. 이형이 기억하기로 카네기는 남북전쟁이 끝나고 난 직후에 자신의 회사를 가지게 되었다. 그건 곧 카네기가 아직 회사를 세운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을 무렵이라는 것이었다.

'이번 사업을 성사시킴으로써 단번에 큰물에서 놀아보겠다는 건가.'

이형은 내심 흥미가 동하는 걸 느꼈다. 뜻하지 않게 역사의 거물과 어울리게 된 것이다. 역사상 가장 성공한 기업가 중 한 사람인 그가 조선에서 어떤 사업을 꾸미려고 하는 걸까. 이형은 기대 어린 시선으로 카네기를 바라보았다.

"네, 그렇습니다. 다만,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건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역관과 함께 자리에 앉은 카네기는, 궁인이 내온 녹차를 한입 머금고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카네기라도 수주 비용만 1500만 달러에 가까운 대형 사업을 맡고서 동요하지 않을 수는 없는지, 이형은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혀있는 걸 엿볼 수 있었다. 아직 미숙한 철강왕의 모습에 이형은 내심 흥이 오르는 걸 느꼈다.

"다른 이야기라. 그래, 그거 좋지. 어디 말해보시오. 무슨 꿍꿍이요?"

오른팔을 괴고서, 이형은 카네기의 말을 경청했다. 손님을 맞이하기에는 최악의 태도였지만, 카네기는 이형의 태도를 문제 삼지 않았다. 아무튼, 현재 이형은 수주 비용만 1500만 달러에 이르는 대형 사업을 의뢰한 거물 의뢰 주였다. 미국에서 이보다 더한 의뢰 주들도 얼마든지 만나본 카네기로서는 이는 대수롭지도 않았다.

"제 카네기 제철은 올해 갓 창립한 회사입니다. 아무래도 유명세도 부족하고, 자본도 인맥도 다소 부족한 감이 있지요. 어떻게 생각해도, 세계에 이름을 떨칠 만한 회사는 아닙니다. 이번에 수주에서 최우선권을 따낸 것도 때마침 터져준 유전이 아니었더라면 역시나 무리였겠지요.

그러나 저는 언제까지고 유전이나 파먹으며 졸부로 끝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니까 제안하는 것입니다."

"흐음, 뭐 좋소. 계속해보시오."

이형은 눈살을 찌뿌렸다. 물론 이형이야 이미 진작에 알고 있었던 정보들이었지만, 사실 이는 카네기가 잘 숨기기만 했다면 숨길 수도 있는 그의 약점이었다. 이제 막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하는 신흥 자본가를 누가 신용한단 말인가?

그러나 카네기는 여전히 태연한 얼굴이었다. 무언가 믿고 있는 구석이 있다는 증거였다. 이형은 우선 계속해서 그의 말을 경청해보기로 했다.

"이번 공사에 필요한 기술이나 고로를 돌리는데 필요한 숙련공들의 노하우, 전부 전수해 드리겠습니다. 필요하다면 저희 카네기 제철에 유학을 보내셔도 좋고, 반대로 저희 제철소에서 기술고문을 파견하는 것 또한 괜찮습니다. 그건 폐하께서 편하신 대로 하십시오.

고로를 돌리는데 필요할 기계들을 사들이는 일이나 핵심 엔지니어들을 미국에서 불러오는 일 또한 제가 하지요. 해당 엔지니어들의 고용 비용 또한 제가 부담하도록 하겠습니다. 만일을 위한 제철소 설비들의 사고 보험 또한 제가 부담하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무상으로 말입니다."

"무상으로, 라."

"네, 무상입니다. 그리하여 제가 이번 제철소 수주를 성공적으로 끝마친다면, 향후 15년간 만주 개발 시 저희 카네기 제철에게 최우선 입찰권을 주십시오. 그것이 제 제안입니다."

카네기는 이형의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보면서 말하였다. 이형은 한눈에 카네기가 거짓을 말하지 않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아니, 사실 거짓을 말할 까닭도 없었다. 의뢰주에게 거짓부렁을 늘어놓는 건 사기꾼들이나 하는 일이었고, 목돈에 눈이 멀어 장기적인 신뢰를 팔아먹는 잔챙이 사업가들이나 하는 일이었다.

장차 전 미국의 철강업을 한 손에 거머쥘 거물 사업가의 새싹이 고작 푼 돈에 눈이 멀어 신뢰를 말아먹는 얼간이 같은 짓을 할 리는 없었다.

'이놈 봐라?'

이형은 그렇기에 웃었다. 눈앞의 사업가가 그로서는 퍽 우습게 느껴졌다. 최우선 입찰권이야 아무튼, 하필이면 만주라니. 아직 간도 할양조차 마무리되지 않은 것이 지금의 실정이었다. 그보다 너머에 심요 지역은 조선의 영토조차 아니었다.

'그런데 겁도 없이 만주 개발권을 입에 담았단 말이지….'

"그대는 이번 전쟁에서 우리 조선이 노서아를 상대로 승리할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군."

이형은 유쾌한 기분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 카네기의 제안은 결국 가까운 장래 조선이 만주 일대를 통치하게 될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는 제안이었다.

만일 그의 예측대로 조선이 만주 일대를 통치하게 된다면 그는 향후 조선이 만주를 개발할 때 최우선 입찰권을 독점하고서 본인이 이를 직접 수주하거나 때로는 다른 회사에 하청을 주면서 명성을 드높이겠지만, 조선이 만주를 손에 넣지 못한다면 카네기는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할 공산이 컸다.

그것이 퍽 이형에게는 우습게 느껴졌다. 러시아는 유럽의 열강국이고, 조선은 아시아의 준 문명국이다. 그런 러시아와 조선이 만주에서 전쟁을 벌이는데, 러시아가 아니라 조선이 승리하리라 예측하다니. 이형 자신도 승리를 확신하지 못하는 지금, 카네기의 확신은 이형으로서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네, 그렇습니다. 저는 폐하께서 러시아를 쓰러트릴 것이라 확신합니다."

"호오, 어째서 그렇소? 그 이유를 꼭 좀 듣고 싶구려."

"간단합니다. 조선의 승리를 영국이 바라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카네기는 잠시 말하지 않고서 이형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어딘가 구린 구석이 있는 얼굴로 환히 미소지으며 말했다.

"폐하께서는 제가 보기에 이런 곳에서 패하실 분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흐음, 그거 실로 듣기 좋은 아첨이구려."

"아첨이 아닙니다. 제가 장담 드리지요. 폐하께서는 승리하실 겁니다. 어째서 그러한가는 저로서도 말로 설명해 드리기 곤란합니다만."

결국, 카네기의 개인적 육감이라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형은 그 대답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나부터가 영문도 모른 채 팔자에도 없는 왕 노릇 하는 놈인 걸 뭐.'

전생에는 육감 따위의 이유로 진지하게 이런 사업을 꾸미는 작자가 있다면 미쳤다며 매도했겠지만, 지금 그는 이미 환생 또는 빙의라는 오컬트를 경험한 당사자였다. 아무래도 허들이 낮아질 수밖에는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상대는 역사상 가장 성공한 사업가 중 하나라는 그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였다. 비록 아직은 미숙한 신흥 자본가에 지나지 않지만, 여기까지 도달하기까지 카네기는 20년간의 사회생활에서 닳고 또 닳은 자수성가형 사업가였다. 그런 상대의 육감이라면 이형도 우습게 넘길 수는 없었다.

"그럼 공사는 언제부터 시작할 예정이요? 물론 빠르면 빠를수록 좋소."

"그럼 지금 당장이라도 시작해 보겠습니다. 15년입니다.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계약서에도 그리 명시해두었으니, 나중에 다른 말씀 하시지 마십시오."

"물론이오. 한나라의 왕으로서 어찌 일개 상인을 상대로 거짓을 입에 담겠소? 그대는 안심해도 좋을 것이오."

조선어와 영어 두 개의 언어로 적혀진 두 장의 계약서에 날인한 후, 두 사람은 손을 마주 잡았다. 카네기 스스로가 장담했다시피, 그는 곧장 다음날부터 공사를 시작하였다.

이미 카네기가 조선으로 향하던 와중 미국에서 출발하여 일본을 거친 상선들이 차례차례 부산항에 도달하였고, 공사에 필요한 자재들과 장비들을 하역한 상선들은 그 즉시 다시 석탄과 생필품 따위를 채우고서 부산항을 출항하여 미국으로 향했다.

"그런데, 저들은 누구입니까? 제가 듣기로 조선의 항구들은 상당히 낙후 되었다고 들었습니다만."

"뭐, 보다시피 영길리인이라오. 얼마 전 부터 뺀질나게 드나들고 있지. 여차하면 노서아와 전쟁이라도 치룰 모양이요. 내버려 두시오."

'비용은 고스란히 우리 조선에 차관으로 달아두고서 말이지.'

카네기는 이 과정에서 상당한 난항을 예상한 모양이었지만, 그럴 일은 없었다. 그 무렵 조선을 들락거리기 시작한 영국인들이 카네기와는 별개로 조선이 서역에 개방한 5개 항구를 뜯어 고치기 시작한 덕분이었다.

민간 투자자를 빙자하여 조선에 들어온 이들 영국인들은 조선 정부에 자신들의 편의를 위하여 항구를 개선 시키겠다며 일방적으로 통보 하고서는 엔지니어들과 장비, 자재 등을 대거 끌어와 대공사를 시작했다.

공사에는 각 항구 당 현지 조선인이 평균적으로 1500여명 씩 동원되었고, 이마저도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홍콩이나 영국령 인도 등지에서 노동자들을 끌어왔다. 공사 기한은 3년이 예정 되었으며, 이와 같은 공사를 각각 3차례를 거쳐 단계적으로 조선의 모든 항구의 설비를 개선 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참으로 경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군요. 이번 항구 근대화 사업은 대영제국과 조선국 양국 모두의 국익을 위한 일입니다. 이번 사업을 통해 양국의 교류는 더욱 활발해질 것이며, 이는 조선국의 경제 활성화에도 크나큰 공헌을 하게 되겠지요.

폐하께서 대영제국의 관대한 제안을 받아 들여주신 일에 여왕 폐하를 대신하여 감사의 말씀을 올리고 싶군요."

'그리고 여차하면 너희들이 조선 반도에서 노서아 놈들과 전쟁 치룰 때에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겠지, 망할 놈들.'

"허허허, 이거 별말씀을. 항구의 근대화는 본래 우리 조선에서 해야 했을 일이오. 그걸 대영제국에서 대신해주겠다니, 어찌 고맙지 않을 수 있겠소? 귀국의 여왕 폐하께는 짐이야말로 감사할 따름이라오."

이형은 영국에서 온 민간 투자자라는 이름의 영국 정부의 대리인들과 손을 마주 잡으며 억지로 미소를 지어야 했다. 아무튼 간에 영국이 소매를 걷고 나서 준 덕분에 공사에 필요한 자재나 기계들을 들여오기도 한결 수월해진 것 또한 사실이었던 만큼 그 본심이 어떻건 미소를 유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영국에서도 미국과는 별개로 대대적인 공사에 돌입하면서, 하루에도 수십척의 상선들이 부산항을 들락거렸고, 이들의 숫자는 나날이 늘어가기만 할 뿐 줄어들 기미를 보여주지를 않았다. 영국인들의 손에 단계적으로 조선의 항만 시설들이 개선되면서 나머지 공사들도 탄력을 받게 되었음은 물론이었다.

펜실베이니아 철도회사는 현지의 조선인들을 고용하여 공사에 동원하였다. 공사기한은 4년이 예정되었고, 공사에는 1만 9천 명의 조선인들이 현지 고용되었다.

공사기한을 맞추기 위하여 장춘, 평양. 한양, 대전, 부산 5곳에서 각각 동시에 철로를 부설하기 시작해 후일 공사가 마무리될 무렵 각지에서 깔기 시작한 철로들을 접선 포인트에서 조립하는 방식이 동원되었다.

이를 위해 애초에는 부산항을 통해서만 들어오던 자재들과 장비들은 점차 부산, 뤼순, 남포, 인천, 원산, 목포 6개 항구에 나뉘어 하역되었고, 이 6개 항구와 장춘, 평양, 한양, 대전, 부산 5곳을 잇는 철로 공사가 먼저 실시되었다.

"Hurry up! Dynamite explosion! Get out! Now!"

"엉? 저 코쟁이가 뭐라는겨?"

퍼엉-.

"아이고!"

또한, 이 공사에는 카네기에 의하여 시험 도입된 다이너마이트를 통한 터널 건설방식이 실험적으로 도입되었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폭발물의 취급으로 다소의 희생자가 나왔으나, 인부들이 모두 빠져나온 후 신관을 통하여 원거리 기폭 시키는 방식에 점차 인부들도 익숙해지면서 희생자의 숫자는 큰 폭으로 줄어든 반면 건설 속도는 놀라울 정도로 빨라졌다.

물론 긍정적인 효과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아무리 취급에 익숙해져도 근본적으로 폭발물을 다루던 공사이다 보니 희생자도 심심치 않게 나왔고, 무엇보다 공사 중 산을 훼손하는 것 그 자체에 반대하는 이들도 속출하였다.

무당이나 승려들의 경우에는 힘으로 해산시키는 방법이나마 있었으나, 자신들 가문의 선산이라며 온 가문이 들고 일어난 양반이 훼방을 놓으면 꼼짝없이 노선을 우회하는 수밖에는 없었다. 이 때문에 노선은 완전한 직선이 되지는 못하고, 중간중간 휘어지거나 우회하는 구간들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 고을에서만 3명을 물어간 식인 호랑이다. 인정사정 봐줄 까닭은 없다! 조준하고, 쏴라!"

타타탕-.

이 무렵에는 한양 이남의 맹수들도 거의 씨가 말라, 시위대의 훈련장소도 점차 조금씩 북쪽으로 옮겨가게 되었다. 한양 남쪽의 맹수들이 시위대에 쫓겨 모조리 북쪽으로 대이동 하면서 북방에서는 피해가 속출하게 되었으나, 워낙에 사냥을 생업으로 하는 백성들이 많던 북방이다 보니 관아에서 동네의 포수들을 동원하여 이에 대처하게 시키자 피해가 크게 줄었다.

이러한 시위대의 활약은 무엇보다도 공사 중 맹수들에 의하여 희생되는 인부들의 숫자를 극적으로 줄여주었다. 평양-한양 구간이나 장춘-평양 구간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한반도 일대의 맹수들 전부가 북방으로 쫓겨나고 있던 와중이었던 만큼 희생자가 속출하였으나, 그 외의 구간에서는 공사 중 희생되는 인부들이 나오지 않았다.

"이 나라에는 왜 이렇게 호랑이나 곰들이 많은 겁니까? 이래서야 도대체 어떻게 공사를 기한 내에 맞추시라는 건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벌써 원산 쪽에서만 열 명 넘게 호랑이에게 물려가 인부들이 공사를 거부하는 판국입니다!"

"안 그래도 시위대가 이 나라 조선 땅 전역에 걸쳐 맹수소탕 중이오.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고 조금만 인내심을 발휘해주시오."

물론 그건 호환이 일상이던 조선 입장에서나 그나마 줄어든 게 그 정도였던 거였지, 미국에서 온 펜실베이니아 철도회사의 간부들에게는 실로 기겁할 일이었다. 고작 해봤자 8마일짜리 철로 구간에서 호랑이에 물려간 인부만 10명이 넘게 나왔다.

그나마 펜실베이니아 철도회사 간부들의 경우 이제는 연대 단위로 불어난 시위대가 빠르게 산을 휩쓸고 다니면서 보이는 맹수란 맹수는 모조리 잡아 죽이는 걸 직접 목격한 다음에는 더는 불평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시시때때로 이형은 맹수들에게 인부들이 끌려가 공사 인부들이 파업 중이라는 소식을 들어야 했다.

'이게 사람 사는 땅인지, 사바나인지….'

그나마 그가 반년 가까이 솎아준 성과가 이 정도라는 사실에 이형은 혀를 내둘렀을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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