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폭군 고종대왕 일대기-460화 (460/530)

< 상담 >

아시아의 1895년이 쏜살같이 흐르고, 1896년이 찾아왔다.

이 해는 여러 의미로 다사다난한 해였다.

"결국 프랑스가 참전하기 전에 대강 내줄 건 내주고서 빠져나가는 길을 택했나. 훌륭한 출구전략이군."

이형은 손에 쥔 얇은 보고서를 펄럭거리며 짧게 휘파람을 불었다. 급보임을 증명하듯, 보고서는 매우 얇고 단출했으며 그 내용은 한 줄도 채 되지 않았다. 내용은 간단했다. 신성로마제국이 조건부 항복에 서명했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참전을 앞두고서 라인란트 일대마저 상실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부담감에 조기항복을 결정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프로이센이 독립하였고, 이탈리아는 트리에스테를 영구 포기하는 대신에 티롤을 할양받았으며 헝가리 공화국이 합스부르크와의 동군연합 상태에서 벗어나 독립하였고 전쟁에 참여하지는 않았으나 폴란드는 크라쿠프 일대를 할양받았다. 한때 중부 유럽을 주름잡던 신성로마제국이 재차 오스트리아 제국 시절로 회귀한 것이다.

그나마 전통적인 프로이센 왕국 강역을 제외한 독일 일대만이라도 온전히 유지한 것이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어찌 보면 그들에게는 이번 패전이 전화위복이 될지도 몰랐다. 결과적으로 제국은 크게 쪼그라들었지만, 그 대신에 그만큼 제국의 통합을 해치던 헝가리와 프로이센이 이탈해버렸으니 그만큼 통합성은 강화 되었을 터였다.

그리고 사실, 이형으로서는 이것을 제대로 된 종전협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라인란트는 그대로 남겼고, 보헤미아는 잠시 잃어버렸지만 끝내 되찾았고, 러시아는 빨갱이가 되고 오스만 튀르크도 남았으니 오스트리아가 좋건 싫건 발칸의 소국들은 오스트리아 밑에 그대로 남아있을 테고···. 이게 무슨 종전 조약이야. 10년짜리 휴전 조약이지."

이형은 헛웃음을 터뜨렸다. 영국으로서는 프랑스의 단독패권을 원하지 않았기에 신성로마제국의 조건부 항복을 받아들인 것이겠지만, 결과적으로 신성로마제국은 알토란 땅을 온전히 유지한 채로 전쟁에서 빠져나왔다. 거기에 승전국의 면면을 보면 과연 이들이 승전국이 맞는지도 의문이다.

영국은 전쟁 중에 프랑스-스페인 연합군에게 지브롤터와 저지대를 빼앗기며 지중해 패권과 북해 패권을 동시에 위협받게 되었고, 캐나다와 인도의 독립을 승인해주면서 세계제국으로서의 위상도 크게 퇴색되었다. 프로이센은 전쟁에서 이기긴 했으나 자국의 독립을 넘어 또 한차례 중부 유럽의 패권을 논할 수 있는 지역강국의 지위를 노리고자 무리한 공세를 유지하다가 국력을 탕진했고, 이탈리아는 수도 로마를 비롯한 국토의 절반이 불타올랐다.

폴란드는 독립을 쟁취했다고 하나 당장은 독립 직후의 혼란기를 이겨내는데에도 급급할 테고, 헝가리는 우선 그 터무니없는 덩치에 위협을 느낄 주변 발칸 국가들과 다투며 고립될 것이다. 그 반면 신성로마제국은 막대한 영토를 포기하는 대가로 군축요구나 비무장 지대 설정 등의 정작 가장 중요한 조건에는 하나도 없이 빠져나왔다. 다시 말해, 승전국들이 승전을 위해 지급한 막대한 대가에 휘청이는 동안 되려 패전국이 승승장구하는 구도도 충분히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보자, 이러면 아마 현 카이저는 패전의 책임을 지고서 태자에게 제위를 물려주면서 물러날 테지. 생각보다 잘 정리하고 빠져나온 건 빠져나온 거고 아무튼 전쟁에서 진 건 진 거니까. 그럼 페르디난트 황태자가 새로운 카이저가 되는 건가? 총에 맞아 죽으면서 1차대전의 시작을 알리게 되었을 인물이 카이저가 되다니. 허, 참 별일이 다 있군..'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제위에 오르지도 못한 채 명을 달리하며 조국의 멸망을 앞당겼을 인물이 무사히 제위에 오른다니 말이다. 이 또한 본래 이 시대에 존재하지 않았던 이형이라는 이 정식이 개입함으로써 일어난 나비효과 중 하나였던 셈이다.

이제 그가 서 있는 지금의 역사 선에서는 페르디난트가 사라예보에서 암살당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터였다. 설령 일어나더라도, 황태자 암살사건으로 기록되지는 않으리라. 그는 어엿한 황제가 되어있을 테니 말이다. 그는 제위에 오르지 못하고서 명을 달리한 비운의 태자가 아니라 전후 제국의 재건이라는 무거운 사명을 짊어지게 된 30대의 젊은 황제로 역사에 기록되리라.

이형은 마음속 깊이 그가 무사히 성공할 수 있기를 빌었다. 페르디난트가 무사히 제국을 재건하는 데 성공한다면 유럽은 또 한 번 휘청일 테고, 그렇게 유럽에서 전쟁이 반복될수록 아시아는 시간을 벌 수 있을 테니까.

"문제는 그 꼬락서니를 과연 프랑스가 가만히 보고만 있겠느냐는 것인데."

이형은 슬쩍 그의 집무실 한 쪽에 걸어둔 세계지도를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은 크게 프랑스, 미국, 한국이 3개국에 향하고 있었다. 영국 외교부에서 판단하였듯이, 이형 또한 전후 세상을 좌우할 나라는 이들 3개국이 될 것으로 여기고 있던 까닭이다. 또, 이들 3개국은 표면상 서로가 서로에게 주요한 무역상대국이자 우호국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형으로서는 프랑스가 신성로마제국의 재건을 성공적으로 저지하여 유럽패권을 유지하도록 기도하는 게 이치에 올바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만일 전쟁 이전에 그래 왔듯이 영 불미 3개국이 우호 관계를 계속 유지한다면 세계는 그대로 이들 3개 열강이 주도하는 세계질서 아래 평화를 맞이하겠지만-그럴 확률은 이형이 보기에도 극히 낮았다. 가장 큰 문제는 프랑스와 미국이었다. 미국이 미주 대륙을 정리하기 시작한 이상 늦건 빠르건 언젠가는 스페인령 쿠바에 손을 댈 텐데, 이 스페인은 지금 프랑스의 동맹국이었다.

프랑스가 스페인을 순순히 버리거나 미국과 스페인 양국이 평화로운 해결책에 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어떻게 좋게 해결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겠지만, 그럴 리는 없었다. 무엇보다 설령 프랑스가 그런 시도를 한다고 미국이 들어줄 이유가 없었다. 프랑스와 스페인 양국의 해군력을 모두 더해도 지금의 미국 해군과 맞상대할 수 없는 까닭이다.

미국으로서는 대충 협상에 응해주는 체하다가, 잘 안 풀리는 것 같거든 군사력을 동원해서 스페인을 윽박지르건 쿠바를 점령해버리건 하면 되는 것이다. 영국과도 싸워서 판정승을 거둔 마당에 스페인이 그리 대수로울까. 문제는 미국이 쿠바 문제에 적극 나설수록 프랑스의 자존심은 상처를 입게 될 것이고, 미국은 미국대로 영국과 전쟁을 불사하면서까지 캐나다를 해방하고 미주대륙을 무릎 꿇린 마당에 언제까지 쿠바를 모른 체할 수도 없다는 점이다.

"앞으로 한동안 왁자지껄하게 생겼군."

이형의 짧은 촌평이었다. 영국이 건재할 무렵에는 각별한 사이였던 양대 열강이 영국이 쇠락하자마자 서로 다퉈야 할 운명에 놓인 것이다. 러시아에 신성로마제국에 프랑스에 미국에 하여간 세상에는 온통 사고 칠 나라들투성이였다. 한 쪽에서는 천하회맹이니 뭐니 하면서 세계평화를 논하고 있는 와중에 또 한 쪽에서는 적도 아군도 없는 각자도생의 난세가 찾아오고 있었다.

물론 한국은 이 점에서 벗어났다. 미국과는 이미 태평양 한가운데에 보이지 않는 선을 그어버렸으니 서로가 그 선을 존중하는 동안에는 미국과 다툴 일이 없고, 반대로 프랑스와는 이미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문제로 해결을 보았으니 한국이 아프리카까지 진출하지 않는 이상에야 프랑스와 다툴 일도 없다. 한국이 지금부터 우려해야 할 건 오로지 국내와 아시아에서 빚어질 혼란뿐이다.

이때 한국이 지금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바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건 신경 쓰지 말고서 체급을 불리는 데에만 집중하는 것이고, 하나는 세상의 혼란상에 적극 개입하는 것이다. 전자는 국력을 빠르게 쌓아올릴 수 있을 테지만 그만큼 잊히고 고립될 것이고, 후자는 국외정세를 한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어갈 수 있을 테지만 황화론과 부족한 체급이 두고두고 문제가 될 것이다.

그동안 이형이 취해왔던 방향은 양쪽이 고루 섞인 중용의 길이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그와 같은 중용의 길은 불가능했다. 이미 온 세상의 나라들이 한국의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에는 세상의 관심이 멀어질 때까지 죽은 듯 지내던가, 세상이 지금보다도 한국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두고 두려워하고 또한 추앙하도록 존재감을 뽐내는 수밖에 없었다.

즉, 갈림길이었다. 달리는 열차 위에 중립은 없다는 격언이 또 한차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던 것이다.

"어찌하면 좋겠소."

혼자서 가만히 고민하던 이형은 그 길로 이하응을 찾아갔다. 그 나름대로 내놓은 대답도 있었지만, 다른 이의 조언 내지는 의견을 엿듣고 싶었던 까닭이다. 그리고 이하응은 그가 생각하기로 이 아시아에서 이형 다음으로 비상한 머리를 가지고 있으며, 경험도 풍부한 인물이었다. 또, 한편으로는 이형과 가장 사고방식이 비슷한 인물이기도 했다.

자신이 생각하지 못했던 대답을 해줄 수 있는 이 인물이 아시아 대륙에 있다면 이하응뿐이라 여긴 것이다. 물론, 그것만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허, 황상께서 그 대답을 이 늙은이에게 찾으시다니. 살다 보니 별일도 다 있구려."

이하응은 침상에 걸터앉아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날 암살 미수 사건을 몸 던져 막은 이래로 줄곧 건강이 좋지 않던 이하응이었다. 그날 입었던 부상이 평생 남을 만큼 대단한 것은 아니었지만, 역시나 나이가 나이였던 만큼 그런 가벼운 부상도 치명적일 만큼 몸이 약해져 있던 까닭이다. 머리는 새하얗게 세고 생전 쓰지 않던 안경까지 쓰고 있는 이하응의 모습은 영락없이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노약한 늙은이의 모습 그 자체였다.

그런 이하응의 무릎 위로는 십수 권의 서책들이 어지러이 쌓여 있었다. 소설, 시집, 사서, 백과사전, 종교 서적 등 종류도 주제도 무척이나 다양한 서책들이었다. 그러나 한가지 공통점은 있었다.

모두 하나같이 한문이나 언문을 사용하지 않은 순수 영문 서적이었다는 것이다. 이하응은 책을 덮으며 천천히 말했다.

"황상께서는 미리견과 불란서라 중 어느 나라가 이길 것으로 예측하시는지요?"

"당연히 미리견이요."

"당연하더라, 거 참."

이하응은 고개를 저었다.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프랑스라면 몰라도, 미국은 아직 일류 열강이라고 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으니 말이다. 만일 지금 세상 사람들이 장차 프랑스와 미국이 세계패권을 다툴 거라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십중팔구 미국 같은 졸부들이 무슨 수로 프랑스 같은 대국을 상대하겠느냐는 대답이 나올 게 뻔했다.

하다못해 미국에서 수십 년을 살아온 이하응조차 프랑스에 비하면 미국은 한 수 아래라고 생각하고 있던 판국이다. 그러나 이형은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이 곧장 미국이 이길 거라 답했다. 도대체 상식을 전면에서 거스르는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거냐고 이하응은 문득 되묻고 싶어졌다. 물론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 그가 지금껏 접해왔던 황제는 상식을 전면으로 거스르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인물이었으니까.

이하응은 잠시 고심하더니 답했다.

"그야 고른다면야 당연히 쥐죽은 듯 지내는 것보다야 뭐라도 하면서 위세를 뽐내는 것이 낫겠지요."

이는 이형이 내심 생각하고 있던 대답과는 정반대의 대답이었다. 이형은 곧장 되물었다.

"어째서 그렇소?"

"폐하께서 미리견이 이길 거라 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이 늙은이는 몰라도 무언가 미리견이 불란서를 이기는 것이 당연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지요. 그럼 언젠가는 미리견이 불란서를 무릎 꿇리고서 우리 대한을 이어서 무릎 꿇리려 들지 않겠습니까. 두 나라 모두 군자와는 거리가 있는 이리 같은 나라들이니 그리 쉬이 우리 대한을 놓아주려 하지는 않겠지요."

이하응의 지적에 이형은 낮게 아, 하고 탄식했다. 그가 생각하고 있던 가장 큰 문제도 바로 이 점이었다. 사실 현 한국의 국력은 아무리 좋게 평가해도 세계제국을 논할 수준은 아니다. 아시아 대륙을 통틀어도 마찬가지다. 다시 말해, 단순한 열강 수준이면 모를까 프랑스, 미국과 세계패권을 논하기에는 한참 부족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형은 프랑스와 미국이 다투는 동안 최대한 힘을 길러야 한다고 판단했었다.

문제는 과연 한국이 힘을 기르는 동안 저 둘은 가만히 있겠느냐는 점이다. 이하응은 바로 이 점을 지적한 것이다. 미국이 이기건 프랑스가 이기건 두 세력 중 하나가 어느 한 세력을 발아래에 두는 데 성공한다면 한국은 확실하게 궁지에 몰린다. 하늘에 태양이 둘씩이나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경우 한국은 필패다. 프랑스나 미국 중 하나가 다른 하나를 무릎 꿇렸다는 건 결국 서구가 하나 되었다는 이야기니까.

물론 그때에도 처신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한국은 아시아의 맹주로 남아있을 수도 있다. 한국이 순순히 고개를 숙인다면 괜히 다투는 것보다야 타협하는 게 편하니 말이다 .하지만 아마도 그때 이형은 죽은 다음일 테고, 아시아는 지금처럼 한국에게 고분고분하지 않을 것이 뻔하다. 그럼 한국은 위신을 세우기 위해서라도 강하게 나가야 할 것이고, 한국이 강하게 나선다면 당연히 미국이나 프랑스도 한국을 누르기 위해 강하게 나가게 될 것이다.

그럼 온건한 타협은 물 건너간 것이고, 그 강 대 강 대치에서 패배한다면 한국은 더는 아시아의 맹주로 남아있는 것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한국은 열강이겠지만, 더는 아시아는 한국만의 것이 아니리라.

"그렇지만 이미 대한에게는 국외로 돌릴 힘이 남아있지 않소."

이형은 신음을 삼켰다. 이 또한 현실이었다. 이제 와서 지금껏 계획하고 진행하였던 무수한 국가사업을 물리기에는 이미 판이 너무 벌어진 다음이었다. 무엇보다 이러한 사업들은 하나같이 한국 혼자만 진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 대륙에서 공통으로 진행되고 있는 대사업이었다. 한마디로 줄여서 낙장불입이었다.

그렇다면 한국이 침묵하는 만큼 러시아라던가 영국 같은 동맹국(?)이 목청을 낸다는 방법도 있었지만, 이는 결국 영국과 러시아가 세계제국으로 복귀하는 걸 적극 돕는 꼴이다. 그 방법밖에는 없다면 모를까, 처음부터 고르기에는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다. 특히 러시아는 한국이 손을 떼면 땔수록 최초의 공산주의 열강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게 될 터였다. 그리고 그때에는 한국이 러시아를 제어하기는커녕 러시아에 국체를 위협당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하응은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힘을 쓰시라는 게 아닙니다. 목청을 높이시라는 말이지요."

"목청을 높이라···?"

얼핏 뚱딴지같은 이야기에, 이형은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오래가지는 않았다. 이형은 이내 아, 하고 탄식하고서는 말했다.

"계속 바른말을 하고 있으라는 거구만. 듣기 싫은 바른말만 꼬박꼬박 해줘도 당분간은 충분하다, 이 말인가?"

"아니, 그걸로 되겠습니까. 가령, 이런 게 필요한 거지요"

그리 말하며 이하응은 그의 무릎 만에 있던 서적 중 하나를 꺼내어 이형에게 제시했다. 그리고 그 책의 정체를 확인한 이형은 헛웃음을 터뜨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 책이 다름 아닌 자본론이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하응은 아시아뿐만이 아니라 아시아 바깥에도 막강한 파괴력을 발휘할 이념 병기를 요구했던 것이다.

< 상담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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