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인 집성촌 >
영불 양국의 선전포고는 당연하게도 정식 선전포고에 앞서 그들의 우호국들에 전달되었고, 그중에는 한국 또한 당연히 있었다.
다만, 그것이 프랑스가 한국의 참전을 요구했는가 하면- 그건 아니었다.
"이번 전쟁은 우리 영국과 프랑스가 이길 겁니다."
코친차이나에서 마중 온 증기 프리깃을 타고 한국을 떠나던 날, 벨로네 대사는 이형이 듣는 앞에서 당당하게 그리 선언하였다. 그 모습에 미혹은 없고, 자신만만하다 못해 오만하기까지 한 확신으로 가득 차 있어서 되려 당사자조차 아닌 이형이 불안해질 지경이었다.
"그야 그렇겠지."
그렇지만 이형은 벨로네 대사의 호언장담에 따로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았다. 그가 생각하기에도, 이번 전쟁은 러시아가 이기기에는 아무래도 무리가 많았으니까. 물론 그렇다고 러시아가 약해졌다는 것은 아니고, 되려 페르시아를 수중에 넣으면서 크게 그 주가가 오른 상황이지만 전쟁은 어지간해서는 시작하기 전에 판세를 보면 그 승패가 대강 보이는 법이다.
이번 전쟁도 그러했다. 우선 영국과 프랑스가 손을 잡았고, 러시아의 세계패권 획득을 바라지 않는 미국이 영국과 프랑스의 등을 떠밀고 있으며, 독일은 발칸에서 이탈리아와 튀르크, 러시아 3개국과 동시에 갈등을 빚느라 러시아와 소홀해진 상황이다.
친러로 돌아서려 했던 아프가니스탄의 발악은 영국의 손에 의하여 헛되이 끝났고 그나마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건 페르시아뿐인데, 그 페르시아도 자국의 자주독립과 부국강병을 위하여 노력하다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러시아를 끌어들인 것이지, 러시아가 좋아서 끌어들인 것도 아니다.
요컨대, 지금 러시아에는 소위 믿을만한 동맹국들이 없다. 그렇다고 러시아 혼자서 영국과 프랑스 모두와 싸워 이길 만큼 강한 것도 아니고 말이다. 그럼 승패는 이미 시작하기도 전에 갈린 것이나 다름없다.
러시아에 주어진 선택지는 처음부터 어떻게 패배하여 후일을 도모할 것인가이지, 어떻게 해야 승리할 수 있는가 하는 고민이 아니었던 것이다.
"우리 대한에서 어떻게 이번 전쟁을 돕길 바라시오?"
그런데도 이형은 물었다. 아무튼, 프랑스는 한국의 동맹국이었으며 영국 또한 한국의 경제발전을 돕고 있는 주요한 우호국 중 하나였으니까. 이 기회에 빚을 하나 더 늘릴 수 있다면 나쁠 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벨로네는 손을 저으며 그런 이형의 제안을 정중히 거절했다.
"우리 프랑스 자유 시민들의 영원하신 친구, 폐하께서 이리도 우리 프랑스 제국을 위하여 마음을 써주시니 그저 감격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이번 전쟁은 소풍이나 다름없으니까요. 우리 연합군은 적들의 솜털 같은 방어선을 발로 한 번 걷어차 치워버릴 것이고, 허수아비와 다를 바 없는 겁쟁이들의 궁둥짝을 걷어차 그들의 집으로 내쫓을 것입니다.
바라건대, 폐하께서 이번 전쟁이 저 간악한 러시아인들의 침략에 신음하는 페르시아인들을 해방 해주기 위한 성전임을 이 아시아에- 더 나아가 세계에 알려주십사 합니다. 그래야 보다 많은 이들이 이 전쟁의 실상에 대하여 알게 될 것이고, 언제나 그래왔듯이 진실과 정의가 승리한다는 것을 널리 알릴 수 있을 테니까요."
장광설을 늘어놓았지만, 결국 한마디로 줄이자면 한국은 이번 전쟁에서 그저 영국과 프랑스를 위하여 지지 선언을 해주면 그걸로 좋다는 대답이었다. 이형이 이번 기회에 빚을 하나 더 늘려두고자 했듯이, 반대로 프랑스는 한국에 새롭게 빚을 지는 걸 꺼렸던 것이다.
무엇보다 프랑스에 있어서 한국의 고속성장은 그리 달가운 것이 아니었다. 사실 프랑스만이 아니라, 이 무렵의 모든 유럽 열강들이 그러했다. 미국이 한국의 성장에 놀라 하와이를 완충지대로 삼고자 했듯이 직접적인 위협을 느꼈다기보다는, 이대로 한국이 계속하여 성장할 경우 세계국력 순위에서 한 계단씩 뒤로 밀려날 처지였으니 그러했다.
그들은 가능한 한 한국에 이 이상 성장할 여지를 주지 않고 싶어 했고, 마찬가지의 이유로 한국에 먼저 협력을 요청하지도 않았다. 그동안은 무언가를 받게 되더라도 무엇을 돌려주는가는 그들의 자유였고 자비였지만, 이제는 달랐다. 조금씩, 양국의 관계는 10을 받았다면 못해도 8에서 9를 돌려줘야 하는 상황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그렇소? 그렇다면 어쩔 수 없구려. 그렇다면 건투를 빌겠소."
그걸 이형 또한 알고 있었기에, 이형은 벨로네에게 한 번 거절 받고 난 다음에는 구태여 두 번 이상 그에게 권하지 않았다. 그 또한 이번 제안은 받으면 좋고, 받지 않는다고 한들 한국에서 먼저 프랑스를 돕고자 하는 의사를 보였다-하는 메시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것이다.
결국, 그와 한국에 있어서 페르시아에서 치르는 세 열강의 대전쟁은,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었다. 단지, 그 승패에 따라 향후 30년간의 세계정세가 결정될 만큼 예의주시할 필요 정도는 있다는 이야기였을 뿐.
"앞으로 전쟁이 더욱 격렬해지면, 운하 공사에는 장차 더더욱 많은 아시아의 노동자들에게 의지해야 할 것 같습니다. 비록 저는 이만 한국을 떠나겠지만, 모쪼록 앞으로도 제 조국과 한국이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겠습니다."
"그야 물론이오. 나 또한 경과 함께 하였던 지난 세월을 결코 잊지 않으리다. 부디, 몸 성히 가도록 하시오."
환한 웃음을 떠올리면서, 두 사람은 악수를 나누었다. 뒤돌아선 벨로네는 조심스레 그를 마중 나온 증기 프리깃에 올랐고, 그걸로 끝이었다.
"""대한제국 만세! 불란서 제국 만세! 한불동맹 만만세!"""
뿌우-하는 고동 소리가 울렸고, 그 음색에 맞추어 환송 인파는 만세를 불렀다. 일전에 미국에서 찾아온 사절단이 떠날 때 비하면 초라한 인파였다. 한국인들에게 있어서 그랜트를 위시한 미국 사절단이 한때 미주를 호령하던 태상황이 몸소 이끌고 온 사절단이었다면, 벨로네는 똑같은 대사라고 하나 프랑스 황제의 총애를 받는 고관대작 정도였던 까닭이다.
거기에 타고 가는 배도 사뭇 달랐다. 그랜트와 미국 사절단이 올라탄 유람선이 족히 1만 톤에 근접한 거함이었다면, 벨로네가 타고서 떠난 증기 프리깃은 6천 톤이 조금 안 되었다. 이것도 결코 작은 배는 아니었고, 분명 거함이었으나 아무래도 그전에 보았던 유람선에 비하면 비교가 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예의에 어긋나지 않게 가능한 한 열심히 홍보하고 인파를 모아 만세를 부르며 마중해 주기는 했지만, 이 무렵 조정은 물론이고 한국의 백성들은 두 나라의 차이를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이 의식하고 있건 의식하지 못하고 있건 간에, 한국의 국론은 조금씩 프랑스에서 미국으로 기울어가고 있었다.
"그리 나쁜 일은 아니지."
그리고 이형은 누구보다 빠르게 그걸 깨닫고 있었다. 서로 제대로 된 교류를 주고받기에는 애초에 두 나라는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었고, 이번에 미국에서 한국으로 찾아왔던 특별사절단은 그 쐐기를 박아 넣었다.
미국을 공화주의 역도라며 은근히 멸시하는 유럽의 왕국들은 미국의 전임 대통령이라고 해봐야 그들 나라의 왕족보다는 아래에 두었으나, 공화주의에 익숙하지 않고 그에 데어본 적도 없는 아시아인들은 미국의 대통령을 황제를 부르는 미주 문화권 특유의 칭호라 받아들였다.
프랑스는 고관대작을 사절로 보내기는 해도 황제나 황족이 직접 찾아온 적은 없지만, 미국은 태상황을 보내주었다. 그러니까, 미국은 프랑스보다도 우리 한국을 각별하게 생각해주고 있다. 암암리에 그런 인식이 박혀버린 것이다.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아도, 그간 미국보다 앞서 혈맹이라 선전해온 프랑스가 미국보다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에 섭섭함을 품고 있을 이들은 거리에 널리고 널렸으리라. 이형은 그 사실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머지않아, 이 태평양은 유럽의 손아귀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될 테니까."
허무맹랑한 미래 예언이라기보다는, 오늘날까지의 정세를 두고 판단한 확신에 찬 미래예측이었다.
그리고 다가올 이 새로운 시대에 어떻게 움직이면 좋을지는, 이형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 * *
1881년의 늦가을.
"맥주 공장을 세우겠다고 하셨소?"
이 무렵, 이형은 소양강 댐 건설공사를 위하여 한국에 들어온 프로이센 기술고문단으로부터 뜻밖의 제안을 받아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다. 때마침 그도 매일 같이 고량주만 들이키고 있자니 아무리 좋아해도 조금씩 지치고 물리던 차에, 마침 이 분야에서는 전문가라고 해도 좋을 나라에서 딱 좋은 제안이 들어온 것이다.
물론 그런 개인적인 취향 말고도, 일자리를 더욱 늘리는 한편으로 장차 조금씩 교류가 늘어날 프로이센 왕국의 문물을 널리 알려 백성들에게 프로이센에 호의를 품도록 만든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말이다.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이형에 그런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이유는 의식 한쪽으로 밀려난 지 오래였다.
"그렇습니다. 이미 저희 본국의 인가를 받아 맥주 장인들을 한국에 들여와, 폐하께서 허락만 해주신다면 당장에라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부디 허락하여 주십사 합니다."
"그런 거라면 당연히-."
그런데도 무심코 그 자리에서 즉석에서 허가를 내주려던 제 혀를 가까스로 제어하고서, 이성을 되찾을 수 있었던 것은 그야말로 크나큰 발전이라 부를 법하리라.
이형은 험험 하고 헛기침을 하며, 가까스로 마음을 다잡았다.
그렇게 한참을 헛기침하고,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가 내쉬며 큰 소리를 낸 다음에야 비로소 이형은 겨우 다시 국정을 돌보는 군왕의 자세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거야 물론 고마운 제안이오만, 혹 이유를 설명해 줄 수 있겠소? 내 의회가 보는 앞에서 무언가 한 가지 즈음은 이유를 설명해주어야 그들 또한 이해하여 줄 테니 말이오."
"다른 것이 아니오라, 저희 현장 기술자들의 사기 문제입니다."
그리고 돌아온 대답은, 이형이 예상한 그대로의 것이었다. 그 조금도 예상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대답에, 이형은 쓴웃음을 지었다. 물론 이형이야 저들에게 있어서 맥주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알고 있었지만, 그런 사전 지식 없이 듣기에는 기껏 다른 나라에 일하러 온 작자들이 하라는 일은 안 하고 술타령이나 한다고 고깝게 생각할 수도 있는 대답이었다.
"흐음. 사기, 라···."
그렇기에 이형은 일부러 뜸을 들이며 생각하는 시늉을 했다. 그의 뒤편에서 열심히 오늘의 대화를 기록하고 있는 사관을 의식한 행동이었다. 허락을 내주는 것쯤이야 간단했지만, 사관이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최소한 어째서 허락을 내주는가에 대한 합당한 설명이 되어줄 모습이 필요했다.
이형은 잠시 생각하다가, 그거야 어려울 것도 없다는 양 가벼운 어조로 말했다.
"흐음, 그런 문제라면 내 따로 술과 고기를 차려 잔칫상을 내려주리다. 비록 다른 건 입에 맞지 않을지 몰라도, 고기 정도는 그럭저럭 입에 맞을 것이오. 그 외에 따로 필요로 하는 것이 있다면, 내 얼마든지 주겠소."
"그렇다면 저희 기술자들에게 맥주를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급료를 조금 덜 받아도 좋습니다. 제발, 이 한국 땅에 맥주 공장을 세울 수 있도록 허락해주시길 바랍니다."
그 말 한마디와 함께 건축감독관 쾨넨은 당장이라도 이마를 바닥에 박을 듯이 허리를 굽혔다. 이형은 내심 그를 가엽게 여기면서도, 슬쩍 시선을 돌려 이 광경을 기억하고 있는 사관을 돌아보았다.
당연하다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로, 사관은 미간에 주름을 잡고 있었다. 아마 그는 쾨넨을 불경하게도 황제의 하사품마저 거절해가면서까지 술타령이나 하며 허송세월할 엉터리 장인이자 불경한 주정뱅이 즈음으로 생각하고 있을 게 뻔했다. 그리고 그렇게 보일만 한 일이었다.
하다못해 급료를 더 달라, 환경이 너무 열악하다, 시간에 맞출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런 식의 요구나 제안이라면 모를까 기껏 초빙한 기술자라는 작자가 술이 마시고 싶어서 술 공장을 세우겠다는데 그걸 귀엽게 봐줄 선비는 적어도 아직 이 한국 땅에는 없었다.
"흐음, 내가 듣기로 분명 맥주란 보리로 빚는 서역의 술이라 들었는데··· 그것이 그리도 절실한 것이오?"
"폐하, 맥주는 저희와 같은 독일인들에게 있어서 식수이고, 식사의 일부이며, 결코 떼어놓을 수 없는 삶의 일부이자 영혼 그 자체입니다."
"말하는 바는 알겠소. 그러나 그와 같은 귀한 것이라면, 그대들이 이 땅에 올 때 함께 가지고 왔을 것 아니오. 굳이 공장을 따로 세울 필요가 있는 거요?"
"그동안은 수에즈를 경유하여 맥주를 공급받고 있었으나, 이번에 페르시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바람에 영국과 프랑스의 군함들이 해역을 봉쇄하여 화물의 도착이 계속 지연되고만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저희 기술자들은 도저히 맡은 바 임무를 마무리 지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부탁드리겠습니다. 부디 허락하여 주십시오."
참으로 절실한 설득이었다. 여전히 이 광경을 기록하는 사관은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고 말이다.
이형을 마주한 쾨넨은 그야말로 도저히 못 견디겠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술에 취하여 일을 소홀히 하는 일은 결단코 없을 겁니다. 그저 목을 축이는 정도로 충분합니다. 이렇게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로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아무리 절실하게 설명해도, 그의 설명이 쉽게 한국인들에게 이해받을 수 없으리라는 걸 누구보다 그가 가장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럽은 워낙에 석회가 많다 보니 물에 석회가 둥둥 떠다녀 맥주나 와인, 커피, 홍차 등의 기호 음료가 식수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었으나, 한국은 아니었다. 처음 한국에 와 시냇물을 그냥 맨손으로 떠먹기도 하는 한국인들을 보며 얼마나 놀랐는지도 몰랐다.
한국인들은 목을 축일 일이 있다면 찬물을 마셨다. 그러니, 목이 마르면 맥주를 찾는 프로이센인들이 이해가 가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한국인들에게 지금 프로이센 기술자들의 애로사항은 그저 술을 마시며 즐기고자 하는 게으름뱅이의 불평 즈음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쾨넨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이렇게 이형을 찾아와 고개를 숙이던 것이다.
'저놈도 고생이 많구먼.'
그리고 그런 쾨넨의 심정을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던 이형이었다. 이형은 잠시 고심했다. 여전히 사관은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역관에 의해 한 번 걸러지면서 쾨넨의 절실함이 한결 덜해진 것도 있었지만, 가난한 백성들의 주린 배를 채워줄 보리로 술이나 만들어 팔겠다는 발상 그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게 분명했다.
안 그래도 가뭄 때면 제법 흔하게 금주령을 내리곤 하던 조선이었다. 이형은 이대로 자신이 쾨넨의 손을 들어준다면, 또 한 번 유림의 질타를 받게 되리라는 걸 눈치챘다.
그러나 이형은 이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뭐, 이제 와서지.'
"좋소. 내 허락해 드리리다. 단, 그 대신에 그 공장에서는 반드시 우리 한국의 백성들만을 고용하여야만 할 것이며 내부의 관리를 받게 될 것이오. 그 조건으로도 좋다면, 내 경들을 위하여 힘써주리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그 대답에 어찌나 기뻤던지, 쾨넨은 제자리에 넙죽 엎드리며 이형을 향해 절을 올렸다. 잠시 이성이 날아갈 만큼 기쁘던 것이다.
소양강 맥주 공장이 세워지는 순간이었고, 강릉에 독일인 집성촌이 자리 잡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