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폭군 고종대왕 일대기-459화 (459/530)

< 시간과 예산 >

1895년은 그 전년도와 같이 다사다난한 해였다. 미 대륙에서는 미국의 개입 아래 브라질 제2 공화국이 수립되고 칠레와 미국 간의 태평양 전쟁이 미국의 조기 승전으로 마무리되며 미국의 단일 패권 구도가 점차 확립 되어갔고, 유럽은 주요 전선들이 모두 정체된 가운데 프랑스와 영국이 마침내 종전 협상에 합의하고 신성로마제국을 겨냥한 공동전선을 준비하며 새로운 질서가 완성되어가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신생 혁명 러시아는 러시아대로 혁명 초기의 혼란을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었다. 우선 폴란드 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하면서 군비 부담을 줄였고, 아르메니아에서도 한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이며 오스만 튀르크와도 당장의 적대 관계를 마무리 지었다.

이는 러시아가 외환에서 시선을 돌려 본격적인 내부정비에 들어갈 기회를 잡았음을 뜻했고, 그에 반해 나로드니키의 러시아 인민당과 블라디미르 울리야노프- 아니 레닌의 사회민주노동당 사이의 갈등은 나날이 격화되어가고 있었다.

그 반면 아시아 대륙의 1895년은 그야말로 쏜살같았다. 아니, 더욱 엄밀하게 말하자면 비단 1895년 만이 아니라 그다음 해도, 그 다다음 해도 그러했다.

"그래, 이 병술보고서 말인데. 여기 41번째 장 5행. 그 「청천강을 기준으로 한 이남과 이북의 소득 격차」 항목 있지? 그 부분 통계가 잘못되었다는 모양이야."

"에이, 그럴 리가요. 저희가 그걸 몇 번을 역산해봤는데 설마 틀렸겠어요? 과장님도 그때 같이 주판 두들기면서 이거 확실하다고 다 함께 검산하셨잖아요?"

"아니, 그러니까 계산은 맞는데! 자료를 애초에 12년 전 걸 썼다고! 시행하기 전에 위에서 이 부분만 최신판으로 싹 갈아엎으라신다!"

"네, 네? 그걸 이제 또다시 고치라고요? 게다가 어차피 12년 전이라고 해봤자 얼마 차이도 안 나요! 어차피 청천강 이남이 이북보다 잘살고 있다는 지역발전 불균형을 보여주는 게 중요했던 거지 정확한 수치가 중요한 부분도 아니었고, 내가 저번에 봤을 때 그때나 지금이나 격차는 거의 엇비슷했다니까? 대충대충 넘어가지 뭘 또다시 하래요!"

"난들 아냐. 까라면 까야지! 그리고 뭐야, 너 그거 미리 알고 있었냐? 인마, 알았으면 네가 책임지고 고쳐놓든가 했어야지 너 때문에 내가 무슨 소리를 듣고 왔는지 알아?!"

"아니, 저도 이번에 다시 읽어보면서 발견한 거라고요! 나도 이거 적을 때 알았었으면 진즉 고쳤지! 악, 악!"

우선 경제관료들에게 1895년은 병술 보고서의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또 한 번 재검토해보는 시간이었다. 이는 황실로부터의 명령이었다기 보다는 의회로부터의 명령이었다. 황제의 서슬 퍼런 권위가 무서워서라도 이 병술보고서를 거부하는 건 불가능했지만, 하다못해 검증과 검토라는 명분으로 도입을 최대한 후일로 질질 끄는 정도는 가능했기 때문이다.

대한제국의 기득권을 대표하는 의회가 그들에게서 세금을 더 걷어서 더욱 가난한 자들을 먹여 살리자는 병술보고서를 좋아하기란 처음부터 무리였던 셈이다. 이형이라고 그러한 의회의 계산을 모르는 건 아니었으나, 실제로 이와 같은 행정사업은 역사상 처음이었던 만큼 크고 작은 실수들이 없을 수가 없던지라 눈감아 주었다.

관료들에게 이러한 재검증 과정이 지루하고, 끔찍한 반복 노동이었음은 구태여 말할 필요도 없으리라. 거기에 이러한 재검증 과정에서 가끔 출처 자료가 잘못되었다거나 너무 예전 자료를 썼다거나 하는 식으로 수정해야 할 부분이 발견되기도 했지만, 그런 경우는 한 손에 꼽았고 실질적으로는 그냥 그동안 수반을 반복해왔던 반복 과정이었으니 지루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고 보니, 자재 내용은 어디에다가 정리해놨었지? 그 왜 대리석들 왕창 쓴 자료 있잖아."

"아, 그거요? 어디였더라. 아마 부장님께서 부장님 자리 오른쪽 3번째 서랍에 넣어두셨을걸요. 그 왜 청동이랑 같은 곳에 정리해 두신 거로 기억하는데."

"좋아, 청동이라 이거지? 좋았어. 후, 그래. 그럼 어디 얼마나 썼나 볼··· 허어억!"

무엇보다 그들에게는 이것만이 끝이 아니었다. 만국박람회가 마무리되었으니 이제 그 지출내용과 수입내용을 정리할 차례였다. 그뿐일까? 청해 사업에 신농유업 사업에 좌우지간 현재진행형으로 예산을 하마처럼 집어삼키고 있는 사업들투성이였으니 이 지출내용도 함께 정리해 둘 필요가 있었다.

그야말로 일복이 터졌던 것이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점이 있다면 그들만 갈리고 있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리라. 각국의 관료들은 관료들대로 갈리고, 식농기구에 소속된 관료들은 또 관료들대로 현장에서 갈리고 사무실에서 갈리고 있었으니 전 아시아 대륙의 공무원들이 평등하게 갈리고 있던 셈이다.

물론 단지 위안이 될 뿐, 그런다고 그들의 현실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었지만 말이다.

"여기 그 도면 어디 갔나! 그 있잖나. 증기관 배열 쫙쫙 그려져 있는 거!"

"아니 십헐, 말은 똑바로 해야 할 것 아냐! 여기 증기관 도면이 어디 한둘인 줄 알아! 하다못해 갑인지 을인지 병인지 갑이면 갑에서 몇 번 도면인지를 말해줘야지 내가 알아먹지!"

"그 왜 있잖아, 그 똥통이랑 연결된 거!"

"이 양반아, 증기관이 똥통이랑 왜 연결되느냐! 가스차서 폭발할 일 있나!"

"어, 이상하다. 분명 내가 그거 연결해놓은 거 봤는데···?"

한편 조선업계에게 1895년은 그들의 한계를 시험하는 해였다. 1,000t이 넘어가는 함선을 건조하는 데 필요한 설비나 경험을 갖춘 조선소가 아시아 대륙을 통틀어도 다섯 곳을 아슬아슬하게 채우는 마당에 15년 안에 1만 톤이 훌쩍 넘어가는 그간 전례 없는 거함을 만들라는 지시가 떨어진 것이다.

무엇보다 이들에게는 장보고급 방호 순양함조차 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도전이었다. 기타 보조함들이나 구축함들이야 그리 어렵지도 않고, 이번 기회에 새로 조선소를 지어 하청을 넣어도 되겠지만, 본격적인 순양함은 이야기가 달랐다. 연안을 항해할 구축함 등과는 달리 멀리 원양까지 나가 작전을 수행해야 하는 순양함은 더욱 튼튼해야 했고, 선원의 편의도 고려해야 했으며, 당연히 더욱 거대해야 했다.

실패는 용납되지 않았다. 한 번 본격적인 양산이 결정되면 곧 죽어도 아시아 대륙 전체가 똑같은 외향의 똑같은 함선들을 가지게 될 것이고, 이는 그들이 불량품을 만들어 내면 아시아 대륙 전체의 해군력이 급격히 저하될 것임을 뜻했다. 그렇다고 엎고서 새로 만들려 치면 청해 사업의 15년이라는 시간제한이 걸렸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이라지만, 최소한 실패는 하지 말아야 했던 것이다.

"뭐든 일단 만들어 보고서 잘 작동하는지를 봐야 이게 좋구나-하는 거지. 이렇게 그림만 실컷 그려봤자 뭘 어떻게 아나? 일단 만들어서 띄워보도록 하라. 띄워보고, 어떤 놈이 제일 나은지 봐야지 않겠나."

이에 대한 이형의 지시는 처음부터 장보고급이라는 이름의 동형함을 제각각 시험 삼아 설계하여 동력기관까지 소형화한 모형을 완성한 다음, 이를 물가에 띄워보고서 중 가장 나은 함선에 장보고급이라는 이름을 주자는 것이었다. 이때 사용된 모형은 크게 3가지였다. 하나는 기존에 한국 해군에서 사용하던 미제 구형 전함의 선체를 순항함 크기로 줄인 것이었고, 하나는 상선의 선체에 장갑판과 무기를 추가한 모형이었으며 마지막 하나는 아예 새롭게 설계한 선체를 사용한 모형이었다.

실험결과, 첫 번째 모형은 가장 군함이라는 느낌이었지만 파도에 금세 균형을 잃고 휘청거렸고, 두 번째 모형은 물살을 가르는 데에는 가장 안정적이긴 했지만 원래 상선이었던 만큼 파탄면적이 너무 클 뿐 아니라 약점들이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었고, 세 번째 모형은 아예 처음부터 물살을 잘 견뎌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두 번째가 가장 낫겠군. 약점이 뻔히 보이는 거야 장갑판을 조금 더 두껍게 두르면 될 테고 파탄면적이 큰 건··· 흠, 어쩌면 좋을까? 그렇지. 우선 군살을 패보거라. 이제 상선도 아닌데 적재 칸은 조금 줄여도 되지 있겠느냐?"

이 실험결과를 확인한 이형의 결정은 두 번째였다. 이러한 결정이 나온 가장 큰 이유는 곧 아시아 대륙에서 해전을 펼칠 일은 없을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말하자면, 아시아에 당장 중요한 건 세계 최강의 전투함이 아니라 일단은 군함다운 군함을 자력으로 만들어 내는 일이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장보고급은 최종적인 목표가 아니라 통과점에 불과했다.

지금 중요한 건 일단 최대한 다양한, 그리고 많은 군함을 건조해보는 것이었고 그렇게 만들어진 군함들이 다소 성능은 부족할지언정 실전에서 사용할 수는 있도록 최소한의 수준을 갖추는 것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상선의 설계를 기반으로 하는 건 특출난 성능을 기대할 수는 없어도 하다못해 무난한 성능 정도는 기대할 수 있던 것이다.

하지만 이형이 개입해야 할 부분들은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퍼엉-!

"으아, 제기랄! 또 야. 또 못 뚫었어! 젠장, 이게 무슨 철갑유탄이야. 그냥 대인 유탄이지!"

우선, 선체를 만든다고 끝이 아니었다. 청해 사업의 목표를 고려하면, 순양함에 실어야 할 각종 무기도 본격적인 국산화를 거쳐야만 했다. 가령 어뢰가 그러했고, 대포나 포탄도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대포는 육군에서도 실컷 만들어왔으니 방호 순양함이 사용하는 100~200mm 사이의 구경 즈음은 쉽게 완성할 수 있었으나, 포탄은 이야기가 달랐다.

유탄이야 기초 중의 기초였으니 육군에서 사용하던 비결을 그대로 옮겨오면 그만이었지만, 해군에서만 사용하는 철갑유탄은 개발 과정에서 수많은 시련에 부딪혀야 했다. 철갑유탄을 만들어 내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시험사격을 해본 결과 번번이 장갑판을 관통하지를 못하고서 그냥 흠집만 내놓았던 것이다. 장갑판을 관통하지 못하는 철갑유탄은 쓸데없이 비싸기만 한 유탄에 불과했다.

연일 실패가 반복되자 곧이어 조사단이 투입되었고, 현장에 투입된 조사단은 개발 난항의 원인을 두고서 「포탄이 너무 취약해서」라는 이유를 들었다. 한마디로, 포탄이 단단한 장갑판에 부딪힌 순간 이를 관통하지 못하고 역으로 제가 깨져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아니, 도대체 왜? 카네기 제철의 용광로에서 뽑아낸 쇳물을 쓰고 있는데도 왜 이 모양이지?'

이형으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결과였다. 카네기 제철의 재료공학 기술을 가져다 쓰고 있으니 강철이 물렁하다거나 한 것도 아닐 텐데, 포탄이 장갑판을 관통하지 못하고서 역으로 깨져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장갑판을 만드는 것도 포탄을 만드는 것도 똑같이 카네기 제철의 재료공학 기술을 가져다 쓰고 있는데 한쪽은 정상인데 다른 한쪽은 불량이다.

문제는 이형이 여기에 해결책을 제시하자니 이형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무엇 때문에 계속 이런 결과가 나는 것인지 모르겠는 건 이형도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그저 함께 끙끙거리고 있는 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어쩔 수 없지. 미련 가지지 마라. 언젠가는 완성해야겠지만, 지금은 아직 때가 아닌 모양이야. 잘 풀리지 않는다면, 우선은 다른 무기들에 더욱 집중하도록 하라."

결국, 이에 대한 이형의 선택은 개발 연기였다. 다른 무기 사업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와중에 당장 성과가 나오지 않는 사업에 예산과 인력을 분배하기에는 아깝다는 것이다. 결국, 철갑유탄 개발이 벽에 부딪히면서 주목받게 된 것은 그냥 일반적인 철갑탄이었다. 함대함 전에서 사용하기에는 다소 위력이 부족한 감이 있어도, 일단 장갑판을 꿰뚫고서 타격을 주는 거야 철갑탄으로도 충분히 가능했기에 내릴 수 있는 결정이었다.

무엇보다 철갑탄은 철갑유탄에 비해 어렵지도 않았다. 철갑유탄은 장갑판을 관통한 다음 무사히 폭발까지 하여 적함을 헤집어 놔야 완성이었지만 철갑탄은 장갑판을 관통하기만 하면 되었다. 다소 부족한 관통력은 빈틈없이 쇳덩어리로 채워 무게를 늘리면 해결되었다.

"어뢰가 이번에도 그냥 가라앉아 버렸다고? 젠장! 역시나 쏘가리라는 이름이 문제였던 거야! 바다에서 쓸 어뢰에 민물고기 이름을 붙여놨으니 허구한 날 소금물만 먹었다 하면 그냥 꼬르륵 가라앉지!"

"아니 왜 애꿎은 이름 탓은 하고 난리여. 가라앉았으면 형편없는 제 손재주 탓이나 할 것이지. 쏘가리가 얼마나 맛있는데?"

"그래, 이게 다 이 내 빌어먹을 손재주 탓이다! 이제 되었냐? 으아, 하여간 한마디도 안 지고 대들기는!"

문제는 어뢰였다. 제아무리 겉모습을 그럴싸하게 만들어도, 막상 실사용 해보면 어뢰가 앞으로 거의 나아가지를 못하고 그대로 해저까지 가라앉아 버렸던 것이다. 철갑유탄 문제야 일단 미뤄두고서 철갑탄부터 생산하는 거로 해결 가능했지만, 어뢰는 이야기가 달랐다. 어뢰는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계속하여 수입품을 쓰거나, 아니면 스스로 개발하는지의 양자택일의 문제였다.

무엇보다, 어뢰가 아예 작동하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발사한 순간에는 분명 거침없이 뻗어져 나갔고, 30m 정도의 가까운 거리라면 정상적으로 작동하여 기폭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이상이 되면 어느 순간 그 궤적이 해수면에서 사라지더니 그대로 가라앉아버리던 것이다.

"일단 잠수부들을 시켜서 그놈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두 눈 똑바로 뜨고서 보고 있으라 해라. 그래야 무엇 때문에 작동이 안 되었는지 파악이 될 것 아닌가?"

이때 이형의 해결책은 원론적이었다. 일단 눈으로 보고서 확인해보자는 것이다. 물론 본인이 직접 바다에 들어가서 두 눈을 부릅떠야 하는 견해가 아니니까 할 수 있는 말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감히 어느 누가 이에 거스를 수 있을까? 결국, 수십 명의 잠수부가 줄을 따라 나란히 잠수해서 어뢰의 궤적을 두 눈 부릅뜨고 관찰하게 되었다.

그러자 원인은 금세 드러났다. 처음에는 멀쩡히 나아가던 어뢰가 해수의 저항에 점차 견디지 못하고서 부품이 하나둘씩 떨어져 나가더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조립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였다.

이는 이형에게 철갑유탄이 어째서 장갑판을 꿰뚫지 못하고서 저가 먼저 부서지던 것인가에 대한 해답도 제공해주었다.

'그야 용접이 엉터리로 되어 있었으니 그럴 수밖에! 아이고, 골치야. 아니, 그나마 뭐가 문제인지 일찌감치 알게 되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진상을 알게 된 이형은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이는 위로부터의 근대화가 가지는 단점을 무엇보다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설계도를 그리거나 책에서 나온 것을 기반으로 무언가를 구상하는 것까지는 막힘없이 진행되어도, 막상 그 구상과 설계를 기반으로 실제 물건을 만들려 하면 사고가 끊이지를 않는 것이다.

그나마 이형에게 위로가 되는 사실은, 아무튼 이는 계속 무언가 새로운 것을 개발하거나 무언가를 굉장히 많이 만들다 보면 어떻게든 해결될 부분이었다는 점이다. 결국, 시간과 예산만 충분하다면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이형에게는 시간과 예산이라면 얼마든지 제공해줄 의향이 있었다.

"으아아, 젠장! 날 제발 집으로 돌려보내 줘! 벌써 사흘째 밤샘이란 말이야!"

"고작 사흘 가지고 엄살은. 됐으니까 망치질이나 한 번 더 하게. 황상께서 보시는 앞에서 그런 망신을 당하고서도 잡소리가 나오나?"

물론, 부림당하는 처지에서야 그 시간과 예산이 기꺼울 수야 없었지만 말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형은 계속하여 개발 과정에 지극한 관심을 두고서 그들을 위해 아낌없이 시간과 예산을 투자해주었다.

< 시간과 예산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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