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폭군 고종대왕 일대기-82화 (82/530)

< 천하삼분지계 >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참으로 반갑습니다. 다음번에 마주하게 될 때는 베이징에서가 되겠군요."

"예, 그야 물론입니다. 다음번에 만나 뵙게 된다면 그때는 베이징에서가 되겠지요, 껄껄껄!"

정묘년 마지막 날, 이홍장과 공친왕은 카이펑에서 만나 휴전협정을 체결하였다. 황하를 기준으로 청과 중화제국 두 나라의 경계를 나누며, 황하 일대를 비무장 지대로 남겨 양국의 완충지대로 남긴다는 내용이었다.

그 이상의 조건은 없었다. 어차피 양국 모두 이러한 분열이 언젠가 반드시 마무리되어야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던 이상, 이는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홍장이 승리하여 공친왕을 위시한 아이신기오로 황조에게서 천명을 넘겨받는가, 아니면 공친왕이 승리하여 이홍장을 역적으로서 천안문에 효수하는가만 서로 상충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유감스럽습니다. 한때 그토록 강대하던 다이칭 구룬이 이제와서는 고작해봐야 허베이성 하나 밖에 남지 않았다니. 이래서야 대청국의 이름이 울겠군요. 그럴 바에야 차라리 이만 포기하시고 제위를 넘기시는 건 어떻습니까?"

이홍장은 굳이 숨길 것도 없이 자신감을 들어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었다. 아직도 태평천국 잔당이 발버둥 치는 쓰촨성 등의 척박한 내륙 지역을 제외하면 사실상 중원을 일통한 중화제국이었다.

만일 지금의 상황에서 중화제국과 청나라 중 어느 쪽이 승산이 높을지를 누군가 묻는다면 십중팔구는 중화제국의 손을 들어줄 것이다. 실제로도 중화제국은 천하 통일을 눈앞에 두고서 조선에게 발목을 잡힌 셈이었으니 이는 필연적이었다.

만약 베이징에서 프랑스군이 물러난다면, 그날이 청나라의 마지막 날이 될 수 밖에 없었다.

"허허허, 당치도 않습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섭정에 지나지 않거늘, 어찌 제위를 함부로 입에 담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세상일은 모르는 법이지요. 두고 봅시다.

어차피 피차 겨뤄야 할 것은 서로가 모시고 있는 오랑캐들의 힘이 아니었습니까?"

공친왕은 태연하게 웃으며 받아쳤다. 어차피 피차 외세의 힘을 빌리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이홍장은 그 대답에 눈살을 찌뿌릴 수 밖에 없었다. 그 문답에서는 이홍장 또한 떳떳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니, 사실 그가 더했다면 더했다.

공친왕의 집권은 명분 만큼은 확실했다. 역적 서태후를 벌하고서 천하를 바로잡겠다는 건 청이 존속하는 한 영원 불멸이다. 그에 반하여 이홍장은 어떠한가. 베이징의 서태후를 벌하겠다고 하였으나, 정작 베이징을 정벌하지도 못하였으며 그저 오랑캐들의 압력에 굴복해 진군을 멈추었을 뿐이다.

실종 되어버린 서태후의 처벌이야 아무튼 간에 적어도 베이징의 정벌까지는 성공한 공친왕과 이는 비교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어차피 두 사람 모두 손가락질 당할 대로 당할 만큼 외세의 힘을 빌린 상황이었다. 당초에 공약으로 내세운 명분이 얼마나 실현 되었는가를 따진다면, 일단 베이징의 탐관오리들을 숙청한 공친왕의 우세였다.

"하하하, 농담도 잘하십니다. 전하의 재치는 어떻게 흉내낼 수가 없군요."

"과찬이십니다. 우둔하기 짝이 없는 제게 무슨 재치가 있단 말씀이십니까? 그저 천운이 함께하기를 바랄 따름이지요."

이홍장은 결국 그에게 불리한 추궁을 회피했다. 이에 공친왕은 여전히 웃는 얼굴로 이홍장에게 악수를 청했다.

이홍장은 잠시 망설이다가, 그의 손을 마주 잡았다. 두 사람은 웃고 있었다. 반드시 죽여버리고 말겠다는 일념을 품고서.

"묻겠다. 짐보다 이 만주에서 강한 자가 있는가? 짐을 대신하여 저 노서아와 맞서 만주를 수호할 사람이 있는가? 없도다. 누구 한 사람 없도다. 짐이 조선인인 것이 뭐가 그렇게 대수란 말인가.

부부란 예로부터 둘이서 하나라고 하였느니라. 짐이 아이신기오로의 공주를 받아와 혼례를 맺었으며, 공친왕 전하가 짐의 장인 되시는 분이시다. 그럼 짐이 만주의 칸이 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없나이다, 칸이시여! 있을 턱이 없사옵니다!"""

"이의가 있는 자가 있다면 지금 나오도록 하라. 설마, 사내대장부가 오늘과 같은 경사스러운 날에 좀생이같이 음모 따위나 꾸미다가 짐을 배신할 작정은 아니리라 믿겠다. 그와 같은 좀생이가 만주의 칸이라니, 그거야말로 어불성설이 아니던가! 자아, 용맹스러운 전사여 앞으로 나오라. 설마, 이제 갓 열넷 먹은 애송이가 두려운 것도 아닐 것 아닌가!"

"""당치도 않습니다, 칸이시여! 저희의 충성을 받아주소서!"""

"좋도다. 그렇다면 짐은 그대들의 칸으로서 이 만주를 통치하겠노라. 천지신명이시여, 오늘 이 모자란 것이 당신을 대신하여 이 만주 땅을 통치하고자 하나이다. 엎드려 청컨대, 이 모자란 것에게 힘을 보태어 주소서!"

"""만주 만세! 이형 폐하 만세! 위대하신 칸이시여, 저희를 이끌어주소서!"""

그리고 이와 같은 날, 봉천에서는 소년 왕 이형이 정식으로 만주의 칸으로서 즉위식을 올렸다.

천하가 셋으로 나누어지는 순간이었다.

* * *

천하는 크게 셋으로 나뉘었다. 더욱 정확히는, 세상이 인정하는 세력이 크게 셋으로 나뉘었다고 할 수 있었다.

먼저 허베이성의 청나라. 이들은 두말할 것도 없이 지난 300여 년간 중원을 통치해온 정통 정부였다. 다만, 천자는 외척들과 함께 도망치고 텅 빈 옥좌를 대신하여 섭정이 국정을 보고 있거나, 베이징을 경비하는 것이 외세의 군세이거나 하는 등 여러모로 부족함이 많다고 할 수 있었다. 거기에 고향 땅 만주마저 조선에 잃어버렸으니, 사실상 나라가 망했다고 하는 게 옳았다.

그뿐일까. 쓰촨성에 숨어든 태평천국 세력의 난동으로 황하 이북이라고 해도 산시성 일대를 비롯한 내륙지대는 사실상 청의 행정력이 닿지를 않았다. 이 무렵에는 더이상 태평천국도 하나의 나라라기 보다는 지역반군 수준으로 축소된 이후였으나, 기실 청나라에게는 그렇게 축소된 태평천국조차 해결 할 수 없던 것이다.

그리고 요하 동쪽 땅을 통째로 차지한 조선. 이들 또한 지난 500여 년간 한반도 일대를 통치해 온 정통 정부였다. 소년 왕 이형이 즉위한 이래로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는 그들은 누가 봐도 상승세를 탔다고 할 수 있었다. 또한, 그들의 상승세가 지금이 최고점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조선은 계속하여 승리하고 있었고, 승리할 때마다 더욱 많은 것을 손에 넣고 있었다.

여름에 예정된 러시아와의 전쟁이 그들의 고점을 결정 지을 터였다. 만일 패배한다면 조선의 상승세 또한 여기까지가 될 테고, 만일 승리한다면 조선은 앞으로도 계속하여 날아오를 것이다. 많은 아시아인은 물론이고 숱한 서구인들까지 이 전쟁에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서구인들은 러시아의 승리를 점쳤으나 조선이 어디까지 분투할지를 두고 내기를 걸었고, 아시아인들은 조선이 승리하여 러시아의 남하와 서구인들의 침탈이 인제 그만 마무리되기만을 기도했다. 좋은 의미에서건 나쁜 의미에서건, 이 무렵 조선은 극동의 정세를 결정지을 조커였다.

마지막은 황하 이남 땅을 독차지한 중화제국. 이들은 이제 막 건국된 신흥 국가였다. 중화제국의 정통성을 보장한 것은 서구 열강들이었고, 청에게서 선양을 받아 명분을 공고히 하고자 했던 애초의 계획은 엉망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그런데도 그들은 현시점에서 극동 최강의 세력이었으며, 여전히 극동 최대의 인구 대국이었다.

현 중화제국의 황제인 이홍장은 서구화에 대단히 적극적인 인물이었다. 이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었다. 만일 성공한다면 중화제국은 극동의 어느 나라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극동 제일의 패권국이 될 테지만, 외세가 보장해 준 것이나 다름없는 부실한 정통성이 개혁의 성공 가능성을 한없이 낮추고 있었다.

이제 중화제국에는 두 가지 미래만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나는 개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조선과 프랑스를 몰아내고 청을 멸망시킨 다음 통일 중화제국을 완성하거나, 아니면 개혁에 실패하고 부실한 정통성이 끝내 발목을 잡아 공중 분해되던가. 중간은 없었다. 그리고 현시점에서, 그들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는 그들이 개혁에 실패하기만을 기도하고 있었다.

천하는 셋으로 나뉘었다. 그럼 천하의 중심이 될 수 없는 나머지 군소세력들은 3개의 천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다. 이들을 무시하고서 극동의 정세를 논하기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선택의 순간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설마하니 불과 5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만에 여기까지 세상이 바뀔 줄이야. 미처 몰랐군. 그 애송이 놈, 이럴 줄 알았다면 조금 더 유심히 봐둘 걸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내몽골, 오르도스

몽골 친왕 보르지기트 셍게린첸은 그의 전사들과 함께 게르에서 술잔을 주고받고 있었다. 회한에 찬 셍게린첸의 얼굴은 지난 5년간 수척하게 변해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가 충성을 바치던 다이칭 구룬과 베이징의 조정에게 배신당하고, 결국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독립해 이 무렵에는 러시아의 간섭에 시달리고 있는 와중이었기 때문이다.

그뿐이랴. 청에 의하여 내몽골 유역과 외몽골 유역의 갈등도 심각했다. 청이 원나라의 옥새를 얻으면서 만주족과 몽골족이 연합제국을 이루는 것을 용인한 내몽고와 건륭제 시절에 간신히 정벌 된 외몽고가 청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를 수밖에 없었다.

내몽고는 서태후가 쫓겨나고 공친왕이 새로이 집권한 지금의 청과 다시금 손을 잡으려 하고 있었지만, 외몽고는 러시아인들과 손잡고 이번 기회에야말로 청에서 독립을 쟁취하려 투쟁하고 있었다. 이러한 견해 차이는 필연적으로 몽골인들 간의 무력충돌을 일으켰다. 몽골 대초원이 분열되어가고 있던 것이다.

낡고 때가 얼룩진 게르는 그런 몽골의 실정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전사들의 얼굴에는 그늘이 져 있었고, 술잔 위로 일렁거리는 모닥불은 애처롭게 홀로 춤추고 있었다. 몽골 친왕과 그의 전사들조차 이런 모습이었다. 그들보다 못한 이들의 실정이야 두말할 것도 없었다.

"조선은 확실하게 떠오르는 해가 되었다. 청은 지는 해가 되고 말았구나. 그리고 우리 몽골은 지는 해의 일부고 말이지."

셍게린첸은 나지막이 읊조리며 또 한잔의 술잔을 비웠다. 그에게서는 지독한 알코올 냄새가 진동하고 있었고, 코끝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누가 봐도 술에 얼큰히 취한 주정뱅이의 몰골이었다. 그러나, 그런데도 여전히 그의 눈빛만큼은 찬란히 빛나고 있었다. 전사들이 여전히 그의 곁을 떠나지 않는 이유였다.

그라면, 보르지기트의 피를 이어받은 셍게린첸이라면 필시 이 위기에서 올바른 길을 보여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다.

'짐이 무겁기만 하구나.'

셍게린첸은 그 기대가 부담스럽기만 했다. 물론 그 또한 평범한 인물은 아니었다. 아편전쟁에서 열강들의 군대에 몇 차례고 패하면서도 마지막까지 싸움을 포기하지 않았던 셍게린첸이었다. 그것은 그가 청의 신하이기 이전에 몽골의 친왕이었기 때문이다. 청이 살아남는 길이야말로 그의 부족원들을 위하는 길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기에, 그는 전사들을 사지로 몰아넣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셍게린첸에게는 더는 길이 보이지 않았다. 내몽고의 부족들은 여전히 그에게 충성을 다하고 있었지만, 외몽고의 부족들은 더는 그의 통제를 따르지 않았다. 러시아의 무라비요프 백작이라는 자에게 하나둘씩 충성을 맹세하며 누가 새로운 몽골 칸국의 칸이 될 것인가를 다투고 있던 것이다. 그리고 셍게린첸으로서는 그들을 막을 방법도 없었다.

'권좌에 눈먼 멍청한 것들 같으니라고.'

셍게린첸은 끌끌 혀를 찼다. 독립을 입에 담으면서 또다시 새로운 외세에 손을 벌리는 꼴이라니. 그래서야 기껏 독립을 쟁취하고서도 또 다른 외세에 나라를 바치는 꼴이 아니던가. 한심스러울 따름이었다. 청의 지배를 거부하고서 택한 것이 러시아의 지배란 말인가. 그래서야 독립을 쟁취하는 목적이 대관절 무엇이던가.

없다. 고작 해봤자 러시아인들이 그들에 협력한 부족장들에게 나눠줄 명예와 직위들이 끝일 것이다. 그리고 과연 러시아인들이 청보다 관대한 지배자일까. 셍게린첸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들은 색목인들이었다. 그들과는 인종부터가 달랐다.

민족이 같아도 부족이 다르고 씨족이 다르면 증오하고 서로 다투는데, 인종마저 다른데도 사이좋게 지낼 수 있다면 그건 헛소리다. 그러니 러시아와 손잡는 건 논외였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에라도 베이징을 거머쥐고 우리 몽골인들의 제국을 재건하고 싶다."

셍게린첸의 독백에, 전사들이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몇몇은 제자리에서 일어서면서 크게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고, 또 누군가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셍게린첸은 헛웃음을 흘리며 덧붙였다.

"그러나 그것이 가능할 리가 없겠지. 더 이상 우리 몽골은 강하지 않다. 제아무리 우리 몽골의 마술이 신묘하여도, 색목인 놈들의 총포에는 무력하기만 했지. 우리가 모두 기억하고 있지 않던가?"

누구 하나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동요하던 전사들도, 흥분하던 전사들도 셍게린첸의 말 한마디에 고개를 푹 숙였다. 그들의 얼굴은 분함이 아니라 공포에 질려 있었다.

조선과의 전쟁에서 패한 것은 몽골인들이 미약해서가 아니라 만주인들이 추태를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서역인들과의 전쟁은 달랐다. 아편전쟁 기간 내내, 몽골인들은 언제나 기동성에서 우위를 잡고서도 서역인들의 화력을 이기지 못하고 패퇴하고는 했다.

몽골인들이 자랑하던 무적의 기병 군단은 전열을 이루고 원거리에서 사격을 날려오는 서역인들의 전열 보병에게는 그저 꽤 빠르고 덩치도 커다란 표적에 지나지 않았다. 이에 목숨을 잃은 전사들은 많지 않았으나, 제대로 저항 한 번 못해보고 일개 보병 무리에게 전사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경험은 몽골인들에게 도저히 잊을 수 없는 트라우마에 가까웠다.

"과인은 서역인들과 다시 한 번 겨뤄보고 싶다."

셍게린첸은 주먹을 굳건히 움켜쥐며 말했다. 그제야 전사들은 그의 뜻을 깨달았다. 전사들이 뭐라 이에 관하여 왈가왈부하기도 전에, 셍게린첸은 그들에게 명령했다.

"보르지기트 씨족의 후예이자 몽골의 칸으로서 명한다. 우리의 적은 노서아요, 그렇다면 마땅히 손을 잡아야 할 것은 만주의 칸일 것이다. 만주의 칸에게 전령을 보내도록 하여라. 함께 공투하여, 저 색목인들로부터 대초원을 수호하지 않겠느냐고 말이다."

"""존명!"""

전사들은 일제히 부복하여 그들의 칸에게 경의를 표했다. 그것이면 충분했다. 더 이상의 논쟁은 무의미했다. 외몽골은 새롭게 등장한 러시아를 택했고, 내몽골은 다시 한 번 만주를 택했다. 그럼 남은 것은 몽골 초원의 분열을 인정하던가, 아니면 다시금 몽골 대초원의 통일을 위하여 일전을 각오하는 것밖에 없었다.

그리고 전사들은 필연적으로 전자가 선택지는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전사들은 셍게린첸이 하사한 말의 피를 나눠마시며 그들의 뜻을 굳건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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