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폭군 고종대왕 일대기-191화 (191/530)

< 국방성금 >

궁에 입궐한 이후로도 이형이 쉴 새는 조금도 없었다.

"이 재정 고문이라고 온 놈이 이게 뭔지도 모르고 펑펑 쓰고 있는데 말리기는커녕 옆에서 부추겨? 에라, 이놈아! 이 대한에 너 같은 도둑놈이 있을 곳은 없다. 당장 꺼져!"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폐하. 무언가 오해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이 나라가 전쟁을 치르려면 필요한 추정예산에 대하여 이야기 드린 것뿐―."

"우라질 놈이 혓바닥만 살았구나! 오냐, 그래! 네 말이 맞다고 치자. 그럼 이건 또 뭐시더냐? 뭐? 10년 만기 복리 상환으로 담보가 경부선? 이 날강도 같은 것들이 국채를 마구 찍어내게 부추겨서는 그 국채로 세운 철도를 담보로 잡아! 오냐, 굳이 10년 기다려줄 것도 없이 남경에서 털어온 금은으로 곧장 갚아주마! 이 강도 떼 같은 것들이!"

"폐하, 정말로 저는 억울합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모건 회장님을 대신하여 대한제국의 관료분들이 요청하신 공사를 진행할 적정예산을 측정해드린 것뿐입니다!"

"썩 꺼져!"

우선 그는 전쟁 중 대한제국에서 가져다 쓴 미국의 재화 중, 대한제국 내의 재화를 담보로 하여 대출한 빚을 청산했다. 이형으로서는 가장 급한 일이기도 했다. 내각에서는 점차 국채를 발행하는 것만으로는 재정이 부족해지자 그저 막연하게 후일 갚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당겨쓴 모양이었지만, 이형으로서는 자신이 없는 사이 빚더미를 떠안은 대한제국의 모습에 경악을 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종류의 빚들이 가장 무서운 점은 기본이 복리였다는 거였다. 겉으로는 대한제국에서 요청하는 대로 돈을 펑펑 가져다주는 키다리 아저씨처럼 행세하면서 뒤로는 아직 화폐경제나 금융에 대하여 무지하고 순박한 조선의 관료들을 등쳐먹고 있던 것이다. 만일 대한제국이 전쟁에서 이기지 못하였거나 아니면 이 빚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겼다면 대한제국은 삽시간에 경제적 식민지로 전락했으리라.

이형으로서는 등골이 절로 섬뜩해지는 일이었다. 우선 청산해야 할 채무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하여 현 대한제국이 진 빚을 검토하다 보니 떡하니 복리에 경부선 담보라는 청산가리가 숨어있던 것이다. 대한제국을 어수룩하게 본 건지, 아니면 이형을 시험하려던 건지는 몰라도 이형으로서는 너무 놀라서 한동안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을 지경이었다.

"월말 복리로 이자율이 2할…미친 새끼. 진짜 이거 날강도 새끼 아냐. 이거 한방에 은괴가 1만 관이라니, 미치겠군. 벌써 남경에서 털어온 재화의 절반은 날아갔어. 애초에 이건 중원 없이 대한제국 혼자서는 절대로 갚을 수 없는 금액이잖아! 이 우라질 놈이 날 빚쟁이로 만들려고 해! 설마 이거 다른 것도 다 이런 식인가?"

완전히 눈이 돌아가 재정 고문의 낯짝을 발로 걷어차 내쫓은 이후에도, 이형은 한동안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했다. 이형은 곧장 내무부로 쳐들어가 일선 관료들을 시켜서 현 대한제국의 재정 상황과 대한제국 내 미국인 사업가들의 활동 양상, 그리고 대한제국의 채무 상황에 대하여 당장 보고하라고 명했다.

일선 관료들은 황제가 왜 갑자기 저렇게 화가 났는지 이해하지 못했으나, 이형이 워낙에 얼굴을 붉으락푸르락 하고 있던 까닭에 뭐라 이유를 물어볼 엄두도 내지 못하고서 그들이 아는 선 내에서 이형이 요구로 한 사항들을 서류로 정리하여 제출하였다. 불과 반나절만의 일이었다.

이형은 곧장 서류를 통째로 씹어 삼킬 듯한 기세로 서류를 탐닉했다. 물론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서류가 담고 있는 내용은 이형이 예상한 대로 파탄 그 자체였다.

"역시나 전체 국가 예산의 80% 가까이가 군비로 나가고 있고…. 사업가 놈들은 일단 광산부터 사들이고 있군. 그나마 운산이나 무산 같은 곳들은 나라에서 들고 있으니 다행인가. 그리고 국채판매를 통한 재정수입을 배제하면 매 분기마다 갚아야 할 이자가 조세수입보다 많잖아, 이거…. 조세수입을 늘릴 방법을 찾던가 아니면 뭔가 부수입이 없는 한 함부로 국채판매를 줄였다간 파산하게 생겼군.

그렇다고 국채판매를 줄이지 않으면 나날이 늘어날 이자에 깔려 죽을 테고. …우라질. 이거 진짜로 작정하고 중원을 지갑으로 쓰지 않으면 당장 우리가 망하게 생겼는데."

이형은 내무부에서 제출한 서류를 받아든 순간 현기증에 눈앞이 아찔해서 황좌도 아닌 일개 관원이 쓰던 의자 위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형에게 불행 중 다행이던 것은 남경에서 약탈해온 재화를 사용해 일시금으로 청산하고 난 다음에는 이만큼 악질적인 형태의 빚은 없었다는 점이었다. 물론 크게 위로는 되지 못했다. 그가 예상했던 대로 대한제국의 재정은 파탄 난 상황이라는 이야기였으니까.

대한의 경제는 반면 뚜렷한 파탄의 징조를 보이지 않고 있다. 남만주에 새로이 경작지가 늘어나면서 날로 농업생산량은 증가하고 있고, 전쟁 중 군에 옷가지를 비롯한 이런저런 군납물자들을 납품하면서 부를 축적하여 공장을 세운 신흥 사업가들이 하나둘 등장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들여온 증기기관이 도입되면서 운산 금광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하여 금의 유통량이 대거 늘었고, 화폐경제는 빠르게 뿌리내리고 있다.

내무부의 조사에 따르면 요즈음 한양에 한정하여 쌀의 소비량이 미세한 감소추세를 보이었다. 인천항을 통해 한국에 들어온 프랑스인들이 화북에서 값싸게 들여온 밀과 만주에서 들여온 우유, 유구에서 들어온 설탕을 이용해 프랑스식 빵집들을 차리기 시작하면서 빵이 빠르게 퍼지고 있던 것이다. 내무부의 관료들을 이를 두고 이런저런 사견들과 우려를 보이었지만, 이형의 견해는 달랐다.

"배가 부르고 등이 따스우니까 당장에 식생활에서부터 변화가 생기는 거지. 이제 슬슬 비단으로 만든 양장이나 여우 가죽으로 만든 목도리 같은 게 유행할 테고, 소가죽으로 만든 장갑 따위 너무 흔해서 값어치가 크게 떨어지겠지. 금이나 보석으로 온몸을 치렁치렁 치장한 졸부들도 등장할 거고, 안 그래도 고기 좋아하던 백성들이 매일 같이 소고기니 닭고기니 돼지고기니 개고기니 있는 대로 먹어치울 텐데 한양이 온통 동물 뼈로 뒤덮이겠군."

그리고 이형은 이와 같은 소비문화의 확산을 구태여 자제시킬 생각이 없었다. 물론 유생들이야 땅을 치며 한탄하겠지만,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생기는 법이고 그래야 시장경제가 돌아가는 것 아니겠는가. 이러한 사치로 인하여 외화가 대거 유출되고 한다면 또 모르겠지만, 현 대한은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그다지 없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나 연해주를 합병하고 동시베리아를 자유롭게 들락날락하게 되었으니 모피 정도야 얼마든지 구할 수 있고, 소고기니 양고기니 돼지고기니 하는 가축들도 만주에 널리고 널린 게 목초지이고 목장이다. 화장품이나 시계 같은 건 서역에서 수입해와야겠으나 장차 한국에서도 이를 만드려면 우선 지금부터 소비자들이 사용과 소비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고, 설탕은 아직 수요가 그리 많지 않아 유구에서 들여오는 거로 충분하며 비단이니 밀이니 하는 건 중원에서 가져오면 그만이다.

그렇다, 가져오면 그만이다. 제값을 치러줄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렇게 마구 헐값에 들여와 마구 만들어내고, 더 이상 한국인들의 수요만으로는 그 모든 공급을 소모할 수 없게 되면 또다시 중원에 내다 팔면 그만이다. 팔리지 않을 경우의 가능성은 아직 고려할 필요가 없다. 한국이 파는 이상 저들은 무조건 사들여야 한다. 그런 시대인 것이다.

"물론 이걸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이 미쳐 돌아가는 군비를 늘리면 늘렸지 줄일 수 없다는 게 난점이다만…!"

이형은 국가 재정의 80%를 차지한다는 군비의 상세명세에 슬쩍 눈을 돌리고,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전에 없는 호황을 맞이한 국내경제와 대비되어 파탄을 향해 치닫고 있는 국가재정의 원인 중 과반수는 이것이었다. 국가 재정의 80%를 차지하는 군비 중 90%를 육군에서 소비하고 있었고, 또 그 중 과반수는 탄환과 총기의 대금이었다. 이 또한 한국의 한계였다.

한국에서 스스로 무기나 탄환을 제조할 기술이 없다 보니 이전에 영국과 프랑스에서 들여온 무기공장들에서 영국과 프랑스의 무기를 기술도입 생산하여 보급하고 있었고, 당연히 이러한 사용권 생산품은 한국이 스스로 개발하여 대량생산하였을 경우의 가격을 크게 웃돌았다. 그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던 것이 제복을 비롯한 보급품들의 대금이었는데, 이 또한 민족 자본가들의 성장을 위하여 웃돈을 주고 있던 탓에 비쌀 수밖에 없었다.

가장 값싼 것은 반대로 병사와 장교, 장성들의 급료였다. 평소대로의 조선군이라고 해도 좋았다. 그나마 나라에서 가난하게나마 한 달을 먹고 살 수 있는 급료를 꼬박꼬박 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 크나큰 진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이건 뭐 어떻게 깎아볼 구석이 없네. 우라질, 이거 한동안은 계속 이렇게 가야 하나. 무기대금은 우리가 깎고 싶다고 깎을 수 있는 게 아니고. 군납품 대금을 함부로 깎았다가는 이제 겨우 걸음마 하는 민족 자본가들이 줄줄이 파산할 테고. 여기서 급료를 더 깎으면 장교들은 둘째치고 장기 복무 찍은 사관들은 생계유지가 안될 거고. 그렇게 되면 또 생계형 비리가 난무할 테고, 그럼 지출을 줄이기는커녕 원점이고….

그리고 이제 전쟁 끝나면 참전용사들에게 연금까지 나눠줘야 하잖아. 전사자들이나 훈장 수훈자들에게는 또 국가유공자니까 따로 추가로 웃돈 얹어줘야 하고. 아오, 진짜 이런 우라질! 뭔 놈의 돈이 내 수중에 들어오자마자 나가기만 하는 거야!"

결국은 뭐든 돈, 돈, 돈이었다. 예산은 언제나 모든 걸 지배하는 법이었다. 각오한 바이기도 했지만, 이형으로서는 한숨 밖에 나오지 않았다. 이제 와서 평화기가 도래한다고 한들 군비를 깎을 수도 없다는 걸 아는 만큼 더더욱 그러했다.

일차적인 원인은 물론 전쟁이겠지만, 실질적으로는 그것뿐이 아니다. 근대화와 산업화에는 천문학적인 재화가 필요하다. 그 재화는 처음부터 조선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근대화에 필요한 재화를 끌어오기 위하여 청, 더 나아가서는 중원을 수탈해야 했고 이를 위하여 강한 군대가 필요했기에 먼저 군부터 근대화가 이루어져 국가재정에서 군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날로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지는 않고 있다.

전쟁이 끝난 이후로도 이런 경향은 바뀌기 어렵다. 지금의 세력 판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대한제국은 강군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해군 예산은 또 어떻게 쪼갠다냐? 적어도 15년 후에는 전노급 1척은 들고 있어야 그래도 열강이라고 콧대를 세우고 다닐 텐데. 포함들 5척에 호위함 3척으로 이건 뭐 영해를 지키기는커녕 상륙이나 막을 수 있겠어? 판옥선으로는 이제 어림 반푼 어치도 없고. …어쩐다. 그래도 해군이 있어야 해상무역이 유지 가능할 텐데 도저히 육군예산을 줄일 엄두가 나지를 않아.

둔전병들에게 옛날처럼 알아서 무장하고 갑옷 챙겨서 시간 맞춰 집합하라고 할 수도 없으니 원…."

이형은 한참을 망설이고 고뇌했다. 이제는 진짜로 해군을 늘려야 하는데, 도저히 엄두가 나지를 않았다. 물론 한국은 육군을 키우는 데에 전념하고 해상지원이 필요한 경우에는 일본 해군을 이용한다는 것이 이형이 생각해둔 기본 전략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한국 해군도 최소한 평시에 자국 상선들과 영해를 지킬 수 있는 만큼은 길러야 하지 않겠는가.

중원을 지갑으로 쓴다고 하더라도, 적정선이 있는 법이다. 그것이 지나쳐서 중국인들의 반감을 산다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격이었다. 안 그래도 당장 국채를 갚기 위해서라도 중원에서 대거 재화를 끌어와야 하는 상황에서, 해군을 증강하기 위하여 추가로 중원에서 재화를 끌어올 수는 없었다.

그러니 다른 길을 찾아와야 했다. 그것도 지금 당장 재화를 끌어올 수 있는 길을 말이다. 한참을 고민하던 이형은, 전봉준을 시켜 이 무렵 한양에 체류하고 있던 사업가 한 사람을 불러왔다.

"한국 해군을 위한 국방 성금을 내달라, 이 말씀입니까?"

"그렇소."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그는 앤드루 카네기였다. 사실 이형에게 직접 인연이 있는 거물 사업가라고 해봐야 그밖에 없기는 했다. 한국이 만주를 차지하고, 거기에서 더 나아가 화북과 중원을 평정하며 조러 전쟁 이전부터 대한제국과 독점계약을 맺어둔 카네기는 이 무렵 아예 본사를 한양에 옮기고 그 자신도 한양에 거하며 사업확장에 여념이 없었다.

무엇보다 이번 중화제국과의 천명대전은 그에게 있어서 횡재나 다름없었다. 조러 전쟁 시절만 해도 만주 정도만 건져도 대박이라고 생각했던 사업이 이제는 만주와 중원 전역을 넘나들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이형이 국방 성금을 요구했어도, 카네기는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장차 장기적으로 그가 얻을 이익에 비하면, 이제 갓 걸음마를 디디고 있는 한국 해군을 도와달라는 요청 정도는 이제 간지럽지도 않았으니까. 그리고 적어도 그가 지금까지 봐온 한국의 황제는 아무 대가도 없이 무턱대고 돈이나 내놓으라고 윽박지를 야만인도 아니었다.

"그거야 어려운 일이 아니지요. 폐하께서 원하신다면 연방 정부에 요청하여 해군 고문단을 파견해달라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만. 하지만 의아한 일이군요. 한국에서는 이미 영국에게서 도움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그대는 영국을 믿소?"

"파운드화라면 신뢰하고 있지요. 같은 값어치의 금보다 믿음직한 건 오직 파운드화뿐이니까요."

카네기는 피식 웃으며 답했다. 이형은 거기에 부정하지도 긍정하지도 않았다. 세계대전을 계기로 대공황이 일어날 것이라는 건 예측할 수 있어도, 그 또한 정확히 언제 어디에서 대공황이 시작될지는 알지 못했으니 말이다. 적어도 아직 파운드화는 대서양의 기축통화였다.

대신 그는 작게 헛기침하여 목을 가다듬고서 다시 입을 열었다.

"생각보다 협조적이구려. 그대가 보기에는 그간 만나주지도 않다가 대뜸 돈이나 내놓으라고 윽박지르는 꼴일 텐데도 말이오."

"만나주지 않으시다니 그런 섭섭한 말씀을. 본디 우리 같은 기업가들이 정계의 거물과 만남을 가져야 할 때는 힘이 부족해서 협력을 구할 때 정도입니다. 저는 저 혼자만의 힘으로 지금 원하는 모든 것을 손에 넣고 있는데 어찌 제가 폐하께 청탁을 넣으려 하겠습니까? 그리고 폐하께서는 현명하신 분이지요.

오늘도 제가 협력해드리는 대신에 무언가 입에 물려줄 소뼈 하나는 준비해두시지 않으셨습니까?"

"자신을 개라고 생각하는 거요? 뭐, 굳이 참견하지는 않겠소만. 조금 비유가 신랄하기는 하구려. 그리고 정답이오. 소뼈라면 물론 준비해뒀소."

"호오, 그렇다면 제게 들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이형의 말에, 카네기는 양손을 앞으로 모으며 몸을 숙였다. 이형의 사업에 관심을 보인 것이다. 그 탐욕스러운 모습에 내심 헛웃음을 흘리면서도, 이형은 내색하지 않고서 담담하게 답했다.

"광주(廣州), 남경, 정주(鄭州), 북경, 여순, 심양, 평양, 한양, 부산."

"호오…?"

"그 전부를 하나의 철도 노선으로 이어볼까 하오만."

카네기는 입꼬리가 귀에 걸리도록 헤벌쭉 웃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