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대적 공생 >
이마에 도자기 잔을 얻어맞고서도 사람이 멀쩡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심지어, 그 잔이 깨져 부서질 정도의 충격이었다면 더더욱 더. 잔을 얻어맞은 부위에서는 그 즉시 피가 흘러내렸고, 깨진 조각들은 뿔뿔이 흩어지며 크고 작은 미하일의 얼굴 곳곳에 찰과상을 만들어 놓았다.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그 자리에서 즉사했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충격이었다. 기실, 이형 또한 반쯤은 처음부터 죽일 작정으로 술잔을 집어 던진 것이기도 하였다. 전봉준이 당했던 일에 대한 보복도 보복이었지만, 그 이상으로 눈앞의 장군이 얼마나 가당치 않은 소리를 지껄이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던 탓이다.
말이야 옳다. 겨울에 군을 일으키면 초원의 백성들은 언제나 굶주리기 마련이다. 당장 생존조차 벅찬 초원의 백성들에게 겨울에 전쟁을 벌인다는 것은 재앙이나 다름없다. 그런 마당에 대초원의 고원을 배경으로 유격전을 펼친다면? 전쟁은 쉽게 결판나지 않고 지리멸렬해진다. 결국 물자가 풍족해지는 여름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대군이 고사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 이 녀석이 지적한 대로지. 상식적으로 유목민들을 이끌고서 겨울에 전쟁을 벌인다는 것 자체가 미친 짓이다. 그러니 화친 또한 가능성 중 하나로 넣어두더라도 나쁠 것은 없다. 단, 우리 대한제국이 온전하게 유목제국이었을 경우.'
이형은 헛웃음을 흘렸다. 어디 대한제국이 온전한 유목제국이던가? 다르다. 대다수 인구는 조선에 근간하며, 대다수의 국력 또한 조선에 근간하다. 조선 다음으로 대한제국에서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곳은 요동이지, 내몽골이나 대초원이 아니다.
그리고 당장 만주부터가 온전하게 유목민족의 터전이던가. 다르다. 만주족은 반 정주, 반유목민족이다. 유목민으로서의 생활도 있지만, 그들 또한 농사를 지으면서 먹고 사는 정주민족이기도 한 것이다. 지금의 대한제국을 유지하는 가장 큰 지분인 조선과 요동, 만주를 떼어놓고서 이형이 대초원의 대칸이라는 것만 보고서 유목제국이라고 부르는 건 여러모로 무리가 많다.
온전한 유목제국이 아닌 대한제국에 있어서, 한겨울에 군사를 일으킴은 분명 다소의 무리는 있을지 몰라도 도저히 장기전이 불가능한 수준의 과업은 아니다. 물자야 본국에서 가져오면 그만이다. 고원을 배경으로 한 유격전? 장기전으로 가면 조선의 국력만으로 밀고도 남는다. 물론 그 직후 조선 또한 상당한 국력 소모 휘청이겠지만, 그 대가로 러시아의 시베리아 진출을 원천 봉쇄할 수 있다면 남는 장사다.
대한제국은 유목제국을 자칭하고 있되, 그 실체는 정주민족이 주체가 되어 유목민족들을 장기 말로 부리는 연합제국이다. 미하일이 위기감을 가졌다시피, 지금의 대한제국은 막 서구화를 진행하던 무렵의 러시아 제국과 대단히 유사한 모습을 갖춘 대초원의 패권 국가였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미하일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마를 타고 흘러내리는 피를 닦거나 하지도 않았다. 술잔을 이마로 그대로 받아내며 그 충격에 잠시 휘청였을지언정, 그는 필사적으로 이를 악물고서 의식을 유지했다. 유지해야만 했다. 지금 어떻게든 조선의 황제가 마음을 돌리도록 만들지 않는다면 러시아는 두 번 다시 시베리아로 나올 수 없었다.
그것만큼은 막아야 했다. 러시아 제국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조선의 황제가 알게 해야만 했다. 중앙아시아에서 서로의 국력을 깎아가며 조선과 러시아가 패권을 경쟁하는 것은 당장 양국에 있어서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말이다.
"그래, 성은이 망극하겠지. 내 마음 같아서는 당장 네 목을 치고 싶던 참이다. 네 말은 절반은 옳으나, 절반은 그르다. 네가 보기에 이 대한이 온전하게 유목제국으로 보이더냐? 너의 눈에는 짐이 조선의 왕이라는 것은 보이지 않는 모양이더구나. 분명 초원의 백성들은 이 이상 전쟁을 계속한다면 고통받을 것이다. 그러나 전쟁이란 누구나 고통받는 일이 아니더냐.
부족한 물자라면 중원에서 징발해오면 그만이다. 중원에서 충당할 수 없는 극소수의 물자라면 얼마든지 조선에서 가져올 수 있다. 모두 다이칭 구룬의 덕택이다. 그들의 천명을 이어받았다 할 수 있는 짐이 그들이 사용하던 역참 하나 이용할 수 없겠느냐? 그 반면 너희들은 어떠한가. 네가 생각하기에 유럽에서의 전쟁을 치르며 중원과 조선을 동시에 상대할 수 있으리라 보느냐?"
"불가하겠지요. 하오나, 적어도 시간을 끌 수는 있습니다. 폐하께서는 저희 병사들과 다투며 시간을 끄는 동안 유럽에서 먼저 전쟁이 끝날 것이라 여기지는 않으십니까?"
"그것이 진정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 전 유럽이 불타오르고 있는 참이다. 당장 너희 황제부터가 폴란드인들의 반란에 눈이 돌아간 마당에 퍽 전쟁이 끝난 다음이라도 곧장 원병을 보낼 수 있겠다. 이미 추는 기울었다. 짐의 뜻은 확고하도다. 짐은 너를 죽이고, 너희 러시아의 황제를 죽이고 그 식솔들을 인질로 잡을 것이다."
이형은 거기까지 말하고서 허리춤에 권총을 빼 들었다. 빼 들고서,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미하일에게 다가가 그 관자놀이에 총구를 가져다 댔다. 당장 방아쇠를 당기고서 죽일 듯이 말이다. 실제로, 그는 단지 위협이 아니라 이 무렵 미하일을 죽이기로 마음을 굳힌 다음이었다. 어차피 몸뚱어리 하나로 그의 진지를 찾아온 시점에서, 미하일의 생살여탈권은 이형의 손아귀에 들어온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를 두고서 세간에서 전령이나 포로를 죽였다고 뭐라 불평하기에는, 직전에 이미 미하일이 외몽골 일대를 불태우면서 먼저 이형의 화를 돋웠다. 무엇보다, 당장 이형 자신부터가 암살 사건이 일어나면서 그 목숨을 노려지지 않았던가. 그 과정에서 전봉준이 다친 것까지 생각하면, 그야말로 눈이 절로 까뒤집히는 듯했다.
이형은 찰칵, 하고 권총의 공이쇠를 잡아당겼다. 당기고서, 방아쇠에 검지를 걸었다. 굳이 위병들의 손을 빌릴 것 없이, 자신의 손으로 직접 목숨을 거두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미하일은 그대로 엎드린 채로 동요한 기색도 없이 말했다.
"참으로 답답하십니다, 폐하. 시간을 끌면서 이득을 보는 것이, 진정 저희 러시아뿐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형은, 잠시 움직임을 멈추었다. 미하일을 살려두기 위함이 아니었다. 그저 미하일이 뭐라고 목숨을 구걸하는지 들어나 보려는 마음뿐이었다. 물론 그 목숨 구걸을 들어주는가 마는가는 어떻게 미하일이 이형의 마음을 살살 녹여내느냐에 따라 달라질 터였다. 이형은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서, 미하일에게 계속해 보라는 듯이 턱을 까딱였다.
변함없이 오만한 태도였다. 그러나 미하일은 신경 쓰지 않았다. 이건 도박이었다. 조선의 황제가 유럽의 정세에 상상 이상으로 밝은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그 또한 비로소 결심이 선 확률 낮은 도박이었다. 그는 이를 악물고서, 마음을 가다듬고서 다시 입을 열었다.
"폐하께서는 어째서 영국인들이 저희 러시아와 다투신다고 여깁니까? 불과 100여 년 전만 하여도, 영국인들은 저희 러시아에서 재배한 밀을 수입하여 제 주린 배를 채웠으며 저희 러시아인들은 모피와 밀을 영국에게 내다 팔며 거의 모든 무역이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무역 수익을 통하여 우리 러시아는 오스만 튀르크와 맞서 싸웠으며, 북해의 노르만인들과 싸워
패권을 다투었습니다. 이렇게 우리 러시아가 계속하여 그들의 힘을 빼주었기에, 영국인들은 무리 없이 북해와 지중해의 해상패권을 장악할 수 있었습니다. 프랑스의 나폴레옹이라는 작자가 대륙봉쇄령을 내려 영국과 유럽의 모든 교역을 봉쇄하였을 때에도, 우리 러시아는 마지막까지 영국과의 절조를 지켜냈으며 그 탓에 프랑스의 대군에게 침략을 당해 모스크바를 불태우고 도망쳐야만 했습니다."
"흐음, 좋다. 계속해 보아라."
"불과 100여 년 전만 하여도, 영국은 우리 러시아의 오랜 친구였으며 북해의 사자 스웨덴과 맞설 수 있도록 우리 러시아가 생산한 수출품 대부분을 수입하여주면서 러시아의 성장을 도왔습니다. 그리하여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마지막까지 영국과의 의리를 지킨 끝에 우리 러시아는 영국인들과 함께 유럽 대륙을 제패하였습니다.
그러던 우리 러시아와 영국의 사이가 틀어지게 된 것은 프랑스의 황제를 패배시킨 다음이었습니다. 전쟁에서 승리한 후, 그들은 지나치게 거대해진 러시아를 경계하였습니다. 러시아는 더 이상 영국이 제 수족으로 부릴 수 있는 지위가 아닌, 그들의 유럽 대륙에서의 국가전략을 뿌리부터 뒤흔들 수 있는 강국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러시아와 영국은 대립하게 되었으며,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미하일은 숨을 헐떡이면서도 한 번도 말을 멈추지 않고 말을 계속하여 이어갔다. 이형이 잠시 귀를 기울이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비로소 이형에게 자기 뜻을 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상상 이상으로 유럽 대륙에서의 정세에 밝은 모습을 보여주는 이형이 유럽사에 대하여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 지레짐작하고서 쏟아내는 이야기였다.
이 이야기가 이형에게 얼마나 깊이 와닿을지는 알 수 없었다. 어쩌면 그저 유럽 대륙에서는 그런 일도 있었구나-하고 가벼운 흥미본위로 넘길지도 몰랐다. 하지만 미하일은 이형이 그보다 현명하고, 유럽의 정세에 대하여 깊이 파악하고 있으리라 여기고서 이야기를 계속했다.
"지금 유럽에서는 커다란 전쟁이 벌어지고 있나이다. 소신 또한 자세히는 알 수 없으나, 인명의 손실도 재화의 손실도 이전의 전쟁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분명 이번 전쟁이 끝나고 나면, 많은 열강은 너무나도 많은 병사와 재화를 손실하여 당분간 힘을 비축해두는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그렇다고 한들 열강들 전부가 몰락하겠습니까.
영국은 세계에서 제일로 강대한 나라입니다. 그들은 세계에서 가장 강대한 해군을 지니고 있으며, 그들의 해군은 세계에서 둘째로, 셋째로 강력한 해군 전부를 이길만큼 강대합니다. 설령 그들이 전쟁에서 패하건, 승리하건 간에. 저 압도적인 해군력마저 잃으리라고는 차마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영국은 전쟁이 끝난 이후로도 여전히 그들의 막강한 해군력을 앞세워 세계만방에 걸쳐 그 힘을 뻗칠 것입니다. 그것이 그들의 국익에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오대양과 육대주를 제 발아래에 두고서 그들의 피를 빨아 제 제국의 번영을 꾀하는 그들이, 전쟁이 어떤 형태로 마무리되었다고 한들 그 야욕을 거둘 리는 없습니다. 유럽의 군세는 유럽 바깥의 군세에 비하여 여전히 배 이상은 강력한 까닭입니다.
폐하께서는 삼가 숙고하여 주소서. 설령 폐하의 용감무쌍한 전사들이 끝내 제 병사들을 패배시킨다고 한들, 만일 지금 조선이 군을 일으켜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를 두고 다툰 끝에 끝내 러시아를 내쫓아 아시아 대륙 전부를 발아래에 두게 된다면 전쟁이 끝나고 난 다음 영국이 가장 경계하는 나라는 어느 나라가 되겠습니까?"
미하일은 거기까지 말을 마치고 나서야, 숨을 헐떡이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다했다. 짧은 시간이나마 설명할 수 있는 모든 것은 털어놓았고, 그가 예측하는 전쟁이 끝난 다음에 세계가 어떻게 돌아갈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였다. 남은 것은 조선의 황제가 어떻게 반응하는가 뿐.
그러나 그는 차마 고개를 들고서 이형의 안색을 살필 수 없었다. 그랬다가는 당장 이형이 방아쇠를 당기면서 그의 목이 날아갈 것임이 분명했다. 그렇기에 그는 다만 고개를 숙이고서 이형의 대답을 기다렸다. 이형이 어떻게 반응할지 말이다.
'…이놈 봐라?'
한편, 이형은 웃고 있었다. 그저 세 치 혀를 놀려서 그를 놀리려는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있는 대로 자신이 알고 있는 전부를 털어놓고 있었다. 그 솔직함 하나는 그의 마음에 쏙들었다. 그리고, 이, 당장 목숨이 간당간당한 와중에 여기까지 털어놓는 패기도.
'한번은 전쟁이 고될 것으로 설득하려 들더니, 이번에는 전쟁이 끝나고 난 다음 영국을 생각하라고 꼬드기는 건가.'
이형은 피식 웃었다. 확실히, 그 또한 한번은 고민해본 바였다. 이미 한국은 중원 일대를 발아래에 두게 되었다. 그렇다고 아직 본격적으로 영국의 이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지만, 한국이 영국의 영향력을 위협할 만큼 그 세를 불린 것도 사실이다. 중원 일대를 발아래에 두고서 멋대로 봉분을 하는 것만으로, 영국은 조선을 달리 보게 될 것이다. 자신들의 사냥개가 아닌, 극동의 패권을 거머쥔 지역 패권국으로서 말이다.
그런데도 영국은 한국을 아주 손에서 놓아 버릴 수는 없다. 한국과 범아시아 조약기구야말로 러시아가 태평양으로 뻗어 나오지 못하도록 틀어막는 일종의 마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설령 전쟁이 끝난 다음이라도, 러시아의 태평양 진출야욕이 남아있는 이상 영국은 범아시아 조약기구를 손에서 놓아줄 수 없다.
하지만, 러시아가 기나긴 전쟁 끝에 중앙아시아에서 내쫓긴다면? 그리하여 러시아가 시베리아로 나올 길도, 태평양으로 나올 길도 원천봉쇄 되어버린다면?
'더 이상 영국은 우리 범아시아 조약기구를 봐줄 이유가 사라지지. 왜냐하면 그때는 러시아만큼이나 위협적인 게 한국이 될 테니까.'
황화론이라는 것이 있다. 언젠가 황인들이 유럽인들이 지배하는 세상을 뒤엎어 버리고 그들을 노예처럼 부리리라는 일종의 음모론이다. 21세기에도 여전히 백인우월주의자들 사이에서는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여지며, 그 때문에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 가능성을 원천 봉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자들도 여전히 소수나마 있다. 하물며, 19세기는 그 황화론이 처음 이야기되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그런 와중에 한국이 러시아를 완전히 꺾어버리고서 아시아를 제패한다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황화론은 음모론이 아닌 실현 직전까지 다가온 현실적인 위협으로 받아들여지게 될 것이다. 영국의 견제가 곧장 한국을 향할 것이라는 건 불 보듯 뻔하다.
그러나 설령 전쟁에서 승리한다고 한들 한국이 영국의 견제를 견딜 수 있을 리는 없다. 이형 자신도 자각하고 있다시피, 지금의 한국이 강성한 건 어디까지나 이형 개인의 능력과 카리스마에 근거한 것이지 한국 그 자체가 강대해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은 여전히 조선과 비교하여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시간이 흐른다면 분명 강성해지겠지만, 고작 10년만으로 영국과 다툴 만큼 강성해지리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미국은 도움이 되기 어렵지. 아직 미국은 고작 해봐야 지역 강국. 아메리카 대륙에서라면 얼마든지 위세를 떨치겠지만, 그 바깥에서는 큰 힘을 발휘할 수 없지. 이번 전쟁을 계기로 미국과 영국의 관계가 친밀해지면서 다소 일찍부터 세계 곳곳에 미국의 영향력이 스며들기 시작하겠지만, 다시 말하면 영국에게 의존하지 않으면 아직 세계 바깥에 영향력을 투사할 수 없는 게 미국의 현실이라는 이야기다.
만일 영국이 미국에 한국을 버리라고 강요한다면 미국 또한 그동안 투자한 돈이 아까워서라도 순순히 순응하지는 않겠지만, 아직 아메리카 대륙을 벗어나지 못한 미국의 도움만으로 영국의 견제를 이겨내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국, 미하일이 이야기하고자 한 바는 간단하다.
의도적으로 러시아의 세력을 시베리아에 남겨두어 극동을 위협하게 내버려 둠으로서, 영국이 섣불리 한국을 적대할 수 없도록 하여 싸우는 '척'을 하자는 제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