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하제일무술대회 >
"…황상께서 큰 뜻을 세우셨음을 인제야 알겠습니다. 사력을 다하여 맡은 바 임무를 다하겠나이다. 결코 실망하게 해드리지 않겠습니다."
이형의 대답을 듣고서 이형이 노리고자 하는 바를 눈치챈 듯, 전봉준은 꾸벅 허리를 굽혀 다시금 예를 표했다. 사실 눈치챌 수밖에 없으리라. 이미 이형이 전봉준에게 그가 그리고자 하는 천하관을 설명하였고, 또 아직 이형의 천하가 온전하지 않다는 것 또한 알렸으니 말이다. 당연히 언제라도 전쟁이 일어날 수 있으며 그것에 대비할 필요 또한 있음을 전봉준은 알았다.
택견을 널리 익히도록 하는 것 또한 혹시 있을지 모르는 전쟁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그걸 눈치채지 못하는 편이 더 이상했다. 무엇보다 전봉준은 신병으로서 훈련을 받으며 프랑스 군사고문단이 보급한 프랑스식 총검술을 배우기도 했었다. 물론 총기의 발달로 비교적 중요성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백병전은 전장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요소였다.
그러니 전봉준으로서는 새삼 가슴이 뛰는 걸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이형을 대신하여 목숨을 던지려고 했으나 그것은 불발로 끝났고, 단지 이형에게 자신의 충심을 증명한 사례로써 끝났다. 인제야 비로소 일다운 일이자 공다운 공을 세울 기회를 얻은 것이었다. 당연히 가슴이 뛰지 않을 수 없었다.
"하오면, 장차 군에서 가르칠 무술 또한 택견이 되는 것입니까?"
"글쎄-그것은 아니겠지."
"네? 하오나, 바로 전에 황상께서 분명 택견을 널리 가르쳐 배우도록 하리라고…."
이형의 대답에, 전봉준은 어리둥절해져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로서는 바로 전에 택견을 배워오라고 시켰으면서 또 이제 와서 군용 무술로 택견을 쓰지는 않겠다는 이형의 대답에 의아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자 이형은 허리춤에 홀스터를 풀어 권총을 꺼내어 전봉준에게 내밀며 말하기를,
"그래, 너도 이 총을 어떻게 쓰는지는 알겠지. 그렇다면 이 총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도 알 것이다. 자, 이렇게 상대가 총을 들고 있다. 너라면 어떻게 하겠느냐?"
"그야…자리를 피해야겠지요. 만일 그자가 저를 죽이려고 한다면 더욱더 날래게 피해야 할 테고 말입니다."
"흠, 질문을 잘못 골랐나. 뭐, 좋다. 그럼 거리가 아주 가까워 피할 수 없고, 대신 공격할 수 있다면?"
"물론, 손으로 쳐내거나 빼앗아서 우선 총을 치워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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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야 눈치챈 듯, 전봉준은 눈을 깜빡거렸다. 이형은 고개를 끄덕이며 전봉준이 올바르게 이해했음을 긍정했다.
"그렇다. 발차기는 동작이 크지. 그러니 당연히 다리보다는 손이 빠르다. 주먹을 날리건 손목을 비틀 건 간에 발차기보다는 손짓이 효과적이야. 각력과 체력을 기르고 호신술을 목표로 한다면 택견으로도 충분하지. 그러나 병사들에게 널리 익히도록 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럼, 택견은 이미 작금의 전장에서는 쓸모가 없다는 것입니까?"
"아니, 그럴리가. 이것저것 뒤섞자는 이야기다. 전장에 나가 싸우는 병사들이 배울 무술에 공연히 원류니 뭐니 하는 걸 따지는 것도 우스운 노릇이지. 이제 와서 전장에 나가서 나는 어느 문파의 아무개다-하고 자랑할 것도 아니고 말이다. 택견에는 발길질도 있지만, 유술도 있다. 군에서 쓰고자 한다면 발길질은 크게 줄이고 유술을 중심으로 이것저것 마구 뒤섞어 새로 만들어야겠지.
손에 총이나 군도 따위의 흉기를 들고 있을 전선의 병사들에게 발길질 위주의 기술을 가르쳐줘봐야 잡스러울 따름일 테니. 당연하지만 그걸 택견이라고 불러줄 수는 없다. 구태여 이름 붙인다면 특공무술 내지 전투 택견 정도가 되겠군."
다시 권총으로 홀스터에 집어넣으며, 이형은 심드렁하게 말했다. 그제야 전봉준은 이형이 하는 말을 알아듣고서 고개를 끄덕였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제아무리 발차기를 단련해봐야 흉기를 든 손을 능가할 수는 없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된 것은 무기를 들게 된 덕분이지 발차기 덕분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손에 이렇다 할 무기를 쥐지 않고서 개인 대 개인으로 마주칠 전제를 하는 호신술로서라면 모를까, 손에 흉기를 들고서 적을 죽이려 할 때 발차기는 덤이 될 수밖에 없었다. 각력을 단련하여 날쌔고 탄력 있게 움직이는 정도의 효과는 기대할 수 있어도, 그 이상을 기대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그 또한 소생이 만들어야 합니까?"
"아니, 이건 전장에서 사람을 죽여본 놈들을 시키려 한다. 고작 해봐야 짐을 쫓아다닌 것이 고작인 네가 만들려고 해봐야 탁상공론일 뿐이겠지. 이런 걸 만들고자 한다면 전장에서 직접 사람을 죽여본 놈들이 제격이야. 사람을 죽이면서 무엇이 불편했는지, 어떻게 하면 손쉽게 염라국에 입국시켜줄 수 있었는지를 하나하나 귀 기울여 들으면서 조금씩 완성해나가고자 한다.
너는 그저 백성들에게 널리 보급하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택견을 익히는 데에만 전념하거라."
"…하명하신 대로 하겠나이다."
이형의 대답에 전봉준은 실망한 듯 어딘가 풀이 죽은 눈초리였다. 그렇다고 이형은 제 뜻을 꺾을 생각도 없었지만 말이다. 분명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게 되겠지만, 그렇다고 소홀히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무엇보다 제대로 된 전투용 무술을 정립시킬 수 있다면 한국군은 군사학적으로 반백 년 이상 앞서나갈 수 있다.
아니, 반백 년이 뭔가. 최초의 특수부대라고 불리는 코만도가 만들어진 것이 1940년이니 거의 70년을 앞서가는 격이었다. 본격적인 전투용 무술을 정립시켜 특수부대를 만들어 운용할 수 있다면 참모체계에 이어 한국은 또다시 크게 앞서나갈 수 있게 된다. 테러 진압, 테러 실행, 요인 구출, 요인 암살 등 후일 특수부대가 얼마나 요긴하게 쓰이는지를 생각하면 이형으로서는 탐이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한국이 서역의 열강보다 우수한 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것도 그렇다고 서역의 열강보다 많은 무기를 보급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던가. 당장에 이렇다 할 기술을 갖추지 못한 한국에 이와 같은 제도적 선진성은 크나큰 힘이 되어줄 수밖에 없었다.
'일단 나이프 파이팅은 당연히 섞어야 하겠지. 앞으로 반백 년이 뭐야, 백 년 넘게 우려 먹힐게 단검술이니까. 찌르고 후리고 던지고 아무튼 은닉과 투척에 용이한 단검으로 할 수 있는 건 모두 연구해서 정립해놔야 해. 그다음은 복싱. 이것도 무조건이다. 택견은 이제 정립하려는 단계지만 복싱은 이미 복싱 아카데미까지 만들어져서 본격적인 연구가 이뤄지고 있을 때야.
사람이 사람을 손으로 두들겨 팰 때는 이미 복싱을 능가할 무술이 없어. 무엇보다 그 특유의 스탭은 설령 복싱을 정식으로 배우지 않더라도 격투기를 익힌다면 무조건 한 번쯤 익히거나 참조해볼 만 하다. 레슬링과 씨름, 일본 유술, 그러니까 유도도 마찬가지. 타격기는 그라운드 기술을 이길 수 없다는 건 이미 종합격투기에서 수십, 수백 차례에 걸쳐서 입증되었다.
사람을 죽인다면 급소를 때리는 것보다 급소를 꺾어버리는 게 당연히 효과적이야. 검술? 글쎄, 보법은 배울 것이 있겠지만 총검술도 아니고 장검술의 시대는 지났지. 참고 정도만 하라고 해야겠군. 또 중국 권법을 베낀다면…북권보다는 남권 계열이 낫겠는데.
북권은 팔다리를 길게 뻗는 장타가 특기인데, 택견도 장타가 특기잖아. 보완하는 수준이면 몰라도 깊이 파고들 정도는 아니지. 구태여 차별을 두자면 초근접전에서 빠른 단타를 장기로 하는 영춘권 같은 남권이 더 낫겠군. 그리고 가라테. 아니 지금은 아직 도테(唐手:당수)인가. 유구 왕국이 멀쩡히 남아있으니까.'
이형은 잠시 생각을 멈추었다. 문득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던 것을 떠올린 것이다. 유구 왕국에 관련한 문제였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유구 왕국의 독립과 정체성에 관련한 문제였다.
원 역사에서 유구 왕국은 이 무렵 일본에 병합되었고, 그대로 일본령 오키나와가 되었다. 일본이 패망한 이후로는 미국령 오키나와가 되었다가 다시 일본령 오키나와가 되었고, 그대로 두 번 다시 독립하지 못했다. 유구의 전통 무술이던 도테 또한 그대로 가라테라는 이름으로 일본의 전통 무술로 알려져 전 세계에 퍼져나갔다. 유구인들에게는 통탄할 노릇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형이 역사를 뒤튼 까닭에, 유구 왕국은 아직도 존속하고 있다. 대한제국과 일본 양국에 독립을 보장받으면서 말이다. 그리고 적어도 이형은 그의 생전에 유구 왕국을 병합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유구 왕국을 병합함으로써 얻을 이익보다 유구 왕국을 유지하면서 지출해야 할 추가 군비가 더 클 것이 확실했다.
'안 그래도 대륙패권을 유지할 육군만으로도 벅찬데 단지 연안을 지키는 수준이라면 모를까 유구를 병탄하고 남중국해까지 영향력을 투사하려고 들면 당장에 나라가 망할 거다. 아마 내가 죽고 난 다음에도 미치지 않는 이상 한국이 유구를 합병할 이유는 없어. 오히려 유구를 탐낸다면 당연히 일본이 되겠지. 홋카이도를 뚫고 캄차카반도를 탐할 게 아니면 일단 유구를 뚫어야 대만과 동남아까지 영향력이 닿으니까.'
그리고 과연 이형이 죽고 난 다음에도 한국이 여전히 일본을 영향력 아래에 둘 수 있을까 하면-솔직히 회의적이었다. 되려 지금으로서는 중원이 이형이 죽고 난 다음에도 한국의 영향력 아래에 있을 공산이 컸다. 이형이 그의 경쟁자들을 모조리 쓸어버리고서 중원을 평정했으니 말이다. 그 시점에서 태산에 오른 것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전근대적 관점에서 전주 이씨가 천하를 통치하는 것은 정당했다.
하지만 일본은 다르다. 애초에, 일본은 전근대를 기준으로 해도 천조질서에 포함된 적이 드물다. 일본이 한국을 따르는 것은 어디까지나 한국이 일본보다 강성해졌기 때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형이 그간 이런저런 조처를 해두었으니 대놓고 한국을 향해 누런 이를 드러내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한국의 영향력에 벗어나려 발버둥 칠 공산은 충분했다.
이때 일본이 한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가장 먼저 노릴 것이 바로 유구다. 국력을 초과할 지경으로 막강한 해군력을 육성하게 될 일본에 가장 편리한 확장경로는 역시 바다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비대한 해군을 유지하기 위해 한없이 약화한 일본 육군이라 할지라도 유구 왕국 정도는 손쉽게 정복할 수 있으리라.
'그건 안되지.'
이형은 입꼬리를 뒤틀었다. 한국이 먹을 생각도, 먹을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일본에 줄 생각은 절대로 없었다. 이형은 유구의 민족자결주의에 찬동할 정도로 감성적인 인물은 아니었다. 만일 그런 이유로 유구를 동정할 정도의 인물이었다면 애초에 중원을 평정하고 이를 통치하려 하기는커녕 노른자만 쏙 빼먹으려 하지는 않았을 터였다.
결국 이형의 계산은 철저히 자국 우선적이었고, 한국의 편의에 맞춘 발상이었다. 그리고 이형이 지금 계산하기로, 유구는 앞으로도 계속하여 독립국이자 한국의 동맹국으로 남는 것이 한국의 국익에 부합했다.
그럼 아예 지금부터 한국과 경제에 있어서건 문화에 있어서건 안보에 있어서건 서로 뒤엉키게 하는 것이 옳았다. 이형은 곧장 자기 생각을 전봉준에게 말했다.
"아 참, 이번 택견 대회를 열 때 유구 왕국의 이름난 무도가들에게 초청장을 보내볼까 하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네? 유구에도 택견을 수련한 무도가 들이 있습니까?"
전봉준은 영문을 모르고서 고개를 갸웃거릴 따름이었다. 택견 대회에 유구 왕국의 무도가 들을 초청하겠다니, 무슨 발상인지 전봉준으로서는 이해할 방법이 없었다.
이형은 그런 전봉준의 모습에 피식 웃으며 선선히 설명해주었다.
"그럴 리가 있겠느냐. 유구에는 도테-아니지, 생각해보니 내가 구태여 유구 말을 써줄 필요는 없겠군. 하여간에, 유구에는 당수라고 중원의 남권을 들여와 독자적으로 발전시킨 무예가 있다고 들었다. 궁금하지 않으냐? 우리의 택견과 그들의 당수 중 어느 쪽이 더 강할지 말이다."
"으, 으음. 뭐, 그건 그렇습니다만…."
"필시 좋은 구경거리가 될 거야. 백성들에게 유구의 당수를 널리 알릴 기회다. 더 나아가 유구를 알릴 기회지. 유구는 예로부터 왜국의 간섭을 피하고자 우리 조선과 명, 청의 도움을 바라왔다. 이 기회에 우리 대한과 유구가 조금 더 깊은 관계를 맺는다고 한들 그들에게 나쁠 건 없겠지. 아니, 되려 저쪽에서 먼저 요청할지도 모르겠군. 이것이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아니겠느냐?"
이형은 낄낄거리며 웃었다. 여전히 황제다운 체통은 찾아볼 수 없는 경박한 웃음소리였다. 그러나 전봉준에게는 더없이 익숙한 목소리이기도 했다. 그 웃음소리를 듣고서야 전봉준은 대강 낌새를 눈치챘다. 또다시 황제는 무언가 즐거운 장난 거리를 찾아낸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그 장난의 소재는 유구 왕국과 유구의 전통무예라는 당수였다.
그와 동시에 전봉준은 이형의 설명에서 그가 경계하고 있는 상대 또한 알 수 있었다. 왜국, 그러니까 일본. 속된 말로 부르면 쪽바리로,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를 비롯한 삼남 도의 백성이라면 생각만으로 눈살이 절로 찌푸려지는 눈엣가시들이었다.
"황상께서 품으신 큰 뜻을 인제야 알았나이다."
"으음, 그럼 됐다."
전봉준은 다시금 이형에게 넙죽 절하여 예를 보였다. 그 또한 입꼬리가 뒤틀리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황제의 앞에서 보여서는 안 될 천박한 웃음이라는 걸 알고서도 차마 숨길 수가 없었다. 그러니 넙죽 엎드려 숨길 수밖에는 없던 것이다. 왜인들에게 골탕을 먹인다고 생각하니 즐거워서 차마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이형은 전봉준이 어째서 갑자기 절을 하였는지 대강 눈치챘지만, 구태여 지적하지는 않고서 모른 척 넘어갔다. 이형도 안하무인의 성정을 지녔을지언정 숨기고자 하는 걸 억지로 폭로하여 즐거움을 취할 정도로 뒤틀린 성정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적어도 이형 자신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다면 소생에게 좋은 꾀가 있나이다."
"호오, 그게 무엇이더냐?"
"황상께서 단옷날 대회를 여시는 까닭은 다름 아닌 백성들에게 택견을 널리 알리고 백성들을 즐겁게 하기 위함입니다. 하오나 어찌 조선의 무예에 택견만이 있겠습니까? 씨름이 있을 것이며, 궁술이 있을 것이고, 기마술이 있으며 격구와 축국이 있습니다. 어찌 이와 같은 무예가 택견에 뒤처진다 할 수 있겠습니까? 하여 청컨대, 이를 널리 알려 백성들을 즐거워지도록 하소서."
"흐음, 과연 그 말대로다. 그러나 일을 여기까지 키운다면 역시 유구 혼자만 초청하였을 때 추문이 일지 않을 수 없겠구나. 하나, 모든 나라에 택견이 있는 것도 아니요, 격구와 축국, 씨름이 있는 것도 아니지. 하면 천하의 모든 나라가 공정히 무예를 겨루고자 한다면―."
궁술과 기마술. 혹은, 기마 궁술. 모두 하나 같이 조선과 만주, 몽골을 비롯한 북방 유목 계가 능하고 일본과 대만을 비롯한 남방계가 취약한 종목들뿐이었다.
물론 궤변이었다. 중원이 창술에 능하다고 일본이나 조선에는 창술이 없으며 일본이 검술에 능하다고 중원이나 조선에 검술이 없던가. 적당한 논리를 가져다 붙여서 한국에 유리한 종목만 취사 선택 해버린 짓이었고, 구태여 따진다면 편파운영이었지만 뭘 어쩌겠는가.
영 아니꼽고 눈꼴시리다면 이형 대신에 천하를 평정했으면 그만인 일이다. 두 사람의 악동은 서로를 마주 보며 히죽 하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