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개의 태양 >
이별의 순간은 쏜살같이 찾아왔다.
"정말로 즐거웠던 한 달여 간이었습니다. 제 자서전에도 대통령 퇴임 이후로 가장 인상 깊었던 한 달여 간이였다고 분명히 적어 두겠습니다."
백두산급과 함께 나타났던 한 달여 전과는 달리, 그랜트는 지난 한 달여 간 미국의 여타 귀빈들을 태우고 왔던 유람선 앞에서 이형과 마지막 인사를 주고받았다. 물론 이번에도 백두산함이 그랜트가 떠나는 순간을 배웅하게 되어 있었으나, 이제 공식적으로 미 해군에서 대한제국 해군으로 소속이 옮겨온 백두산함이 미국 서부 해안까지 갈 수는 없던 까닭이다.
호탕하게 웃는 그랜트는 정말로 즐거운 듯이 웃었다. 단지 그와 황제 두 사람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기자들 앞에서가 아니라, 지난 한 달여 간은 정말로 즐거운 나날이었기 때문이었다. 마침 서로 마음이 잘 통하는 성정이었던 덕분에 실무는 하루 만에 끝이 났고, 그다음부터는 이곳저곳 한국 곳곳을 유람을 다니며 황제와 술잔치를 벌였다.
주당이다 못해 한때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후유증까지 앓았던 그랜트에게 있어서, 이런 술잔치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 리가 없던 것이다. 의사와 아내의 탄식 어린 권고에 어쩔 수 없이 그간 조금이라도 더 멀리하고 가급적 입에 대지 않으려 했던 외교적 공무를 핑계로 한 달여 간 마음껏 즐길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 증거로서 그는 코가 시뻘겠다. 그 한 달여 간 달리고 또 달렸던 숙취가 떠나는 날이 다가온 오늘까지 가시지를 않던 것이다.
"자서전이라. 호오, 그거 기대되는구려. 혹, 완성한다면 한 권쯤 보내어줄 수 있겠소? 내 이 기회에 한번 영어 공부나 더 해봐야겠소."
그건 황제도 피차 마찬가지이기도 했다. 그나마 코까지 시뻘게지지는 않았던 것은 그가 그랜트보다 적은 술을 들이켜서가 아니라, 이미 이순 먹은 늙은 몸과 달리 아직 계란 한판도 채우지 못한 젊은 몸 덕분이었다. 어느 쪽도 술을 좋아하는 주당이다 보니, 단지 공무상으로만이 아니라 사적으로도 가까워지기 쉬웠던 것이다.
그 증거로, 처음 그랜트가 온 날 철저히 역관에 의지하던 것과 달리 이형은 이 무렵 어리숙하게나마 영어를 구사하고 있었다. 한 달 내내 만나는 사람이 혀 꼬부라진 영어를 해대고, 술을 마시는 동안 좌우로 현직 황제와 전직 대통령에게 권주를 받아댄 역관이 먼저 취하여 나가떨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라 절로 영어를 익힐 수밖에 없던 것이다.
"하하! 아직 마무리 지으려면 멀었습니다. 아마 5년은 더 느긋하게 써 내려가야겠지요. 하지만 만일 초고를 완성한다면, 그때는 반드시 가장 먼저 폐하께서 읽을 수 있도록 선물해드리리라 약속드리겠습니다."
그런 이형이 어설프게나마 영어를 썼다면, 그랜트는 어설프게나마 조선말을 했다. 다만 그 능숙함에서는 이형보다 한결 뒤처졌다. 아무래도 나이가 있다 보니, 무언가를 배우려고 해도 아직 젊은 이형처럼 쏙쏙 머릿속에 들어오지를 않았다. 그나마, 이렇게 어눌하고 역관의 도움을 받아가면서도 어떻게든 조선말을 익히게 되었다는 게 지난 한 달간 두 사람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가를 보여주고 있었다.
"정말로 고맙소. 만일 내 선물을 받게 된다면, 가장 먼저 읽고서 그 평을 편지로 적어주리다. 부디 그때까지 만수무강하셨으면 좋겠구려."
이형은 빙긋이 웃었다. 겉치레가 아니라, 이 또한 그의 진심이었다. 그의 회고록은 마크 트웨인이 퇴고를 도와준 남북전쟁사의 으뜸이었던 만큼, 만일 그랜트 이형과 만남에 대하여 따로 페이지를 할애해준다면 누구보다 가장 먼저 읽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한, 이는 그랜트가 앞으로 5년이 채 안 되어 후두암으로 절명하게 된다는 슬픈 운명을 알고 있었기에 걱정을 담아 건네는 덕담이기도 했다. 본 역사에서도 그렇게 그랜트가 죽고 떠난 다음 마크 트웨인이 그 회고록을 마무리 지어주었으니 회고록의 완성이야 문제없어도, 지난 한 달여 간 술잔을 주고받은 술친구가 그렇게 세상을 떠난다고 생각하면 내심 안타까웠다.
'만일 내가 무언가 후두암에 대처할 좋은 의술이라도 익히고 있었다면 좋았으련만···.'
이형은 몰래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참으로 유감스럽게도, 후두암은 현대에도 온전히 정복되지 못한 불치병 중 하나였다. 그나마 현대 의학에 대한 지식과 설비가 있다면 지금쯤 후두암 초기 단계일 그랜트에게 한 번쯤 건강검진을 권해볼 수나마 있겠으나, 지금의 한국은 그저 기술 후진국일 뿐이며 이형에게 그와 같은 지식은 없다.
그 또한 결국 인간인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따로 있고 할 수 없는 일이 따로 있던 것이다.
"건강 조심하시오. 보아하니 피차 술깨나 좋아하는 사람들인 거 같은데, 담배까지 좋아하면 역시 몸에 무리가 가지는 않겠소? 차마 이 좋은 술을 줄이라고 할 수는 없으니, 하다못해 담배 하나쯤은 줄여보는 게 어떻소."
대신 이형은 그의 건강을 우려하는 덕담을 건넸다. 물론 이형 또한 이것이 그랜트에게 받아들여질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담배가 암의 원인이 된다는 게 밝혀진 20세기 이후라면 모를까, 지금 19세기는 아직 담배가 건강에 좋다고 믿어 의심치 않던 시대다. 그나마 담배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그 냄새와 낭비 탓에 싫어할 뿐, 건강과 담배의 연관성에 대해서 지적하는 이들은 드물었다.
무엇보다 술을 물처럼 마시고 시가 연기를 산소 대신 마셔대는 미국의 정치인에게, 담배를 줄이라는 말보다 허망한 조언은 없으리라. 술을 잘하면 남자답고, 담배를 잘하면 부티가 난다는 19세기의 미국에서는 말이다.
"하하하! 아직 전 팔팔합니다. 폐하께서 걱정하실 필요도 없을 겁니다. 하지만 폐하께서 편지에 뭐라고 평을 남겨주실지 궁금한 건 사실이니만큼, 저도 앞으로 10년은 더 살 수 있도록 분발해야겠군요. 하하하!"
실제로, 그랜트는 단지 껄껄 웃어댈 뿐이었다. 애초에 그가 후일 후두암으로 죽게 된다는 건 이형이라면 모를까 그랜트에게 알 도리는 없었다. 그러니 그저 이형의 조언 또한 나이 든 늙은이의 건강을 걱정해주는 상투적인 덕담으로 받아들이고 만 것이었다.
"허허허. 10년이라. 그렇게도 오라 산다면, 그때는 미국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려."
이형은 웃음을 터뜨리는 한편으로, 내심 그랜트에게 한층 더 진지하게 조언을 건넬까 잠시 고민해 보았다. 물론 도중에 그만두었지만 말이다. 그랜트가 후일 후두암으로 죽을 거라 말해줘봤자 믿지도 않겠지만, 애초에 그랜트는 이미 딱 예순 먹은 노인이다. 설령 후두암을 피한다고 하더라도, 술과 담배와 바싹 익어 피가 안 보일 정도로 살짝 탄 고기를 좋아하는 안 좋은 식습관을 가진 그가 장수하기는 힘들었다.
그러니까 조금 전까지 그가 건네던 말이 진심에서 우러나온 덕담이었다면, 이번만큼은 그저 기분 좋아지라고 하는 헛소리에 가까웠다.
"···만일 그렇다면, 저도 이제부터라도 정말 오래 살아볼 노력을 해보아야겠군요."
그걸 모르던 그랜트에게는 이형이 언젠가 미국에 찾아가겠다는 발언 또한 진심으로 받아들였지만 말이다. 요즈음 서로 듣기 좋은 덕담보다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온 진심 어린 말을 장난스레 주고받던 두 사람이었다 보니, 습관적으로 이것 또한 진심이라 여긴 것이다.
조금 전까지 너털웃음을 짓던 그랜트는, 어느새 사뭇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만일 정말로 프린스 흥선에 이어서 한국의 황제까지 미국에 방문하게 된다면, 그거야말로 짧디짧은 미합중국 역사에 두고두고 회자할 역사적 순간이 될 터.
그 역사적인 순간을 놓친다면 미국의 정치인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미국인으로서, 두고두고 한이 될 거라는 생각이 그랜트의 머릿속에 확고히 자리 잡게 되었다.
"그때는 또 맛 좋은 술을 가지고 가리다."
이형은 가식적인 너털웃음 대신, 따스한 미소를 지었다. 비록 한 달여 간이었지만 마음이 잘 맞은 덕분에 그를 즐겁게 해주었던, 그의 술친구를 향한 헌사였다. 우선 피 한 방울 흐르지 않는 탄 고기를 선호하는 식습관부터 고치지 않는다면 장수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그 나름대로 노력한 끝에 1년이라도 더 살게 된다면- 그 또한 보람되리라.
그의 술친구에게 1년이나마 시간을 더 주었다는 작은 보람 말이다.
"그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예. 다음에 만날 때는 합중국에서. 약속하신 겁니다?"
"그야 물론이지. 그때는 태자도 제법 장성했을 테니, 나랏일은 태자에게 잠시 맡겨두면 될 테니까 말이오. 그럼 또 그때 건강한 얼굴로 다시 만납시다!"
"예, 폐하. 그럼 이만 안녕히!"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며 빙긋 웃었다. 웃으면서, 서로의 오른손을 있는 힘껏 꽉 움켜쥐고서 세차게 흔들었다. 그리고서 다시 한 번 껄껄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과연 무인답게도, 그리 오랫동안 악수를 한 것도 아니었는데도 피차 손이 퉁퉁 부었기 때문이다.
그 거센 악수로 작별인사를 대신하고서, 그랜트는 뒤돌아섰다. 그를 기다리던 유람선이 마침내 마지막 승객이 배 위에 올랐음을 확인하고서 세차게 고동 소리를 울렸다.
뿌우우-.
새로운 시대로, 태평양으로 나가는 또 한 척의 배가, 인천항을 등지고서 수평선 너머로 멀어져갔다.
***
그리고 이 무렵, 인천 부둣가에는 미국 사절단을 싣고서 떠나가는 유람선을 두 청년이 있었다.
"역시 미리견은 강국이구나."
청년- 이완용은 탐욕스럽게 눈을 희번덕거렸다. 그의 시선은 미국에서 사절단이 타고 온 거대한 유람선에 고정되어 떠날 줄을 몰랐다. 바람 하나 불지 않는 마른 날씨에 유유자적 바다를 향해 뻗어 나가는 족히 1만 톤에 근접하는 강철의 거선은, 그의 삶에서 본 것 중 가장 강력하고 인상 깊은 기물이었다.
어떻게 하여 저것이 움직이는지 정도야 이미 알고 있었다. 석탄을 태워, 증기기관을 돌려 움직인다고 배웠다. 하지만 그것을 아는 것과 실제로 저런 거대한 기물을 만들어 바다 위에 띄우는 건 별개의 문제다.
당장 오늘날의 한국 또한 저런 거함이 어떻게 움직이는지까지는 알아도, 실제로 저런 거함을 만들지는 못하고 있지 않은가? 얼마 전 울산에 처음으로 만들어진 근대식 조선소인 대한해군조병창 또한, 아직은 100톤 남짓한 포함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고작이다.
아직 1000톤급의 호위함들조차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지금의 한국에게, 저런 1만 톤에 근접한 바다 위에 떠다니는 요새를 만들어내는 건 너무나도 머나먼 이야기가 아닐까. 이완용은 과연 그의 생전에 그것이 가능하기는 할지가 의문스러웠다.
"실로, 장차 이 태평양에서 새로운 태양이 떠오른다고 한다면 저 미리견이 되겠구나. 우리 대한은, 장차 달이 될 것이고. 달은 태양의 빛을 받아 빛이 나기에, 태양을 넘어서지는 못한다."
그렇기에 그는 히죽 웃었다. 저 거대한 거함이야말로 미국의 힘을 보여주는 듯하였기에. 오늘날 유럽의 열강은 아시아에 관심을 기울일 여력이 되지를 않고, 청이나 초, 일본을 위시한 아시아의 제후국들은 감히 대한에 대항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광활한 태평양에서는 누가 남는가? 하나는 대한이며, 하나는 미국이다.
그러나 하나의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이 있을 수는 없는 법. 지금은 서로 살이 맞닿지를 않으니 하하 호호하고 있지만, 언젠가 한국이 더욱 강해지고 미국이 더욱 강해질수록 양국은 더욱 서로 부딪히게 될 것이다. 서로의 이권을 두고 다투면서, 살을 물어뜯으면서 말이다.
그렇다면 그때 그는 어떤 위치에 있어야 하는가.
그 해답은 이미 머릿속에 들어있었다.
"그러나 우리 대한이 달이라고 한들, 태양을 넘어서고자 하는 야심 정도는 품을 수 있는 거 아닌가."
이완용은 이죽거렸다. 그의 조국 한국이 언젠가 미국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하는 생각을 품었기에 입 밖으로 나온 말이 아니었다. 그는 알았다. 한국인들은 세상을 너무나도 모르고 있다는 걸 말이다. 그간 승승장구해왔기에, 앞으로도 당연하다는 듯이 승승장구할 줄 안다.
이번 방한만 해도 그렇다. 헌병대에서 어떻게든 입을 틀어막기는 했으나, 당연하다는 듯이 이번 방한을 두고서 미국이 한국에 굴복한 증거라는 터무니없는 발언이 나오지를 않았던가? 그리고 이런 폭언이 나왔는데도, 헌병대에서 직접 단속하기 전까지 민중 대다수는 그런 인식이 뭐가 잘못되었는지조차 몰랐다.
그들의 과잉된 애국은 분명하게 한국의 국익에 해가 된다. 그 또한 이완용은 알았다. 그렇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이던가. 안일한 자들의 조건 없는 애국은 더없이 좋은 장사수단이다. 그가 어떤 망언을 내뱉어도, 그것이 그들의 애국심을 충족시켜 준다면 저들은 기필코 이완용에게 열띤 환호를 돌려주리라.
그리고 이미 어떤 발언들을 늘어놓을지도 정해두었다. 미국을 포함한 서역의 열강들을 깎아내리고, 한국을 드높이는 발언들이다. 이미 한국은 진즉에 저들 모두를 추월했으며, 더 이상 저들에게 배울 건 없고 더욱 부국강병에 페달을 밟아 장차 한국이 세계 제일의 군사 강국이 되어 세계를 지배해야 한다는 발언들이었다.
이 또한 분명히 한국의 국익에 해가 되리라. 그러나 이완용은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뻔뻔스럽게 말했다.
"장차 나는 이 대한을 보름달로 만들 것이다."
그는 제 뜻을 애국이라 포장했다. 위기가 있어야 국론이 하나로 뭉치고, 또 외부의 적이 있어야 사람들이 경각심을 가지고서 더욱 열심히 살아가는 법이라고. 스스로도 믿지 않는 말을 태연하게 자기 자신에게 속삭였다.
요컨대, 그는 그저 출세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출세하여, 부귀영화를 누리고 싶었을 뿐이다. 그것이 설령 진짜 국익에 반하는, 대다수의 우매한 이들에게 무책임한 낙관론과 장광설을 늘어놓아 홀리는 망국의 길이라 할지라도. 만일 그 대가로서 자신이 이 나라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될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할 작정이었다.
그 때문에 청년, 이완용은. 정계로 진출하고자 하는 큰 뜻을 품었다.
"멋지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인천 부두에서 멀어져가는 여객선을 동경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소년이 있었다. 그 조막만 한 손에는, 한국의 황제와 미국의 상황이 지난 한 달여 간 보냈던 짧으면 짧고 길면 긴 일련의 기록들이 적혀져 있었다.
소년은 새로운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 벅차오르고 있었다. 이국의 상황이 한국에 방문했다는 사실에 호들갑 뜨는 어른들을 지켜보면서도 그게 무엇이 그렇게 대단한지는 잘 알지 못했으나, 지금, 이 순간 수평선 너머로 떠오르기 시작한 태양을 보면서 비로소 소년은 깨닫고 있었다.
새로운 시대가 다가오고 있었다.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고자 하고 있었다. 저 바다 너머에서, 따스한 햇볕으로 대지를 비추며.
"미리견은 참으로 강국이구나."
소년은 아직 글을 잘 읽지 못했다. 하여, 신문에서 많은 걸 읽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분명하게 기억할 수 있었던, 읽기 쉬운 낱말들이 있었다.
인본(人本).
자유(自由).
민주(民主).
"우리 대한도, 저 미리견과 같은 강국이 될 수 있을까?"
소년은 꿈에 부풀어, 중얼거렸다. 저 멀리서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소년의 꿈을 응원하듯이, 그 따스한 햇볕이 소년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소년의 이름은 김창암.
후일, 김구라는 이름을 가지는 사내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