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투의 승자 >
"우라질, 브라질, 젠장, 춘장, 쌈장! 아오, 진짜 아파 뒤지겄네. 무식한 양키 놈들 같으니라고. 하다하다 인두로 생살을 지지냐…!"
치료가 겨우 마무리 된 후, 이형은 미군측에서 제공한 간이 침대에 누워 투덜거렸다. 만일 미국인들이 조선어를 알아들을 수 있었다면, 그래서 그가 뭐라고 지껄이고 있는지 알아 들었다면 필시 네가 할말이냐고 되물었을 터였다. 하다하다 모르핀을 맞고서 기병돌격한 놈에게서 무식하다는 소리는 듣고싶지 않다면서.
그러나 미국인들에게는 유감스럽게도, 그리고 이형에게는 다행스럽게도 미국인들은 조선말을 할 줄 몰랐다. 그저 양키라는 말을 듣고서 별로 좋은 소리는 아니었을거라 유추할 수 있을 뿐이었다. 침상에 누운 이형을 간호하던 간호인들은 한번씩 그를 어처구니가 없다는 시선으로 흘겨보고 지나갔다.
미치광이를 바라보는 듯한 시선이었다. 이제와서는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시선이기도 했다. 이형은 대수롭지 않게 그 시선을 떳떳히 받아넘겼다.
"폐하! 폐하, 무사하십니까! 폐하!"
그 무렵 임시막사로 뛰어들어오는 인물이 있었다. 거의 울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한성근 대령이었다. 모르핀과 고량주에 취해 검기병들을 이끌고서 러시아군을 향해 돌격해 아직도 정신이 반쯤 맛이 간 이형과 다르게, 총기병을 이끌었던 한성근 대령은 제정신을 유지하고 있었다.
물론 그 또한 한눈에 봐도 무사하지는 않았다. 돌격하던 중 머리를 다친 듯 머리를 붕대로 둘둘 말고 있던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그런 사소한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은 듯 했다. 한성근 대령의 시선은 이형의 오른쪽 무릎을 향하고만 있었다.
"어찌 이런 일이…! 꺼흐흑! 죽여주시옵소서, 폐하! 소신을 대신해 친히 돌격하셔 옥체에 상흔을 입으시다니, 소신의 죄가 죽어 마땅합니다. 죽여주소서!"
"아니, 뭘 그렇게까지. 짐이 돌격하겠다고 자청해서 입은 상처인데 뭘 그렇게 놀라고 있는거요. 그만 되었소. 진정하시오."
바닥에 엎드려 꺼이꺼이 울음을 터뜨리는 한성근 대령의 모습에, 이형은 귀찮다는 듯이 손을 휘휘 저었다. 아닌게 아니라, 그로서는 진심으로 귀찮았다. 이 일은 자신이 자처한 일인만큼 당연히 자신이 책임져야한다 여기고 있었을 뿐더러, 실제로 지휘한 결과 그리 성과도 나쁘지 않았는데 이 모든게 자기 책임이라고 울부짖고 있으니 이형으로서는 영 내키지가 않았다.
거기에 이형은 지금 여전히 반쯤 약과 술에 취해 있는 상황이었다. 피를 마구 흘려서 몸 안에 도는 술기운과 약기운을 쏟아내서 어느 정도 정신이 돌아왔을 뿐, 사실 그 또한 아직도 깐따삐야를 헤메고 있는 여타 조선군 기병들과 별다를바 없는 상황이어야 옳았다. 평소보다 말이 직설적으로 나올 수 밖에 없던 것이다.
"그래도…!"
"에헤이, 되었다니까 그러네. 정 그렇게 책임감을 느끼면 와서 부축이나 시켜주시오. 안그래도 슬슬 일어나 봐야하는데 다리가 움직이지 않아 곤란해하던 차였으니."
이형은 귀찮음이 뚝뚝 묻어 나오는 태도로 손가락을 까딱 거렸다. 어서 가까이 오라는 수신호였다. 이형으로서는 그냥 이제 슬슬 러시아 대표단과 결판을 지어야 하는데 다리가 움직여 주지를 않으니 와서 도우라는 의미였지만, 이는 한성근 대령에게는 속죄의 기회로 받아들여졌다.
"네, 넷! 물론입니다. 성은이 망극합니다, 폐하!"
"망극하기는 개뿔이. 성가시게 만들고 있구만…."
그는 즉시 반색하며 이형의 곁으로 내달려와 이형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걸 도왔다. 투덜거리면서도, 이형은 순순히 그의 도움을 받아 몸을 일으켰다. 여전히 몸은 무겁기 그지없었고, 정신은 어질거렸다. 머리는 지끈거렸고, 모르핀 기운이 남아 여전히 헛구역질이 멈추지를 않았다.
'우라질, 여기까지 엉망인 몸 상태는 이번 생 들어서 처음인데….'
이형은 일어나다 말고 잠시 침대에 걸터앉아 머리를 부여잡았다. 지독한 빈혈로 현기증이 가시지를 않았다. 아닌게 아니라, 지금까지 이형이 쏟아낸 피는 당장에라도 쇼크를 일으켜도 이상할게 없는 양이었다. 그런 와중에 모르핀과 음주의 부작용까지 겹치고 있었으니 몸상태가 안 좋은 것이 당연했다.
오히려 이 상황에서도 억지로나마 의식을 유지시키는 정신력이 터무니 없을 따름이었다. 아직 혈액형이 발견되어 헌혈이 보편화되기 이전이었으니, 여차하면 죽었어도 이상할 것 없었다.
"폐, 폐하! 괜찮으십니까? 폐하!"
'시끄러워. 소리 지르지마, 우라질 것아. 머리 아파 죽겠는데 말 시키지마.'
옆에서 다급히 소리치는 한성근 대령을 무시한채로, 이형은 한참 동안을 말 없이 간이침대에 걸터 앉아 있었다. 한성근 대령이 불러온 간호인이 건낸 소금물을 들이키고 난 다음에야 조금 몸에 힘이 돌아오는 듯 했다.
이형은 새삼스레 자신이 염라국 문턱까지 다녀왔다는 사실을 자각할 수 있었다.
'…아오, 진짜 토할 것 같네. 빌어먹을, 모르핀은 역시 좀 무리수였나. 다음부터는 웬만해서는 하지 말아야겠어.'
"손 좀 거들어주겠나? 아직 혼자서 걷는 건 조금 힘들 것 같구만."
"네, 넷! 물론입니다, 폐하!"
깊게 숨을 들이쉬고, 다시 내쉬었다. 이형은 조금씩 심장박동이 정상적으로 돌아오고 있음을 느꼈다. 약기운에서 깨어나고 있다는 증거였다. 그제서야 이형은 한성근 대령의 부축을 받기는 했어도 어떻게든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여전히 하늘은 노랬고, 땅은 파도 치듯 출렁거렸다. 이형은 맨땅에서 멀미를 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형은 아직 쉴 시간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외신기자들이 그를 향해 다가오고 있던 것이다.
"잠시 놓아주겠나."
"네, 네? 그, 그렇지만 폐하. 아직 옥체가…!"
"됐으니까 놓아주게. 지금은 어떻게 해서건 내 두다리로 서야해."
이형의 고집에 머뭇거리면서도 한성근 대령은 그를 놓아주었다. 그와 동시에 이형은 하늘과 땅이 뒤집히는 듯한 어지러움에 사로잡혔다. 몸은 여전히 무거웠고, 땅은 마구 흔들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형은 피가 흐를 때까지 입술을 악물고서 어떻게든 정자세를 유지했다. 가슴을 당당히 피고,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자신만만한 미소를 입가에 떠올렸다.
이미 사방에는 동시 통역가들이 즐비했고, 영국이나 미국에서 온 신문기자들의 경우에는 따로 사진기를 설치하여 사진촬영을 준비하고 있었다. 곧 호위병들이 달려와 기자들을 막으려 했지만, 이형은 귀찮다는 듯 손을 휘저어 그들을 뒤로 물러나게 하였다.
일할 시간이었다. 이형은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널리 각인 시킬 기회를 날리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군을 상대로 친히 기병들을 지휘 하셨는데, 두렵지는 않으셨습니까?"
"두렵지 않으려고 모르핀에 고량주까지 한병 깠는데 두려울게 뭐가 있겠소?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돌격하고 또 돌격했지. 용케도 목이 붙어있는거 보니 아무래도 짐은 어지간히도 하늘에 사랑받고 있는 모양이요."
가능한한 태연한 얼굴로, 이형은 대답했다. 그 대답에 누군가는 웃었고, 누군가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혀를 내둘렀다. 하다하다 술에 각성제까지 복용하고서 몸소 병사들을 이끌고 돌격하는 소년왕이라니.
기사거리로서는 이 이상 없을 지경이었지만, 역시나 정상인 범주는 아니었다.
"그, 굉장히 재치있으신 분이시로군요! 이번 결투가 결투답지 않았다고 불평하는 여론이 많은데, 그에 관해서는…."
"그래서 짐이 몸소 말에 올라 직접 돌격까지 했잖소? 짐이 몸소 기병들을 이끌었는데 그것이 정정당당하지 않다면 무엇이 정정당당한지 잘 모르겠구려."
"과연 그 말씀대로로군요. 혹시, 무용담을 조금 들을 수 있겠습니까?"
"뭐, 한 두명 베고 한명 쏴죽였던가? 총은 확실히 미간을 맞혔으니 죽었을텐데, 벤 두명은 잘 모르겠구려. 살아있다면 아마 또 언젠가 만나게 되겠지. 만나게 된다면 미안하게 되었다고 술이나 한잔 사줄테니 소문 정도는 내주시오."
그 뒤로도 이형은 당당하고 태연한 모습으로 기자들로부터의 질문 하나하나에 성실히 대답하였다. 물론 허세였다. 겉으로는 아무리 태연한척해도 등뒤로는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그냥 다시 간이 침대로 돌아가 쉬고 싶은 마음이 용솟음 쳤다. 그러나 그럴 수는 없었다. 이번 승전을 계기로 확실하게 조선의 이름을 세계인들에게 각인시켜 두기 위해서라도, 조선의 왕인 이형은 어디까지나 당당한 모습을 마지막까지 유지해야만했다.
기자들이 물러난 것은 그로부터 30여분이 지난 후였다. 그리고 기자들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난 다음에야 이형은 제 자리에 주저앉았다.
"폐하, 정신 차리십시오! 폐하! 쓰러지시면 안됩니다! 정신 차리십시오, 폐하!"
"…그렇게 요란 떨지 않아도 깨어있네."
서둘러 이형을 부축한 한성근 대령에게 퉁명스럽게 답하면서, 이형은 억지로 몸에 힘을 넣어 다시 일으켜 세웠다. 피곤했고, 그저 쉬고 싶었다. 그러나 그럴 수는 없었다.
"내가 벌일 일이니까 내가 수습해야겠지. 그러니까 좀 조용히 해줄 수 있겠나. 잠시 한숨만 돌리고서 일어날테니까…."
나지막히, 이형은 중얼거렸다. 한성근은 그에 뭐라 답하려 했다가, 멈췄다. 소년왕은 그의 품안에서 곤히 잠들어 있었다.
그곳에 있는 건 안하무인의 폭군이 아닌, 지칠대로 지친 한 사람의 사춘기 소년이었다.
***
전장의 뒷수습이 마무리되었을 무렵에는 해가 저물고 있었다. 조선과 러시아의 전쟁은 실질적으로 1시간 30여 분만에 종료되었고, 부상병들의 치료와 뒷수습으로 3시간여가 소요되어 사실상 뒷수습이 실제 전쟁보다 2배의 시간을 잡아먹은 격이 되었다.
모두 합하여 4시간 30여 분만에 마무리된 전쟁의 결과는 실로 충격적이었다. 러시아군 1만 명은 사실상 전멸당했고, 생존자는 1개 대대를 간신히 채우는 수준이었다. 그나마도 대부분은 경보병 연대의 생존자들로 채워져, 본래 러시아군이 희생양으로 삼았던 경보병들은 뜻하지 않게 목숨을 부지한 격이 되었다.
그에 반하여 조선군 측의 피해는 1개 중대를 채우지 않았다. 그마저도 부상병 중 대부분은 직접적인 총상이나 검상보다도 음주와 약물복용이 겹친 상태에서 격렬한 운동으로 쇼크가 온 경우였다. 조선 측의 피해는 철저히 제1 기병연대에 집중되어 있었고, 만일 조선군이 끝까지 돌격하지 않고 수비에 전념했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지도 몰랐다.
이는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당사자인 러시아군이나 전쟁을 관전하던 미군이나 외신 기자들은 물론 승리를 거둔 조선군에게도 충격적인 결과였다. 불과 5분여 만에 5천 명이 넘는 러시아군 기병들이 떼 몰살을 당하던 광경은 그들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충격을 남겼다.
그건 도저히 인간의 죽음이라고 할 수 없었다. 하다못해 자연상태의 들짐승들이나 축산시장의 가축조차 그보다는 나은 죽음을 맞이했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역설적으로 그들 스스로가 만들어낸 병기로서 지구상에서 가장 끔찍한 죽임을 당했다.
"자, 그럼 약속한 대로 아무르강 이남에서 나가주어야겠소. 하는 김에 해삼위(=블라디보스토크)도 말끔히 비워준다면 고맙겠소만."
하지만 아직 충격에 빠지기에는 일렀다. 뒷수습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소년 왕은 빈혈로 얼굴은 창백하게 질리고 총상을 입은 오른쪽 다리를 절면서도 뻔뻔스러운 얼굴을 하고서 천연덕스럽게 그리 요구했다. 일찍이 두 나라가 약속했던 대로, 전쟁에서 승리할 경우의 조건을 지키라고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그리고 그제야 그들 모두는 또 다른 충격적인 사실을 깨달았다. 극동의 비문명국 조선이 유럽의 열강인 러시아군을 상대로 뭐라 부정할 여지조차 없는 압승을 거둔 것이다.
처음부터 압승을 예상하고서 조선이 승리할 경우는 생각해 본 적도 없던 무라비요프 백작을 비롯한 러시아 측 대표들의 표정은 한순간에 일그러졌다. 설마하니 그들이 요구하는 처지가 아니라 약속을 지킬 것을 강요당하는 입장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해본 적도 없던 것이다.
"…블라디보스토크를 포기하시라는 말씀은 받아들이기 어렵군요. 그것은 지난 베이징 조약에서 청에 할양받은 우리 러시아 제국의 고유 영토입니다. 대뜸 이를 할양하라니, 욕심이 지나치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욕심이 지나치다, 라. 흠, 설마하니 그대들에게 그런 소리를 들을 것이라고는 생각해본 적도 없었소만. 뭐, 그래. 솔직히 인정하겠소. 짐은 욕심쟁이요. 그래서 그게 뭐 어떻다는 거요? 이런 소리를 듣기 싫다면 전쟁에서 이겼으면 되는 거 아니요."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분노를 가까스로 억누르려 한 무라비요프 백작에게 돌아온 것은 차마 감내하기 어려운 폭언이었다. 그러나 차마 이를 부정할 수도 없었다. 전쟁에서 이기면 된다. 그렇게 생각한 건 러시아 또한 마찬가지였으니까.
그러나 러시아는 패배했고, 조선은 승리했다. 그러니 조선은 승자로서 그들이 당초 요구한 조건을 그대로 이행하라고 하던 것이다.
"일단 한가지 확인해 두겠소. 그대들 미합중국에서 판단하기에, 이번 전쟁의 승자는 누구라고 생각하시오?"
이형은 천연덕스럽게 미군 측 관전무관들에게 물었다. 이번 전쟁이 단지 러시아와 조선만의 전쟁이 아니라는 것을 상기시킨 것이다. 그에 대하여 관전무관들은 얼떨떨한 기분으로 대답했다.
"그야 물론…조선 왕국입니다."
"라고 하시는구려. 그래서, 그대들 노서아는 어떻게 하겠소? 결투의 결과에 불복하겠소?"
'저 애송이 놈이…!'
무라비요프 백작은 이를 갈았다. 그에 반하여 여전히 이형은 싱글싱글 웃고 있을 따름이었다. 누가 우위에 있고 누가 열세에 있는지, 무엇보다 확실하게 보여주는 광경이었다.
그러나 무라비요프 백작은 차마 대답할 수 없었다. 불복하겠다고 답하기에는 뒷감당할 수 없었고, 승복하겠다고 답하기에는 러시아는 이번 전쟁 한 번에 너무나도 많은 것을 잃게 될 터였다. 무라비요프 백작은 어떻게든 지금의 상황에서 빠져나갈 방법을 궁리했다.
'어찌하면 좋은가? 프리모리예(=연해주)는 아무르강 이남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답해야 하나? 확실히, 저들은 아무르강을 국경선으로 확정 짓자고 했지 프리모리예에 대하여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렇지 않으면,"
상념을 깬 것은 소년왕의 목소리였다. 한없이 차갑고, 소름이 끼치는 음색이었다. 무라비요프 백작은 이 작은 소년 왕이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백작은 소년 왕의 앞에서 한없이 작고, 초라한 존재에 지나지 않았다.
"이대로 짐의 군세가 직접 연해주를 수복하도록 하리다. 짐의 포로가 되어주시겠소? 그렇지 않으면 순순히 이승을 하직해주시겠소? 마음 내키는 대로 하시오."
소년 왕의 말이 끝났을 무렵, 러시아 측 대표단은 이미 조선군에게 빙 둘러싸여 있었다. 그들의 총구는 러시아 측 대표단을 겨누고 있었고, 이미 실탄 또한 장전된 다음이었다. 그들에게 딱 하나 부족한 것이 있다면 이들을 사살하라는 소년 왕의 명령밖에는 없었다.
무라비요프 백작을 위시한 러시아 측 대표단은 잠자코 양손을 머리 위로 올리는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