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한한 탐욕 >
영국이 마침내 세계대전에 참전할 의사를 굳혔을 무렵.
"네, 존 피어폰트 모건입니다. 오늘은 어찌한 일로-."
"내 이미 전부 다 알고서 왔네! 이놈, 당장 아는 대로 고하지 못할까! 감히 비천한 상놈 나부랭이가 황상의 노여움을 사 본관을 난처하게 만들어!!"
지구 반대편, 미대륙에서는 금융가 존 피어몬트 모건이 그리 달갑지 않은 손님을 마주하고 있었다. 노크 한번 없이 방문을 박차고 들어온 것은, 얼굴을 붉으락푸르락하면서 거칠게 숨을 씩씩거리는 낯익은 동양인이었다. 모건이 불과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만에 월가 전체를 발아래에 두는데 가장 큰 도움을 줬다고 할 수 있을 대한제국의 공사, 민치상이었다.
모건은 민치상의 모습을 보자마자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의 비서에게 민치상이 찾아오거든 바로 들여보내라고 미리 주문해 두었고, 그가 머지않아 찾아오리라 여겼으니 민치상의 방문 그 자체는 놀라울 것 없었다. 다만, 그런데도 모건의 신경을 거스르는 것이 하나 있었다면.
"…이제 오셨습니까? 도대체 왜 이렇게 찾아오시지를 않는지 기다리다가 지치던 참이었습니다. 지난 3개월간 제가 만나 뵈러 하여도 만나 주시지도 않고서, 제가 얼마나 마음고생 하였는지 알아주신다면 감사하겠군요. 혹여나 이상한 도둑고양이가 꼬인 것은 아닐까 봐 정말 조마조마했습니다."
모건은 따분한 기색을 애써 숨기며 입을 열었다. 3개월 전과는 달리, 모건이 민치상을 대하는 태도의 기저에는 경계심이 깔려있었다. 그로서는 이번 작전주의 가장 큰 협력자이자 작전주에 핵심적인 정보를 제공하여 실상 모건 다음 가는 주주라 불릴만한 민치상이 막상 작전주가 시작된 이래로 이렇다 할 요구사항도 없이 그와 연락도 끊고서 두문불출하는 통에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날 모건의 앞에서 정보를 흘린 것은 모건이 받아들이기에 반쯤 대놓고 작전주를 깔라는 신호나 다름없었다. 금융가 금융인의 앞에서 작전주로 악용되기 딱 좋은 정보를 암암리에 흘린다는 것 자체가 알아서 이 정보를 이용하여 크게 한탕 해보자는 암시가 아니겠는가? 그리고 작전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이상,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지대한 공헌을 한 민치상은 어떤 식으로건 모건에게 지분을 요구해야 이치에 맞았다.
한탕 하고 나르기 위한 입막음 비용이건, 앞으로도 계속하여 협력하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관계 비용이건 말이다. 그런데 막상 정보를 제공한 당사자인 민치상이 자신의 지분조차 요구하지 않고서 잠적해버리니, 모건으로서는 이제 또 역으로 다른 금융가를 끌어들여서 모건의 작전주를 폭로해 이중 작전을 펼치려는 건 아닌가 의심이 들었다.
"조마조마하기는 무슨, 내 다 알고 왔느니라! 아이고, 내가 그간 어느 나라의 간자에게 들킨 것인가 감도 잡히지 않아서 몸을 숨기고서 갖은 고생을 한 것을 떠올리면…!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네놈이 감히 내 뒤통수를 쳐! 이, 이 상놈 나부랭이가 감히…!"
"네?"
하지만 민치상의 반응은 모건이 예상 했던 것과 전혀 다른 것이었다. 배당금이나 사후처리 문제로 항의하거나 교섭하러 왔을 줄 알았더니, 전혀 엉뚱하게 모건에게 자신을 속였다느니 등잔 밑이 어둡다느니 이해할 수 없는 말을 지껄이고 있던 것이다. 모건으로서는 당황스럽다 못해 어처구니가 없어서 한순간 사고가 정지할 상황이었다.
민치상의 언행이 이해가 가지를 않아 잠시 곰곰이 그간의 행적을 떠올린 모건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혹시, 그때 선생님께서 제게 몰래 해주신 말씀은 밖으로 퍼뜨려서는 안 되는 비밀이었던 겁니까?"
"허허허, 이놈 보게? 그래, 내가 그때 분명히 말해두지 않았더냐. 어디 가서 함부로 이야기하지 말라고! 그런데, 그런데 그걸 가지고서 널리 퍼뜨리고, 더 나아가 황상의 귀에 들어가도록 만들었으니…! 네놈의 죄가 얼마나 큰지 이제야 알겠느냐!"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민치상의 모습을 보면서, 모건은 머리가 띵해져 오는 걸 느꼈다. 성가신 것도 정도가 있고, 헛소리에도 정도가 있지. 이건 또 무슨 이야기란 말인가. 설마, 그때 그의 앞에서 자랑스럽게 지껄였던 말이 정말로 그가 어디 가서 퍼뜨리지 않을 것이라 믿고서 한 말이란 말인가. 언제나 이익을 쫓아다니는 금융인의 앞에서 그런 고급정보를 정말 바깥까지 이야기가 퍼질 일 없는 사석이라 여기고서 했다는 말인가.
'멍청한 건가, 무능한 건가, 세상 물정을 모르는 건가, 아니면 전부 다인 건가? 듣기만 해도 동전 굴러가는 소리가 절로 나는 고급 정보를 흘리고서 금융가의 투기꾼이 그걸 꼬옥 붙들고 있을 거라고 여겼단 말인가? 하다못해 뒷골목 집시 돗자리 장사꾼만 봐도 상인이라는 족속이 얼마나 돈 굴러가는 소리에 민감한지는 알 수 있을 텐데…? …그런 집시 돗자리 장사조차 눈여겨본 적이 없는 건가?'
"지금 내 말을 듣고는 있는 건가! 어허허, 이걸 어쩌면 좋아. 어쩌면 좋으냔 말이네! 이제 황상께서는 두 번 다시 내게 신임을 주시지 않을 테고, 이걸로 나는 영락없이 이 이역만리 타향 땅에서 늙어 죽거나 도성에 끌려가 죽게 될 거란 말이야. 이걸 도대체 어떻게 할 텐가!"
민치상은 울부짖듯이 연신 모건의 탁상을 주먹으로 내려쳤다. 그 꼴을 보고 있자니 모건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민치상이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모건이 바깥에 떠벌리지 않을 것이라 여기고서 그런 고급 정보를 흘렸다는 것이 확실해졌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 민치상이 그간 잠적하면서 모건을 만나주지도 않고 공사관에 틀어박혀 있던 건 모건을 배신하려고 다른 투기꾼과 만남을 가질 준비를 하던 게 아니라 그저 월가나 한국 정부로부터의 보복이 두려워 안전한 곳을 찾고 있었을 뿐이라는 이야기였다.
모건은 허, 하고 탄식을 내뱉었다. 넥타이를 졸라매기라도 한 것처럼 절로 숨이 막히는 듯했다. 새삼 이런 인간 때문에 지난 3개월간 작전주에서 대성공을 거두고서도 뒷맛이 개운치 않아 찝찝하던 걸 떠올리면 울분이 마구 차올랐다. 그냥 주먹으로 후려치고 싶은 충동에 모건은 아무 의미 없이 손을 쥐었다 피었다 반복했다.
하지만 결국 최후에 이긴 것은 이번에도 그의 이성이었다. 사태파악을 마친 모건은 최대한 부드러운 미소를 얼굴 가득히 띄우고서, 민치상에게 말했다.
"정말로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이 비천한 상놈이 선생님의 뜻을 멋대로 확대해석하여 선생님께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끼치고 말았군요. 유감스럽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보상해드리면 좋을지 모르겠군요. 그렇지만, 이만 지나간 일은 어쩔 도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잠시 차나 한잔하시면서 마음을 가라앉히시죠."
"지금 내가 진정하게 생겼는가! 나는 조선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이네. 내가 살 곳은 고향 땅 조선이지 이역만리 타향땅이 아니란 말일세! 내 정말이지 이 미리견 땅에서 갖은 고통을 겪은 걸 생각하면 당장에라도…!"
"물론 그렇겠지요. 정말로 죄송스럽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말로 위로해 드려봤자 아무런 소용 없겠지요. 선생님께서 얼마나 상심이 크실지 제가 어찌 알겠습니까? 자, 그렇지만 지금은 잠시만 진정하시지요. 자, 레아. 여기 차 한 상 차려와 주시게."
"네, 회장님."
"그러니까 지금 한가로이 차나 하고 있을 때가…!"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고래고래 소리치던 민치상의 말문이 한순간 막혔다. 모건이 레아라 부른 고용인에게 시선을 사로잡힌 까닭이었다. 백옥 같은 피부와 비췻빛 눈동자, 새끼 고양이처럼 앙칼지게 눈 끝이 뾰족하게 말아 올려진 눈망울과 단정하게 말아 내린 연갈색 머리카락. 그리고 은은하게 풍기는 레몬 향과 황갈색 원피스.
"…커 흠!"
'걸렸군.'
한순간 조용해진 민치상을 흘겨보면서, 모건은 남몰래 입꼬리를 뒤틀었다.
"자, 잠시 응접실에서 옷매무새라도 다듬고 오시지요. 설령 어떤 비극적인 일이 닥쳐오더라도 마지막까지 신사로서 신사다운 품위를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레아, 이 신사분을 잠시만 상대해줄 수 있겠나? 나는 잠시 할 일이 있어서, 수고 좀 부탁하겠네."
"네, 회장님. 선생님을 잠시간 모시게 된 레아 제르미라고 합니다. 불편함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시길."
"어허허, 선생님이라니. 그거참…. 에헴! 그래, 아무래도 너무 흥분했던 듯하구먼. 그러나, 온 이상 반드시 이해할 만한 대답 한두 가지는 듣고서 돌아갈 테니 알아두시게!"
"아무렴 여부가 있겠습니까. 다시 한번 선생님께 폐를 끼쳤던 것에는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고용인이 민치상을 데리고서 그의 사무실을 나가는 동안, 모건은 계속하여 있는 힘껏 웃는 낯으로 민치상을 마중했다. 그리고 마침내 민치상이 문을 닫고 밖으로 나간 순간,
"빌어먹을, 정말이지 돌겠군. 그러니까, 나는 처음부터 존재하지도 않은 작전주 모의에 낚여 들어간 꼴이라, 이건가? 그런 착각 하나로 시티 오브 런던의 배불뚝이들과 말꼬리 잡기에 목숨 걸던 거고? 하, 하느님 맙소사. 지금 이 자리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한 모든 기억을 지워버리고 싶군그래. 이제 보니까 목숨이 네다섯 개로는 부족할 미친 짓이었어."
하고, 나지막이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어차피 중화제국과의 전쟁은 한국의 승리로 끝날 수밖에 없고, 한국의 국유화 시도도 불발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혹시나 무슨 상정 외에 사태가 벌어지면 한국에서 보증을 서주거나 망명길이라도 받아줄 것이라 여기고서 일을 벌이고 있었더니, 알고 보니 자신은 한국 정부와는 어떠한 연관도 없이 도중에 흐른 정보 하나만 믿고서 조기 총선의 성사와 영국의 세계대전 참전을 위하여 끈덕지게 시티 오브 런던의 배불뚝이들을 상대로 물고 늘어진 격이었다.
영국의 여왕이 그가 흘린 오보에 그의 당초 상정 이상으로 과격하게 반응해준 덕분에 결과적으로 일은 그가 예정했던 대로, 그리고 그가 협력하고 있다 여겼던 한국의 황제가 바라던 대로 마무리되기는 했으나, 새삼스럽게 등골이 서늘해지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었다. 확실하지도 않은 작전주에 목숨을 걸고서 그 시티 오브 런던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들었다니. 새삼스럽게 자신이 얼마나 들떠 있었는지 알 것 같았다.
"하지만 덕분에 잘되었어. 아무래도 저놈은 이게 작전주였다는 것 자체도 모르는 모양이고, 그럼 따로 배당금을 내줄 필요도 없겠지. 그럼 이번 작전은 온전하게 나의 승리다. 나만의 승리야. 으흐흐흐흐!"
모건은 히죽 하고 웃었다. 중간과정이 그가 생각하고 있던 것 이상으로 위험했다는 것이 뒤늦게 밝혀졌으나, 아무튼 여기까지 다다른 이상 그의 승리는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우선 영국은 이미 보수당 정권이 들어서면서 유럽에서의 대전쟁에 참전하기로 마음을 굳혔고, 중국과 한국의 전쟁은 아직 소식이 도착하지는 않았으되 한국의 승리로 마무리되었을 것임이 틀림없었다.
한국이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것은 곧 그가 대거 사두었던 한국의 국채가 날로 폭등하면서 천문학적인 이익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이야기였고, 영국의 세계대전 참전은 아직 결론은 나지 않았으나 사실 그로서는 승리하건 패하건 상관없었다. 중요한 것은 영국이 세계대전에 참전했다는 것과 그의 사랑하는 조국이 영국의 아군으로서 참전할 준비를 마쳤다는 것뿐이었으니까.
"이번 국유화 건을 러시아와 엮어서 참전을 종용하게 만든 것은 내가 생각해도 천재적인 발상이었어. 그전부터 러시아 놈들이 조선에 무기를 판매한 건으로 괜히 시비를 걸면서 분노를 모아준 덕분이지만. 아무튼 이걸로 우리 미국은 러시아에 맞서 전쟁을 선언할 테지만, 실제 전투는 벌어지지 않겠지."
모건은 입가에 시가를 물고서 불을 붙였다. 깊이 들이쉬고서 내뱉으며 시꺼먼 담배 연기를 뱉으니, 그제야 민치상에게 시달리면서 흐트러진 마음이 다시 차분하게 가라앉는 듯했다.
그가 이렇게 확신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그의 사랑하는 조국의 힘이 아직 미약한 덕분이었다. 대규모 전투병력을 해외파병할 국력 그 자체가 없는 것이다. 그럼 결국 후방에서 전쟁물자를 팔거나 기껏해야 비전투 인원들이 유럽에 건너가서 구호 활동, 진지 공사를 해주는 식의 전쟁 기여가 고작일 수밖에는 없었다. 영국도 그걸 알고 있는 만큼, 미국의 참전을 영국을 향한 미국의 러브콜 수준으로 여기지 직접 도움이 될 것이라 여기지는 않을 게 틀림 없었다.
그리고 그것으로 충분했다. 지금 미국에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영국과의 유착이라는 확신이 모건에게는 있었다. 지금 미국에 흘러넘치는 것과 반대로 부족한 것을 떠올리면 간단한 것이었다.
"우리 미국에는 공장이 있다. 농작물들도 썩어 넘칠 만큼 있지. 자원도 무엇 하나 부족한 것이 없다. 땅을 파기만 하면 석유가 터져 나오고 온갖 광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니, 앞으로도 계속해서 퍼내면서 상품으로 만들어 팔면 그만이야. 그런데, 우리에게는 상선이 없다. 상선들이 사용할 항로나 그런 상선들을 지켜줄 해군도 부족하고 말이야."
영국에게는 상선과 항로, 해군, 세 가지 모두 다 있다. 굳이 모건만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당연히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전 세계의 모든 무역항로는 영국이 개척했거나 빼앗은 것이며, 그 항로들을 돌아다니는 상선들의 절대다수가 영국의 것이고, 영국에게는 그 모든 항로와 상선들을 지킬 해군도 있다.
즉 미국이 이번 전쟁에 참전하게 됨으로써 얻게 되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 영국이 승리하건 패배하건, 영국의 상선과 항로들을 전쟁을 틈타 동맹국이라는 명분으로 빌릴 수 있는 것만으로 미국은 그야말로 전 세계를 향한 수입길과 수출길이 동시에 열리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모건 개인으로서는, 영국의 패배를 바라고 있기도 했다.
"전쟁에서 패한다면 저 배불뚝이들도 파산 직전까지 몰릴 수밖에 없을 테지. 하지만 놈들은 절대로 파산선언은 하지 않아. 파산해버리면 더 이상 세계 최강의 해군도 식민지들도 유지할 수 없게 되니까. 그러니 파산 선언 대신 무언가 값진 것들을 대거 팔아치워야 할 텐데…그때 저 항로들과 상선들을 빼앗아 올 수만 있다면."
모건은 눈을 휘 번뜩 걸렸다. 단지 미국 제일의 부자가 아닌, 세계 제일의 부자가 되어 세상의 모든 돈을 끌어모으고 싶어 하는 탐욕의 화신다운 눈동자였다.
"결코 간단하게 내주지는 않겠지. 하지만 뱉어내는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주겠다. 그렇게 만들어 보이고 말겠어. 내가 죽기 전에는 저 배불뚝이들에게서 빼앗고 말 테다. 나는 이 땅에 달러로 쌓아 올린 황금의 제국을 건국하고 말겠어.
저 태평양 너머 아시아에서 이 아메리카 대륙, 대서양 너머 유럽까지 뻗어나가는 J.P.모건 그룹의 완성을 나의 생전에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봐야만 하겠다. 아무렴, 세계 제일의 부자라면 우선 전 세계를 발 아래에 둘 수 있어야하지 않겠나?"
모건은 킬킬거리며 웃었다.
그의 손안에는 한국 공사관에서 선물한 자그마한 태극기 모형이 쥐어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