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폭군 고종대왕 일대기-281화 (281/530)

< 만주 웨스턴 >

다만 이것은 철저하게 한국, 그중에서도 본국에 해당하는 조선 팔도에 해당하는 이야기로 각자의 사정은 또 달랐다.

"처음에는 어떻게 될까 봐 꽤 심려했다만··· 결과적으로 보면 크게 달라진 것은 없구먼. 고작 해봐야 양이의 문물이 조금 더 들어오게 된 정도인가?"

"뭐, 그렇게 되었군. 조선 놈들이 들떠서는 이것저것 들쑤시고 다니는 건 꽤 눈꼴 사납다만···. 카간께서 조선인이시니, 그 또한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카간, 이라. 흠, 기어이 경도 조선의 왕을 그리 부르는가. 더르기 후왕디께서 보시면 통탄할 노릇이로군. 천하를 발아래에 두던 만주 팔기의 긍지는 어디로 간 건가. 긍지란 그리도 값쌌나?"

"인제 그만 적응할 때도 되지 않았는가. 이미 대세는 기울었네. 조선의 왕은 우리 만주의 칸이 되고자 하고, 대초원의 카간이기를 바랐고, 또 되었지. 하다못해 북경이 굴하기 전이였다면 가망이 있었을지도 모르나, 그 누가 이제 감히 카간께 도전한단 말인가?"

우선 한국에 편입된 만주의 이야기를 하자면, 이 무렵 만주는 좋건 싫건 이형의 통치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다만 그것이 조선의 일부가 되었다는 건 아니었다. 여전히 만주인들은 자신이 천하의 주인이라 생각했고, 이형은 아이신기오로의 계보를 이어받아 칸 좌를 선양 받은 존재였다. 요컨대 만주인들은 스스로 자부하기를 한국인일지언정 조선인은 아니었던 셈이다.

또 이러한 반응은 단지 만주인들의 착각이나 자존심 표출 같은 것이 아니었다. 실제로도 이 무렵 한국은 그들의 중심이 되는 한국의 황제 이형이 조선의 왕인 동시에 만주의 칸임을 꾸준히 강조하였으며, 실제로도 이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비록 지금 조선 팔도가 중점적으로 개발되고 있으나 어디까지나 순서의 문제일 뿐, 남에서 북으로 차례로 전 국토가 개발될 거라 말하고 있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시였다.

"···내게 그 말을 부정할 이치와 힘이 없다는 게 그저 통탄할 따름이로군. 허망하구나. 이 드넓은 만주가 조선 놈들로 가득 채워져 가고 있는 걸 보고만 있어야 한다니."

"허허허. 어쩌겠는가. 그런 시대가 와버린 것을. 이 또한 천명인 것이지."

이에 따라 대다수의 만주인들은 조선인들의 만주 이주 그 자체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경우가 상당했다. 이형이 만주의 칸임을 긍정하더라도 그것이 조선에 호의를 가지는가는 별개의 문제였다. 그들에게 있어서 만주에 성큼성큼 기어들어 오는 조선인들은 낯설디낯선 존재였다. 오랜 세월에 걸쳐서 이미 한화 되거나 만주화 되어버린 토착 조선인들과 조선 8도에서 건너오는 조선인은 달랐던 것이다.

이 무렵 만주인들은 조선인이 이웃에 이주해온 다음에도 조선인들과 교류하기를 꺼리며 그들의 존재를 모른 체한 채 자신들만의 생활을 계속 이어나가는 경우가 잦았다. 두렵기보다는 낯설었고, 낯설기 때문에 꺼려졌다. 만주인에게 조선인은 그저 같은 황제를 섬기게 된 존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던 것이다.

"팔자 좋구먼그래. 그런 시대가 와버렸다고 이해하고 넘겨 버릴 수 있는 그대가 부럽구먼. 장차 조선인들이 이 만주를 가득 채운다고 하여도 좋다는 말인가?"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새로운 만주의 칸께서 그리 방침을 정하신 것을. 하나 이것 하나만 알아두게. 난 조선인들이 이 만주에 발을 디디는 것은 몰라도, '다른 나라' 백성까지 만주에 발을 디디는 걸 긍정할 생각은 없네."

"···아하, 과연. 인제야 말이 통하는구먼. 그거 좋지. 간만에 허벅지에 찐 살이 홀쭉해지겠군."

사실 이러한 배타성은 단지 조선인에게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라 청에서 건너오는 한족계 혼혈이나 순수 한족들을 상대로도 드러났다. 차이점이 있다면 그나마 조선인은 같은 황제를 섬기고 있으니 조정이 무서워서라도 눈을 감고서 모른 척하는 수밖에 없었으나, 한족은 달랐다는 점이었다. 만주와 분리되어버린 이래로 청은 타국이 되어버린 까닭이다.

만주인들은 황제가 두려워서라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조선인 대신 상대적으로 보호도 느슨하고 조정의 관심도 대단하지 않은 한족들을 상대로 분을 풀었다. 어중간하게 만주의 피가 섞인 혼혈이라면 이러한 차별 대우는 더욱 심해졌다. 소위 변절자의 자손이라는 딱지를 붙여버린 것이다. 만주인에게 조선인이 꺼려지는 상대였다면, 한족과 그 혼혈들은 깔봐지고 얕봐지는 대상이었던 셈이다.

이러한 차별대우는 정식으로 국적을 취득한 정식이민자건 불법으로 한국에 밀입국한 불법 이민자건 상관하지 않았다. 그 광활한 만주 땅에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은 극히 한정되어 구석구석까지 정부의 공권력이 미치지 못하던 것은 마침 불만이 쌓이던 만주인들에게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었다.

"모조리 불태우고 약탈해라! 저 같잖은 버러지 놈들에게 이 땅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가를 보여줘라!"

"타라, 타라! 활활 타라! 낄낄낄! 어디 간만에 재미 좀 보실까!"

"사, 살려주세요. 저, 저 마음속에 정해둔 사람이···!"

"아이고 아가씨. 우리 같은 도적놈들에게 그런 걸 말해봐야 귓등에라도 듣겠소? 거 도적놈을 기쁘게 할 줄 아는 말재주가 있구먼그래!"

이에 따라 만주, 특히 청과의 접경지대 근방에 위치한 한족 개척촌에서는 반 한족 성향의 만주인들이 주체가 된 자경단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을 단 마적단이 날뛰게 되었다. 이 무렵 화북 곳곳에 여전히 천명대전 시절의 패잔병들이 중심이 된 도적단들이 들끓던 것을 핑계로 무기를 갖추어서는 불법이 주민이건 정식이주민이건 가리지 않고서 일단 모조리 불태우고 보던 것이다.

물론 이들의 규모 자체는 그리 대단하지 않았다. 애초에 정말로 가난해서 무기를 들고 뛰쳐나오는 이들보다 외국인 혐오를 근간으로 움직이는 이들이 다수였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들의 존재는 그 자체로서 중앙 조정에게 골칫거리 그 자체였다. 이렇게 극소수의 만주인 마적단이 한족 개척촌을 약탈하는 걸 빌미로 한족 개척촌들까지 덩달아 무장하는 일이 왕왕 늘어났기 때문이다.

극소수의 만주인 마적단이 골치인가, 그들을 빌미로 무장하는 한족 개척촌이 더 골치인가 하면 당연히 후자였다. 마적단이야 소란스러운 거로 끝이지만, 연이은 전쟁으로 중원 각지를 떠도는 총기의 숫자가 대거 늘어난 상황에서 만주에 이주한 한족들에게 무장할 명분이 주어진다면 후일 두고두고 근심거리가 될 수밖에는 없었다.

"이노옴들! 감히 죄 없는 백성들을 괴롭히다니! 하늘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며 대한의 법도가 용서하지 않고 내가 용서하지 않으리라!"

"추잡하구나! 동포의 큰 뜻에 동감하여 이를 돕지는 못할지언정 같은 동포에게 검을 들이대다니! 나약한 농사꾼 놈들의 앞잡이가 되기로 했더냐!"

"농사꾼이라 하여도 상관없고 양치기라고 하여도 상관없다! 이 도적놈들아! 나약한 백성들을 괴롭히기 전에 이 몸의 검격을 받거라!"

이에 따라 만주의 둔전 군단에 있어서 만주인 마적단은 제1 척살 대상이었다. 치안이 부재한 틈을 타 크게 한몫 잡아보고자 날뛰는 조선인, 한족 마적단이나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무장한 자경단이야 내버려 둔다고 한들 치안이 악화하는 것뿐이었으나, 만주인 마적단에 의한 한족 학살은 대대적인 반란의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기병의 수요를 크게 늘렸다. 도시나 마을이 부족한 만주에서 사전에 진을 치고 기다리지 않는 한 말을 타고서 도망치는 마적단을 쫓으려면 말이 가장 효율적일 수밖에는 없었다. 현지 부대들은 이러한 기병의 확충을 현지 만주에서 취하는 경우가 잦았고, 이에 따라 만주 각지에서는 만주인 마적단과 만주인 기병이 서로 부딪히는 일이 흔히 벌어졌다.

"씁, 날이 갈수록 도적놈들이 날뛰는군. 그래도 매년 합종군이 훈련을 겸하여 큰 덩어리들은 잘라내고 있는데도 이 꼴인가···."

"어쩔 수 없지 않겠습니까? 아직 대한의 천명이 바로 서지 못했으니, 천하가 안정되기 전에 한탕 해보려는 놈들이 날뛰는 것이지요. 지금이 고비일 뿐, 금세 정리될 겁니다."

"그렇다면야 더 바랄 것도 없겠지만··· 후유, 한양에서 당분간 증원은 어렵다고 하였으니, 또 야인···아니 만주인들의 손을 빌리는 수밖에 없겠군."

이러다 보니 만주의 둔전 군단은 조금씩 만주 보병과 포병은 조선계와 과거 반러 의용병이었다가 시위군에 편입된 이들이 주류가 되어가고 있었고 반대로 기병은 만주와 몽골인들이 주류가 되어갔다. 보병이야 조선 팔도에서 되는대로 징병하여 총 쏘고 오와 열을 맞추어 행진하는 법 정도만 가르치면 그만이었으나, 기병은 말을 타야 했기 때문이다. 어쭙잖게라도 말을 탈 수 있는 이들을 곧장 구하려면 그야 그들에게 의존할 수밖에는 없었다.

꼭 이것 때문이 아니라도 대륙을 통치하기 위하여 끝없이 강대한 군을 유지하고 또 키워나가야 하는 처지에 빠르게 전력을 확충하려면 달리 선택지가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아주를 수호하는 제국군이라는 이상은 만주와 조선 어느 한쪽이 아닌 함께 지탱해야만 하던 짐이었다.

이는 한국이 조선의 정체성이 확고하고, 여전히 조선의 도읍인 한양에 읍하고 있으면서도 만주에서 강하게 조선으로서의 정체성을 밀고 나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였다. 우선 황제인 이형에 그런 의지가 없기도 했으나, 만주에 군사력을 일정 부분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만주에 조선의 정체성을 강요했다가는 당장에 군이 둘로 나뉘어 싸우는 일이 벌어질지도 몰랐다.

"어휴, 내 팔자야. 만주에 가면 내 비루한 처지가 조금이라도 달라질 거라 믿고서 왔었니만은··· 결국 이 낯선 땅에서 만주인 종놈 노릇 하며 양이나 치고 있구나. 내 팔자야, 내 비루한 팔자야!"

"음? 방금 뭐라고 했나?"

"그래도 나으리 덕분에 이 낯선 땅에서 밥이라도 빌어먹고 있으니 정말 천지신명께서 제 팔자를 보우하고 계신 걸 알겠다 했습니다!"

"껄껄껄! 그래, 그렇지. 그래도 조선 놈들은 키워주면 은혜를 입은 줄은 알아먹으니 거둬들일 보람이 있구만."

따라서 만주에 대한 유화책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만주의 명가들은 그들의 특권을 거의 있는 그대로 인정받았고, 그 대가로 조선의 왕이자 만주의 칸에게 변함없는 충성을 바쳤다. 꿈에 부풀어 만주에 이주한 조선인 이주민 대부분은 이미 만주에서 큰소리를 떵떵 치고 있던 만주 명가들이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야 했다. 사람이 모여 사는 도시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어디까지나 만주인들이었다.

이들을 만나지 않으려면 간도에 머물거나 그보다 더 멀고 깊숙한 오지까지 파고드는 수밖에 없었다. 전자는 군에 속하거나 군에 도움이 되는 일거리를 생업으로 삼는다는 뜻이었고, 후자는 차라리 만주 명가들에게 고분고분 따르는 게 나은 험난하고 거친 삶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나마 이주민들에게 위안이 되는 소식은 그들이 이런 처우를 받는 건 그들이 조선인이라서가 아니라 만주에 기반이 없어서라는 점이었다.

반대로 말하자면 만주에 기반을 만들 수 있는 처지에 있는 조선인은 또 달랐다는 이야기다. 아니, 사실 이들이야말로 만주의 실세라 할 만했다.

"그래, 뭐 불편한 구석은 없는가? 마적단이 해코지하거나 하지는 않고?"

"아이고,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나리께서 이 근방 마을들을 지켜주신 덕분에 온 천지에 나리께 덕을 보았다고 칭송하는 목소리가 자자합니다! 우리 같은 천한 놈들까지 이렇게 찾아와서 신경을 써주시니 우리 같은 것들은 그저 나리만 믿을 따름입니다."

"흠, 흠. 이 사람 이거 사람 민망하게. 그렇지만 무사하다니 다행이구먼. 내 요즈음 매일 같이 마적단 상대하느라 여기저기 불려 다니니 기가 다 빨리는 듯하네."

"제가 그럴 줄 알고서 나리께 대접해드리려고 요 아래에서 홍삼을 구해왔습죠! 헤헤, 이거 드시고 훌훌 털고 일어나시죠!"

만주의 명가들이 박힌 돌이라면, 조선계 군관들은 굴러온 돌이라고 할 만했다. 이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아직 조정의 힘이 깊게 미치지 않는 틈을 타 권세를 이용해 갖은 호강을 누리고 다녔다는 점이다. 군납이나 군기에 관련된 비리에 관해서는 헌병단이 두 눈을 치켜뜨고서 노려다 보니 함부로 손을 대지 못했으나, 현지 마을에서 대가를 받고서 그 마을을 우선하여 지켜주거나 편의를 봐주는 수준의 비리는 흔히 일어났다.

중앙의 통제가 잘 미치지 않는 북방에서 실질적으로 무기를 쥐고 있는 군부의 위세는 실로 대단하여, 만주의 유서 깊은 명가들 또한 뒤에서 불평할지언정 조선계 군관들이 보는 앞에서는 고분고분 허리를 숙이는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배후에 한양에 머무는 황제가 있을뿐더러, 당장 이 조선계 군관들이 휘두를 수 있는 무력부터가 막대하던 까닭이다.

"거 요즘 너무 날뛰시는 거 아닙니까? 이 낯선 만주 땅에서 같은 조선인끼리 서로 돕고 살아야지 군이 봉천까지 들어와서는 행패를 부리다니요! 언제부터 군이 포도청 노릇까지 했답니까?"

"아, 그래서 내가 미안하다고 했잖나. 근래 근방에서 이름을 날리던 쌍룡 형제단 놈들이 봉천까지 흘러 들어갔을 줄 누가 알았겠나. 그리고, 대관절 그 쌍룡 형제단이 봉천까지 흘러 들어가는 동안 경찰은 뭘 한 건가?"

"아니 이제는 적반하장입니까? 거 진짜 뻔뻔하기만 해서는!"

그러나 그것이 만주가 군부의 독주체제임을 의미하는 건 아니었다. 이 무렵 만주에는 경찰과 국가헌병대 또한 대거 진출해 있었다. 명목상 군이 후미지고 아직 개척이 덜 되어 마적단이 날뛰는 곳을 관할했다면, 이들 경찰은 봉천을 비롯한 만주의 도시들과 규모가 있는 마을들을 관할했다. 도시에는 검계와 소매치기 같은 잡범들이 모이고, 변방에는 반란군이나 다름없는 큼지막한 덩어리들이 모이던 까닭이다.

하지만 이러한 명목상의 관할지 구분은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당장 막 사람이 모여들면서 치안이 어지러워진 상황에서 규정에 맞게 딱딱 맞아떨어지는 일들보다는 현장에서 대강 알아서 처리하는 경우가 잦았던 까닭이다. 그리고 이러한 임기응변이 잦아질수록 경찰과 군은 각자의 관할을 침범했다며 으르렁거렸다. 흔하디흔한 밥그릇 다툼이었다.

다만 이 싸움에서 주도권을 쥐는 건 아무래도 경찰일 수밖에 없었다. 치안을 유지하는 건 본래 경찰의 업무였고, 군이 동원된 것은 만주의 어지러운 치안 탓에 경찰의 요청에 따라 군이 투입된 형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장에서의 임기응변이 요구되는 정황상 이러한 관할구역 침범은 대단히 빈번하게 일어났고, 이 무렵 만주는 사실상 경찰로 대표되는 문관들과 군과 만주의 명가로 나뉘어 대립하거나 협력하게 되었다.

"우라질, 내가 말똥구녕이나 닦아주려 이 만주까지 온 줄 알아! 이렇게 뭐 빠지게 평생 일해봐야 결국 제자리걸음이지 뭔 수로 내 팔자를 펴. 내 주제에 대단한 기연이 찾아올 리도 없고, 귀인 따위는 눈 씻고 찾아봐도 안 보이고. ···이 말을 훔쳐 달아나서 마적단에나 들어가 봐? 가만, 그거 괜찮네. 총이야 시장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고, 정 뭣하면 주인집에서 엽총이라도 훔쳐 오면 되는 거고.

으흐흐, 그래. 기회가 제 발로 오지 않으면 내 손으로 쟁취해야 하는 법. 어디 이 만주를 호령하는 도적 수령이나 되어봐?"

아니, 엄밀하게는 4개 세력이었다.

이 무렵 어지러운 치안을 빌미로 나날이 불어나는 만주의 이주민들을 흡수하며 새롭게 고개를 치켜들고 있는 마적단들이 있었으니 말이다.

법보다는 주먹이 가깝고 도덕보다는 일확천금이 급한 만주의 나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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