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폭군 고종대왕 일대기-445화 (445/530)

< 망나니 아들 >

대한제국, 한성

"증조부, 라."

이하응이 지구 반대편에서 감상에 잠겨있을 무렵, 이형은 뺀질뺀질 바닥을 기어 다니는 손자 이우(禹)의 재롱을 흐뭇하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입가에는 옅은 쓴웃음을 띄고서 말이다. 처음 이우, 이형이 아명을 붙이기에는 말똥이가 처음 태어났을 적에는 그저 놀랍고 기쁜 마음뿐이었는데, 지구 반대편 이하응에게 편지를 써 보내고 또 그것을 이하응이 읽었을 거라 생각하니 또 감회가 남달랐다.

그저 이제 막 이 험한 세상에 내던져진 어린 피붙이이고, 조막만 한 막내처럼만 느껴지던 이 작은 꼬마 아이가 이제는 다르게 보이려 하고 있었다. 비로소, 이 조막만 한 아이가 그의 막내아들 같은 게 아니라는 것이 체감되기 시작한 것이다. 하기야, 생각해 보면 그가 며느리와 정분을 통한 적도 없는 이상 진즉 느꼈어야 했던 일이었다.

그렇다. 이우는 며느리가 배 아파 낳은 아들이었다. 다시 말해서 이형에게는 손주. 즉, 이하응이 증조할아버지라면 이제 이형은 할아버지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

'아직 이순도 되지 않았건만 벌써 할아비라니.'

이형은 내심 쓴웃음을 지었다.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는 거야 늘 느끼고 있었어도, 그간 늙었다는 생각은 단 한 차례도 해본 적 없었다. 그러나 아버지도 아니고 할아버지가 되었다는 생각이 드니 또 달라졌다. 이제는 싫어도 자신이 늙었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생, 21세기에서는 꿈도 꾸지 못했던 인생의 반환점을 통과해버린 격이었으니 말이다.

살아간다는 건 곧 매 순간 죽음에 이르러 가는 과정이라고 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이형은 그 어떤 때보다 죽음에 가까워진 지도 몰랐다. 한창 젊던, 아니 어렸을 적 전장에서 말을 몰던 시절보다도 더욱 가까워졌는지도 몰랐다. 적병의 총탄이야 운 좋게 피하면 그만이라지만, 세월이라는 건 피하려고 한다고 하여 피해지는 것도 아니지 않던가.

지금 당장 죽는다고 하여 아쉬울 것 없이 살아왔다고 자부하던 이형이었으나, 그의 눈앞에서 꼬물대며 재롱을 떠는 똥강아지를 보고 있자니 평생의 가치관이 절로 달라지는 것 같았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이, 조금씩 늙어간다는 것이 아쉬웠다. 죽음에 조금씩 가까워져 간다는 것이 비통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런데도 하루라도 빨리 이 자그마한 생명이 자라나 어엿한 성인이 되어, 또 가정을 이루고서 살아가는 걸 보고만 싶었다. 참으로 모순되는, 묘한 감정이었다.

'이하응, 그 양반도 아장거리던 개똥이를 보았을 적에는 이랬었겠지.'

이형은 뒷목을 긁적였다. 조금은 멋쩍고, 낯선 감상이었다. 불필요한 감상이라며 어떻게든 떨쳐내려 했지만, 쉽사리 떨어지지를 않았다. 허구한 날 사고만 치고 다니면서 이형의 속을 썩인 차남, 이강이 알아서 쑥쑥 자라준 이원철보다 먼저 손주를 보여줘서 그런지도 몰랐다. 그토록 속만 썩이던 차남이 뿌린 씨라고 생각하니 지금쯤 이하응이 이형을 어떻게 생각해왔을지 알 것 같았다.

툭하면 사고만 치고, 아비의 뜻대로 움직여주지도 않는 고약한 망나니 아들. 그 망나니 아들이 이제는 가정을 이루고, 자식을 낳아 제 손을 떠나가려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한들 어떻게 손에서 놓아줄 수 있을까. 경험도 부족하고, 세상 물정도 모르는 화초 같은 아이가 아니던가.

보듬어주려고 하는 것이 당연하다. 참견하려고 하는 것이 당연하고, 그것이 지나쳐서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해야만 한다고 강요할 수도 있다. 그것이 제 욕심인지, 아니면 진정 아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어가려는 훈육인지는 본인은 모른다. 그걸 판단하는 건 결국 자식의 몫이다.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딱 아비와 같은 나이대가 되었을 적에, 속만 썩이는 제 자식을 보면서 깨우쳐야 할 부분이다.

그러니 비로소 이해가 가려고 했다. 이하응이 그때 왜 그랬었는지. 왜 그토록 서로 부딪혀야만 했는지.

'아니, 그래도 그건 훈육이 아니라 그냥 권력 한번 잡아보겠다고 꼬장 부린 거였어.'

이형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해할 수 있었을 뿐, 동의할 수 있었던 건 아니었다. 다만 이해하고, 동정할 수 있게 되었을 따름이다. 그 속만 썩이던 아들의 손에 집에서 내쫓겨, 죽는 날까지 고향으로 돌아올 수 없게 된 아버지의 그 처량한 심기를 말이다.

처음에는 지금쯤 고향 땅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 누구보다 권력에 미쳐있던 이하응이 아니던가. 비록 조선에서 내쫓겼어도, 기어이 미국으로 건너가 일국의 왕이라 자부할만한 권세와 재력을 손에 넣었으니 무엇이 부족할까 싶었다. 지금쯤 세상을 다 가진 것 같겠지, 왜 이제 와서 미국행을 결단했을까 생각하면서 후회하고 있지는 않을까. 그렇게 이형은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게 아니라는 걸 알 것 같았다. 이건 권력욕이나, 재물욕 같은 감정과는 또 다른 감정이다. 피붙이에게 사랑받고 싶은 감정은, 피붙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탐욕과 또 다른 원초적이고 속된 감정이다. 그리고 원초적이고 속되기에, 그 어떤 부귀영화도 대신 채워줄 수는 없다.

결국, 이 갈증은 피붙이에게 사랑받아야만 채워질 수 있다. 피붙이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자각을 얻은 다음에야 비로소 갈증이 가신다. 비록 피만 이어진 아버지라 하여도, 진심으로 사랑해본 적도, 부성애를 느껴본 적도 없는 그런 머나먼 사이라고 하여도- 제 아비를 갈증으로 목매게 하여 죽이는 건 사람으로서 못할 일이 아닐까.

그래서, 이형은 이하응을 다시 조선 땅으로 불러들이기로 하였다. 다소 충동적이고, 감성적인 결정이었다.

'이게 과연 잘하는 짓인지.'

이형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바닥을 뺀질뺀질 기어 다니던 똥강아지는 제 할아비에게 무슨 문제라도 있느냐는 듯이 눈을 깜빡거리며 고개를 기웃거린다. 이형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히죽 웃고서는 양 볼을 있는 힘껏 쭉 잡아 늘이며 우스꽝스러운 얼굴을 만들었다. 그제야 똥강아지는 깔깔거리며 웃었다.

그 웃는 낯을 가만히 구경하고 있자면 마음이 구원받는 듯하였다. 세상에 어찌 저렇게 귀여운 생명이 있을까 하고 가벼운 전율마저 느껴졌다. 온 세상에 우리 손주가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럽다고 자랑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니, 실제로 자랑하고 있지 않았던가. 당장에 이하응에게 보냈던 초대장부터가 세세한 내용을 따지자면 증손주 자랑이었다.

어쩌면, 앞에 있었던 상념들은 애써 체통이라도 챙기려고 변명한 것이고 죽는 날까지도 부르지 않으려 했던 이하응을 기어이 증조할아버지가 되었으니 증손주 얼굴 구경이나 하고 가라며 부른 진짜 목적은 증손주를 자랑하고 싶어서 그랬는지도 몰랐다. 과연 실제로 그런 것인지는 이형 그 자신도 잘 알 수 없었다.

다만 한 가지, 이것이 주책없다는 건 황후가 앞서 지적한 덕택에 이형 또한 익히 잘 알고 있었다.

'나이를 먹더니 주책만 늘어서는.'

이형은 그 책임을 노화에 돌렸다. 늙어서 그렇다고 말이다. 새삼, 자신에게는 그토록 냉정했던 이하응이 왜 이원철에게는 그토록 살가웠는지 알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형 자신에게 똥강아지가 이토록 귀엽고 사랑스럽게 느껴지듯이, 이하응에게도 꼭 그렇지 않았겠는가.

절로 쓴웃음이 떠올랐다. 남자는 나이를 먹을수록 제 아버지를 닮게 된다더니, 꼭 그런 꼴이었다. 딱히 일부러 이하응을 이해해보고자 하는 것도 아닌데, 그냥 요즈음에는 괜히 그랬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 것이라고 이형은 변명했다. 늙어서, 괜스레 눈물샘이 느슨해졌다고 말이다.

이하응이 이를 봤더라면 이제 고작 불혹을 넘긴 주제에 무슨 나이 타령이냐고 버럭 소리 질렀겠지만 말이다. 이형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 머릿속에서 상념을 털어내고서 어린 손주의 손을 잡아주었다.

"아가야, 너는 늙지 말아라. 내 나이를 먹어보니, 괜한 생각만 늘고 이상한 감성만 늘더구나. 얘야, 너는 늙지 말아라."

"우?"

똥강아지 이우는 이형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고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것이 당연했다. 이제 돌도 지나지 않은 어린 손주가 늙지 말라는 할아버지의 조언을 듣거든 자기는 어른도 되지 말라는 말이냐고 투덜거리고 말지 않겠는가. 이 또한 결국 노인네의 투정일 뿐이다.

마음 같아서는 이제 고작 불혹인데 늙기는 뭐가 늙었느냐고 아득바득 우기고 싶기도 했으나, 눈앞에서 꼬물꼬물하는 손자가 그렇지 않다고, 넌 늙은 게 맞는다며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해맑게 웃고 있었다. 아직 이도 나지 않은 입을 헤벌쭉 벌려가며 갈색 눈동자를 이쪽으로 향하고서 못난이 인형처럼 헤실헤실 웃고 있는 손자의 얼굴을 보고 있자면, 근심·걱정이 싹 가시는 듯하였다.

혹자가 말하기를, 손자가 친자식보다 귀여운 까닭은 손자는 제 손으로 기를 필요가 없기에 사랑해 해주기만 하면 그만이라서라고 하였던가. 실로 그러했다. 아직 말도 못 하는 것이 꼬물꼬물 버둥버둥하며 마당에 내놓은 똥강아지처럼 요리조리 뛰어다니는데 그보다 사랑스러울 수가 없었다.

"아부, 아부."

그렇게 흐뭇하게 웃고 있자니, 그 똥강아지가 이형에게까지 엉금엉금 기어와 바짓가랑이를 잡아끌었다. 그 힘이야 대수로울 것도 없었으나, 바닥을 손으로 집고서 기어 다니고 있었으니 그 바닥에 묻은 먼지 하며 얼룩 같은 것들도 고스란히 묻거나 하던지라. 곁에서 지켜보고 있던 시녀들 사이에서 어떡해 어떡해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이형은 상관하지 않고서 조막만 한 손자를 안아 들었다. 양반다리를 하고서 주저앉은 그의 무릎 위에 눕히고서, 껄껄 웃으면서 말했다.

"예끼, 요 녀석아. 내가 네 아비라니 그놈이 들으면 기함을 할 말을 하고 있구나. 자, 따라 해보아라. 할아버지. 할-아-버-지. 자!"

"하라바이?"

"그래, 그래. 옳지, 잘한다. 요 녀석이 아주 그냥 천재로구나, 천재. 우리 집안에서 천재가 나왔어. 낄낄낄! 그래, 내가 네 할아버지다, 요 녀석아."

이형은 손자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주었다. 그 짧은 새에 솜털이 조금 자라 있었다. 원래 이때의 갓난아이들은 빠르게 자라나는 법이라지만, 과연 이토록 빠르던가. 이형은 내심 감탄하면서 머릿속으로 그의 다른 자식들과 비교해보았다. 그들도 이토록 빨랐던가. 이토록 사랑스러웠던가. 머릿속으로 수 번을 곱씹었다.

그러나 잘 생각나지를 않았다. 두 쌍둥이 공주라던가 삼남 이휴라면 그리 오래된 일도 아니었던 만큼 기억에 남아 있었으나, 장남 이원철은 꼭 제 손을 타지도 않고서 알아서 쑥쑥 자라기라도 한 양 어떻게 자랐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고 차남 이강은 저 병약한 아이가 갑자기 쓰러지거나 하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하느라 막상 어떻게 자라나고 있는지를 살필 겨를도, 귀엽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그 도중에 쓰러지거나 하지는 않을지, 아비보다 먼저 세상을 뜨지는 않을지 두렵기만 하던 그 작고 약하던 아이가 어느새 자라 기어이는 자신을 할아버지로 만들어주고야 말았다. 이 작고, 건강한 생명을 선물로 건네며 말이다.

"하여간에 그놈도 참, 관심 없는 체 몇 번이고 점잔을 빼더니, 막상 한 번 불이 붙자 냅다 들이박기는···. 고얀 녀석 같으니라고. 이제는 아비로도 부족해서 할아버지라니, 나도 이제 어디 가서 아직 젊다고 할 수도 없게 되지 않았더냐."

이형은 입술을 비죽 내밀고서 투덜거렸다. 당연히, 진심으로 탓하는 건 아니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놀랍기만 했다.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던 아이가, 되려 그 튼튼하고 별 탈 없이 알아서 쑥쑥 자라준 장남보다 먼저 손주 구경을 시켜줄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하다못해 1년 전에 이형 자신에게 미리 말해준다고 한들 미친 소리라고 웃어넘겼을 텐데 말이다.

그러나 이는 현실이었다. 이형의 품 안에서 꼬물거리며 이형의 손짓이 간지럽다는 듯이 까르륵 웃음을 터뜨리는 자그마한 생명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었다. 이형은 이 똥강아지에게 뭐라 더 말해주면 좋을지 말을 고르지 못하고서 말없이 한참을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솜털이 복슬복슬하고 꺼끌꺼끌한 것이 나중에 자라면 제법 풍성한 곱슬머리가 되지는 않을까, 싶었다. 물론 아직 첫돌도 지나지 않은 갓난아이의 솜털을 두고서 나중에 자라나 머릿결이 어떨지 추측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었지만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을 보냈을까. 어느 순간부터 더는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그다음에는 잔잔한 숨소리만 울려 퍼졌다. 그리고 종국에는 쌔액쌔액하는 아직은 미약한 코골이만이 울려 퍼졌다.

무릎에 머리를 비비적거리며 곤히 잠든 모습에, 이형은 세상을 다 가진 듯하였다.

"요 고얀 녀석. 이 나라의 황제를 베개로 쓰다니 참으로 사치스러운 녀석이로구나."

이형은 키득키득 웃으며 볼을 콕콕 찔렀다. 투실투실하고 말랑말랑한 것이 참으로 복스러웠다. 무슨 꿈을 그리도 열심히 꾸고 있는지 이형이 볼을 콕콕 찔러도 똥강아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토록 열심히 바닥을 기어 다니면서 궁 바닥에 먼지란 먼지는 혼자서 다 쓸고 다니더니, 더는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을 만큼 지친 모양이었다.

이형은 그대로 손주를 눕힌 채, 슬쩍 고개를 돌려 어쩔 줄 모르고 있던 그의 며느리-빅토리아를 돌아보았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아직 한국말을 제대로 할 줄 모르다 보니 뭐라 입 밖으로 내지도 못하고서 안절부절만 하고 있던 외국인 며느리였다. 사실 따지고 보면 빅토리아는 조선말을 잘 모르고, 이강은 영어를 못하지만 두 사람아 불어는 가능하여 말이 통한다는 묘한 부부였다. 막상 이형은 불어를 할 줄 모르니 그저 답답할 따름이었지만 말이다.

그래도 요즘도 잦은 병치레로 바깥에 나오는 일이 드문 병약한 남편을 보살펴, 기어이는 이형에게 손주를 보여준 이 자리의 일등공신이기도 하였으니, 어찌 미워하거나 함부로 대할 수 있을까. 이형은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 며늘아기. 네가 참 수고가 많았다. 그놈이 하도 약해서 과연 제때 서기는 할지 늘 걱정이었는데, 그래도 그놈이 남자 구실은 할 수 있었나 보구나. 간호사에, 간호인에, 아내 노릇까지. 네가 정말로 고생이 많겠구나, 하하하!"

"Oh. 그, 저···."

"···아차차."

저 혼자 말하고서 저 혼자 웃던 이형은 뒤늦게 이 외국인 며느리가 아직 조선말을 잘할 줄 모른다는 것을 떠올리고서 멋쩍게 뒷머리를 긁었다. 제 나름은 칭찬이라고 한 말이고, 또 대강 어감상 칭찬이라는 것 정도는 빅토리아도 이해했겠지만, 그 자세한 내용이야 어찌 이해할 수 있겠는가. 사실, 이해한다고 해도 과연 이걸 칭찬으로 이해할지는 또 의문이었지만 말이다.

결국, 한참을 고민하던 이형의 한마디는 이러했다.

"Good!"

"! 아, 카, 감사합니다."

"음, 음!"

급히 고개를 숙이는 빅토리아의 모습에, 이형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마침내 축제의 날이 밝았다.

재회의 날이 밝았다.

< 망나니 아들 > 끝

ⓒ 리첼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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