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폭군 고종대왕 일대기-157화 (157/530)

< 10월 혁명 >

"프로이센의 노동자들이여, 단결하라! 그대들이 잃을 것은 쇠사슬뿐이고, 그대들이 얻게 될 것은 그 외 나머지 모든 것이다!"

"굴레를 벗어던져라, 노예가 되기를 거부한 자들아! 봉건주의라는 이름의 낡은 질서들을 타파하고 사회주의 지상락원 건국하세!"

당연히 그 천하의 카를 마르크스가 단순 취재나 하려고 추방령을 피하여 프로이센에 밀입국 했을 리는 없었다. 프로이센의 혼란을 틈타 조국에 밀입국한 카를 마르크스는 가장 먼저 현지 베를린 일대의 사회주의 세력을 규합하기 시작했다. 더욱 정확히는 베를린의 사회주의 세력이 가장 먼저 불러들인 인물이 마르크스였고, 마르크스가 부름에 응하면서 군소세력들이 일제히 집결했다는 표현이 정확하기도 했다.

마르크스의 과격한 혁명 노선과 거리를 두고 있던 온건파 사회주의 세력들조차 오스트리아의 주도로 신성 로마 제국이 부활하여 프로이센이 일개 제후국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아내지 못한 현 정권에 실망하여 힘을 모았다. 그 무렵 이미 무리한 전쟁으로 천천히 붕괴하고 있던 프로이센 왕국은 이들 사회주의 세력이 선동하는 노동자 총파업 등으로 더욱더 빠르게 치안과 질서가 붕괴하기 시작했다.

거리에서는 붉은 깃발이 시도 때도 없이 휘날렸고, 망치나 곡괭이 따위의 연장을 든 노조는 곳곳에서 프로이센의 기마 경찰들과 충돌했다. 애초에는 경찰들만으로 충분하던 것이 어느 순간부터는 헌병대를 투입해도 여의치 않게 되었고, 최후에는 그마저도 부족하게 되었다.

"배신자 비스마르크는 물러가라! 애초에 왜 오스트리아 놈들에게 기껏 승리를 거두고서 자비를 베풀었던 거냐! 처음부터 프랑스와의 무리한 전쟁으로 프로이센을 약화하고 그 틈에 자신은 오스트리아에 프로이센을 팔아치워 제 혼자만 부귀영화를 누리려던 속셈이겠지!"

"프로이센의 자유 시민들아, 일어나라! 설령 저 구태의연한 귀족들이 조국 프로이센을 포기했을지라도, 우리들만큼은 조국 프로이센을 포기하지 말자! 무기를 들어라, 시민들이여! 병사들이여, 그대의 형제들에게 무기를 겨누지 말지어다. 우리는 모두 조국 프로이센을 사랑하는 애국지사일지어다!"

"""오스트리아는 물러가라! 자유 프로이센 만세! 프로이센 공화국 만만세-!"""

프로이센 왕국에 있어서 가장 큰 난점은 치안을 파괴하고 질서를 내부적으로 파괴하고 있는 것이 사회주의 세력만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간 독일 통일의 대의 아래 비스마르크가 짓밟고 있었던 프로이센 내 공화주의, 자유주의 세력들까지 일제히 분노를 터뜨리기 시작하던 것이다. 그동안은 독일 통일이라는 대의 아래 억지로 불만을 눌러 참고 있었지만, 프로이센 주도의 독일 통일 자체가 물 건너갈 상황이 오니 이야기가 달라졌다.

이들은 프로이센 주도의 독일 통일이 물 건너갔다면 차라리 통일 독일에 고립되는 한이 있더라도 20여 년 전 실패로 돌아갔던 3월 혁명의 완성을 보고자 했다. 타도해야 할 대상은 프로이센에 만연한 봉건질서였고, 혁명을 무자비하게 찍어눌렀던 비스마르크였으며, 거짓된 자유화 약속으로 베를린의 민주투사들을 기만했던 왕실이었다.

프로이센의 경찰력은 이들의 봉기에 대응할 수 없었다. 이미 앞선 3월 혁명 때에도 평화기였음에도 자유를 요구하는 민중들을 무력으로 앞서지 못했던 그들이었다. 프랑스의 침공을 막기 위하여 주력병력 전부가 전선에 나가 있는 와중 수도 베를린에서 터져 나온 시민 봉기를 억누를 국가 무력은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았다.

"우리들의 당면한 적은 제 목숨 하나 살고자 프로이센을 오스트리아에 팔아넘긴 왕실과 구태의연한 융커들이지 프로이센의 자유 시민들이 아니요. 우리들의 목표는 봉건 왕국을 타파하고 민주 공화국을 세우는 것이지 골육상잔의 비극이 아니오. 이 점에 동의하시오?"

"그야 물론이오. 계급투쟁이라는 역사적 대의에 따라서도 봉건질서를 타파하는 프롤레타리아들의 성전에서 동무들은 우리와 뜻을 함께하고 있소. 앞으로도 언제까지고 함께 나아가도록 합시다."

이들은 3월 혁명의 실패 원인을 사회주의 세력과 척을 지면서 공화국 운동이 내분으로 자멸했음을 들었고, 이에 따라 프로이센 자유주의 세력의 지도자 루돌프 피르호와 사회주의 세력의 지도자 카를 마르크스가 맥주 홀에서 비밀리에 만나 협력을 결의하며 양세력은 하나로 힘을 모았다. 물론 그들 중 이러한 협력이 오래도록 계속되리라 믿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자유주의자들에게 있어서 사회주의자들은 그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국가 질서를 무시하는 피에 굶주린 거렁뱅이 강도 떼'에 불과했고, 사회주의자들에게 있어서 자유주의자들은 그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노동자들의 피고름 위에서 거드름을 피우는 자본주의 돼지들'에 불과했다. 당장 프로이센 왕국이라는 공통의 적에 맞서 하나로 힘을 모았을 뿐, 그들 모두는 이와 같은 연계가 언제든지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여기고 있었다.

실제로 이날 마르크스는 그의 추종자들이 보는 앞에서 자유주의 세력과의 협력을 어디까지나 "프롤레타리아 독재와 공산주의 혁명을 위한 일보 후퇴"라고 강조했고, 반대로 루돌프는 그의 추종자들이 보는 앞에서 "저 빨갱이들은 결코 정권을 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양세력의 협력은 위태로운 것이었지만, 그 이상으로 강력했다. 불과 1달이 안 되어 베를린의 치안은 완전히 무너졌고, 왕궁은 분노한 시위대에게 둘러싸였다.

"폐하, 몸을 피하소서. 이미 베를린은 역도들의 손에 넘어갔습니다. 오스트리아인들과 러시아인들이 폐하께서 권좌를 되찾을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어서 몸을 피하시옵소서!"

"허허, 어찌 이럴 수가 있나? 어찌 이럴 수가 있느냐는 말이네. 어찌 이 몸이 이런 꼴이…."

결국 독일 통일의 대의를 이유로 비스마르크가 무력화시켰던 의회가 수상 비스마르크의 탄핵과 왕정의 철폐를 선언하면서, 사태는 절정에 다다랐다. 프로이센 왕 빌헬름 1세는 수상 비스마르크를 비롯한 소수의 추종자와 함께 베를린을 탈출하여 오스트리아로 망명했고, 왕정을 폐지한 프로이센의 의회는 초대 대통령으로서 프로이센 민주당의 루돌프 피르호를 선출하였다.

그러나 신생 프로이센 공화국의 장래는 결코 밝지 않았다. 당장 오스트리아로 망명한 왕실은 곧장 오스트리아를 필두로 한 독일 제후국들에 병사들을 빌려 왕관을 되찾으려 했고, 3월 혁명으로 독일 전역에서 자유주의의 열병을 앓았던 것을 기억하던 독일 제후국들은 기꺼이 프로이센 왕국의 부활을 도왔다. 이에 부정적인 것은 러시아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들 또한 공화국을 외치는 불손한 역도들에게 시달리는 건 매한가지였기 때문이다.

"공화국이라니, 어림 반푼 어치도 없는 소리! 그게 무슨 헛소리인가! 우리 프로이센이 설령 멸망할지언정 그때에도 여전히 우리 프로이센은 왕국일 것이며, 호엔촐레른의 국왕 폐하께서 다스리는 루터교 신앙의 보루로 남을 것이다! 감히 공화국 따위를 입에 담는 저 극악무도한 역도 무리를 쳐라!"

"프로이센 공화국 만세! 자유 프로이센 만만세! 프로이센의 애국 시민들이여, 궐기하라! 우리 프로이센 공화국은 황제의 폭압에 당당히 맞섰던 한자 동맹의 영광스러운 후계자일지니! 오스트리아의 카이저는 물러가라! 설령 패배하여 멸망할지언정, 프로이센은 결코 카이저에게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당장 전선에 나가 있던 프로이센군 내부의 여론 또한 극과 극으로 갈렸다. 왕당파는 프로이센 공화국의 건국 그 자체를 '내부로부터의 중상'이라고 표현하며 독일 제후국들의 힘을 빌려 프로이센 공화국을 무력으로라도 분쇄하려 들었고, 공화파는 독일 제후국들의 힘을 빌려 왕관을 되찾으려 하는 그들의 옛 왕을 '공화국의 반역자'라고 부르기를 굳이 주저하지 않았다.

하지만 힘의 격차는 명백했다. 당장 신성 로마 제국의 재건으로 독일 전역에서 자유롭게 인적 자원을 끌어모을 수 있게 된 오스트리아와 이미 큰 타격을 입어 내부적으로 무너져가던 프로이센군조차 온전히 수습하지 못한 프로이센 공화국은 시작점부터가 달랐다. 공화국군은 개전과 동시에 전 전선에 걸쳐 패퇴를 거듭했고, 건국 보름도 지나지 않아 멸망 직전까지 몰렸다.

"오랜만이군, 조제프. 그래, 내가 없는 동안 별일 없었나?"

"어서 오십시오, 사령관 각하.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습니다만, 어느 것부터 들으시겠습니까?"

"나쁜 소식부터 부탁하지. 그래, 어디 마음의 각오를 해보실까."

루이가 파리에서 독일로 돌아온 것은 이 무렵이었다. 역설적이게도, 루이는 파리보다도 전장이 더 마음이 놓이는 듯했다. 불과 1년여 전의 그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루이는 애써 그것을 어리광쟁이 황제의 뒤치다꺼리를 하느라 그런 것이라고 마음속으로 변명했다.

"신성하지도 않고 로마도 아니며 제국조차 아닌 나라가 독일인들에게는 약발이 죽여줬던 모양입니다. 현재, 후방에서 추가로 30만 대군을 훈련하여 전선에 배치할 준비 중이라는 첩보가 들어왔습니다. 지금 이미 우리 프랑스군이 상대하고 있는 걸 더하면 기어이 100만 명을 채웠군요. 지독한 놈들입니다."

"…그래, 좋아. 좋은 소식은?"

"프로이센 왕국이 망했습니다. 프로이센이 멸망할 때까지 전쟁하자고 했으니 우리 프랑스가 이긴 셈이군요. 이제 집으로 가면 됩니까?"

조제프는 장난기 넘치는 얼굴로 농을 던졌다. 루이는 그의 농담에 웃어줄 수 없었다. 부관의 농담에 어울려주는 대신, 그는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며 질문을 던졌다.

"그건 오는 길에 기차에서 신문으로 읽었어. 그래, 프로이센 공화국으로부터 연락은 없나?"

"신문은 끊으라고 그렇게 말씀을 드려도 정말이지 들은 척도 안 하시는군요. 뭐, 일단 프로이센 공화국을 자칭하는 반란군 놈들이 먼저 평화를 제안해왔습니다. 보다시피 우리 프랑스와는 더 이상 전쟁을 계속할 여력이 되지 못한다는 모양입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우선 파리의 지시를 기다립니까?"

루이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그는 전에 없이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프로이센 공화국군에게 동맹을 제안하도록 하지. 영국 놈들도 프로이센의 존속을 요구했지 그게 왕국인지 공화국인지까지는 말한 적 없으니, 차마 뭐라 불평하지는 못할 거야. 저들이 동맹을 받아들이는 대로 우리 프랑스군은 프로이센 영내에 진입하여 독일 제후연합군을 격퇴하고 프로이센 공화국의 독립을 보장한다."

"자유, 평등, 박애를 전파하러 가는 겁니까. 마치 혁명 전쟁기 같은 이야기로군요. 그런데 괜찮은 겁니까? 일단 저놈들은 적국일 텐데 말입니다."

루이는 말없이 품 안에서 서류 한 장을 꺼내서 조제프에게 내밀었다. 파리에서 섭정 의회의 이름으로 루이에게 보내진 전보였다. 전보의 내용은 간단했다.

'북독일의 공화주의 운동을 지원하여 오스트리아의 독일 통일 시도를 분쇄할 것. 독일 통일 저지가 실패로 돌아간다면, 최소한 프로이센 공화국만은 확보하여 오스트리아에 맞설 방패로 삼을 것. 프로이센 왕국을 확실히 멸망시켜 호엔촐레른의 전범들이 응당한 죗값을 치르도록 할 것.'

"과연, 그새 손익판단이 끝난 겁니까. 정치가라는 놈들은 정말이지 무섭군요. 이러다 전쟁이 끝나면 저희까지 싸잡아 내쫓는 건 아닐까 두렵습니다."

조제프는 휘파람을 불고서는 비아냥거렸다. 한눈에 봐도, 그는 이번 결정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렇다고 한들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 않겠나. 위에서 정한 이상, 따르는 수밖에. 우리들의 새로운 친구 프로이센 공화국을 위하여. 프랑스의 대육군이여, 전진 앞으로!"

루이는 씁쓸하게 웃으며 애써 소리 높여 허세를 부렸다. 한눈에 보아도 무리하고 있음이 훤히 보이는 허세였다. 조제프는 그런 루이를 흘겨보았다가, 이내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파리의 정치가들이 일찍이 기대한 대로, 프로이센 공화국은 프랑스의 동맹 제안을 받아들였다. 프랑스는 그들이 그간 확보한 독일 내 점령지를 신생 프로이센 공화국에 양도하였고, 그 대신 공화국군은 프랑스의 지휘를 받게 되었다. 사실, 프로이센 공화국이 이 조건을 받아들이기도 전에 이미 프랑스군은 프로이센 영내로 진입하고 있었다. 북독일연방에 대한 복수전은, 어느새 독일의 통일 시도를 저지하려는 정치전으로 변질한 다음이었다.

오스트리아가 승리하게 될 경우 그간 구입한 프로이센의 국채를 돌려받지 못할 것이라 우려한 영국은, 프로이센 공화국에 프로이센 왕국이 영국에 진 천문학적인 빚을 고스란히 짊어지는 조건으로 프로이센 공화국을 지원했다. 빅토리아 여왕의 강력한 요구로 기존 프로이센 내 귀족들에 대한 보복 조치가 금지되었음은 덤이었다. 이는 프로이센 내 사회주의 세력을 분노하게 했으나, 공화국은 당장 멸망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 모든 조건에 동의했다.

유럽의 전쟁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었다.

***

"거 장관이로구먼."

그리고 뒤늦게 신문을 통해 유럽의 소식을 접한 이형은 나지막이 탄성을 내뱉었다. 보아하니, 유럽의 전쟁이 1, 2년 정도로는 끝나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섰다. 이탈리아-베네치아 내전과 프로이센 공화국의 성립, 폴란드 독립전쟁, 발칸 독립전쟁에 이제는 영국까지 끼어들었으니 중앙아시아와 북유럽까지 불바다가 될 것이다.

슬슬 영국 해군이 오대양 방방곡곡을 활보하며 눈에 보이는 러시아 함선들은 모조리 파괴하고 캄차카반도까지 기어들어 가서 러시아를 공격하려 들 테니 말이다. 여기까지 확전 되었다면 전쟁이 결코 간단하게 끝나지는 않을 터였다. 각국의 무기와 동원력만 부족하다뿐이지, 1차 세계대전이라고 불릴 자격은 넘치도록 충분했다.

"일이 이렇게 되면 영국에서는 우리가 연해주를 후려칠 거라고 기대할 거란 말이지…."

이형은 말꼬리를 흐렸다. 그것만큼은 망설여졌기 때문이었다. 연해주를 정복하는 것 자체야 나쁠 것 없지만, 당장 몽골 내전에 중원의 군벌 수습까지 해야 하는 대한제국에는 국력의 한계점까지 쥐어짜 내야 하는 일이다. 과연 이 이상 대한제국을 혹사해가면서까지 지금 당장 연해주를 탐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앞서던 것이다.

어차피 러시아가 전쟁에서 패하건 승리하건, 러시아는 전후 극동에 국력을 투사할 여력이 남아나지를 않을 것이다. 유럽에서의 전쟁이 여기까지 확전 되고서도 극동에 병사들을 배치할 수 있다면 그건 러시아 제국이 아니라 소련이다. 그때 연해주 내 조선인들에게 무기를 쥐여주고서 적당히 몇 번 흔들어주기만 해도 알아서 무너질 텐데 구태여 전쟁까지 치러야 할까 하는 생각이 이형으로서는 머리 한쪽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폐하, 급보이옵니다. 그…."

"음? 무슨 일 있느냐? 안색이 좋지 않구나."

그때였다. 그날 이후로 그가 곁에 두기로 한 전봉준이 그의 서재에 뛰어 들어온 것이다. 그건 이상한 일이었다. 가벼운 노크도 없이 방안에 뛰어 들어오다니 평소의 그답지 않았다. 그리고, 뒤이어 전봉준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전봉준이 그래야만 했던 이유를 알게 해주었다.

"그, 노서아인들이 화친을 청하여 왔다고 합니다! …어찌하시겠습니까?"

이형은 작게 휘파람을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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