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폭군 고종대왕 일대기-181화 (181/530)

< 극동의 나폴레옹 >

세계대전이 불과 3년, 온전히 북독일연방과 프랑스와의 전쟁이던 시절을 제하면 2년여 만에 종전되었다. 이는 이형과 한국에게는 유감스러운 일이었다. 열강들이 가능한 한 오랫동안 전쟁을 벌일수록 그만큼 열강들의 국력도 쇠하게 되며, 이에 따라 한국이 열강의 간섭없이 안정적으로 확장하는 것 또한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실 이러한 조기종전이 열강들에 있어서도 불만족스러운 결과인 것은 매한가지였다. 신성로마제국을 주축으로 한 동맹국이나 프랑스를 주축으로 한 협상국 중, 온전하게 전쟁 목표를 달성한 이는 이 무렵 아무도 없었다. 건국 초기부터 멸망을 회피하는 것만이 유일한 목표였던 프로이센 공화국 정도가 그나마 승자에 가까웠을 따름이다.

프랑스는 끝내 신성로마제국의 멸망과 독일 통일 분쇄에 실패했고, 오스트리아는 프로이센 공화국의 멸망과 대독일 완성이라는 전략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러시아령 폴란드를 기어이 자유 폴란드군에 빼앗긴 러시아는 말할 것도 없고, 이탈리아는 가까스로 베네치아 공화국 독립운동을 격멸했으나 그것뿐. 목표로 했던 쥐트티롤과 달마티아에는 손도 대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영국 또한 당초 목표로 했던 유럽대륙에서의 균형 회복에 실패했다. 영국은 유럽 대륙에서 발을 빼기는커녕 자신들이 항상 발을 걸치고 있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붕괴해버릴 신성로마제국-러시아 동맹과 영국-프랑스-프로이센 동맹이라는 양대세력의 각축장에 반강제로 말려들었다. 유럽이 서로 다투는 동안 오대양과 육대주를 주름잡으려던 세계전략이 어그러진 셈이다.

그러나, 그런데도 열강들은 프랑스-프로이센 연합군이 바르샤바를 함락시켜 가까스로 위태로운 승리나마 선언할 수 있게 된 시점에서 더이상의 전쟁을 포기해야 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고작 해봐야 2년 새에 10만이 넘는 우리 영국 청년들이 죽거나 다치다니…."

"뭘, 이대로 가면 종전 전까지는 20만은 너끈히 채울걸세. 그리고 전장에서는 또 새로이 30만 명을 요구로 하고 있지. 이건 미친 짓이야. 설마하니 내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줄은 몰랐지만."

질색하는 기색이 역력한 솔즈베리 백작과는 달리, 전시 수상 디즈레일리는 씁쓸하게 독백했다. 비교적 후방에서, 그나마도 공격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던 영국군조차 이러했다. 서로 끝도 없이 치고받던 유럽의 대륙 국가들의 경우에는 양측을 모두 합하여 300만이 가깝다고 했다. 그나마 대부분은 부상병이라지만, 그 부상병의 범주가 팔다리가 하나씩 없거나 아니면 전부 없는 경우들로 구성되어있으니 참혹할 따름이다.

우선 첫 번째 이유는 양측의 피해가 양측이 당초 상정했던 수준을 아득하게 넘어갔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프랑스와 프로이센 양국이 전쟁 중 입은 어마어마한 사상자를 비웃던 시민여론도, 유럽 전역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사상자가 늘어나기 시작한 무렵에는 모두 입을 다물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크림전쟁을 통해 어느 정도 예견되어있던 근대전쟁의 참혹함은 유럽인들의 상상 이상이었다.

덕분에 언제 나와 같은 정치전쟁 즈음으로 여기고 전쟁을 결심한 양국은 전쟁이 퍼지고 길어짐에 따라 서둘러 전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촉박함에 사로잡혔다. 글자 그대로, 이대로 전쟁을 하다가는 나라가 송두리째 망하게 생겼다. 아직 총력전은커녕 국가총동원령의 개념조차 확립하지 못하고 있던 이들 열강들에, 이와 같은 세계대전은 전대미문의 것이었다.

하지만 이조차도 능가하는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정말로 러시아가 폴란드의 독립을 용납하겠습니까? 다른 곳은 몰라도 폴란드는 저 러시아 불곰들의 아킬레스건이 아닙니까. 이대로 폴란드와 프로이센이 한 덩어리가 되어 우리 영국의 대러 견제의 한 축으로 작용하게 되도록 용납할지 어떨지…."

"납득할 수밖에 없을 걸. 그렇지 않으면 지금이라도 상트페테르부르크 정도는 불태울 수 있을 테니까. 물론 우리 영국군이 아니라 우리의 용감무쌍한 프랑스 장병 여러분들이 말이지. 바로 전에 제국 전쟁 성에서 들어온 첩보일세. 읽어보겠나?"

"아니오. 호기심만으로 가볍게 읽을 수 없는 내용일 테니 사절해 두겠습니다."

"아니, 읽어두게. 자네가 베를린에서 죽어라 우려먹어야 할 귀중한 정보야. 러시아 놈들, 기어이 병사가 메말랐어. 분기별로 동원되고 있는 병사의 숫자를 현지에서 소모하는 병사의 수가 20% 이상 초과했네. 이대로 가면 늦어도 5년 뒤에는 전선에 동원된 러시아 병사는 0명이 될 거야. 물론 그 무렵이면 우리 영국도 결코 성하지 못하겠지만."

디즈레일리는 피식 웃으며 솔즈베리 후작에게 한 무더기의 서류를 건넸다. 디즈레일리의 말에 놀란 솔즈베리 후작이 서둘러 내용을 살피니, 그 말대로였다. 200만에 이르는 대군을 동원했다며 허세를 피우고 있는 러시아 제국은, 그 속부터 빠르게 무너져내리고 있던 것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러시아는 한 번도 이와 같은 총동원령을 상정해본 적도, 이를 위한 전략적 선로 부설이나 차량 운용법을 상정해본 적이 없었다. 철도는 아예 없거나 아니면 간간이 석탄을 나르는 데에 사용하는 것이 고작이었고, 이마저도 매우 짧았다. 철도를 군사적으로 운용할 수도 있다는 발상 자체를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탓이다.그러나 이것이 러시아만의 문제인가 하면 그것은 아니었다.

사실, 이번 전쟁을 시작한 프로이센군을 제외하면 아예 철도를 군사적으로 운용한다는 개념 자체가 유럽의 열강들에는 낯설었다. 남북전쟁을 통해 근대 전의 일면이나마 경험한 미군이나 처음부터 황제인 이형의 엄명에 따라 병사들을 효율적으로 동원하고 전선에 배치할 목적으로 철도를 부설한 대한제국과는 달리, 유럽에서 철도의 군사적 이용법은 프로이센이 시험적으로 처음 도입하는 수준이었다.

이렇다보니 전선에서는 참혹한 참호전쟁이 이어지면서 매주 수만 명의 병사가 죽거나 다쳐 무력화되어가는데, 막상 본국에서는 여객용 열차를 간신히 동원하거나 마차 따위를 이용해 수천 명에서 만명 정도를 채워주는 게 고작이었다. 현장에서 요구로 하는 병력 보충을 본국에서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던 것이다. 그나마 본토에서 전투가 벌어지던 독일이나 북해를 통해 수송선으로 병사를 실어나를 수 있는 영국, 프랑스는 비교적 이러한 문제점에서 자유로웠지만, 러시아는 아니었다.

러시아는 소모한 병력을 거의 전적으로 마차를 통해서, 그조차 아니면 사람이 발로 걸어서 보충해야만 했다. 당연히 전선에 가는 부담도 어마어마할 수밖에 없었다. 시베리아 러시아군이 대한제국군의 침공을 상대로 도저히 힘을 쓸 수 없던 이유였다. 당장 유럽에서조차 병사들이 죽어나가는 숫자가 신병이 충원되는 숫자를 아득하니 넘어서고 있는 마당에, 시베리아군에 배치될 신병 따위는 없던 것이다.

"…놀랍군요. 그러나 이것이 정말로 사실이라면 러시아는 당장에라도 항복해야 하는 상황이 아닙니까. 전쟁을 고집하며 허세를 부릴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만."

디즈레일리가 건네준 서류뭉치를 눈으로 쓱 훑은 솔즈베리 후작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혀를 찼다. 그로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러시아가 베를린 협상이 성사되기 직전까지 얼마나 허세를 부리며 결사항전을 고집했는지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대로 발칸전선에서 내빼면 두 번 다시 발칸의 슬라브계 소국들에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있었겠지만, 그걸 고려해도 지나쳤다.

바르샤바 함락이라는 최후의 결정타가 없었더라면, 러시아는 계속해서 허세를 부리고 있었을 공산이 컸다. 그간 발칸전선에서의 우세만 믿고서 마지막까지 항전을 고집하던 러시아군 최후의 희망이 허무하게 꺾여버리는 순간이었다.

"듣자하니 차르가 이번 전쟁에서 어마어마하게 돈을 꾼 모양이야. 유대인, 지주, 부르주아…아주 그냥 다양하던데. 아마 이제 전쟁에서 지면 도저히 갚을 수 없어서 억지로 허세를 부리던 거겠지. 그마저도 이제 끝났지만 말이네."

"빚을 독촉 당하느라 억지로 전쟁을 계속하고 있었다는 겁니까. 알기 쉬운 이유로군요. 하기야 요즈음 들어서 무리하게 연달아 일을 벌였으니 그럴 만도 하겠지요. 그 점만큼은 우리 극동의 나폴레옹께 감사해야겠군요."

휘파람을 불면서, 솔즈베리 후작은 손에 쥐고 있던 서류뭉치를 탁상 위에 내려놓았다. 극동의 나폴레옹. 나폴레옹 4세의 치세로 접어들면서 의도적으로 '극동의 사자'라는 별명으로 부르기를 선호하게 된 프랑스와는 달리 이 무렵 들어 영국의 정계에서 이형을 지칭하던 별명이었다. 공적인 자리에서는 물론, 공적인 문서에서도 이형을 종종 이름이나 칭호 대신 이와 같은 별명으로 부르는 경우가 잦았다.

물론 의식적이었다. 이형이 나폴레옹만큼 대단한 인물이라는 호평 또한 되었지만, 애초에 영국에 있어서 나폴레옹은 어디까지나 호적수. 이형이 장차 영국의 적이 될지도 모른다는 의심과 경계가 담긴 칭호가 아닐 수 없었다. 이는 프랑스라고 해도 크게 다를 건 없었다. 의도적으로 극동의 나폴레옹이라 부르기 꺼리게 된 것은 아직 지지기반이 취약한 나폴레옹 4세와 비교되는 경우를 피하기 위함도 있었지만, 그만큼 이형에 대한 친밀감이 사라졌다고 해석할 수도 있었다.

너무나도 빠르게 성장해 버린 것이다. 영국도, 프랑스도, 러시아도 어느 열강도 예상하지 못한 속도로, 이형은 단시간에 극동을 평정하고 열강들이 유럽에서의 전쟁에 바쁜 틈에 재빠르게 손안에 넣었다. 그 번개 같은 승천은 가히 극동의 나폴레옹이라 불릴 법한 활약이었지만, 동시에 이형은 너무나도 단시간에 열강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버렸다. 이전까지는 그저 우수하고 충성스런 사냥개 정도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그 극동의 나폴레옹이라는 자, 언제까지 신용할 수 있다고 여기나?"

그렇기에 디즈레일리의 질문은 시기적절한 것이었고, 또한 타당한 것이었다. 언제까지 신용할 수 있는가. 이는 다시 말해, 이형이 언제까지 영국의 으뜸 패로서 움직여 줄 수 있는가를 물어본 것이나 다름없었다. 한차례 이형을 마주한 솔즈베리 후작의 경험이 언제보다 절실한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그러나 솔즈베리 후작은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그보다는 그자가 언제까지 우리 대영제국을 신용할 수 있을지를 여쭈시는 것이 올바를 겁니다."

"…과연."

처음부터 영국이 패로 쓸 수 없는, 거물이라는 대답이었다. 디즈레일리는 쓴웃음을 지었다. 분명 지난 수년간 저 극동의 나폴레옹이라는 작자를 기용한 덕분에 러시아의 세계전략 그 자체를 엉망으로 만들어 버리는 데에 성공했지만, 이제는 영국 또한 세계전략이 뒤엉키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 영국 외교가의 필두이자 영국 정계의 주요요인 중 유일하게 이형을 마주해본 솔즈베리 후작의 입에서 이런 대답이 튀어나온 것이다.

이건 한마디로 처음부터 그릇을 잘못 파악했다는 이야기 밖에는 되지 않는다. 비단 영국만이 아니다. 프랑스도, 미국도, 러시아도. 그저 뜻대로 이용하려고만 했을 뿐, 대등한 협력자로서 생각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것이 패착이었다, 그런 이야기였다.

"자네에게 유색인종이 그런 높은 평가를 받는 건 처음인 거 같은데."

"그럼 유색인종이 아니라 인두겁을 뒤집어쓴 악마나 그 비스무리한 것으로 생각해주십시오. 저자는 당연히 그런 대접을 받을만합니다. "

"허, 그 정도인가?"

"물론입니다. 각하께서는 오컬트를 믿으십니까?"

"오컬트? 오컬트라…."

뚱딴지 같은 대답에, 디즈레일리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로서는 잘 짐작이 가지를 않았다. 오컬트라고 해봐야, 그의 머릿속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뒷골목의 집시 점쟁이나 러시아의 기인 엘레나 블라바츠키 같은 엉뚱한 신비 사상가들 정도였다. 어느 쪽이건, 그에게는 그리 긍정적인 인상은 아니었다. 보수당 당수를 겸직하고 있는 그에게는, 공석에서건 사석에서건 멀리해야 할 존재에 지나지 않았다.

집시니 신비하기니 그런 것들은 결국 어떤 식으로건 교회의 가르침에 반하는 존재들이었으니까. 그러니 솔즈베리 후작이 구태여 이런 자리에서 오컬트를 언급한 것이 그로서는 잘 이해가 가지를 않았다. 보수당에 속한 귀족의원이 오컬트를 입에 담았다는 이야기가 어떤 식으로건 이야기가 새어가나 면 두고두고 도마 위에 오를 문제 발언인데도 말이다.

그러나 솔즈베리 후작은 자못 진중한 어조로 말했다.

"그 자, 극동의 나폴레옹은 예언자입니다."

"…자네, 혹 오는 길에 아편굴 앞에서 좋지 않은 공기를 맡은 거 아닌가?"

"아뇨, 분명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사실입니다. 설령 예언가가 아니더라도, 그에 따르는 오컬트적 힘이 있음은 분명합니다. 제 명예에 걸고 맹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무래도 홍차에 너무 진하게 브랜디를 탄 모양이로군. 자자, 오늘은 이만 돌아가시게. 이 이야기는 나중에 함세."

디즈레일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솔즈베리 후작이 어떤 이유에서건 제정신이 아니라는 확신을 얻은 까닭이었다. 미치지 않고서야, 이런 이야기를 당당하게 지껄일 리가 없었다. 오컬트 운운만으로도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닌가 의심스러운데, 그 극동의 나폴레옹이라는 자가 예언가라니. 그의 말대로 좋지 않은 공기를 들이마셨거나 홍차에 브랜디를 너무 많이 탄 것임이 분명했다.

그러나 솔즈베리 후작의 태도는 사뭇 진지했다. 그는 계속해서 진지한 어조로, 디즈레일리를 향하여 말했다.

"그자는 여왕 폐하께서 이번 전쟁에 호의적일 것이라는 걸 예측하였습니다!"

"뭐라?"

그제야, 디즈레일리의 태도도 변했다. 여왕이 언급되었다. 만일 이것이 설령 주정이라고 해도, 여왕까지 언급한 이상은 가볍게 끝나지는 않는다. 발언의 수위에 따라서는 불경죄다. 디즈레일리에게는 참으로 곤혹스러운 일이었고, 솔즈베리 후작에게는 디즈레일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할 절호의 기회였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그자는 이번 세계대전을 예측하였고, 우리 영국이 프랑스와 고투하게 될 것이라는 걸 예언하였으며, 신성로마제국의 부활을 예언하였습니다. 거의 모든 것이, 그자의 예언대로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무슨 말을 하는지 도통 모르겠군. 자네, 그자에게 홀린 건 아닌가? 도대체 그자에게 무슨 말을 들었는지 모르겠네만-."

"이것을 봐주십시오."

손을 뿌리치며 떠나려는 디즈레일리의 손안에, 솔즈베리 후작은 구깃구깃 접은 한 장의 메모지를 건넸다. 디즈레일리는 떨떠름해하면서도 그 메모지를 읽었고, 태도를 고쳤다.

그것은, 이형이 솔즈베리 후작에게 건넸던 그 무렵 그가 미국 대사관에 보낸 밀서의 사본이었다.

"…그러니까, 그때 그것이 자네의 책략이 아니었다는 건가?"

"속여서 죄송합니다. 그때는 그편이 각하를 설득하기에 쉬우리라 판단하였기에 그리하였습니다. 하오나-."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가 내쉬며, 솔즈베리 후작은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최대한 정갈하게,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디즈레일리에게 말했다.

"이제 제 말에 귀 기울여 주시겠습니까?"

디즈레일리로서는 단 한마디 밖에는 돌려줄 수 없었다.

"자리에 앉아보게나."

두 사람은 자그마한 탁자를 사이에 두고서 마주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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