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제 >
양국이 혼례를 준비하는 데에만도 해가 넘어가 1891년이 되었다.
혼약은 공교롭게도 부활절을 전후로 정해졌다. 아주에서도 점차 서역의 역법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징조이기도 했으나, 이는 혼례를 치를 대상이 의친왕 이강이라는 것이 더 컸다. 독실한 천주교도로서 몸을 혹사하면서까지 신앙을 내보인 그의 혼약일이 기독교적 의미를 담게 되는 것 또한 당연했던 셈이다.
"아직 엄연히 이 나라의 근본은 주자학일 터이거늘···."
"어찌 의친왕 전하의 혼사와 같은 나라의 중대사에 서역 오랑캐들의 역법을 따를 수 있다는 말인가?"
"의친왕 전하께서는 진정 주자학을 저버리고자 하시는구나!"
물론 이는 유림으로부터의 실망과 불평을 동반했다. 실망의 대상은 이강을 향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서책을 탐하던 이강은 점차 쇠하고 있는 선비의 기풍을 다시 부흥시킬 문재(文才)를 타고난 황자였던 까닭이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 또한 컸던 것이다.
물론 그것이 당사장인 이강에게 있어서 그리 대수로운 일이었는가 하면-그야말로 코웃음이나 칠 이야기였지만 말이다.
"몸은 좀 어떻더냐."
"눈이 있다면 보이시겠지요. 언제나 대로 좋지 않습니다."
이강은 혼약일이 정해지며 근신이 풀린 자신을 찾아온 큰형 이원철에게 퉁명스러운 대답을 돌려주었다. 걱정 어린 눈초리로 진심으로 이강을 위해주고 있는 형을 바라볼수록 이강은 되려 속이 더욱 뒤틀리는 듯했다. 그나마 형 이원철과 비교하여 몸은 약해도 머리를 굴리는 재주 하나만큼은 낫다고 자부하고 있었으나, 그 자부심마저 제 아비에게 처절하게 무너진 까닭이다.
물론 이강은 그것이 제가 형 이원철보다 멍청해서 그런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그의 아버지가 지적하였다시피 매일같이 궁에 틀어박혀 있느라 절망적일 정도로 식견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여겼을 뿐. 애당초 부족한 식견에서 눈이 번뜩 뜨일만한 통찰력이 나올 수 있을 리가 없는 것이다.
이원철은 자신을 반기지 않는 동생을 향해 무언가를 내밀었다.
"오는 길에 성당을 들러 예하께 네가 좋아할 만한 기물을 받았다."
"필요 없나이다."
"너무 그러지 말아라. 예하께서 네가 기도에 힘쓰다 몸이 상하셨다 하여 얼마나 슬퍼하셨는지 아느냐? 내 비록 천주쟁이는 아니다만, 그래도 그 정성이 애틋하여 함께 미사를 드리고 오는 길이다."
이원철이 내민 것은 장미 나무로 정성스럽게 깎은 5단 묵주였다. 이강을 만나기에 앞서 명동 대성당을 들려 갓난아이 시절부터 이강을 봐온 베르뇌 추기경에게서 근신이 풀린 것을 기념할 선물을 받아왔던 것이다. 그 또한 내치려 했던 이강이었으나, 묵주에 내걸린 성모 패를 보고서는 마음이 흔들려 차마 쳐내지는 못하고 조심스럽게 양손으로 건네받았다.
은은한 장미 향을 풍기는 것이, 조각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이강은 그의 아비가 술 향기를 탐하듯이 장미 향을 탐했다. 어렸을 적부터 병약하여 술도 여자도 연초도 뜻대로 손에 넣지 못하는 이강에게 있어서는 이런 은은한 꽃향기야말로 삶의 보람 중 하나였다.
그제야 이강은 제 얼굴 근육이 조금이나마 느슨해지는 걸 자각할 수 있었다. 그런 이강을 바라보며, 이원철은 웃었다.
"거 진즉 그렇게 웃어볼 것이지, 요놈."
"···괜한 참견이요."
이강의 퉁명스러운 대답에도, 이원철은 입가에서 웃음을 지우지 않았다. 겨우 그의 동생이 평소대로 험한 어투로 돌아온 까닭이다. 역설적인 이야기이지만, 이렇게 험한 어투야말로 이강이 본래 자주 쓰던 어투였던 만큼 그건 되려 이강이 비로소 경계를 풀었음을 의미했다.
이원철은 웃으며 말했다.
"네가 방에 갇혀 있던 동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는 궁금하지 않더냐?"
"언제나 대로가 아니겠소? 불란서는 우쭐대고, 영길리는 눈알을 굴려댈 것이고, 미리견은 배를 두드릴 테며, 우리 대한은 아주의 어중이떠중이들을 먹여 살리느라 변함없이 골치를 앓고 있겠지."
"노서아의 차르가 임종하였다."
그건 절대 가볍지 않은 이야기였다. 관심 없다고 둘러대면서 어떻게든 불편한 큰형을 내쫓으려 했던 이강도, 절로 시선이 고정되어 이원철에게 흥미가 빨려가는 것을 숨길 수가 없었다.
이원철은 슬슬 아비를 따라 자라기 시작한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네가 비로소 이쪽을 향하여 주는구나. 요놈, 이 형님보다도 그깟 세상 돌아가는 이치가 더 궁금하더냐?"
"그거야 익숙해질 때도 되지 않았소? 그보다, 그나저나 대관절 무슨 소리요. 노서아의 황제가 죽다니, 암살이라도 당하였다는 말이오?"
"틀렸다. 노환이니라. 지금 노서아의 태자가 급히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호출되었다고 들었다. 그간 어떻게든 패전을 인정하지 않으려 기를 쓰던 노서아도, 이제는 어쩔 수 없이 파사 땅에서 손을 뗄 수밖에는 없겠지."
이원철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하였다. 이강으로서는 어안이 벙벙한 이야기였다. 세계를 이루는 거대한 톱니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도 그가 방에 갇혀 있었던 불과 1년여의 세월 만에 말이다.
이강은 신음을 흘렸다.
"···그래서 아바마마께서는 어찌하시겠다고 하시오?"
"이 궁이라고 한들 듣는 귀가 있을진대, 어찌 나라의 중대사를 그리 가볍게 입에 담을 수 있겠느냐?"
이원철은 히죽 웃었다. 장난기 넘치는 미소였다. 그렇기에 이강은 이것이 진심이 아니라 단지 자신을 골탕을 먹이려는 것이라는 걸 알았다. 어디 궁금해 죽겠지. 요놈아-하는 환청이 들리는 듯하였다.
이강은 이를 바득바득 갈다가 조용히 말했다.
"그렇다면 내 유추해보리다."
"호오, 방구석 샌님이 기세등등하구나. 뭐, 좋다. 들어주마. 그래, 네가 생각하기에는 어쩔 것 같더냐?"
"이번 파사 전쟁은 노서아에 있어서도 총력을 기울인 전쟁이었소. 그 탓에 지루하게 끌면서 노서아의 국력을 깎아 먹었으나, 요는 그것이 아니오. 기나긴 전쟁 기간 노서아의 병졸들이 계속하여 태자의 손아귀에 있었던 것이 중요한 것이지."
"흐음."
이원철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능글맞은 모습에 이강은 열불이 나는 듯하였으나, 꾹 참고서 말을 이어갔다.
"전쟁이 이어지는 내내 태자는 온전히 군권을 손아귀에 거머쥐고 있었고, 이제 제 아비가 죽었으니 통치권마저 손에 넣게 될 것이오. 하나 노서아의 귀족들은 태자를 싸돌고 있는 젊은 장교들을 좋아하지 않으니, 꼭 전쟁이 나겠지. 우리 대한은 이를 부추겨야 할 것이고. 내 말이 틀리오?"
"좋은 추측이나, 부족하구나."
"우라질, 그렇게 말을 돌릴 거면 차라리 욕을 하시오. 내게 부족한 게 대관절 무엇이란 말이오?"
이강은 신경질적으로 쏘아붙였다. 확답은 들려주지도 않고서 입만 아프게 하고 있는 이원철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까닭이다.
이원철은 히죽 웃으며 말했다.
"오늘날 우리 대한이 바라보고 있는 방향이 북이더냐, 남이더냐?"
"그거야 물론 남방이요. 그런데 그게 대관절 무슨 상관이요? 어서 노서아를 깨부수어 시비련과 서융을 온전히 발아래에 두어야 하지 않겠소."
"이 우둔한 녀석아. 아직도 모르겠느냐? 지금 노서아를 깨부숴서 시비련을 새로이 편입했다가는 남쪽으로 뻗어 나갈 수가 없게 된다는 말이다."
이강은 그제야 입을 벌리며 아, 하고 나지막이 탄성을 내뱉었다. 확실히, 그 말대로였다. 대륙은 너무나 넓다. 대양 또한 너무나 넓다. 동시에 둘을 취할 수는 없다. 더욱 대륙의 영토를 넓히고자 한다면 슬슬 해군으로 돌리려고 했던 예산들을 몽땅 다시 육군에 가져다 바쳐야 한다.
그리고 대륙을 온전히 취하고서 다시 대양을 바라보는 순간, 대한은 전 세계의 적이 될 것이다. 거대한 덩치는 그 자체로 적을 끌어모으기 마련이다. 동아시아를 넘어 아시아 대륙 전역을 통일하는 순간 부로, 대한에게는 전 세계를 상대로 싸워 이겨서 패자로서 인정받거나 아니면 패배하여 그 거대한 덩치가 조각조각 나는 두 가지 선택지 밖에는 남지 않는다.
옛 전국시대의 진나라가 그러하였듯이 말이다. 하나 유감스럽게도, 지금 대한에게는 진나라처럼 다른 나머지 나라 전부를 상대로 싸워 이길 압도적인 국력은 없었다.
"그럼 조각조각 낸다면···."
"노서아와 우리 아주의 교통은 여전히 불편한 그대로다. 북극의 빙하를 통하여 함대를 보낼 수도 없으며, 노서아의 국력이 파사를 향하였기에 우리 아주와는 철로로 이어져 있지도 않다. 되려, 구주와 더욱 깊이 연결되어있느니라. 노서아가 조각난다면 우리 아주가 기뻐하는 이상으로 구주가 환희에 젖지 않겠느냐?"
요컨대, 지금 러시아가 붕괴한다면 아시아보다는 유럽에 더 달가운 소식이 될 거란 이야기였다. 이강은 새삼스럽게 대한이 번성하였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원철의 설명에서 러시아를 대단한 위협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국경지대에서의 다툼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오늘날 그 위협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겠으나, 오히려 러시아가 존속하고 있는 편이 유럽 열강들을 계속 압박할 수 있으니 사정에 이롭다는 이야기를 이원철은 늘어놓고 있던 것이다.
자연히, 이강은 하나의 추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었다.
"···설마 아바마마께서는 노서아를 밀어주시려는 거요?"
충분히 가능한 가정이다. 차기 차르가 제 수족들을 모조리 쳐내고서 보수적으로 돌아서지 않는 한 러시아에서의 파란은 기정사실이다. 만일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일대가 신군부의 손에 떨어진다면, 곧 쿠데타의 완성이고 그 순간 부로 새로운 시대다. 러시아는 거대한 나라이지만, 영토 대부분이 불모지에 가까워 수도권이 신군부에게 떨어지는 순간 지방에서 반발할 귀족들의 저항은 쉬이 진압되고 만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이뤄질 국외세력의 개입이다. 일단 불란서는 폴란드를 노릴 거고, 영국은 발트 연안과 핀란드 일대를 떼어내서 러시아가 북해로 나오지 못하게 틀어막으려 할 것이며, 오스트리아는 오스트리아대로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의 흑토지대를 탐낼 거다. 다 죽어가는 오스만 튀르크 또한, 러시아가 뒤흔들린다면 코카서스 정도는 취하려 할 개연성이 충분하다.
분명 러시아의 땅에서, 러시아인들의 피를 흘리며 치르는 각국의 대리전이 시작될 터. 이 내전이 세계대전으로 확전될 가능성 또한 없지는 않다. 그런데 지금 설명을 듣자면, 황제는 러시아가 갈가리 찢어지는 것보다 하나로 일통되어 유럽을 견제해주는 것이 더욱 옳다고 판단한 듯했다.
"우리 대한은 언제나 평화를 바라지, 단 한 번도 전쟁을 탐욕스럽게 바란 적이 없느니라. 아바마마께서도 그것을 알고 계시고, 조정의 신료들 또한 그것을 잘 알고 있느니라. 어찌 이웃의 비극을 두고서 슬퍼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이원철의 대답은 우회적이었다.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 평화를 원한다. 러시아의 비극에 슬퍼할 따름이다.
참으로 멋들어진 가식이라고 이강은 생각했다. 항상 상냥하기만 한 체하는 그의 큰형은, 묘한 구석에서 음흉한 구석이 있었다. 절로 헛웃음이 나왔다. 역시나, 그의 추론이 들어맞았다.
지금 그의 아버지는 러시아의 군사혁명이 성공할 수 있도록 뒤를 밀어줄 작정이다. 내전 이후 피폐해진 러시아를 지원하여 빚을 지게 만들고 꼭두각시로 삼고서, 장차 러시아를 방패로 삼아 유럽의 열국들을 압박하려 하고 있다.
"아바마마께서 평화를 바란다니. 그럼 보위에 오르시자마자 청과 전쟁을 치른 것은 뭐였소?"
"천명을 잃은 천자의 손에 천하를 맡겨두는 것보다 이 세상에 죄를 짓는 일이 어디 있겠느냐? 우리 조선이 거짓 천자의 군세를 꺾고서 마침내 청의 천명을 이었으니, 이야말로 더욱 많은 백성을 구하기 위하였던 아바마마의 애국, 애민정신이었음을 어찌 모르느냐?"
"어련하시겠소."
이강은 조소했다. 이원철 또한 딱히 반박하지 않았다. 위선이라는 걸 누가 모르겠는가? 진정 평화를 사랑하였다면 전쟁 같은 걸 일부러 일으키는 위험한 짓을 했을 리가 없다. 그러나 그들의 아버지는 전쟁을 일으킨 끝에 승리하였고, 결과적으로는 조선을 번영의 길로 이끌며 백성의 삶을 풍족하게 만들었다.
그럼 그걸로 끝이다. 결과는 과정을 정당화하지 않으나, 적어도 과정을 그럴듯하게 포장해 줄 수는 있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러시아가 오랜 적이었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아무튼, 러시아의 군사혁명을 돕는 것이 장차 대한을 번영하게 하고 백성의 삶을 풍족하게 만들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그 이상을 추구할 이유도, 그 이상을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그럼 난 완전히 바보가 된 격이구려. 아바마마께서 노서아와 손을 잡을 작정이시라고 하시니, 이게 대관절 호동왕자 이야기와 다를 게 뭐요. 영길리의 공주가 내가 속였음을 깨닫고서 자결하면 나도 그 뒤를 따르면 되는 거요?"
"노서아가 영길리의 적이라면 말이다."
"···설마 아니라고 부정할 작정이요?"
"파사 땅에서 장장 10년간 전쟁을 치르고서도 아무것도 얻지 못한 데 이어 내란까지 치를 판국이다. 그런 다음의 노서아가 영길리에게 적수로 눈에 차기나 할 성싶더냐."
이원철의 뻔뻔스러운 대답에 이강은 할 말을 잃었다. 내전이 끝나고 나면 러시아는 영국의 적수가 되지 못할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다. 문제는, 러시아가 더는 영국의 눈에 차지 않게 된 다음 영국이 누구를 적으로 삼겠느냐가 문제지.
한국은 아직 우선순위가 멀다. 파나마 운하가 뚫린 순간부터 거리가 제법 줄기는 했으나, 여전히 양국 간의 거리는 멀고 멀어 그 자체로 울타리가 되어주고 있다. 그럼 남게 되는 건 미국, 독일, 불란서. 그러나 어느 쪽도 만만치 않다.
그리고 이원철의 설명대로 영국과의 우호 관계가 지속한다고 가정했을 때, 하와이라는 완충지대를 두고 있는 미국과 애초에 식민영토가 없는 독일을 제외하면 장차 영국, 한국의 공적은 한 곳뿐이다.
"거 참···."
이강은 고개를 저었다. 그나마 자신이 버림패는 아니라는 건 알았으나, 그렇다고 마음이 편치도 않았다. 그간 동맹으로서 지내온 세월이 얼마인데 이렇게 뒤통수를 칠 준비를 차근차근 갖추고 있다는 말인가. 적어도 아직 저들이 먼저 한국을 적대하려고 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신의가 없는 것도 정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소?"
"예끼, 이놈아. 무슨 지레짐작을 하는지 모르겠으나, 우리 대조선국은 장장 반천 년간 선비를 후히 대접하며 유학을 국본으로 삼았느니라. 만주라고 다르더냐. 우리 대 한국이 옛 선현들의 전통을 이어 선비를 후히 대접하며 늘 유학을 국본으로 삼아왔거늘, 네가 어찌 감히 우리 대한에 신의가 없다고 하느냐?"
"허, 정말이지 혓바닥 돌아가는 솜씨 하나는 여전하시구려. 일 없소."
이강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새삼스럽게 그의 아버지가 그를 두고서 사고가 좁다고 한 까닭을 알 것 같았다. 그야 사고가 좁다고 할 수밖에 없을 거다.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오랜 동맹도 내치려 드는 아버지에게 비하면 그는 풋내기나 다를 바 없었으니까.
그런 이강을 향하여 이원철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아직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 모양이니, 한 가지 일러주마."
"또 무엇이오?"
"내가 아직 관직 하나 없는 네게 온전히 진실을 일러주었을 성싶더냐? 자세한 건 네 안사람 될 사람에게 들어라. 네 짐작 중 몇이나 들어맞는지 알려줄 것이다."
"아니 이 능구렁이가 진짜."
왈칵.
이강은 그의 큰형에 낯짝에 주먹을 때려 박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없었다.
< 형제 > 끝
ⓒ 리첼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