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폭군 고종대왕 일대기-136화 (136/530)

< 전쟁을 끝내는 방법 >

우선 황후의 허락을 얻고 난 직후, 이형은 서둘러 박규수를 찾아갔다. 그 무렵에는 이미 황하에서 중화제국과 청나라의 군함들이 부딪쳤다는 전보가 한성에 전해지는 등 선전포고만 없었다뿐이지 이미 전쟁이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어, 서두를 필요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일단 전보에 따르자면 기록될만한 첫 전투 자체는 청의 해군이 승리했다고 나와 있었다. 수적 우세를 내세워 마구 밀어붙이던 중화제국의 함대가 청나라의 독립을 보장하고 있던 프랑스에서 투입한 뤼순 주둔 함대의 활약으로 황하를 탈출하지 못하고서 그대로 격멸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좋아, 우선 이걸로 극동 프랑스 놈들은 참전했군."

박규수를 찾아가던 길, 전보를 읽은 이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 영국은 중화제국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 이래 조계지를 중심으로 각 항구에 경비병력을 확충하는 수준에서 그치고 있었지만, 이번 황하 해전으로 최소한 극동 프랑스만큼은 청을 지원하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그들의 지원이 대단한 힘이 되기는 어렵다. 당장 본국이 유럽에서 총력을 기울여 전쟁 중인데, 고작 해봤자 식민정부에 지나지 않는 그들이 개입해봤자 구식 전투함들 위주로 구성된 함대로 중화제국의 해상보급로를 끊어주는 것이 고작일 것이다. 혹 중화제국에서 더 나아가 프랑스령 인도차이나를 침공하기라도 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거기까지 중화제국의 수뇌부가 멍청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아무튼 이걸로 프랑스는 중원을 배경으로 펼쳐질 천명대전의 참여자로서 확실하게 이름을 올려두게 되었다. 극동이라면 몰라도, 서역에서 이번 전쟁의 참가자 중 프랑스의 이름이 있는가 없는가의 차이점은 크다. 극동 나라들끼리의 전쟁이라면 어느 나라가 이길 것인가를 두고서 저울에 올려보겠지만, 유럽의 열강인 프랑스가 참전했다면 프랑스와 그 동맹국들이 이길 것이라고 확실한 것이다.

즉, 프랑스의 참전이 기정사실화 된 이상 대한제국의 주가는 확실하게 오른다. 누구나 대한제국의, 더욱 정확히는 대한제국의 동맹국인 프랑스의 승전을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프랑스의 국채를 사기에는 유럽에서의 전쟁의 승패에 따라 그 가치가 정해질 테니, 세계대전이 한창인 지금의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국채는 확실하게 승리할 것으로 보이는 범아시아 조약기구와 그 맹주 대한제국의 국채가 된 셈이었다.

"이걸로 일단 당장 돈 걱정은 없어졌지만…우라질, 이거 작전주한 놈은 떼돈 벌겠는데. 이 새끼 설마 여기까지 계산하고서 조작했나? 아니, 못했을 리가 없군. 미국판 로스차일드의 탄생인가. 개새끼, 어디 한국에 투자만 줄여봐라. 적어도 이번에 벌은 만큼은 토해줘야 할거다."

이형은 투덜거리며 총리 관저의 문을 열어젖혔다. 슬슬 국유화 보도가 단순한 오보였다는 소식이 퍼져나가면서 빠르게 주가가 복구되고 있을 텐데, 이번 작전주 한 번에 미국 금융계의 태반을 먹어치워 명실상부한 근대 자본주의의 제왕이 되었을 괴물을 죽일 방법은 없다. 그 악명 높은 유대 금융계를 무릎 꿇린 괴물을 도대체 무슨 수로 건드린단 말인가?

이형으로서도 도저히 자신의 역사적 지식으로는 답이 나오지를 않아, 하다못해 자신이 그 어마어마한 돈을 벌게 해준 한국에 은혜를 느껴서건 아니면 범아시아 조약기구의 잠재성에 눈독을 들여서건 그 천문학적인 부를 투자해주기만을 기대할 따름이었다.

박규수는 기별도 없이 대뜸 문을 열고 나타난 이형을 보자마자 이형이 육군 원수복을 입고 있는 것을 보고서 이형이 생각하고 있는 바를 짐작한 듯, 깊이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태자가 태어난 이상 황가의 대가 끊길 걱정은 덜었다지만, 또 인가. 태자의 탄생을 계기로 이형이 조금은 철이 들 거라고 기대했던 박규수로서는 착잡하기 그지없었다.

"역시나 거짓말이셨군요."

"거짓말한 적은 없소. 그저 생각이 바뀌었을 뿐. 이제 이 몸 어르신께서 몸소 전장에 나서는 극단적인 수라도 내놓아서라도 전쟁을 끝낼 필요가 생겼으니 말이오. 뭐, 본의 아니게 실망하게 한 점은 미안하구려."

이형은 담담하게 고개를 숙였다. 사실이었다. 불과 사흘 전까지만 해도 이형은 전장에 나설 생각이 없었다. 그런 이형이 마음을 고쳐먹게 된 것은 전적으로 태자와 생각 이상으로 많은 자원병이 모여들면서 여차하면 이번 전쟁 한 번에 대한제국의 청년층 전부를 소모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사로잡혀서였다.

박규수는 이형을 믿기 어렵다는 듯 두 눈을 부릅떴다. 그 망나니 황제가 설마하니 그에게 고작 이런 일로 먼저 고개를 숙이면서 사죄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박규수는 그제야 이형이 진심이라는 걸 알았다. 그리고, 지금 그가 더없이 진지하다는 것도.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마음을 고쳐먹으신 것은 태자 전하의 덕이겠군요."

"뭐, 그렇소. 부정하지는 않으리다. 그러나 그것만은 아니오. 이번 전쟁을 다소 이 몸이 무리해서라도 하루라도 빨리 끝내는 것이 우리 대한의 국익에 부합하리라 생각했소. 그러니 전략은 그대로 가되, 3만의 정병을 사용할 구석을 바꿔야겠지."

"3만…아하, 그때 어디에 사용하실지 말씀하시지 않은 병사들을 말씀하십니까. 과연, 그렇군요. 그래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박규수는 근심 반, 기대 반의 눈초리로 이형을 바라보았다. 이미 3차례의 전쟁을 치러본 황제였다. 사람을 부리는 데에 있어서는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적어도 스스로 나서 모범을 보이며 뒤에서 따라오는 병사들의 마음을 매료하는 데에 있어서만큼은 천부적 재능이 있다는 것은 지난 3차례의 전쟁에서 이미 증명되었다.

그리고 이 황제가 내놓는 전략들이 하나같이 절대 범상치 않은, 자신을 극단적인 위험에 몰아넣는 전략들이라는 것도. 처음 전장에 나섰을 때는 수백의 기사들만을 이끌고서 수만의 적병을 향해 돌격했고, 그다음에는 만주 팔기와 함께 봉천에서 베이징까지 휴식 한번 없이 돌진, 그다음에는 러시아군을 상대로 모르핀과 술에 취해서 돌격.

이번에는 또 얼마나 기상천외한 전략일까. 이미 3차례의 전쟁을 경험한 황제의 군사적 식견에 대한 기대보다도, 근심이 앞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간단하오. 짐은 불란서 함대에 협력을 구하여 우리 범아시아 조약기구의 해군 전력 전부를 동원하여 난징을 함락시킬 것이오."

"…허."

역시나 이형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박규수는 무심코 머리카락을 쥐어뜯었다. 제정신인가. 아니, 이미 청의 수도인 베이징을 거의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서 입성하는 위업을 보이기는 했다지만, 이번에는 수천에서 수만의 적병이 지키고 있을 것이 확실시되는 중화제국의 수도를, 그것도 바다를 통해서 상륙해 점령한다는 말인가.

"정말로 가능성이 있는 전략이기는 합니까, 그거?"

목숨이 아깝지를 않으냐고 쏘아붙이려고 했던 것을 박규수는 가까스로 삼켰다. 아니, 설령 상륙하여 점령에 성공한다고 한들 뭐 어절 생각인가. 고작 해봤자 3만 명으로 난징을 점령해봤자 곧장 십수만에서 수십만의 적병에 의하여 역으로 포위될 것이 뻔하지 않은가. 어쩌면 상륙군에 이형이 섞여 있다는 첩보를 듣고서 일부러 포로로 잡을 작정으로 난징을 잠시 비웠다가 곧장 역포위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물론 그렇소."

그러나 이형은 어디까지나 태연한 얼굴이었다. 이형에게는 이 전략이 통한다는 확신이 있었다. 박규수로서는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이형은 확신에 차 있었다.

"이홍장은 결코 겁쟁이가 아니오. 그러니까 그는 반드시 난징에서 나와 이번 침공전을 몸소 지휘하려고 할 것이오. 그리고 천자가 난징을 떠나 몸소 베이징까지 북상하는 만큼, 역으로 난징은 극히 적은 일부의 병사들만이 남게 되겠지. 우린 그 틈을 노리면 되오. 물론 그래도 여전히 적지 않은 병사들을 잃게 되겠으나, 한번 난징을 얻게 되면 저들은 그대로 자중지란 하여 무너져 내릴 것이니 위험을 감수할 이유는 충분하오."

"어째서 그렇게 확신할 수 있습니까? 적어도 아직은 이홍장이 몸소 병사들을 지휘하고 있다는 첩보는 전해 듣지 못하였습니다만."

"저들은 군벌 연합이오. 처음에도 단지 열강들의 지원을 몰아서 받은 이홍장을 중심으로 모여든 군벌 연합이었고, 그대로 이홍장에게 흡수되려던 것이 베이징 함락에 실패하면서 백성들을 위한다는 명분은 그저 허울뿐인 기득권 이익집단이 되었지. 그러니 반드시 이홍장은 난징에서 나올 것이오. 다른 장군에게 병사를 맡겼다가는 당장 자신의 목숨이 위험해질 테니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홍장 즈음 되는 인간이 열강의 지원을 받아 제 부귀영화나 추구한 매국노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서 죽고 싶어 할 리가 없지. 설령 모반 위기가 없더라도 그 인간이라면 반드시 병사들을 이끌고 가장 먼저 튀어나온다.'

이형은 입꼬리를 뒤틀었다. 이번 전쟁은 이홍장에게 있어서 위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기회이기도 했다. 애당초, 이홍장이 실패한 원인이 무엇이던가. 이형이 이홍장보다 앞서 베이징을 함락시키면서 중화제국에 의한 천명 교체가 무위로 돌아갔기 때문이 아니던가. 그로 인해 이홍장은 뜻대로 개혁을 펼칠 수도 없었고, 자신의 둘뿐인 지지세력인 지주계층을 내칠 수도 없게 되었다.

만일 이홍장이 베이징에 입성하여 정식으로 제위에 오르며 천명 교체를 완수했다면 그럴 일도 없었을 것이다. 창업 군주로서의 막강한 지도력과 권력으로 부패한 관료들을 쓸어버리고 토지개혁을 단행하며 근대화를 단행할 기반을 손에 넣었을 수도 있었다. 이홍장이라는 인물은 그만한 그릇을 품고 있었다.

그러나 이홍장은 천명 교체에 실패했고, 결과적으로 중화제국은 새로이 중원을 통치할 새 시대의 새로운 나라라기보다 본국과는 별개의 통치권을 구축한 반청 한족 반군으로 전락했다. 청이 나라를 다스릴 천자조차 부재하고 있으며 이웃 나라의 괴뢰정권 수준의 내정간섭을 당하고 있는 여러모로 부족함이 많은 반쪽짜리 나라라지만, 여전히 국가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차라리 청은 제국의 위치에서 추락하여 대한제국의 번국이 되었다고 해석될 여지라도 존재했지만, 천명을 거머쥔 제국에게 책봉을 받은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제국으로서 번국을 부리고 있는 것조차 아닌 중화제국이 동양적 세계관에서 정상적인 국가라고 해석될 여지는 처음부터 없었다. 중화제국이 건국한 지 얼마 안 되어 순식간에 부패한 까닭이었다. 이홍장이 제아무리 발버둥 쳐도, 처음부터 나라조차 아닌 반군 연합체 따위로 근대화에 성공할 수는 없던 것이다.

'이대로 내가 승리하고 끝나면 중화제국은 삼국지의 위촉오조차 아니야. 이홍장은 원술로 죽는 거다. 나라도 원술로는 절대로 죽기 싫겠지. 대업을 이루지 못하고 죽는다고 해도 하다못해 조조나 유비나 손권으로 죽어야지 원술로 죽는 걸 누가 좋아하겠어? 그러나 이대로 난징에나 처박혀있다가 끝나면 이홍장은 풍년 중 기근이라는 초유의 재앙을 일으킨 역적으로, 황제를 참칭하고 꿀물이나 찾은 원술과 다를 바 없이 평가 될 거다. 그걸 아는 이상 그놈은 절대로 난징에 가만히 못 있어.'

죽더라도 전장에서. 꿈꾸었던 대업이 한낱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더라도 명예롭게 죽어 명예롭게 기억되고 싶다. 한 시대를 풍미한 영웅호걸이라면 누구나 공통으로 품고 있는 소망이었다. 구차하게 살아 후세의 손가락질을 받을 바에야, 차라리 모든 책임을 통감하고서 자결하거나 그 모든 죄악을 덮어쓰고도 남을 업적을 세워 명성으로 악명을 덮어씌운다.

그것이 이형이 알고 있는 소위 영웅호걸이라는 인물들이었다. 영웅호걸이라 불릴 자격이 있는 이홍장이니만큼, 반드시 이번 전쟁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서 부딪혀 올 것이다. 이형에게는 이홍장이 만에 하나라도 실패한다면 전장에서 명예롭게 전사하기 위하여 최후의 돌격을 시도하거나 아니면 모든 책임을 통감하고서 자결을 택한다는 식으로 행동하리라는 확신이 있었다.

"태평천국은 지도부가 정상적이라면 이번 전쟁에 많은 병력을 차출하기보다는 세력확장에 집중할 테고, 지도부가 멍청하다면 황하로 병사들을 보내거나 외국인 조계지를 습격하려 들겠지. 농민 반군 대부분은 당장 다가올 겨울에 대비하여 조금이라도 많은 식량을 쌓아두려 할 테니 기껏 전쟁에 동원해봐야 전투보다는 약탈에 집중할 테고. 결국 저들의 주력은 이홍장이 이끄는 본군이 될 수밖에 없는 이상, 난징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병력만이 남을 수밖에 없소."

설령 배신할 마음을 품고 있는 군벌이라도, 제정신이라면 적어도 지금 당장은 배신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 와서 난징을 점령해봤자, 당장 올해 농사를 망친 판국에 겨울이 다가오고 있는데 굶주린 백성들에게 산채로 잡아먹힐 뿐이다. 기근으로 농민들의 상당수가 도적 화하며 올해 농사를 망친 이상, 강남은 무조건 올해 겨울을 넘기려면 화북의 쌀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홍장이 베이징에 입성하기 전에 난징에 입성할 수 있는 지역을 근거지로 삼고 있는 군벌이라면 이미 이홍장과 함께 백성들에게 함께 손가락질당하는 처지다. 그들 또한 권력을 유지하려면 군공을 세워 자신들의 악업을 명성으로 덮어버리는 수밖에는 없다.

결과적으로 난징에 많은 정병을 남겨둘 여유도, 부하 장수들의 배신을 우려하여 많은 병사를 남겨둘 필요도 사라졌으니 난징에는 반란에 대비한 수준의 병력 밖에는 남지 않는다. 그들이 많건 적건 상관없다. 그들은 글자 그대로 최소한의 병력이며, 그들이 조금이라도 흔들리는 기미를 보여주는 순간 내부로부터의 시민 반란으로 난징은 무너져내린다.

열강 함대의 도움을 받아 해안포대만 무력화시키고 나면, 난징 함락은 손쉽다. 그렇게 이형은 확신하고 있었다.

"…뜻은 알겠습니다."

박규수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형이 결코 뜻을 꺾지 않으리라는 걸 직감한 것이다. 지금은 그저 이형의 말이 옳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몸소 배를 타고서 전장에 나서게 되겠군요. 바로 전투함을 수배해두겠습니다. 함대의 기함이 되기에 적합한 전투함을 말입니다."

"음? 그럴 필요 없소. 왜 이 몸 어르신께서 배를 탄단 말이오? 짐은 말 위가 체질이라오."

이형의 대답에, 한순간 박규수는 사고가 정지하는 듯했다. 그동안 실컷 잘 떠들고 있다가, 갑자기 이건 또 무슨 소리란 말인가. 배를 타는 것이 아니라니.

그렇다면 설마―.

"짐은 정정당당하게 황제 대 황제로서 그 이홍장이라는 작자에게 승부를 걸 것이오. 그놈에게도 이건 명예회복의 기회이니, 절대 피하지는 않겠지. 원술로 죽을 놈을 손권 정도로 구해주는 격이오. 아마 그놈은 이번 기회에 단지 하늘이 버렸을 뿐 제가 잘못한 것은 없다고 강변할 테니, 거의 미친 황소처럼 짐에게 달려들 것이오."

"그러니까, 또 다시 미끼 역할을 맡으시겠다는 겁니까?"

"왜 아니겠소? 뭐, 그렇지만 직접 싸울 일은 없을 거요. 이제 짐에게는 100만의 대군이 있는데, 승부를 보자면 100만 대 100만이 되야지 좀스럽게 황제 두 사람이 칼질 따위 해봐야 사서에 기록되기는 하겠소? 황제에게는 황제에 걸맞은 싸움법이 있는 법이오. 난징 상륙전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대신 이홍장 그놈의 멱이라도 따버리고, 그럼 아무튼 전쟁은 끝나겠지."

오랜만에 바둑이와 만나게 되겠구먼. 이형은 태연한 얼굴로 덧붙였다.

"…맙소사."

박규수는 뒷목을 부여잡고 제자리에 주저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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