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폭군 고종대왕 일대기-161화 (161/530)

< 어둠 >

"정말이지 어처구니가 없군. 설마 우리들이 그 역도 놈을 벌하고 난 이후로 관심을 끊었으리라 여기기라도 한 건가? 그도 아니면 그새 우리들의 존재를 잊어먹은 건가? 여기까지 무시당하면 노기가 치밀기보다도 우습기도 하군."

가장 먼저 소식을 접한 김옥균은 어처구니가 없어 헛웃음을 흘렸다. 사실 이는 그를 비롯한 군사 정보국 요원들 모두의 소감이기도 했다. 어떤 식으로건 태평천국이 최후의 발악을 시도할 것이란 건 이미 예상된 바였다. 정면승부를 시도하기에는 일단 당장 세력이 보잘것없고, 이도 저도 아니고 간을 보다 보니 군벌들 사이에서도 신용을 잃어 우두머리 행색을 하기도 어려웠다.

그렇다고 민심이나마 확실하게 확보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한국군과 중국군 사이에서 간을 보면서 태평천국은 정작 그들이 가장 세력을 키우기 쉬운 방법이었을 반외세 폭동을 일으키는걸 잊어버렸다. 혹은, 그것이 나름대로 중국 동부 항구지대에 조금씩 영향력이 스며들고 있던 한국을 향한 화해의 손짓이었는지도 모른다. 그것이 어느 쪽이건 태평천국은 민중이 그들의 존재를 상기할 가장 쉬운 방법을 빼앗기고 말았다.

민중들의 머릿속에서는 반쯤 잊히고, 군벌들에게는 불신받으며 실제 가진 세력은 보잘 것이 없으니 궁지에 당연히 몰려야 한다. 하다못해 종교적 색채를 부정하고 하나의 국가조직으로서 재탄생했더라면 모를까, 쓰촨성이라는 고립된 지역에 틀어박히면서 더욱 광신적으로 변했을 뿐이다. 그런 꼴이니 최후의 발악이라도 시도하려 치면 자살 테러 정도밖에 없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하필이면 황상을 노리다니. 겁도 없는 사교도 놈들."

현장 요원들과 자신이 사적으로 조사한 바를 규합하여 한성근에 올릴 보고서를 완성한 김옥균은 노골적인 경멸조로 뇌까렸다. 만약 태평천국의 발악이 하다못해 중원 곳곳에서 반외세 자살테러를 일으키는 것이던가 아니면 뒤늦게라도 반외세 폭등을 선동하여 소요사태를 일으키며 치안을 엉망으로 만드는 것이었다면 한국군이 구태여 태평천국을 먼저 공격할 이유는 없었다.

우선 그렇게 치안이 악화하면 악화할 수록 태평천국은 민심을 잃게 될 것이며, 아직 한국군에게 완전히 복속되기를 꺼리고 있던 군벌들도 제 목이 달아날까 두려워서라도 앞다퉈 한국군과 손을 잡으려 들것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일종의 필요악, 적대적 공생관계였다. 김옥균은 하필이면 이형을 노려 제 명을 재촉하고 있는 태평천국의 어리석음을 비웃었다.

물론 어차피 이형이 나중에 어떤 명분을 들어서건 멸할 작정이었지만, 거기까지 김옥균이 알지는 못하였으니 그는 그가 아는 한도 내에서 그렇게 판단할 수밖에는 없던 것이다. 김옥균은 그 즉시 보고서를 챙겨 들고 주 중 한국군 사령관 한성근을 찾아갔다. 그 무렵에는 황제인 이형이 몸소 난징에 임하여 정사를 보며 중원 내 한국의 모든 주요요인이 난징의 양강 총독궁에 머물고 있던 터라, 이는 어려울 것 없는 일이었다.

"구더기 같은 사교도 놈들 같으니라고."

"어서 빨리 대책을 마련하여야 합니다. 물론 사교도 놈들의 얕은수에 황상께서 당하실 거라 여겨지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도 황상의 옥체를 해하려는데 대처하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니겠습니까."

한밤중에 처소를 찾아온 김옥균을 탓할 여유도 없이, 소식을 전해 들은 한성근은 거칠게 머리를 긁적이며 인상을 구겼다. 그 또한 태평천국이 지금쯤 어떤 식으로건 최후의 발악을 시도할 것이라 여겼지만, 그래봤자 반한봉기를 일으킨다던가 아니면 인근의 군벌들을 규합하면서 아예 본격적으로 독립세력을 구축하는 식의 방향을 예상했지 노골적으로 이형을 노리며 천명을 노리리라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제 와서 천명을 노리기에는 태평천국의 세력도, 근간도 보잘것없는 까닭이었다. 반외세라는 최후의 존재의의조차 러시아를 끌어들이며 흐릿해진 태평천국 따위가 태산에 오르겠다니, 어불성설이었다. 그러나 이로써 한성근의 표현대로 구더기 같은 사교도들이 천명을 노리고 있음은 명확해졌다.

한성근은 한참을 보고서를 노려다 보다가, 다시 김옥균을 흘긋 쳐다보면서 입을 열었다.

"지금 이 보고서를 가장 먼저 읽게 된 것이 본관이 맞나? 요컨대, 이 소식을 접할 다른 경로는 없는가?"

"아마 지금쯤 국정원에서도 소식을 접하였을 것입니다. 그들 또한 저희 요원들과 함께 중원에서 활동 중이니 말입니다. 내일 중에는 아마 각하께도 연락이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럼 지금쯤 흥선군도 처소에서 간자 하나쯤은 만나고 있겠군. 이거 성가시게 되었어."

한성근은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한성근의 말에 김옥균은 영문을 모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현장의 일이라면 몰라도, 한성의 어둠을 알기에 그는 아직 고작 해봐야 군문에 들어선 지 2년도 되지 않은 새내기 군관에 불과했다.

"…좋은 일이 아닙니까? 흥선왕 전하께서는 황상 폐하의 친부가 아닙니까. 이번 사교도들의 역모에 가장 큰 힘을 실어줄 수 있으리라 여겨왔습니다만…."

"그러니 하는 말이야. 자네야 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생도였으니 잘 모를 수도 있겠네만. 국정원은 본디 흥선군의 끄나풀들로 이루어진 흥선군의 친위세력이었네. 흥선군이 섭정 공일 시기에는 보부청이라 불렸던가. 그래서 흥선군이 먼저 대만으로 떠나기 전, 한성에서는 이름난 정객들의 처소에 우리 병사와 국정원의 무장 요원이 각각 따로 경비를 서고 난리가 났네.

조만간 한성에서 칼부림이 날 거라고 사격 훈련을 명분으로 화약을 쟁여두기도 했었지. 결국 먼저 흥선군이 대만으로 물러나면서 흐지부지되었네만. 본관으로서는 아직도 국정원 그 상놈들이 흥선군과 얽히면 절로 허리춤에 손이 먼저 가네."

생각지도 못한 한성의 어둠을 접하여 놀란 김옥균과 달리, 한성근은 그때를 상기하며 치를 떨었다. 조러 전쟁을 기점으로 근왕파의 정신적 구심점을 담당하던 허계가 사실상 일선에서 물러나고 뚜렷한 정치색을 갖추지 않은 유창근이 그 자리를 대신하면서, 아직 비교적 젊고 계급도 대령밖에는 되지 않았던 한성근이 군내 근왕파를 이어받게 되었다.

이형이 자부하였고 이하응 또한 두려워했던 대로 군 내부 여론은 이형을 향한 변함없는 충성을 바치고 있었다지만, 막상 그 당시 정말로 한성에서 난이 일어났을 경우 곧바로 이형을 위하여 움직일 수 있는 건 한성근을 비롯하여 조러 전쟁에서 이형을 곁에서 직접 보위한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이하응이 최후의 발악을 시도했더라면 왕실 내 패륜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대부분의 군관은 얼이 빠졌을 터였다.

이하응이 아직 큰 세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었을 무렵부터 이하응이 곁에 두고 길러낸 천하장안을 위시한 국정원의 무장요원들이 이하응이 정난을 결의한 순간 주저 없이 그와 운명을 함께 했을 걸 고려하면, 참으로 아찔한 일이었다. 이형이 그저 이끌었을 뿐 자신의 친위세력을 직접 기를 생각은 하지 않았다 보니, 운 좋게 넘어갔을 뿐 이런 위기의 순간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한성근을 위시한 근왕 세력에게는 참으로 섬기기 어려운 주군이 아닐 수 없었다. 한성근이 장군이 된 지금이야 근왕 세력도 깊이 뿌리내려 전에 없이 공고해졌지만, 그때 이하응이 최후의 발악을 시도하여 정난을 일으켰다면 과연 몇이나 주저 없이 국왕을 보위하려 검을 뽑아 들었을까. 그때만 생각하면 한성근으로서는 절로 눈앞이 아찔하여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각하께서는 이번 일에 국정원의 도움을 받고 싶지 않으신 듯합니다."

"그건 아니네. 집안 다툼에나 몰두하다가 무슨 사달이 날지를 알고서 손을 아끼겠나. 그저 그 상놈들이 흥선군과 얽히는 꼴을 못 봐주겠다, 이 말일세."

'허, 친아비조차 신뢰할 수 없다는 말인가. 권력 앞에서는 핏줄도 소용없다고 들어오기는 했지만, 설마 이 정도였을 줄은….'

한성근은 착잡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김옥균은 내심 조금 더 한성근을 추궁하면 더 많은 정보를 알게될까 호기심을 품었지만, 이내 그만두었다. 살짝 엿듣게 된 것만으로 위험한 사안이었다. 황제와 그 친부의 친위 세력들이 한성에서 서로 칼부림을 벌일 뻔했다니, 영락없는 역모의 낌새가 아닌가. 그런데도 이 사안에 대하여 이렇다 할 처벌이 이뤄졌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당장 김옥균 또한 그저 흥선군의 장자가 대만의 왕이 되면서 자연스레 가문의 대를 이을 장자를 따라 흥선군이 대만으로 떠났다고만 알고 있었지 않았던가. 이건 묻어두는 편이 좋은 한성의 어둠 중 하나라는 소리였다. 괜히 깊게 파고 들어봐야 날아가는 건 김옥균의 목일 터였다.

김옥균은 세차게 고개를 저어 조금 전 듣게 된 정보들을 머릿속에서 지웠다. 지금은 그저 국정원을 온전히 신뢰할 수는 없다는 걸 알게 된 것만으로 족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어서 하루라도 빨리 사교도들을 척살하지 않으면 어디까지 일이 커질지 모릅니다. 지난번 증국번인가 하는 노인네의 소행도 그렇고, 이 중원 땅에 옥체를 노리는 이들이 절대 적지 않습니다."

"그야 물론 척살해야겠지, 척살해야겠네만…끄으응. 우선 황상께 말씀을 드려야겠지. 황상의 인가도 받지 않고서 함부로 군을 일으킨다면 그 또한 역모가 될 테니. 그래, 황상께서 어디쯤 계시는지 알고 있는가?"

"물론입니다. 다만, 황상께 직접 인가를 받는 것은 어려울 듯싶습니다. 하루에도 수백 리를 가뿐히 달리고 계신지라…. 저희 요원들도 가끔 행로를 파악하고 있을 뿐 접선은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허, 그야 그렇겠지. 아암. 본관은 다음 달이면 황상께서 노서아의 도읍을 불태우고 황제를 포로로 잡았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거야. 천하의 어느 누가 감히 황상께서 몸소 이끄시는 기사들을 따라잡을 수 있겠나."

김옥균의 말에 한성근은 연신 고개를 주억거렸다. 입꼬리를 늘어트리고 작게 웃음을 흘리는 것이, 어처구니가 없어 웃는 것인지 자긍심의 발로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김옥균은 둘 다일 거라 추측했다. 참으로 모시기 어려운 군왕인 것만은 분명하나, 또 확실하게 뒤따를 보람은 있다. 실적으로서 증명해 보이고 있지 않던가.

한성근은 거칠게 머리를 긁적이고서는 다시 입을 열었다.

"이 사안에 대해서는 우선 내가 따로 총리대신 각하께 말을 올리도록 하지. 자네들도 행로를 대강 파악할 수 있다면 화북에 있는 요원들을 시켜 다시 한번 접선을 시도해 보도록 하고. 황상께서 따로 교지를 내리시거나 총리 각하께서 인가해주시기 전까지는 사교도들의 동향을 감시하는 것만으로 족하네. 알겠나?"

"넷!"

"좋아. 그럼 이만 돌아가 보게. 괜히 그 상놈들에게 뒤를 잡히지 말고 몸조리 잘하시게나."

지시에, 김옥균은 군말 없이 경례를 올렸다. 한성근이 가볍게 이를 경례로 받아주고, 그대로 김옥균이 뒤돌아서서 한성근의 처소를 나서며 두 사람의 만남은 그것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그것이 하루의 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홀로 남은 한성근은 낮에 있었던 만남을 떠올렸다.

'황상께서 자리를 비우셨으니, 지금 이 남경에서 가장 높은 자는 이 몸이요. 그렇지 않소? 황상께서 따로 교지를 내리시지 않은 이상, 당분간 이 남경은 본인의 통제 아래에 놓이는 것이 이치에 바르다고 여겨지오만.

'흥선왕 전하께서 황실의 높으신 어른이 실지는 몰라도, 더 이상 각하께서는 우리 한국의 관료가 아니십니다. 전하께서 한국의 군관이 아니시고, 저 또한 대만의 군관이 아닐진대. 어찌 제가 전하께 지시를 받을 수 있겠습니까. 썩 물러가십시오.'

'허, 참. 황상께서 말씀하시지 않았소? 범아시아 조약기구로서 각국의 군권을 하나로 합치겠노라고. 설령 본인이 더 이상 한국의 관료가 아닐지라도 우리 대만 또한 범아시아 조약기구의 일원일텐데, 어찌 그리도 매정할 수 있소?'

'이만 처소로 돌아가시지요. 날이 어두워졌습니다. 황상께서 자리를 비우신 이상, 이 남경에서 가장 지위가 높은 군관은 저입니다. 군정기간 동안 동맹국의 수장으로서 환대해드릴 것이며 또한 협력을 아끼지 않겠지만, 전하께서 제게 명령하실 권한은 없습니다.'

"참으로 무서운 세상이로구나."

한성근은 머리를 부여잡았다. 역시나, 대만으로 떠났다고 한들 고작 그것으로 두 사람의 다툼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이하응은 대만에서 죽을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그는 여전히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어 하는 마음뿐이었다. 이전까지는 이형이 죽는다면 그것이 곧 이하응의 실각으로 이어졌으며 이형 또한 이하응을 죽인다면 부정할 여지 없는 패륜이 되어 반정의 명분을 주게 되니 친위세력끼리 다툴지언정 서로 직접 목숨을 노리는 일은 없었지만, 이제부터는 다르다.

이형이 적장자를 얻었다. 이형이 죽는다고 한들 이형을 끝으로 이하응으로부터 시작되는 계보가 끊기는 것이 아니라 적장자에게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정말 만에 하나 이형이 죽게 된다면 당연히 황후가 섭정을 맡아야겠지만, 황실의 가장 높은 어른이라는 명분으로 이하응 또한 반격할 여지가 생긴다. 그러니 한성근으로서는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설마 자식인데 죽이기라도 하겠나-라는 인식은 무르다. 바로 자식이기에 죽인다. 권력을 노리는 야심가에게 가장 큰 걸림돌은 언제나 자신의 지위를 노릴 정당한 명분을 지닌 제 가족인 법이다. 자식이니까 죽인다. 부모이니까 죽인다. 삼촌이니까, 조카이니까 죽인다. 그것이 권력의 세계다.

"만에 하나라도 황상의 옥체에 흠이라도 난다면 결코 가볍게는 끝나지 않을 게다."

한성근은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태평천국이 황제의 목숨을 노린다? 대수로울 것 없다. 고작 해봐야 그따위 도적들에게 당하기에는 이미 한국은 너무 멀리 왔다. 중원의 의인들이 황제의 목숨을 노린다? 그게 뭐 어쨌다는 건가. 그들이 3만 명에 이르는 기병들의 포위를 뚫고서 무슨 수로 옥체에 흠을 낸단 말인가. 이미 증국번 이래로 함부로 사람을 들이지도 않는데.

가장 무서운 것은, 미치광이 사교도나 중원의 의인 행세를 하며 이하응의 끄나풀들이 옥체에 흠을 내려 하는 것. 차마 김옥균이 듣는 앞에서는 말하지 못했던, 한성의 가장 깊은 어둠이었다. 아비가 자식을 죽일 수는 있어도 그 반대는 절대 용납되지 않는, 슬픈 숙명이었다.

한성근은 탁상 위에 조심스레 장식된 그의 도검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다른 군관들이 진작에 프랑스에서 들여온 사브레로 바꾸는 와중에도 남겨둔 그의 검이었다. 조러 전쟁 이후 이형이 자신은 더 좋은 전리품을 얻었다며 끝까지 그의 곁을 지킨 한성근에게 하사한, 전주 이씨 황실의 오얏나무 꽃 문장이 새겨진 사인검이었다.

"이 보잘것없는 서생 하나의 비루한 목숨, 황상의 천하를 위하여 쓸 수 있다면야…!"

한성근은 천천히 손을 뻗어 검날을 거머쥐었다. 검날에 베여 피가 흐르는데도, 그는 검날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그저 검날이 그의 피를 머금도록, 그의 피가 검신을 따라 흐르도록 가만히 두었다.

피를 머금은 사인검이 달빛을 받아 서슬 퍼렇게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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