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
그로부터 며칠 뒤, 주말.
6월의 버닝콩 단독 개최 페이퍼뷰.
ECW 원 데이 스탠드.
그 탄생 배경은 조금 복잡하다.
전에도 말했듯 ECW는 업계의 혁명가, 폴 헤이건을 중심으로 뭉쳤던 필라델피아의 프로레슬링 단체였다.
일단 팬들의 충성심이 강했고.
스테로이드 파동 이후로 주춤하던 WWF에 맞서서 폭력과 유혈, 성性에 대한 각본으로 꽤나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결국 그들은 공룡 기업인 WWF의 머니 파워를 이겨내지 못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그런가 싶었는데.
느닷없이 회사에서 이 ECW를 부활시켜보자는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
버닝콩, 랙다운에 이은 회사의 3대 브랜드를 만들어보자는 말이었다.
……안타깝게도 여기에서 우리의 GCW는 바트의 결과물이 아니었으므로 3대 브랜드로 포함되지는 못했다.
어쨌든.
현재 WWF의 전체이용가 시대는 연방 의회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였지만 기존 팬들의 입맛엔 맞지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어떻게든 내가 아슬아슬하게 선을 유지하면서 그런 팬들을 조련하고 있는 상태였지만.
바트는 그걸 싫어했다.
그렇기에 교묘하게 대중의 관심이 빠진 상태에서 신규 브랜드를 런칭해 기존 팬들을 만족시키고자 했다.
그리고 이 ECW 원데이 스탠드는 그런 기존 팬층의 충성심과 대략적인 흥행 실적을 파악하기 위한 페이퍼뷰였다.
필라델피아, ECW가 열렸던 바로 그 작은 아레나는 순식간에 매진되었다.
ECW에 소속되었던 선수들을 중심으로 경기를 치를 예정이고 거기에 맞서 WWF 선수들이 싸울 예정인데.
여기에서 좀 이야기를 돌려서.
바로 이날.
현실의 슈퍼 히어로이자 어린아이들의 아틀라스, 숀 시나는 바로 이곳에서 끔찍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후 그는, 바로 이날의 일을 자신의 삶에서 가장 괴로웠던 순간이자 힘들었던 날이었다고 평가를 내렸다.
영웅, 숀 시나가 무너졌던 날.
나는 이걸 알고 있다.
그래서 그냥 문자를 한 통 보냈다.
시나에게.
[내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해.]
그리고 러셀에게도.
[시나를 도와줘.]
아마 둘 다 끝난 뒤에 보겠지.
도로를 달리는 캠핑 버스의 안.
나와 오튼은 좌우로 갈라진 소파에 누워서 작은 TV로 이제 막 시작되고 있는 페이퍼뷰를 보기 시작했다.
[필라델피아! 그리고 전 세계의 프로레슬링 팬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ECW 원데이 스탠드가 개최되었다.
* * *
현재 회사의 간판인 숀 시나에 대한 팬들의 역반응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레슬 임페리움 2006 이후였다.
거기에서 트리플H를 상대로 멋지게 타이틀을 방어해낸 것까지는 좋았지만, 그 경기가 완전히 개판 그 자체였다.
반응은 좋았다.
시나는 사랑받는 선수니까.
하지만 열기가 식고 다시 한 번 찬찬히 뜯어보니 완전히 엉망진창이었다.
안 그래도 느릿느릿한 트리플H의 올드 스쿨식 경기 스타일에, 경기를 주도할 줄 모르는 시나의 어설픔이 더해지며 최악의 경기가 나왔다.
팬들은 점점 숀 시나라는 선수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 선수, 결국 뭐지?
회사에서 계속 밀어주네.
이거 뭐, 경기도 재미없고.
유니버스 타이틀 따낸 것까지는 좋지만, 지금 캐릭터가 어떻게 된 거야?
더럽게 재미없네.
원래 시나가 이랬던가?
체인은 대체 어디다 놔둔 거야?
그런데 온갖 레전드들과 싸워서 정정당당하게 이긴다고? 시나는 제대로 레슬링도 할 줄 모르는 놈인데?
……요약하자면 그러했다.
회사 내에서의 평가나 푸시와는 달리, 숀 시나의 그런 갑작스러운 승리는 딱히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물론 좋아하는 팬들도 있다.
그렇기에 밀어붙이는 것이다.
전체이용가 시대에 맞춰 회사가 원하는 가족 단위의 신규 시청자들.
하지만 그런 상황은 그동안 계속 프로레슬링을 시청해온 팬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와도 같았다.
자신들이 지금까지 응원하던 선수를 완전히 숀 시나보다 아래로 두면서 과거를 부정해버리는 짓이었으니까.
앞선 가족 팬들을 라이트 팬.
그리고 기존에 꾸준히 프로레슬링을 시청해온 팬들을 마니아 팬이라고 부르는데.
시나는 이 마니아 팬들의 눈밖에 제대로 나버린 것이다.
그럼에도 회사로서는 그들을 홍역쯤으로 치부하고 시나에 대한 하이퍼 메가 푸시를 절대로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그건.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 아이콘의 탄생을 우려하고 있는 남자, 바트 맥센이 정확히 유도한 대로였다.
그는 멍청이가 아니다.
좀 미치긴 했지만, 그리고 신이라는 몬스터가 있어서 묻히는 사실이지만, 원래부터 거대한 단체를 이끄는 수장답게 교묘한 수작을 자주 부렸다.
그리고 이번 ECW 원데이 스탠드는 시나의 반응을 좀 꺾어내기 위한 바트 맥센 자신의 선택이었다.
물론 반발하는 이들도 적진 않았다.
시나의 성실함과 인성에 반해 계속해서 믿어온 각본팀장이 그러했다.
고릴라 포지션.
이제 곧 페이퍼뷰가 시작되는 상황에서 그는 끝까지 바트를 말리기 위해서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회장님!”
“…….”
“재고해주십시오! 지금 쇼에 시나가 나가면 분명 맞아죽을 겁니다!”
“설마 죽이겠나?”
“저걸 보시라고요!”
각본팀장이 밖을 가리켰다.
모니터링TV를 넘어서서 ECW 팬들의 챈트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ECW 팬들이 누구인가.
회사가 WWF에게 집어삼켜진 이후, 철저하게 무시를 당해온 이들이었다.
ECW 출신의 선수들은 WWF의 성골들에게 밀려서 중용을 받지 못했고.
그들의 하드코어한 시합은 레슬링이 아니라면서 철저하게 무시를 당했다.
그래도 참고 계속해서 보았다.
그들은 ECW뿐만 아니라 프로레슬링 자체를 사랑하기도 했으니까.
그 시절의 슈퍼스타였던 락콜드와 같은 선수들에게는 확실히 그들을 만족시킬 카리스마가 존재했다.
하지만 태도 불량 시대가 끝나고 회사가 기존의 하드코어했던 노선을 점차 줄여가며 불만은 점점 쌓여갔다.
그리고 그런 분노는 이내 숀 시나라는 회사의 새로운 간판에게 향했다.
개연성 없는 각본.
재미없는 캐릭터.
아직은 부족한 실력.
그 세 가지 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팬들은 시나를 증오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 단 하루, 공식적으로 그 분노를 표출할 수 있게 되었다.
ECW 원 데이 스탠드.
과거, ECW의 수장이었던 폴 헤이건의 선포로 시작된 그 시대의 재현.
현재 헤이건은 GCW 소속이었지만 팬 서비스로 잠깐 돌아온 것이었다.
수많은 ECW 선수들과 그에 대항하는 WWF 선수들이 대진을 형성했고.
2만 명 규모를 수용할 수 있는 자그마한 아레나에 사람들이 미친 듯이 몰아 찬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자칫 일반 페이퍼뷰 경기장을 빌렸다 좌석이 남기라도 하면 어쩌나 싶어 위클리 쇼 규모의 경기장을 대여한 건데.
그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ECW! ECW! ECW! ECW! ECW! ECW! ECW! ECW! ECW! ECW! ECW! ECW! ECW! ECW! ECW! ECW!]
그 거대한 챈트와 팬들의 증오 앞에서, 시나는 마치 칼 없이 콜로세움에 나가는 검투사와도 같은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막아야만 한다.
그런 각본팀장의 외침은 바트 맥센의 비웃는 듯한 한마디에 막혔다.
“저들은 시나를 보러온 거야.”
“예……?”
“시나를 죽이러 온 거지. 그리고 나한테는 그로 인해 그들이 표를 샀다는 이유 하나면 충분하네.”
“아니, 회장님!”
“이제 와서 시나와 RVD의 타이틀 매치가 취소된다고 하면 그거야말로 완전히 폭동이 일어날걸?”
“윽…….”
“감당할 수 있겠나?”
각본팀장의 얼굴이 붉어졌다.
시나는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부킹이 될 수 있었다. 이처럼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더 낫게.
하지만 바트 맥센은 절대로 그걸 허용하지 않았다. 거트 엔젤이 시나를 이기면서 한 수 가르쳐준다는 각본팀장의 각본 역시 완전히 무시를 당했다.
반면, 바트 맥센은 굉장히 복잡한 기분으로 그런 상황을 만들어냈다.
그건 자신의 취향이다.
백인 영웅이 나타나서 악을 때려 부수고 절대적인 강자로 군림하는 것.
캡틴 로건 시절부터 이어져온 WWF의 절대적인 흥행 카드.
하지만 현 시대에서는 그것만으로는 결코 통용되지 않는다.
그걸 바트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선택했다.
시나는 분명 훌륭한 선수였고, 회사의 그런 막무가내 푸시를 다 견뎌낼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한 인재였다.
하지만 그렇기에.
모든 팬들이 좋아하는 형태로 가공을 한다면 시나는 회사보다 훨씬 더 거대한 존재가 될 것이 분명했다.
수많은 팬층을 끌어당기고 아이콘이 되어서 결국 자신에게 반기를 들겠지.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의 각본을, 선수를 나쁘게 컨트롤하기 위해서 사용하고 있다니.
하지만 그걸 알고 상처를 받으면서도 한다. 그게 바트 맥센이라는 남자가 지금껏 살아남은 방식이었다.
회사의 회장으로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정점에 군림한 방식.
바로 자기가 좋아하는 각본으로 사람들을 상처 입히는 것이었다.
결국 각본팀장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터덜터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로서는 더 이상 방법이 없었다.
시나를 증오하는 마니아 팬들의 앞에서 참아달라고 할 수도 없었다.
그건 프로레슬링이 아니니까.
결국 각본팀장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락커룸의 시나를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
밀리터리 팬츠에 농구화.
자신의 티셔츠, 그리고 야구모자.
시나는 떨고 있었다.
그 역시 모르지는 않았다.
과거 악동 시절 자신을 가장 사랑해주었던 팬들이, 이제는 자신을 가장 증오하는 존재가 된 이 상황을.
그 이유는 다양했다.
시나는 전체이용가 시대의 탑 페이스로 낙인 지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기믹을 크게 바꿀 수밖에 없었다.
2005년 4월.
JBL로부터 유니버스 타이틀을 찾아오며 회사의 탑에 오른 시나는 이후로 수많은 선수들을 계속 쓰러뜨렸다.
정정당당하게.
절대 패배하지 않고.
무적의 선역.
반칙도 쓰지 않고.
탭도 치지 않는다.
그런 인간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따라서 팬들은 시나에게 야유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절대로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인간이니까.
그들이 사랑했던, 현실을 기반으로 둔 프로레슬링이란 드라마를 완전히 망쳐버린 것이 바로 시나였다.
“……아, 팀장님.”
거기에 짓눌리고 있던 시나는 각본팀장이 락커룸에 들어온 지 한참 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그 존재를 알아차렸다.
“시나…….”
“페이퍼뷰 시작했나요?”
“그래, 이제 첫 경기다.”
어디까지나 단독 페이퍼뷰였기 때문에 이 ECW 원데이 스탠드의 경기 숫자는 고작 다섯 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 하나하나가 목적이 확고했다. 기존에 홀대받던 ECW 출신의 스타들을 띄워주겠다는 의도였다.
그렇기에 적어도 오늘만큼은 회사에서 현재 밀어주고 있는 슈퍼스타인 시나도 그 희생양에 불과했다.
* * *
그렇게 4경기까지 끝났다.
1번 경기에서 하드코어한 스타일의 경기를 마치고 돌아온 러셀 하트는 슬슬 통증이 가라앉는 것을 느꼈다.
그에게는 오늘 경기 이외에도 하나의 역할이 더 있었기 때문에 슬슬 그 준비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태에서, 먼저 ECW 팬들의 열기를 느끼고 온 러셀은 시나에 대한 걱정이 드는 것을 느꼈다.
그들은…… 여하간.
자신은 ‘하트 패밀리’였고, 물불 안 가리는 악역으로 그들을 즐겁게 했기 때문에 다행히 화살은 피해갔지만.
시나는 아니었다.
그는 현재 고립된 상태였다.
‘……신의 예상이 정확하군.’
경기가 끝나고 핸드폰을 확인한 러셀은 신으로부터 받은 문자를 상기하며 그대로 시나를 찾아갔다.
평소에는 언제나 활짝 웃고 있던 유쾌한 그의 얼굴은 이제는 거의 얼어붙었다 싶을 정도로 창백한 상태였다.
“……아, 러셀.”
“시나, 괜찮아?”
“어? 응. 슬슬 나가야지.”
“……무리하지 말고.”
“아냐. 괜찮아.”
시나가 씨익 웃었다.
“다들 반응은 저렇지만, 어디까지나 캐릭터로서의 시나에게 그럴 뿐이잖아.”
“그게…….”
“걱정 마. 이럴 때 신이 어떻게 하는지 가르쳐줬으니까 말이야.”
“신?”
갑작스러운 언급에 러셀의 눈이 동그랗게 뜨였다. 그러자니 시나는 벨트를 어깨에 메고 말을 덧붙였다.
“상대방만 보라고. 록 선배가 오늘 경기 제대로 이끌어준다고 했으니까 난 걱정 말고 집중하면 돼.”
그는 약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오늘 그가 입은 티셔츠는 검은색으로, 가슴에는 ‘Hustle, Loyalty, Respect’라는 글자가 적힌 상태였다.
열정, 충성, 그리고 존중
눈앞의 사내와 오랜 시간 함께 해온 러셀은 그 세 단어야말로 시나를 완벽하게 표현하는 말임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팬들은 아직 몰랐다.
문제는 그 간극에서 발생했다.
* * *
[One Of a Kind!]
흥겨운 테마 음악과 함께 록 밴 댐이 커튼을 걷고 링으로 나왔다.
[Yeeeeeeeeeeeeaaaaaaaaahhh!!]
마니아 팬들의 환호는 엄청났다.
평소에도 선역으로서 언제나 팬들에게 큰 환호를 받는 록 밴 댐이지만.
ECW 출신인 그는 현재 거의 홈 타운 버프까지 받고 있는 상태였다.
[RVD! RVD! RVD! RVD! RVD! RVD! RVD! RVD! RVD! RVD! RVD!]
“야~ 미쳤는데?”
오튼이 팝콘을 으적으적 씹으면서 그런 반응에 대한 평가를 내렸다.
확실히 멋진 반응이었다.
나도 그냥 이게 ECW 팬들을 위한 쇼라면 그냥 웃으며 봤을 것이다.
하지만 이후의 일을 알고 있는 만큼 그러지 못하고 기요틴이 떨어지는 걸 바라보는 심정으로 방송을 보았다.
오튼이 왜 그러냐고 태평하게 물어볼 정도.
전생에는 녀석도 이 ECW 경기에 참가하면서 큰 야유를 먹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마냥 즐기고 있었다.
그처럼 많은 게 변했다.
지금 역사에서는 내 친구인 애덤이 아니라 러셀 하트가 시나의 라이벌로 대동할 예정이라고 들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선수들이 내 개입으로 인해 다른 일을 겪게 되었다.
하지만 단 하나.
내가 개입해서 바꿔냈던 수많은 회사의 일들 중 시나만은 그대로였다.
분명히 이건 바트의 선택으로 인해서 벌어진 최악의 사건 중 하나였다.
그럼에도 이 사건이 벌어져야만 내가 아는 아이콘 숀 시나가 완성된다.
Rise Above Hate.
팬들의 증오를 딛고 일어서는 과정이 있었기에 그는 자신만의 시대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래서였다.
이 일에 개입해서 뭔가 수작을 부렸을 수도 있었겠지만, 나는 일부러 그렇게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그래. 오늘 밤.
시나는 끔찍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신, 왜 계속 얼굴이 죽을상이야. 간만에 경기도 안 뛰면서 마음 편히 볼 수 있는데.”
그렇게 물었던 오튼은 이어 시나의 테마 음악이 들려오자 함박웃음을 지으며 텔레비전 방송에 집중했다.
하지만 방송에서는.
[Booooooooooooooooooooo-!]
그야말로 압도적이라 싶을 정도로 강렬한 야유가 오디오를 가득 채웠다.
그리고 시나가 나왔다.
검은 티셔츠와 챔피언 벨트.
그걸 양손으로 잡아 들어 올리고 고개를 푹 숙인 채 링으로 입장한다.
입장로는 좁았고, 주변의 팬들이 시나를 향해 중지를 드는 것과 테마곡을 넘어서 욕을 하는 게 다 나왔다.
[오늘 너 뒈지는 거 보러 왔다!!]
[네가 이기면 오늘 폭동 일어나서 살인사건 일어나는 줄 알아라!!]
그것을 보던 오튼이 길게 한숨을 내쉬며 한마디를 내뱉었다.
“……이거 좆됐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