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톡홀름 조약 >
다만 이렇게 결론이 난 다음에도 모든 것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우선 영국은 스톡홀름에서 한 회담을 비밀에 붙이고 싶어했다. 독일과의 타협이 알려지게 될 경우 동맹국들이 영국에게 의심의 시선을 보낼까 두려웠던 까닭이었다. 그러나 독일은 반대로 스톡홀름에서 한 회담을 어떻게든 유럽 전역에 널리 알리고 싶어 했다. 이렇게 널리 알리지 않으면 언제 영국이 또 말을 바꿀까에 대해 의심의 시선을 보냈다.
그러나 결국 협상장에서 우위를 가져간 것은 대공황에 시달리는 영국이 아닌 사실상 독일 전역을 발아래에 두고서 위세를 떨치고 있는 신성로마제국이었고, 영국은 신성로마제국의 의사에 따라 스톡홀름에서 양국의 회담이 결정되었음을 공표했다. 곧 유럽 전역의 시선이 스톡홀름에 쏠렸고, 프랑스와 러시아를 비롯한 두 나라의 동맹국들은 자신들을 빼놓고서 멋대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두 나라에 불만을 표했다.
하지만 그들이 불만을 표하건 말건 회담은 예정 했던 대로 진행되었다. 신성로마제국의 수상 언드라시 줄러 백작과 대영제국의 수상 벤저민 디즈레일리가 대표로 나섰고, 두 나라는 앞으로의 유럽에 대하여 논하기 시작했다.
"우리 영국은 귀국과의 무력충돌을 바라지 않습니다. 장차 유럽에서 또 한차례의 대전쟁이 벌어진다면 그것은 곧 유럽 모두에게 있어서 끔찍한 재앙이 되겠지요. 무슨 일이 있어도 그것만은 막을 필요가 있습니다."
"동감입니다. 우리 제국 또한 귀국과의 무력충돌을 바라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양국의 국익은 서로 상충하지 않습니다. 귀국의 국익이 바다에 있듯이, 제국의 국익은 이 유럽 대륙에 있습니다. 만일 두 나라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면, 서로 다투고 미워할 까닭도 없을 것입니다."
디즈레일리는 우회적으로 독일의 확장 의사를 떠보았고, 안드라시는 영국이 먼저 제국을 번거롭게 하지 않는다면 싸울 일은 없을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답하였다. 서론은 그것으로 충분하였다. 적어도, 양국이 서로를 함부로 적대할 의사는 없음이 분명해진 것이다. 그건 곧 러시아와 프랑스와는 달리, 그들 양국은 더 이상의 대전쟁을 바라지 않고 있음을 보인 것이기도 했다.
디즈레일리는 그제야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그야말로 한고비 넘긴 격이었다. 부동항을 얻기 위하여 더욱더 팽창하기를 바라고 있는 러시아와는 달리, 합스부르크는 우선 당장 통치를 우선시하고 있음이 명확해진 것이다. 디즈레일리는 목을 가다듬고서 다시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이야기는 빠르겠지요. 귀국이 지금껏 확보한 영역을 인정하는 대신, 귀국의 해군 전력을 제한하고 싶습니다."
"제한한다, 라. ···어느 정도의 제한을 생각하고 있는지 듣고 싶습니다만."
"귀국 해군 주력함의 무게를 모두 합친 값이, 우리 영국 해군 주력함의 무게를 모두 합친 값의 30% 이하가 되기를 바랍니다."
디즈레일리는 자못 진중하게 말했다. 영국으로서는 그야말로 생사가 걸렸다고 할 수 있는 중요한 거래였다. 이는 후일에라도 독일이 뜻을 고치고서 바다로 뻗어 나오기 시작할 경우를 가정한 거래가 아니라, 지금 당장 독일이 네덜란드를 함락시키고서 도버해협에 진출할 경우 런던 상륙을 확실하게 막기 위한 최솟값이었다.
이 이상을 산정한다면 때에 따라 런던까지 위험에 빠질 공산이 발생하고, 이 이하를 산정한다면 독일은 그야말로 들은 체도 하지 않을 터였다. 영국이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독일의 해군 전력을 영국보다 확실하게 아래로 묶어둘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디즈레일리의 제안에 안드리사는 코웃음을 치며 답했다.
"하. 귀국 해군 전력의 30% 이하, 라 하셨습니까?"
"···만일 불가하다면, 35%까지도 협상 가능합니다."
"아니오, 그런 이야기가 아닙니다. 아무래도 무언가 잘못 생각하시고 계신 듯하니 정정해드리겠습니다. 경애하시는 카이저께서는 저지대를 침공할 의사가 전혀 없으십니다. 되려, 포악스러운 프랑스인들이 라인란트를 침공하시지는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지요. 제국에게 필요한 것은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폭도들로부터 제국을 지킬 든든한 방패지, 세계로 뻗어나갈 창이 아닙니다."
안드라시의 대답은 진심이었다. 이 무렵, 신성로마제국에는 해군을 필요 이상으로 늘려야만 할 이유가 없었다. 네덜란드를 점령하고 네덜란드의 배후를 자청한 영국마저 굴복시키고 유럽 통일을 노릴 것이 아닌 이상 말이다. 바다로 뻗어 나간다면 고작 해봐야 지중해일 테고, 지중해에서 마주칠 적은 이탈리아 해군이나 오스만 해군 정도다. 독일 전역을 발아래에 둔 제국에게, 그들 정도는 상대가 못 되었다.
그런 만큼 안드라시에게 있어서 디즈레일리의 제안은 불필요한 걱정이라는 말밖에는 돌려줄 말이 없었다. 솔직하게 말해서, 당장 국경을 접하고 있는 프랑스나 이탈리아가 더 위협적이라면 위협적이지 바다 건너에 영국에 적의를 불태울 이유가 뭐라는 말인가. 정말로 유럽 제패라도 노리고 있다면 모를까, 지금으로서 구태여 독일이 영국을 적대할 이유는 없었다.
무엇보다 지금 제국에게는 그들의 영지를 지닌 제후들의 힘을 줄이고 중앙에 힘을 모으기 위해서라도 대대적인 군축이 필요했다. 규모는 줄이되 군사력을 중앙에 집중 시킴으로써 군권을 거머쥔 영주들의 입지를 축소하는 것이다. 현재 제국의 대외전략은 이탈리아, 프랑스 등의 침공에 대비한 수세였지 영토를 확장하기 위한 공세가 아니었다.
"그것이 사실입니까?"
이에 디즈레일리가 반색했음은 물론이었다. 독일이 알아서 수세를 취해준다면, 그보다 고마운 일은 없었다. 영국에게 필요한 것은 대륙의 안정이지, 대륙의 패권이 아닌 까닭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언제나 바다였고, 혹 대륙의 패자가 바다를 노리지는 않을까 대비하는 것이 그들의 기본 전략이었다. 그를 위하여 프로이센을 지원하여 어떻게든 유럽의 패자가 나타나지 않도록 절치부심해왔다.
그러니 독일이 해군 군축조약에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 이상으로 협력을 확대하는 것 또한 충분히 고려할 만 했다. 그들이 본디 대륙의 방패로 삼던 프로이센이 크게 쇠락한 지금, 신성로마제국이 그 역할을 대신해준다면 영국은 당장에 한숨 돌리는 격이 되는 것이다.
지난 전쟁에서야 사정이 급하다 보니 우선 합을 맞췄다지만, 식민확장정책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는 프랑스는 영국에게 언제나 적보다 두려운 동맹이던 까닭이다. 그리고 사실, 안드라시로서도 영국의 제안이 고맙기란 매한가지였다.
'지난 전쟁에서야 동맹으로 함께 싸웠지만···러시아와의 동맹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는지. 재무 관료들은 앞으로 러시아와의 무역이나 경제교류가 확대될수록 동맹도 굳건해질 거라 낙관하고 있지만, 동맹이 굳건해지는 것과 발칸 반도에서 누가 우위를 거머쥘지는 별개의 문제야. 무엇보다, 터키인들이 너무 약해지고 그 반대급부로 러시아가 너무 커졌어.
이대로 가면 우리 제국의 동부 국경선 전역에서 러시아와 얼굴을 맞대게 될지도 몰라. 러시아, 그 슬라브 돼지 놈들을 믿을 수는 없지.'
영국이 계속하여 식민확장정책을 꿈꾸는 프랑스가 불안한 것처럼, 독일 또한 계속하여 남진 정책을 밀어붙이는 러시아가 불안하던 까닭이다. 아닌 말로, 이대로 가면 발칸 반도의 소수민족들은 그동안 술탄을 섬기던 처지에서 이제는 차르를 섬기게 되는 것뿐이다. 그렇다고 신성로마제국이 발칸반도에 야욕이 없는 것은 아니라지만, 그들은 당장 독일을 수습하는 데만도 바빠 발칸에 진출하기가 마땅치 않다.
그 틈을 노려서 러시아가 마구 남진을 밀어붙이고 있다. 말로는 신생 독립국들을 위하여 정부조직과 창군을 도와주겠다며 호의적으로 접근하고 있지만, 그렇다면 이미 발칸반도에 눌러앉은 러시아의 10만 대군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정부를 조직하고 신생군을 창군하는데 10만 대군씩이나 필요하던가? 그럴 턱이 없었다. 장차 러시아의 속국으로 삼건 아예 흡수합병해버리건 하려는 것이다.
독일에 있어서 러시아는 그야말로 적보다 두려운 동맹이었다. 러시아의 확장 욕구가 과연 어느 선에서 멈출지를 알 수가 없었다. 발칸반도를 발아래에 두는 것으로 만족한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거기에서 만족하지 못하고서 더욱 서진한다면? 그다음은 독일이다. 그럼 독일은 졸지에 서로는 프랑스, 동으로는 러시아와 적대하게 된다.
"아무래도, 양국이 서로 마음을 터놓고서 이야기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먼저 운을 뗀 것은 안드라시였다. 지금 당장 러시아와 동맹을 끊을 수는 없어도, 최소한 러시아가 돌아설 때를 대비하여 영국과는 지금보다 깊은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었다. 그때 가서 대비하면 모든 것이 늦어있을 테니 말이다.
"공감합니다. 양국은 어쩌면 터무니없는 오해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디즈레일리는 선선히 고를 끄덕였다. 지금 당장 프랑스와 동맹을 끊을 수는 없어도, 최소한 프랑스가 영국의 식민패권에 도전할 때를 대비하여 독일과는 지금보다 깊은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었다. 그때 가서 대비하면 모든 것이 늦어있을 테니 말이다.
"좋습니다. 그럼 제국의 요청은 이렇습니다. 귀국 영국에서 발칸 독립국들의 독립을 보장하여 주십시오. 그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운명을 결정할 권한을 가지는, 자유로운 독립국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비록 그런다고 러시아의 영향력을 모두 닦아낼 수는 없겠으나, 최소한 견제 정도는 가능하겠지요."
"그거야 문제없지요. 대신, 귀국 독일에서는 대립 교황을 그만두어 주십시오. 알자스-로렌, 베네치아, 홀슈타인의 영유권을 영구히 포기할 것이며, 네덜란드의 독립을 보장하여 주십시오. 그것이 조건입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리라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알겠습니다. 카이저께서는 유럽 대륙의 평화를 고대하고 계십니다. 그를 위하여 제국이 책임을 다하여야만 한다면-마땅히 그렇게 하지요."
그 뒤로 회담은 술술 풀렸다. 서로의 의사를 확인하게 된 덕분이었다. 지금이야 대립하고 있으나, 만일 정세가 변한다면 언제라도 서로 손을 잡을 수 있는 상태라는 걸 확인하게 된 것이다. 영국은 대공황을 수습하기 위해서라도, 독일은 제국의 온전한 통합을 위해서라도 휴식 기간이 필요 했던 것은 덤이었다.
회담이 끝나갈 무렵, 안드라시는 문득 생각났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혹, 귀국과 관세동맹을 체결할 수 있겠습니까? 이 힘든 고난의 시기를 함께 헤쳐나가기 위하여 다음 기회에라도 북해의 이웃 나라들과 관세동맹을 체결하고 싶습니다. 귀국에서 자리를 마련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글쎄요, 그것은 아직 너무 이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직 베를린 조약의 잉크 자국조차 마르지 않았을 텐데요."
이번에 되레 사린 것은 디즈레일리 쪽이었다. 비록 지금 영국이 경제 대공황이 한창이고, 이런 와중 북해의 이웃 나라들과 관세동맹을 체결한다면 분명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겠으나 거기에 독일을 끌어들이기에는 아직 양국의 관계는 거기까지 가깝지 못했다.
별수 없이 안드라시는 한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디즈레일리가 지적했다시피, 그런 본격적인 경제적 교류를 확대하기에는 아직 정세가 그것을 허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대신, 옛 프로이센 왕국의 국채를 우리 제국에서 대신 갚는 조건으로 귀국과의 무역거래를 다시 트고 싶습니다. 그것은 가능하겠습니까?"
"물론입니다. 신의를 지키는 이웃을 가지게 되어 무엇보다 기쁩니다."
'하, 하하! 살았다. 살았어! 합스부르크가 생각 이상으로 몸이 달아있던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합스부르크가 이리 협조적이라면, 프로이센을 잃게 된 손해를 메꾸는 것 또한 불가능하지 않을 거야!'
안드라시의 제안에 디즈레일리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심 마구 폭소를 터뜨리고 싶었던 것을 간신히 참고서 말이다. 그야말로 무엇 하나 빼놓을 것 없던 천금 같은 시간이었다. 영국이 몸이 달아있던 이상으로, 독일 또한 몸이 달아있었음을 확신할 수 있었으니 이보다 소중할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은 그렇게 헤어졌고, 곧 두 나라의 거래내용은 온 유럽에 퍼져나갔다. 이 스톡홀름 조약은 유럽인들에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해주었다. 지난 대전에서 미처 매듭지어지지 못한 것들이 이번 기회에 겨우 종지부를 찍으면서, 비로소 평화가 다시 찾아왔음을 느끼게 해주었다. 언제 또 대전쟁이 터질까 두려워하던 유럽인들에게는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
반면에 프랑스와 러시아에서는 두 나라의 결정에 격렬히 반발하였다. 마치 자신들이 유럽을 뜻대로 쥐락펴락할 수 있다는 것처럼 자신들은 초대도 받지 못한 자리에서 향후 유럽의 방향을 결정지어 버렸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전혀 엉뚱하게 가장 큰 영향을 받았던 곳은 따로 있었다.
"더 이상의 대전은 안 됩니다. 우리 미합중국은 분명 지난 전쟁에서 가장 큰 이익을 보았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유럽에서 시장을 빼앗았으며, 무역로를 빼앗았고, 우리 미국의 봉사자들은 이루 셀 수도 없이 많은 유럽인의 목숨을 구하였습니다. 이 모든 것이 유럽의 비극을 틈타 미합중국이 취했던 것입니다. 이번 대공황은 타인의 비극에 기뻐하던 합중국의 부도덕함을 질책하는 하느님의 꾸짖음과 같습니다.
우리 합중국은 평화와 함께 번영하며, 이웃과 함께 공존해야만 합니다!"
이 무렵 미국에 귀국한 러더퍼드 헤이스는 적극적으로 미국이 유럽의 평화에 기여해야할 필요가 있음을 역설하고 있었다. 설령 대전이 미국의 국익과 직결된다고 한들, 마냥 그것을 기뻐하고 방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는 검은 월요일로 시작된 세계 대공황에 찌들어 있던 미국 정·재계의 외면을 받았으나, 스톡홀름 조약이 발의되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독일이 옛 프로이센 왕국의 국채를 대납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곧 공중분해 되었던 영국 증시가 빠르게 회복될 것임을 의미했고, 이러한 기대 덕분에 미국 증시는 단번에 완만한 회복 선을 보이기 시작했다. 비록 아직 미미하기는 하지만, 유럽의 평화가 회복되면서 경제가 다시금 회복될 기미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자 유럽의 평화에 미국이 기여할 필요성을 역설하던 헤이스의 주장은 단번에 미국 사회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헤이스는 단번에 유력인사로 떠올랐고, 머지않아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을 대표할 대선주자로 공고히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그가 의도하였건 의도하지 않았건 간에, 그는 미국 개입주의자들의 얼굴이 된 것이다.
"그래, 이럴 거라 생각했지. 하지만 생각보다도 일렀구려. 설마하니, 종전 조약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우리 프랑스의 뒤를 칠 줄이야."
한편 프랑스, 특히 나폴레옹 4세는 격분했다. 언제는 영국을 신의 있는 우방이라 믿었겠느냐 만은, 이건 그의 예상을 아득하니 초과하고 있었다. 해가 넘어가기도 전에 적과 결탁하다니, 나폴레옹 4세로서는 웃음조차 나오지 않았다. 도대체 어떻게 사람의 얼굴을 하고서 저럴 수 있을지 기가 찰 따름이었다.
나폴레옹 4세는 이를 바득바득 갈며 입을 열었다.
"좋소. 그렇다면 우리도 갚아주는 수 밖에. 가서 한국의 황제에게 우리 프랑스령 인도차이나를 매각할 의사가 있음을 전하시오. 늦어도 이듬해가 지나기 전에는 회답을 들어야 내 성이 풀리겠소. 한국의 황제가 인도차이나를 매입하겠다 하는대로, 우리는 함대를 몰아 아프리카를 정복할 것이오."
"지시하신 대로 하겠나이다, 폐하."
실로 다사다난한 겨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