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폭군 고종대왕 일대기-390화 (390/530)

< 파국 >

프레더릭의 대답은 즉각적이었다.

"물론 그렇게 할 예정입니다. 본국은 근대적 의회 민주주의와 자유주의의 요람으로서 장차 새로이 수입될 인도 제국을 건국하면서 자유 민주주의 원칙을 지킬 것이며, 인도 제국 또한 본국과 같은 이상을 관철할 수 있도록 안배하여 장차 아시아 대륙에서의 자유 민주주의 확산을 위하여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번드레한 말이었다. 겉으로는 자유 민주주의가 어쩌고저쩌고 떠들었지만, 그냥 인도 독립 문제는 영국에서 원칙대로 처리할 테니 한국은 손때라고 한 것이다. 물론 그 원칙이 영국이 정한 것일 거라는 건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이형은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물론 마땅히 그렇게 해야만 할 것이오. 양국이 뜻을 함께하고 있다는 걸 알았으니 참으로 경사스러운 일이로구려. 천축인들은 마땅히 자유를 누려 할 것이오. 그 자유야말로 어느 누가 내려준 것도 아닌, 그들이 태초부터 지니고 있던 그들의 자연권인 까닭이오. 귀국이 이미 영단을 내렸다는 소식을 들으니 기쁘오."

"감사합니다. 그러니-."

"그러나, 바로 그렇기에 짐은 너무나 급작스러운 독립 탓에 자연권의 회복이 반쪽짜리가 되지는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구려. 아시다시피, 인도에는 무수한 민족이 있지 않소. 그들 모두가 평화로이 공존하면 좋겠으나, 본디 정치라는 게 제가 속한 나라, 민족부터 먼저 챙기게 되기 마련이오. 어디에나 더욱 힘센 민족, 더욱 약소한 민족이 있는 법이니 말이오.

만일 균형을 맞추고자 힘 있는 민족을 억누르고 힘 약한 민족을 높이려 한다면 힘 있는 민족은 족쇄를 달게 되는 격이니 불만을 품게 될 것이고, 힘 있는 민족을 높여 힘 약한 민족을 억누른다면 그건 독립하지 않는 것과 하등 차이가 없소.

그럴 바에야, 힘 있는 민족은 힘 있는 민족대로 나라를 이루고 힘 약한 민족은 힘 약한 민족대로 나라를 이룩하여 그들 모두의 독립을 보장하는 것이야말로 진정 소외되는 자들 없이 모두가 평화로이 공존하며 함께 번영하는 길이 아닐까 싶소. 무엇보다-."

이형은 거기까지 하고서 잠시 말을 끊었다.

그리고 가만히 프레더릭을 바라보며 물었다.

"귀국은 천축의 국교를 어떻게 할 예정이오?"

"신생 인도는 한국의 선례를 본받아 종교의 자유를 헌법에 명시함으로써 어떠한 국교도 강요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모든 인도인은 그들의 신앙을 존중받을 것이며, 그들의 거룩한 신성은 함께 칭송받을 것입니다."

"어허, 이 사람이 큰일 날 소리를. 조금 전에 정당한 기독교 신앙을 전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기독교 문명국가의 의무라고 하지 않았소. 이교의 신앙을 존중하겠다니. 귀국은 기독교 문명국가의 의무를 저버릴 작정이오?"

"그-."

프레더릭은 입을 다물었다. 처음으로 논리로서 말문이 막힌 것이다. 그간 말문이 막히는 경우가 없었던 것이야 아니었으나, 그때 번번이 화를 냈던 것은 이형의 같잖은 요구로 분노해서였지 논리로 말문이 막힌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달랐다. 우선 도망칠 구석이 마땅치 않았다. 이형의 말을 긍정하면 결국 의무를 저버리고서 도망치는 걸 시인하는 꼴이고, 그렇다고 부정하면 인도에 기독교를 강요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그랬다가는 인도인들이 반발할 것이다.

결국 남은 길은 한국도 다를 바 없다는 묻어가기 논리밖에는 없었다.

"물론 타당한 지적이십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였지요. 철학이 신학의 시종이었던 시대는 지나가고, 신앙은 이성의 시녀가 되었습니다. 이제 설령 신성이라 할지라도 개인의 자유를 구속할 수는 없습니다. 폐하께서 중원에 기독교 신앙을 전하시려 하는 대신 그들의 신앙을 존중하셨듯이-···."

"그게 무슨 소리요? 귀국은 본국과 국교를 수립한 지 어언 30여 년이 되어가고 있거늘 아직도 이 나라의 근간을 알지 못하는 거요? 이 나라의 근간은 예나 지금이나 유학이오. 설령 성리학을 버릴지언정 이 나라의 선비들이 유학을 버릴 수는 없소. 지난 반 천 년간 수차례의 국난 와중에도 단 한 차례도 이 나라의 믿음은 흔들린 적이 없거늘, 기독교 국가라니!

말조심하시오!"

그리고 이형은 딱 잘라 선을 그었다. 애초에 한국은 기독교 국가가 아니므로 그런 의무도 없다고 잡아뗀 것이다. 절반은 궤변이었으되, 또 절반은 진실이었다. 그간 이형과 이하응을 비롯한 전주 이씨 황실이 기독교 신앙을 공공연히 내보이며 득을 봐온 것은 사실이었으나, 여전히 실생활에서는 유학이 강성함을 보이던 것도 사실이었으니까 말이다.

결국 프레더릭은 뭐라 답하지 못하고서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거기에 이형은 추가타를 날렸다.

"짐이 알기로 귀국이 천축에 당도하기 이전에 천축을 다스리던 이들은 무굴제국이라고 알고 있소. 그리고 이 무굴이 곧 이슬람교를 받아들인 몽골인들을 가리킨다는 것도 말이오. 짐은 비록 이슬람교에 대해서는 잘 모르나, 몽골에 대해서는 아주 잘 알고 있소. 그들이 어떤 식으로 이슬람교를 천축 땅에 퍼뜨렸을지 아주 잘 보인다는 말이오.

감히 묻건대, 진정으로 귀국이 이슬람교인들과 토착 주민의 갈등을 억누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시오? 피바람이 불 거요. 이슬람교인이 토착민을 죽이든, 그 반대든, 양쪽 다이든 관계없소. 그 무굴인들이 짐이 알고 있는 몽골인들인 이상, 귀국이 천축 땅을 떠나는 즉시 피의 보복이 연달아 일어나겠지.

적어도 그 둘은 나누어 놓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소?"

"···으음."

프레더릭은 신음을 토했다. 그래서는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황제의 설득에 심정적으로는 동감하고 있었다. 그야 인도 부왕역을 역임했던 프레더릭이 인도의 속사정을 모르겠는가. 한국의 황제는 몽골이 인도에서 무엇을 했을지야 뻔하다면서 꼬집었지만, 사실 진짜 문제점은 무굴제국이 퍼뜨린 이슬람교 그 자체였다.

애초에 영국이 인도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타도하였던 마라타 동맹부터가 본래는 무굴제국의 통치에 대항하여 들고 일어난 힌두교 반란군이었고, 그 무굴제국에 대항한 힌두교 반란군은 마라타 동맹이 최초였던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무굴제국은 무자비한 진압으로 피를 흩뿌려왔다. 청나라가 중원에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동안이야 그러한 힌두교와 이슬람의 종교적 갈등을 부추기면서 영국이 인도를 수월하게 통치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영국이 떠난다면? 식민통치와 본국 정치는 다르다. 신생 인도의 지도자들은 국론을 하나로 통일하고 싶어 할 것이고, 힘의 폭력을 앞세운 힌두교인들이 이슬람교인들을 말살하려 들것이다. 추방하건, 강제로 개종시키건, 죽여 없애건 말이다.

그럼 오스만 튀르크의 칼리프가 과연 가만히 눈 뜨고 보고만 있을까? 이미 시체나 다름없는 튀르크 제국이라지만, 칼리프는 여전히 칼리프이며 메카의 수호자라는 지위도 건재하다. 여차하면 이를 말미암아 인도에서 종교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이성과 합리의 시대라는 19세기에 인도 아대륙에서는 광신과 살육의 성전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 부분은 반드시 고려되어야만 하겠군요."

결국 프레더릭은 순순히 뒤로 물러났다. 애초에 이형에게는 마치 오래전부터 구상해온 것처럼 말했지만, 이 인도 독립안 자체가 본국의 훈령을 받고서 한때 인도의 부왕이었던 경험을 살려 배를 타고 한국에 오는 동안 즉석에서 생각해낸 방안이었다. 대영제국의 젖줄 인도를 독립시킬 구체적인 방법 같은 걸 사전에 구상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이형이 보는 앞에서야 한국이 개입할 여지를 없애려고 허세를 부렸지만, 급조된 초안인 만큼 허술할 수밖에 없었고, 계속하여 수정되어야만 했다. 때문에, 이형이 그 약점을 찔러오자 순순히 물러난 것이었다.

"다소 지나치게 극단적인 염려라 생각됩니다만, 그 10분의 1이라도 이루어진다면 꼭 무의미하고 안타까운 희생이 이어지게 되겠지요. 본국은 인도인들이 될 수 있는 대로 평화로운 방법으로, 어떠한 피도 흘리지 않고서 그들의 자연권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프레더릭은 슬쩍 이형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물론 이 또한 가식이었다. 막말로, 설령 인도에서 종교적 성전이 벌어져 천만 명이 죽어 나간다고 해도 인도가 영국의 제어 아래에 있다면 영국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그럴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종교적 성전을 통제할 수 있을 거라고 여기는 건 오만이라는 걸 프레더릭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성을 근거로 치르는 정치적 전쟁은 전쟁을 이어갈 손해가 승전해서 얻을 이익을 초과한다면 멈추지만, 신앙을 근거로 치르는 성전은 그 신앙이 외면받을 때까지 이어진다.

영국이 원하는 것이 인도가 열강으로 성장할 수 없도록 성장동력을 부숴놓는 것이라면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지금 영국이 원하는 건 인도가 남아시아의 지역 열강으로서 열강 한국을 견제하는 구도다. 영국조차 통제할 수 없는 종교적 성전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면 막고 싶은 것이 당연했다.

"현명하신 판단이오."

이형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 이상 프레더릭을 밀어붙이기에는 아무래도 명분이 불충분했다. 인도의 복잡한 언어구성이나 민족구성을 들기에는 만주와 몽골을 들고 있는 한국도 남 말할 처지는 아니고, 대놓고 인도가 쪼개져 있는 편이 한국 패권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말해버리면 그 순간부로 한국은 아시아의 해방자가 아니라 그냥 아시아 패권에 눈이 돌아간 제국주의 열강이다.

지금은 민족자결주의와 인도의 사정에 대하여 잘 알고 있음을 보여 개입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후일에라도 인도에서 민족주의 분쟁이 발생하면 개입할 명분을 만들어두는 것으로 충분했다. 그 속내야 비열하고 더러울지라도, 겉으로는 인도의 소수민족들이 혹 다치지는 않을까 걱정해주는 도덕군자를 연기하는 데 성공했으니 오히려 당장 인도 분할안을 받아낸 것보다 남는 장사였다.

열강의 외교는 힘의 외교지만, 초강대국을 꿈꾸는 패권도전자의 외교는 이념의 외교였다. 한국이 패권에 도전하기 위하여 아시아주의라는 이념을 내걸었다면, 한국은 설령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이념적 순수성을 마지막까지 지켜내야만 했다.

'쪽바리들은 그걸 못했으니 망했던 거고.'

"그리고 가능하다면 일전에 무산될 뻔하였던 해군 기술교류를 다시금 시작하고 싶소만."

"물론입니다. 기술교류라면 오히려 본국에서 요청하고 싶군요. 귀국의 기술적 선진성에 대해서는 명성이 자자합니다. 그 일각이라도 엿볼 수 있다면 그저 송구할 따름이지요."

프레더릭은 이형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른 채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서 헛소리를 늘어놓았다. 세게 1위의 해군력을 자랑하는 대영제국이 한국의 해군 기술을 탐내다니 돌도 지나지 않은 갓난아기도 웃지 않을 이야기였다.

그러나 워스파이트 호를 기점으로 한국과 영국의 외교 관계가 급속히 악화하고, 이를 금전적으로 배상하기에는 당장 전쟁이 한창인 영국에 여유가 있을 리가 만무했다. 그런데도 전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한국에 무언가 가치 있는 것을 배상하여 영국이 성의를 보인다는 걸 전해야 하니, 이럴 때 가장 쉽고 따로 돈이 나가는 것도 아닌 것이 기술협력이었던 것이다.

이미 식민영토도 언젠가 포기하겠다가 약속을 한 와중 기술까지 전수하겠다 약속해야만 하는 현실이 비참하기는 했을지언정 말이다.

"좋소. 아주 좋소. 자, 그럼 이제 오늘은 푹 쉬고서 내일은 곧장 인천에 가봅시다. 절까지 하라고는 하지 않겠으나, 허리는 숙여주셔야겠소."

"···그걸로 조금이나마 누그러질 수 있다면 값싼 거래겠지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프레더릭은 나지막이 탄식했다. 당장 내일 유가족들을 찾아 하나하나 사죄하면서 온갖 험한 꼴을 당할 걱정이 첫째였고, 한국은 무사히 넘겼으나 미국은 어찌 되었을지에 대한 걱정이 둘째였다.

'보아 하건대 한국은 프랑스 군함이 태평양을 통과할 것이라는 걸 알지 못하였거나, 크게 관심이 없었던 듯 보인다. 그러나 미국은 프랑스 군함의 태평양 통과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었고, 거기에 더하여 파나마 운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기도 했다. 한국이야 적당히 황제가 여론을 추스를 수 있도록 도와주면 그만이지만, 미국은···.'

당장 분노한 국민 여론보다도, 모욕감에 눈이 돌아갔을 연방정부의 분노를 가라앉혀야만 했다. 한국에는 프랑스 함대든 영국 함대든 똑같이 불청객이지만, 미국은 자국의 손님이 자국의 안마당에서 변을 당한 것이다. 협상 난이도는 미국이 더하면 더했지, 한국보다 쉬울 거라고는 결코 생각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전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들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다. 한국의 참전은 전장의 확대를 의미하지만, 미국의 참전은 프랑스의 영국 본토 상륙을 현실로 만들 것이다.

혹여나 협상이 실패하지는 않을까 하는 아찔한 상상을 애써 털어내며, 프레더릭은 남몰래 땅이 꺼지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 * *

미국, 워싱턴 D.C.

"지금 우리랑 말장난하자는 거요!"

콰앙-.

클리블랜드는 있는 힘껏 탁상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이미 임기는 1달여도 채 남지 않았고, 머지않아 백악관을 떠나야만 하겠지만, 클리블랜드는 자신이 아직 이 나라의 대통령임을 과시하듯 그 어느 때보다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클리블랜드는 이번 워스파이트 호 사건을 계기로 대영 강경론을 쏟아내는 와중이었다. 이번 사태에 분노한 것도 분노한 것이지만, 그보다는 그의 지지기반인 뉴욕주의 아일랜드계 유권자들의 지지를 끌어모아 4년 뒤를 기약하는 한편, 그의 뒤를 이어 백악관에 들어올 윌리엄 매킨리를 곤혹스럽게 만들기 위함이 컸다.

프레더릭에게는 대단히 유감스럽게도, 협상은 파탄을 향해 달려가고 있던 것이다.

"냉정함을 되찾아주십시오, 대통령 각하. 본국에서도 이번 일은 의도했던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번 일은 어디까지나 식민지군 토마스 대령의 단독작전으로-."

"그걸 믿으라는 말이오? 일개 대령이 단독작전을 위하여 귀국 식민지에서 4개월 치 석탄과 포탄을 보급받을 수 있었다고? 그게 지금 말이 된다고 생각하오!"

"각하,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주미 영국대사 라이놀 웨스트는 식은땀을 뻘뻘 흘려댔다. 적당히 미국이 묵인해 줘야 이야기가 시작될 텐데, 끝까지 미국에서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물고 늘어지고 있던 것이다. 그냥 모른 척 넘어가 주기만 하면 되는 부분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고 있으니 그야 이야기가 진전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러나 클리블랜드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매킨리가 선거 중에 모건에게서 어마어마한 선거 자금을 지원받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이 어떻게든 영국과 미국이 손을 잡게 하고 싶은 모건의 로비 행위였다는 것도 말이다.

이는 그 보복이었다. 기어이 매킨리의 손을 들어줬으니, 자신이 아직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는 동안 있는 대로 사고를 친 다음 내려오겠다고 작정했던 것이다.

클리블랜드는 고함을 질렀다.

"듣기 싫소! 귀국은 공공연히 해적 행위를 지원하여 태평양의 안전을 파괴하였으며, 우리 합중국 자유 시민들의 신병을 위협하였소! 고로, 지금 이 자리에서 선언하리다.

우리 합중국은 귀국과의 국교단절을 선언하는 바요! 당장 이 나라를 떠나도록 하시오! 지금, 이 순간부로 그대는 연방 정부에게 외교관으로서가 아니라 영국 국적의 민간인으로 대우될 것이오.

또한, 합중국을 떠나기에 앞서 보름의 시간을 드릴 테니, 그 안에 짐을 꾸려주셔야겠소!"

라이놀은 뭐라 답하지도 못하고서 입만 벙긋거릴 수밖에 없었다.

< 파국 > 끝

ⓒ 리첼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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