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의 정복자 >
어차피 그간 도보로 충칭에서 봉천까지 이동한 조선군이었다. 행군에는 1달여가 소요되었고, 그동안 조선군 병졸들은 계속 걷기만 했을 뿐이었다. 그간 달려온 건 이형에게 복속하러 온 만주족들뿐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들은 하나의 덩어리가 되어 소년 왕 한 사람을 뒤쫓고 있었다.
'정말이지 이분은…!'
그 뒷모습을, 허계는 한참을 아련하게 뒤쫓았다. 천박한 웃음소리를 내며, 뒤 한번 돌아보지 않고서 그저 말을 몰아 달릴 줄밖에 모르는 왕. 그러나 어쩌면, 지금의 조선에게는 바로 이러한 왕이 필요했던지도 몰랐다.
치세의 폭군은, 난세의 영웅호걸일 수도 있는 법이니.
'만주의 칸, 만주의 칸, 이라.'
한편 이형은 낄낄 거리며 웃고 있었다. 그는 영락 없이 질 나쁜 장난이 떠오른 악동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단지 술기운 때문이 아니었다.
오히려 지금 그의 머리는 그 어느 때보다 세차게 돌아가고 있었다. 그의 눈에는 승리를 향하는 하나의 길이 훤히 보이고 있었다. 마치 그에게 당장 여기로 달려오라고 손가락질 하는 것처럼 선명하기 그지 없는 길이었다.
왕도는 결코 아니었다. 성공하려면 상당한 배짱과 운을 요구로 하는 도박수였다. 제정신이라면 시도하기 어려운 길이었다. 이형 스스로도 승산을 자신할 수 없는 길이었다.
'과연 통할까. 만약 도중에 한번이라도 실패한다면 나 또한 성치는 못하겠군. 잘해야 포로고 잘못되면 송장인가. 하지만….'
"때로는 죽고자 해야 살아남는 길이 보일 때도 있는 법."
이형은 자신만만하게 뇌까렸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가 걸어온 길은 언제나 이랬다. 그가 걸어온 길이 왕도였던 적은 없었다. 언제나 배짱과 운을 요구로 하는 도박수였다. 그리고 그는 언제나 승리해왔고, 그 결과 오늘날 조선은 이 자리에 있다.
물론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왕도가 옳다. 안전하고, 확실하고, 작지만 안정적인 보상이 준비된 길. 왕도를 걷다 보면 많은 것을 얻을 수는 없어도, 반대로 많은 것을 잃을 걱정도 없다.
지금부터라도 왕도를 걷는다고 해도 이형은 충분히 세상의 칭송을 받는 왕이 될 수 있을 터였다.
그러나,
"이 몸 어르신이 언제 세상에서 칭송 해주기를 기대해서 이 길을 택했던가?"
""아닙니다!""
이형은 낄낄 거리며 웃었다. 그것을 자신들에게 되묻는 것이라 여겼는지, 그를 뒤따르던 병사들은 일제히 소리를 높여 그에 답했다.
속에서 올라오는 지독한 알코올 냄새와 함께, 이형은 가슴 속이 뻥 뚫리는 것만 같은 해방감을 느꼈다.
세상의 시선 따위 알게 뭐란 말인가. 왕도 따위 엿이나 먹으라고 해라. 언제까지고 실패할 경우의 리스크만 고민해봤자 그저 그런 녀석들 중 하나로 잊혀질 뿐이다.
이형은 언젠가 말했었다. 달리고 또 달리다가 더 이상 달릴 수 없어서 숨이 끊어지면서 죽고 싶다고. 그때는 그저 조선의 서구화만으로도 급급해서 그런 말을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가자, 베이징으로! 이 몸께서는 이 천하의 주인이 되어야겠다! 온 천하가 짐의 행보 하나 하나에 열광하고 절규하는 꼴을 봐야만 하겠다!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 와서 처음으로 돌아갈까 보냐!
그럴 수는 없지. 아암, 그럴 수 없고 말고! 짐은 이 나라를, 이 천하를 짐을 떼어 놓고서는 논할 수 없도록 만들고 말겠다!"
"""대조선국 만세! 대만주 만세! 만세! 만만세!"""
병사들의 함성 소리가 천지를 울렸다. 술에 취한 소년왕은 태연하다는 듯이 그들의 함성 소리를 받아들였다. 조금도 긴장하지 않고서,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서, 마치 그것이 당연하다는 냥 선두를 달려나갔다.
그 뒷모습에 가슴 설레며 전사들을 그 뒤를 따랐다. 수십의, 수백의, 수천의, 수만의 전사들이 그 뒤를 따랐다.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피로에 헐떡이면서도, 탈수에 목 메이면서도.
저 멀리에서 달려나가는 소년왕을 보고 있자면, 그저 머릿속이 새하얗게 텅 비어 힘든 줄도 모르고 뒤따라 달렸다.
"폐하, 보졸들이 뒤쫓아 오지 못합니다! 조금은 휴식을 취하시지요!"
"어림도 없는 소리! 지금이야말로 적기이니라. 그걸 진정 모르겠느냐! 어서 서둘러 말을 몰아라! 가장 늦게 출발하였으나, 가장 먼저 베이징에 당도하는 것은 짐이니라! 정 근심이라면 경이 직접 보졸들을 인솔하여 베이징까지 뒤쫓아 오도록!"
"…하명하신 대로 하겠습니다! 폐하, 부디 옥체 강녕하시기 바랍니다!"
병사들의 광기 어린 호응 속에서 유일하게 냉정을 찾은 것은 유창근이었다. 그는 점차 기병들의 속도를 보병들이 따라오지를 못하는 걸 발견하고서 이형에게 충언을 올렸다. 그러나 이형은 그의 충언을 듣지 않았다. 유창근은 보졸들을 인솔하기 위하여 대열에서 이탈했다.
자연히 행군속도에서 밀려난 4만의 보졸들은 낙오되었고, 조선과 만주를 합하여 1만의 기병들만이 소년 왕을 뒤쫓는 형국이 되었다. 여기에 유창근이 대열에서 이탈하여 보졸들을 인솔하게 되자, 이형이 이끄는 1만 기병들은 한층 가벼워지고 재빨라졌다.
그간 천천히 걸어서 봉천까지 왔던 것을 보상받기라도 하듯이 이형은 밤낮을 새워가며 말을 몰았다. 처음에는 흥이 올라 제 자리에서 뜀박질하던 말들도 수십 시간을 쉴 새 없이 달리면서 하나 둘씩 게거품을 물었고, 병사들도 탈진하여 간신히 숨을 몰아쉬는 지경이 되었다.
그들에게 주어지는 휴식 시간이라고는 취식 시간 밖에는 없었다. 그리고 이마저도 불을 피우거나 할 시간도 없이 보존식을 나눠 먹으며 달려야만 했다. 만일 이러한 보존식에 익숙한 만주족 병사들이 아니었다면 그들은 차례차례 달리는 도중에 탈진하여 낙마했을 것이다.
"낄낄낄! 벌써부터 지치자면 어쩌자는 것 이더냐? 말했을 터다. 베이징에 가장 먼저 발을 디디는 건 짐이 될 것이라고! 자아, 모두 조금만 더 참거라. 고지가 바로 눈 앞에 있느니라!"
"""조, 존명!"""
유일하게 지치지 않았던 것은 이형 뿐이었다. 과연 젊다 못해 어린 몸이 좋기는 좋았다. 단련을 게을리하지 않은 한창 때 사춘기 소년의 몸은 그리 간단하게 탈진하지 않았다.
프랑스인들이 선물한 그의 흑마 또한 그러했다. 다만 그 주인이 아직 팔팔한 것은 어린 나이와 충분한 단련의 성과였다면, 말이 아직 멀쩡한 것은 혈통 그 자체의 우수함 덕분이었다.
서 로마 제국이 멸망한 이래 전쟁이 끊이지를 않던 유럽에서 1천여년에 걸쳐 품종개량된 우수한 군마는 모든 면에서 비교를 달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날밤을 새워 말을 몰아댄 성과는 확실했다. 약 이틀 뒤, 동이 틀 무렵 이형이 이끄는 조선과 만주의 기병들은 산해관에 도달할 수 있었다. 하루마다 100km 이상씩 내달린 셈이었다.
"오호라. 마침 딱 좋군. 전군 돌격. 조만간 성문이 열릴 것이다. 그런 줄로만 알고서 모두 돌격하라."
그리고 산해관에 도달한 소년왕은 그 즉시 병졸들은 물론 무관들까지 영문 모를 소리를 내뱉었다. 그나마 눈치 빠른 이들은 관문 내에 내통자가 있는 것이라고 짐작하였지만, 사실 그조차도 아니었다. 그저 허세일 뿐이었다. 1만의 기병들은 소년왕의 허세에 속아 전속력으로 산해관을 향해 돌격했다.
동쪽에서 흙먼지 구름을 일으키며 떠오르는 태양을 등지고서 달려오는 1만의 기병들은, 산해관에 주둔 중이던 녹영군에게 충격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조, 조선 놈들이다! 조선 놈들이 쳐들어 왔다! 기상! 기상! 조선 놈들이다!"
"뭐, 뭐? 그게 무슨 소리냐! 조선 놈들은 이제 막 봉천까지 왔다고 했을 텐데 도대체 어떻게!"
1만의 기병들이 돌격해오는 모습을 본 산해관의 녹영군 병졸들은 혼란 상태에 빠졌다. 그들이 알기로 이제 장강을 건너 베이징을 향해 북진 중이라는 이홍장의 중화제국군과 다르게 조선군은 심요 지역에서 마치 소풍이라도 온 양 봉천까지 걸어서 이동하고 있다고 들었다.
베이징의 조정은 다른 곳은 몰라도 만주 황실의 정신적 도읍 봉천만큼은 결사 항전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고 있었고, 봉천이 조선군을 상대로 시간을 끌어주는 동안 장강을 건너온 이홍장의 중화제국군을 격퇴한다는 방어전략을 수립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막 봉천에 도달했다고 전해 들었던 조선군이 그다음 날 산해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산해관을 지키던 병졸들로서는 하늘이 곡할 노릇이 아닐 수가 없었다. 이홍장과 싸우려 주력이 허베이 남쪽으로 이동한 지금, 아무런 전조도 없이 등장한 조선군은 글자 그대로 재앙이었다.
"자, 잠깐. 저건 무엇이더냐? 저기 저건 무엇이냔 말이다! 저, 저 깃발이 어찌 조선 놈들에게…!"
그리고 그들은 곧이어 선두를 달리는 조선의 붉은 어기의 뒤로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깃발들을 발견했다. 깃발 전체가 단색인 정람기, 정황기, 정백기, 정홍기의 4가지 깃발과 깃발에 홍색 테를 두른 양람기, 양황기, 양백기, 양홍기 4가지 깃발. 모두 8가지 색깔의 깃발.
그것은 만주 팔기를 구성하는 8개 부족을 나타내는 만주 팔기군의 상징색이었다.
"서, 설마 만주인들이…?"
산해관을 지키던 녹영군들은 공포에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조선의 침공에 맞서 산해관에서 맞서 싸운다는 생각이라면 그들도 별다른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 조선은 외적이었고, 침략자였다. 조선과 맞서 싸우는 일이라면 녹영군에게 있어서도 결코 거리낄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뒤를 따르는 만주 팔기군들은 이야기가 달랐다. 설령 아무리 그 기강이 무너졌더라도, 상대는 만주 팔기였다. 다이칭 구룬을 지탱하던 지배계급이던 것이다. 만주 팔기와 싸우는 일 따위 녹영군으로서는 상상해본 적도 없었고 상상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것은 곧 만주 팔기가 역도이거나, 반대로 녹영군이 역도일 때나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들의 눈앞에 나타난 적은 만주 팔기였다. 녹영군이 생각하기로, 그들은 역도가 아니었다. 그럼 만주 팔기가 역도일까? 그건 확답할 수 없었다. 결국, 청의 주인은 만주족이지 녹영군을 이루는 한족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네 이놈, 이 고얀 것들아! 어딜 문을 걸어 잠그고 있더냐! 만주의 칸께서 친히 행차하셨느니라! 어명이다, 어서 문을 열지 못할까!"
그 순간 쩌렁쩌렁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선두를 달리던 소년 왕의 목소리였다. 물론, 녹영군의 병졸들은 그가 뭐라고 하는지 알아듣지 못했다. 그들은 조선말을 할 줄 몰랐다. 그러나, 그들 또한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 딱 한 가지 조금 전 소년 왕의 고함에 섞여 있었다.
「칸」.
그 한마디면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는 데에는 넘치도록 충분했다.
"…문을 열어라! 어서! 명령이다! 어서 문을 열어 칸을 맞이하라!"
끼이익-.
만일 이 무렵 녹영군이 주도적으로 역모를 꾸미고 있는 와중이었다면 결과는 달랐을지도 몰랐다. 그렇다면 녹영군은 더 이상 청이나 만주인들에게 충성할 필요가 사라지니, 녹영군은 침략자 조선인들에 맞서 결사 항전을 벌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청의 병사들이었고, 청은 만주족들의 나라였다. 베이징의 천자가 천자인 까닭은 그가 만주의 칸이기 때문이다. 만일 베이징의 천자가 더 만주의 칸이 아니게 되었고, 또 만주의 만주족들이 공인한 만주의 칸이 베이징으로 향한다면, 녹영군은 더 산해관을 지킬 명분이 없었다.
녹영군은 이미 대세가 베이징의 서태후를 떠났음을 확신하고, 성문을 열고서 항복했다.
"보라. 짐이 뭐라고 했던가? 가장 늦게 출발하였더라도, 가장 먼저 베이징에 도달하는 건 짐이라고 했었지. 이제 그 약속을 지킬 때가 왔노라. 전군 돌격! 목표는 베이징이니라!"
그 모습에 이형을 낄낄 웃으며 더욱 빠르게 병사들을 몰았다. 지쳐서 더는 달릴 수 없는 말들을 산해관의 마구간에서 새로이 군마를 징발하여 벌충한 이형의 군세는 항복한 녹영군을 수습하지도 않고서 곧장 베이징으로 향했다. 졸지에 꿔다 놓은 보릿자루가 된 녹영군은 그대로 사흘 뒤, 뒤따라 오던 유창근의 보졸들이 수습할 때까지 산해관에 버려져 있었다.
산해관을 돌파한 1만의 기병들은 사흘 뒤 베이징에 다다랐다. 5일 동안 꼬박 밤을 새워가며 간신히 다다른 베이징은 살풍경한 모습이었다. 이 무렵 베이징의 청년들은 모두 장강을 넘어 북상하고 있는 이홍장의 중화제국군과 싸우려 징발되었거나, 아니면 톈진과 산해관을 지키러 징발된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성안에 남은 병졸들은 성의 치안을 유지하기 위하여 남아있던 이들이 고작이었다. 벌써 베이징에서의 결전을 준비하기에는 그들은 아직 어떠한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았다. 애초에, 베이징의 수비를 확충할 만큼 적병들이 가까이 온 것도 아니었다.
"짐은 이 몸의 장인 되시는 공친왕 전하를 대신하여 역적 서태후와 그 간신 패거리들을 단죄하러 왔다! 역적 서태후를 위하는 자들은 앞으로 나오라. 짐이 몸소 미간에 바람구멍을 내주마! 아직 다이칭 구룬에 충성을 바치는 이들은 순순히 항복하여 짐과 합류하라. 기꺼이 공신으로 대접하겠다! 선택하라!"
그런 와중 소리 소문도 없이 등장한 조선과 만주의 기병들은 그 자체로서 베이징의 시민들에게 혼란 그 자체였다. 어떻게 조선인들이 벌써 베이징까지 다다랐는지, 어째서 만주인들이 조선인들과 함께 있는 것인지 무엇 하나 그들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한 가지는 확실했다. 이미 대세는 기울었다는 것이다. 산해관에서 연락 한번 넣어보지 못하고 허무하게 문을 열어줬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 베이징 수비군의 항전의지를 앗아갔다.
"이,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어! 이건 목숨이나 낭비할 미친 짓이다. 난 돌아가겠어!"
"히, 히이익! 잠깐 기다려. 나도 데려가! 귀, 귀신이다. 조선 놈들은 도깨비 놈들이야! 요술을 부린 게 분명해!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어!"
"이놈들! 어디로 도망치려 하느냐! 대열을 지키지 못할까! 명령이다! 우리들은 죽어서라도 베이징을 사수한다!"
"베이징을 사수한다니, 누굴 위해서 말인가? 저 미친 마녀와 그 족속들을 위해서? 아니, 나는 그렇게 못하겠소. 항복하겠소! 공친왕 전하 천세! 다이칭 구룬 만세! 만만세!"
베이징 수비군의 사기는 단숨에 바닥을 쳤고, 몇몇 성문을 지키던 문지기들이 투항하면서 길이 열렸다. 이형이 이끄는 조선군은 그 즉시 성문을 통해 베이징 시내에 진입했고, 베이징 수비군은 싸워보지도 않고서 조선군에게 항복해 버리고 말았다.
공친왕에게 충성을 바치던 이들의 경우에는 아예 검을 거꾸로 쥐고서 이형과 함께 서태후의 사병들을 치기도 했다.
이튿날 해가 떠오를 무렵, 이미 베이징은 이형이 이끄는 친 공친왕 파벌과 조선군의 손에 떨어진 이후였다. 자금성은 텅 비어 있었다. 서태후와 어린 천자는 황족만이 알고 있던 비밀 통로로 도망쳤다. 그러나 이형은 서두르지 않았다.
"그놈들이 도망친다면 어디로 도망친다는 말이더냐? 내버려 둬라. 어차피 그놈들은 독 안에 든 쥐니라."
소년 왕은 마치 처음부터 제 것이었던 냥, 자연스레 황좌에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