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폭군 고종대왕 일대기-120화 (120/530)

< 범아시아 조약기구 발족 >

1870년 11월 13일.

범아시아 조약기구의 역사적인 설립식이 한성에서 열렸다. 유림은 그것을 대한제국을 중심으로 한 천조질서가 마침내 완성 되었다 여겼고, 거리의 백성들은 소리 높여 만세를 외치며 그들의 위대한 조국의 번창을 축하하였다. 한성 거리는 온통 잔치 분위기로 가득했고, 이를 구경하러 온 중국인, 일본인, 영국인, 프랑스인, 미국인, 러시아인 등의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재개발이 한창이던 한성에는 주체할 수 없는 활기가 감돌고 있었다. 모두가 믿어 의심치 않았다. 오늘은 축하해 마땅한 날이라고. 대한제국이 진정으로 천하의 주인으로서 인정받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그리 믿어 의심치 않았다.

"나도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저렇게 웃고 즐길 수 있다면 좋겠군."

네덜란드령 인도네시아에서 들여온 원목으로 만든 흑갈색 원탁. 명목상 대등한 자주독립국들의 모임이라는 상징과도 같은 원탁이었지만, 아직 본격적인 개회도 이전에 원탁은 그 의미를 잃었다. 원탁 앞에 모여 앉은 각국의 국가원수들이 오로지 한 사람의 상석만을 향하는 채로 일제히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리고 바로 그 한 사람, 이형은 오른팔로 탁상 위에 턱을 괸 채로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황제의 언동은 아니었으나, 이번 개회식에 참여한 국가원수들 중 거기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들 모두가 거기에 심정적으로 공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회장에는 비통한 침묵이 감돌고 있었다. 그들 모두도 마침내 알게 된 것이다. 지금 극동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어떤 비극이 조금씩 형태를 갖추어가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회피할 수단은 더 이상 없다는 것 또한.

"중화제국은 여전히 풍년 와중 기근이 발생했다는 사실 그 자체를 부정하고 있고. 영국은 강남에 다른 열강들이 침투할 여지를 두지 않기 위해 책임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자연재해라고 주장 중.

그런 와중에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국경지대에만 10만 명의 난민들이 모여드는 중인데, 아직 본격적인 겨울은 시작하지도 않았군."

이형은 탁자를 검지로 두드리며 하나하나 상황을 열거했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추수기의 풍요로 농민들도 한숨 돌려야 했을 가을에, 아직 겨울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도 이 지경이다.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고 보릿고개가 닥쳐오고 나면 어떤 참상이 벌어질지 감히 예상조차 불가능했다.

영국에서도 그나마 무언가 느낀 것이 있었는지 자신들의 지배적 영향력 아래에 있는 해안가 항구 도시들을 중심으로 쌀을 풀기 시작했지만, 강남에서의 영향력을 여전히 포기하지 못했는지 친영파 세력에게 우선적으로 배급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 친영파 세력은 영국에서 푼 쌀 일부를 쟁여두었다가 다시 굶주리고 있는 백성들에게 비싼 값에 내다팔면서 한층 혼란을 가중 시키고 있었다. 이형으로서는 친영파를 뽑더라도 조금은 가려뽑지 그랬느냐고 불평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중화제국은…또 그놈의 강남 군벌들 때문에 반쯤 행정마비 상태인 모양이고. 더 귀찮게 되었어."

이형은 한숨을 내쉬었다. 애초에 이홍장을 따르던 의용군과 그 연합세력으로 시작된 중화제국이었다. 분명 이홍장의 카리스마는 강대했으며, 그 세력 또한 가장 강성했으나 그 강대한 세력도 카리스마도 지금에 와서는 흔들리고 있었다.

우두머리의 세력이 흔들리니 휘하에 야심가들이 다른 구상을 품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 중 적지 않은 수가 이미 중화제국이 무너지기를 빌거나 이홍장에게서 제위를 강탈할 구상을 품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내부적으로 사분오열하고 있으니 자연히 중화제국 조정에서 백성들을 구휼할 여력 또한 남지 않았고, 중앙정부의 공백은 현장 관료들의 무능으로 직결 되고 있다.

그나마 광서성, 운남성 일대는 이형의 요청에 따라 국경으로 연결되어있는 프랑스령 인도차이나에서 안남미가 공급되면서 당장 위기는 넘겼지만, 반대로 말하면 광서성, 운남성과 일부 해안가 지대를 제외한 중화제국 전역이 기근과 소작쟁의 상태라는 것이다. 당초 상정하고 있던 최악의 시나리오 중 하나가 차츰 현실에 구현되고 있었다.

"화북에서 구휼미를 제공할 수는 없소?"

"저들이 그것을 받아들이겠습니까."

이형의 질문에, 공친왕이 씁쓸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작금의 정세에서 중화제국이 청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은 곧 중화제국의 천명이 다하였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기근에 신음하는 백성들 하나 구제하지 못하는 것이 어찌 천자이며 어찌 정당한 조정이라 할 수 있단 말인가. 설령 나라가 망하는 한이 있더라도 중화제국은 결코 청의 도움을 받지 않으려 할 것이다.

성가신 일이라고 이형은 작게 혀를 찼다. 러시아와 대초원의 패권을 두고서 다투기만 하면 그만일 거라고 생각했던 이형의 원대한 미래구상이 차츰 무너져가고만 있었다. 사태는 장기화할 수 밖에 없고, 장기화할 수록 그 후폭풍 또한 어마어마해진다.

성가실 따름이었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이쪽에서 먼저 군사를 일으켜 중화제국을 멸해버리는 것이 사태수습이 빠를지도 모르겠구려."

"…폐하."

이형이 나지막이 내뱉은 말에, 셍게린첸이 동요를 보였다. 이미 몽골 초원을 배경으로 러시아와 패권경쟁이 한창인 대한제국이다. 그런 와중에 중화제국을 멸하겠다며 군사를 일으킨다면, 필연적으로 몽골 내전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그리고 대한제국의 도움 없이 내몽골이 러시아의 도움을 받는 외몽골을 상대로 몽골 내전에서 승리할 방법은 현실적으로 없었다.

"알고 있소. 그냥 해본 말일 뿐이오."

이형은 어깨를 으쓱이고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현실적으로 지금의 대한제국에 중화제국을 멸할 만큼의 힘은 없다. 냉정하게 말하여, 중화제국이 청을 침공할 경우 그것을 방어해낸 다음 황하 이남 화중 일대를 점령할 정도의 국력이 한계다. 그보다 아래, 장강 이남 땅까지 가는 것은 영국이 용납하지 않을뿐더러 대한제국만의 힘으로는 무리수가 많았다.

'안 그래도 불곰 놈들에게 일시휴전을 제의했더니 우리가 궁지에 몰렸다고 여겼는지 더 좋다고 날뛰고 있던가. 이래서야 조기종전은 물 건너갔군. 그럼 사실상의 양면 전선이라는 건데.'

영국이 영국 하는 와중 러시아가 러시아하고 있었다. 지금의 정세를 후일의 역사서를 통하여 읽고 있었다면 그저 코웃음을 쳤겠지만, 영국이 영국하고 러시아가 러시아 하는 것이 현실이며 그 결과로서 기껏 완성이 코앞이던 대한제국의 천하가 엉망진창이 되어가는 건 결코 유쾌한 경험이 못 되었다.

이형은 눈살을 찌푸렸다. 사실 몽골 내전 자체는 이미 몽골인들의 민심을 사로잡은 시점에서 대한제국의 승리는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었지만, 문제는 중화제국이 기근 상황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청을 침공할 여력이 생길 3년에서 6년 후까지 확실하게 종전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몽골 내전을 조기종전 시키지 못한다면 멸청흥한을 외치며 달려들 중화제국과 중원의 천명을 두고 다투는 한편으로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외몽골 잔당과 지루한 소탕전을 계속해야 한다. 그건 곧 양면 전선이고, 국력을 시궁창에 버리는 꼴이다. 그것만은 어떻게든 회피해야 했다.

"소인에게 진언을 올릴 수 있도록 허락해주시겠습니까?"

"좋소. 말해보시오."

그때 입을 연 것은 일본국 내대신 요시노부였다. 이형은 시큰둥하게 고개를 끄떡였다.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것은 의외의 것이었다.

"지난 내전 아래로 전후복구에 힘쓰고 있으나 워낙에 삿쵸의 역적 도당들이 거세게 저항하였던지라 일손이 부족해져 재건에 차질을 빚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만일 폐하께서 허하여주신다면, 이번에 장강 땅에서 발생한 난민을 거두어 그들을 규슈섬과 칸사이에 정착시키고 싶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굽히며, 요시노부는 가능한 예의 바르게 자신의 사정을 설명하고 자기 생각을 말하였다. 간단하게 말하여, 이주라는 비교적 완만한 방법으로 장강 땅에서 먹는 입을 어느 정도 줄이자는 제안이었다.

물론 일본 또한 굶주리고 있는 백성들 전부를 거둬들일 수는 없겠지만, 그중 일부라도 일본으로 이주하게 되더라도 식량의 절대적 총량은 늘지 않았으되 상대적 총량은 늘어 남은 백성들이 생활하기에 적당한 수준까지 가라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사실, 요시노부의 심산은 다른 곳에 있었다.

'삿쵸 놈들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여전히 허리를 굽힌 채로 요시노부는 눈살을 찌푸렸다. 토사 번의 경우에는 일찌감치 항복하여 폐번조치를 받아들였으니 문제가 될 것이 없었으나, 초슈와 사츠마는 마지막까지 결사 항전하면서 반 막부의 기치를 공고히 했다. 안그래도 에도 막부가 막 수립될 적 세키가하라 전투에서부터 도쿠가와 가문을 적대하던 초슈 모리와 사츠마 시마즈였다.

그런 가문들의 지배를 수백 년간 받아온 백성들이 과연 막부에게 호의적일까. 그럴 리가 없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관동 일대에서 도쿠가와에 충성스러운 백성들을 이주시켜 삭초제근을 노린다면 관동에 기반을 둔 에도 막부 그 자체의 힘을 깎는 격이 된다.

요시노부는 강남의 중국인이라는 규슈와 관서에 더 없이 이질적인 세력들을 심어 넣어 초슈와 사츠마의 백성들이 중국인들과 아웅다웅하느라 관동의 에도 막부에 감히 대항할 생각을 못 하게 만들려 한 것이다.

'…이놈 봐라?'

물론 그 생각을 이형이라고 몰랐을 리는 없었다. 하지만 요시노부의 생각에 따르지 않을 이유도 없었다. 이형 또한 삿쵸와 정한론의 망령이 일본에서 부활할 가능성을 어느 정도는 경계하고 있었으니까. 요시노부의 배려로 일본에 이주할 화교들은 필시 요시노부를 생명의 은인이라 여기며 에도 막부에 대한 충성을 맹세할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원주민이던 삿쵸의 백성들과 아웅다웅하면서 삿쵸의 색채를 중화시켜줄 것이다.

이형은 요시노부의 뜻을 받아드리기로 했다.

"좋소. 기꺼이 허하리다. 하는 김에 될수있는 대로 많은 구휼미를 베풀어주시오. 다만, 이번 일은 유구 왕국의 이름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겠구려.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하나, 그래야 중화제국에서도 반발이 덜할 테니."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폐하. 황상의 하해와도 같은 은덕이 일본국 만방에 가득하여 두루두루 꿀처럼 달콤한 향을 은은히 퍼뜨리고 있으니, 이것이 곧 요순의 태평성대인가 하옵니다."

'적당히 좀 빨지 헐겠다. 이놈들아. 하여간 잘난 놈 빨아주는 거 하나로는 이골이 난 놈들이야.'

이형으로서는 낯빛 하나 변하지 않고서 태연하게 이형의 은덕을 칭송하고 있는 걸 보고 있자니 낯이 간지럽기 이전에 경탄스러울 지경이었다. 하기야 요시노부로서는 딱히 이형을 증오하거나 꺼려야 할 이유도 없었으니 저런 말을 태연하게 할 수 있어도 이상할 게 없었다.

'하지만 일본에서 아무리 많이 받아들여봤자 고작 해봤자 몇만 명에서 10만 명을 간신히 넘기는 수준일 텐데. 이 정도면 그냥 우리들도 난민을 구제하기 위하여 노력했다-정도의 체면치레 이상도 이하도 되기 어렵다는 게 문제군.'

그리고 그 체면치레 이상의 행보 자체가 어렵다는 것도 문제였다. 안 그래도 청나라와의 경제협력으로 청나라인 노동자들이 대거 들어오기 시작할 텐데, 이런 와중에 중화 제국 발 난민들까지 되는대로 수용했다가는 그대로 만다린의 대한제국 직행이다.

장차 인구증산을 위하여 식량이 절실한 건 대한제국 또한 별반 다를 바 없었으니 식량을 지원하는 것 또한 불가능했다. 프랑스야 베트남인들이 늘어봤자 좋을 것도 없겠다. 본인들이 쌀을 먹는 것도 아니겠다. 이번 기회에 한국에 빚을 하나 더 만들어준다는 셈 치고서 기꺼이 안남미를 풀었지만, 한국이 그런 행보를 보이기에는 당장 인구증산에 필요한 쌀이 부족했다.

'가만, 그러고 보니 이러면 쌀만 문제인 게 아니잖아.'

이형의 머릿속으로는 불현듯 그런 발상이 스쳤다. 생각해보니 그랬다. 수년간의 쌀 가격 폭등이 이뤄졌다면 쌀 농사 그 자체가 각광을 받으면서 누구나 쌀 농사를 지으려 들었을텐데, 그건 곧 안그래도 농민의 비율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전근대 경제구조에서 기타 산업 종사자들까지 전부 농업으로 빠져 나갔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인간은 밥을 먹는 것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 인간사회가 유지되기 위하여는 식량 이외에도 필요한 물품들이 얼마든지 있다. 대표적으로 옷이 그러하며, 각종 약재, 가구, 크고 작은 도구들이 바로 그러했다. 분명 식량은 의식주 중 하나를 이루는 인간 사회에 있어서 때려야 땔 수 없는 핵심요소 중 하나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3가지 핵심요소 중 한 가지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식량을 제외하고 그 모든 생필품을 만들어내는 산업을 통틀어서….'

경공업.

이형은 입꼬리를 뒤틀었다.

"좋소. 그렇다면 우선 강남 일대에서의 기근에 대하여는 각국에서 사정을 허용하는대로 지원하도록 합시다. 다만, 몽골은 이번 사안에서는 힘을 쓸 필요 없소. 당장에 내전이 한창인데 어찌 국외에까지 힘을 투사할 수 있겠소? 그대들은 그저 하루라도 빨리 노서아 오랑캐들을 몰아내는 데에만 집중하여 주시오."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폐하. 결코 실망하게 해드리지 않겠나이다."

셍게린첸은 제자리에서 일어나 절을 올리며 이형에게 감사를 표했다. 당장에 모든 물자를 전쟁에 사용해야 하는 몽골이 이번 사안에서 힘을 쓰기란 현실적으로 무리가 컸다. 이형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고개를 까딱여 그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청에서는 일본과 함께 가능한 한 많은 난민을 수용하여 주시오. 정 부담이 된다면, 굳이 정착시키려 애쓸 것도 없이 무기만 대충 쥐여주고서 몽골로 보내면 될 거요. 그 뒤에는 우리 대한제국군에서 알아서 하리다.

그리고 사정이 허락한다면 유구를 통해 가능한 한 많은 쌀을 풀어 중화제국을 구휼해주시오. 다만 강제는 아니니, 뜻대로 하시오."

"…하명하신대로 하겠나이다."

공친왕은 내키지 않는다는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굽혀 예를 표했다. 이형의 지시를 받는 건 내키지 않았지만, 강남의 백성들 또한 본디 청의 백성이었다. 그들을 품는 일에조차 한낮 자존심 탓에 협력하지 않는 건 군자를 논하기 이전에 차마 인간의 성정이라고 할 수 없다.

"대만에서는…어차피 할 수 있는 것도 없을 텐데 세상 물정 다 잊고서 짐과 함께 저어기 부용정에서 팔자 좋게 고량주라도 한 병 까시겠소?

"부용정 호수에 있는 힘껏 집어 던져드리기를 바라십니까?"

"그럴 힘은 남아있으신가 보오? 정정하신 듯 하니 잘 되었소."

이형의 때아닌 농에, 이하응은 얼굴을 붉으락푸르락 했다. 이형은 그 모습에 어깨를 으쓱이고서는, 다시 진중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중화제국의 정세에 변화가 생길 때마다 그 즉시 짐에게 전해주시오. 지금의 중화제국은 시한폭탄과 같소. 언제 어떤 식으로 기폭 할지 짐조차 예견하기 어렵다는 말이오. 아시겠소? 중요한 일이요. 꼭 좀 부탁드리리다."

"…결코 실망시켜드리지 않겠나이다."

이하응은 그제야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가 들이쉬며 숨을 고르고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형에게 허리를 굽혔다. 이형은 거기에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우리 대한제국에서는 물자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겠소. 식량을 풀기에는 우리 또한 식량 사정이 여의치 않으니 그럴 수 없으나, 어찌 죄 없는 백성들이 고통 받는 걸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있겠소? 그러니-."

메이드 인 코리아 받아라.

이형은 냉큼 끝말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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