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폭군 고종대왕 일대기-319화 (319/530)

< Plus Ultra >

다시 시곗바늘을 현재로 돌려서.

"주여! 라파엘이여! 히포크라테스여! 인류여! 맙소사, 이게 진정 꿈이 아니란 말인가? 우리 인류가 진정, 이 기적에 닿았다는 말인가?"

"이제 우리는 살았다! 불로장생, 아니 어쩌면 영생조차 영원한 꿈만은 아닐 거야! 우리 인류는, 다음 세기 안에 기필코 지난 반만년 인류사의 숙원이었던 생명 연장의 꿈을 성취하고 말 것이다!"

"과학이란 굉장해! 설마하니 푸른곰팡이가 인류를 살릴 거라고 누가 생각이라도 했겠어? 조물주가 창조한 이 세상은 이렇게나 넓고, 아직 우리가 모르는 것들로 가득해. 그리고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것을 탐구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영국이 나서게 되면서 그 효용성과 진정성을 인정받은 항생제 익스페디오는 단번에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코흐가 탄저균을 처음 발견하여 세균이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다시 파스퇴르가 생균백신 접종에 성공하면서 세균들이야말로 질병의 원인이 됨을 입증한 지 불과 10년도 안 되어 다시 그 세균들을 처리하여 질병을 치료할 방법이 제시된 것이다.

당연히 그 반응은 환희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기술과 이성이야말로 지금껏 인류가 겪어온 온갖 불편을 해결할 유일한 길임을 입증한 듯했다. 학자들은 진정으로 과학과 이성의 시대가 왔노라 찬미했고, 대중은 기술개발을 동전을 넣으면 무엇이든지 나오는 일종의 요술 상자 즈음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실제로는 이형이 미래에서 그 방법을 알고 왔기에 그만큼 발전도 빨라진 것뿐이었으나, 적어도 일반 대중들이 보기에는 불과 10여 년 동안 세균학에서 놀라운 성취가 연달아 나오니 으레 다른 분야에서도 그렇지 않을까-하고 얕잡아 볼 수밖에는 없었던 것이다.

"뭐야, 사기가 아니라 진짜로 사실이라고? 그 황인종 놈들이 항생물질을 발견했다는 거야? 심지어는 이제 항생제를 마구 만들어 낸다고? ···이거 항생제라는 거 자체가 애초에 별로 만들기 어렵지도 않았던 거 아냐?"

"에이, 설마. 영국에서 보증을 서주는 거 보면 영국 애들이 다 만든 거지. 멍청한 황인종 놈들이 무슨 머리를 썼겠어? 몸이나 쓰는 게 고작이었겠지."

"과학의 진보는 참으로 평등하기도 하군. 우리의 조상이 지난 수백 년간 쌓아 올린 성과를 저 황인종 놈들은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이 가져다 쓰고 있으니 원, 쯧쯧!"

무엇보다 아무리 영국의 기술고문단과 독일의 과학자이자 세균학의 선구자가 나섰다고 하나, 그 실질적인 성과가 나온 것이 아시아였다는 것도 이런 대중들의 인식을 고착화하는 데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처음에는 사기라고 물어뜯다가, 이제 사기가 아니라 진실이라고 밝혀지니 그 성과 자체가 처음부터 대수롭지 않은 것이었다고 깎아내렸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간 그들이 언론으로 접해오던 아시아란 아직 갈 길이 머나먼 개발도상국들의 소굴일 뿐 아니라 기껏 아주 연구기금이라며 범 대륙적 연구기관을 만들어 두고서는 그 연구기관으로 멜론을 썩혀 푸른곰팡이만 재배하고 있는 요지경이었다. 당연히 서구의 언론에서는 이를 두고 황제의 기벽 내지는 광기라 평가했고, 대중은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였다.

그들은 세균의 발견과 질병의 원인 규명 이후 항생제가 개발된 것을 일종의 역사적 숙명이라고 해석했고, 당연한 일인 것처럼 받아들였다. 이 모든 것이 인류가 질병을 정복하기를 바랐던 조물주의 예정된 일정이지, 아시아에서 무언가 특출날 성과를 보인 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오늘날 아시아의 학문적 성취를 무슨 역사적 숙명인 양 운명론적으로 해석하는 태도는 지나치게 위험하다. 학문적 성취와 신기술의 개발은 언제나 우연과 영감, 그리고 학자의 땀으로서 이루어진다. 오늘날 이러한 운명론적인 사고방식이 훗날 학계와 기술자들을 향한 경시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모두 인정하기로 하자. 우리는 저들을 과소평가하고 있었다. 아시아인들은 분명 박수받아 마땅할 성취를 이룩하였고, 우리는 그들의 천운과 지혜와 노력에 미치지 못했다. 우리는 오늘의 패배를 뼈아프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다만 서역의 주류 학계에서는 이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이렇게 대중들이 아시아를 얕잡아보고 덩달아 기술개발이나 학문적 성취를 얕잡아 보게 될수록 대중들이 학계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절로 낮아질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건 결코 긍정적인 일이 아니었다. 만일, 한국이 그러했듯이 위에서 무턱대고 자본과 시간과 인력을 투자하면 항생제처럼 무언가 굉장한 학문적 성과가 나올 거라 기대하기 시작하면 고통받게 되는 건 학자들이었고 일선 기술자들이었다.

이들 서역의 학자들이 아시아의 학문적 성취에 대하여 얕잡아보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항생제 개발이라는 역사적 위업까지 깎아내릴 수는 없던 것이다.

"오늘은 독립기념일이다! 마침내 우리가 정체와 고립으로부터 독립한 위대한 독립기념일이다! 우리는 오늘 우수한 후학을, 반가운 동기를, 새로운 스승과 마주하게 되었다!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이로써 우리는 더욱 많은 것을 배우고, 더욱 많은 대화를 나누며, 보다 멀리까지 나아갈 수 있다! 과학이여, 이성이여, 인류여! 진보란, 교류란 이 얼마나 달콤한 말인가?"

"아시아를 보라! 그들이 오늘 이룩한 성취를 보라! 진정으로 우리 백인만이 위대한가? 진정으로 우리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인종을 지배할 정당한 권리를 우리의 창조주에게서 부여받았는가? 만일 그렇다면, 전지전능한 창조주는 어찌하여 오늘 그가 편애하시던 백인들의 손으로 당신의 기적을 빚어내지 않으셨는가?"

여기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은 세계주의로 대표되는 반제국주의 성향 학자들이었다. 마크 트웨인의 『두 번째 독립기념일』 사설이 그 대표적이었고, 목회 중 백인의 짐을 대놓고 비꼬았던 스위스의 젊은 신학자 헤르만 커터도 그중 하나였다.

이런 반제국주의 성향 학자들은 그와 같은 백인들이 오만의 함정에 빠졌다 지적했다. 지금까지의 성취에 도취한 나머지 더는 바깥에서는 배울 것이 없다고 자만하여 정체를 자처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아시아에서 이와 같은 인류사에 길이 남을 성취를 이룩하는 동안에도 그들을 비웃기 급급했고, 결국 뒤늦게 그 성취를 깎아내리기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들은 장차 아시아와 더욱 많은 교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장차 아시아와의 학술적 교류가 활발해질수록 인류의 진보는 더욱 빨라질 거라며 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페르시아에서의 전쟁과는 별개로, 조금씩 회복되어가는 경제 속에서 사람들은 질병의 정복이라는 역사적 위업 아래 다시금 낭만을 꿈꾸기 시작했던 것이다.

"『비보. 묵시록의 4기사, 3기사로 축소되다! 질병이여, 이제는 영원히 안녕!』"

"『더욱 높이, 더욱 멀리, 더욱 힘차게! Plus Ultra!』"

"『계몽의 마무리! 이성의 새 아침! 마침내 다음 세기로 달려나가기 시작한 지성의 등불!』"

이렇다 보니 발표 초기의 어떻게든 깎아내리고자 하던 부정적인 기류가 학계의 적극적인 개입 아래 조금씩 긍정적으로 뒤바뀌기 시작하자, 언론은 점차 장밋빛 내일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는 아직도 전쟁이 한창이던 러시아나 영국, 프랑스 등지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중은 이미 꼬일 대로 꼬여 영웅적인 승리와는 거리가 멀어진 지저분한 전쟁에 대하여 알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들은 조금이나마 미래를 낙관할 수 있는 밝고 긍정적인 소식을 듣고 싶어 했다. 그리고 익스페디오의 양산을 비롯한 항생제와 연관된 소식들은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었다.

한때는 신의 징벌이라며 이유도 모른 채 두려워하고 떨어야만 했던 질병의 원인이 밝혀지고, 그 원인이 밝혀진 지 얼마 되지 않아 그 원흉을 해결할 방법까지 발견되었다. 어찌 미래를 낙관하지 않을 수 있을까?

"『제4차 5개년 경제개발계획안 발표! 아시아의 제후들이 더욱 폭넓은 시장개방과 시장 자유주의의 정착에 합의하다!』"

"『파나마 운하, 마침내 개통 임박! 오대양이 마침내 하나로 이어지다!』"

"『마침내 대륙이 하나로 이어지다! 아주대륙종단철도 완공! 1개월 내 시험운행 예정!』"

더불어 이 무렵 조금씩 반석에 올라가던 범 아주 조약기구의 성장은 대공황의 흉터를 말끔히 치워주었다. 이 또한 대중이 미래를 낙관할 수 있게 하는 요소였다. 유럽인들이 애초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아시아는 기꺼이 시장 자유주의를 수용했고, 자유무역 원칙을 내세워 적극 국제무역계에 합류했다.

그건 적어도 아직은 유럽인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었다. 적어도 아직은 아시아에서 그들이 수입해오는 것보다 그들이 아시아에 내다 파는 것이 배 이상 많았기 때문이다. 아시아는 아직 산업기술력에서 크게 뒤처져 있었고, 공장을 세우건 발전소를 세우건 무엇을 만들고자 하든 간에 유럽에 손을 빌려야 했다.

이렇게 유럽에서 기계와 기술들을 들여온 아시아는 유럽에 원자재나 가벼운 수공업 제품 따위를 팔아 치웠고, 당연히 이러한 교환에서는 유럽이 더욱 많은 이익을 볼 수밖에는 없었다. 거기에 물류규격을 통일한다며 아시아의 모든 항구가 일제히 같은 규격을 사용하기 시작하니, 처음에는 불편했어도 전체적인 물류의 양은 더욱 늘어나 유럽의 경제회복은 더욱 앞당겨졌다.

하지만 바로 이 때문에, 대중과 학계에서 익스페디오의 개발에 마냥 기뻐할 무렵 서역의 자본가들은 우거지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정말로 저 아시아 땅에서 항생제가 만들어졌다는 말인가? 황제가 미쳤던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그 푸른곰팡이가 해법이었던 거라고? 말도 안 돼. 그럴 수는 없어! 그 황제는 신의 총애를 받고 있기라도 하다는 말인가?"

"아니, 그런데 도대체 푸른곰팡이랑 항생제가 무슨 연관 관계가 있었다는 거야? 저게 진짜로 그냥 우연이라고? 어쩌다가 푸른곰팡이를 연구하다가 항생제가 툭 떨어졌다는 거야? 저만한 돈과 노력을 푸른곰팡이에 투자했는데, 이런 성과가 나올 줄을 몰랐다고? 그게 그럴 수가 있는 건가?"

"이거 위험하군. 그동안은 저놈들이 뭘 만들어봐야 우리의 것을 베끼는 게 고작이었지만, 만약 이번처럼 계속 새로운 걸 만들기 시작하면···. 젠장. 도대체 무슨 수로 저 철옹성에 구멍을 내놓지?"

서역의 기업가는 결코 이번 일이 단순한 우연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사실, 단지 우연이라고 생각하는 게 더 말이 안 되기도 했다. 단지 우연을 바라고서 푸른곰팡이 따위에 장장 10여 년간을 뚝심으로써 밀어붙인다? 그게 보통 정신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건 그들이 누구보다 가장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이번 일을 모종의 이유로 황제가 처음부터 푸른곰팡이에 투자하면 후일 큰 이익을 본다고 알고 있었거나, 아니면 정말로 신이 아시아인들을 기형적으로 편애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했다. 그냥 거리를 거닐기만 해도 하늘에서 먹을 것이 떨어질 천운이라고 본 것이다.

그리고 어느 쪽이건 서역의 기업가들이 공통으로 내린 결론은 머지않아 유럽과 아시아의 무역 구도가 뒤집힐 날이 올 거라는 사실이었다. 언젠가는 아시아가 유럽의 물건을 사주는 만큼 유럽도 아시아의 물건을 사주게 되거나, 아니면 그걸 넘어서 유럽이 아시아의 시장으로 전락할 날이 올 거라 여긴 것이다.

기업가 대부분은 그걸 위기라고 여겼다. 만일 그렇게 될 경우, 아시아와의 무역에서 자신들의 조국이 큰 손해를 볼 거라 여긴 것이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는 이들도 있었다.

"저놈들은 바보인가? 유망주에게 투자해야 돈을 버는 거지 뭘 겁을 집어먹고 있는 거야? 내가 이 지구 곳곳을 쏘다니다가 사람 잡아먹는 식인종을 만난 적도 있지만, 사람 잡아먹는 식인종이라도 금덩어리 싫다는 놈은 못 봤어!"

"낄낄낄! 돈이다! 사방이 돈이야! 여기도, 저기도, 온통 쓸어 담을 돈 천지야! 이게 다 돈이라고!"

"야, 진짜 사람도 많다! 이 중 반의반이라도, 한 달에 한 번씩만 우리 탄산수를 마셔줘도 15억 병··· 엘도라도가 따로 있나, 여기가 엘도라도지! ···으흐흐!"

누군가에게는 위기였던 것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회였던 것이다. 그들은 아시아가 위협이 될 거라 여기지 않았다. 만일 아시아가 자본주의 논리를 거부하고 자유시장에 반대한다면 또 모르겠으나, 그것도 아니지 않은가?

자본주의 논리가 통하고, 자유시장이 작동하고 있다면 그게 어느 나라건 그들에게는 다를 건 없었다. 조금 거칠게 말하자면, 돈을 벌게 해주는 나라가 곧 그들의 조국이었던 셈이다. 민족주의가 이 시대의 시대정신이라면, 배금주의야말로 인류사를 관통하는 보편적 가치관인 까닭이다.

따라서 그들은 기꺼이 이 새로운 시장의 대두를 진심으로 환영했다. 그들에게 있어서 이 아시아 시장은 신천지나 다름없었다.

한국말만 할 수 있다면 어딜 가나 말이 통하고, 항구를 쓰든 열차역을 쓰든 어디를 가나 규격은 하나로 통일되어 있어 그 규격 하나에만 맞추면 그만이었다. 원화는 어디에서나 통용되었고, 하물며 조약기구에 가맹된 나라들끼리는 물건을 사고파는데에도 자유로워 도중에 국경을 여러 번 넘게 되더라도 번거롭게 여러 차례 검문을 받을 필요 없었다.

"이 아시아야말로 자본주의의 미래다! 유럽을 보라! 저 복잡한 국경선과 번거로운 검문을 보라! 시대에 뒤처지고, 달리는 열차마저 수차례 멈춰 서게 만드는 저 끔찍한 허례허식들을 보라! 그리고 아시아인들이 어떻게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가고 있는지를 보라! 무릇 자유시장이란, 국제무역이란 이래야 하는 법이다!"

"하나 된 규격! 어디에서나 통용되는 기축통화! 대륙 어디에서나 통용되는 대륙 공용어와 안정된 정세! 어찌 찬미하지 않을 수 있는가? 어찌 환영하지 않을 수 있는가? 바로 이 땅이야말로 우리 같은 자본주의자들을 위하여 전능하신 창조주께서 점지해주신 약속의 땅이다!"

"유럽은 경직되었다! 우리는 더욱 폭넓은 시장개방과 느슨한 국경 검문, 자유무역 확대를 원한다!"

이에 따라 서역의 시장 자유주의 성향 경제학자들은 범 아주 조약기구가 제시한 이 새로운 경제모델을 찬양하기를 마다치 않았다. 비록 이 또한 그들이 그토록 갈망하는 완전한 자유시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으나, 최소한 식민 경제블록에 의존하는 유럽의 여러 나라보다는 훨씬 이상적인 자유시장에 근접해 있었다.

무엇보다 이 질서를 지탱하고 있는 한국에 점차 근육이 붙기 시작하는 것이 경제학자들에게는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졌다. 급작스러운 변화로 시장까지 덩달아 흔들릴 위험이 줄어들고 있던 것이다. 처음에는 그야말로 아슬아슬하게 유지되고 있던 질서가, 아직도 창창한 황제가 구심점이 되어 주면서 점차 안정되어가며 지반이 굳어가고 있었다.

백두산함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해군을 증강하면서 해운이 안정되었고, 원화가 아주의 기축통화로 자리 잡으면서 자연히 아시아 경제의 중심지가 되었다. 공장이 늘어나고 발전소가 들어서 전기가 보급되면서 아시아에서 가장 공업화되었고, 아주 연구기금을 비롯한 국제기구들이 한국어의 보급과 각국의 친한 인재들을 길러내면서 아시아의 학문중심지가 되었다.

여기까지 오면 선순환이 반복될 뿐이었다. 더욱 많은 것을 배우고자 한국으로 유학 온 청년들은 대부분이 조국으로 돌아가기보다 한국에 정착하고자 했고, 공장에서 일하고자 한국을 찾은 청년들 또한 한국에 정착하고자 했다. 아무리 고되고 힘들어도, 한국에서 거주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하나의 특권으로 받아들여지던 까닭이다.

그럼 인구는 더욱 빠르게 불어났고, 인구가 불어날수록 절대적인 국력은 더욱 신장 되었다. 이 무렵, 이미 한국은 4천만을 넘기며 일본을 넘어선 인구 대국으로 성장한 다음이었다.

"처음에는 허황되어 보이던 푸른곰팡이와 표준화도 하나둘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설마 암모니아도···?"

익스페디오의 개발에 전율한 세계인들의 시선이 다시금 아주 연구기금에 쏠린 것도, 당연한 절차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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