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계 >
"받아낸다, 고 하심은···?"
총리대신 김윤식은 그리 내키지 않는 얼굴로 되물었다. 그 또한 내심 이번 일로 영국과의 국혼이 파혼되기를 기대하고 있던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였다. 황제 이형이나 그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두 황자들이라면 몰라도, 이 무렵 대한제국의 관료진은 대체로 프랑스에 우호적이었다. 그만큼 오랜 세월 교류를 이어온 까닭이다.
친영파는 대체로 영국으로부터 파견된 기술고문과 교수진을 통해 학문을 익힌 기술직과 연구자들에게 집중되었다. 그리고 이들은 현 내각에서 사실상 어떠한 영향력도 발휘하지 못했다. 개항 이후로 다소 나아졌다고 하나 여전히 한국에서 기술인들은 사회적 명성이나 권력, 부귀영화 등과는 거리가 멀었다.
비슷한 기반을 지닌 친독파의 경우에는 김가진과 국민당을 중심으로 결집하여 그 목소리를 키웠으나, 친영파는 김홍집 정도가 목소리를 낼 뿐 대다수가 중앙정계와는 인연이 없었다. 출세를 위해서 붙잡아야 할 건 만년필이었지, 망치나 비커가 아니었다.
"그리 거창하게 생각할 것 없소. 경들도 대강 짐작하고 있겠으나, 곧 머지않아 큰 전란이 시작될 것이오. 그게 언제 시작될지야 짐도 잘 모르겠소만, 우리 아주 또한 그 전란에 휩쓸리게 되겠지. 그때를 대비하여 하나둘쯤 손 패를 늘려는 것이 좋지 않겠소."
이형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답했다. 그 담담한 대답에 이강은 몸을 부르르 떨었고, 김홍집은 눈살을 찌푸렸으며, 어윤중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 반면 김가진은 눈에 이채를 띄고서 전쟁을 반기듯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띄웠고 김윤식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각각 반응은 다르나, 그들 모두가 곧 전쟁이 다가올 것이라는 걸 깨닫고 있었다. 모를 수가 없는 일이었다. 이미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의 접경지대에서는 크고 작은 전투가 산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전쟁으로 확대되지 않은 건 그때마다 오스트리아가 이탈리아군의 도발을 단호히 물리쳐냈기 때문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이탈리아가 우연히라도 접경지대의 오스트리아군을 패퇴시키거나 오스트리아가 인내를 거두고서 총공세에 나서는 순간 전쟁이 시작된다. 세계를 불태울 전쟁이 말이다.
"그러나, 과연 그 전화가 이 아주까지 미칠는지요.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지난 세월 황상께서 안장에 올라 천하를 호령하심에 마침내 아주의 통치는 반석에 올랐나이다. 이제 와 구주의 전란으로 아주마저 흔들릴는지요."
조심스레 이의를 제기한 건 어윤중이었다. 그는 각국의 활발한 무역과 이에 따른 총체적인 경제부흥이 각국의 전쟁을 막아낼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따라서 그는 이미 범아주 조약기구를 통한 경제적 통합으로 하나 되어가고 있는 아주에서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고 판단했다.
"경은 우유부단하시구려. 어찌 이 아주에 전란이 없다고 한들 우리가 침묵하여야만 한다는 말이오? 폐하, 구주의 열국이 자중지란에 여념이 없으니, 이는 곧 하늘에서 우리 대한에 내린 기회임이 분명합니다. 서둘러 군사를 일으켜 장차 남만을 평정하고 더 나아가 천축을 포함하여 아주 전역을 대한의 기치 아래 무릎 꿇려야만 하옵니다!"
그 반면 김가진은 이형의 미래예측에 찬동했다. 더 나아가, 그는 이 전쟁을 기회라고 규정했다. 설령 유럽에서의 전쟁이 아시아까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해도, 이쪽에서 먼저 들이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허, 내가 우유부단하다면 경은 피에 미친 혈귀와 같구려. 어찌 가만히 있으면 어련히 지나갈 태풍에 구태여 맞서 우리 국민의 피를 흘려야만 한다는 말이오? 지난 전란에서만 구주 열국은 각각 기백만의 백성을 잃었소. 우리 대한마저 그 전철을 따라가서는 아니 되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러한 김가진의 호전적인 태도는 어윤중의 반발을 일으켰다. 애초에 두 사람은 서로 맞물릴 수 없었다. 국제무역에 근거한 세계평화와 그로 인한 공동번영을 신봉하는 시장 자유주의자와 필요하다면 전쟁조차 불사해야 한다는 국수주의적 패권주의자의 대립이던 것이다.
어느 한 사람이 먼저 숙이지 않는 이상, 두 사람은 계속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두 사람 모두 서로가 숙여야 한다고 믿었지 자신이 숙여야 한다고는 추호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게 바닥에 납작 달라붙어서 태풍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다가 나라가 망할 뻔하였으면서도 그런 태평한 소리가 잘도 나오는구려."
"말씀이 지나치시오!"
"내 말이 틀렸소? 만일 황상께서 지난날 몸소 안장에 오르시어 천하를 평정하지 않았더라면 우리 대한은 지금쯤 저 비중의 토인들과 별반 다를 바 없이 구주 열국의 식민지로 전락하였을 거요! 피를 흘리기 두려워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대한의 가장 큰 약점임을 어찌 모르시오!"
"그때와 지금은 다르오! 시대가 달라졌고, 우리 대한도 달라졌소! 황상께서 처음 보위에 오르셨을 적에 대한은 무엇 하나 손에 쥔 것이 없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라도 끝없이 맞서 싸워 쟁취해야만 했던 것이고, 이제 우리 대한은 평화로이 교역하는 것만으로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게 되었소. 그런데 어찌하여 흘리지 않아도 될 피를 강요한다는 말이오!"
콰앙-하고 탁자를 내려치며, 어윤중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에 맞서 김가진 또한 자리에서 일어섰다. 두 사람은 그렇게 한참을 노려다 보았고, 일제히 시선을 획 틀었다. 딱히 기가 죽은 것도, 분이 풀린 것도 아니었으나 이 이상 계속하기에는 이형의 눈치가 보였던 것이다.
'내각을 소집한 보람이 있구만.'
그리고 이형은 그런 두 사람을 가만히 관찰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이형 한 사람의 의견을 고분고분히 따를 뿐이던 내각도, 점차 본래 역사에서 개화파를 담당했던 이들이 하나둘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이 무렵에는 서로 가치관이나 정당의 차이에 따라 맞부딪히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형이 바라마지 않던 상황이 아닐 수가 없었다.
만일 여기에서 더 나아가 감정싸움이 되거나 패싸움이 된다면 당연히 뜯어말려야겠으나, 그런 와중에도 차마 황제의 권위를 무시할 수는 없어 결론이 나지 않을 것 같으면 알아서 이형의 눈치를 보면서 접으니 이형으로서는 그저 흡족하게 다툼을 관전할 따름이었다.
이형은 잠시 턱수염을 만지작거리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우선은 이것만 말해두리다. 짐은 아직 우리 대한이 아주를 온전히 평정하였다고 생각하지 않소."
다양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는 말이었다. 필리핀 및 인도차이나반도, 인니 열도와 인도 아대륙이 아직 평정되지 않았으니 온전히 평정되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고, 아직 내부의 적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어느 쪽이 되었건, 낙관론을 이야기한 어윤중 대신 전쟁을 이야기한 김가진의 손을 들어준 것만은 분명했다. 희비가 갈렸다. 김가진은 희미하게 웃었고, 어윤중은 신음을 삼켰다.
"과연 황상이십니다. 그 장대하신 포부에는 언제나 탄복할 따름입니다."
"새삼스러운 이야기구려. 하지만 그렇다고 짐은 이 나라의 피를 그리 가볍고 값싸게 흩뿌릴 생각 또한 없소."
"···송구하옵니다."
이는 김가진의 호전적인 발언을 꼬집은 것이었다. 김가진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고, 어윤중은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두 사람의 다툼을 가만히 관전하던 김윤식이 자리에서 일어나 이형에게 조용히 물었다.
"감히 추측건대, 폐하께서는 이번 일을 영길리에게 아주 전역의 지배권을 공인받을 기회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아니, 이번 한 번으로 아주의 지배권을 인정받을 수 있으리라고는 기대도 하지 않소. 다만 이번 기회에 밑밥을 깔아두고 싶은 거요. 최소한, 우리 대한이 없으면 태평양에 감히 손도 미칠 수 없게 된 작금의 현실을 똑똑히 가르쳐주고 싶구려."
"말씀드리기 대단히 송구하오나, 영길리가 아니라 불란서라도 충분히 이룰 수 있을 일이 아닐는지요."
"그들은 급할 것이 없소. 급할 것이 없는 상대에게서 얻을 수 있는 대가는 언제나 보잘것없는 법이요. 짐이 영길리를 고른 것은 그런 연유요."
"···이 필부가 이제야 황상께서 그리시는 대계를 알겠나이다."
김윤식은 고개를 푹 숙이고서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이형이 왜 영국에 거래할 건지 몰라서 일부러 이야기를 꺼낸 것이 아니었다. 아무리 이형이 혼자서 골똘히 생각하기 좋아해도 총리대신인 김윤식에게마저 비밀에 부치고서 일을 진행할 수는 없다. 이는 내각에 모인 관료들에게 이형의 뜻을 알리려고 일부러 이의를 제기한 것이었다.
김가진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고, 어윤중은 이번 기회에 무엇을 얻어낼 수 있을까 셈을 하는 듯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그에 반해, 친영파 김홍집은 떨떠름한 얼굴이었다. 결국, 영국이 처지가 궁해지는 것 같으니 그 살점을 좀 뜯어 먹어야겠다는 뜻이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암모니아 합성연구에 협력하도록 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영길리의 연구자들이 합류한다면, 이번에야말로 적정조건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김홍집은 제 본분을 잊을 만큼 얼빠진 인물도 아니었다. 김홍집은 이 무렵 오랜 세월을 질질 끌어온 암모니아 합성법 연구가 소기의 성과를 거둔 걸 알고 있었다. 사실 그만한 예산과 인력, 시간과 자원을 투입하고서 아직도 성과가 없다면 그편이 더 이상하기도 했다.
이 무렵, 전기와 고압을 이용하여 질소와 수소를 직접 합성한다는 이형의 힌트에 매달리던 아주의 연구진은 수성가스반응을 통하여 질소 1, 수소 3의 비율로 암모니아를 합성한다는 발상에 막 도달한 차였다. 아주의 연구진은 여기에 전기적 충격을 가해 수소, 질소 분자가 분리하고 고압을 가하여 암모니아를 합성한다는 방법을 도출해냈고, 여러 차례 실험하는 와중에 있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할 탄산의 처리 문제나 그렇게 하여 완성될 암모니아를 별도로 분리해낼 방법에 대해서는 미처 사고가 미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가장 최근에는 탄산가스가 내포된 상태에서 전기적 충격과 고압을 가하다가 실험 용기가 폭파되기도 했다.
"암모니아라···."
이형 또한 이러한 경과에 대해서는 익히 전해 듣고 있었기에, 암모니아 합성법을 완성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것은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니고 마지막 밀어붙이기 뿐이라는 걸 실감하던 차였다. 무엇보다, 용기가 폭파되었던 때에 그 공기를 들이마신 홍진우라는 연구자가 갑작스럽게 의식불명이 되었던 것이다.
이형은 암모니아가 독성 가스라는 걸 알고 있었고, 홍진우라는 연구자가 갑작스럽게 중독반응을 보인 것 또한 그 탓이라고 확신했다. 무엇이 부족한지는 몰라도, 적어도 완성이 가까워지고 있는 건 분명했던 것이다. 그간 무수한 예산과 인력, 시간과 자원을 퍼부은 성과가 하나둘 나오고 있던 것이다.
"그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그리 내키지는 않는구려. 이제 와서 수저 한 숟갈 얹는 꼴이잖소."
하여, 이형은 김홍집의 안을 거절했다. 앞으로 수년의 세월이 더 필요하기는 하겠으나, 스스로 힘으로 어떻게든 해결할 가능성이 보이던 것을 일부러 다른 이들의 손을 빌려 그 성과를 공유하고 싶지는 않았다.
김홍집 또한 그러한 이형의 기분을 모르는 것도 아니었기에, 조용히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모두가 입을 다물자, 그제야 의친왕 이강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하면 아바마마, 이리하면 어떻겠습니까?"
* * *
황태자 이원철이 영국 특사 프레더릭 해밀턴템블랙우드와 함께 궁에 돌아온 것은 해가 저물고 난 이후였다.
처음 배에서 내렸을 무렵과는 달리, 프레더릭 특사는 차분하게 가라앉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동요가 가라앉았던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것만은 숨길 길이 없었다. 하여간, 사태가 사태였으니 말이다.
그는 이형을 마주함과 동시에 고개를 숙이며 사죄했다.
"무엇보다 먼저, 귀국의 호의에 보답하지 못하였음에 존귀하신 여왕 폐하와 영예로운 대영제국의 신민들을 대신하여 사죄드리고 싶습니다."
"정확히 뭐가 어떻게 된 일이요?"
"맹세컨대, 고의적인 음모는 아니었습니다. 이는 수행원들의 관리 미흡과 책임감 부족 때문에 일어난 우연한 사고입니다. 공주 전하께서는 조금 전 비로소 안정을 되찾아 숙면에 빠지셨으며, 아흐레 뒤에는 무사히 회복하시어 한 떨기 꽃과 같은 아리따운 신부가 되어 식에 참여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야말로 속사포 같은 언사였다. 옆에서 통역을 담당하던 역관이 도중에 혀가 몇 번이나 꼬여 혀를 씹었을 정도로 말이다. 이형은 흘끗 이원철을 돌아보았다. 저 말이 사실인가 하는 물음이었다. 이원철은 고개를 끄덕이는 대신 어깨를 으쓱거렸다. 절반은 사실이지만 절반은 아니라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절반의 사실은 숙면에 접어든 것일 테고, 반대로 절반의 거짓은 아흐레 뒤에는 무사히 회복할 수 있으리라는 대답이리라.
"흐음."
이형은 그렇게만 말하고서 입을 다물었다. 어디 계속해보라는 뜻이었다. 프레더릭은 잠시 이형의 눈치를 살피다가, 헛기침하고서는 마저 말을 이어갔다.
"그야 물론 폐하께서 진노하셔도 어쩔 수 없겠지요. 충분히 그 심경에 대해서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결코 본의가 아니었음을 다시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미치지 않고서야 어찌 태평양과 아시아의 맹주를 가볍게 보겠습니까. 에드워드 왕세자 전하께서도 귀국과의 친교야말로 오늘날 제국의 으뜸가는 사명이며, 나아가서는 세계의 평화를 위함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얼핏 들으면 횡설수설하는 것처럼도 들리는 어구들이었다. 그런데도 도중에 말 한 번 쉬지 않고서 끝없이 이어지는 것이 이형으로서는 놀라울 따름이었다. 이를 통역하는 역관이야 입에서는 피가 흐르고 발음은 점점 어눌해지는 게 여간 고역이 아닌듯했지만 말이다.
그러나 이형은 지금 주목해야 할 건 역관의 혀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
'태평양의 맹주, 라.'
이형은 쓴웃음을 지었다. 다분히 분쟁의 여지가 큰 어휘선택이었다. 좋게 생각하면 영국이 태평양에서 물러나려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나쁘게 생각하면 태평양에 적잖은 관심과 이권을 지닌 미국을 자극하기 위해 한국을 은근히 띄워 줬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아마도 진의는 후자일 거라고 이형은 판단 내렸다. 두 나라가 다투기를 고대하는 영국이니 말이다.
그러나 이형은 짐짓 모른 체하고서 말했다.
"빈 소리라도 고마운 말이로구려."
"어찌 감히 어전에서 빈말을 입에 담겠나이까. 부디 폐하께서는 너른 마음으로 무례를 용서하소서."
프레더릭은 재차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러나 그의 바람과는 달리, 이형은 맨입으로 이를 넘어갈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이형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국혼은 예정대로 아흐레 뒤로 진행하기로 하였소."
이형의 발언에 프레더릭은 묘한 얼굴을 했다. 국혼이 취소되지 않은 건 분명 기쁜 일이겠지만, 예정대로 아흐레 뒤에 공주를 대중이 보는 앞에 세우기에는 여러모로 준비가 미흡했다.
그러나 이형은 괘념치 않고서 말을 마무리 지었다.
"하여, 시아비 된 도리로서 처가를 돕고자 다가올 전란에 대비하여 말라카에 우리 대한의 병졸들을 주둔시킬까 생각하고 있소만, 어찌 생각하시오?"
"···예?"
프레더릭은 순간 이해하지 못하고서 눈을 껌뻑거렸다.
< 대계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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