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악을 위한 준비 >
"이번 강남에서의 일로 프랑스를 끌어들이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소만?"
영국의 토마스 공사가 한걸음에 달려온 것은 이형이 프랑스 극동 식민총독부에 고개를 숙인 지 채 이틀이 되지 않아서였다. 이형이 예상했던 대로, 눈이 붉게 충혈된 것이 흥분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이형으로서는 실로 기가 찬 일이었다.
이 사달을 일으킨 장본인이 누구인데 저렇게 호들갑을 떠는지. 이형으로서는 마음 같아서는 귀싸대기라도 한대 올려붙이고 싶은 심정이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입니까! 중화제국은 우리 대영제국의 핵심이권 영역 중 하나라는 것을 모르시는 건 아니시겠지요! 귀국이 프랑스와 손잡고 우리 대영제국을 적대할 생각이 아니라면 당장 그만두십시오. 강남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건 우리 대영제국에서 처리합니다!"
토마스 공사는 이형의 시큰둥한 태도에 분개하여 고함을 질렀다. 그간은 이형이 영국의 국익에 부합한 움직임을 보여줬으니 굳이 그가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언성을 높일 필요도, 그럴만한 일도 없었다. 하지만 이번 일은 달랐다. 다른 나라도 아니고, 프랑스라니.
차라리 미국이나 네덜란드 같은 곳이었다고 한다면 가만히 눈 감고 넘어갔을 것이다. 그들은 어차피 영국에게 대수로운 존재도 아닐뿐더러, 설령 강남에 침투하기 시작한다고 하여도 그리 대단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없다.
하지만 프랑스는 다르다. 프랑스가 본격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하면 영국의 강남 영향력이 뿌리부터 뒤흔들린다. 때마침 현지 상인들의 폭주로 풍년 중에 기근이 일어나는 이상 사태가 일어난 참이었다. 이쯤 되면 강남 내 영국의 영향력이 송두리째 프랑스의 것으로 대신 된다고 하여도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러니 악을 쓸 수밖에는 없던 것이다.
"그래, 그렇게도 자신이 있어서 멸청흥한이라는 구호가 퍼져나갈 때까지 가만히 구경만 하셨소? 그거 놀랍구려. 애초에 그 얼어 죽을 멸청흥한만 아니었더라도 짐이 이 일에 나서기라도 했을 것 같소?"
그러나 그런 토마스 공사의 고함에 이형은 코웃음을 쳤을 따름이었다. 그로서는 우습기 짝이 없었다. 이 사달이 일어나고서도 강남에서의 영향력 따위를 걱정하는가. 그보다 앞서 하루라도 빨리 조계지와 홍콩에서 영국인들을 피난시켜 자국민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려 노력해야 할 텐데 말이다.
유럽이 고대 아테네부터 시작하여 로마, 스페인과 오늘날의 대영제국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해양제국을 토양 삼아 중상주의를 탄생시켰다면, 수천 년간의 유교 문명은 동아시아에 농본주의적 사고방식을 고착화했다. 농사야말로 천하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었고, 그 중에서도 쌀은 으뜸이었다. 그러니 인구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필연적으로 위정자들은 어떻게든 백성들이 굶주리지 않게 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것이 과연 동아시아의 위정자들이 선량해서 민생을 진심으로 걱정했기 때문일까? 그럴 리가 없다. 농본주의적 향촌 경제를 수천 년간 누려온 동아시아에서 백성들이 굶주리기 시작하면 필연적으로 초대형 민란이 일어나고 나라가 뒤집혔기 때문이다. 위정자들이 선량해서가 아니라, 그들도 분노한 백성들의 손에 잡혀 죽고 싶지 않으니 위선을 떨어온 것이다.
'그런데 하다 하다 그깟 푼돈 때문에 백성들을 굶기고 풍년 중에 기근 사태를 일으켰다, 이 말이지….'
이형의 눈에는 이미 불타오르는 외국인 조계지와 홍콩이 눈에 선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빠르면 1년, 늦어도 2년 안에 반드시 그렇게 된다. 설령 영국이 인도에서 수만 대군을 징집해서 조계지에 주둔시킨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한번 민란으로 백성들이 들고일어나기 시작하면 백만대군 정도쯤이야 우습게 모이는 중원이다.
고작 해봤자 수만 명으로는 언 발에 오줌 누기조차 안 된다. 적어도 인도에서 수십만 대군은 끌어모아 와야 간신히 고비 하나는 넘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인도에서 그만한 대군을 징집하는 순간 영국의 인도 통제력은 산산이 조각난다. 어떤 결말이 나오건 영국은 두 번 다시 중원에 발도 디딜 수 없을 게 뻔했다.
이형으로서는 우습고 또 우스워 웃음을 참을 도리가 없었다.
"우리 한국이 극동의 조정자라고 하지 않았소. 그런 그대들이 강남땅에서 이 사달을 일으켜 백성들을 도적 떼로 만들고 기근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모자라 멸청흥한 따위의 구호를 외게 하며 민심을 흉흉하게 만들고 있으니 차마 더는 봐주지 못하고 개입한 것뿐이오.
아니 애초에 무슨 낯으로 짐을 찾아온 거요? 엎드려서 도와달라고 싹싹 빌어도 부족할 판국에 목에 핏줄을 세우고 있는 것은 또 무엇이고?"
"지금 그 말, 대영제국의 여왕 폐하를 대표하여 폐하를 만나 뵈러 찾아온 대영제국의 외교관에게 적합한 언사라고 생각하십니까?"
"짐이 지금 말장난하는 것 같소? 에잉, 이러니까 색목인이라는 놈들은. 길게 말하지 않으리다. 그대들은 저 중원 땅의 역린을 건드린 거요. 아편까지야 어쩔 수 없었다고 쳐도, 쌀 만큼은 건드려서는 안 되었소. 유학자들에게 쌀이 어떤 존재인가만 조금 연구해 봤어도 이런 사달이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을. 쯧쯧."
토마스 공사의 얼굴빛이 붉으락푸르락하는 와중에도 이형은 굳이 그의 체면을 세워주려 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도 없었다. 어차피 빠르면 1년이고 늦으면 2년 안에 극동에서 축출될 영국이었다. 이제 더는 그들을 위하여 설설 길 이유도 뭣도 없었다.
농자천하지대본. 농사를 짓는 농민이야말로 천하의 근간이라는 유교 사상의 기저에 깔린 기본 원칙이다. 지난 수천 년간 동아시아에 유교가 뿌리내리며 뭇 동아시아인들에게 있어서 상식 중 상식이라고 받아들여진 세계관을 지탱하는 주춧돌이기도 하였다.
유교에 있어서 쌀농사는 곧 천하의 모든 것이다. 경제이며, 정치이고, 국력을 나타내는 지표이며, 유교 사회를 지탱하는 뿌리와도 같은 것이다. 한나라의 왕이라는 자가 몸소 매년 농사를 짓는 시늉을 하며 백성들에게 쌀농사를 장려하고, 천자가 제단에 올라 하늘에 제사를 올릴 때 가장 먼저 기원하는 것이 쌀농사가 잘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영국은 그것을 건드렸다. 건드리고 말았다. 영국은 중원이 아니라 유학자들의 역린을 긁어버린 것이나 다름없었다.
"솔직하게 말하여, 그대가 이 방을 무사히 나갈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소."
"이제는 하다 하다 비열한 협박을…!"
"인질극을 심려하시오? 이건 경을 걱정해서 하는 충고요. 당분간 함부로 방에서 나오지 말고, 몸조심 잘하시오. 풍년이 한창인데 나라 하나의 쌀농사를 망쳐버린 금수 같은 나라의 고관대작이라고 하면 도끼 들고 달려들 사대부들이야 이 조선 팔도에 널리고 또 널렸으니까."
이형은 코웃음을 쳤다. 이제 눈앞의 공사가 뭐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건 우습지도 않았다. 그로서는 진심이었다. 오히려 지금 당장 국가헌병대를 시켜서 영국 공사관이 불타오르거나 영국 공사가 피살되는 일이 없도록 지켜줘야 할 판국이었다. 물론 언론통제 정도는 실시하겠지만, 지금 대한일보의 편집장으로 있는 최익현이라는 양반이 어디 떠들지 말라고 해서 입 다물 양반이던가.
당장 대한일보를 통하여 이 소식이 조선팔도에 퍼지는데 채 1달이 걸리지 않을 것이고, 소식을 접한 조선팔도의 사대부들이 눈이 까뒤집히는 데에는 1분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사실 이형으로서는 국가헌병대를 동원하여 철통 경비에 나선다고 할지라도 과연 무사할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이었다. 비단 사대부들만이 아니라 조선의 만백성이 이 일에 공분할 터인데, 그럼 국가헌병대에 속한 병사 중 단 한 사람이라도 영국의 공사를 살해할 계획을 세우지 않을 거라는 보장도 없었다.
그러니 그저 영국 공사관에서 알아서 철통 경비하면서 거동을 조심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괜히 먼저 영국이 개입할 외교적 명분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영국 공사관을 철통 수호 해야 하니, 이형으로서 몸조심 잘하라는 말은 단지 도발이나 경고가 아니라 진심 어린 충고였다.
물론, 어느 정도 분풀이의 의도가 없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맙소사."
그제야 이형이 하는 말이 진실이고, 이형이 하는 말이 진심 어린 충고임을 깨달은 토마스 공사는 얼굴빛이 창백하게 질렸다. 지금 이 일이 어디까지 커질지야 극동에 대하여 거의 아는 바가 없는 영국으로서는 짐작할 도리가 없었지만, 최소한 그토록 제멋대로이던 황제가 시종일관 차분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사태의 심각함을 파악하는 데에는 충분했다.
단지 허세나 협박이 아니라, 정말로 지금 사태는 프랑스의 손이라도 빌려야 할 지경으로 달려가고 있던 것이다. 그건 영국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아일랜드에서 대기근을 몇 차례 일으키고서도 주변국들의 불평을 제외하면 어떠한 후폭풍도 경험하지 않았던 영국이었다. 그것을 중원에서 반복한다고 해봤자 무엇이 그렇게 다르겠냐는 안일한 인식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달랐다. 이미 사태는 그 극동의 괴팍한 난쟁이조차 정색할 지경까지 다다른 이후였다. 그제야 토마스 공사는 이 일이 무슬림 앞에서 꾸란을 불태우고 기독교인 앞에서 십자가에 오줌을 누는 것과 같다는 걸 깨달았다.
"이제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간절한 기대를 담아, 토마스 공사는 말을 더듬으며 물었다. 뒤늦게나마 강남을 수습하여 영향력을 온존하려 시도한 것이다.
"방해나 하지 마시오."
이형은 코웃음을 치며 그를 돌려보냈다.
***
"아이고 제발 한 번만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나리! 저리로 돌아가면 죽습니다! 하다못해 제 처자식만이라도 받아주십시오!"
"아니, 이 사람이 거 참! 그러니까 여기도 더 이상 자리가 없다고 하지 않나? 괜한 소란 피우지 말고 어서 물러나기나 하시게!"
"아이고, 나으리!"
이 무렵 청과 중화제국의 국경지대는 급박하게 변해가고 있었다. 그동안은 양국의 국경을 가르는 황하라는 거대한 자연지형이 천연울타리가 되어주었지만, 이제는 황하를 건너려고 하는 무수한 난민들의 무리가 모여들고 있던 것이다. 미쳐 날뛰는 폭룡과도 같은 황하의 물줄기도 당장 살아남기 위하여 북쪽으로 도망치는 굶주린 백성들을 막아주지는 못했다.
청에서 있는 대로 수군을 동원하여 황하 일대를 경비하면서 어떻게든 난민들의 숫자를 관리하려고 하여도, 뗏목으로라도 황하를 건너려는 이들조차 적지 않았다. 이들 대부분은 황하의 급류에 휩쓸려 사라졌지만, 기어이 도하에 성공하고 마는 이들 또한 절대 적지 않았다.
청으로서는 난처하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분명 저들 또한 본래 청의 백성이었으며 청은 여전히 중원의 정당한 지배자임을 자청하고 있는 이상 저 난민들을 보고서도 모른 척 할 수도 없는 노릇인데, 막상 저 난민들 모두를 받아들였다가는 청도 휘청일 판국이었다.
거기에 여전히 태평천국이라는 사교의 무리와 내통하고 있는 도적무리가 저들 중 섞여 있을지 모른다는 것도 문제였다. 당장은 크고 작은 소작쟁의로 본격적이고 대대적인 민란으로 변하지는 않았지만, 그게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할지가 불분명했다. 언제 어디에서 촉발된 민란이 중원 전역을 뒤엎을지 알 수가 없는데, 무턱대고 강남의 난민들을 받아들였다가는 청 또한 내부로부터 촉발된 민란으로 나라가 뒤집힐지도 몰랐다.
"어허, 이 사람이 그래도…!"
그러니 청의 젊은 관료로서는 난처할 수밖에 없었다. 당장 살려달라며 머리를 박고서 절을 올리고 있는 백성을 마냥 받아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내쫓자니 맨몸으로 황하를 다시 건너라는 꼴인데 그랬다가는 꼼짝없이 죽을 목숨이다.
명색이 애신각라 황조를 위하여 청의 백성들을 보살펴야 할 목민관이 무고한 백성들을 돌아가면 뻔히 목숨을 잃을 것이 분명해 보이는 사지로 몰아넣을 수도 없던 것이다. 난처하기 그지없던 것이다.
"거 너무 그렇게 까탈스럽게 그러지 말고 받아주시오."
그때였다. 낯선 목소리의 등장에 고개를 돌린 젊은 관료는 눈살을 찌푸렸고, 고개 숙여 관료에게 어떻게든 살려달라 빌고 있던 난민 일가는 어리둥절하여 고개를 갸웃거렸다. 흑갈색 제복에 짧게 깎은 머리. 청의 관료들에게는 더없이 친숙하고 꺼림칙한 이들이었고, 아직 중화제국의 백성들에게는 이렇다 할 인상이 남아있지 않던 이들이었다.
그들은 대한제국에서 건너온 징병관들이었다.
"이곳에는 어쩐 일입니까?"
"노서아에 맞서 천하를 지키는 일에 이바지할 용감무쌍한 병사들을 모으러 왔소. 그래, 이름이 뭐라고 하였지?"
"네, 네? 위안바오칭이라하옵니다."
"나이가 조금 많아 보이는 게 흠이지만 사지는 멀쩡하고, 힘 좀 쓰게 생겼군. 좋아, 자네 한 사람이 군에 자원한다면 나머지 가족들은 얼마든지 편의를 봐주도록 하지. 어떻게 하겠나?"
이제 갓 약관이 되었을 법한 대한제국의 징병관은 당연하다는 듯이 청의 관료에게 하대하며 난민 일가에게 징집을 제안했다. 형식상 자원이었으나, 실질적으로는 징병이나 다를 바 없었다. 돌아가면 확실하게 죽을 테고, 화북에 남는다고 해도 이렇다 할 연줄도 없는 그들이 무엇을 하며 벌어 먹고살겠는가.
적어도 군에 가면 당장에 먹고 살 걱정은 덜게 되니, 난민들에게는 처음부터 선택의 여지가 없던 셈이다.
"…가겠습니다. 아니, 가게 해 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이 피붙이를 잘 부탁드립니다!"
"화북에 온 것을 환영하네! 자, 다음!"
난민 일가의 가장에게 자원서를 작성하도록 한 다음, 징병관은 청의 젊은 관료를 무시하고서 난민들을 불러모으기 시작했다. 이미 곳곳에서는 대한제국에서 온 징병관들이 청의 관료들을 대신하여 황하를 넘어 모여든 난민들의 입국을 수속하고 있었다.
이들 징병관은 황제의 명령에 따라 몽골 내전에 참여할 의용군을 소집하러 온 육군 사관학교 4학년 생도들로 이루어져 있었고, 자연히 청의 관료들은 아직 얼굴에 피도 안 마른 대한제국의 징병관들이 멋대로 그들의 사무를 침범하는 일에 분개하였으나 어쩔 도리가 없었다.
청의 관료들은 별수 없이 대한제국의 징병관들에게 협력하여야 했다. 이 젊은 관료 또한 그와 다를 바 없었다.
'꼴 보기 싫은 조선 놈들.'
그는 내심 그렇게 이를 갈며 치욕을 곱씹었다. 그런 적개 어린 시선을 느낀 징병관 또한 눈살을 찌푸렸으나, 그는 그렇다고 노발대발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대한제국의 군인으로서 명예롭게 행동하라는 황명을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으리."
"음?"
그때였다. 일전에 자원한 난민 일가에 끼어있던 앳된 소년이 징병관에게 말을 걸어온 것이다. 한눈에 봐도 억센 몸을 타고난, 무언가를 향한 분노로 이글거리는 눈동자를 가진 범상치 않아 보이는 소년이었다.
징병관은 흥미가 동하여 소년을 향하여 고개를 돌렸다.
"어떻게 하면 나으리와 같은 무관이 될 수 있습니까."
소년은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어떻게 하면 무관이 될 수 있느냐고.
징병관은 태연하게 답하였다.
"한성으로 가거라. 나 또한 아직은 배우고 익히는 생도에 불과하니, 나를 가르친 참된 어르신들께서 너를 이끌어주실 것이다."
그 말에 말없이 소년은 고개를 끄덕였다. 징병관은 직감적으로 이 소년이 한성으로 찾아가게 될 것이라는 걸 직감했으나,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겼다.
대한제국군 육군사관학교 4학년생도 김옥균과 고향에서의 소작쟁의로 화북으로 도망쳐야만 했던 어린 위안스카이의 만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