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자국 >
러시아 민주 공화국, 카잔.
"꼬마 보바(Вова), 널 믿었는데."
그곳에서는 한 사람의 수녀가 동양인 군인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혁명 이후 수도 없이 약탈당하고 눈에 띄는 귀금속이나 귀중품은 물론이오, 나무 의자까지 남김없이 도둑맞아 을씨년스럽기만 한 교회에 남은 것은 수녀 한 사람뿐. 다른 이들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이 수녀 한 사람을 제외하면 아무도 없었는지도 몰랐다.
수녀는 독일제 권총을 쥐고서 그를 에워싼 한국군 병사들을 한 번씩 겨누어보다가, 그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고는 포기한 듯 한숨을 한 번 짧게 내쉬더니 이내 권총을 손에서 놓아버렸다. 하늘 높이 양팔을 들어 올려 항복의 의사를 보이는 수녀는 얼핏 후련하게 보이기도 하였다.
그제야 청년은 앞으로 나섰다. 그의 밀고를 쫓아 이곳까지 따라온 한국군 병사들을 지나, 청년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수녀의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배신감에 치를 떠는 수녀와는 다르게, 청년의 모습에서는 일말의 죄책감도 후회도 보이지 않았다.
청년의 이름은 블라디미르 울리아노프라고 했다. 수녀의 이름은 소피아 페로브스카야라고 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지난 차르 암살 미수 사건 당시 병사들의 손에 주살당했던 시행범의 동생과 그 공범이었다.
"모두 인민을 위해서요, 소피."
"오, 제발. 부탁이니까 너까지 그런 말투 쓰지 말아 줄래? 작은 보바. 나와 너의 형이 그날 인민을 위해서라며 뭐라고 외치면서 폭탄을 던졌었는지, 너는 알고 있니?"
"그리 알고 싶지 않구려. 그보다 본론에 들어가리다. 나와 함께 모스크바에 가주시오. 그 이상은 바라지 않고, 요구할 생각은 더더욱 없소. 나를 따라 모스크바까지 가준다면, 그다음에는 지금처럼 숨어서 살지 않을 수 있도록 해드리리다."
블라디미르 울리아노프는 차갑고, 딱딱하게 말했다. 그는 그와 마주하고 선 소피아를 한 사람의 인간이 아니라 장기 말을 대하듯이 대하였다. 그건 소피아가 그토록 혐오하였고, 꺼렸던 혁명지도자들의 태도와 똑 닮아 있었다.
그것이 아무리 권력을 위해서라지만 그간 자신이 신세를 졌던, 그리고 자신이 보호해왔던 이를 팔아넘기게 되어버린 무참한 현실 속에서 감정의 소용돌이를 억누르기 위해서였을까, 아니면 러시아를 구해야 한다는 사명감의 탈을 뒤집어쓴 권력욕에 눈이 돌아간 지 오래였기 때문이었을까.
어느 쪽이건 무슨 상관이랴. 결국, 자식처럼 대하고 의지하던 상대에게 배신당했다는 현실은 변한 것이 없는데. 소피아는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고서는, 팔짱을 끼고서 말하였다.
"그래, 좋아. 네 이야기만 하겠다라 이거지. 하늘도 무심하시지. 결국, 내 귀여운 작은 보바마저 그 거무칙칙한 색으로 물들고 말다니. 어쩜 이리도 내려주신 것도 없이 앗아가기만 하는 성질 고약한 양반이 다 있을까. 역시 수녀 흉내는 처음부터 내게 어울리지 않았던 거 같아."
"지금 내 앞에서 그대의 신앙관을 이야기할 생각이오? 그렇다면 신앙이라는 것이 얼마나 백해무익하고, 종교라는 것이 어떻게 봉건적 퇴폐질서를 옹호하고 인민들의 마음을 병들게 하는지 차분하게 설명해 드릴 의향도 있소만."
"필요 없어. 아무렴 그간 봐온 게 있다지만 고작 몇 년 만에 머릿속까지 시뻘겋던 골수 빨갱이가 이제 와 신의 자비에 매달려 속죄를 구걸할까. 그리고 그래, 차라리 그런 유치한 모습을 보니까 마음이 놓이네. 넌 그래도 아직은 내가 알고 있던 꼬마 보바가 맞았구나. 좋아."
소피아는 하늘 높이 들어 올렸던 양손을 그대로 뒤통수에 포개었다. 저항의 의사는 없음을 보인 것이다. 그제야 병사들은 그녀에게 다가와 손에 쇠고랑을 채웠다. 아무리 이용할 가치가 있다고 해봐야, 지금 당장의 그녀는 내전을 부추긴 전범이자 좌익사범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병사들은 개머리판으로 거칠게 그녀의 등을 쿡쿡 찔렀다. 소피아는 그에 저항하지 않고서 한 걸음 앞으로 내디뎠다. 저항의 기색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이제 와서 그녀를 구하러 올 사람도 없으니 저항해봐야 소용없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이미 그녀에게 소피아 페로브스카야라는 여성은 그날 테러가 실패하던 날 죽은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제 와서 죽는다고 한들 무슨 상관일까. 이미 여기에 남아있는 건 소피아라는 여성의 이름을 빌린 텅 빈 빈껍데기일 뿐이었는데.
오히려, 이 이상 껍데기마저 더럽혀지기 전에 죽여준다면 기쁠 따름이었다.
"그래서, 나는 모스크바에 가면 어떻게 되는 거지? 인민들이 듣는 앞에서 사실 내전은 우리 혁명분자들이 일으켰다고 폭로해서 혁명 정부를 뒤집어엎고 차르와 귀족들을 다시 불러올까?"
소피아는 블라디미르 울리아노프를 스쳐 지나가면서 문득 생각나 물었다. 딱히 비아냥거렸다기보다는, 순수한 궁금증이었다. 이제 와서 러시아가 어떻게 되건 혁명이 어떻게 되건 관심도 없었고, 어차피 머지않아 죽을 테니 알 것도 없었겠지만, 그래도 사람으로서 당연히 자신이 죽은 다음이 세상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호기심 정도는 지금의 그녀에게도 남아있었다.
블라디미르 울리아노프는 그녀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다만, 그녀를 흘겨보면서 뭘 그런 시시껄렁한 농담을 하는 거냐고 야유하듯이 눈살을 찌푸렸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거면 대답으로서는 충분했다.
소피아는 자신이 지금의 러시아 혁명을 없던 거로 하기 위한 폭탄이 아니라, 정권을 가로채기 위하여 나로드니키 지도부의 목에 겨누어질 비수라는 걸 눈치챘다.
"그래, 그래야지."
소피아는 만족스럽게 웃으면서 병사들과 함께 교회를 떠났다. 그리고 교회의 문을 나서자마자 그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창문 없는 마차에 끌려 올라갔다. '화물'을 성공적으로 확보했음이 확인되자 마부가 있는 힘껏 고삐를 당겼고, 미리 준비해 두었던 노선을 통하여 카잔을 쏜살같이 벗어났다.
낡은 교회에 남은 블라디미르 울리아노프는 그간 소피아가 숨어 살던 텅 빈 교회를 흘끗 둘러보았다. 협동조합이라는 이름의 도적 무리는 이 하잘것없는 교회에서 나무 의자들은 물론 바닥에 깔린 나무판자마저 뜯어간 모양이었다. 무엇하나 온전히 남아있는 것이 없었다. 벽에 남은 십자 모양의 짙은 먼지 더미만이 한때 이곳이 교회였노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블라디미르 울리아노프는 벽에 다가가 그 먼지마저 지워 없앴다. 그러자 더는 이 낡고 황량한 교회에는 이곳이 한때나마 교회였음을 알릴 어떠한 흔적도 남지 않았다. 생쥐들은 이곳에 남아있던 유일한 거주민이 떠난 다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서 찍찍거리는 소리를 내며 천장을 기어 다녔고, 모퉁이마다 드리운 거미집은 을씨년스러운 정취를 한결 더해주었다.
"이것이 작금의 러시아다."
블라디미르 울리아노프는, 청년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씁쓸한 독백이었다. 옛것을 파괴하고, 또 파괴한 끝에 아무것도 남지 않은 텅 빈 나라. 사람들은 떠난 지 오래고, 머지않아 남아있는 먹이가 바닥나면 함께 나락까지 추락할 제 앞날도 모른 채 그저 제 세상이 왔노라고 기뻐 날뛰는 쥐새끼 같은 작자들만 가득한 나라.
이 나라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 그거야 뻔하다. 당연히 텅 빈 것을 채우고, 쥐새끼들에게 본때를 보여주어 질서를 바로 세워야 한다. 그래야지만 비로소 인민들은 혁명 이전보다 이후가 더 낫노라고 진정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텅 빈 나라를 무엇으로 가득 채울까. 그거야 뻔한 것이었다.
바로 그, 블라디미르 울리아노프를 가득 채운다.
"모든 건 인민을 위해서."
그렇게 홀로 재차 다짐하고서, 블라디미르 울리아노프는 교회를 떠났다. 그러자 교회에는 아무도 남지 않았다.
벽 한쪽에 수북한 먼지 위로 아로새겨진, 누군가의 손자국만이 남아있을 따름이었다.
* * *
대한제국, 한성.
"원세개 이놈이 늑대 소굴에 레닌을 끌어들였구먼."
뒤늦게 원세개로부터 보고를 전해 들은 이형은 헛웃음을 지었다. 애당초 다른 사람이라면 모를까 이형에게는 모를 수가 없는 인물이었다. 그 블라디미르 레닌이 아니던가. 처음에는 원세개가 웬 아직 서른도 안 된 젊은 혁명가를 친한파로 끌어들여 밀어주려고 한다길래 아무리 십 년 대계라고 하지만 너무 어린 것 아닌가-하고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그 혁명가의 이름을 듣고 나니 모든 것이 이해되었다.
물론 미리 그 이름을 알고 있던 이형이라면 모를까, 아무런 사전정보도 없었을 원세개가 아직 대학교 중퇴생일 뿐인 레닌을 어쩌다가 주목하게 되었는지는 다소 의아했지만 말이다. 이형으로서는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본인이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원세개는 이번 일로 자신에게 인재를 알아보는 심미안이 있음을 증명한 격이었다.
"그 청년의 별명이 레닌입니까?"
이 무렵 이형의 곁에서 한창 국사를 돌보는 법을 배우고 있던 태자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 보고 상에는 블라디미르 울리아노프라고 되어있는데, 대뜸 이형이 보고서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은 이름으로 호칭하니 태자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는 없었다. 아니 그 이전에, 정말로 그의 아버지가 언급한 인물과 그가 생각하고 있는 인물이 동일인물인지조차 불명확했다.
그에 이형은 뻔뻔스럽게 답했다.
"음, 즉석에서 붙여본 별명이다. 블라디미르 울리아노프라고 꼬박꼬박 불러주기에는 아무래도 너무 길고 번거롭지 않더냐. 그래서 짧게 불러볼 작정으로 적당히 이름 붙여보았노라."
"과연, 알겠습니다. 그럼 앞으로 이자의 암호명은 레닌으로 해두도록 내부에 전달해 두겠습니다."
"그래, 그렇게 하도록 해라."
'어차피 다른 놈들이 뭐라고 부르건 나는 이놈을 계속 레닌이라고 부를 테니, 차라리 이번 기회에 호칭을 통일하는 편이 나중에 혼란이 생길 여지가 줄겠지.'
이형은 문득 이 일을 계기로 레닌이 그의 가명을 일찌감치 쓰게 될지, 아니면 한국인들이 멋대로 불러대는 이름에 반항심을 품고서 다른 가명을 쓰거나 끝까지 본명을 고집하게 될지 궁금해졌다. 어차피 레닌이 둘 중 어느 쪽을 택하건, 황제인 이형이 그를 먼저 레닌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이상 아주에서는 그를 계속해서 레닌이라고 부르게 되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지금 러시아에서 많은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 한국에서 먼저 레닌이라고 부르게 된 이상, 아주 바깥의 서역 나라들도 그를 레닌이라고 기억할 확률이 매우 높았다. 결국, 어느 쪽이건 간에 레닌은 레닌이라 불릴 운명이었던 것이다.
'그나저나 레닌, 레닌이라···. 이건 또 걸물이 튀어나왔구먼.'
내부에 이형의 지시사항을 전달하러 태자가 떠나고서, 혼자 남은 이형은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생각의 방향성은 간단했다. 과연 원세개가 레닌을 끌어들인 것이 결과적으로 한국에 있어서 잘된 일이 될지, 아니면 나쁜 일이 될지를 판단해야만 했던 것이다.
우선 긍정적인 부분을 생각해보자면, 레닌은 그가 이룩한 사회주의 혁명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조직을 이끌고 나라를 이끌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자신이 정권을 잡는 데에 지대한 관심을 품고 있는 야심만만한 인재라는 점이다. 그리고 현시점에서, 한국은 아직 젊고 경험도 짧은 청년 혁명가에 불과한 그를 집권시켜줄 수 있는 유일한 외부협력자이다. 적어도 그의 지위가 안정되기까지는, 레닌은 한국에 고개를 숙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무엇보다 지금의 러시아는 이형이 보기에도 지나치게 혼란스러웠다. 일단 어느 정도는 국체를 온존하게 가지고 있어야 유럽을 견제해주든 혼란스럽게 만들어주든 할 텐데, 지금 이대로는 나라 그 자체가 공중분해 되거나 혁명에 질린 시민이 다시 차르와 귀족들을 불러오려 하지는 않을까 우려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기강을 바로잡아줄 레닌의 등장은 한국의 국익에도 맞았다.
부정적인 부분을 생각해보자면, 당연하게도 그가 그 소비에트 연방의 아버지라는 점이다. 세계의 절반은 그를 칭송하기를 마지않았고, 세계의 절반은 그를 뼛속 깊이 증오하며 저주하였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 업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절반을 이끌 수 있는 나라를 건국해내고야 말았다는 점이다. 산업화는 그의 업적이 아니었으나, 혁명의 성공과 소련 건국은 그의 업적이었음에 의심할 여지는 없다.
한마디로, 레닌의 집권은 확실하게 러시아를 부강하게 만들겠으나 러시아가 부강하게 될수록 러시아는 한국에 숙이기보다는 독자적으로 행동하게 되리라는 것이다. 그건 단기적으로는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컸다. 당장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서라지만 괴뢰국 내지는 그에 따르는 나라에 세우기에는 다소 지나치게 걸물이 아닌가, 그런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뭐, 트로츠키보다야 낫지."
그렇지만 이형의 결론은 원세개의 결정을 지지해주는 것이었다. 지금이야 아직 트로츠키도 햇병아리에 불과하다지만, 몇 년만 지나도 혜성처럼 등장할 트로츠키는 정말로 레닌 정도가 아니면 제어할 방도가 없었다.
그리고 레닌이라는 인물이 단순히 혁명에 심취한 몽상가가 아니라 필요에 따라서는 타협할 수 있는 정치인이라는 점도 고평가되었다. 당장 혁명 직후, 트로츠키가 어차피 조만간 노동자들의 세계혁명으로 온 세상이 붉게 물들 테니 독일과의 종전은 필요 없다고 할 때 영토를 일부 떼주더라도 종전 협상을 준수하여 한숨 돌리자고 한 건 레닌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는 독일군에게 처참히 참패하고 브레스트-리토프스크 조약을 체결하면서 현실화하면서 레닌의 방침이 옳았다는 것이 입증되기도 했다. 결과론 일지야 모르겠으나, 이형이 레닌을 필요에 따라서는 타협하거나 외세에 수그리고 현실 정치를 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판단한 근거였다.
애당초 미국의 참전으로 협상국에 유리하게 기울던 와중에 독일의 후원을 받아 빌빌거리면서도 어떻게든 전선을 유지하던 러시아군을 공산 혁명으로 산산조각내고, 모스크바까지 독일 제국에 점령당할 뻔했다가 목숨만 겨우 건져서 유럽 러시아의 절반을 독일에 헌납하려 한 행적이 과연 혁명을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라고 정당화될 수 있는 수준의 이적행위인가는 차치하고서, 필요에 따라서는 외세에 숙이거나 타협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 이형에게는 가장 중요했다.
무엇보다 바로 코앞에 중국과는 다르게, 러시아는 너무 멀었다. 조각조각 내서 관리하는 중국과 다르게, 러시아는 어차피 쪼개기도 관리하기도 어려운 이상 적당히 말도 통하고 능력도 있고 야심도 있는 인물이 일인 독재체제를 수립하는 게 가장 관리하기 쉬웠다.
그리고 사실, 어느 정도 이런 혼란상을 고의로 의도한바 있는 이형이 보기에도 끔찍한 작금의 러시아를 수습할 수만 있다면 누구라도 좋기도 했다.
"러시아가 조금만 더 멀쩡했다면 지금보다 서진해볼 구상도 해보았을 텐데, 이래서야 원. 서진은커녕 당장 러시아도 지키기 버거운 상황이니."
이형은 낮게 혀를 찼다. 이형으로서는 원세개가 무사히 러시아를 수습해주기를 바랄 뿐이었다. 당분간 한국은 러시아에 신경 쓸 여력이 조금도 없을 테니 말이다.
만국박람회가 다가오고 있었다.
< 손자국 > 끝
ⓒ 리첼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