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폭군 고종대왕 일대기-371화 (371/530)

< 불온함 >

쿠데타인가, 아니면 징병령인가.

어느 쪽이건, 루이에게 있어서는 분개하기에 충분한 일이었다. 전자라며 그의 부하들이 그에게 의견도 물어보지 않고서 멋대로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이야기였고, 후자라면 황제가 더는 그를 알제 총독으로 존중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었으니까.

그러나 바로 그렇기에 루이는 냉정해졌다.

'토사구팽. 용도가 다한 사냥개를 삶아 먹는다, 라···.'

이형의 조언을 받아들여 이 고사를 찾아봤을 때 루이가 느낀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이 무렵 파리에서는 개고기를 전문적으로 사고파는 정육점까지 있을 정도로 개고기가 흔히 퍼져있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 개들이 전부 다 식용견일 리도 없었다. 쓸모가 다한 사냥개가 도살되는 건 당연한 일까지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일상적인 일이었다.

루이는 자신이 그 사냥개의 처지가 된다고 상상해보았다. 절로 오한이 들었다. 다른 누군가에게 잡아먹히는 죽음은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죽음 중 가장 비참한 죽음이었다. 아프리카를 정복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사람을 잡아먹는 식인종들 몇몇과 마주치기도 했기에 더더욱 그러했다.

황제를 적대하고 싶지는 않다. 아무튼, 시민들은 황제를 지지하고 있었고 루이는 민의를 거스른 술라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렇지만 잡아먹히기도 싫었다.

명예를 더럽히는 일에 대한 거부감인가, 아니면 죽음에 대한 본능적인 공포인가.

둘 중 어느 쪽이 더 큰지를 두고서 천칭에 올린다면, 그야 당연히 후자가 압도적일 수밖에 없었다.

'우선 이게 무슨 일인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루이는 눈을 빛냈다. 만일 쿠데타라면 전황의 유불리를 따진 다음 어떻게든 지휘권을 되찾아야만 했다. 그래야지만 무장을 해제하고 항복하건 이대로 파리를 치곤 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파리를 함락시키기란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파리의 방호력이라면 그 자신이 직접 경험해 보았고, 파리의 여론은 황제에게 호의적이었으니 말이다. 때문에, 루이는 가능하다면 쿠데타가 아니기를 바랐다.

반대로 징병령이라면 일찌감치 군부 내에서 황제에게 적대적인 여론을 조성할 필요가 있었다. 가장 쉬운 방법도 눈앞에 제시되어 있었다. 아프리카 식민지군 병사들은 프랑스를 위해서 목숨을 바쳐야 한다는 사실 그 자체에 진저리를 낼 테고, 시민들은 유색인종들이 무기를 들고서 도시를 행군하는 것만으로 공포에 떨 것이다.

필연적으로 병사들과 시민들 간에는 갈등이 빚어질 수밖에 없었고, 병사들의 일탈은 가속될 것이며 장교들 또한 고된 업무로 불만이 누적될 것이다. 이 경우, 황제는 이들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라도 루이에게 의지할 수밖에는 없었다.

'그리고 어느 쪽인지를 파악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병사들이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느냐를 보는 거지.'

"오, 루이! 이거 반년만인가? 정말로 자네가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던 참이네. 마르세유에 돌아온 것을 환영해"

상념에 잠겨있던 루이를 깨운 건 귀에 익은 목소리였다. 배에서 내린 루이를 마중하고자 환영인파가 찾아온 것이다.

그 전면에 선 것은 오귀스트 드뷔시로, 과거 조선군의 양보를 받아 북경에 입성한 이래 안정적으로 북경을 통치해 그 공로로 쾌속 승진하여 지금은 프랑스 제국의 육군성 장관직을 역임하고 있는 인물이었다.

그는 루이에게 있어서 몇 안 되는 의지할만한 선배이기도 하였다. 지금은 비록 군문을 떠난 지 오래되었지만, 함께 극동 식민지 군에서 일한 인연으로 이래저래 접점이 많았던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루이는 눈치챘다.

'드뷔시가 쿠데타 같은 위험한 일을 주도할 수 있을 리가 없어. 그렇다고 드뷔시가 마르세유에 와있다면 드뷔시를 앞지르고서 쿠데타군을 통솔할 수 있는 녀석도 없고. 이 사람은 애초에 군공으로 출세한 인물이라기보다는 행정에서 탁월한 재능을 보여서 그 공으로 올라선 인물이니까.'

영관급 이상의 아프리카 식민지 군의 장교들은 모두 전공을 쌓아서 젊은 나이에도 비약적인 출세를 이룩한 인물들이었고, 그런 만큼 자신에 대한 자부심도 강했다. 군공보다는 행정적 공로를 인정받아 출세한 드뷔시는 위에서 보기에야 탁월한 인재일지는 몰라도, 아래에서 보기에는 고까운 먹물쟁이였던 것이다.

그래도 혹시 몰라 드뷔시가 쿠데타군에 포섭되거나 포로로 잡힌 것은 아닐까 슬쩍 안색을 살폈으나, 드뷔시는 태평한 얼굴이었다. 아무래도 유럽의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업무에 치이고 있는 모양인지 다소 지친 기색은 있어도, 딱히 루이의 눈치를 살피거나 부자연스럽게 주변에 시선을 주지도 않았다.

그제야 루이는 입꼬리를 다소 느슨하게 풀은 다음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 또한 다시 뵙게 되어 기쁩니다, 각하. 마음 같아서는 맛 좋은 커피라도 마시면서 느긋하게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만··· 대단히 유감스럽게도, 그 전에 각하께 대답을 들어야만 할 일이 있군요. 도대체 이게 다 무슨 일입니까?"

"이게 다 무슨 일인가, 라. 보면 모르겠나?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 걸세."

"그거야 보면 압니다. 다만 알제 총독이자 프랑스 육군 원수인 제게는 일언반구도 없이 어떻게 이만한 병사들을 징병하여 도대체 어느 나라와 전쟁을 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입니다!"

루이는 목에 핏줄이 서라 고함을 질렀다. 이는 다분히 의도적인 일이었다. 일부러 환영인파와 사절단이 보는 앞에서 자신이 이 일과 관련이 없다는 것을 보이고자 한 것이다. 만일 쿠데타라면 이러한 루이의 태도는 후일 정상참작을 받을 여지를 만들어줄 터였고, 징병령이라면 루이가 숙청되기에 앞서 군부 내에 루이의 숙청 전조를 흘리면서 위화감을 조성하는 것이 구체적인 목적이었다.

"설마, 폐하께서 루이 원수에게도 아무런 교시도 내리시지 않으셨다고?"

"아니 그럴 리가. 무언가 착오가 있었겠지."

"그렇지만 원수께서 저토록 분개하시는 걸 전에 본 적이 있나? 무언가 일이 단단히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음이 분명해."

"무언가 착각하신 거겠지. 착각하신 게 분명해. 지금껏 두 분 모두 양호한 관계를 유지해오시지 않으셨던가?"

그리고 그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안 그래도 불안에 떨고 있던 사절단은 이제는 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확신했고, 환영단은 드뷔시의 눈치를 보았다. 그들 모두 루이의 분노를 뒤집어쓰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러자 드뷔시는 얼굴을 딱딱히 굳히고서, 루이를 향해 손짓하였다.

"···여긴 보는 눈이 많군. 잠시 부두를 걷도록 하지. 괜찮겠나?"

"그건 육군성 장관으로서의 명령입니까, 아니면 생시르 선배로서의 부탁입니까?"

"둘 다라고 하겠네. 명령하고, 부탁하겠네. 잠시 나와 함께 걸으세나."

"그렇다면 기꺼이 동행하겠습니다."

"그래. 모두 미안하네. 우린 먼저 자리를 비울 테니, 나머지 일정은 다들 알아서들 즐겨주게."

드뷔시는 애써 껄껄거리며 웃었다. 물론, 따라 웃는 이들은 드물었지만 말이다. 드뷔시는 수행원들이나 호위 병사들마저 모두 뿌리치고서 걸었고, 루이는 그 뒤를 따랐다.

그렇게 얼마간을 걸었을까.

한창 드라이독에서 건조되어가고 있는 프랑스의 차기 전함이 시야 끝에서 보이기 시작할 즈음에, 드뷔시는 다시 입을 열었다.

"할 이야기가 매우 많네. 어디서부터 이야기하면 좋을지 모르겠군."

"그럼 결론부터 부탁합니다."

"자네 언제부터 이렇게 성질이 급해졌나?"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냉정함을 유지하기 어렵군요."

"···흠. 그럴 만도 하지. 그럼 결론부터 말하자면-."

드뷔시는 잠시 말을 끊고서는, 제자리에 우뚝 섰다.

그러고서는 루이를 돌아보며 말하기를.

"이대로 파리로 가면 자네는 원수봉을 내려놓아야 할 걸세."

"···그건 명예로운 퇴역입니까? 아니면 오명을 뒤집어쓰고서 강제로 빼앗기는 겁니까?"

"그거야 자네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 그렇지만 그게 그거야. 이번에 퇴역하면 몇 년간은 사교계에서도 얼굴 한 번 비치지 못할걸세."

다시 말해 이미 황제는 그를 토사구팽 할 생각을 굳혔다는 이야기였다. 루이는 머리가 지끈거려왔다. 도대체 언제부터였을까. 그가 한국으로 떠날 무렵에서부터였을까? 아니면 숙군작업이 황제의 예상보다도 간단하게 끝난 다음이었을까?

어느 쪽이건 결과는 같았다. 그토록 충성을 다했거늘, 이제 황제는 쓸모가 다했다는 이유만으로 황제를 실망하게 하지도 배신하지도 않은 루이마저 쳐내려 하고 있었다.

루이는 이를 갈면서 나지막이 되물었다.

"이 일을 제게 말씀해주셔도 괜찮은 겁니까?"

"그럼 어쩌겠는가? 나는 육군성의 장관이네. 적어도 나의 비좁은 식견으로는 자네마저 빠진 대육군으로 전쟁 같은 건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보네. 낡고 부패한 이들은 모두 갇혔고, 의기 있고 패기 있는 이들도 다들 내쫓기고···. 이런 와중 자네마저 원수봉을 손에서 놓는다면 도대체 무슨 수로 전쟁에서 이기라는 말인가?

이미 내 손에서 떠난 이들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육군의 승리를 위해서라도, 설령 폐하께서 진노하신다고 한들 자네만큼은 육군에 남아주어야겠어."

드뷔시의 설명에 루이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비로소 대략적인 상황이 머릿속에서 그려지던 것이다.

부정부패 청산을 명분으로 숙군을 진행한 것까지야 좋았지만, 그 강도가 지나쳤다. 그야말로 모조리 감옥에 갇히거나 실각당하면서 쓸만한 인적자원이 고갈되어버렸던 것이다. 물론 이 덕분에 그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군부가 온전히 나폴레옹 4세의 통제 아래에 넘어왔다지만, 당장 전쟁을 치러야 할 판국에 이게 다 무슨 소용이라는 말인가.

그러니 드뷔시가 일부러 마중을 나와서라도 루이만큼은 지켜 내려 한 것이다. 루이와 그를 따르는 장교들마저 숙군당한다면 프랑스군은 이탈리아군보다 못한 오합지졸이 될 것이 뻔했던 것이다. 이 또한 황제의 권력을 향한 과도한 집착이 낳은 결과였다.

"그럼 저들은 이번에 징병한 식민지 병사들입니까?"

"그야 물론이지. 그게 아니라면 뭐로 보이던가?"

"조금 더··· 불온한 병사들이라고 생각했지요."

루이는 구체적으로 그 불온함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말하지는 않았다. 드뷔시 또한 캐묻지는 않았다.

대신 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답했다.

"그게 사실은 말이네···. 그 말이 아주 틀리지는 않아."

"예?"

"자네의 말대로 불온한 병사들이라는 이야기일세. 물론 자네가 생각하는 그것은 아니네만. 어느 정도는, 말이네."

순간 루이는 드뷔시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서 눈을 깜빡거렸다. 불온한 병사들이라면 병사들이고, 아니라면 아니지 '어느 정도는'이라는 건 도대체 무슨 뜻이란 말인가?

드뷔시는 루이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저들과 함께 파리로 가게."

"···!"

"물론 지휘권을 주겠다는 건 아니야. 저들을 인솔할 자는 이미 정해져 있고, 황명을 도중에 멋대로 뒤바꾸는 건 반역이지. 그리고- 솔직히 지휘권을 받아봐야 할 수 있는 것도 거의 없을걸세. 파리의 굳건함이야 자네도 익히 알지 않나?"

루이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야 두말하면 입이 아픈 이야기였다.

드뷔시는 쓴웃음을 지으며 뒷말을 덧붙였다.

"그렇지만 저들 중 다수는 알제에서 징집한 이들이고, 그런 병사들을 이끄는 건 자네의 부하들이지. 함께 가는 것만으로 충분할 거야. 폐하께서도 진정 전쟁에서 이길 작정이시라면, 저들과 함께하는 동안은 자네에게 손도 대지 못할걸세."

그제야 루이는 드뷔시의 말뜻을 알아챌 수 있었다. 직접 쿠데타를 일으킬 필요까지야 없겠지만, 저들과 함께 가면서 나폴레옹 4세에게 루이의 지위와 힘을 재인식시키라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무력시위였다.

그럼 루이가 할 대답은 정해져 있었다.

"그 전에 한 가지 여쭙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이 병사들의 최종목적지는 파리입니까?"

"아니, 파리에는 들르지도 않을걸세. 파리에 무장한 유색인종들을 들였다가는 폐하께서도 성치 않을 테니. 파리를 빙 돌아서 저기 왈롱으로 갈 예정이네. 내게 교시하시기를, 다가올 겨울에 선전포고가 이루어지는 즉시, 얼음이 녹기 전- 그러니까 3개월 안에 암스테르담을 함락시키고서 바타비아 공화국을 재건하시라더군."

"그럼 파리에서부터는 제가 저들을 인솔하기로 하겠습니다."

"자네···."

드뷔시는 의혹 섞인 시선을 루이에게 보냈다. 그건 단순한 무력시위가 아니었다. 일단은 자신에게 지휘권이 넘어올 수 있도록 황제에게 추천해달라는 말이지만, 황제가 언제건 루이를 숙청할 기회만 엿보고 있는 지금, 나폴레옹 4세가 루이에게 병사들을 내줄리가 없지 않은가.

요컨대, 이는 여차하면 억지로라도 병사들을 받아가겠다는 엄포였다. 그리고 루이가 작정하고서 이들의 지휘권을 빼앗고자 한다면,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 병사들이야 아무튼, 그 병사들을 지휘하는 장교들은 모두 루이의 수하들이니까.

루이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혹, 이 루이보다 저들을 능숙하게 이끌 수 있는 사내가 이 프랑스에 있다면 달리 추천하셔도 이의는 없습니다만."

"···안 보는 사이에 제법 자신만만해졌군."

드뷔시는 쓴웃음을 지었다. 싫어하는 기색은 아니었다. 그간 실력이나 지위보다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던 루이가 갑작스럽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니 무슨 심경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기는 했지만, 일부러 캐물어 볼 만한 일도 아니었다.

대신 드뷔시는 껄껄거리며 웃었다.

"그래, 그 정도 기개는 되어야 어전에서 이대로라면 브뤼셀도 못 뚫고서 공세 종말점이 올 거라고 엄살을 떤 보람이 있지. 어디 마음껏 해보게."

"실망하게 해 드리지 않겠습니다."

빙긋이 마주 웃으며, 두 사람은 손을 마주 잡았다.

반역의 봉화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 * *

미국, 새크라멘토 으뜸 교회.

"말세로구먼."

이하응은 신문을 읽으며 혀를 찼다. 이제는 익숙해질 만도 되었건만, 조선에서 살아온 세월이 있다 보니 은근히 선입견을 끼고서 미국을 보게 되는 것만은 어쩔 수 없었다.

지금도 그러했다. 신문에는 온통 전쟁을 흥밋거리로 밖에는 보지 않는 논조의 기사들로 가득했다. 최종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 도박이 걸리기도 하고, 이번 유럽에서의 전쟁으로 미국에 전시호황이 찾아올 거라며 기대하는 기사들도 많았다.

이하응이 보기에는 참으로 천박한 작자들이었다. 아무리 바다 건너의 일이라지만 사람이 죽고 사는 일을 이렇게 심심풀이 삼아서 다루고 있다니, 도저히 이해가 가지를 않았다. 그야 물론 전쟁으로 덕을 볼 수 야 있겠지만, 그걸 신문에서 자랑스럽게 떠들만한 이야기던가?

그야말로 말세였다. 천륜은 땅에 떨어지고, 사람 얼굴을 한 짐승들만 날뛰는 말세 말이다.

"하지만 되려 잘된 일이지."

이하응은 품 안에서 편지 한 장을 꺼내 읽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그의 손주가 손수 쓴 편지였다. 물론, 시국이 시국인 만큼 그의 안부를 묻는 글은 아니었다.

편지는 이하응에게 목소리를 내달라고 요청하고 있었다. 그의 힘을 빌려서, 미국의 여론을 움직여달라고 말이다.

그리고 지금 이하응에게 그보다 반가운 소식도 없었다. 다 늙어 이제 관에 들어갈 날만 기다려야 할 처지에, 귀여운 손주를 위하여 무엇을 못 하겠는가?

"이런 시대이니까 파락호가 더욱 필요한 거 아니겠나?"

이하응은 입꼬리를 뒤틀었다.

검계들을 소집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 불온함 > 끝

ⓒ 리첼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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