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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 고종대왕 일대기-232화 (232/530)

< 반항기 >

그러나 그렇게 장남 이희를 책망한다고 한들 막막한 현실이 바뀌는 것은 아니었다. 일단 이형의 권유대로 돈놀이하기에는 영 내키지를 않았다. 선비로서의 자신을 죽이는 듯한 거부감이 들었던 까닭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를 두고 따로 뭔가 일을 꾸며보기에도 뭐 했다.

지금은 사려야 하는 때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이하응이었다. 아직 의혹의 시선이 그를 향하고 있는 지금 섣불리 일을 벌였다가는 옳거니 하고서 칼을 뽑아 들 황제의 사냥개들이야 지금의 천하에 널리고 널렸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한성근이겠지만, 그 혼자만은 결코 아니다.

당장 종친들도 지금이야 이하응이 은밀히 이야기해둔 덕분에 왕 노릇을 할 수 있게 되었다며 이하응을 따르고 있지만, 막상 감투를 쓰고 나면 그때는 이형에게 고분고분할 것이다. 그들로서는 이형에게 의존하지 않으면 왕위를 유지할 수 없는 까닭이다. 그걸 면해보겠다고 지금 당장 청의 천자를 꺼내 든다면 그건 부정할 여지 없는 역적이다. 적어도 뭔가 사달이 나기 전에는 섣불리 움직일 수 없었다.

"이런 남만의 토인들 따위를 위하여 쓰기에는 금 십만 돈은 너무나도 아깝다. 그렇다고 이 금을 영길리에게 빌려줄 수도 없고, 사람을 모아 일을 꾸밀 도 없으니···이 일을 어쩌면 좋을꼬."

이하응으로서는 그저 혼자서 끙끙 앓을 따름이었다. 그러던 차에, 이하응에게는 반가웠던 소식이 있었다. 바로 금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서 오르고 또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막상 그 소식을 알게 된 것도 이형이 영국의 국채를 사들였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게 되면서였지만 말이다.

제아무리 장사에 변변치 못하던 이하응이더라도, 이러면 단지 금을 묵혀두고 있는 것만으로 큰돈을 벌 수 있게 됨을 모를 턱이 없었다. 마땅한 사용처를 찾기 어려워하던 이하응에게 있어서 이보다 기꺼운 소식은 없었다. 그제야 이하응은 비로소 이 금을 어떻게 쓰면 좋을지에 대하여 감이 잡히는 듯했다.

금은 묵혀두면 계속 그 값이 오르겠으나, 언젠가는 고점에 다다를 것이다. 그리고 한번 고점에 다다르고 나면 계속하여 추락하는 일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그럼 묵혀두되, 적절한 기회를 봐서 다른 현물자산으로 바꿔둘 필요가 있었다.

"옳거니. 이 돈으로 이 대만 땅의 토지들을 있는 대로 사들이면 되겠군. 경작할 토지가 생기고 논밭에서 경작할 소작인이 생기면 그것이 곧 기반이 되어줄 터. 땅이란 단지 사들여 지니고 있는 것만으로 든든한 법이지. 이제야 비로소 위세를 부릴 수 있겠구나."

이렇게 생각을 굳힌 이하응은 그 길로 주식회사 포모사를 찾아갔다. 이들은 이 무렵 영국은 물론이고 네덜란드, 미국, 프랑스 등 대만에 이권을 지니고 있던 열강이 총독부와 같은 본격적인 통치기관을 설치하기에는 다른 열강의 눈치가 보여 대만에 설치했던 대리통치용 국영기업이었다. 가장 큰 대주주는 영국이었으며, 그다음으로 네덜란드, 프랑스, 미국이 차례로 뒤를 이었다.

이 포모사라는 명칭부터가 과거 포르투갈 인들이 대만을 두고 아름다운 섬이라 이름 붙인 것에서 따온 것이었으니, 사실상 주식회사 대만인 격이었다. 말이 좋아서 회사지 각국의 퇴역 장병, 장교들로 구성된 사병부대와 자체함대까지 보유하고 있었으니 이들이 대만의 실질 통치기구였다. 대만 왕 이희니 섭정 이하응이니 뭐니 해봐야, 결국 표면상으로 내세워진 명목상의 정부에 불과했다.

그리고 이날 회사를 찾아간 이하응은 말했다.

"토지를 매입하고 싶다, 고 하셨습니까?"

"바로 그렇소."

귀빈이 찾아왔다 하여 마중하러 나온 로베르트 지부장은 대낮부터 뚱딴지같은 소리에 눈살을 찌푸렸다. 그로서는 이 늙은이가 노망이라도 났나 싶었다. 이들 주식회사가 보유한 토지는 말이 좋아서 기업소유지, 열강들의 소유물이나 마찬가지다. 당연히 매물일 리도 없고, 설령 사고판다고 하여도 열강들끼리 사고파는 것이지 일개 개인이나 아시아의 열후들 따위를 상대로는 논외다.

그러나 설령 아무리 엉뚱한 소리를 하여도 상대는 귀빈이었다. 이름뿐인 바지사장이더라도 말이다. 로베르트는 가능한 한 정중한 어조로 되물었다.

"알겠습니다. 혹,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배후를 말씀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예컨대, 한국의 황제 폐하시라거나-."

"다르오. 토지를 사들인다고 하여도 어디까지나 본인의 명의로 사고팔게 될 것이오."

"···알겠습니다."

단호하기 그지없는 대답이었다. 로베르트는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슬슬 본격적으로 이 만남이 시간 낭비 밖에는 되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요즈음 단숨에 지역 열강 수준으로 날아오른 한국이 혈연을 근거로 들어 본격적으로 대만 통치에 간섭하려 하는가 짐작했더니, 그조차 아니란다. 그럼 정말로 개인의 일탈 내지 대만의 독립기도행위였다.

그럼 어느 쪽도 이야기할 가치는 없다. 대만에서 돈을 모아 회사를 현찰로 후려쳐 국영화 시킴으로써 독립을 기도한다면 당연히 그 전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훼방을 써야 할 테고, 개인의 일탈이라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 개인이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이라고 해봐야 열강들의 것에 비하면 크게 미치지 못하니까.

하지만 지금 회사는 자금난에 처해있었다. 그들의 뒷배를 서주던 열강들이 대공황의 여파로 지원을 팍팍 줄이고 있던 까닭이다. 얼마나 많은 돈을 끌어왔을지는 모르겠으나, 가벼운 해갈 정도쯤으로 쓰기에는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로베르트는 차분하게 물었다.

"그럼, 대금은 무엇으로 하시겠습니까?"

"그 전에 어떤 매물들이 올라왔는지를 먼저 보여주는 것이 도리가 아니오?"

"죄송합니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규정상 회사의 자세한 재산명세는 기밀인지라···. "

노골적인 푸대접에 이하응은 눈살을 찌푸렸다. 말로는 규정상 그렇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이하응이 정말로 토지를 매입할만한 재력이 되는지 안 되는지를 시험하고 있다는 걸 한눈에 알아본 것이다. 이하응으로서는 노기가 절로 치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섣불리 화를 내서는 곤란했다. 아무튼, 명목상으로야 어쨌건 간에 대만의 실세는 저들이었으니 말이다. 이하응은 화를 꾹 눌러 참고서 말했다.

"금이오. 금괴로 지급하리다."

"···실례지만, 수량을 들을 수 있겠습니까?"

"십만 돈이요. 그대들 양인들의 도량법으로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소. 하여튼 십만 돈 가량 모았소."

이하응은 퉁명스럽게 답했다. 그 대답에 로베르트는 무심코 자리에서 일어날 뻔했다. 침이 절로 넘어가는 듯했다. 런던 금융시장이 붕괴하고, 신용거래가 사실상 정지된 가운데 각국이 반쯤 정신이 나가 되는대로 금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이 지금의 세계 경제다. 대공황에도 이렇다 할 여파를 받지 않았던 러시아와 신성로마제국 등도 이 금값 폭등에는 적극적으로 올라타 금값 폭등에 한몫하고 있었다.

주가 폭락 자체는 이제 어느 정도 안정세에 접어들었으나, 금값은 여전히 폭등에 폭등을 거듭하고 있었다. 국제무역 거래의 신용과 국제해운의 보험을 담당하던 런던 금융시장이 무너지면서 무역거래가 철저한 현물 우선주의가 되어버리고 거래대금을 금이나 은 같은 귀금속으로 대신하게 되면서 이제는 정부만이 아니라 민간까지 금 유통량에 목숨을 걸게 된 까닭이다.

그런 와중에 황금, 그것도 십만 돈 상당의 금이라. 눈이 돌아가지 않을 리가 없었다. 적당히 대응하면서 질질 시간을 끌어 알아서 돌아가게 할 생각이었던 로베르트는 자세부터 고쳐잡았다. 사기나 허세가 아닐까 싶기도 했으나, 이하응은 명색이 대만의 섭정이었다. 그런 인물이 허세나 부리려고 귀한 시간을 냈을 리는 없었다.

"지불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지금이라면 5년, 아니 10년 만기라도 상관 없습니다. 좌우지간 제때 지불만 해주신다면-."

"알 바 없소. 좌우지간 금 십만 돈이요. 좌우지간 매물을 봐야겠소. 거래할지 말지는 그때 결정합시다."

하지만 이하응은 이하응대로 요지부동이었다. 아무튼 매물을 보여주지 않으면 꿈쩍도 하지 않을 모양새였다. 그건 로베르트에게 있어서 무엇보다 곤란한 일이었다. 토지 매매는 논외다. 적어도 이사진이 모이고, 그 이사진의 결정이 각국의 정부에게 올라간 다음에야 대만에 토지를 돌려주어도 될지 허락이 나올 터였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대답은 NO일 수밖에 없다. 머리가 너무 많은 까닭이다. 토지매매가 가능하게 하려면 모든 열강이 이에 동의해야 하는데, 그들 중 하나라도 이를 반대하면 흐지부지되고 만다. 그럼 이 거래는 없던 것이 되어버린다.

그때 로베르트의 머릿속으로 하나의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알겠습니다. 그럼, 그 전에 한 가지만 확인해도 괜찮을는지요."

"흥, 그거야 어려울 것도 없지. 무엇이오?"

"이번 거래는 개인으로서입니까, 국가로서입니까?"

"본인 개인으로서요."

그제야 로베르트는 웃을 수 있었다. 금괴 십만 돈이라는 숫자에 속을 뻔했으나, 이번 거래는 어디까지나 이하응 개인의 축재가 목적이었다. 그럼 이야기가 달랐다. 주식회사 포모사는 상장기업이고, 소주주들 또한 얼마든지 존재한다. 개인, 기업, 단체, 국가, 어디건 말이다.

그리고 회사자산의 매매가 아닌 주주에 대한 배당금이라는 형태로 회사자산에 속하지 않은 신규 토지를 지급한다면, 문제가 될 여지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로베르트는 슬쩍 말했다.

"알겠습니다. 혹, 이번 거래 과정은 제게 일임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결코 각하를 실망하게 하지는 않겠습니다."

"내가 그대의 무엇을 믿고 일을 맡긴단 말이오?"

"각서라면 얼마든지 쓰지요. 각하께서 토지를 받으신 다음 후급으로 대금을 지급하신다고 해도 상관없습니다. 한 번만 믿어주십시오. 저는 황금보다 제 보직이 더욱 중한 사람입니다. "

"···흐으음.""

반신반의하면서도, 이하응은 선선히 각서를 써 내려가는 로베르트의 모습에 우선 이를 받아들였다. 어차피 당장 금을 지급할 생각도 없었던 만큼, 후급으로 대금을 지급해도 괜찮다는 로베르트의 제안은 기꺼울 수밖에 없었다. 이하응이 생각하기로, 아직 금값은 고점에 다다르지 않았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각서를 쓴 로베르트가 어디에서 토지를 마련해왔는가 하면-.

"아이고, 안됩니다! 이거까지 가져가시면 우리 가족들 정말로 못삽니다! 이 조막만 한 땅까지 가져가 버리시면 우리 가족은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한단 말입니까!"

"이 빌어먹을 양놈들아! 너희들이 그러고도 사람 새끼냐! 이 조막만 한 텃밭까지 가져가서 도대체 어디에 쓰려고 이런 패악질을 부린단 말이냐!"

"뭐라는 건지는 몰라도 칭찬은 아닌 거 같군. 해산시키게.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못하게 하고."

당연히 이미 반쯤 소멸한 것이나 다름없던 대만의 자영농들에서 빼앗아 왔다. 초가집 앞에 자그마하게 만들어 놓은 조막만 한 논밭은 물론이고, 화전민들이 일궈놓은 텃밭까지 모조리 쓸어 담았다. 저항은 무의미했다. 회사는 사병은 물론이오 대만의 경찰력까지 자유롭게 끌어다 쓰며 헐값이나 다름없는 가격에 그들의 토지를 내다 팔도록 강요했고, 대만의 자영농들은 울면서 거기에 서명해야만 했다.

마을 주민들이 작당하고서 길을 막거나 이를 방해하기라도 하면, 곧장 몽둥이찜질이 날아들었다. 매에는 장사 없다고, 처음에는 결사 항전하겠다며 악을 쓰던 군중은 몽둥이가 나오면 금세 흐지부지되어 뿔뿔이 흩어지고는 했다. 그럼 더 이상 일 처리를 방해할 사람도 없어지니, 마을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던 텃밭까지 홀라당 이하응의 소유로 넘어갔다.

로베르트는 그가 이하응에게 했던 약속을 지켰다. 단번에 대만 섬에서 제일가는 땅 부자가 된 이하응은 이에 만족해하며 대금을 지급했고, 이로써 토지매매는 완수되었다. 조금이나마 남아있던 대만의 마지막 자영농들마저 자취를 감추는 순간이었다.

"아니, 아바마마. 어찌 이러실 수가 있습니까? 축재에도 정도가 있지, 제 백성들이 이를 보고서 얼마나 주상을 원망하겠습니까!"

이에 가장 격분했던 것은 대만왕 이희였다. 어떻게든 주식회사 포모사에 맞서 백성들과 대만의 권익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며 대만인들에게 왕으로서 인정받기 위하여 노력하던 이희로서는 이하응의 행동은 민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유자로서의 도리를 운운하기 이전에, 왕의 아버지이자 이 나라의 섭정이라는 인물이 축재에 여념이 없어 애꿎은 백성들을 괴롭히고 있는데 그야 좋은 소리가 나올 수가 없었다.

그에 이하응은 코웃음을 치며 답했다.

"네 백성이라? 허허허, 정말로 왕이라도 된 기분인가 보구나. 정신차리거라. 우리는 피차 양놈들이 내세운 꼭두각시에 불과 하느니라. 그것이 곧 이 땅이 장차 우리 부자가 뼈를 묻을 장소가 아닌 까닭이다. 이 남만 토인들의 고혈을 쥐어짜는 한이 있더라도 조선에 돌아갈 대업을 가슴에 품어야지, 남만 토인들의 일부가 되려고 해서는 안 되는 법이다."

"양이의 꼭두각시라고 하여도 소자는 이 나라의 왕입니다. 왕이란 곧 그 나라의 제일가는 군자라고 아바마마께서 어릴 적 소자에게 가르쳐주시지 않으셨습니까? 설령 어떤 변명을 대더라도 백성들의 고혈을 빠는 건 군자의 도리가 아닙니다. 설령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 조선으로 돌아가게 되더라도, 그 누가 그런 패악질을 부리는 작자를 왕이라 섬기겠습니까!"

"어차피 남만의 오랑캐들이다. 고황제께서 북적 오랑캐들과 왜구들을 험하게 다루었다고 세간에서 이를 두고 손가락질하며 탓하더냐? 아니다. 모두가 오랑캐들에게 본때를 보였다며 칭송할 따름이다. 중화의 백성을 다루는 것과 오랑캐 짐승 놈들을 다루는 건 엄연히 다른 법이니라."

"소자의 백성들을 오랑캐라 욕보이지 마십시오! 오늘따라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부자의 문답은 평행선을 달렸다. 대만을 발판으로 삼아 한국으로 돌아가려는 이하응과 대만에 정착하여 자신의 왕조를 세우려는 이희는 행동 원리부터 사고방식까지 극과 극일 수밖에 없었다. 이희는 어떻게든 민심을 추슬러 국내를 안정시키려 하였고, 이하응은 고혈을 쥐어짜 자신이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자 했다.

이런 충돌이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되다 보니 부자간의 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되었다. 그동안은 자신보다 정치적 감각도 뛰어나고 경험도 많은 이하응이 뜻대로 정사를 진행해도 잠자코 따르며 토착 호족들과 친분을 다지던 이희였으나, 이 무렵부터는 점차 자신이 직접 정사를 주도하고자 했다. 당연히 이하응은 때늦은 장남의 반항기에 격노했고, 부자의 대립도 심화하였다.

그리고 여기에서 우위를 점한 건 이하응일 수밖에 없었다. 포모사 주식회사의 주주가 되어 그들을 등에 업었을뿐더러 정치적 공작에도 능한 이하응을 상대로 제대로 된 제왕학조차 교육받지 못한 이희가 우위를 점할 방법이라고는 없었다. 이희는 점차 궁지에 몰려갔고, 대만의 호족들은 열강의 눈치를 보느라 바빠 부자간의 다툼을 외면했다.

"이대로는 아니 된다. 나도, 아니 과인도 이제 왕이다! 이 나라의 주상이란 말이다! 제아무리 아바마마라고 하여도, 이 나라의 어버이를 업신여길 수는 없느니라!"

결국 격분한 이희는 은밀히 한국에 국서를 써서 보냈다. 내용은 간단했다.

이듬해 정월, 제후들의 책봉 의식에서 본인이 직접 참가하여 자리를 빛내고 싶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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