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폭군 고종대왕 일대기-168화 (168/530)

< 타타르와 몽골 >

내몽골, 오르도스.

"무시무시하군."

당초에 약조한 대로 조선의 황제를 만나려 나선 미하일은 오르도스 고원을 가득 메운 수백, 수천 개의 게르에 무심코 몸을 움츠렸다. 사실, 이조차 전부라고는 보장할 수 없었다. 오르도스 고원은 넓고, 그 고저도 평탄하지 못하다. 광활한 데다가 들쑥날쑥하기까지 한 오르도스 고원 전역에 걸쳐 주둔하고 있을 조선의 황제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군세를 이끌고서 행차하였을 것인가.

미하일은 그다지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 생각해도 그의 열세라는 결론 밖에는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질적 우세 하나만으로 이 차이를 뒤집기에는, 이미 수적 격차가 너무나도 벌어진 다음이었다. 설령 이 중 일부는 허세를 위하여 빈 게르를 임시방편삼아 세워둔 것뿐이더라도, 눈에 보이는 절반만으로도 이미 그의 군세에 3, 4배에 달하는 대군이다.

그러니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상상하고 싶지 않은 것도 당연했다. 그를 뒤따라온 위병들은 이미 겁에 질려 다리가 저리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미하일은 그들이 겁쟁이라고 탓하지 않았다. 여기까지 격이 다르다는 걸 뼈저리게 알게 되면, 겁에 질리는 것 또한 인간으로서 당연한 반응이었다.

"정지. 여기서부터는 너 혼자만 들어갈 수 있다. 위병들과 무기는 모두 두고 가도록."

"…뭐라? 우리 러시아 제국이 너희 야만족들에게 항복하려고 온 줄 아는 거냐! 그런 처우는 결코…!"

"대칸의 명령이시다. 따르던가, 아니면 이대로 돌아가도록. 물론, 도중에 '불우한 사고'를 피할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돌연, 주둔지 쪽에서 먼지구름이 일며 달려온 기마병 무리가 그들에게 무기를 겨누고서 싸늘하게 쏘아붙였다. 이를 들은 위병들은 일제히 화를 내며 분개하였다. 무기도, 위병들도 두고서 대칸을 만나러 가라니. 영락없이 패장을 다루는 꼴이 아닌가. 단지 이야기를 하려고 온 것뿐인 장군을 이처럼 다루는 것은 분명 무례한 일이었다.

그러나 따르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수적으로 너무 차이가 났다. 미하일을 포함하더라도 위병들의 숫자는 그들을 포위한 기마병들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들을 노려다 보는 전사들의 살기가 보통이 아니었다.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겠다는 듯이 눈빛은 흉흉하게 빛나고 눈알과 관자놀이에는 붉은 핏줄이 서 있었다.

섣불리 움직이는 순간 당장에라도 목을 쳐버리겠다는 기세였다. 위병들은 이를 악물며 필사적으로 미하일을 빙 둘러 싸 어떻게든 그만큼은 무사히 도망칠 수 있도록 진을 갖추기 시작했다.

"아니, 되었다. 그래, 홀몸이라. 흠, 이거 쓸쓸하게 생겼구먼."

"하오나 각하!"

"필요 없다고 했다. 패장이라, 그래 틀리지도 않지. 자, 어서 나를 줄로 묶어 끌고 가도록. 아니면 나 스스로 묶기를 바라나?"

하지만 미하일은 위병들의 호위를 쳐내고서, 권총과 기병검조차 곁에 있던 위병에게 떠넘긴 채 앞으로 나섰다. 그를 데리러 온 전사들조차 되려 어안이 벙벙해지는 모습이었다. 청야전술이라면서 외몽골 일대를 모조리 불태우고, 그로 인해 몽골인들이 그에게 얼마나 큰 증오와 분노를 품고 있는 줄 뻔히 알면서도 몸뚱어리 하나만 들이밀다니. 범인의 정신으로는 감히 불가능할 짓이었다.

그러나 어서 줄로 묶으라면서 당당하게 뻗대고 있는 미하일을 가만히 둘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전사들은 그가 요구한 대로 미하일을 줄로 꽁꽁 묶었다. 위병들이 그를 보고서 놀라 뭐라 소리치려 해도, 미하일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태연한 모습이었다. 단지 그를 묶는 전사들이 양가죽을 꼬아 만든 줄을 있는 힘껏 당기면서 보복성이 짙은 짓을 벌이자,

"음-. 이거 영 숨쉬기 불편하구먼. 조금만 더 느슨하게 묶을 수는 없나? 나 참, 대초원의 전사들에게 이런 음습한 취미가 있는 줄은 미처 몰랐구먼."

하고 가볍게 투덜거렸을 따름이었다.

그제야 미하일은 곧장 대칸이 기다리고 있던 게르로 갈 수 있었다. 아니, 갔다기보다는 끌려갔다는 표현이 더욱 정확했다. 전사들은 구태여 그를 향한 적의를 숨기지 않았고, 따라서 손님으로서 그를 후하게 대접하려는 생각이라고는 추호도 없었다. 그들의 대칸은 가능한 한 온전한 몰골로 끌고 오라고 했지만, 그렇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은 구타해도 문제없다는 뜻이었다.

발로 걷어차였고, 팔꿈치에 찍혔으며, 개머리판에 두들겨졌다. 고작 해봐야 30분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미하일은 수도 없이 두들겨 맞았다. 나이든 중년이라고 봐주는 것조차 없었다. 전사들은 있는 힘껏 그에게 분풀이했고, 그때마다 미하일은 이를 악물고서 신음을 참아냈다.

"거 대단한 몰골이구먼."

결국 조선의 황제가 기다리고 있는 게르에 도착하였을 때, 그의 몰골을 본 조선의 황제가 가장 먼저 내뱉은 한마디는 그것이었다. 이형으로서도 예상은 했지만, 직접 눈으로 보니 어처구니가 없었던 탓이다. 그래도 가능한 한 온전한 몰골로 데려오라고 명령했는데, 이런 꼴인가. 일단 머리나 손처럼 겉으로 살이 드러난 부위는 때리지 않은 모양이었지만, 그래 봐야 사람의 몸이 기역자로 접혀 휘청이고 있는 판국에 그걸 온전한 몰골이라고 해도 좋은 건가.

물론 그렇다고 전사들을 탓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먼저 몽골 초원을 불태우면서 원망과 분노를 쌓은 것은 저쪽이었다. 이형 또한 전봉준이 크게 다친 암살미수 사건 탓이라도 미하일을 좋게 봐줄 이유는 없었다. 이형으로서는 다만 그가 새삼스럽게 추가로 구타하였다가는 삼도천을 건널락 말락 하게 될 테니 함부로 손을 쓸 수 없어 입맛을 다셨을 따름이었다.

'이 자가 조선의 황제, 절름발이 티무르인가. 그러나…!'

한편 이형이 미하일의 몰골에 놀라고 있었다면, 미하일은 미하일대로 이형의 모습을 보면서 놀라고 있었다. 너무나도 젊었다. 글자 그대로, 너무나도. 이래서야 젊다는 표현이 아니라, 어리다고 표현해야 옳았다. 조선의 황제가 젊다, 어리다. 그 간 말은 들어왔지만, 설마하니 정말로 저런 애송이라니. 저런 애송이가 전장에 나서는 족족 백전백승을 거두어 즉위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극동을 웅비하는 제국을 건설하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새삼스럽게, 수도원의 사제들이 인간의 운명이니 모든 것은 하늘의 전능하신 주께서 태어날 적부터 정해주셨다더니 떠드는 줄 알 것만 같았다. 도대체 어찌 믿으라는 말인가? 인제야 갓 어미의 품에서 벗어나 독립을 꿈꿔야 할 나이의 애송이가, 대초원의 대칸으로서 군림하며 수천의 게르를 제 발아래에 두고 있다는 걸.

"이만 풀어줘라. 그래도 짐을 찾아온 귀한 손님이 아니던가. 여봐라, 어디 이놈에게 차가운 물이라도 한 대접 가져다주거라."

잠시 미하일을 빤히 노려다 보던 이형은, 손을 휘저어 위병들에게 미하일을 풀어주라는 명령을 내렸다. 위병들은 하나같이 못마땅한 얼굴들이었으나, 그래도 순순히 이형의 말에 따라 미하일을 꽁꽁 묶어두고 있던 줄을 풀어주었다. 그제야 미하일은 살아있다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그간 허세를 부렸을 뿐, 가죽 줄이 가슴을 압박하는 통에 도통 숨을 쉴 수가 없던 것이다.

그렇게 시종들이 떠온 찬물까지 먹인 다음, 이형은 차분한 목소리로 미하일에게 말을 걸었다.

"그래, 시베리아를 반으로 나누자고 했던가?"

"그렇사옵니다, 폐하."

이형이 말을 꺼냄과 동시에, 미하일은 제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한눈에 봐도 두 사람의 상하 관계를 알 수 있는 구도였다. 미하일은 당연히 무릎을 꿇었고, 이형은 자리에 앉은 채로 당연하게 그것을 받고 있었다. 이형은 미하일을 내려다보고 있었고, 미하일은 고개를 숙인 채로 바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형은 그것이 못마땅하여 눈살을 찌푸렸다. 상판을 똑바로 노려다 볼 작정이었는데, 고개를 숙여버리니 상판이 도통 보이지를 않았다. 성가신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보다 중요한 것이 있었다. 이형은 냉혹하기 그지없는 어조로 쏘아붙였다.

"네놈이 무슨 권한으로 그런 허풍을 지껄이느냐. 네가 보기에 짐이 멍청이로 보이더냐? 네놈이 시베리아의 총독도 아니고, 하다못해 노서아 황제의 가족조차 아닐진대 너희 황제의 허락도 받지 않고서 무슨 시베리아의 절반을 내주겠다고?. 주제가 넘은 것도 정도가 있다."

이형의 어조에 이하응을 마주했을 때와 같은 경박함은 없었다. 그 목소리는 사뭇 지엄하였고, 분명한 노기가 서려 있었다. 당연한 노릇이었다. 그는 눈앞의 장군에게 함부로 시베리아의 영토를 논할 권한도, 권위도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다못해 러시아의 정식 외교관이 찾아와서 시베리아를 내주겠다며 제안하였고, 뒤늦게 그것이 러시아의 공식 의사가 아니라 장군의 독단이라고 알게 되었더라도 노할 일이다.

그런데 하물며 처음부터 그런 권한도 권위도 없는 장군이 제 이름을 내걸고서 그런 간 큰 제의를 한다? 그 경우 가능성은 두 가지 중 하나다. 미쳤거나, 아니면 이형이 러시아 제국이 어떤 형태로 돌아가고 있는지 감도 못 잡고 있다고 업신여기는 것. 그리고 미치광이 광인이 명색이 열강인 러시아의 장군 노릇을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이형의 말이 한마디 한마디 쏘아붙일 때마다, 미하일로서는 입안이 절로 바싹바싹 마르는 기분이었다. 과연, 어리다고 하나 대칸의 지위를 당당히 꿰찬 것은 결코 운만은 아닌 모양이었다. 미하일은 깊이 숨을 고르고서, 간신히 입을 열었다.

"그야 물론 소신에게 그런 권한은 없나이다. 하지만, 제게 권한이 있는가 없는가의 여부가 정말로 이 자리에서 필요합니까?"

"이제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구나. 그래, 어디 얼마나 주둥아리를 잘 놀리는지 구경이나 해주마. 그러나 한 가지만은 알아두거라. 조금이라도 거짓을 말하는 순간 너는 이승 사람이 아닐 것이야."

"…물론입니다."

여전히 이형의 어조는 싸늘하기 그지없었다. 미하일로서는 피가 바싹바싹 마르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멈출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미 멈추기에는 너무나도 멀리 온 다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를 악물고서 천천히 말했다.

"제가 병사를 물리면, 대칸께서는 그저 빈 땅을 병사들을 시켜 거두어들이기만 하면 그만입니다. 그럼 대칸께서는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서 광활한 동토를 손에 넣게 되시는 셈이니, 어찌 영토를 내주는 것과 다르겠습니까?"

"푸-하하핫!"

미하일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이형은 폭소를 터뜨리기 시작했다. 그로서는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배꼽을 부여잡고서 뒹굴뒹굴 바닥을 굴러다녔다. 그러는 동안에도 미하일은 계속하여 무릎을 꿇고 바닥을 내려다보고만 있었다.

이형이 웃음을 터뜨리기를 멈추기만을 가만히 기다리던 것이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 이형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전히, 그의 시선은 흉흉하게 빛나고 있었다.

"네놈이 진정으로 미쳤나 보구나. 병사를 물려 동토를 내주겠다? 그것이야말로 반역이다. 당장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차르가 너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야. 네가 지금 제정신으로 그 말을 지껄이고 있느냐?"

"그렇다면 달리 무슨 수가 있단 말입니까? 저로서는 도저히 폐하의 군세를 막을 도리가 없나이다. 안 그래도 병사가 부족한 처지에, 넓게 퍼져있기까지 하니 당할 도리가 없지요. 그렇다면 하다못해 병사들을 모아, 확실하게 지킬 수 있는 곳만을 사수할 수밖에요. 그것을 제 주인께서 반역이라 부른다면, 기꺼이 벌을 받겠습니다."

미하일로서는 진심이었다. 그의 수중에 있는 것은 고작해봐야 시베리아 사단. 본래 우랄 산맥 동쪽에 남아있던 쓸만한 전력 전부 유럽의 전쟁에 끌려간 지금 현실적으로 이형이 이끌고 있는 군세를 정면에서 막아낼 방도는 없었다. 결국 포기할 곳은 포기하고, 보다 중요한 곳에 병사를 모으는 것 외에는 현실적인 방어전략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형 또한 그것을 알았다. 알았으나, 이형은 짐짓 모른체 하였다. 눈 앞의 사내가 어디까지 진실을 말하고, 또 어디까지 숨기는지를 알아내야 했기 때문이었다.

"혓바닥이야 좋을 대로 나불거리고 있구나. 그래, 그렇다면 네가 생각하기로 네가 병사를 한대 모으면 시베리아의 나머지 절반은 지킬 수 있을 것 같더냐? 너 스스로 말하였듯이, 네까짓 놈의 군세가 감히 짐의 군세를 막을 수 있다는 말이더냐?"

"물론입니다."

이형은 있는 힘껏 주먹으로 의자의 팔 받침을 내리쳤다. 콰앙-하는 소리조차 부족하여, 우지끈 소리가 울리며 팔 받침이 휘었다. 그러나 이형은 흘끗 시선을 돌리지도 않았다. 그는 여전히 흉흉한 눈빛으로, 눈앞의 장군을 똑바로 노려다 보았다.

"미친 줄만 알았더니 허풍선이이기도 하구나. 네까짓 놈이 무슨 수로 짐을 막을 수 있다는 말이더냐? 짐은 대초원을 발아래에 두고서 기어이는 유럽으로 넘어가 너희 황제를 잡아 죽이고 그 식솔들을 종으로 삼을 것이다. 네까짓 놈이 무슨 수로 그걸 막는다는 말이더냐?"

"오는 길에 폐하의 전사들을 훔쳐보았나이다. 이곳까지 이르는 동안, 신식화기로 무장한 자는 누구 하나 없었으며 모두가 화승총과 활 따위로 무장하고 있었나이다. 폐하께서는 진정 그런 어설픈 병장기로 무장한 전사들을 이끌고서 그와 같은 대업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여깁니까?"

이형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서 가만히 미하일이 하는 말을 경청하였다. 그것을 호의라고 해석한 미하일은 더욱 고개를 숙여 이마를 바닥에 들이박으며 말을 이어갔다.

"뭇 어리석은 자들은 이 대지를 일컬어 대초원이라고 하나, 이 대지는 커다랄지언정 결코 평탄하지 아니하며, 사람이 살기에 적합하지도 않습니다. 사냥할 들짐승도, 식량을 징발할 민가도 마땅치 않으니 대군을 일으키면 병사들이 먹을 식량이 없어 미리 가져온 식량에만 의존하여야 하고, 그러다 보면 삽시간에 가진 것이 동나 굶주리기 마련입니다.

하물며 지금은 겨울입니다. 당장 먹을 것도 부족한 초원의 백성에게 지금 같은 한겨울에 대군을 일으킨다면 백성들의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며, 폐하를 원망하는 소리가 온 천하에 가득할 터인데. 소신이 저희 노국인들로 구성된 소수의 정예부대로 일전을 피하며 폐하의 군세의 발목을 잡는다면 도대체 무슨 수로 이를 물리치시겠습니까?"

"그러니 처음부터 가질 수 없는 것들을 탐할 바에야, 확실히 가질 수 있을 시베리아의 절반만을 가지고 돌아가라. 그런 말이더냐?"

"그러하옵니다."

이형은 한참을 말없이 가만히 미하일을 내려다보았다. 내려다보다가, 돌연 손을 까딱여 시종들을 시켜 그가 마실 술을 가져오게 시켰다. 곧 따뜻하게 데워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마유주가 담긴 술잔이 그에게 건네어졌고, 이형은 술잔을 받음과 동시에 단숨에 잔의 절반을 비웠다.

그리고 남은 절반이 담긴 술잔을 잠시 찰랑거리며 그 소리를 음미하더니.

"에라, 이 미친놈아. 네가 지금 그걸 주제에 말이라고 지껄이고 있느냐? 참으로 쓰잘데기 없는 주둥아리구나. 그래, 옜다. 이거나 먹어라."

쨍강-.

대뜸, 술잔을 집어 던져 미하일의 이마에 맞추어 잔을 깨트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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