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견 >
카네기는 그 즉시 품 안에서 손수건을 꺼내어 코를 문지르며 생각을 고쳤다.
'하지만 동시에 함정이지.'
카네기는 희미하게 미소를 띠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냉철함을 유지하기 위해 애썼다. 대단히 먹음직스러운 먹잇감이다. 보는 것만으로 침이 고이는 것도 확실하다. 그러나 냉큼 받아들이기에는 곤란했다. 헤이스가 우직할지언정 바보도 아닐진대 이렇게 한국에게만 좋은 이야기를 꺼내왔을 리가 없지 않은가.
미국에는 이미 월 스트리트라는 금융가가 있었다. 한 나라에 금융가가 두 개씩 존재하는 건 제아무리 미국이 거대한 나라라고 하지만 너무 과하다. 그런데도 헤이스는 일부러 한국을 끌어들여 새로운 태평양 금융가를 만들고자 한다. 어째서일까?
'월스트리트는 물론이고 정계와 결탁하여 연방 정부를 부패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은 동부의 트러스트 놈들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까. 내 돈을 끌어와 자본을 조달하고 한국 황제의 권위를 빌려 신용을 만들어서 태평양 무역을 담보로 새로운 금융권을 만들려고 드는 거다. 트러스트 놈들을 견제하기 위해서.'
성가신 일이라고 카네기는 생각했다. 단기적으로 보았을 때 헤이스의 제안은 분명 한국에 매력적이다. 카네기에 있어서는 두말할 것도 없다. 이하응에 이어 헤이스와의 거래마저 성사시킨다면 카네기는 단지 태평양 현물시장을 쥐락펴락하는 경지를 넘어서 자기 뜻대로 태평양 경제 그 자체를 조율할 수 있게 된다.
그건 분명 굉장한 힘일 것이다. 대단히 매력적인 미래구상이다. 그러나 동시에 결코 공짜가 아니다. 만일 헤이스의 이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태평양 금융권을 유지하고 성장시킬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도 카네기는 장차 천문학적인 재산과 노력을 헤이스를 위하여 쏟아부어야 할 것이다.
"태평양 공동 경제권이라··· 대단히 낭만적인 말씀이시군요."
결국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인 셈이다. 카네기는 가만히 머릿속으로 주판을 굴렸다. 과연 이 도박에 응하는 것이 옳을까, 그도 아니면 적당히 얼버무리며 물러나는 것이 나을까. 그 대답이 나오려면 우선 헤이스가 구체적으로 어떤 구상을 품었기에 이와 같은 제안을 했는지, 또 얼마나 위험을 줄일 준비를 하였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러니 카네기는 우선 헤이스의 제안을 낭만적이라 표현했다. 낭만적, 결국 현실적인 구상과는 거리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대공황이 한창인데 새로운 금융권을 하나를 만든다는 구상 자체가 그러하다. 카네기는 손에 깍지를 끼면서 헤이스를 가만히 응시했다. 어디 계속해서 말해보라는 암시였다.
헤이스는 거기에 눈을 꿈틀거렸다.
"무언가 오해가 있는 듯하니 우선 한 가지 분명히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저는 사업을 하기 위하여 이 자리에 온 것이 아닙니다, 카네기 씨. 전 카네기 씨를 한국의 황제께서 보내신 특사로서 대우하고 있습니다. 저는 당신의 사업을 돕기 위하여 이 자리에 나선 것도 아니며, 당신의 부를 이용하여 제 사익을 추구하기 위하여 이 자리에 나선 것도 아닙니다.
혹 저를 상대로 흥정을 하실 생각이시다면, 다른 자리를 권유해 드리지요. 저는 진지하게 말씀드리고 있는 겁니다."
"알겠습니다. 이거 실례했군요. 그렇다면 어디까지나 양국의 공익을 위하여··· 그리하시겠다는 말씀입니까?"
"물론입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는 우리 합중국의 국익과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입니다. 요즈음 전 한계를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아무리 하늘에 계신 하나뿐이신 주께서 가르치신 바와 같이 유색인종들을 돕겠다고 나서봐야, 저는 결국 백인입니다. 결국 이는 위에서 내리는 은혜이고 자비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설령 제가 대통령이 된다고 한들 이와 같은 상황은 변하지 않을 겁니다."
"과연, 그러니까 헤이스 씨께서는 단지 위에서 내리는 자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색인종들이 스스로 그들을 탄압하는 백인들에게 맞서기 위한 힘을 갖추기를 바라신다는 것이로군요."
'고지식한 양반이군.'
카네기는 겉으로는 기꺼이 헤이스의 발언에 맞장구를 쳐주면서도, 내심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자신과 거래를 하기 위하여 나타났다고 생각했던 헤이스가 그의 상상 이상으로 고지식하고 이상적인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이형 또한 그렇게 말한 바 있기는 했으나, 카네기는 제아무리 고지식하고 이상적이어야 봐야 보편적인 미국 정치인의 범주 안에서 고지식하고 이상적인 인물이라 연상했다.
그러나 달랐다. 카네기가 생각하기로 이 눈앞의 인물은 애초에 미국의 정치인으로는 부적합한 인물이었다. 지나치게 올곧았고, 지나치게 이상적이었다. 장차 그의 이상을 실현하고자 한다면 필히 무수한 반발과 장애물에 부딪혀야만 하리라. 카네기는 내심 혀를 찼다. 부패한 공화당 지도부에서 왜 이런 인물을 골랐는지도 대강 이해가 되었다.
'잘해봐야 꼭두각시일 것 같은데.'
우선 간판이라도 깨끗해 보이는 거로 갈아끼려는 것이다. 설령 헤이스가 온전히 당선된다고 한들, 과연 공화당 당내에서 그에게 실권을 줄지도 카네기로서는 가물가물했다. 그러나 헤이스는 카네기가 자신에 대하여 어떤 판단을 내리고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채로 일장 연설을 늘어놓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성서에서 말하기를 진정으로 빈곤한 자들을 위하고자 한다면 그들에게 물고기를 잡아줄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치라 하셨습니다. 저는 성서에서 가르친 바를 따르고자 합니다. 저는 황인종도, 흑인종도, 더 나아가 이 땅의 원주민들까지도. 모두가 각자의 영역을 가지고서 각자의 생활을 영유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서로 다른 대륙, 서로 다른 태생을 지닌 서로 다른 아이들이 우리 미합중국의 울타리 안에서 자유 민주 공화정이라는 대의 속에서 우리 미국을 더욱더 풍요롭고 정의로운 나라로 만들고자 자신들만의 독특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 건국의 아버지들께서 바라시던 자유민의 나라가 이 땅에 실현되리라 저는 믿습니다."
"요컨대, 태평양 무역권은 그에 앞서 우선 황인종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한 디딤돌이라는 것이로군요."
"바로 그것입니다! 이건 다소 자리에 맞지 않는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지난 전쟁의 종전행사에서 한국의 황제께서 파견하신 박 대사를 만나 뵌 적이 있습니다. 그분과의 나날은 실로 놀라웠습니다. 그분은 기독교인이 아니었습니다. 그분은 우리와 같은 학교에 다닌 적도 없었고, 그전까지 우리 백인종들의 학문에 대하여서도 거의 아는 바가 없으셨습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 저는 분명한 지혜를 엿보았습니다. 실로 노련한 지혜였습니다. 그때 저는 비로소 깨닫게 된 것입니다. 지혜는 우리 백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말입니다. 우리 미합중국은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권장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미합중국에서 정의하는 다양한 사람들이란 고작 해봐야 백인들에 지나지 않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 합중국이 온 세상 모든 사람의 지혜를 빌려 쓰는 순간을. 단지 백인들만의 지혜와 지식이 아닌,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인종과 민족의 지혜와 지식을 한데 모은 나라가 되는 순간을. 비록 링컨 대통령께서 살아계실 적에 그분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으나, 저는 이것이야말로 그분께서 숨이 다하시는 그 순간까지 그토록 바라왔던 새로운 미국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거 대단하겠군요."
흥분에 가득 차 외치는 헤이스를 바라보며, 카네기는 떨떠름하게 답했다. 보면 볼수록 신기하기만 했다. 이런 이상주의적인 인물이 어떻게 그 썩을 대로 썩은 정계에서 살아남았는지를 말이다. 그러나 동시에 카네기는 마음 한쪽에서 그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눈치채고 있었다.
'이거 이용할 수 있겠는걸.'
카네기는 내심 입꼬리를 뒤틀었다. 우선 단지 몽상에 찌든 인물은 아니다. 유색인종들의 권익을 위하여 노력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현실적으로 유색인종들이 힘을 기를 대안을 제 나름대로 구상해왔다. 이상과 신념도 확고해 보인다. 언젠가는 꺾일지도 모르겠으나, 적어도 수염이 희도록 이런 몽상가적인 기질을 지켜온 것으로 보아 고집도 제법 강하다.
한 마디로 태생이 투견이었다. 자신의 신념과 어긋나는 일이라면 제 입지가 주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 들이받고 보는 인물상이다. 이런 인물상은 제가 물어뜯기는 처지가 된다면 그보다 짜증이 날 수 없겠으나, 반대로 이쪽에서 미워하고 꼴 보기 싫어하는 인물을 물어뜯도록 만들 수만 있다면 그보다 든든할 수가 없을 것이다.
카네기는 평가를 고쳤다. 일단 헤이스와 거래를 한다는 건 논외다. 제 사익보다 사회정의를 먼저 생각하는 투견과 함께 사업을 꾸리는 건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 그러나 지원할 보람은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모건, 그 우라질 놈의 코네티컷 양키가 감히 내 사업장을 노렸었지.'
"헤이스 씨, 오늘 당신과 만남은 대단히 인상적이로군요. 저 또한 링컨 대통령 각하를 존경하는 입장으로서 만일 당신이 오늘 말씀하신 바가 실현된다면 주님의 곁에서 안식을 취하고 계실 각하의 영령께서도 크게 기뻐하시리라 확신합니다."
'오냐, 어디 한 번 죽어봐라. 이 투견 놈이 물어뜯기 시작하면 네놈도 여간해서는 못 도망칠 게다. 돈으로 매수하려고 해도 어림도 없다는 걸 네가 지금 모른다면 좋으련만.'
카네기는 환하게 웃었다. 속으로는 음흉한 생각을 떠올리면서 말이다. 사실 카네기 입장에서야 크게 문제가 될 것도 없었다. 오늘 헤이스가 늘어놓은 이상론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으나, 헤이스가 추진하고자 하는 태평양 공동 경제권은 카네기에게 이득이 되었으면 되었지 손해가 될 일은 없다.
되려 헤이스가 잠깐 간만 보고서 도망친다면 엄청난 손해겠으나, 적어도 오늘 그가 본 헤이스는 자신을 돕는 사람을 단지 자신의 처지가 궁하다는 이유로 내다 버리고서 도망칠 인물도 아니다. 카네기는 자신의 심미안을 믿었다. 그는 이 도박에서 분명한 승산을 보았다.
헤이스는 반신반의하며 되물었다.
"···그것은 사업가로서 입니까, 한국 황제께서 파견하신 사절로서입니까?"
"물론 둘 다입니다! 황제께서는 세간에서 상상하는 이상으로 사고가 크게 깨어있으신 분입니다. 만일 이 자리에서 황제께서 동석하셨더라도 오늘 헤이스 씨의 말씀에 크게 감명을 받으셨겠지요. 또 헤이스 씨께서 말씀하시는 바는 아시아 전역의 황인종들을 품에 안으시고자 하시는 폐하의 이상과도 부합하고 있으니, 저로서는 헤이스 씨가 내미신 손을 마주 잡지 않을 이유를 찾을 수가 없군요."
"그것이 정말입니까?"
"물론입니다. 제가 거짓말을 한다고 해봐야 무슨 득이 있다고 이런 공적인 자리에서 함부로 거짓말을 입에 담겠습니까? 저는 누구보다 청교도적인 인물입니다. 지엄하고 공명정대하신 주님의 눈을 피해서 어찌 부정하게 축적한 부를 탐하겠습니까?"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을 짓는 것 또한 큰 감명을 받았다면 받은 것이고, 거짓을 입에 담는 대신 입맛에 맞는 진실만 입 밖에 냈으니 거짓부렁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속사정을 알 리도 없는 헤이스는 카네기의 말에 크게 반색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미국에서 카네기보다 자주 이형을 독대하고, 깊은 이야기를 나눈 인물은 없었다. 그런 황제의 최측근 중 한 사람이 황제도 당신의 말에 기뻐할 거라고 언질을 준 것이다. 그것만으로 이미 헤이스의 이상은 절반 이상 완성된 격이었다.
카네기는 슬며시 손을 내밀었고, 헤이스는 기꺼이 그 손을 마주 잡았다. 오늘의 만남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이다. 물론 헤이스는 아직 대통령 후보에 지나지 않으므로 정식적으로 조약이 체결된 것이 아닌 언약에 지나지 않았으나, 그거야 시간이 해결할 문제라고 카네기는 믿었다.
"그럼 마지막으로 실례되지만, 한 가지 사적인 질문을 여쭈어도 괜찮겠습니까?"
"물론입니다. 무엇입니까?"
헤이스의 요청에 카네기는 빙긋 웃으며 답했다. 그로서는 나름대로 흥미가 있기도 했다. 이 목석같은 투견이 일부러 사적인 질문을 따로 준비해오다니, 대단히 의외라고 내심 생각하면서 말이다.
이에 잠시 망설이며 카네기의 눈치를 보던 헤이스는 물었다.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독실한 청교도인이라 자부합니다. 그런데 제가 요근래 신문을 통해 듣자니 한국 황제의 아버지 되시는 프린스 흥선께서 교회에 난생처음 발을 디디는 즉시 그간 숨겨온 신앙을 고백하셨다더군요. 카네기 씨께서는 한국에 얼마나 많은 기독교인이 신앙을 숨기고 있다고 보십니까? 또, 장차 얼마나 많은 한국인이 주님의 참된 가르침을 받아들이리라 생각하십니까?
또 듣자 하니 고대 한반도에 기독교 문명이 존재하였고, 그것이 유럽에 전해져 프레스터 존의 전설이 되었다는 설이 최근 학계에서 논의되고 있던데 과연 실제로는 어떨 것 같습니까? 카네기 씨께서 그간 한국에서 보고 느껴온 그대로를 설명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보고 느낀 그대로, 말입니까?"
"네, 보고 느낀 그대로입니다. 아, 혹 내키지 않으신다면 이야기하시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사적인 흥미니까요. 흠흠, 제가 이렇게 말이 많은 사람이 아닌데 사안이 사안이다 보니. 조금 흥분한 것 같습니다. 혹, 카네기 씨께서 듣기에 불편하였다면 사죄하겠습니다."
"아닙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안 그래도 헤이스 씨께서 언제쯤 그 이야기를 꺼내주실지 기대하던 차였습니다. 하하하! 하···."
'···우라질. 어차피 공짜로 선지자라고 부려 먹히는 판인데 그냥 진짜로 교회나 차려봐?'
속으로 불평해봐도 무슨 소용이 있을까. 결국 이것이 그의 운명이라면 운명인 것을. 카네기는 그만 체념하고 말았다.
그날, 카네기는 속이 뒤틀리는 듯한 속내를 숨긴 채 최대한 밝게 웃는 얼굴로 마음에도 없는 소리 들을 늘어놓는 수밖에 없었다.
***
그리고, 이 무렵.
"이보게나. 이 늙은이에게 한 가지 고민이 있다네. 이 미주 땅에 이 몸이 정착하게 된 것은 좋으나, 알다시피 이 몸에는 의지할 곳도 없으며 이 땅에 정착할 기반이라고 해봐야 궁색하기 그지없다네. 장차 천주당에 들어가 천주당 중 놀음을 하게 된다고 하여도, 무언가 한 가지쯤은 기반이 될 만한 구석이 있어야 주지의 농간에 놀아나지 않을 수 있을 터.
그러나 기반으로 닦을 곳이 마땅치 않으니, 이를 어찌하면 좋겠나?"
"그렇다면 학당이 단연 으뜸일 것입니다. 제가 알기로 아주에서 고을의 선비들이 흔히 백성들을 가르치며 소일거리를 하듯이, 서역에서는 천주당의 중들이 흔히 학당을 운영하며 어린 백성들에게 글과 학문을 가르쳐 장차 그들이 자라 천주당에 보은하도록 하여 그들을 제 세력으로 삼는다고 하였습니다.
말이 통하는 조선에서도 글을 몰라 억울한 고초를 당하는 백성들이 천지에 가득했습니다. 하물며 말도 통하지 않는 미주 땅이야 오죽하겠습니까? 모르긴 몰라도 글을 몰라 억울한 일을 당한 백성들이 이 미주 땅에 가득할 것입니다. 만일 전하께서 몸소 학당을 세우시어 눈먼 백성들에게 글을 가르친다면 백성들이 전하를 칭송하는 소리가 만 리에 이르지 않겠습니까.
설령 짐승이라 하여도 저를 구해준 은혜는 기억한다고 하였습니다. 하물며 선비는 어떠하겠습니까. 장차 저들이 자라 선비가 되거든 필히 전하께 보은할지니, 선비를 기르는 일이야말로 이 땅에 뿌리 깊은 나무를 심는 일과 같사옵니다."
"그거 명안일세!"
이하응의 동방 성자 전설은 정점을 향하여 힘차게 달려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