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3의 선택지 >
이형은 그날로 해군에서 기선을 징발하여 톈진을 경유해 베이징으로 향했다. 그 무렵이면 이미 뤼순에 주둔하고 있던 프랑스 식민함대에 의하여 중화제국 해군은 거의 완전히 무장해제당한 이후라서, 그나마 남은 해군 전력들도 항구에 틀어박혀 나오려고 하지를 않아 이형은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서 곧장 톈진에 도착할 수 있었다.
톈진에서 베이징까지의 구간은 청과 한국 간의 경제 교류가 활발해지며 이미 철도가 부설되어 있었고, 이형은 한성에서 떠난 지 불과 일주일도 되지 않아 베이징에 다다를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곧 한성에서 열이 뻗쳐오른 상태 그대로 베이징에 도달했다는 이야기 또한 되었다.
"도대체 이게 뭐가 어떻게 된 거요!"
화려한 환영 행사나 품격 있는 환영 인사도 고사하고서, 이형은 베이징에 도착한 그 즉시 자금성으로 쳐들어가 공친왕을 찾아갔다. 그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제아무리 추수기라지만, 그 천하의 허베이 평야가 아니던가. 하물며 황하를 건너온 수십만의 난민들을 의용군으로 부리면서 이미 20만에 달하는 병사들을 모은 다음이다.
그럼 그 20만 명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동원한 것은 고작 해봐야 40만이다. 사실상 대한제국의 전 병력에 해당하는 숫자지만, 애초에 대한제국과 청의 동원력이 대등한 것이 이상하다. 허베이성 하나만으로 대한제국을 능가하는 인구를 부양하고 있는 청에서, 고작 해봐야 대한제국 수준의 동원밖에는 보여주지 못했다? 분명 무언가 일이 있었던 것이다.
그 원인을 파악해야만 했다. 이홍장이 황하를 건너기 전에, 하루라도 빠르게 그 원인을 알아내야만 시기적절한 대처가 가능할 테니까.
"오셨습니까. 폐하께서는 언제나처럼 안하무인이시군요. 기운이 넘치시는 것 같아 부럽기 그지없습니다."
그런 이형의 방문을 공친왕은 지친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맞이했다. 낯에는 그늘이 지고, 눈 밑은 검고 핼쑥한 공친왕의 모습은 한눈에 그가 그동안 얼마나 고생해왔을지에 대하여 짐작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이형의 눈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 이형에게 중요한 것은 공친왕이 얼마나 고생했는지가 아니라, 어째서 고작 해봐야 40만밖에는 준비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추궁이었으니까.
"그렇지. 그렇지만 예상하지 않았소? 짐을 그동안 지겹도록 봐왔으니 짐이 이렇게 행동하리라는 것도 알고 있었을 거잖소. 그런데 어째서 고작 해봐야 40만밖에는 동원하지 않은 거요? 우리 대한이 지금 45만을 넘어 50만에 달하는 병사들을 동원하고 있는데, 그 다이칭이 우리 대한제국과 동원력이 비등하다는 게 말이 되기는 하는 거요!"
이형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공친왕이 기어이 마음이 꺾여 청을 포기하였거나, 아니면 일을 포기한 것이라고 여긴 것이다. 이형으로서는 공친왕이 일을 소홀히 한 것이 아닌 이상에야 청에서 고작 이 정도 수준의 동원력을 보여줄 리는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던 만큼 그럴 수밖에는 없었다.
그러나 공친왕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뜻밖의 것이었다.
"그럼 아무렴 폐하께서 전선에 나가야 할 건장한 청년들을 모두 거두어 버리셨는데 제가 도대체 어떻게 손을 쓰란 말씀입니까?"
"…뭐라?"
이형은 한순간 사고가 정지하는 듯한 충격을 느낄 수 있었다. 공친왕이 무슨 의미로 이런 말을 하는 것인지 이형으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미 거두어버렸다? 그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지금 대한제국에서 끌어모은 50만의 병사들은 나이를 잘못 파악하는 경우는 있어도 모두 대한제국 국적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그런데 이미 거두었다? 대한제국의 50만 병사 중 청나라인들이 섞여 있다는 말인가? 아니 그것도 이상하다. 그것이 만일 청나라 청년들을 되는대로 거두어 달성한 결과라면, 대한제국은 사실상 전혀 청년계층을 동원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밖에는 안 된다. 그러나 현실은 사회 각 계층에 불어닥친 민족주의 열풍으로 사실상 청년계층 전부가 고갈될 위기였다.
"아니 그게 무슨 소리요? 설명을 좀 해보시오. 짐이 이미 거두어갔다니, 그럼 우리 대한제국에서 거두어갔다는 소리인가? 그토록 많은 청년을 거둘 곳이 우리 대한제국 어디에 있단 말이오?"
"추수기가 마침 한창이 아닙니까. 그리고 일전에 폐하께서는 우리 청에서 인력을 거두어 가시겠다 하셨지요. 군에 끌려가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는데, 폐하께서 군에 가지 않을 방법을 제시해준 격이니 누가 순순히 군에 가려하겠습니까?"
공친왕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이형에게 답했다. 그리고 그제야 이형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었다. 근대화가 막 시작되었다고 하나 여전히 대한제국은 농업이 경제 대부분을 차지하는 농업 국가였다. 추수기에 동원령을 내리면서 농촌에 일손이 부족해지면 그 자체만으로 경제에 치명타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후방의 예비전력을 동원하여 추수를 돕게 시켰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할리가 없다. 어떻게든 추가적인 일손을 구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대안이 청에서 건너온 노동자들이 된 것이고.
"그 우라질 것들이 군대에 가기 싫다고 하다 하다 취업 비자까지 가져다 써…!"
하지만 이형은 그래봤자 청에서 온 노동자들이 대단한 숫자가 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우선 그 정도 인구이동이 이뤄졌다면 벌써 그에게 보고가 올라갔을 것이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가을 동안 잠깐 바짝 벌어봤자 그게 대단한 액수가 될 수는 없다. 분명 그렇게 돈을 모으면 목돈은 금방 나오겠지만, 청에서 대한제국까지 가는 교통비를 생각하면 실질적인 수입은 극히 적은 것이다.
그런데 일부러 이웃 나라까지 건너가서 추수를 돕는다는 명분으로 일자리를 구한다? 청에서 대한제국을 왕복하는 시간과 교통비를 감수하고서? 보나 마나 추수를 돕고 청과 대한제국을 왕복하는 시간이면 전쟁이 이미 끝났을 것이라 짐작하고서 일을 벌인 것이 뻔하지 않은가.
산에 숨고 다락방에 숨어도 징병관들이 들이닥쳐서 되는대로 잡아가니까, 최후의 수단으로 이웃나라까지 일하러 간다는 명분을 내세워 도망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 취업하러 간다며 징병을 회피한 이들 중 정말로 한국까지 와서 일할 사람은 채 절반도 안될 것이 뻔했다.
'청이라는 나라가 이렇게도 인기가 없었나? 아니, 다르다. 이건 한족 민족주의의 반작용임이 틀림없어. 적극적으로 무기를 들고서 궐기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만주 황실을 위하여 아까운 목숨을 버리기도 싫다는 의지표명이로군. 우라질, 그럼 이건 이제 와서 억지로 동원해서 무기를 쥐여줘봤자 반란 밖에는 안 일으킬 거라는 이야기인데…!'
이형으로서는 뒷목이 절로 당겨오는 기분이었다. 당장 중화제국과의 결전이 임박한 차에 청에서 병역기피로 인한 인적 자원 고갈이라니. 그것도 하필이면 뭔가 다른 결점이 있어서가 아니라 가장 근본적으로 청나라에 주거하는 한족들에게 청나라를 향한 애국심이 부재하게 된 것이 원인이었다. 차라리 다른 이유로 병역기피가 일어나고 있다면 강제징병이라도 강행하지, 민족주의에 의하여 병역기피를 택한 청년들에게 괜히 무기를 쥐여줘봤자 민족주의 반군이 될 뿐이다.
민족주의가 청을 등진 와중 40만에 달하는 병사들만이라도 간신히 뽑아낸 것은 전적으로 청의 행정력과 재정의 승리였다. 이형은 공친왕을 탓하려 했지만, 기실 그는 초췌하게 메말라 가면서도 그의 최선을 다했다. 장강 이남에서 시작된 민족주의의 거센 폭풍은, 이형의 예상보다도 빠르게 화북을 강타하고 있었다.
'이러면 결국 선택지는 두 가지로군.'
이형은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당장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어차피 러시아와의 국경선과 몽골 내전에 투입된 20만은 뺄 수 없다. 그들은 만에 하나라도 러시아가 전면개입할 경우 그 즉시 대한제국에서는 역으로 중앙아시아를 침공할 수도 있다는 경고의 표시이자 러시아가 전면전을 망설이게 하는 전쟁 억제력이다. 그들을 뺄 수는 없었다.
방법은 두가지. 하나는 추수를 돕던 10만의 후방전력을 만주로 돌리고 기존에 만주방위선에 배치되어있던 10만 명을 화북으로 끌어오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유구국과 일본에서 병사들을 급히 끌어와 화북에 배치하는 것.
전자의 장점은 말할 것도 없이 이번 전쟁은 대한제국의 온전한 승리로 마무리 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청에서 청년들의 병역회피까지 일어나는 와중 온전히 대한제국만의 승리로 마무리된다면, 설령 열강들이라도 전후처리에서 대한제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중화제국을 멸한 다음 어떻게 요리할 것인지 뜻대로 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단점은 우선 2선 전력에 불과한 병사들을 투입해봐야 머릿수 채우기 밖에는 안되고, 만에 하나라도 엄청난 인명피해를 보게 된다면 대한제국은 두 번 다시 일어날 수 없게 된다는 것. 한세대의 청년 계층이 통째로 증발해버리는 격인데 당장 인구를 폭발적으로 늘려야 하는 대한제국에 있어서 이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될 수밖에는 없다. 여차하면 산업화를 진행할 여력마저 모조리 상실하고서 범아시아 조약기구의 맹주 자리까지 내줘야 할지도 모른다.
반대로 후자의 장점은 대한제국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 당장 어떻게든 인구를 늘리고 청년들을 산업 현장에 배치해야 하는 대한제국에 있어서 이는 더 없이 매력적인 장점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커다란 단점은.
"…그 우라질 왜놈들을 믿을 수 있느냐가 문제인데."
"네?"
"아니, 혼잣말이요. 무시해도 좋소."
이형이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알지 못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공친왕을 향해 손을 휘저으며, 이형은 헛기침해댔다. 그런 이형을 공친왕은 수상히 여기며 빤히 바라보았지만, 굳이 이형의 기분을 거슬러서 좋을 것 하나도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굳이 무슨 일인지 캐묻지는 않았다.
이형의 일본에 대한 불신은 단지 현대 한국인으로서의 민족 감정 때문만은 아니었다. 체급에 대한 경계라는 것이 더욱 정확했다. 이미 다 망한 것이나 다를 바 없이 휘청이고 있는 청과는 다르게, 일본은 여전히 오키나와를 제외한 일본 본토 전역을 온전하게 유지하고 있었다. 지금이야 사정이 여의치 않아 대한제국에 숙이고 있지만, 기회가 오고 국운이 핀다면 언제든지 대한제국의 수중에서 벗어나려고 들것이 뻔했다.
기껏 범아시아 조약기구라는 목줄을 내세워 그 일본을 옭아맨 것이다. 이형으로서는 괜히 일본이 이번 전쟁에서 공을 세우면서 대한제국을 상대로 목소리를 키우게 되는 일만큼은 피하고 싶었다. 대공황, 파시즘, 공산주의 등 국운을 건 대전의 가능성이 즐비한 시대에서, 이웃 나라는 가능한 한 한국에 친화적이면서도 한국보다는 지위가 낮은 편이 장기적인 평화를 위해서도 좋았다.
"그렇지만 뭐…. 어쩔 수 없군.
이형은 땅이 꺼지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어쩔 수 없었다. 달리 주어진 선택지가 있었다면 당연히 그걸 선택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달리 수가 없었다. 지금 대한제국에 전쟁에 참전한 청년 세대가 통째로 증발한다면 그때야말로 대한제국은 모든 성장동력을 잃고서 추락한다. 피해는 될 수 있는 한 줄이는 편이 좋았다.
이형은 체념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공친왕에게 말했다.
"짐이 대한제국의 100만 대군을 끌고 와 허베이 평야에 진을 쳤다고 소문을 내주시오. 속이 뻔히 보이는 거짓말이라도, 당장 승산이 보인다면 병역기피는 조금이라도 줄어들 테니."
"그거야 물론 굳이 부탁하시지 않으시더라도 그렇게 하려 했습니다. 그럼, 증원은 언제쯤 요청하시겠습니까?"
공친왕은 가만히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 또한 지금의 상황에서는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장 100만이 넘는 대군이 북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은 이상, 지금은 설령 독이 든 성배라도 들이키는 수밖에 없었다.
"증원은 없소."
"…네?"
그러나 이형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전혀 엉뚱한 것이었다. 공친왕은 잠시 그 말뜻을 헤아리지 못하고서 눈을 껌뻑거리다가, 뒤늦게 그 뜻을 깨닫고서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런 공친왕을 향해, 이형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지금 수중에 있는 것만으로 승부를 보는 수밖에. 다시 한번 말하리다. 지원군은 없소. 대한제국군 25만과 청군 40만이 우리에게 주어진 전부요. 지금 우리 한국군이 이번에 일당백은 못해도 일당 서넛은 해줄테니 대충 100만 대군이라고 칩시다."
공친왕은 눈앞이 아찔해지는 현기증을 느꼈다.
***
한편, 그 무렵.
김옥균은 여전히 청에 잠입한 태평천국의 간자들을 파악하는 임무에 한창이었다. 이 무렵에는 홍수전을 비난하는 대자보의 효력도 크게 효력이 떨어져서, 군 정보국에서도 간자들을 고문하여 정보를 캐내고 조직간 연계를 파악하는 등 정석적이고 복잡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김옥균으로서는 귀찮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기껏 고생하면서 잡아보아도, 절대다수의 간자들은 대단한 정보를 품고 있기보다는 그저 위에서 시켜서 왔다는 식의 잔챙이들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마저도 아편에 중독되어 제대로 된 정보를 내뱉지 못하고 횡설수설하는 경우가 많아, 군 정보국의 일선 요원들이 질색하고 있었다.
"이상한 일이군."
그러다 불현듯, 김옥균은 어딘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다. 아무리 태평천국이 제대로 된 국가조직이라기보다는 사이비 종교집단에 가깝다지만, 간자를 보내는 족족 체포되고 있다는 걸 뻔히 알고서도 늘 같은 경로로만 보내고 있던 것이다. 상식적으로 간자를 보내는 경로가 파악되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면, 하다못해 숨기려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설마, 이 사교도들의 목표는 청나라가 아닌건가?"
문득 그런 생각이 김옥균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확실히 가능성은 충분했다. 당장 외부로부터의 침략에 대비하여 몸을 움크리고 있는 청은 간자가 활동하기에 적합하지 못하다. 차라리 그보다는 자신들이 공격당하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도 못하고 있을 곳이 더 노리기 쉽다.
청나라에 대거 간자를 보내며 자신들의 관심이 청에 쏠려 있는척 하면서, 뒷편으로는 다른 꿍꿍이를 품고 있을 가능성도 충분했다.
김옥균은 그 즉시 국정원의 현장요원들을 찾아가 그들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혹 태평천국에서 청이 아니라 중화제국을 내부적으로 무너지게 만들려 일을 획책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심에서였다.
"글쎄, 배신이라. 확실히 그 또한 가능성이 없다고는 못하겠지만…. 아직 그런 전조는 보이지 않는구먼. 적어도 태평천국은 지금 당장 겉으로 중화제국에게 협력을 아끼지 않고 있네.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을 것이라는 의심 자체는 합리적이네만, 그러기에는 당장 보이고 있는 작태가 영 시원치 않아."
그러나 국정원측의 대답은 회의적이었다. 김옥균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럼 도대체 굳이 일부러 이미 알려진 경로를 통해 간자를 보내는 건 어째서란 말인가.
"아니, 잠깐…."
그때, 불현듯 김옥균의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알려진 경로를 통해' '간자를 보낸다'. 그동안은 계속 간자를 잡는데 집중하느라 후자에만 집중해왔다.
그러나 반대로 전자만 두고서 생각한다면, 저쪽에서 먼저 비밀리에 접촉을 시도하기 위하여 접촉경로를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은가?
"…설마."
김옥균은 혹시나 하면서도, 군 정보국의 허가를 얻어 파악한 침투경로를 역행하여 아무런 의미도 없는 문자들만이 반복적으로 기입된 기밀문서를 송신했다.
태평천국으로부터 회신이 도착한 것은 고작해봐야 이틀 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