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빈 >
그리고 이형과 그랜트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황실 전용칸 바로 뒤에 위치한 귀빈들을 위해 준비된 특실에서는 또 다른 만남이 이뤄지고 있었다.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정말로 영광입니다, 카네기 씨. 과연 태평양의 철강왕다우신 풍채 시로군요."
"하하. 과찬이십니다. 저야말로 에디슨 씨를 만나 뵙게 되어 정말로 반갑습니다. 제가 먼저 찾아갔어야 하는 거였는데, 되려 발명왕께서 몸소 이 먼 한국까지 방문하게 했으니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
"별말씀을요. 한국의 황제 폐하께서 이번 발전소 사업에 참여한 많고 많은 회사 중 우리 에디슨 전기회사를 선택하여 주셨다고 들었을 때는 땅에 입을 맞추고서 당장이라도 태평양을 건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이렇게 뒤늦게나마 한국에 올 수 있게 되었으니, 그저 감개무량할 따름이지요."
"하하, 그렇군요.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부디 이번 방한이 에디슨 씨께서 기뻐하실 만족스러운 방문이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광이 나는 흑단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두 사람은 연신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덕담을 주고받고 있었다. 겉으로만 보기에 두 사람은 영락없이 사이좋은 친우로 보인다. 그러나 실상은 조금 달랐다.
우선 카네기의 시선으로 보면 에디슨은 눈엣가시였다. 에디슨의 에디슨 전기회사가 어떤 연유인지 이번 사업에서 황제에게 선택을 받으면서 카네기가 밀고 있던 웨스턴 일렉트릭 컴퍼니가 사업에서 밀려나 그에게 청탁을 넣었던 일라이셔 그레이에게 꼼짝없이 받아 챙겼던 돈을 돌려줘야 했던 것이다.
한편 에디슨의 입장에서 봐도 카네기가 눈엣가시인 건 마찬가지. 검토 기간 내내 황제와의 돈독한 친분을 내세워 어떻게든 아시아 시장의 물꼬를 틀어보려던 에디슨을 방해하던 카네기는 에디슨에게 있어서 인생 최악의 숙적을 마주한 기분이었다. 덕분에 무리한 선전 활동으로 회사도 휘청거려, 만약 최후에 순간 영문 모를 이유로 황제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면 꼼짝없이 사장 자리를 내놓고 거리에 나앉을 판국이었다.
따라서 실제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은 이쪽에 가까웠다.
「이 살만 뒤룩뒤룩 찐 돼지 놈 같으니라고. 그래, 한국 생활이 어지간히도 몸에 맞는 모양이지? 내 마음 같아서는 베이컨이라도 해 먹고 싶은 심정이다, 이놈아.」
「하, 진짜 왜 하필이면 이 특허 도둑놈이냐. 이 좋은 날에 왜 하필이면 이딴 자식이 내 앞에 앉아있는 거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놈을 방한명단에서 뺏어야 했는데. 에휴. 내가 늙는다 늙어.」
「하하. 열 받냐? 열 받겠지. 그렇게 한국 황제는 내 둘도 없는 친구라고 과시하다니 결국 내가 이겼네? 어이쿠, 이거 어쩌나? 앞으로 고생 좀 하셔야겠어, 응? 그 친분 하나 믿고서 너한테 뒷돈 챙겨준 녀석들을 무슨 낯으로 볼 거야. 이번에 뱉어내면 충격이 꽤 되겠어. 안 그래?」
「꺼져.」
"험!"
"흠흠."
두 사람은 잠시 빤히 서로의 눈을 노려다 보다가, 이내 헛기침을 하며 시선을 돌렸다. 어색함을 넘어 서로 얼굴을 보기만 해도 열만 올라오는 두 사람이었다. 에디슨은 모건에게 출자를 받고 있었고, 카네기는 그 모건에게 맞서 미 서부에 새로운 금융권을 일으키고자 하고 있었으니 감정의 골은 계속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유유상종이라고, 이 무렵 두 사람은 동시에 거의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운 좋게 황제가 직접 마무리 지어준 덕분에 무사히 사업을 따낼 수 있었지만··· 도대체 무슨 이유일까? 백방으로 이유를 알아봐도 도통 이유를 알려주지를 않으니 원. 보아하니 이 하이랜더 뚱뚱보 놈도 자기가 왜 졌는지도 모르는 모양인 것 같고. 도대체 누구를 찾아가야 할까. 그 이유를 알아야 앞으로 한국에서 사업을 할 때도 마음 편히 할 수 있을 텐데···.
아니, 이것도 부질없는 상상이군. 결국 우리 회사에서 한국에서 의지할 구석은 황제뿐이니, 될 수 있으면 황제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도록 애쓰는 수밖에.'
'이상하군. 왜 황상께서 내가 직접 추천한 웨스턴 일렉트릭 컴퍼니 대신이 따위 뺀질이를 택하신 거지? 그분이 제멋대로이기는 하셔도, 그래도 중요한 사업이 있을 때는 매번 내 의견에 귀를 기울여 주셨었는데. ···쯧, 역시 요즘 너무 사업을 키운 게 원흉인가. 하기야, 슬슬 눈치가 보일 때도 되었지. 어쩔 수 없군. 이번 기회에 회사를 잘게 쪼개긴 해야겠어.
어차피 그놈들도 나 없이 한국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을 테니, 적당히 충성심 있고 전망이 보이는 녀석들에게 회사를 줘볼까.'
거의 동시에, 두 사람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들이 골똘히 생각해도 뚜렷한 이유가 없던 것이다. 에디슨이 생각하기에도 한국과 뚜렷한 인연이 없는 자신이 황제의 총애를 받은 건 이상하다고 여겨졌고, 카네기가 생각하기에도 자신이 추천을 내치고서 일부러 숙적의 손을 들어준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대관절 어떤 영문일까. 골똘히 생각해 보아도 마땅히 생각나는 이유가 없다. 그저 결론은 한가지, 황제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도록 알아서 사리자는 것뿐. 이런 구석까지 묘하게 마음이 맞는 두 사람이었다.
만일 그들이 아직 에디슨 전기회사에 입사하지도 않은 니콜라 테슬라라는 크로아티아계 청년과 연을 만들기 위해 에디슨의 손을 들어줄 뿐이라는 걸 안다면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할 것인가.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니, 그저 상상에 맡길 따름이었다.
다만 한 가지.
'뭐, 어느 쪽이건 저 하이랜더 수염 돼지 놈이 골탕을 먹은 거 하나는 기분 좋군그래. 꼴 좋다, 이놈아. 하여간 한국 황제의 총애를 받았다며 으스대더라니. 이번 기회에 한 번쯤 네 주제를 곱씹어 보는 게 좋을 거다. 으흐흐. 하는 김에 아예 한국에서 내쫓긴다면 더 좋고.'
'하여간, 미심쩍은 웃음이나 지어대는 꼴이라니. 하기야 저 특허 도둑놈이 뭘 알겠어. 보나 마나 제가 잘나서 모든 게 술술 풀리고 있는 줄 착각하고 있을 게 뻔하지. 쯧, 하여간에 머릿속에 든 건 없이 배때기에 기름만 끼어서는. 어휴, 저런 청교도 윤리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는 놈을 사장이랍시고 섬기는 부하직원들이 불쌍할 따름이다.'
두 사람은, 놀라울 만큼 서로를 깔보고 자신을 고평가하고 있었다는 것만 말해두겠다.
"정말로 한양은 아름다운 도시로군요. 이제 앞으로 제 자신작인 에디슨 전구가 밤거리를 밝게 빛낼 거라 생각하니, 정말 제가 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듯합니다."
「이제 이 한양에는 우리 회사 직류전기를 마음껏 쓰게 될 거다. 어때, 약 오르냐? 약 오르겠지. 네가 전기시장까지 삼키려고 얼마나 많은 돈을 가져다 부었는데, 낄낄낄.」
"하하하. 모두 우리 카네기 제철에서 튼튼하고 질 좋은 철강을 생산한 덕분이지요. 아직도 한참은 더 멀었습니다. 지금 황상께서 장차 이 한양을 100만의 시민들이 살아가는 아주 제일의 도시로 만들고자 계획하고 계시니, 앞으로 10년 후면 더욱 웅장하고 아름다운 도시가 될 것입니다."
「웃기고 있네. 이 도시를 만든 게 우리 회사 철강이거든? 그깟 전구 하나 빼앗겼다고 아프지도 않다, 이 도둑놈아.」
"허허허!"
"하하하!"
두 사람은 속으로는 끝없이 서로를 깔보고 치고받으면서도, 겉으로는 계속해서 사람 좋은 웃음소리를 냈다. 당연히 아무리 겉으로 웃고 있어 봐야 암암리에 그런 흉악한 분위기가 주변까지 전달되지 않는 건 아닌지라, 그들의 주변에 마주 앉은 귀빈들은 대개 두 사람의 팽팽한 대립에 짓눌려 입도 뻥끗 못 하고 있었다.
물론 개중에는 예외도 있었다. 이 무렵 톰 소여의 모험으로 미국 제일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던 인기 작가 마크 트웨인과, 이 무렵 성균관 대학교의 정치학 교수를 역임하고 있던 전창혁이었다.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정말로 영광입니다, 선생님. 선생님의 작품, 정말로 눈을 뗄 수가 없더군요. 순수한 동심을 펜 끝으로 그려내는 것은 물론, 풍자와 까지 군더더기 하나 없이 마무리 지으시다니. 선생님의 작품 세계는 정말이지 금세기 제일입니다."
"과찬이십니다. 저야말로 이런 무식한 놈과 선생님과 같은 대학자가 같은 자리에 앉게 되어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선생님께서 발표하신 일주일제, 참으로 인상 깊었습니다. 제가 비록 배우는 것과는 도통 연이 없던 무식한 놈입니다만, 선생님께는 한 수 가르침을 받고 싶더군요."
겉으로는 덕담을 주고받아도 속으로는 끝없이 다투고 있던 에디슨과 카네기와는 달리, 이 두 사람은 마음속에서 우러나온 솔직한 덕담을 주고받고 있었다. 사업적으로 끝없이 치고받고 있던 카네기와 에디슨과는 달리, 이 두 사람은 순수하게 각 나라를 대표하는 지성으로서 얼굴을 마주했기에 그러했다.
거기에 두 사람은 이 무렵 세계를 지배하던 제국주의와 식민주의라는 시대정신에 경각심을 품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었다. 전창혁은 그의 조국 한국이 어디까지나 아시아의 수호자이자 맹주로서 남기를 바랐고, 마크 트웨인은 그의 조국 미국이 모든 핍박 받는 이들을 위한 자유의 등대가 되기를 바랐다.
또한, 전창혁이 발표하였던 일주일제는 지리적인 구분이 아닌 문화권으로 오늘날의 세계를 분류하여 각 문화권의 공존을 이야기하고 있었고, 비록 왕정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기는 하나 이러한 주장은 반제국주의자였던 마크 트웨인에게도 깊은 감명을 남겼다.
"너무 그런 말씀 마십시오. 이 자리는 제가 황상께 간청하여 간신히 마련한 자리입니다. 제가 부탁드린 자리인데, 어찌 선생님께서 부끄러워하실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저 괜한 욕심으로 선생님의 심기를 어지럽힌 것 같아 죄송할 따름입니다."
"허허, 그렇다면야 정말로 영광이로군요. 제가 그런 줄도 모르고서 괜한 소리를 했습니다. 그럼 기꺼이 호의를 받도록 하지요."
하여, 두 사람은 서로에게 솔직한 호의를 드러내고 있는 그대로의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될 수 있으면 역관의 중재 아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던 귀빈실의 중에서도, 두 사람의 대화는 특히나 눈에 띄었다.
그러다, 마크 트웨인은 밝은 분위기에 힘입어 밝은 얼굴로 편하게 그의 말을 통역하고 있던 역관을 한 번 돌아보고서는 대뜸 말했다.
"저는 가급적 당신들이 다가올 다음 20세기를 주도하기를 바랍니다."
"아니, 그게 무슨 소리십니까?"
느닷없는 말이었다. 편한 분위기 속에서 두 사람의 말을 통역하고 있던 역관의 얼굴이 한순간 딱딱하게 굳을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막상 일대 파란이 일법한 폭언을 쏟아낸 마크 트웨인은 당황하는 기색도 없이, 연달아 말을 이어나갔다.
"지금은 도둑의 시대입니다. 참으로 끔찍한 시대지요. 힘 있는 자가 힘없는 자의 것을 빼앗는 것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서 정당화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신앙은 탐욕에 눈이 멀어 타락하였고, 우리의 지성도 탐욕에 눈이 멀어 쓰레기통을 뒤지는 들개로 전락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약자의 것을 빼앗은 강자들은 타락한 신앙과 지성으로 자신들은 온갖 것으로 치장하고 있지요.
도금의 시대이고, 짐승의 시대입니다. 약육강식을 이야기하며 약자의 것을 빼앗는 강자들은 결코 약자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왕자로 태어난 사람은 언제까지나 왕자로, 거지로 태어난 사람은 언제까지나 거지로 살다가 죽을 거라 여기지요. 더 무서운 사실은, 그것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와 같은 세상을 우리의 후대에 물려주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우리가 사는 이 19세기를 현세의 지옥이라 확신합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더 지금보다는 나은 20세기를 기대하고 있지요. 그리고 저는 그 20세기를 열 새로운 주인공은 빼앗고 빼앗을 뿐인 우리 배금주의자들이 아닌, 함께 더불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공존의 길을 택한 당신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말씀하시는 바는 알겠습니다만, 그건 우리 한국도 마찬가지가 아니겠습니까? 결국, 힘 있는 자들이 힘없는 자들을 수탈한다는 점에서, 우리 한국 또한 저들과 다를 바 없는 도둑입니다."
"그렇지요. 도둑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건 누구나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고서 밭을 갈며 살아가는 농부조차, 땅의 지력을 빼앗아 메말라 가게 만들고는 합니다. 말 못 하는 짐승들조차 이러한 자연의 섭리에서는 벗어날 수 없습니다. 결국, 살기 위하여 다른 누군가-혹은 무엇에게 해를 끼치는 건 어쩔 수 없는, 조물주의 장난이지요.
하지만 귀국은 단지 빼앗아가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문명이라는 허울 좋은, 뚜렷한 실체조차 가지지 못한 정복자들의 헛소리가 아니라 당장 저들에게 도움이 되는 무언가를 나누어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건 단지 빼앗는 것이 아닙니다. 분명한 거래지요. 그 증거로서, 아시아의 경제적 성장은 한국에만 한정된 것이 아닙니다. 모두가 함께 번영의 길을 걸어가고 있지요.
당신들은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몰라도, 저는 오늘날 당신들이 구축한 이 전에 없던 새로운 질서야말로 탐욕스러운 서역의 배금주의자들에게 부족했던 부분이라고 확신합니다."
무거운 이야기였다. 그러나 동시에 이는 이 무렵 반제국주의 성향의 서역 지성인들에게 제법 흔하게 퍼진 감상이기도 했다. 그들은 제국주의와 식민주의, 배금주의에 물들어 타락해버린 서구 문명에 좌절감과 혐오감을 표출했고, 점차 새롭게 부상해가는 범아시아 조약기구가 선보인 새로운 형태의 국제질서에 기대를 품었다.
단지 빼앗고 국권을 빼앗아 수탈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많은 것을 가져갔더라도 분명히 그만한 대가를 가진 무언가를 돌려주는 공존. 참으로 이상적인 이야기였다. 이 무렵 날로 확대되어가고 있는 새로운 시대의 인신매매, 중국계 노동력 수출을 알고 있는 전창혁으로서는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지만, 그걸 알게 되었더라도 마크 트웨인은 자신의 주장을 꺾지 않았을 터였다.
그들은 어디까지나 파견 노동자로서, 정당한 시민으로서 이주하고 있는 것이었으니까. 노예나 다를 바 없는 처우는, 일자리를 알선해준 이들보다는 육체노동자들을 노예나 다를 바 없이 부려먹고 있는 배금주의자들의 문제라 믿어 의심치 않던 이 무렵의 반제국주의 성향의 서구 지성들이었다.
"저는 오늘날 아시아 대륙에서 모든 인류가 공존하기 위한, 사해 동포의 실현 가능성을 엿보고 있습니다."
"사해 동포··· 세계주의를 말씀하시는군요."
"바로 그렇습니다. 저는 오늘날 귀국에서 선보인 범아시아 조약기구와 같은 형태의 국제기구가 더욱 퍼지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대륙을 넘어, 나아가 세계의 모든 나라가 한자리에 모여 함께 우리 세상의 중요한 사안들을 논의하고, 함께 장차 나아갈 방향을 정하는 것이지요.
물론 그 세상 또한 우리의 이상향과는 거리가 멀겠지만, 적어도 힘으로 윽박질러 단지 빼앗는 것에만 몰두하는 작금의 현실보다는 나은 세상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부디 가까운 시일 내의 우리의 정치인들 또한 그 사실을 깨달아 주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마크 트웨인은 꿈을 꾸듯이 말했다. 실제로 그는 깨어있는 채로 꿈을 꾸고 있었다. 열차 창문 너머, 무수한 사람들이 오고 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각기 다른 나라에서 온, 각기 다른 사람들이 한 장소에 모여 평범하게 일상을 구가하는 풍경. 그 평범함이, 더더욱 더 마크 트웨인을 황홀하게 만들고 있었다.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이들은 바로 이러한 순박한 사람들일 거라고, 그는 믿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