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판이 나다 >
당초 러시아군은 이와 같이 판단했다.
"조선군이 아무리 정신이 나갔더라도 국왕이 직접 병사를 이끌고 돌격하면서 아편을 흡입한다니 말도 안되는 소리다. 이 정보를 전해온 현지 협력자 놈들은 아무런 쓸모도 없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러시아군의 판단은 옳았다. 조선군은 아편을 흡입하지 않았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인 것이, 아편은 이완제 마약이었다. 아편을 있는 그대로 사용했다면 조선군은 오히려 마음이 착 가라앉으면서 움직이기 싫어할 터였다.
그러니까 조선군은 강남에서 밀수한 아편을 흡입하지 않았다. 조선군은 밀수한 아편에서 추출한 모르핀을 주사했을 뿐이었다. 치료용으로 모르핀이 필요하다고 하여 추출을 도와준 파리 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의 협력은 덤이었다.
그리고 그 효과는 확실했다.
"끼리릭, 끼릭 끼-야핫! 이얏후! 아따, 기분 알딸딸하니 좋다 낄낄낄! 닐릴리야, 닐리리! 닐리리 맘보!"
"""늴릐릐야! 늴릐릐 뫔보!"""
한눈에 봐도 조선군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소년 왕부터가 얼굴은 시뻘겋고 눈에는 초점도 없이 영문모를 노래나 불러대고 있었고, 소년왕의 선창에 맞춰 함께 요상한 노래를 불러대는 조선군 병졸들도 소년 왕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한 몰골은 아니었다.
술에 취했거나 약에 취했거나 둘 중 하나임이 틀림없었다. 그리고 둘 다 정답이었다. 이 무렵 조선군은 모르핀을 주사 받고서 고량주까지 깐 다음이었다. 제정신이 아닌 것이 당연했다. 하물며 말들조차 제정신이 아니었다. 여물에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독초들을 섞어 먹은 탓이었다.
조선군 기병대는 다 함께 환각에 취한 채로 해롱해롱하며 적을 향하여 두려움 없이 돌격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일제히 우측 측면에서부터 돌격해오는 러시아군을 후려 갈겼다.
와지끈-.
옆구리에서 찔려 어깨까지 창이 꿰뚫고 나왔고, 가슴팍을 관통당해 그대로 말의 항문까지 창이 뚫고 나왔다. 방탄갑옷을 두르고 있던 중기병들도 예외는 없었다. 갑옷을 이루던 쇠가 창 끝의 운동 에너지를 견디다 못해 으스러지면서 살을 파고 들었다.
사방에서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러나 아랑곳하지 않고서 조선군은 계속해서 돌격했다. 애초에 그들이 러시아군과 충돌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지조차 불명확했다. 환각에 취한 기병과 그 군마는 장애물에 부딪히고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전속력으로 전진을 계속했다.
근육이 파열 되는 고통조차 느끼지 못하고 자신의 한계를 넘는 속도로 내달려 모든 체중을 실은 랜스를 내지르는 조선군 창기병들은 그들의 진로를 가로막은 살덩어리들을 모조리 처 날려 진로를 말끔히 만들었다. 이를 방해한다면 짓밟힐 따름이었다. 대열은 한순간에 무너져내렸다.
조선군 기병대는 장작을 쪼개는 도끼처럼 참호를 향해 돌격하던 러시아군 기병대의 전열을 돌파해 앞뒤로 쪼개어 버렸다.
"저, 저 미친 놈들! 죽여라! 모조리 죽여버려! 죽고 싶지 않다면 어서 죽…!"
타타탕-.
그리고 그렇게 조선군 기병대가 대열을 앞뒤로 쪼개 놓으면 다시 학살이 재개 되었다. 정면으로 튀어나온 이들은 참호에서 사격을 계속하는 조선군 보병대의 화력에 휩쓸렸고, 후열에 뒤쳐져있던 이들은 개틀링 포의 화력에 휩쓸렸다.
러시아군 기병대로서는 앞으로도 뒤로 갈수도 없는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된 셈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멈춰있자면 중심부에서 조선군 기병대가 날뛰었다. 최초의 충돌에서 창이 부러진 조선군 기병들은 망설임 없이 손에 쥐고 있던 랜스를 던져버리고서는 각자 기병검이나 리볼버 권총 따위를 꺼내들었다.
"자아, 자아! 결투다, 결투! 이 몸 어르신께서는 이 나라 조선의 왕이니라! 네놈은 대관절 뭐하는 놈인고?"
"조, 조선왕이 여기있다! 왕이 있다!"
"뭐라!"
그제서야 러시아군은 그들을 덮친 기병대가 조선의 왕이 친히 몰고 온 기병들이라는 걸 깨달았다. 유독 키가 작고 어린 모습의 기병 장교 혼자서만 입고 있던 복식이 유별나게 화려하던 것이다.
워낙에 엉망진창인 몰골을 하고 있었던지라 차마 왕이라는 생각은 못하고 그저 자살특공대의 지휘관이라고만 여겼던 러시아군으로서는 그야말로 어처구니가 없다 못해 경악스러운 상황이었다. 몸소 자살특공대를 이끌고서 돌격해오는 왕이라니. 그들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들에게 그런 감상에 빠져 있을 시간은 없었다. 약과 술에 취한 조선군 기병들이 계속하여 검을 휘두르고 총을 난사하며 미쳐 날뛰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황하지마라! 놈들은 한줌에 지나지 않는다! 무시하고서 돌격해!"
"어디가, 오빠? 넌 나랑 놀아야지! 낄낄낄!"
"이, 이 원숭이 놈이 성가시게…!"
타앙-.
해롱해롱하면서도, 조선군 기병들은 그들의 임무에 충실했다. 그들은 눈에 보이는 모든 적병에게 시비를 걸면서 시선을 자신들에게 끌어오는데 성공했다. 이들을 무시하고서 돌격하려 했던 러시아군은 끈덕지게 달라붙으며 무기를 휘둘러오는 조선군 기병대가 성가셔서라도 그들을 상대하는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렇게 조선군 기병과 상대하게 된 러시아군 기병들은 그 즉시 그것이 실수였다는 걸 깨달았다.
약과 술에 취하여 고통이 반쯤 마비된 상태라, 총을 맞건 칼에 맞건 머리나 심장처럼 확실한 급소에 맞지 않는한 꿈쩍도 없이 달려들었던 것이다. 그야말로 상상 속에서나 튀어나오던 마귀의 군세가 따로 없었다.
배에 구멍이 뚫려 내장이 흘러 나오고 왼손이 잘려나가도 웃으면서 칼을 들고 돌격해오는 모습은 정말이지 꿈에 나올까 두려웠다.
"이, 이 미친 놈들이…!"
"어이쿠, 잡았다!"
서걱-.
그리고 그렇게 끝까지 달려온 조선군 기병들은 마지막까지 적병을 죽인다는 그들의 소임을 다하고서 숨이 끊어지고는 했다. 약에 취하고 술에 취한 와중에도 왕이 보고 있다는 사실이 그들을 움직이게 하고있었다.
그러한 조선군 기병의 발악은 안그래도 꺾인지 오래였던 러시아군의 사기를 바닥까지 쳐박아 버리고 말았다. 앞뒤로 풍겨오는 전우들의 지독한 토사물 냄새와 피비린내 만으로도 이미 정신적 한계였는데, 이제는 총에 맞아도 순순히 죽어주지 않고서 달려드는 미치광이들까지 상대하게 된 것이다.
러시아군은 누가 따로 명령할 것도 없이 하나 둘씩 말머리를 돌려 도망치기 시작했다. 어서 빨리 이 인세의 지옥에서 탈출해야만 한다. 그런 강박관념만이 그들을 사로잡았다.
"쫓아라! 한 놈도 놓치면 안된다! 이 자리에서 몰살한다!"
"""츙!"""
약과 술에 취해 흐리멍텅한 눈으로, 소년왕은 명령했다. 흐리멍텅해진 정신 속에서도 조선군 기병들은 그 명령을 이해하였고, 또한 실행하기 위하여 움직였다.
그 무렵에는 개틀링 포의 사격도 멈춘 다음이었다. 혹시나 퇴각하는 러시아군을 뒤쫓는 소년왕까지 한꺼번에 날려버릴 수 있는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조선군 보병대의 특등사수들은 저격을 계속했고, 이들의 꾸준한 사격은 러시아군이 조직적인 퇴각을 하는 것조차 어렵게 했다.
"오, 오지마! 오지마! 제발…!"
서걱-.
도망치던 러시아군은 뒤쫓아온 경기병들이 뽑아 든 마상검에 등이 베여 죽었다. 한 번에 척추까지 잘려나가 낙마하였고, 몇 번이고 등을 베여 너덜너덜해지고서도 포기하지 않고 말에 매달리다가 뒤에서부터 목젖을 꿰뚫려 죽었다.
운이 나쁜 자들은 약에 취해 아무렇게나 집어던진 마상검이 등에 꽂힌 채로 한참을 달리다가 과다출혈로 쇼크를 일으켜 말 위에서 굴러떨어져 죽었다. 조선군은 자비를 보이지 않았다. 보일 필요도 없었다. 러시아군은 패잔병이었을 뿐 아직 항복을 선언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무렵에는 첫 충돌에서 창이 꺾이거나 희생양에게 창이 단단히 꼽혀 창을 버리고 온 창기병들도 합류하였다. 그들은 각각 부무장으로 마상검을 들고 있거나 마상권총 따위를 들고 있었고, 그것은 등을 보인 채로 도망칠 뿐인 패잔병들을 사냥하는 데에 매우 적합했다.
여기에 조준 시에 장애를 우려하여 유일하게 약이나 술 따위에 취하지 않은 총기병들까지 사냥에 합류하자 러시아군에게는 더는 당해낼 도리가 없었다. 발이 느린 자들은 첫 충돌에서 창기병들에게 꿰뚫렸고, 그보다는 빠른 자들은 경기병들의 검격에 베여 죽거나 아니면 총에 맞아 죽었다.
"이, 이익! 죽어라, 이 이교도 괴물 놈아!"
상황이 여기까지 악화하고서도 전투를 포기하지 않는 이들 또한 있었다. 그들은 반쯤 정신이 나간 조선군을 상대로 총을 쏘았고, 칼을 휘둘렀고, 창을 내질렀다. 총은 효과적인 저항수단이 될 수 없었다. 총에 아무리 맞아도 고통이 마비된 조선군 병졸들은 그대로 돌격해 헛된 저항을 반복하는 그들의 적을 절명시켰다.
칼 또한 효과적인 저항수단은 되지 못했다. 검에 두 팔이 잘려나가도 조선군 병졸들은 머리로 들이받아 적을 낙마시켰다. 유일하게 창은 효과적이었다. 설령 고통이 마비되고 공포가 마비된 후라도, 창에 실린 물리력 그 자체를 무효화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 또한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다. 약이나 술 따위에 취하여 미쳐 날뛰는 검기병들이나 창기병들이야 창으로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지만, 맨정신을 유지한 채로 멀리에서 총으로 저격해오는 총기병들에게는 대응할 수 없었다.
조선군은 공격을 계속했고, 러시아군은 이를 방어하기는커녕 살아남는 것조차 벅찬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백기를 올려라. 우리들은 졌다. 항복한다.“
그 참담한 모습을 차마 더는 지켜볼 수 없던 무라비요프 백작은 항복을 선택했다. 러시아군 막사에서는 곧 백기를 올렸고, 이를 확인한 미군에서는 종전을 알리는 신호탄을 하늘 높이 쏘아 올렸다.
물론 약에 취하여 휘청이던 조선군이 그 신호탄을 볼 수 있었을 리도, 반응할 수 있었을 리도 없었다. 조선군은 그 뒤로도 한동안 일방적인 공격을 계속했고, 러시아군 병사들은 백기를 보고서 제각각 말 위에서 내려와 항복을 선언하며 목숨을 구걸해야 했다.
조선군에게도 이는 운이 좋은 일이었다. 그 무렵에는 슬슬 약 기운도 술기운도 떨어져 통각이 돌아와 부상을 입은 병사들이 하나둘씩 쇼크를 일으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단지 술기운과 약 기운으로 통각이 마비되었던 것뿐, 그들 또한 총에 맞거나 칼에 베이고서도 멀쩡할 리가 없던 것이다.
모르핀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구토유발과 호흡억제는 안그래도 비위생적이었던 전장을 한층 더 비위생적으로 만들고 있었다.
"아이고, 나 죽네! 아흐흑, 토할 것 같아…. 우우웁!"
"아악, 내 팔! 내 팔! 안돼, 안된다고! 어무이! 으으으!"
"Please, calm down. You`ll gonna be okay!"
"이 코쟁이 놈은 또 뭐라는 거야! 아흑, 아아악! 아파 죽겄네! 어무이!"
결과적으로 전투가 마무리되었을 무렵 들판에는 거의 비등한 숫자의 조선군과 러시아군 부상병들이 바닥을 나뒹굴고 있었다. 직접 칼에 베이거나 총에 맞지 않았더라도 음주와 약물복용으로 내장기관에 무리가 가서 배나 가슴을 부여잡고서 바닥을 나뒹구는 조선군 병사들은 흔히 찾아볼 수 있었다.
이들 모두는 사전에 대기하고 있던 미합중국 측 전문의무관들에 의하여 치료를 받았다. 물론 구호 우선순위는 백인인 러시아인이 우선이었고, 유색인종인 조선인 병사들은 제2 순위로 밀려났다. 하지만 이는 조선군 부상병들의 생존율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다.
대부분의 러시아인 병사들은 이미 죽었거나 더 이상 가망이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개틀링 포의 십자포화에 휩쓸린 러시아 병사들의 경우에는 의무관들이 도착하기 이전에 전부 숨통이 끊어진 다음이었다.
미국 의무관들이 같은 백인부터 구호하려 해도, 아직 숨이 붙어있는 백인 자체가 얼마 없다 보니 겉으로 보기에는 거의 우선순위가 없는 것처럼 보인 것이다.
"아흐흑, 이런 우라질! 제기랄! 내 다리! 내 다리! 아아악, 우라질! 무릎에 감각이 없어, 제기랄! 아악!"
"E, Emergency! The King is down! Repeat! The King is down!"
그리고 유일하게 딱 한 사람 조선 측 부상병 중 백인들보다도 먼저 치료를 받은 인물이 있었다. 앞선 러시아군과의 전투 중 오른쪽 무릎에 총상을 입은 소년 왕 이형이었다. 운 좋게 어깨를 관통해간 지난 전투와는 달리 총탄은 오른쪽 무릎에 박혀 있었고, 계속하여 출혈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음주와 약물복용이 심장을 너무 빠르게 뛰게 하면서 피가 엄청난 속도로 흘러넘치고 있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소년왕의 안색은 이미 빈혈로 창백하게 질려있었고, 이에 따라 미국에서 동원한 핵심 의료인력들 전부가 동원되어 소년왕을 치료하게 되었다.
"아악, 아오 이런 우라질 제기랄 쩬장할! 이 망할 양키들이 생살을 마구 찢네! 야, 잠깐 야! 할거면 모르핀이나 더 주사해 이 자식들아! 아아악!"
이형의 고함소리는 닿지 않았다. 안그래도 출혈이 심한 와중에 모르핀을 추가 주사했다가는 진짜로 출혈과다로 죽을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총탄의 적출 자체는 쉬웠다. 유효사거리 바깥에서 발사된 총탄이라 그리 깊게 박히지 않았던 덕분이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상처가 더 벌어지면서 출혈이 더욱 극심해졌다는 점이었다.
의무관들은 그들이 알고 있는 가장 빠른 지혈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게 무엇인지 알고 있던 이형은 다급하게 그들을 말리려 했다.
"It`s gonna be okay. So…be patient!"
"야, 씨부럴 잠깐…! 읍, 읍!"
치이익-.
하지만 소용없었다. 의무관들은 혹여나 이형이 극심한 고통으로 혀를 깨물거나 혀가 기도로 말려 들어가지 않게 하기 위하여 그의 입에 재갈을 물렸고, 그와 동시에 시뻘겋게 달아올라 지글거리는 인두를 무릎에 가져다 댔다.
고기가 노릇노릇 익는 구수한 냄새가 퍼졌고, 이형은 살이 지글지글 녹아내리는 고통에 몸부림쳤다. 그러나 의무관들은 환자의 고통에 아랑곳하지 않고서 이형을 힘으로 단단하게 억눌렀다. 함부로 발버둥 치다 멀쩡한 곳까지 화상을 입어 곪게 되면 여차하면 절단해야 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차라리 기절했으면 마음 편했을 것을, 쓸데없이 굳건한 정신력은 그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미약하게나마 남아 있던 약 기운만이 유일하게 그를 위로했을 따름이었다.
결국 이형은 반쯤 맨정신으로 기름이 살을 굽고 지지고 쓸데없이 입맛을 자극하는 구수한 냄새를 풍기는 것을 견뎌야만 했다.
"읍! 으읍, 읍! 읍! 읍!"
그의 유일한 위안은 아무튼 상처에 끓는 인두를 가져다 대면서 지혈은 확실하게 되었다는 점이었다. 이로써 이형은 당장 목숨을 건진 셈이었고, 화상이 잘 아문다는 전제하에서 다리를 자르거나 할 필요도 없을 터였다.
그러나 이형은 의무관들에게 감사 하고 싶은 마음이 눈곱만큼도 들지 않았다. 마음 같아서는 욕이라도 한사발 퍼부어 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한동안은 튀김 냄새는커녕 고기 굽는 냄새조차 맡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진 다음이었다.
승리를 위한 조선군의 처절한 준비는 전혀 뜻밖의 방법으로 부메랑처럼 돌아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