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위 >
"자식 된 도리로서 제 어버이를 감싸는 것 또한 도리나, 이제는 이 나라 대한이 제국이 되어 뭇 천하의 백성들을 덕으로써 보듬게 되어 온 천하의 어버이가 되었사옵니다. 하온데 오늘날 흥선 왕께 서는 양이와 결탁하시어 고산의 백성들을 고되게 하여 아래로는 민심을 어지럽게 하였으며, 위로는 대한이 감히 고산의 어버이라 칭하기 부끄럽게 하였사옵니다.
군신의 예란 신하는 군자를 공경하며, 군자는 신하를 덕으로써 보듬으니 절로 천하가 이롭게 됨을 가리킵니다. 오늘날 흥선왕께서 고산의 백성을 고되게 함은 이 나라 대한이 뭇 천하의 비웃음거리로 전락시킴과 같으니, 이는 곧 군신의 예를 우리 대한이 저버리게 되는 것과 같나이다.
오늘날 황상께서는 충효로서 흥선왕 전하를 섬기고 계신 저, 글 하나 욀 줄 모르는 어린 백성들이라고 한들 황상께서는 천하의 참된 효자로서 칭송을 금하지 않고 있나이다. 하오나 황상께서는 또한 온 천하의 백성들에게 공경을 받으시는 천하 만민의 어버이이기도 하신 저, 마땅히 부모 된 도리로서 자식을 덕으로써 보다듬는 것 또한 참된 군자가 아닐까 하나이다."
"실로 그러하옵니다, 황상. 예로부터 조선은 동방예의지국이라 하여, 주명이 망한 이래로는 그 천명을 계승하여 만천하의 하나뿐인 중화의 문명국이 되었나이다. 이는 곧 예로부터 고황제께서 선비를 우대하신 까닭이오, 주자학을 숭상하며 인의예지의 이치로서 안으로는 어린 백성을 덕으로써 품고 밖으로는 인으로서 오랑캐를 교화한 덕분이니, 해동의 선비들이 늘 자랑으로 여겨왔나이다.
폐하께서 서역의 기술과 학문을 들여오셨음은 해동성국의 강성함을 떨치기 위함이오, 이는 곧 천하에 인의예지를 널리 퍼뜨리기 위함이셨나이다. 오늘날 뭇 천하의 제후들은 대한의 고매한 이치와 유구한 역사에 감탄을 금지 못 하고 있거늘, 이는 곧 황상께서 무로서 천하의 역도들과 오랑캐들을 물리치시고 문으로서 만천하의 백성들을 감화시키신 덕분입니다.
하온데 오늘날 흥선왕 전하께서 고산의 백성들을 고되게 한 바를 어찌 참된 유자의 도리라고 하겠습니까? 어린 백성들이 이를 두고 대한의 유자는 모두 말뿐이라 손가락질할까 부끄럽사옵니다. 청컨대, 황상께서는 이만 비통한 눈물을 거두시고 대한의 도덕이 바로 섰음을 보이소서!"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폐하!"""
최익현의 상소를 시작으로,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유림이 상경하여 궁 앞에서 시위를 벌였으며, 이형이 반대파를 숙청하고 개화를 밀어붙인 이래로 잠잠하던 상소문이 재차 빗발치기 시작했다. 다만, 이전처럼 개화에 반대하거나 이형의 독재를 비판하는 경우는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제 대한이 천하를 지배하게 된 까닭이다.
유림이라고 나라를 위하는 마음이 없을 리가 없다. 그동안은 갖은 특권들을 지키느라 국익과 유림의 사익이 충돌을 빚으면서 무수한 갈등을 일으켰으나, 특권이 줄어들고 대신 한국이 천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커져만 가니 또 이야기가 달라졌다. 이제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동아시아 세계에서 기득권이 되어버린 것이다. 기득권이 주어지면, 당연히 이를 지키려고 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백성들은 아직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에 밝지 못하다 보니 한국이 동아시아를 주름잡게 된 다음에도 막연하게 기뻐하는 정도밖에 하지 못했지만, 유림은 위화감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들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한국은 강한 나라가 아니었으며, 내세울 것이라고는 주자학과 유구한 역사 정도가 고작인 나라였다. 그런 나라가 잇단 전쟁에서 연달아 이겨 천하를 주름잡게 되었다?
"빈틈을 보여서는 아니 되오! 옛 조선이 중원에 비하여 나을 것이 무엇이 있었소? 설령 우리 조선이 만주를 경영하게 되었다고 한들, 중원에 비할 바가 되겠소? 제아무리 강성한 군을 조련하고 상행을 장려하여 나라를 살찌운다고 한들, 지금의 대한이 천하를 통치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이오!"
"실로 그러하오. 애초에 우리 조선이 내세울 것이 무엇이 있었소? 왜국처럼 오랜 세월 양이와 교역을 터 그 문물을 받아들였던 것도 아니오, 중원처럼 나라가 부강한 것도 아니었소. 그동안은 그저 조선만 다스리면 그거로 좋았고, 조선의 백성만 위하면 그것으로 좋았으나 장차 천하를 통치하고자 한다면 그것만으로는 부족하오.
안동 김씨의 폐단이 나라를 좀 먹은 지 고작 해봐야 10년밖에는 되지 않았소. 10년이오. 그대들이 생각하기에 이 나라가 지난 10년간 중원과 왜국을 압도할 만큼 부강해진 것 같소?"
"아니오. 지금 대한의 천하는 사상누각과도 같소. 황상께서 혹여나 무언가 사달이 나기라도 하는 순간 대한의 천하는 송두리째 무너지고 말 것이오. 장차 이 나라 대한의 천하가 반석에 오르기 위해서라도, 절치부심해야만 하오."
유림은 위기감을 품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영 아니꼽고 한숨만 절로 나오던 황제 혼자서 유지하는 천하라는 걸 알게 된 덕분이었다. 최익현이 발행하는 대한일보를 통해서 유럽에서 수백만 대군을 동원한 대전쟁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게 된 다음에는 이런 위기감은 더구나 강화 되었다. 수백만, 말이 좋아서 수백만이다. 지금의 한국이 100만 대군이나 동원할 수 있던가? 불가능했다.
만일 유럽의 열강이 수백만 대군을 앞세워 밀어닥치기 시작하면 한국은 꼼짝없이 당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백성들이 스스로 이런 위기를 눈치채고서 대처하기에 그들은 아직도 정치를 너무나 몰랐다. 백성들이 승전을 웃고 기뻐하는 동안, 유림은 어떻게 하면 지금의 한국만으로 지금까지 한국이 확보한 천하를 유지할 수 있을지를 논하고 있었다.
아직 뚜렷한 결론은 나오지 않았어도, 그들 모두가 공감하는 바는 모두 같았다. 적어도, 한국이 먼저 책을 잡힐 짓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었다. 힘으로서 압도하지 못하는 이상, 덕으로서 구슬리는 수밖에 없던 셈이었다. 혀가 닳도록 외우고 또 외웠던 주자학의 도덕을 몸으로 구현해야 할 때가 왔던 것이다.
"아니 이런 낭패가 다 있나. 대만국이 비록 남만의 토인들이라 하나, 어엿한 우리 대한의 제후가 아니겠소. 한데 이 나라 대한의 황족이라는 자가 앞장서서 번국의 백성을 고달프게 하다니···!"
"이거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겠소. 모두 행동에 나서도록 합시다! 어서 이 나라 대한의 유자 모두가 저런 것은 아니라는 걸 만천하가 알게 해야만 하오!"
"마침 면암 선생께서 상소를 올리셨다 하오. 우리 모두 한성으로 가서 뜻을 전하도록 합시다!"
그런 와중 이하응의 부정 축재는 유림이 눈을 까뒤집기에 충분했다. 황제야 뭐. 언제나 그래왔듯이 패악질을 부리더라도, 유림은 모두가 성인군자 행세를 하며 자연스레 제후들이 한국에 호의를 품고 한국의 질서에 따르도록 해야 하는 시기에 황족이라는 작자가 제 사익을 위하여 이국의 백성들을 달달 볶은 것이다.
문제가 되지 않을 턱이 없다. 이를 계기로 대만의 민심이 완전히 한국에 돌아설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건 유림에게 있어서도 끔찍한 가정이었다. 이 세상 어디에 나라가 망하고 왕조가 망하기만을 고대하는 유자가 있겠는가. 그러나 대만의 이탈은 다른 제후들까지 덩달아 한국을 외면하게 되는 계기가 될 소산이 컸다.
그러니 수십, 수백에 가까운 유생들이 모였다. 종국에 가서는 기천에 가까운 유생이 모여, 한양이 온통 유생들의 새하얀 도포로 뒤덮였다. 마침 새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이니, 한양은 온통 새하얀색으로 물들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흠, 내가 이걸 직접 듣게 될 줄은 몰랐는데."
그리고 이렇게 기천에 가까운 유생이 모여 매일 같이 궁 앞에서 소리를 질러대니, 궁 안에서는 시시때때로 건물이나 탁상이 드드드하는 소리를 내며 흔들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소음공해가 따로 없었다. 이형은 새삼 선왕들이 어째서 유생들의 상소에 번번이 제 뜻을 꺾어야 했는지 알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단지 글로서 아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서 말이다.
이형은 힐끗 황후를 쳐다보며 물었다.
"그럼, 여기까지가 그대가 그린 그림이오?"
"저 혼자 그린 것은 아니옵니다. 박 대감께서 많이 수고해주셨지요."
나긋나긋한 어조로 황후는 답했다. 이형은 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어느 쪽이건 상관없었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이걸로 운식의 폭이 대거 넓어졌다는 것이니 말이다. 만일 이게 정책에 반대하는 상소가 빗발치고 시위를 벌이는 것이라면 또 이야기가 다르겠으나, 이건 되려 망설이고 있는 이형에게 어서 이하응을 벌하라고 부추기는 상소와 시위였다.
유림은 이하응에 대한 처벌을 망설이는 이형을 천하의 효자로 포장해주었고, 비난의 화살은 어디까지나 이하응에게 한정하였다. 고마운 일이었다. 이로써 이형이 어쩔 수 없이 이하응을 내친다는 구도를 만들어 주었고, 또 이형의 권위가 실추되는 대신 종친들의 권위가 실추되게 되었다. 기껏 이형이 천하를 거머쥐었더니 종친들이 제 살을 깎아 먹는다는 비판이 나오게 된 것이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판이 잘 만들어졌어. 자, 그럼 이제 이하응을 어떻게 정리할지를 고려할 때인데···.'.
이형은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겼다. 너무 심한 처벌은 안 된다. 이형은 어디까지나 유림이 처벌을 강력히 바라니까 어쩔 수 없이 이하응을 내친다는 인상을 주어야 했다. 그러자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안은 별궁에 유폐시키는 것이었다. 조선에서 예로부터 가장 무난하고 가장 자주 이루어져 왔던 방법이었다.
문제가 있다면 한가지.
'한국으로 데려와 한국의 별궁에 가둘 것이냐, 대만의 별궁에 가둘 것이냐인데.'
이형은 눈살을 찌푸렸다. 우선 한국에 데려오는 것에 최대 장점은 이하응에게 마지막 기반마저 빼앗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글자 그대로, 모든 기반이 사라지는 것이다. 문제가 있다면 그가 순순히 잡혀 오겠냐는 점이었다. 이미 포모사 주식회사와도 거래한 이상, 아예 작당하고 그들에게 매달릴 가능성도 충분했다.
대만에 가두는 것의 최대 장점은 무난하다는 것이다. 한국에 데려오는 것까지는 뭐라 저항할 여지가 있어도, 대만에 고스란히 갇히면 그저 대만의 토호로 생을 마치게 될 것이다. 이 경우 다소 기반은 남게 되겠으나, 별궁에 갇히는 순간 공적인 지위는 모두 잃게 되니 고작 해봐야 지주 수준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어느 쪽이건 일단 이하응은 대만의 섭정이자 총리대신이라는 지위에서 내려와야만 할 것이다. 사실 권력을 무엇보다 중히 여기는 이하응에게 있어서는 한국에 끌려오나 대만에서 갇히게 되나 자신은 죽은 것이나 다를 바 없다고 한탄할 것이 뻔했다. 이형으로서는 그저 어느 쪽이 더 이하응에게 적절할지 고민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대만에 그대로 가두는 편이 낫겠군."
이형의 선택은 후자였다. 이하응이 그 어느 무엇보다 한국에 돌아오는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을 테니, 평생토록 조선 땅을 밟지 못하도록 대만에 가둬두는 것이 이하응에게 있어서는 더군다나 치욕적이리라 판단한 것이다. 적어도 이형이 생각하기로, 이하응이라면 한국에 가두겠다 하면 되려 좋아할 가능성도 있었다. 어쨌건 간에 한국에 돌아오는 데에는 성공하는 셈이었으니 말이다.
마음을 정한 이형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유생들과 마주하기 위해서였다. 그에 앞서, 이형은 양파를 으깬 진물을 제 눈에 발랐다. 금세 눈은 붉게 충혈되었고, 눈물이 줄줄 흐르기 시작했다. 황후가 건네준 거울을 보고서 겨우 자신의 행색이 유생들 앞에 서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한 이형은, 궁을 나서 유생들 앞에 나섰다.
되지도 않는 연기를 할 시간이었다.
"썩 물러나지 못하겠느냐! 설령 짐승이더라도 부모·자식의 정이 귀한 줄은 아는 법이라고 하였다. 물로 칼을 벨 수 없듯이 피로서 엮인 연을 어찌 칼로 자르듯이 잘라낼 수 있겠느냐? 그대들이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은 알겠으나, 이번만큼은 도가 지나치구나. 이 일에 대해서는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테니, 이만 물러나도록 해라!"
"그것은 아니 될 말씀이옵니다, 황상! 황상께서는 천하 만백성의 어버이이실 저, 어찌 혈육의 정으로 대업을 망치려 하십니까. 자식이 부모에 효를 다하는 것은 하늘의 순리를 따름이오, 신하 된 자로서 군왕을 섬기는 것 또한 하늘의 순리를 따름입니다. 하오나, 예로부터 하늘의 순리를 따르는 중에 으뜸은 백성을 평안케 하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오늘날 흥선왕 전하께서 판단이 흐려져 하늘의 순리를 거슬러 그 이름을 더럽히고 있으니, 자식 된 도리로서 이를 방조함은 참된 효가 아니옵니다. 부모의 몸을 평안케 함은 작은 효요, 부모의 이름을 천하에 떨침은 큰 효라 할 수 있을지니, 황상께서는 마땅히 소를 탐하느라 대를 놓치는 우행을 범하지 마소서!"
"""통촉하여주시옵소서, 폐하!"""
"어허, 이놈들이 그래도!"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다. 적어도 이형이 생각하기로는 그랬다. 사실 역대 조선왕들에게는 흔하디흔한 일이기도 했다. 속내는 따로 있음에도, 유림의 청원을 못 이기는 척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바를 행하는 건 조선의 왕 된 자로서 당연히 익혀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었다. 그러니 이형도 이를 조선의 왕 노릇 하는 셈 치고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 않았다.
다만 이는 유림의 입장에서는 달랐다. 유림의 입장에서 이형은 인정사정없는 폭군이었다. 상소는 읽어준 적도 없고, 병졸들을 동원해서 시위를 번번이 해산시켰으며, 역모를 빌미로 수많은 유생의 목을 자르기도 하였다. 당연히 그들이 그간 마주해왔던 왕들과 이형을 바라보는 태도는 차원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형에게는 단지 연기였으나, 유림에게는 진심으로 목숨을 내놓고서 시위를 하는 격이었다. 그들로서는 이 눈앞의 폭군이 과연 자신들이 하는 말을 귀 기울여 줄지에 대한 확신이 전혀 없었다. 이형이 눈을 붉게 물들이고서 궁을 박차고 나왔을 때는, 이제 꼼짝없이 죽겠구나 하고 얼굴이 창백하게 질린 유생도 한둘이 아니었다.
"하늘도 무심하시구나. 어찌 내게 이런 불효를 저지르도록 하신단 말인가! 이 모든 것이 짐이 부덕한 까닭이리라."
"""황공무지로소이다."""
그리하여 기어이 이형의 항복선언을 받아냈을 때, 유림 틈바구니에서는 안도의 탄식이 터져 나왔다. 겨우 눈앞의 폭군도 말귀가 통하기는 하는 사람이라는 게 입증된 것이다. 이형은 그 길로 이희에게 아무래도 이하응이 노환이 든 듯하니 별궁에서 요양이라도 시키라는 내용의 국서를 보내러 발걸음을 돌렸고, 이형이 떠나고서 남은 유생들은 그들의 소소한 승리를 자축했다.
국서는 곧장 대만까지 전해졌다. 이하응의 실각과 이희의 책봉 의식 참가가 공식적으로 명시된 국서였다.
"이, 이 개똥이 놈이 기어이 이 몸을 내치려고···!"
"많이 지치셨습니다. 이만 쉬십시오, 아바마마. 지극정성을 다하여 곁에서 모시겠습니다."
"놔라! 놔라. 이놈들아! 내 네놈의 검은 속을 모를 줄 아느냐! 이 천하의 불효자 놈아! 네 어찌 감히 개똥이 놈과 작당하고서 이 나를 내치려해!"
당연히 이하응은 이에 발버둥 쳤으나, 도움의 손길은 없었다. 현지 토호들은 이희를 지지했고, 포모사 주식회사는 한국이 배후에 있음을 알고서 가만히 입을 다물었다. 이제 갓 모은 소작인이 이하응에게 대단한 충성심이 있을 리도 만무했다.
이하응은 그대로 별궁이라고 하기에도 빈약한, 옛 청나라의 고관이 별장 삼아 지어두었던 저택에 반쯤 감금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