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폭군 고종대왕 일대기-246화 (246/530)

< 신대륙 이주 >

"무엇이든지 말씀해주십시오. 우리 대영제국은 문명국으로서 기독교적 윤리에 따라 신대륙과 아시아 두 대륙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와 같은 비극을 끝낼 모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서, 토마스는 고개를 꾸벅 숙이며 말했다. 이형은 잠시 빤히 그의 정수리를 내려다보다가, 이내 차분히 웃으며 말했다.

"짐은 장차 이와 같은 인신매매를 뿌리 뽑기 위하여 해안 경찰력을 확충할 생각이오. 또 한편으로는 더 나은 환경으로 이주하기 위하여, 그리고 일자리를 찾기 위하여 그들의 자유의사로 이주하는 백성들을 위해 이민청을 설치하여 이를 관리하도록 하고자 하오. 그리고 아시다시피, 이 두 가지 모두는 그대들 영길리의 협력이 필수적인 사안들이라오."

"물론입니다, 폐하. 우리 영국의 감시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함선은 이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말해주니 참으로 든든하기 그지없소. 몇 번이고 다시 강조하는 바이나, 짐은 그들의 자유 의지에 따라 국외로 이주하고자 하는 이들까지 막을 생각일랑은 없소. 그러나 동시에 인신매매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만행일 것이오. 짐은 그대들 영국에게 인신매매 토벌에 협력하여주는 대가로 이민청을 운영하면서 그대들 영국인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싶소."

토마스는 눈알을 대굴대굴 굴렸다. 머릿속으로 계산에 들어간 것이다. 우선 인신매매는 불법적인 사업이었다. 그것만은 누가 뭐래도 분명하다. 당연히 오래갈 수 있을 리가 없고, 후일에라도 문제가 될 공산이 많았다. 지금처럼 한국이 본격적으로 이를 문제시 삼기 시작하면 두고두고 후환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애초에 왜 이런 인신매매가 흥하게 되었던가. 베이징 조약에서 청나라가 중국인들의 해외 이주를 원천봉쇄한 까닭이다. 신대륙에서는 중국인 노동자들이 필요한데, 법적으로는 이민은 물론 구직을 목적으로 한 해외파견까지 금지되어 있으니 납치나 불법 계약 같은 쪽으로 치우친 것이다. 처음부터 자유 이주가 용인되어 있었다면, 이럴 일도 없었다.

그리고 지금 이형은 이민청을 설치하겠다며 자유 이주를 공인했다. 또, 동시에 이민청에 영국인들을 대거 받아들이겠다 하였다. 이는 사실상 장차 중국인 근로자들이 해외로 뻗어 나감에 있어서 발생할 중개료를 영국에게 주겠다는 것과 같다. 영국에 있어서는 인신매매에 뛰어들고 있는 다른 열강들을 힐난하면서 도덕성을 챙기는 한편으로 중국 노동시장의 유통로를 챙기는 일거양득인 셈이었다.

"알겠습니다. 이 일에 대해서는 제가 책임지고서 이야기를 끝내 놓지요. 저번 검은 월요일 기간에 받았던 은혜에 보답이라고 생각하여 주십시오. 약속드리겠습니다. 이제 두 번 다시는 이 아시아 땅에서 그와 같은 비극이 일어날 일은 단언컨대 없을 겁니다."

"음. 고맙소. 경이 그렇게 말해주니 참으로 마음이 놓이는구려, 허허허! 앞으로도 두고두고 의지하리다!"

'아주 그냥 지랄을 하세요, 이 우라질 것들. 진짜 말 한마디 한마디에 위선이 뚝뚝 묻어나오는 게 죽겠네.'

이형은 내심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겉으로는 환히 웃으며 토마스의 손을 마주 잡았다. 아무튼, 나쁜 거래는 아니었다. 일찍이 예견되었던 대로 이걸로 중국인 노동자들이 대거 국외로 이주하는 길이 열렸으니 중국의 인구조절이 가능해질 테고, 범아시아 조약기구에는 한국이 같은 아시아인들을 위하여 이렇게 열심히 뛰고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을 테고, 덤으로 난민들도 합법적이고 윤리적인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이주하게 될 중국인 노동자들이 보내오는 송금료를 챙길 수도 있을 테고, 또 파견근로자들을 싼값에 보내주는 대가로 구아노를 비롯한 이런저런 거래품목들을 받아 챙길 수도 있게 될 것이다. 전체적인 틀로만 봐서는 김가진이 처음에 주장한 바와 크게 다를 바 없이 결정된 셈이었다.

'하지만 분명히 다른 게 있지.'

이형은 입꼬리를 뒤틀었다. 김가진이 주장한 바는 인신매매를 없애거나 줄이자기보다, 국가 차원에서 장려하자는 주장에 가까웠다. 어차피 중국인은 한국인도 아니니 내다 판다고 해서 뭐가 어떻냐는 발상이다. 그건 분명 당장 국익에 도움이 될 수는 있겠으나 이로 인해 평판이 급속이 악화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

'일단 발상력 자체는 나쁘지 않아. 국익을 위해 지독하고 윤리에서 벗어난 사업을 추진하는 실력도 나쁘지 않고. 그렇지만 더러운 사업을 겉으로 그럴싸하게 포장하는 재주가 아직 영 부족하단 말이지. 뭐, 어차피 피차 남아있는 시간은 많으니 차차 가르치기로 할까.'

이형은 입꼬리를 뒤틀었다. 그러면서 머리 한쪽으로는 전봉준의 모습을 떠올렸다. 아마 그는 ‘이형이 영국을 설득해 중국 항구지대에서 인신매매를 멈추도록 만들었다’ 정도밖에는 알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만일 그가 이 자세한 협상의 내막을 알게 된다면 어떨까.

이형은 고개를 저었다. 필히 그는 분노하리라. 결국, 겉만 그럴싸하게 포장했을 뿐, 벌어지는 일들은 크게 다를 바가 없으니 말이다. 그건 도덕적인 인간의 반응이나, 정치인의 씨앗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그렇다면 전봉준에게 도덕을 져 버리도록 해야 하는가, 아니면 정치에 가까워질 수 없도록 막아야 하는가. 이형은 선뜻 결론을 낼 수가 없었다.

***

김가진이 당초 예고한 대로, 5개년 계획은 그로부터 사흘 뒤에 제출되었다. 조기 총선이 예고되면서 사실상 이름뿐이던 국회는 이를 곧장 가결하여 이형에 제출하였고, 이 5개년 계획은 크게 다음 전제들을 뼈대로 하고 있었다.

1. 비료공장 설치 및 구아노 수입 장려와 토지개량사업에 의한 식량 증산.

2. 섬유공업 및 가사공업 장려에 의한 경공업 중흥과 생필품 확보.

3. 광산 개발 확대와 목축업, 수산 장려를 통한 수출산업 진흥.

4. 서해항만의 최우선적인 재개발과 국가 전반적인 항만, 철로, 도로, 전신 확장을 통한 기초 행정력 확보.

5. 석회, 철강, 목재, 벽돌, 종이, 가죽의 공장화와 생산 독려를 통한 기초산업 물자 확보.

6. 보건 후생 구호시설의 설치 및 국가 주도적 확산.

7. 공공건조물 및 일반주택의 건설과 상하수도 공사를 통한 공공보건 개선과 도시화 가속.

무엇 하나 필요하지 않은 구석이 없었다. 식량 증산과 보건 후생 구호시설의 설치는 당장 인구를 증산하는 것이 지상 과업이던 대한제국에 가장 절실한 사항이었던 동시에 당장 국가 경제의 존망과 직결된 사항이었다. 여전히 한국 경제는 대부분 농업으로 굴러가던 까닭이다. 경공업 중흥과 생필품 확보는 경제적 자립을 꾀한다면 당연히 해야 하는 부분이고, 수출산업 중흥에서 광산은 현 미흡한 경제체제에서는 필요불가결한 존재였다.

기초 행정력 확보는 행정적인 근대화를 위한 것이었으며, 기초산업 물자야 말할 것도 없다. 사실상 옳은 말만 써둔 격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이 계획안이 단지 옳은 말만 써둔 것은 아니었다. 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입하여 한반도와 만주를 재개발해야 할지에 대한 부분도 분명히 덧붙여져 있었다.

이형은 한눈에 김가진이 말하였던 서역인들의 도움이 듬뿍 들어갔음을 알 수 있었다. 당장에 종이부터가 흔한 한지가 아닌 펄프로 만든 공장제 종이였다. 이형은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뭐, 여기까지야 예상했던 대로고. 문제는 재원인데."

그리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재원을 어디에서 댈 것인지도 곧장 다음 장에 적혀져 있었다.

1. 금 수출 장려와 안정적인 금괴 주조를 통한 은행업 장려.

2. 해외파견 중원 노동자의 국가산업화와 송금액 확보.

3. 간접세 증세와 소득세 동결을 통한 기업 활동 장려 및 소비 장려.

4. 한국산 통화의 무역통화 지위 확보와 해운 주도.

각각의 비중은 위에 표시된 순서와 같았다. 이렇게 순위가 정해진 이유는 간단했다. 대공황이 막 휘몰아치고 지나간 이래, 금값이 날로 치솟고 있던 까닭이다. 런던 증시가 회복세를 보인다고 하나 대공황 아래로 그 신용이 크게 깎여나가면서 모든 무역 거래를 금으로 대신하게 되는 등 금의 사용처와 가치가 크게 늘게 되었고, 한국에는 실로 천운으로 운산 금광과 더불어 산동 반도의 금맥이 있었다.

요컨대 당분간은 금을 캐내는 대로 주조하여 수출하기만 해도 절대 적지 않은 수입을 기대할 수 있던 것이다. 물론 이는 금값이 안정세에 접어들게 되면 금세 시들어들 장사였으나, 요는 이 틈에 최대한 많은 부를 비축하여 산업화에 투자하는 거였다. 중국인들을 대거 해외파견 노동자로 부리겠다는 계획은 이미 수차례 설명되었으니 더 설명할 필요는 없으리라.

되려 특이했던 사항은 세수를 통한 수입에 그리 대단한 비중을 두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는 예상되는 세수가 현저히 적기 때문이라기보다, 당분간 한국의 세수는 걷히는 대로 군비로 나갈 수밖에 없던 까닭이었다. 이형 또한 그 사실을 알았던 만큼, 이에 큰 비중을 두지는 않았다.

"좋아, 어디 이대로 진행해보도록 하게. 이번 5개년 경제개발계획이 끝나고 나면 곧장 다음 2차 경제개발계획을 시행할 예정이니 그것도 준비해두고. 다만, 구체적인 사안은 이듬해 초엽에 영길리에서 자문단이 도착할 테니 그때 정하도록 하시오."

"여부가 있겠습니까, 폐하."

이형의 인가가 내려짐과 동시에 조정의 모든 부서에 활기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아니, 더욱 솔직하게 말하자면 조정의 모든 부서에 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 나라를 통째로 뜯어고치는 일이 그리 간단할 리가 만무한 까닭이었다. 당장 재무부에서는 비명을 질러댔고, 농업부와 상공부는 그저 죽었다고 복창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들의 희생과 노력 덕에 대한제국은 조금씩 앞으로 내디딜 수 있게 되었다. 가장 빠르게 진전을 보였던 것은 재원 확보였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민청의 설치와 중국산 파견근로자들의 수출이었다.

"신천지로 떠납시다! 기회의 땅, 신대륙으로 갑시다! 어차피 이대로 아시아에 남아봐야 굶어 죽거나 도적 떼가 되거나 둘 중 하나뿐일 거라면, 차라리 신대륙으로 떠나 모든 걸 잊고서 새로이 시작하는 건 어떻습니까!"

"신대륙에는 금도, 은도, 먹을 것도 얼마든지 준비가 되어있답니다! 모두가 자유로운 나라, 모두가 운명의 주인이 될 수 있는 나라! 기회의 땅 신대륙으로 이주하여 당신의 삶을 다시 설계하세요!"

"그, 그게 정말로 사실입니까? 신대륙으로 가면, 우리 가족들의 삶도 나아질까요···?"

"그야 물론이지요! 이미 수많은 분이 신대륙에서의 새로운 삶을 신청하셨습니다! 문명개화의 시대, 자식들만큼은 신식교육을 받게 해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 아닐까요? 당장 신대륙으로 떠나 당신의 자녀들에게 누구보다 먼저, 누구보다 이른 나이에 신식교육을 선행 학습할 기회를 주세요!"

공식적인 이민청이 설치되기도 이전에, 이미 이민청이 세워진다는 소식을 접한 이주회사의 영업사원들이 대거 중국 내륙에 진출하여 오갈 곳 없이 맴도는 난민들이나 항구지대의 빈민들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신대륙 이주를 홍보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 중에 영국인들은 드물었다. 강남 대기근 아래로 영국인들을 바라보는 인식이 크게 추락한 까닭이다. 그러나 중국인이건 한국인이건 미국인이건 독일인이건, 그들이 영국인 고용주를 위하여 일하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어리숙한 난민들이나 항구지대의 하층민들만 그걸 몰랐을 뿐이다.

현지 관료들은 이러한 영업사원들의 활동을 방치하거나 그들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그런 훈령이 한국에서 내려온 까닭이다. 하지만 그들의 역할은 단지 영업사원들을 방치하고 지원하는 것만이 아니었다.

"신대륙을 개척하러 가자! 구라파인들은 누구보다 빨리 신대륙을 발견하여 현지 토인들에게 토지와 나라를 빼앗고 신천지를 차지하였다. 비록 우리 아시아가 후발주자라고 하나, 우리 아시아에는 구주를 압도하는 머릿수가 있다! 신대륙에는 온통 빈 땅투성이니, 마을에서 한 사람씩만 모아서 이주해도 금세 신대륙을 우리 아시아인들로 가득 채울 수 있다!"

"장차 아시아 대륙의 산업화를 앞당기려면 보다 많은 재원과 인재가 필요하다. 하지만 어디 잇속에 밝은 색목인들이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고서 선의로 우리 아시아인들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지식을 가르쳐줄까? 그럴 리가 없다. 결국, 아시아가 산업화하려면 현지에서 스스로 배우는 수밖에 없다.

신대륙으로 가자! 가서 기술을 배워오자! 신대륙에서 돈을 벌어서 아시아 대륙 전체의 발전에 이바지하자! 아시아 안에서는 서로 다투고 시기할지라도, 아시아 바깥에서는 아시아인끼리 돕고 협력하여 아시아 대륙 전체의 발전을 위하여 땀을 흘려야 할 것이다!"

이 무렵, 중원의 각 제후국에서는 한국에서부터 전달된 훈령에 따라 이와 같은 아시아주의를 적극적으로 선전했다. 말이 좋아서 아시아주의지, 실상은 중국인들의 해외 이주를 적극적으로 권장하면서도 그들의 해외 이주를 아시아 전역을 위한 성전으로 포장하는 일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선전은 분명한 효과를 보았다. 이와 같은 선전은 영업사원들의 활동이 이뤄지는 해안지대에 집중되었고, 이러한 해안지대는 신식교육을 받아 개화된 지식인들이 많았다. 그리고 이들 지식인은 한국에서 펼치는 아시아주의에 대단히 호의적이었다.

현지 지식인들은 관청의 선전에 더욱 고무되어 적극적으로 이를 홍보하고 환영하는 선전 책자를 발행하였고, 현지 지식인들과 관청의 협력으로 인하여 더욱더 많은 이주희망자와 파견근로자들이 모여들었다. 그들이 물물거래 일부가 되었는지도 모르고서 말이다.

"이 나라에서 미주서 들여왔다는 비료, 정말 쓸모 있는 거 맞나? 난 냄새만 구리구리하고 어찌 수상한 것이 도통 손이 가지를 않던데."

"에헤이, 이 사람이 믿음을 가져야지, 참나! 그거 자네 못 들었나? 옆 마을 김 진사댁에서 이번에 이 미주에서 새로 들여왔다는 비료를 쓰고서 알곡이 2배로 무럭무럭 자랐다지 않나!"

"뭐, 뭐야? 허, 허어! 그게 사실이라면 이거 쓰기는 써야겠구먼그려! 아이고, 이 구리구리한 놈이 어쩌다 그런 대단한 효능을 가져서는···."

이들을 통한 물물거래는 단숨에 한국에 들어오는 구아노의 양이 획기적으로 늘어나는 결과를 낳았고, 이러한 구아노 수입의 확대는 구아노 단가 인하와 민간보급에 지대한 이바지를 하였다. 이미 전쟁 이전부터 남미에서 수입해온 구아노를 정제하여 화약을 생산하던 화약공장들은 고스란히 용도만 변경되어 비료를 생산하는 데 투입되었고, 근대적인 비료의 생산과 보급은 한국의 농업생산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렸다.

여기에 전쟁이 끝나면서 본격적으로 농촌에 청년 인력들이 돌아오기 시작하니, 이제 막 수확기가 찾아올 무렵에는 지난해보다 거의 2배에 가까운 쌀 수확량을 기록했다. 이미 열강국 사이에서는 기적의 비료라 통하던 구아노가 한국에서도 같은 성공을 거두었던 것이다.

"허, 슬슬 전성기가 지날 무렵인데도 이 수준인가. 유럽 놈들이 구아노 수입에 목숨 거는 이유를 이제 좀 똑똑히 알 것 같군. 페루에 중국계 이민자를 더욱 늘릴 생각 없느냐고 제안해보게. 물론, 구아노 수입도 그만큼 늘릴 수 있겠느냐고 물어보고."

"여부가 있겠습니까, 황상."

처음에는 내심 미심쩍어하던 이형도, 이 무렵에 와서는 적극적으로 거래에 나설 지경이었다. 페루 정부에서는 곧장 이형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그리하여 이듬해에는 구아노를 수입하기 위하여 수천 명의 중국인 저임금 노동자들이 태평양을 건너도록 예정되었다.

먹는 입을 줄이면서 동시에 남미에서 비료를 들여와 먹을 쌀의 생산은 날로 불어나니, 일거양득이 따로 없었다.

어디까지나 한국에 있어서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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