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폭군 고종대왕 일대기-366화 (366/530)

< 난세의 봉화 >

기습은 적이 모르고 있을 때 효력을 발휘한다. 이런 측면에서, 프로이센과 이탈리아군은 개전과 동시에 궁지에 몰린 것이나 다름없었다. 제국의회는 이미 러시아 내전에 개입할 경우 그들이 제국의 후방을 노리리라 예측하였던 것이다.

사실, 이는 바보가 아니고서야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사실이었다. 제국의 국력은 이미 프로이센과 이탈리아 양국을 크게 웃돌고 있었고, 그런 그들이 승리할 기회는 제국이 제힘을 발휘하지 못할 순간밖에는 없었다. 그리고 이러한 예측은 프로이센 내에 대독일주의 첩자들에 의해 확신하였고, 제국은 그 시점에서 프로이센의 반란혐의를 확정 지었다.

기습을 예측한 시점에서 그들이 취할 행동이야 뻔한 것이었다. 그들은 함정을 파두었고, 프로이센군이 침공해오는 즉시 반격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여 두었다.

그들이 딱 하나 예측하지 못한 것은, 프로이센군이 마치 그런 제국군의 움직임을 처음부터 짐작하고 있었던 것처럼 능동적으로 움직이며 미처 참호가 완성되기도 전에 열차포와 흉갑보병대를 앞세워 전선을 돌파해버린 것이었다.

"이런 빌어먹을!"

프란츠 요제프 1세는 있는 힘껏 탁자를 주먹으로 내려치며 고함을 질렀다. 일국 황제의 언행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과격하고 저속한 언행이었으나, 그 누구도 감히 이를 지적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들은 카이저의 기대를 저버렸고, 제국의회 또한 실망하게 했기 때문이다.

제국의 선제후들과 카이저를 실망하게 한 제국군에게 변명은 사치에 불과했다.

"루이트폴트 경. 입이 있으면 대답해 보시게. 경이 보름 전 내게 찾아와 뭐라고 했었나?"

"보름이면 역도들을 격멸하고 한 달이면 베를린을 불태우리라 약속드렸습니다, 폐하."

"그래, 기억하고 있으니 참으로 다행이로군. 그래서, 이건 도대체 무슨 추태인가? 도대체 이건 어쩐 영문이냐는 말일세. 하다못해 그 보나파르트 놈과 싸우셨던 내 조부께서도 이런 참패를 경험하시지는 않았다는 말일세!"

카이저는 재차 탁자를 있는 힘껏 주먹으로 내리쳤다. 그의 말은 틀린 것이 아니었다. 지난 대전 이래로 기존의 연대 단위 작전행동은 너무나 거대한 대군이 맞부딪히는 전장에서 비효율적이고 무의미하다는 걸 깨닫고서 사단급 편제가 기본이 되었고, 참호전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전선 사령관이라는 보직이 생기는 등 제국군은 거듭하여 혁신을 도입해왔다.

딱히 유럽에 그 무시무시하던 나폴레옹 1세와 같은 군사적 천재가 등장한 것도 아니었고, 지난 대전에서 몇 번이고 동맹군에게 참패를 안겨주었던 루이 베르그송 또한 나폴레옹 휘하에서 싸우던 원수들에 비견될지언정 나폴레옹 1세 본인과 비교되지는 못했다. 다시 말하여, 지금의 유럽은 수재들의 전장이었던 셈이다.

그렇기에 더욱 이해할 수 없었다. 프로이센군이 더욱 압도적인 혁신을 이룩한 것도 아니고, 제국군이 그동안 잠만 자고 있었던 것도 아닌데, 보름 만에 전선이 붕괴하여 프로이센 영내에 진주한 제국군이 바이에른 왕국까지 밀려난 것이다. 그 과정에서 20만 남짓한 병사들이 명을 달리하거나 적에게 포로로 잡힌 건 덤이었다.

"···송구하옵니다."

바이에른 섭정공 루이트폴트는 차마 뭐라 답하지 못하고서 고개를 숙일 따름이었다. 사실 그는 전선 사령관이라고 하나 제국에서 헝가리 다음으로 거대한 지분을 지닌 바이에른 왕국의 왕족이라는 이유로 지명을 받았을 뿐 실무는 휘하의 참모들이 담당했기에 다소 억울하다고 할 수도 있었지만- 어쩌겠는가.

아무튼, 부하들의 호언장담을 믿고서 카이저에게 승전을 약속한 건 그였는데 말이다. 루이트폴트는 거듭 고개를 숙이며 사죄했다.

"아니, 되었네. 그런 말을 듣고 싶어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니까! 도대체 이유가 뭔가? 도대체 무슨 일이냐는 말이네!"

"프로이센 놈들이 비행선을 보내어 상공에서 우군의 움직임을 관측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정찰시도가 야심한 밤에 이루어졌던 데다가, 병사들이 이를 먹구름이라 착각하여 위협을 경시하였던 것이 문제였다고 합니다."

"비행선··· 그 체펠린 백작인가 하는 작자가 만들었다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장난감 말인가?"

"장난감이라 가볍게 경시할 문제가 아닙니다, 폐하. 개전과 동시에 우군의 열차포들이 관측범위 바깥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하였던 것도 비행선에 의한 관측이라고 합니다. 우군에 비행선이 부재한 현재로서는, 관측범위 바깥에서부터 포격을 퍼부어오는 적 포병에 대항하기 어렵습니다."

대답은 즉각적이었다. 이는 그가 단지 놀고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무언의 항변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설명하면서도 낯부끄러워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개발 사실 자체가 숨겨져 있던 비밀병기도 아니고, 진작에 공개한 신병기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가 이제 와서 그 효용성을 칭찬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비행선을 장난감 취급한 카이저의 안목이 형편없다고 깎아내릴 수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또한 개전 이전까지만 해도 그까짓 장난감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비웃었으니까 말이다. 실제로 체펠린 백작의 주도로 프로이센군이 개발하였던 비행선은 고작 해봐야 30톤 남짓한 소형이라서, 폭탄을 옮기기는커녕 열 사람이 타기도 비좁은 물건이었다.

문제는 그런 자그마한 비행선이라도 적진을 정찰하는 정도의 활약은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정찰에서의 이점을 경시한 제국군은 하늘 위에서 그들을 내려다보던 프로이센군에게 시종일관 선수를 내줄 수밖에 없었고, 계속 끌려다니기만 하다가 1차 방위선이 뚫리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던 것이다.

"그래, 그걸 사전에 알고서 대처하였다면 더욱 좋았을 텐데. 아쉬워졌군."

카이저의 대답은 냉소적이었다. 직접 망신을 준 건 아니었으나, 그걸 진즉 알았으면 좀 좋았겠냐고 비꼰 것이었다. 루이트폴트는 뭐라고 답하지 못하고서 우물쭈물하다가, 제 할 말만 하고서 도망치기로 했다.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폐하. 우군 또한 그와 같은 비행선을 빠르게 확보하여야 할 것입니다. 기존의 열기구들은 스스로 항행할 수 있는 비행선에 비할 바가 못 됩니다. 우군에게는 그 무엇보다 비행선의 도입이 절실합니다."

"음, 그거야 물론이오. 내 그에 대해서는 의회를 설득하여 보리다. 저 역도들에 맞서 승리하는 데 필요하다면 무엇이라도 준비할 테니. 이다음에는 지금보다는 나은 결과를 내주길 기대하겠소."

"예, 폐하."

루이트폴트는 카이저의 교시를 들으며 남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카이저는 그의 보직을 해임하거나 하는 대신 유임을 명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이 무렵 신성로마제국의 병폐 중 하나였다.

제아무리 큰 실수를 저지르거나 나라에 손해를 끼쳐도, 그가 유서 깊은 명가 출신의 귀족이라면 손가락질을 당할지언정 제대로 된 행정상의 처벌을 받는 경우가 드물던 것이다. 명가의 귀족이라고 해봐야 손에 꼽던 만큼, 이런 사소한 실수 하나로 하나하나 쳐내다 보면 반드시 명가의 귀족들만으로 채워야 하는 수뇌진이 텅 비게 된다는 현실적인 문제점도 있었다.

이러한 경직성은 제국군의 전투력을 크게 저하하고 있었고, 실적을 우선시하는 프로이센군에 크게 뒤처지게 된 원인 중 하나였다. 그러나 누구 하나 이를 문제 삼지 않았고, 당연히 개선할 생각도 하지 않았다. 이러한 전통은 제국이 언제까지고 귀족들의 나라로 남는 데 필요한 것이라 여겨진 까닭이다.

"그나마 목숨을 잃은 우리 병사들이 예상한 것보다 적다고 하니 참으로 다행이오. 자비로우신 성모께서 우리 병사들을 위하여 기도하여 주셨음이 분명하오."

대뜸, 카이저는 입을 열었다. 우군이 적에게 여러모로 밀리고 있다는 달갑지 않은 주제에서 어떻게든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심경에는 루이트폴트 또한 동감이었다.

"예, 참으로 다행입니다. 모두 우리 제국군의 헌신적인 의무관들과 사랑스러운 간호원 아가씨들이 밤낮 가리지 않고서 곁에서 돌본 덕분이지요."

그런 심경은 루이트폴트 또한 마찬가지였던지라, 그는 카이저의 수다에 어울려주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면서 은근슬쩍 제국군을 띄워 준 것은 덤이었다. 개전과 동시에 참패로 망신살을 뻗친 제국군에게는 억지로라도 영웅들을 만들어 낼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루이트폴트는 항생제의 존재와 역할에 대해서는 쏙 빼놓았다. 의도적이라기보다는, 이 무렵에는 그 존재를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었다. 처음 세상에 선을 보인지 불과 10년도 되지 않아서, 항생제는 세계인들에게 너무나 당연한 것이 되고 있었다.

그 배경에 다가올 대전에서 항생제의 수요량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리라 기대하고서 천문학적인 투자를 퍼부은 미국인 투자자들과 대량양산을 위해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은 이형의 노력이 있었음은 물론이었다. 그렇게 완성되어 유럽까지 뻗어 나간 항생제는, 야전에서의 감염률을 경이로울 수준으로 낮추어 병사들의 생존을 돕는 데에 이바지하고 있었다.

"그래, 다행이지. 그 탓에 포로들이 늘어난 건 대단히 유감스럽네만···."

카이저는 흘끗 루이트폴트를 쏘아보았다. 루이트폴트는 고개를 푹 숙이는 수밖에 없었다. 변명할 여지도 없었으니, 그저 카이저가 더는 이 주제를 논하지 않기만을 바랄 따름이었다.

그리고 다행히도, 카이저는 루이트폴트에게 주의를 주고 싶었던 것뿐이었던지 그냥 한 번 흘겨보고서는 말을 마무리 지었다.

"백성들에게는 포로로 잡힌 친지들을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달래게. 전쟁이 끝나고 나면 모두 무사히 풀려날 거라고 말일세. 저 역도들이 주제를 모르고서 제국에 맞서고 있기는 하나, 저들 또한 우리 병사들을 함부로 대하지는 않을 걸세. 모두 같은 독일인이 아닌가? 아니 설령 저 역도들이 우군 포로들을 홀대한다고 해도, 우군은 적 포로를 잡는다고 한들 결코 함부로 대하지 말게.

제국이 다시금 하나가 되는 데 필요한 것은 왕국의 멸망이지, 우리 백성의 죽음이 아니야."

"물론입니다, 폐하."

루이트폴트는 연신 고개를 숙였다. 내심, 다소 지나치게 밝은 미래예측이 아닐까 추측하면서도 말이다. 제국이야 여전히 저들을 제국 일부라 생각하고 있으나, 저들은 제국 일부가 되기 싫다고 하여 반란을 일으킨 것이 아니던가. 적어도 그가 생각하기에는, 포로들이 험한 꼴을 당할 가능성이 그렇지 않을 가능성보다 커 보였다.

그러나 그렇다고 허무맹랑한 미래예측이라고 하기에도 뭣했다. 수뇌부야 아무튼, 휘하 병사들까지 제국을 거부하는 건 아닐 테니 말이다. 당장에 제국이 프로이센의 침공 시도를 사전에 알게 된 이유도 여전히 제국에 충성을 바치는 대독일주의자들이 프로이센 내부에 산재해있기 때문이 아니었던가.

어떻게든 제국에서 떨어져 나가고 싶은 이들이 득시글거리는 만큼이나, 어떻게든 제국 일부로 남고자 하는 이들 또한 산재하고 있음은 분명했다. 그렇다면 포로들을 후하게 대접하라는 카이저의 교시도 이해하지 못할 건 아니었다.

"참, 그러고 보니 남부 전선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문득 생각났다는 듯이, 루이트폴트는 슬쩍 물었다. 북부 전선을 맡은 그가 바이에른 왕국의 왕족이었듯이, 남부 전선은 헝가리 왕국의 왕족이자 카이저의 동생인 오스트리아 대공 오토가 있었다. 즉, 합스부르크 황가에서 직접 나서고 있었다. 그만큼 남부 전선의 우선순위를 높게 두고 있던 것이다.

만약 프로이센에 패배한다면 제국의 영토가 쪼그라들고 말겠지만 만에 하나라도 이탈리아가 전선을 돌파하는 날에는 본국인 오스트리아가 직접 외세의 침공에 노출되는 만큼 이는 당연한 우선순위였다.

카이저는 빙긋이 웃으며 그의 의문에 답해주었다.

"안심하게나. 이제 빈은 안전하다네."

"그렇다면 다행이로군요."

가벼운 문답이었다. 그거면 충분했다. 이미 예측된 승리였다. 애초에, 양국의 국력은 인구의 자릿수부터가 달랐다. 설령 질적으로 열세여도 양적으로 압도적 우세를 점하는 이상, 패배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에 루이트폴트는 내심 식은땀을 흘렸다.

이대로 이탈리아가 패배하여 전쟁에서 이탈하는 걸 가만히 지켜볼 영국이 아니었다.

* * *

그리고 그 무렵, 지구 반대편.

"시작됐군."

이형은 말 위에 올라 가만히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언제부터인가 한성에서는 별을 보기 어려워지고 있었다. 소양강댐을 시작으로 댐들이 한강 상류를 틀어막은 이래로, 적어도 한성에서만큼은 한 번도 전기가 끊긴 적이 없었다.

그 때문에 아주의 백성은 한성을 두고서 빛의 도시라 불렀다. 낮에는 미려한 순백이 햇빛을 받아 찬란하게 빛나고, 밤에는 전등이 낮처럼 밝히니 어찌 빛의 도시가 아닐 수 있을까.

이미 유럽이 전화에 휩쓸리고 있는 와중에도, 여전히 한성은 찰나의 일탈을 즐기는 젊은 혈기가 뿜어내는 찬란한 빛으로 환히 빛나고 있었다. 그 찬란한 빛에 비하면, 밤하늘의 달조차 촛불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형은 하늘을 보았다. 딱히 별이나 달을 보기 위해서가 아녔다. 지상의 불빛이 불편했기 때문이었다. 제 손으로 지상의 불빛을 꺼트리거나 쇠하게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말이다.

"이거 우습구먼. 나도 어릴 적에는 이런 고민할 시간에 그냥 냅다 들이박았었는데. 이것도 나이를 먹었다는 증거라고 해야 하나?"

이형은 쓴웃음을 지었다. 문득 다 망해 무너져가는 조선을 가지고서 도박을 걸던 적의 자신이 떠올랐다. 새삼스럽게, 그때의 자신은 참으로 무모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이겨서 망정이지, 그때는 까딱 잘못했으면 꼼짝없이 나라가 망할 판국이었으니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그 선택을 후회하는가 하면- 당연히 그렇지 않다였다. 어차피 그대로 가면 망할 나라였다. 실제로 역사가 그렇지 않던가. 싸워보지도 못하고서 망하는가, 아니면 있는 힘껏 싸우다가 망하는가를 선택한다면 당연히 이형은 후자를 고를 인물이었다.

그렇게 싸웠고, 싸운 끝에 오늘이 왔다. 그의 10대와 20대는 말 위에서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전쟁, 전쟁, 그리고 또 전쟁. 전쟁만이 이어지던 나날이었고 그 모든 전쟁에서 승리하여 그는 오늘 이 자리에 있었다.

"참 멀리도 왔어."

푸르륵.

바둑이가 울었다. 그것을 긍정으로 받아들이고서, 이형은 웃었다. 이제 다 늙어 이형 한 사람 등에 짊어지기도 벅차하고 있지만, 한때는 백만대군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서 거침없이 달려들던 둘도 없을 믿음직한 전우가 아닌가.

이형은 바둑이의 뒷덜미를 부드럽게 손으로 쓰다듬어주며 속삭였다.

"뭐, 잘된 일이지. 그래도 운 좋게도 초원에서 나자빠지는 게 아니라 마구간에서 네 토끼 같은 자식들이 보는 곳에서 눈을 감게 될 테니, 네 마생도 이만하면 성공하지 않았더냐."

푸르륵.

"그렇다면 이게 다 어느 어르신 덕분인지도 당연히 알겠군."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진짜 사람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듯, 바둑이는 푸르륵하고 우는 대신 휙 하고 고개를 돌려버렸다. 이형은 껄껄거리며 웃었다. 영물이 따로 있을까. 이게 바로 영물이 아니겠는가.

이형은 턱수염을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렸다.

"그럼, 이번에는 어디부터 들이박아 보실까?"

이형은 조용히 입꼬리를 뒤틀었다.

< 난세의 봉화 > 끝

ⓒ 리첼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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