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리엔탈리즘 >
이형 그 자신은 단지 위선 내지는 열강들의 패권을 정당화해 줄 적당한 입간판 즈음으로 저평가했지만, 이형이 전주 만국박람회에서 몸소 제창한 천하회맹은 이 무렵 유럽의 계몽주의 성향 학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그렇다. 우리는 모두 교양을 갖춘 문명인이 아니던가? 몽둥이를 내려놓고서 대화를 통하여 문제를 해결할 줄 아는 문명인이다. 그런데 왜 집단과 집단의 문제가 되면 어째서 평화로이 대화로 해결하지 못하고서 폭력을 동원하고 마는 것일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대화를 위한 장도, 규칙도 제대로 준비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유사 이래로 인류문명은 외교의 역할을 계속하여 키워왔다. 처음에는 필요할 때 각국의 지도자가 직접 얼굴을 마주 보고서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하여 그다음은 필요할 때 사절을 주고받게 되었고, 또 그다음은 필요할 때가 아니라 항시 외교 사절이 상대국에 상주하면서 필요할 때에 본국의 뜻을 전하게 되었다. 그다음 단계는 분명 모든 나라의 사절이 언제나 한자리에 모여 각국의 의사를 실시간으로 전하는 단계가 아니겠는가?
국제법 또한 그러하다. 작금의 국제법은 몇몇 국가들이 조약을 통하여 만들어낸 몇 개 조항들을 제외하면 온통 관습으로 가득 차 있다. 대부분의 국제법이 성문화되어 여러 나라의 동의를 얻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그저 으레 몇 개 나라들이 그동안 그래 왔으니 다른 나라들도 거기에 따를 것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째서 그들 몇 개의 나라들이 관습적으로 만들어내어 다른 나라들에도 따르도록 강요하고 있는 조항들을 국제법이라고 불러줘야 하는가? 국민주권론에 따르자면 법이란 국민의 동의 위에 만들어지고 또한 집행되는 것이 아니던가. 그것이 법의 올바른 정의라면, 마땅히 국제법 또한 만국의 동의 위에 만들어지고 또한 집행되는 것이어야만 한다.
만국의 사절단이 한데 모여 실시간으로 의견을 주고받게 될 천하회맹은 이를 위한 적절한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천하회맹이란 곧 국가들의 아고라와도 같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아고라에서 자유로이 토의하며 그들의 질서를 만들어냈듯이, 만국의 동의 속에서 진정한 국제법을 성문화시켜야 한다면 천하회맹보다 적절한 장소는 아마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세상에 가장 절실한 건 이런 국가 간의 분쟁에서 옳고 그름을 가려줄 국제재판의 존재다. 그것은 하나의 국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영국인들은 프랑스인들이 그들의 문제를 재판해주는 것을 불쾌하게 여길 것이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른 나라들이라고 다를까? 이들 두 나라의 이야기는 단지 예시일 뿐, 자국과 이해관계가 겹치거나 겹칠 수 있는 나라가 그들 나라의 문제를 판결하려 한다면 그들은 십중팔구 불쾌하게 여길 것이다.
따라서 국제재판의 가장 중요한 점은 어떻게 집행할 것인가, 어떻게 옳고 그름을 가릴 것인가보다도 이를 재판할 재판소의 공정함과 재판장의 중립성이라고 할 수 있다. 언제나 재판 당사국과 이해관계가 겹치거나 겹칠 여지가 있는 나라가 재판에 끼어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나라는 십중팔구 멀리 떨어져 있는, 자국과는 깊은 관계를 맺은 바 없는 낯선 나라가 될 것이다.
국제재판소가 설치된다고 한들, 매번 재판을 치를 때마다 그런 낯선 나라에서 중재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보자. 그렇게 중재를 받아도 상대국이 그 나라가 판결을 내릴 재판장으로서 부적절하다고 거부한다면 판결은 더욱 길어질 것이고, 번거로워질 것이며, 난잡해질 것이다. 그리고 그 끝은 언제나 파국일 수밖에 없다. 전쟁을 막기 위해 준비된 국제재판소가 더욱 큰 혼란만을 일으키는 것이다.
결국, 재판장을 고르는 것은 다른 나라가 아닌, 중립적이고 공정하며 양국이 동시에 가맹하고 있는 국제기구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역할을 맡을 곳은 역시 천하회맹일 수밖에는 없다. 꼭 천하회맹이라는 이름이 아니더라도, 이와 같은 국제기구가 현 국제질서에 절실하다는 건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는 진리라 할 수 있다.
평화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천하회맹을 지지하라! 천하회맹이 만들어진다고 하여 단숨에 이 세상의 모든 전쟁이 사라지지는 않을지도 모르겠으나, 적어도 이것이 첫걸음이라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
"어떻게 하면, 언제쯤 전쟁이 인류사에서 사라질 수 있을까? 그 대답은 이미 나와 있다. 전쟁을 일으킴으로써 얻는 이익보다 전쟁을 통해 얻는 불이익이 더 크다면 당연히 모든 나라는 전쟁을 그만두게 될 것이다. 모두가 잘 알고 있다시피 인류는 이성적인 생명이며, 논리적으로 생각하여 만사를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위대한 만물의 영장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우리의 지상 명제는 어떻게 하면 전쟁에 따르는 불이익이 이익보다 클 수 있을까 생각해내는 것이 되어야만 한다. 그리고 난, 이 대답이 바로 천하회맹이라고 생각한다. 열강들이 서로서로 감시하여 어느 한 열강이 평화를 깨고자 행동할 경우 그 즉시 다른 열강들이 합심하여 그 열강을 응징하도록 감시체제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리하면 약한 나라들은 유사시에 열강에게 침략당할 걱정을 덜 수 있을 것이고, 더욱 강한 나라들은 전쟁을 시작하기에 앞서 혹 자신이 평화를 깨고 있다며 다른 나라들에 보복을 받지는 않을까 한 번 더 생각하게 될 것이다. 모든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첫걸음이 그것이 발각되었을 경우 혹독한 벌이 뒤따를 것이라는 걸 아는 것이듯, 전쟁 또한 그러하다.
전쟁은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큰 죄악이며 범죄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 국제사회는 질서도 법도 형벌도 없는 무정부 상태로 남아있어야 한다는 말인가? 천하회맹은 이 무질서하고 혼란스러운 세상을 바로 잡을 새 시대의 등불이 되어줄 것이다."
우선 첫째는 당연하게도 이형이 주장한 바가 그들이 찾고 있던 해답이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일종의 모범답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동안 전쟁을 없애기 위하여, 세계평화를 위한 논의는 많았으나 구체적으로 이를 위하여 어떻게 하면 좋은가? 에 대해서는 아직 이런저런 이야기가 서로 충돌하고 있던 상황에서 속 시원하게 이것이 정답이다-라고 20년의 세월을 건너뛰어 버린 것이다.
무엇보다 여파가 클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이것이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가질 수밖에 없는 열강의 최고지도자가 국제적인 행사의 개막식에서 공개적으로 펼친 주장이었다는 점이었다. 아직 어떻게 해야지만 세계평화를 이룰 수 있다.-라는 대답은 없이 막연하게 평화란 좋은 것이다, 전쟁은 나쁜 것이다-하는 이야기 정도만 두런두런 나오고 있던 판국에 권위 있는 인물이 권위 있는 자리에서 해답을 제시해버렸으니 반향이 없을 수가 없었다.
이형의 연설은 단순히 전쟁에 나가서 죽을지도 모르니까 참전하지 말자 정도로 끝나던 반전운동을 새로운 단계로 발돋움시켰다. 크고 작은 시민운동 선에서 멈추던 반전운동을 전쟁은 잘못되었고, 이렇게 하면 세계평화를 이룰 수 있다.-하는 이념의 단계로 발돋움시켰던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주장하는 건 당연하게도 이형이 가장 먼저 제창한 천하회맹의 탄생이었다.
그리고 이념이라는 것이 으레 그렇듯이, 그들 나라의 지도자들에게 즉각적인 종전과 천하회맹의 탄생을 요구하는 광신적인 추종자들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한편, 두 번째는 주장의 내용이 아니라 이걸 주장한 나라가 한국이라는 점에 주목한 경우였다.
"만일 영국인들이 천하회맹이나 그와 같은 국제기구를 처음으로 제창하였다면 나는 속이 뻔히 보이는 패권주의적 행보라며 비웃었을 것이다. 만일 프랑스인들이 그와 같은 주장을 했다면 나는 아직도 프랑스가 세상의 중심인 줄 아는 머저리들이라고 혀를 찼을 것이고, 러시아가 그와 같았다면 저런 야만인들에게 이 세계의 명운을 맡길 만큼 인류는 멍청하지 않다고 평했을 것이다.
독일인들은 이와 같은 주장을 하기에는 그 힘이 너무 협소한 공간에 국한되어있고, 미국인들은 애당초 이와 같은 주장을 할 리가 없으니 따로 논할 필요도 없다. 한국인들이 이와 같은 개념을 제창하였기에 나는 이 천하회맹이라고 하는 국제기구 창설에 기꺼이 찬성한다. 그들의 주장에는 어떠한 속임수도, 속셈도 없다는 걸 믿기 때문이다.
우리 유럽인들이 아프리카에서, 아시아에서, 오세아니아에서, 아메리카에서 무엇을 행하였는가를 보라. 공존과 번영이라는 헛되고 거짓된 약속으로 저 순진무구한 야만인들을 어떻게 속이고 착취해왔는가를 보라. 그 행태가 너무나 추악하여 저것이 나와 피를 나눈 동포들이라는 사실에 고개를 절로 돌리게 한다.
그에 반하여 한국은 어떠한가? 그들이 통치하였던 아시아는 어떠한가? 한국인들은 공존을 이야기하였다. 한국인들은 번영을 이야기하였다. 그들의 약속은 지켜졌는가? 그렇다. 지켜졌다. 지금도 지켜지고 있는 와중이며, 앞으로도 계속하여 지켜질 것이다. 공존과 번영을 이야기한 나라는 이 세상에 두 손으로 다 셀 수 없을 만큼 잔뜩 있지만, 진정한 공존과 번영을 이룩한 것은 한국인들뿐이다."
"지금껏 열강에 맞서 조국을 지키고자 하였던 이들은 많았다. 단지 그들의 조국을 지키는 데에 멈추지 않고서 그들이 속한 대륙의 이웃들까지 더불어 지키려고 하였던 이들도 많았다. 그러나 그들 중 성공한 이들은 오직 미국과 한국뿐이며, 이들 중 열강들과 같은 핏줄을, 혈통을 공유하지 않는 나라는 오직 한국 단 한 곳뿐이다.
그런데 어찌 한국이 특별하지 않을 수 있을까. 우리는 모두 침략자다. 우리의 손으로 선출한 정치인들이, 우리의 머리 위에 눌러앉은 귀족과 자본가들이 우리를 침략자로 만들었다. 우리보다 약하고, 선량하고, 순수하던 이들의 피와 시체 위에 추악한 문명을 이루고서 그 추악함을 뽐내기에 바쁜 어리석은 침략자들이다.
오늘날 한국의 호소는 우리 침략자들을 향한 피해국들의 항변이오, 부탁이며, 고함이다. 더는 침략하지 말아 달라는, 그들 또한 존중받아 마땅할 인간이고 응당 대등한 국교를 가져야 했을 이웃 나라였노라고 소리치는 힘 없고, 선량하고, 순수한 이들의 절규다. 그들의 절규가 마침내 오늘날 마침내 우리에게 닿았다. 닿고야 말았다!
외면하지 마라! 외면해서는 안 되리라! 두 번 다시 닿지 않을지도 모르는, 어쩌면 두 번 다시 없을지도 모르는 이 절규를 그냥 흘려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민중이여, 경청하라! 그리고 깨달아라! 우리가 무엇을 하고 말았는지! 우리의 정치인들이 우리의 어깨에 무엇을 떠넘겼는지!"
"나는 천하회맹을 믿지 않는다. 그것이 속되고, 부정하기 때문이 아니다. 속되고, 부정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이 순진무구한 제안을 믿지 못한다. 이 순진무구한 제안이란 도시의 추악함을 알지 못하는 시골 처녀의 순정과도 같다. 늑대와도 같은 도시 남정네들에게 아무렇게나 이용당하고, 무참하게 짓밟히고, 내버려질 순정이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에 차마 외면할 수 없는 순수함이 있다. 그것이 헛된 발버둥이라는 걸 알아도, 차마 그 순정이 꺾이고, 짓밟히는 걸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사내대장부의 긍지가 있다. 나는 이 한 떨기 백합이 농락당하는 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겠다. 이리와도 같은 열강들의 손에 무참히 짓밟히는 걸 간과하지 않겠다. 이 한목숨 던져 이 순정을 지킬 수만 있다면야,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
속세에 물들어 추악하게 변한 것은 속세의 잘못이다. 그러나 아직 속세에 물들지 않은 순정을 속세의 더러운 이들이 더럽히도록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는 건 개인의 죄악이다. 나는 그와 같은 죄악을 범하지는 않겠다. 나는 맞서 싸우리라!"
"작금의 세상은 딱 잘라 말해서 지옥이나 다름없다. 힘 있는 자들은 힘없는 자들을 수탈하기에 바쁘고, 힘없는 자들은 그들보다 약한 자들을 얕잡아보고 또한 괴롭힌다. 치천사들이 주벌하기 전에 소돔과 고모라가 딱 이렇지 않았을까 한탄마저 나온다. 그런 참혹한 세상에서, 강자가 약자를 돕고 다시 그 약자가 보다 약한 자를 돕고자 하는 건 오직 극동뿐이다.
이 세상이 소돔이라면, 아마 저들이야말로 롯과 그 가족들일 것이다. 온 세상이 유황에 불타오르며 소금기둥이 되어갈 때 홀로 치천사의 보호 속에 살아남을 롯과 그 가족들이리라. 우리가 모두 저들을 본받지는 못하더라도, 하다못해 저들을 더럽혀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이러한 낯뜨겁기까지 한 한국을 향한 예찬은 그냥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이 무렵 반제국주의 인사들에게 막연하게 비유럽 국가들은 열강의 침략과 수탈에 손해를 입은 피해국이었고, 이는 사실과 크게 다르지도 않았다. 특히나 아예 인종조차 다른 백인이 아닌 국가들은 더 했다. 이들은 흔히 「나약하고 선량한 야만인들」을 동정했고, 그들을 핍박하는 열강들에 반감을 드러내고는 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은 이들의 가려운 구석을 긁어주는 새로운 열강이었다. 우선 백인이 아닌 국가였고, 딱히 식민지를 운영하거나 이웃의 약한 나라들을 핍박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 적도 없으며, 무엇보다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다른 열강들에 비해 이래저래 뒤처지면서도 현 세계의 열강 중 가장 도덕적으로 보이는 나라였다.
즉, 이들에게 있어서 한국은 「나약하고 선량한 야만인들」이라는 백인이 아닌 국가들을 향한 편견이자 고정관념을 충족시키는 백인이 아닌 열강 그 자체였던 셈이었다. 식민 통치와 무차별적인 침략은 유럽인들이, 혹은 그들의 정치인들이 추악하고 탐욕스러워서 일어난 일이지 선량한 백인이 아닌 이들은 그와 같은 추악함과는 거리가 멀다고 저들 멋대로 생각한 것이다.
"새로운 시대의 빛은 동방에 있다! 우리의 추악한 문명 위에 저들이 오늘날 이룩하고 있는 저 조화롭고 평화로운 문명을 보라! 저 순수한 공존이야말로 그동안 우리가 잊고 있었던 참된 인간의 본성이 아니겠는가? 우리도 저들을 본받아 이와 같은 순수함을 회복해야만 한다!"
"프랑스인의 약속을 믿을 수 있는가? 프랑스인들의 약속은 언제나 공허한 허풍일 뿐이니 귀를 기울인 이야말로 진정으로 한심한 작자다. 영국인의 약속을 믿을 수 있는가? 애당초 영국인이 한 약속을 믿었던 인물이 멍청한 것뿐이다. 영국인은 당연히 약속을 깨기 때문이다. 러시아인이 한 약속은 오로지 그 러시아인이 오늘 밤 당신을 죽이러 오겠다고 약속하였을 때만 믿을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인은 어떠한가? 그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약속을 깨지 않는다. 그들의 약속은 공허하지 않다. 그들의 약속은 실천되지 않은 적이 없다. 과연 이 이상 그들의 약속을 신뢰해야 할 이유에 부연설명이 필요할까?"
한 단어로 줄이자면, 오리엔탈리즘이었다. 이들은 정확한 사실판단은 멀리하고서 일단 무턱대고 한국은 선량한 열강이고, 범 아주 조약기구는 나약하고 선량한 아시아 여러 나라가 서로를 지키기 위해서 만들어진 한없이 깨끗하고 어떠한 속셈도 속임수도 없는 진정 가맹국 모두를 위해 존재하는 국제기구라 확신했다.
그 때문에 이들은 선량한 열강인 한국이 처음으로 주장한 천하회맹이라는 발상에도 기꺼이 박수를 보냈다. 그것이 범 아주 조약기구와 마찬가지로 어떠한 속셈도 속임수도 없는 만국을 위한 국제기구가 되리라 믿었던 것이다. 그들은 그 순수함을, 선량함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형이 귓등으로라도 들었다면 콧방귀도 뀌지 않았을 이야기였지만 말이다. 좌우지간, 이들이 있었기에 이형의 주장은 더욱 큰 힘을 얻을 수 있었다.
< 오리엔탈리즘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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