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폭군 고종대왕 일대기-90화 (90/530)

< 격돌 >

'…빌어먹을, 예정이 꼬이고 있군. 설마하니 원숭이 놈들의 오합지졸들에게 포병으로 밀릴 줄은…!'

"좋다, 허가한다. 뒷일은 맡겨두도록. 우선 부상자들과 포대의 수습에 전념하라. 이쪽에서 단숨에 끝을 내겠다."

무라비요프 백작은 사실상의 퇴각명령을 내렸다. 징집병들 따위야 얼마든지 보충할 수 있었지만, 포병대는 이야기가 달랐다. 귀한 포대와 포병장교들을 잃게 된다면 그건 극동 러시아군에게 있어서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이 될 공산이 컸다. 무라비요프의 허락을 받은 포병대는 그 즉시 진지를 이탈하여 후퇴하기 시작했다.

분명 작전 계획안대로라면 본래 위치에서 북서쪽으로 50m 떨어진 재합류 지점에 다시금 포대를 전개해야 할 테지만, 무라비요프 백작은 물론이고 그들 중 포병대대가 정상적으로 진지를 이동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 이는 없었다.

"어쩔 수 없군. 포대가 진지를 옮겼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면 놈들은 그 즉시 기병대를 타격하려 들거다. 조선 놈들의 포격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매섭다. 지금 당장 놈들의 선봉을 꺾어두도록."

"""넷!"""

별 수 없이 무라비요프 백작은 돌격을 허가했다. 이 이상 시간을 끌어봐야 조선군에게 일방적으로 포격당할 뿐이라는 것이 명백해졌기 때문이다. 기병에게 있어서 포병은 곧 저승사자나 다름 없었다.

어떻게든 포격에 의한 피해를 줄이고자 한다면 지금 당장 조선군을 꺾고서 승부를 보는 방법 밖에는 없었다. 무라비요프 백작은 후방의 지휘부에서 제 2 기병사단이 승전보를 가져다주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노라. 적이 극동의 원숭이 놈들이라고 손속의 자비를 봐줄 필요는 없다. 감히 러시아 제국의 위신에 먹칠해 놓은 건방진 놈들이다. 저 건방진 원숭이들에게 예의범절을 교육해 주자!"

"""러시아 만세! 차르 만세! 만세―!"""

결국, 전투 개시 1시간째. 러시아 제국군 제2 기병사단은 우렁찬 함성과 함께 질주하기 시작했다. 당초의 예정보다 약 15분 가까이 이른 돌격이었다. 그리고 이와 함께 조선군 포병대가 노리는 표적 또한 진지 이동을 핑계로 후퇴하고 있는 러시아군 포병대에서 러시아군 기병대로 옮겨갔다.

그러나 명중률은 형편없었다. 포격에 대비하여 각각 거리를 두고서 산개한 채로 돌격하기 시작한 탓이었다. 조선군의 포격은 운 나쁘게도 폭발에 휩쓸린 몇몇 불행한 희생자들과 그런 희생자들의 뒤에서 따라 달리다가 선행하던 전우들이 포격에 휩쓸려 나뒹굴면서 덩달아 걸려 넘어진 낙마자들을 만들어냈을 뿐이었다.

오히려 그들에게 있어서 성가셨던 것은 그렇게 낙마하여 바닥을 뒹구는 전우와 전우가 타고 있던 군마였다. 난데없이 전방에서 튀어나온 이 낯익은 장애물은 군마가 곧잘 걸려 넘어지게 만들었을 뿐더러 뛰어넘거나 짓밟기에도 영 꺼림칙했다.

그러나 짓밟는 수 밖에 없었다. 하나하나 피하기에는 너무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통에 미처 피할 틈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짓밟힌 낯익은 장애물들은 우지끈하고 마른 나뭇가지를 짓밟는 소리를 내며 바닥에 매다 꽂히고는 했다. 속이 절로 메슥거리는 기분 나쁜 소리였다.

"5분이다. 늦어도 5분이면 적 참호지대에 도달한다! 두려워하지 말고 돌격! 돌격하라!"

어느 기병 대령이 외친대로, 양군 간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았다. 말로 달리면 한순간이었고, 이는 러시아군이 승리를 자신하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였다. 결투를 자신만만하게 꺼낸 소년왕이야 기사도적 낭만에 취하여 그런 얼빠진 제의를 했던 것이겠지만, 애초에 기병에게 양군 간의 결투가 성립할 정도로 거리를 내준다는 것 자체가 자살행위였다.

양측의 숫자는 비등했고, 숫자가 비등할 경우 기병이 보병보다 유리한 것은 상식 중의 상식이었다. 처음부터 러시아군 기병사단이 보병사단을 동원한 조선군에게 패배할 리가 없던 것이다.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러시아군은 그들이 한 번 포격으로 휩쓸었던 철조망 지대를 돌파했다. 그와 함께 곳곳에서는 폭음이 울려 퍼졌다. 아직 터지지 않고 있던 지뢰들이 뒤늦게 말발굽에 짓밟혀 반응한 것이다. 물론 유의미한 숫자는 아니었다. 이미 45분여간 포격을 뒤집어쓰면서 어지간한 지뢰들은 모두 유폭한 다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뢰들은 운 나쁜 희생자들을 착실하게 늘려 갔고, 이는 러시아군 기병들에게 동요를 끌어냈다. 비록 극히 일부라지만 곳곳에서 고막을 찢는 폭음이 울려 퍼지는 와중 함께 짬밥을 먹던 전우들이 하나둘씩 사라져가는 건 초인이 아닌 이상에야 동요하지 않을 수 없던 것이다.

"돌격! 돌격! 돌-."

또 한사람 철조망에 군마의 발이 걸린 운 나쁜 희생자가 바닥을 나뒹굴었다. 한차례 포격이 휩쓸고 간 철조망 지대는 어떤 의미에서 그 이전보다 성가신 장애물 지대가 되어 있었다. 흙먼지에 파묻혀 육안으로 분간하기 어렵다 보니 곧잘 다리가 걸려 말들이 바닥을 나뒹굴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바닥을 나뒹굴게 되면 낙마하는 순간 목이 부러져 목숨을 잃거나 뒤따라 달리던 전우들의 말발굽에 짓밟혀 두번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보다 운이 나쁘다면 말에서 떨어지는 순간 지뢰를 건드려 폭사하는 일도 왕왕 벌어졌다.

러시아군 제 2 기병사단은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조선인들의 졸렬함에 이를 갈았다. 먼저 결투를 청해온 주제에 이렇게 많은 함정들을 준비해두고서 러시아군이 돌격해오기 만을 기다리고 있었다니. 전장의 낭만이라고는 모르는 야만인들의 소행이었다.

그들은 처음부터 이런 비겁한 수를 준비하면서 감히 결투를 입에 담아 군인의 명예를 더럽힌 조선인들을 향한 분노를 불태웠다.

~♬

그 무렵 기병들의 귓가에 나팔소리가 울려 퍼졌다. 재집결 신호였다. 적 보병대와의 충돌이 임박했다는 징조였다. 포격을 피하여 서로 일정한 거리를 두고서 산개해 있던 러시아군 기병대는 한순간 집결하여 V자 모양의 진형을 갖추었다. 집결은 신속했고, 정확했다. 몇 번이고 반복하면서 몸으로 익힌 진형변경이었다.

이제 와서 진형변경 따위로 애를 먹기에는 그들은 충분히 훈련받은 정병들이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조선군의 포격도 멈췄다. 슬슬 러시아군 기병대가 거리를 좁혀오면서 함부로 포격을 가했다가는 아군까지 포격에 휩쓸릴 위험이 있던 것이다. 포격마저 멈추자 더 이상 러시아군의 돌격을 가로막을 장애물은 없었다. 이미 러시아군은 맨눈으로 조선군 보병들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을 만큼 가까이 근접해 있었다.

언제나 선봉을 도맡던 창기병들은 창을 고쳐 쥐었다. 그들은 이미 아드레날린이 척수를 통해 온몸의 말초신경 하나하나를 깨우는 짜릿한 흥분을 느끼고 있었다. 그들 모두는 이미 제각각 마음속에 그들이 짓뭉갤 표적을 정해두고 있었다. 공포에 떨고 있는 징집병들의 모습은 그들이 살아있음을 알게 했다.

이내 거리는 더욱 가까워졌고, 그들은 하늘 높이 창을 들어 올렸다 다시 내리며 그들의 돌격 진로와 평행하도록 만들었다. 이제는 부딪힐 시간이었다. 선봉을 달리던 부사관이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하느님께서 우리 러시아와 함께하고 계신다! 러시아 제국 만세! 차르 만세! 만-."

만세 소리는 이어지지 못했다. 측면에서 날아온 탁구공만 한 크기의 총탄이 두개골을 깨부수고서 운 나쁜 부사관의 전두엽을 무료로 절제해준 덕분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시작이었다. 좌측에서, 우측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폭포수처럼 쏟아지기 시작한 총탄은 한순간에 용감무쌍한 창기병들을 김이 모락모락 풍기는 고기 스튜로 탈바꿈시켰다.

비명을 지를 틈조차 없었다. 1초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만에 소대 하나가 증발해 버렸다. 머리가 터져서 죽었고, 팔다리가 날아간 채로 말에서 떨어져 죽었고, 가슴이 뚫려 척추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꼴로 바닥에 내팽개쳐졌다. 팔이, 다리가, 머리가 차례차례 떨어져 나간 끝에 배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바닥을 나뒹구는 시체도 흔히 찾아볼 수 있었다.

말이라고 예외는 없었다. 정수리에서 목젖까지 깔끔하게 관통당하여 아래턱만 간신히 남은 군마는 덜 소화된 여물 따위를 목젖에 난 구멍을 통해 흩뿌리며 전장을 나뒹굴었고, 옆구리가 총탄에 쓸려 가죽이 찢겨나가 그 틈으로 모락모락 김을 풍기는 창자를 쏟아내다가 뒷발이 제 창자를 밟아 미끄러져 넘어졌다. 그리고 그렇게 넘어지고 나면 두 번 다시 일어서지 못했다.

투타타타-.

그제야 그들은 총성을 들을 수 있었다. 수십 발의 총성이 연달아 겹치고 또 겹치면서 일으키는 끔찍하고 기괴한 소리였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그것이 자신들을 거두러 온 사신의 목소리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 뒤는 단순한 학살이었다. 비명조차도 그곳에서는 사치였다. 돌파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하여 한데 뭉친 기병들은 개틀링 포 앞에서는 그저 노리기 좋은 표적에 지나지 않았다. 초 단위로 소대 하나가 사라졌고, 그들 모두는 축산시장의 가축보다 못한 꼴로 갈기갈기 찢겨 죽었다.

그곳에 들리는 것은 함성도 무엇도 아니었다. 그저 기계적이고 무기질적인 차가운 총성만이 울려 퍼졌다. 뒤늦게 공포를 느끼고 말머리를 틀어도 화망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죽었고, 이판사판이라는 듯이 끝까지 돌격하려 해도 화망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죽었다.

채 1분도 되지 않아 1,000명이 넘는 기병들이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한때 인간이었던 김이 모락모락 풍기는 고기 스튜가 되었다. 참으로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 지옥도였다. 인간의 내장도, 말의 내장도 평등하게 흩뿌려지고 뼈는 본래의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짓뭉개져 고약한 냄새를 풍겼다.

"저, 정지! 정-."

타앙-.

그러나 그건 단지 시작일 뿐이었다. 조선군 개틀링 토치카의 십자포화는 멈추지 않고 계속하여 이어졌다. 12개의 토치카는 번갈아 가며 사격하고 장전하고를 반복하면서 화망이 지속해서 유지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뒤늦게 창기병들이 떼 몰살을 당하는 걸 보고서 속도를 늦추려 한 후열의 부사관들과 장교들은 러시아군이 충분히 접근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조선군 보병대의 지정 사수들에게 저격당했다.

아래턱이 날아가 평생을 말 못 하는 벙어리가 되는 정도는 예삿일이었고, 보통은 미간에 바람구멍이 나서 제자리에 주저앉았다. 전우의 등에 가려 전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짐작하지 못한 후열주자들은 계속하여 전진할 뿐이었고, 후열주자들의 압력에 밀린 불우한 이들은 개틀링 토치카의 십자 포망에 걸려 따끈한 고기 반죽으로 조리되었다.

"무슨 일이냐? 어서 돌격하라! 계속하여 시간을 끌면 적 보병대의 화망에 걸려 일방적으로 학살당할 뿐이다! 전군 돌격!"

무라비요프 백작을 위시한 후방의 지휘부는 전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명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그저 전방에서 뭔가 소란이 벌어져 돌격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만을 겨우 파악했을 뿐이었다. 불과 1분여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1천여 명이 넘는 병사들이 한순간에 증발했을 리라고는 상상도 못 하고 있었다.

이는 본의 아니게 러시아군 병사들을 더욱 깊숙한 사지로 내모는 꼴이 되었다. 고작 3분여 만에 러시아군은 1개 연대가 글자 그대로 증발하고 2개 대대를 재편해야 하는 수준의 타격을 입었다. 그리고 그제야 후열에서도 전방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단시간에 너무나도 많은 병사가 죽은 탓에 시야를 가득 메우던 전우들의 등이 군데군데 곰보라도 난 마냥 구멍이 뚫리면서 후열에서도 러시아군 병사들이 죽어가며 형성한 지옥도를 목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이게 무슨!"

마침내 상황을 파악하게 된 러시아군은 일제히 전율했다. 그들의 눈앞에 펼쳐진 지옥을 차마 인세의 것이라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인간이, 말이, 평등하게 뼈와 살이 분리되어 대지를 나뒹굴고 있었다. 아직 숨이 끊어지지 않은 비참한 고깃덩어리들이 외마디 비명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끔찍한 몰골로 꿈틀거리고, 운 좋게 성대가 붙어있는 이들은 인간의 것이라 인식하기도 역겨운 괴성을 질러댔다.

구역질 나는 토사물 냄새가 대기를 더럽혔고, 피비린내와 섞인 지독한 화약 냄새가 그들로 하여금 스스로 후각을 포기하게 만들었다. 수백여발의 발사음이 겹쳐 만들어진 죽음의 선율은 고막을 찢고서 두개골을 파헤치고 들어와 뇌를 두들겼다.

그곳에 펼쳐진 것은 지옥이었다. 죽음이었다. 군인의 명예 따위로 감히 포장할 수 없는 악몽 그 자체였다. 누구 한사람 비명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도저히 이게 현실이라는 현실감각이 느껴지지를 않았다.

그들 모두는 당장에라도 어딘가로 도망치고만 싶은 강렬한 충동을 느꼈다.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거냐! 돌격! 돌격! 어떻게든 활로를 뚫어야한다! 전군 돌격! 아직 전투를 포기하기는 이르다!"

그 와중에도 전투를 포기하지 않았던 장교들이 있었던 것은 러시아군에게 있어서 불행이었을까, 다행이었을까. 어쨌건 병사들은 익숙한 장교들의 고함 소리에 간신히 현실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들이 반쯤 정신이 나가 있는 동안에도 변함 없이 조선군의 개틀링 포는 러시아군 기병대를 일방적으로 학살하고 있었다. 이미 러시아군은 당초 출격할때와 비교하여 반수 가까이가 증발한 다음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싸움을 포기하지 않고 있었고, 따라서 계속하여 돌격했다. 목표로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조선인들의 참호였다. 아무튼 참호까지 다다른다면 아군 오사의 우려 때문에라도 함부로 사격할 수 없을 것이라 여긴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예측은 옳았다. 러시아군이 참호까지 약 50m 정도를 남겼을 무렵, 개틀링 포는 하나 둘씩 사격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러시아군의 예측대로 아군 오사의 위험 때문이었다.

아니,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개틀링 포대는 정면에서 돌격해오는 이들보다 후열에서 뒤따라오는 이들을 노리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대형에서 이탈하여 후열에서 전열로 뛰쳐나오는 이들 또한 크게 늘어났다.

본래라면 진형이 흐트러지는 것을 막아야했을 하사관들도 이를 저지하지 않았다. 도리어 이들 또한 이에 합류하여 한층 진형을 어지럽히고는 했다. 그들 또한 개틀링 사격에 휩쓸리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노서아 놈들이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해라! 절대로 휩쓸려서는 안된다! 참호를 결사 사수하라!"

타타탕-.

그리고 전열로 나온 러시아군은 곧 이어 조선군 보병대의 소총사격을 뒤집어 써야했다. 다만 이는 아무래도 개틀링 포에 비하면 저지력이 부족했다. 양군의 거리는 이미 30m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고, 이는 기병의 돌파속력을 감안하면 수초안에 좁힐 수 있는 거리에 지나지 않았다.

양군의 병사들은 이미 서로의 얼굴 생김새를 알아볼 수 있는 거리까지 접근해 있었다. 조선군은 눈을 질끈 감았고, 러시아군은 크게 눈을 지켜떴다.

잠시간에 적막이 흐르고,

"끼-야하핫! 휘리릭, 휘릭, 휘릭! 끼-요호홋!"

"""끼리릭, 끼릭, 끼요호홋-!"""

우지끈-.

러시아군은 조선군과 맞부딪혔다.

마약과 술에 취해 눈이 뒤집힌 조선군 기병대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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