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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 고종대왕 일대기-233화 (233/530)

< 이재면 >

그리고 이희의 국서를 읽게 된 이형의 첫 반응은 이것이었다.

"누구였더라?"

벌써 두 번째 반복이었지만, 이형으로서는 진심이었다. 어린 시절 형제로서 지낸 기억도 없고, 그렇다고 흥선왕 이희가 역사에서 이렇다 할 대단한 발자국을 남긴 것도 없다. 대만의 왕이 된 이후로도 대외적인 활동보다는 대만에 틀어박혀 있었고, 되려 그의 아버지인 이하응이 대만왕이라고 부를법한 발자국을 보여준 바 있다.

그러니 이형으로서는 이희를 기억해줄 이유도, 기억할 계기도 딱히 없었다. 당장 회맹을 열 때조차 이하응이나 성실하게 출석했지 이희는 얼굴조차 비춘 적도 없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형의 머릿속에서 이희는 고작 해봐야 이하응이 부릴 살아있는 옥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박규수는 이에 나지막이 탄식하고서는 말했다.

"···흥선왕 전하의 적자요, 대만의 국왕 되시는 대만왕 이희 전하이십니다."

"아 참. 그랬었지. 흠, 흐음."

박규수의 설명이 있던 다음에야, 이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마 이것도 진정으로 그가 어떤 인물인가를 기억해냈다기보다는, 이하응은 섭정이고 진짜 대만왕은 따로 있었다-를 기억해냈다는 것에 보다 가까웠다. 그 이후로도 이형이 그가 누구였는가를 떠올리려면 한참을 더 고민하고 생각해야 했다. 이희라고 해봐야, 그의 머릿속에는 기억나는 인물이 없었다.

한참을 고민하던 이형은 박규수에게 물었다.

"그자도 왕으로 봉해지기 이전에는 아마 이름이 석 자였을 터인데. 그 시절의 성명이 어떻게 되었는지 말해주실 수 있겠소?"

"이씨 성에, 재자, 면자 되십니다."

"이재면···아아! 그놈! 그놈인가! 이제야 누군지 알겠네!"

그제야 이형은 손뼉을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흥선왕 이희라는 낯선 이름으로 기억을 쥐어짜 내려고 했더니 도통 기억이 나지 않았던 것이, 왕으로 봉해지기 이전에 석 자 이름을 들으니 기억이 났다.

이재면. 흥선대원군의 적자. 그리고 친일반민족행위자다. 다만 그렇다고 이완용처럼 적극적으로 나라를 팔아먹었다거나 하는 인물은 아니었다. 이래도 좋다, 저래도 좋다, 그저 그렇게 시류가 흐르는 대로 고분고분 순종하며 따라다니다가 어느 순간 나라가 망하고 본인은 친일파가 되어있었다는, 좋게 말하면 성격이 좋았던 거고 나쁘게 말하면 줏대가 없었던 인물이다.

당장에 황제의 친형, 흥선군의 맏형이라는 자가 적극적으로 외세와 결탁하여 나라를 팔아먹으려 했다면 얼마나 역사에 두각을 드러냈을 것이며 얼마나 많은 기회가 있었을 것인가. 그런 인물이 역사에 이렇다 할 발자국도 거의 없이 임종을 맞이했던 것부터가 이희-이재면이 그리 야심만만한 인물이 못 된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냥 주변에 묻어가는 재주를 유일한 장기로 내세우는 인물인 셈이다.

'뭐지? 이준용···이 움직였다고 하기에는 그놈은 아직 4, 5살밖에 안되었을 텐데. 그 예스맨이 뭣 하러 지금 이 시기에 독자적으로 움직이려 하는 거지?'

그러니까 막상 이희가 어떤 인물인가를 떠올린 다음에도 이형은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런 독자적이고 과감한 역할은 본디 이희의 아들 영선군 이준용의 역할이다. 이준용의 경우에는 실제로 고종을 몰아내고 본인이 황제가 되려 했고, 흥선대원군 또한 실각한 다음 영선군 이준용을 이용해 고종을 몰아내고 자신이 섭정이 되는 쿠데타를 시도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준용은 아직 어린애였다.

물론 이준용 이전에 이희를 왕으로 세우고 흥선대원군이 섭정이 되는 쿠데타 또한 계획된 바 있으나, 이 또한 흥선대원군의 주도였지 이희 본인이 이 쿠데타 음모를 주도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니 이형 또한 이하응을 주목했으면 주목했지 이희에게는 따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하응이 하는 일에 따를 수는 있어도 본인이 무언가 주도적으로 일을 벌일 수는 없는 인물이었으니까.

그런데 이번 일은 누가 봐도 명백하게 이하응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움직임이었다. 다가올 정월에 있을 제후책봉식에 참석하고 싶다는 건, 곧 슬슬 공적인 자리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싶다는 의사였으니 말이다.

이형은 잠시 턱을 쓰다듬다가 입을 열었다.

"현지 토호들에게 조종당하고 있을 가능성과 마누라 엉덩이에 깔아뭉개졌을 가능성. 어느 쪽이 더 현실성이 높다고 보시오?"

"황상, 망측한 언사십니다. 체통을 지키소서."

"흠, 이거 실례했소. 그럼 경이 생각하기에 배후는 어느 쪽이라고 생각하시오? 혹, 이 소란 자체가 흥선왕의 기책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이오만."

어느 쪽이고 이희가 독단적으로 움직였을 가능성은 생각도 하지 않는 언사였다. 실 역사에서의 행보를 기억하고 있는 이형으로서는 그럴 수밖에 없기도 했다. 그가 기억하기로 태어나고서는 아버지가 하자는 대로 고분고분 따르고, 조정에 출사한 다음에도 주변에서 하자는 대로, 나라가 망한 다음에는 일본이 하라는 대로 따르기만 하다가 무기력하게 삶을 마친 인물이었으니 말이다.

이형으로서는 내심 이하응이 뭔가 연막을 치려고 일부러 대만왕과의 불화를 가장하고 있다는 가능성도 제법 현실성이 있어 보였다. 그만큼 이형의 머릿속에서 이희란 인물에 대한 기대치가 낮았다.

그러니 도리어 당혹스러운 것은 박규수였다. 풍문으로 이하응의 장남이 심약하다는 평가는 익히 들어왔지만, 그래도 그 동생에게 누구였더라? 소리만 두 번을 듣고 이제는 아예 독자적으로 움직일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예측을 내놓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희에게 뚜렷한 인상이 없던 박규수로서도 안타까워 보일 수밖에 없었다.

박규수는 당혹스러운 어조로 되물었다.

"황상, 그런 단정적인 자세는 사태의 실상을 파악하기에 좋지 않습니다. 우선은 사태를 있는 그대로 평가하고 해석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전하께서 책봉 의식에 참가하시겠다고 말씀하셨으니, 마땅히 자립의 의사로 해석해야 하지 않을는지요."

"자립? 그놈이?"

이형은 코웃음을 쳤다. 생각해볼 필요도 없다는 모습이었다. 박규수로서는 곤혹스러울 정도로 단호한 태도였다. 이형은 노골적으로 비웃는 어조로 말했다.

"그건 경이 그놈의 성정을 몰라서 그러는 거요. 그놈은 그저 주변에서 하자는 대로 따르다가 죽을 인간이요. 그런 줏대 없는 놈이 그 무서운 흥선왕에게서 벗어나 보겠다고 국서까지 쓴다니, 웃기지도 않는 소리지. 내 차라리 해가 서쪽에 뜨겠다는 걸 믿겠소이다."

"하오나 황상, 재고해주소서. 황상께서 말씀하신 대로라고 한들, 조선에서 전하께서 마주하셨던 환경과 대만에서 마주한 환경은 분명히 다릅니다. 그렇다면, 대만의 시류를 자세히 알지 못하는 이상 속단하기는 이르지 않겠습니까."

"···흐음, 그건 또 그렇구려."

박규수가 여기까지 설득한 다음에야 이형은 눈을 가늘게 뜨고 생각에 잠겼다. 왕이 되었다고 그 성정까지 바뀌리라 생각하기는 어려웠지만, 행동을 결정할 주변 환경이 변화한 것은 분명 변수였다. 단지 왕의 큰형으로서 제공되는 환경과 실제 왕이 되었을 때의 주변 환경은 다른 법이니 말이다.

이형은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그놈도 사람이라면···당연히 왕좌가 탐나겠지. 아니, 이 경우에는 탐난다는 표현보다는 손에서 놓고 싶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더 맞겠군."

"그야 물론이지요."

이형의 혼잣말에 박규수도 덩달아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한 이치였다. 득도한 것이 아닌 이상에야 사람이 사리사욕에 휘둘리는 것은 당연하다. 권력, 돈, 명예. 그것을 조금이라도 탐내지 않는 인간은 없다. 그리고 탐욕이 있는 이상,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은 인간이 손에 쥔 것을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것도 당연하다.

"그 탐욕이 그놈을 움직이고 있다고 가정한다면···바라는 것은 둘 중 하나가 되겠군. 더 많은 것을 탐하거나, 제 손에 있는 것만이라도 빼앗기지 않으려 아등바등하고 있거나."

"그렇습니다. 그리고 흥선왕께서 기대하시는 바는 전자가 되겠지요."

"그럼 그놈이 이하응 그자와 척을 지려고 한다. 그렇게 생각하고서 끼워맞춘다면···. 그놈이 원하는 건 후자가 되겠군. 이하응, 그자가 제 기반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는 건가?"

이형의 눈이 번뜩 뜨였다. 물론 그가 처음 예상했다시피 이번에도 그저 주변에서 바라는 대로 휘둘리고 있을 가능성도 충분했지만, 만일 박규수의 예측대로 철저하게 자신의 의지로 움직이는 것이라면 이건 곧 이하응이 무언가 실책을 벌였다는 이야기다. 그것이 실정인지, 아니면 개인적인 탐욕으로 벌인 사달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느 쪽이 되었건, 중요한 것은 이하응이 무언가 빌미를 주었다는 것이었다. 물론, 실제로 이하응이 실책을 저질렀을 경우의 이야기가 되겠지만, 그동안 이렇다할 빌미를 주지 않았던 이하응이 실책을 저지른지도 모른다는 건 분명 기꺼운 일이었다.

이형은 잠시 생각하다가 입을 열엇다.

"그럼 우선 이렇게 합시다. 이재면-아니 이제는 이희였던가. 쯧, 헷갈리게도 하는구먼. 뭐, 아무튼 간에 그놈이 책봉의식에 참여하는 것은 기꺼이 허락하리다. 직접 만나게 되면 분명 이 일이 어찌 된일인지도 명확해지겠지. 자세한 것은 우선 만나고서 이야기를 나누어도 늦지 않을 것이오."

"그야 물론이겠지요. 그럼 우선 전하께서 자리를 빛내주심을 전제로 하고서 이야기를 진행하면 괜찮겠습니까?"

"···뭐, 그놈이 도중에 이하응 그 자에게 해코지라도 당하지 않는다면 말이오. 우선은 그렇게 생각해두기로 합시다."

이형은 우선 박규수와의 국론을 끝마치고서, 곧장 영국 공사관의 토마스를 찾아갔다. 영국 공사라는 지위에 올라있는 그라면 이 사태에 대한 정보를 누구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받았을 것이 뻔했다.

그리고 토마스는 이형이 찾아오자마자 알고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손님을 응접하며 모든 것을 설명해주었다.

"그러니까, 그자가 모아든 황금을 이용해 회사와 결탁하여 대만 제일의 땅 부자가 되었다고···?"

"네에, 그렇습니다. 이 지구상 어디에서나 흔히 일어나는 흔한 이야기지요. 누구나 부자가 되기를 원하는 법이지요. 특히나, 재산 말고서는 달리 의지할 곳도 없는 이들일수록 말입니다."

'그 바꿀 자산이 토지라는 것이 한계지만. 지금 같은 시기에 주식이라도 사뒀으면 후일 경제가 회복될 무렵에 큰돈을 벌었을 텐데, 어리석기는.'

사근사근 설명하면서도, 토마스는 내심 코웃음을 쳤다. 그가 보기에 그 값비싼 황금을 고작 해봐야 식민지의 농토로 바꾸는 것은 적절하지 못했다. 물론 언젠가 재개발되기는 할 테고, 그럼 재산도 늘겠지만, 어느 세월에 말인가. 저래서는 완전히 식민지에 발이 묶인다. 장차 식민지에 아주 정착할 생각이라면 몰라도, 본국으로 돌아오고자 한다면 적어도 다음 세대에나 가능하리라.

한편 토마스에게 설명을 들은 이형은 이형대로 헛웃음을 흘렸다.

'안동 김씨나 다를 바 없는 짓을 벌이는구먼. 허, 참. 그렇게도 조선에 돌아올 기반이 필요했나.'

실로 아이러니한 이야기였다. 그놈의 권력욕을 버리지 못하고서 꿋꿋이 자신의 길을 고집한 결말이 본인이 그토록 증오하던 안동 김씨가 되는 것이라니 말이다. 권력욕을 버리지 못할 것이야 본래 성정이 그러했으니 어쩔 수 없다 쳐도, 여기까지 영락한 것은 이형으로서도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이를 어쩐다···.'

이형은 눈살을 찌푸렸다. 곤혹스러운 일이었다. 이를 공적인 일로 비화시킬 수가 없었다. 그가 이형의 친아버지인 까닭이다. 이형이 연좌제를 금했다고 하나, 여전히 아비의 죄는 아들의 죄이고 가문의 죄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는 동아시아 세계였다. 그런 세계에서 이형이 이하응의 부정한 축재를 공론화시킨다?

이형까지 덩달아 욕을 집어먹거나 아버지를 탓할 시간에 먼저 제 아버지가 그런 일까지 벌이는 동안 넌 뭐 하고 있었느냐는 손가락질당하기에 딱 좋았다. 참된 효자라면 마땅히 제 아비의 허물을 덮어주거나 아비가 잘못된 길을 가는 것 같으면 우선 말려야하는 것 아니냐면서 말이다. 아비의 일이 남의 일도 아니고 손가락질만 해서 되냐는 책망은 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묻어두기에도 곤란하다. 이를 알고서도 모른척했다는 게 알려지면 그건 그것대로 욕을 집어 먹는다. 그러니 이 일을 수면 위로 띄워 공론화시키되, 그 주체는 이형이 아닐 필요가 있었다.

'일단 이 일을 공론화시키면 이하응은 당분간 움직이지 못하겠지. 적어도 이 일이 사람들 머릿속에서 잊히기 전까지는 거동하기 어려울 거다. 그럼 그동안 이희 그놈도 제 자리를 잡을 테고, 자연스럽게 주류 정치에서 밀어낼 그림이 절로 그려지는데···.'

"아무튼 이야기해줘서 고마웠소. 이 은혜는 잊지 않으리다."

"은혜라니 터무니없는 말씀이십니다. 폐하께서 베푸신 은혜를 갚으려면 아직도 갈 길이 먼데 어찌 이런 소소한 일을 두고서 은혜라고 말씀하십니까? 필요하시다면 언제라도 찾아와주십시오."

토마스의 아부 섞인 작별인사를 듣는 둥 마는 둥 하면서, 이형은 우선 영국 공사관을 떠났다. 하지만 곧장 박규수를 찾아가지는 않았다. 그러기에는 머릿속이 복잡했다.

우선 대만왕 이희가 책봉 의식에 참여하는 것까지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국서가 이형에게까지 도달하지 못했다면 모를까, 이미 도달한 이상 그걸로 끝이다. 이형은 이를 승낙할 것이고, 이하응 또한 화를 낼 수는 있어도 황제에게 보낸 국서를 없었던 거로 할 수 없는 이상 이희를 놓아줄 수밖에 없다. 그럼 그때 이희와 직접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도 있을 터.

문제는 그다음. 이희가 공적인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는 건 둘째치고서, 이하응은 어쩌면 좋은가. 일단 죽이는 거나 어디에 감금하는 건 논외다. 공적으로 비판할 수도 없고, 실각 시키려 한다면 스스로 모든 걸 내려놓을 수밖에 없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 이형은 아들이고 이하응은 아버지인 까닭이다. 설령 이형의 패륜을 하늘이 용서해도 유림이 용서치 않을 것이다.

"일이 난처하게 되었소."

"아니 황상,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결국 이형이 찾아간 것은 박규수보다 앞서서 황후였다. 이하응의 부정한 축재는 곧 황실의 부정이기도 했으니, 우선 황후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함이었다. 모략에 서툰 그와는 달리 그럭저럭 궁내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익숙한 모습을 보여준 황후라면 무언가 묘안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없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리고 이형이 하나하나 차근차근 설명해감에 따라, 웃는 낯을 하고 있던 황후의 입가가 조금씩 떨려가기 시작했다. 영락없이 동요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마침내 이형의 설명이 끝났을 무렵에는, 황후는 아무런 표정도 짓고 있지 않았다. 웃는 것도 아니고 화내는 것도 아닌, 차갑기 그지없는 인상이었다.

"과연,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차가운 언사였다. 한 마디 한 마디 입 밖으로 내뱉어질 때마다, 덩달아 방 안의 기온까지 낮아져 가는 듯했다. 황후는 환히 웃는 낯으로 덧붙였다.

"청컨대, 이 일에 있어서는 제게 일임하여 주시지 않겠나이까?"

"뜻대로 하시오."

이형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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