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를 아는 자 >
"…무슨 의도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저로서는 도통 모르겠군요."
한참을 침묵하던 솔즈베리 후작의 답변은 또다시 회피였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영국 정계에서 구를 대로 구른 푸른 피로서 자신의 본심을 숨기는 블랙 조크식 화법은 특기였지만, 솔즈베리 후작은 이 무렵 당장 공격을 회피하기 위해서도 역공할 틈을 노리기 위해서도 아닌 그저 뭐라 형언할 수 없는 존재에게 무력하게 도망치는 듯한 심정에 사로잡혀있었다.
그로서는 도저히 눈앞의 황제가 이해가 가지를 않았다. 도대체 어째서 이 많은 정보를 알고 있는가. 유럽에 한 번도 가본 적도 없는 이 젊은 청년 황제는 도대체 무슨 수로 유럽에 대하여 이토록 세세한 정보를 알고 있단 말인가. 유럽의 책을 읽는 것이 취미라고 들은 적도 없고, 토마스 공사를 비롯한 공사관 직원들의 첩보에 따르면 독실한 천주교도라는 것조차 거짓부렁이라고 하였을 텐데.
'거리를 가늠할 수가 없다.'
솔즈베리 후작은 등줄기로 식은땀이 흐르는 기분을 느꼈다. 포커를 치는데 상대가 자신의 패 전부를 훤히 알고 있는 감각과도 또 다르다. 그 경우에는 상대가 모든 걸 알고 있다는 전제로 그 나름대로 변칙적인 행보를 통해 심리적 동요를 끌어낸다는 방법도 있다. 이건 패를 모조리 공개한 것과는 또 다른, 무작위의 패를 공개하였는데 자신은 그 패가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감각이다.
그러니 도저히 대책을 마련할 수가 없다. 어디까지 알려져 있고, 또 어디까지 알려지지 않았는가. 이미 모든 것이 알려진 다음이라면 저 황제가 보유하고 있는 정보는 도대체 어디까지 깊숙이 접근해 있는가. 고작 해봤자 일개 외교관 수준의 정보로 허세를 치는 것인가? 아니면 이미 영국 외무성의 최중요 핵심 정보들까지 모조리 꿰뚫고 있는가.
모든 것이 미지수다. 어떤 패가 어디까지 알려져 있는지를 알 수가 없으니 그저 눈앞의 뭐라 형언하기 어려운 괴물을 피해 도망치고 또 도망치는 형태의 움직임 밖에는 불가능하다. 처음에는 그저 극동의 신흥 열강을 일으켜 세운 유능한 군주 즈음으로 여겨왔던 것이, 인제 와서는 인간의 형상을 한 이질적인 무언가를 바라보는 듯한 감각으로 뒤바뀐 다음이었다.
"허, 참. 짐이 언제 그대를 겁박하기라도 하였소? 도대체 어찌하여 그렇게도 경기를 일으키고 있는 거냐는 말이오. 내 말 하지 않았소? 우리 모두 행복해지는 꿍꿍이를 이야기하자고. 그런데, 지금 그대들이 가장 행복해지는 경우는 다름 아닌 그대들의 조국이 지금 당장 전쟁을 시작하는 거잖소?"
이형은 그런 솔즈베리 후작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 사실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사람이 말을 하면서 그 말 속에 무언가 정보를 숨기면 귀신같이 눈치채어 자신의 것으로 삼는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황제는, 역으로 사람의 심정 변화에 관하여서는 한없이 둔감하고 또한 무관심했다.
그 둔감함이 또다시 부메랑처럼 돌아온 것이다. 그런 이형의 모습이 솔즈베리 후작에게 있어서 한층 더 이질적으로 느껴졌음은 두말할 것도 없다. 점차 솔즈베리 후작에게 있어서 이형은 인간의 형태를 한 다른 무언가로 인식되고 있었다.
'악마인가? 그도 아니면 정령? 마법사나 예언자 같은 건가? 도대체 정체가 뭐지? 지금까지 우리 영국에서 수집해온 그 어떤 정보도 이 황제가 여기까지 유럽 대륙에 대하여 여기까지 자세한 정보를 습득하고 있을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지 않다. 현실적으로, 이제 막 개항을 마무리 지은 극동의 소국에 도대체 무슨 연줄이 있어서 유럽에 대한 정보를 습득한단 말인가?
그러나 이 황제는 도대체 무슨 수를 썼는지 몰라도 이미 알고 있었다. 국명, 지명, 왕실의 가문명 따위야 아무튼, 도대체 유럽인조차 아닌 극동의 황제가 무슨 수로 범게르만주의 같은 정보까지 알고 있단 말인가!'
그러나 솔즈베리 후작은 동시에 그의 날카로운 육감으로 포착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이 황제의 정체가 무엇이냐가 아니라, 이 황제가 유럽에 대하여 그들이 상정해왔던 것 그 이상으로 자세하게 알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라는 것.
이유나 정체 같은 건 나중에 알아내도 늦지 않다. 황제는 모두가 행복해지는 꿍꿍이라고 말했고, 그건 곧 무언가 바라는 것이 있으니 일부러 그를 찾아와 이런 이야기를 꺼내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 모두가 행복해지는 꿍꿍이가 거짓말이건, 진실이건 간에 적어도 무엇을 위하여 찾아왔는지 정도는 알아내야 그것을 거절하건 받아들이건 간에 후속 대처가 가능하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솔직하게 말씀드리지요. 전쟁을 하고 싶은가, 라. 그야 당연하지요. 불필요한 전쟁이라면 피할 방법을 궁리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번 전쟁은 우리 대영제국의 국익과도 직결된 일이 아닙니까. 여왕 폐하의 용감무쌍한 신하라면 마땅히 맞서 싸울 각오를 다지는 것이 옳겠지요."
솔즈베리 후작은 깊이 한숨을 내쉬며 가볍게 양손을 들어 올려 보였다. 사실상의 항복선언이었다. 그 모습에 이형은 내심 쾌재를 불렀다. 그의 정세 추측 중 가장 기초적인 토대가 틀리지 않았다는 확언을 받은 것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추측 또한 올바를 가능성이 높았다. 그리고 나머지 추측 또한 옳다면, 지금 그의 행동은 확실한 성과로 돌아온다.
당장 자신이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확신이 희미했던 이형에게 있어서, 이보다 반가운 소식은 없었다.
"그래, 그렇다면 무엇을 망설이고 있는 게요? 만일 그대들이 전쟁을 원한다면 우리 대한제국 또한 기쁘게 그대들을 도울 각오가 되어있소. 이미 중화제국은 끝났소. 누가 봐도 명확하잖소. 그대들 영길리도 어차피 중화제국에 이 모든 일의 책임을 떠넘기고서 새로운 꼭두각시를 내세우는 편이 국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리라 생각하오만?"
이형은 한결 확신에 차서 이야기했다. 물론, 겉으로는 영국이라고 하였지만 그 속에서 노리고 있는 것은 보수당과 솔즈베리 후작이다. 지금의 자유당 내각보다는 중화제국에서의 확실하고 잔혹한 해결법을 주장하는 보수당 쪽이 진정한 영국인들의 뜻과 부합한다는 암시를 걸고 있던 것이다.
"그야 물론이지요! 아니지, 다릅니다. 분명 여왕 폐하께서는 이미 최종해법을 지지하시고 계시며, 런던의 시민들 또한 그와 같은 최종해법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될 일입니다. 적어도 지금 이대로는 불가능하단 말입니다."
솔즈베리 후작은 이형의 말에 어딘가 홀린 듯한 기분을 느꼈다. 절대로 자신에 대해서도, 영국 국내의 사정에 대하여서도 알 수 없어야 할 인물이 당연하다는 듯이 그가 마음속 깊이 생각하고 있는 최선의 해결책이지만 또 당장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해결책이라 여기던 것을 끄집어내고 있던 것이다.
솔즈베리 후작은 공포를 느꼈다. 눈앞의 황제가 도대체 어째서 유럽과 영국에 대하여 자세한 정보를 습득하고 있는 건지, 또 어떻게 이렇게 자신의 속마음을 훤히 아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솔즈베리 후작에게 있어서 이형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질적인 존재였고, 이성의 바깥에 존재하는 형언할 수 없는 그 무언가에 가까웠다.
그러나 그렇다고 외면하거나 도피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아무튼 지금 이형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영국의 국익에 부합하며, 도리어 때아닌 도덕 외교로 자국의 어중간한 행보에 분통을 터뜨리던 솔즈베리 후작의 마음에 쏙 드는 해결책이었기 때문이다. 이해할 수도 납득할 수도 없는데 무시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며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하는 수밖에 없으니, 마음의 거리가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이형은 이를 두고 국제외교라는 이름의 전장에 선 애송이 황제가 노련한 영국의 외교관을 상대로 한 일생일대의 거래를 제안하는 구도를 상상했지만, 이 두 사람의 대화를 통역하던 토마스 공사가 보기에 이미 두 사람의 구도는 뒷골목에서 마주친 집시 점쟁이에게 홀려 복채를 조금씩 흘리기 시작한 운 나쁜 신사의 모습에 더 가까웠다.
'신흥 열강의 황제라는 작자가 저런 괴팍하고 안하무인인 것만으로도 끔찍한데, 하물며 저런 어디에서 얻었는지조차 모를 끝 모를 통찰력과 지식까지 숨기고 있었다니. …어쩌면 저 난쟁이 황제야말로 지금 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가장 이상한 인물이 아닐까?'
토마스 공사의 마음속에서 이형에 대한 평가가 한결 더 위험한 축으로 기울어지는 순간이었다. 이형은 죽어도 눈치채지 못했지만.
"아니, 어찌 불가능하단 말이오? 귀국 또한 우리 한국과 같은 군주국이라면 마땅히 의회와 내각에서 뭐라 말하건 최후에 결론을 내리는 것은 그대들의 여왕이 되어야 하지 않소? 그럼 그대들의 여왕이 전쟁을 바라고 있는데, 어찌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말이오?"
"그야 물론 가능하겠지요. 단, 여왕 폐하께서 현 내각을 해산하시고 조기 총선을 명하신다면 말입니다. 폐하께서는 그런 절차에 구속되지 아니하시는 듯합니다만, 우리 영국에서는 저 같은 위정자들은 물론이고 여왕 폐하께서도 왕권을 행사하기 이전에 마땅히 거쳐야 할 절차가 있고 법도가 있습니다. 따라서, 현 내각과 의회에서 전쟁에 반대하는 이상 여왕 폐하께서도 전쟁을 강행할 수는 없습니다."
솔즈베리 후작은 순간 스스로가 말하고서도 아차 싶었다. 영국 정계와 무관한 부외자에게 필요 이상으로 많은 정보를 말했다는 것을 뒤늦게 눈치챈 것이다. 그러나, 그는 다음 순간 지금 자신이 말한 정보조차 이미 이형이 알고 있었다는 걸 깨닫고 전율했다.
이형은 지금 이해할 수 없었다는 표정도, 그렇다고 곰곰이 생각하는 얼굴도 아닌, 바로 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한 회심의 미소를 띠고 있던 것이다.
"호오. 즉, 지금의 내각을 유지한 채로는 뜻하는 대로 전쟁을 시작할 수도 없다는 이야기이구려. 그리고 총선에서 승리하여 지금의 내각을 치우는 데에 성공한다면 귀국의 여왕 폐하께서도 얼마든지 원하는 대로 전쟁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일 테고. 그렇다면 묻건대, 지금 당장 조기 총선이 이루어진다면 그대들은 확실하게 승리할 수 있소?"
"…실례지만, 무슨 의도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인지 도통 모르겠군요. 아니, 그 이전에 '그대들'이라니. 도대체 누구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대들 영국 보수당 말이요, 물론."
그 한마디에 솔즈베리 후작과 토마스 공사는 동시에 낯이 새하얗게 질렸다. 도대체 이 극동의 황제가 거기까지 알고 있단 말인가. 그리고 그 이전에 '그대들'이라니. 마치 솔즈베리 후작이 보수당 소속의 인사라는 것을 처음부터 알고서 이야기하는 것 같지 않은가.
아니, 이쯤 되면 거의 확실하다. 눈앞의 황제는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알고서 이 자리에 왔다. 영국의 국내 사정도, 솔즈베리 후작이 어떤 인물인지조차 모두 알고서 이 공사관에 찾아온 것이다. 도대체 무슨 수를 썼는지는 몰라도 눈앞의 황제는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순간, 솔즈베리 후작은 당장 눈앞의 황제를 죽여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공포감에 사로잡혔다. 도대체 어디까지 알고 있는 것인지, 도대체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인지조차 알 수 없지만 한 가지만은 확실하다. 눈앞의 이 청년 황제를 살려두면 장차 영국이 주도하는 세계질서 그 자체가 위험해진다. 영국의 머리 위에서 놀고 있는 쥐새끼를 살려두었다가는, 훗날에라도 큰 화근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왜들 그렇게 놀라고 있는 거요? 모두 진정하시오. 짐은 분명 모두가 행복해질 꿍꿍이를 가지고서 왔다고 하지 않았소."
그러나 여전히 눈앞의 황제는 태연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제야 솔즈베리 후작은 공사관을 빙 둘러싸고 있는 헌병들의 존재를 눈치챘다. 이미 마흔이 넘은 나이의 외교관이 권총을 꺼내서 눈앞의 황제를 사살하는 것보다, 공사관을 빙 둘러싸고 있는 헌병들이 이상을 눈치채거나 도리어 이미 전장에서 몇 차례 사람을 죽여본 눈앞의 황제가 그를 사살할 확률이 더 높았다.
솔즈베리 후작은 가까스로 충동을 눌러 참았다. 확실하게 눈앞의 황제를 사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을뿐더러, 만에 하나라도 실패한다면 극동에서 입지가 날로 좁아져 가고 있는 그의 조국은 이번에야말로 극동에서의 모든 식민이권을 상실한다. 그건 조국의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활동해야 하는 외교관에게는 부적합한 언행이다.
"…당신은 도대체 누구십니까."
솔즈베리 후작은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모든 것이 여전히 혼란스럽기만 했다. 도대체 어째서 눈앞의 황제는 이 모든 정보를 알고 있는 것인가. 도대체 무슨 수를 썼단 말인가. 정말 인간이기는 한 건가? 정말 인간이라면,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수단을 써 이 모든 정보를 습득한 것은 맞는가? 혹 동방의 신비이니 뭐니 하는 오컬트의 일종인 것은 아닐까?
"갑자기 뭔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고 있는 건지 도통 모르겠구려. 보이는 대로, 이 나라 대한제국의 황제라오."
아니, 그것이 아니다. 그것을 물었던 것이 아니다. 솔즈베리 후작은 그렇게 소리 지르고 싶었다. 그러나 눈앞의 황제는 여전히 태연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정말로 솔즈베리 후작이 어째서 이렇게 동요하고 있는지조차 눈치채지 못한 듯한 얼굴이었다.
그야말로 귀신이나 마귀 따위에게 홀린 듯한 기분이었다. 처음에는 어떤 패를 이미 알려진 것인지 알 수 없어 거리를 잴 수가 없었다면, 이제는 이미 모든 패를 공개 당한 이후라는 걸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솔즈베리 후작으로서는 심력이 고갈되어가는 걸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솔즈베리 후작에게 황제는 곱게 접은 편지 한 장을 건넸다. 편지를 건네받은 솔즈베리 후작은 두려움과 꺼림칙함, 불길함과 약간의 기대를 품고서 조심스럽게 그 편지를 펼쳐보았다. 편지는 한 장으로 되어 있었고, 그 내용은 짧고 간단했다.
"『미국 트러스트들이 영국 보수당의 극동 방면 최종해법을 지지하도록 할 것』"
"『돕지 않을 경우 철도와 공장을 국유화할 것이라 할 것』"
"『내용을 확인한 그 즉시 소각할 것이며, 절대로 외부에 발설하지 않을 것.』"
"아, 아니 이 무슨…!"
토마스 공사는 더듬거리며 편지의 내용을 해석했고, 그 내용을 전해 들은 솔즈베리 후작은 경악을 금하지 못했다. 그 밀서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걸 순순히 그에게 보여줬다는 것이 시사하는 바는 컸다.
"금일 짐이 미국에 위치한 우리 한국의 공사관에 보낸 밀서의 사본이요."
다음달이면 도착하겠지. 황제는 태연하게 덧붙였다. 솔즈베리 후작은 자신의 손이 덜덜 떨리고 있는 걸 뒤늦게 눈치챘다. 제정신인가. 이게 제정신으로 할 수 있는 짓인가. 극동의 군주 나부랭이가 미국을 겁박하여 대영제국의 정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들다니. 이게 정말로 그 터무니없는 식견을 가진 현자가 벌일만한 일인가.
"자, 어떻소."
그러나 황제는 웃었다. 웃으며, 솔즈베리 후작에게 낮게 속삭였다.
"이거라면 그대들이 그토록 원하는 전쟁을 시작하는 데에 부족함은 없지 않겠소?"
솔즈베리 후작은 이 청년 황제의 목을 조르고만 싶은 충동과 그의 손등에 입맞춤을 해주고만 싶은 충동에 동시에 사로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